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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박자를 내는 오픈AI
AI 윤리 뉴스 브리프 2024년 5월 넷째 주 by. 💂죠셉 1. 수퍼얼라인먼트(Superalignment) 팀 해체 지난 한 주, GPT4o 공개와 영미권 최대 규모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Reddit)과의 파트너십 체결 뉴스 등 오픈AI 관련 뉴스가 많았습니다. 이 와중에 AI 윤리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심상치 않게 보았을 뉴스가 있습니다. 바로 오픈AI의 핵심 브레인이자 공동창업자였던 일리야 수츠케버의 사임 소식, 그리고 그가 이끌던 수퍼얼라인먼트(superalignment)팀의 해체입니다.  수츠케버는 지난 11월, 오픈AI의 방향성에 대한 의견 불일치로 샘 올트먼 퇴출을 주도했던 인물 중 하나였기에 사임 자체가 매우 놀랍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건 그와 함께 슈퍼 얼라인먼트 그 팀을 이끌어 온 얀 라이케 또한 수츠케버를 따라 사임한 정황인데요. 여러 매체에 따르면, 이 둘 뿐만 아니라 지난 달 해당 팀의 멤버 2인이 팀을 떠났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지 않아 오픈 AI는 해당 팀을 해체시켰습니다. 얼라인먼트(alignment)는 AI 시스템의 목적이 인간의 그것과 일치하도록 만드는 작업입니다. 오픈AI의 ‘슈퍼얼라인먼트’의 경우 ‘잠재적 초지능이 잘못된 방향으로 향해 걷잡을 수 없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하는 임무를 맡은 팀이었죠. 당사자들이 이유를 말해줄 수 없으니 팀의 해체에 대한 여러 추측들만 난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가령 슈퍼얼라인먼트가 현실성 없는 걸 깨닫고 팀원들이 배에서 뛰어내린 게 아니냐는 추측.) 오픈AI는 20%의 리소스를 이 ‘미션’에 투입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는데요. 팀이 해체된 상황에서 앞으로 얼마나 이런 작업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회의적입니다. CEO인 샘 올트먼이 반도체 칩을 확보하기 위해 중동 국가들로부터 펀딩을 유치하는 등, AI의 전쟁에 승자가 되려 전력질주 하고 있는 상황에서 AI의 안전 문제에 목소리를 내던 내부 인사들의 이탈은 향후 오픈AI의 방향성에 의구심을 품게 만듭니다. 더 읽어보기 퇴출된 샘 올트먼, 돌아올까? (2023. 11. 20) 오픈AI 드라마의 회수되지 않은 떡밥 (2023. 11. 27) 2. 오픈AI의 NSFW 허용 정책 오픈AI가 NSFW(Not-Safe-For-Work: '업무 상황에서 적절치 않은')로 분류되어 그동안 금지해 온 콘텐츠를 제한적으로 허가하는 건을 재고 중이라고 합니다. 오픈AI의 설명에 따르면 NSFW는 매우 잔인하거나 에로틱한 콘텐츠, 욕설 등을 포함합니다. 오픈AI의 모델 리드 조안 장에 따르면, 딥페이크나 불법 정보, 타인의 권리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사용자들이 NSFW 콘텐츠를 책임감을 가지고 (responsibly) 생성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권한 부여를 검토 중입니다. 얼마 전 있었던 테일러 스위프트의 딥 페이크 사건 이후 AI를 사용한 성착취물 제작 문제가 사회적으로 큰 화두가 됐기에 더욱 논쟁적인 사안입니다. 뉴욕 타임스 또한 평범한 사진을 누드 사진으로 바꾸는(nudify) AI 앱들이 미국 학교 내 괴롭힘 이슈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보도한 바 있죠. AI가 음란물 제작에 사용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오픈AI는 “포르노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다소 모호한 답변을 내놓고 있는데요. 그러면서도 ‘NSFW 콘텐츠는 연령 제한을 걸고 잘만 관리되면 예술 작품 등에도 사용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안전과 유익(safe and beneficial)’을 미션으로 내걸었던 오픈AI가 자기모순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3. 반어법을 알아듣는 AI? AI가 무엇을 할 수 없는지를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게 감정의 영역이고, 그중에서도 인간의 유머 감각인데요. 유머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반어법, 즉 사르카즘(Sarcasm)을 AI에 학습 시키고 있는 팀이 있습니다. 네덜란드 흐로닝언 대학의 연구진은 미국 시트콤인 <프렌즈>와 <빅뱅 이론>의 장면 등을 활용해 ‘머스터드’라는 데이터셋을 구축 중입니다. 해당 시트콤에 대해 약 75% 정확도로 반어법을 골라낼 수 있다고 하네요. 인간의 언어 능력 중에서도 고차원적인 영역에 속하는 반어법을 AI가 구사할 수 있다면 인간과 더 자연스러운 대화를 할 수 있는 건 물론, 말의 뉘앙스를 파악해 혐오 발언을 걸러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늘 브리프의 키워드인 ‘얼라인먼트’ 관점에서도 흥미로운 소식인 것 같습니다. 반어법을 알아듣고, 사용하는 AI 챗봇과 어떤 상호작용이 가능할지,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정말 원하는 건 ‘인간과 가까운’ AI인가요? 기계 학습과 자동화를 허용해야 하는 범위는 어디까지일까요? 이렇듯 명쾌한 답이 없는 회색지대야말로 우리가 ‘윤리’를 대화해야 하는 지점이 아닐까 합니다. 🦜AI 윤리 레터가 곧 이사갑니다. 뉴스레터 발행 및 관리를 좀 더 편리하게 하고자 자체 웹사이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새 웹사이트 주소는 https://ai-ethics.kr/이에요. 뉴스레터 발송인 주소 또한 현재의 stibee.com 이메일에서 postmaster@mg.ai-ethics.kr로 변경될 예정입니다. 물론, 캠페인즈 업로드는 계속되니 걱정마세요! 만약 뉴스레터를 구독하고 계시다면, 구독자께서는 따로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계속 받아보실 수 있으니 안심하세요. 다만 혹시라도 이번주-다음주 사이 뉴스레터가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다면 스팸함을 확인하고 위 이메일 주소를 연락처에 등록해주세요. 고맙습니다. 오늘 이야기 어떠셨나요?여러분의 유머와 용기, 따뜻함이 담긴 생각을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남겨주신 의견은 추려내어 다음 AI 윤리 레터에서 함께 나눕니다.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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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남자들] '안전 이별'은 정말 여성만의 문제일까?
최근 한 의대생 남성이 교제 중이던 여자 친구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살해의 원인을 묻는 말에 그는 여자 친구의 '헤어지자'는 말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답했다. 언론은 앞다투어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공부도 잘하고 좋은 대학교에 다니는 남성이 왜 끔찍한 범죄를 실행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인터넷 기사의 댓글 창에서는 가해자의 신상과 외모를 들먹이며, 살해의 원인을 가해자 개인에게서 찾고 있었다. 필자의 여성 지인은 이 사건과 비슷한 일을 경험했다. 지인은 교제 중이던 남성에게 헤어지자고 말한 후, 스토킹과 협박을 1년 가까이 받았다. "너밖에 없다"는 말과 "다시 안 만나주면 죽어버린다"라는 협박 그리고 집 앞에 찾아오기까지. 전화번호를 차단당한 이후에는 회사 동료의 휴대전화를 빌려 전화까지 했다고 한다. 지인은 필자와의 약속 시간이 길어져 귀가가 늦어질 때 '그 남자가 집 앞에 와 있을 것 같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대한민국 여성은 일상이 불안하다. 한국여성의전화에서 2023년 발표한 "언론 보도를 통해 본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한 여성살해 분석 '분노의 게이지'"에 따르면 지난해 친밀한 남성에게 살해 피해를 당한 여성은 최소 449명(살인 138명, 살인미수 311명)이다. 19시간에 1명 꼴로 여성이 살해되거나 살해 위협을 받고 있는 셈이다. 또한 범죄의 동기로 "(피해 여성이) 이혼이나 결별을 요구하거나 가해자의 재결합 및 만남 요구를 거부해서"가 1위를 차지한다. 문제의 원인은 폭력적이고 위계적인 남성문화다친밀한 관계에서의 교제폭력 또는 교제살인은 왜 일어나는 걸까? 통제와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위계적 남성문화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학창 시절 남성 청소년들의 위계질서를 생각해 보라. 학기 초부터 서열을 세우기 위한 분위기가 자연스레 조성된다.특히 힘, 외모, 성적 등으로 서열이 결정되는데, 이때 힘으로 충돌하는 남학생들은 물리적 싸움으로 서열을 결정짓는 경우가 종종 있다. 소위 말해 "친구끼리 싸우기도 하면서 크는 거야"의 사례다. 남성은 누군가를 통제하고 폭력을 가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학창 시절부터 몸으로 배우고 눈으로 익히는 셈이다.여성을 트로피로 여기는 남성문화도 교제폭력 또는 교제살인의 원인으로 작동한다. 뛰어난 외모의 여성을 '가지고' 싶어 하는 남성들의 연애 문화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남성인 나의 능력을 키우고, 돈을 많이 벌고, 외모를 가꾸어 여성을 취득하는 방식의 연애 또는 결혼 서사는 각종 미디어의 드라마와 영화의 단골 소재로 등장한다.노력으로 무언가를 얻어냈을 때, 그 트로피가 갑자기 사라지는 것 같은 (또는 그렇게 착각하는) 남성들의 인식이 한국 남성 특유의 '억울함' 서사로 이어지기도 한다.여성을 평등하고 자유로운 한 명의 주체로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 그러다 보니 남성들은 여성과 평등하게 관계 맺는 방법에 대해 무지하다. 상대방의 생각과 의견을 존중하고 대화하는 법, 나의 말과 행동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전달되고 받아들여지는지 파악하는 법 등을 충분히 배우거나 훈련하지 못했다.이런 상태에서 남성의 친밀한 관계 범주 안에 여성이 들어왔을 때 의견이 다르거나 갈등적 상황이 발생하면 일방적 설득 또는 폭력적 방법만을 해결책으로 떠올릴 수밖에 없다.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안전한 이별'은 모두에게 당연한 일상의 권리다. 그러나 여성은 친밀한 관계에서의 폭력에 노출되는 일이 잦다 보니, 법과 제도가 닿지 못하는 일상의 영역에서도 안전 문제를 고민하게 된다.더 이상 교제폭력과 교제살인의 원인을 개인의 탓으로 돌려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더 늦기 전에 폭력적이고 위계적인 남성문화를 바꿔야 한다.연인 간의 다툼을 개인 간의 사적인 문제로만 취급하지 않아야 한다. 개인과 개인은 관계로 연결되고, 사회는 수많은 관계로 구성된다. 연인 사이에서 발생하는 폭력을 사적인 영역으로 치부하는 관점을 넘어서야 변화가 시작된다.남성의 연애 문화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여성을 리드하고 관계를 주도하는 남성의 모습을 이상적으로 그리는 분위기는 때때로 여성의 사생활을 통제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교제 중인 여성을 통제하는 행위는 상대방을 나와 평등한 존재로 바라보지 않기 때문이다.무슨 옷을 입는지, 누구와 만나는지에 대해 일일이 짚어야 하는 관계라면 이미 위계가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문제를 민감하게 느끼고 알아챌 수 있는 관점을 탑재해야 비로소 평등하고 안전하게 교제할 수 있다.무엇보다도 이러한 관점의 전환은 남성에게도 유익하다. 여성이 교제 관계에서 느끼는 불안감은 자연스레 남성에게도 전해진다. 관계는 늘 상호적이기 때문이다.걱정을 줄이고 행복한 교제를 하고 싶지 않은가? 사랑이라 불렀지만 사실 폭력이었던 언행이 있는지 성찰하고, 스스로 변화하기 위해 노력했을 때 남성 또한 긍정적인 교제를 경험할 수 있다.파괴적인 교제살인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사랑싸움 정도로 치부하는 파트너에 대한 옷단속, 시간단속, 외부 관계를 통제하려는 행동 등도 다시 짚어봐야 한다.일상과 폭력은 분리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랑꾼, 찐사랑으로 섣불리 포장하기 보다 그 이면에 파트너에 대한 지배가 없는지 살필 수 있어야 한다.우리가 폭력을 사랑으로 부르지 않아야만이 이 교제살인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 것이다. 남성과함께하는페미니즘은 남성연대에 균열을 내고 함께 페미니즘을 공부·실천하고자 교육, 연구, 집회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벌거벗은 남자들> 시리즈는 그간 가부장제 아래 왜곡된 남성성에 변화를 만들고자 남함페 활동가 5인이 남성 섹슈얼리티, 관계, 돌봄 등 남성의 삶 전반을 페미니즘적 시선으로 톺아보려 합니다.  본 글은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의 김태환 활동가가 작성하여 여성 신문에 동시 연재되고 있습니다. 여성신문 원문 주소 : https://n.news.naver.com/mnews... 
성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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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추천 도서] "경제학자만 정신을 차린다고 위기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 도넛 경제학
📚 주류 경제학을 10년 동안 공부하였고 현재는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면서 ‘사회적경제’ 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 ‘지금의 세상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도서를 추천하려고 합니다. 주로 경제 또는 시민사회와 관련된 책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신동주 당신이 생각하는 ‘경제학’의 이미지는 어떤가? ‘효율성’, ‘합리성’, ‘생산’, ‘시장경제’, ‘경제성장’ 등의 단어들이 떠오를 것이다.  실제로 대부분 대학교에서 경제학과는 이러한 단어와 관련된 식과 그래프를 가르친다.  인간이 합리적이라는 가정하에 ‘생산 극대화를 위한 자원의 효율적 사용 방법을 찾는 것’이 주류 경제학의 주요 연구 주제이다. 당신이 생각하는 ‘경제학’의 이미지는 어떤가? ⓒyamabon 주류 경제학에 대한 반발은 2008년에 발생한 미국발 금융위기와 함께 확대되었다. (인간은 합리적이기 때문에)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 하고 시장에 모든 것을 맡긴다면 경제는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 그리고 성장하면 불평등이 해소될 것이라는 믿음이 금융 위기로 크게 깨졌기 때문이다.  인간은 합리적인가? ⓒgeralt  수치상으로는 금융위기로 인한 피해가 회복된 것처럼 보이지만 선진국을 중심으로 많은 나라는 여전히 불평등에 시달리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과거만큼 높게 나오지 않는다.  한국은 선진국만큼 금융위기에 영향을 받지는 않았지만, 97년도 외환위기 이후 심화된 불평등은 나아지지 않았으며, 성장률도 2~3%를 유지하면 다행인 상황이다. 1997년 한보그룹 부도 뉴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금융위기 이후에도 경제학과가 ‘주류 경제학’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필자는 2012년도에 대학을 들어왔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4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여전히 신고전학파 경제학(주류 경제학)을 가르치고 있었다.  마르크스 경제학, 포스트케인즈 경제학, 정치경제학, 행동경제학, 경제사 등 불평등을 다루거나 새로운 관점으로 경제를 분석하는 수업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금융위기 이후에도 경제학과가 ‘주류 경제학’을 포기하지 않았다 ⓒAhmadArdity ‘경제학’은 도태되고 있다. 다양성을 포기하고 다른 학문을 무시한 결과 현상을 분석하는 능력을 잃어버렸다. 그런데 그럼에도 많은 사람의 생각을 지배하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경제가 성장해야 잘 살 수 있다고 믿는다. 인간은 본래 이기적이니까 ‘이기적’이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세상은 원래 혼자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도넛 경제학』의 저자 케이트 레이워스ⓒArbeid & Milieu 필자는 그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주류경제학이 우리에게 심어놓은 이 믿음은 이제 우리의 삶을 파괴하는데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경제 성장과 동시에 기후위기를 해소할 수 있다고 믿는가? 경제성장이 불평등을 해결했다고 생각하는가? 현실을 볼 때 두 질문 다 아니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  그린뉴딜, ESG 등 경제성장과 기후위기를 동시에 해소하고자 하는 여러 방법이 등장했지만, 국가 간 협력은 더디고, 기업은 그린워싱*을 한다. 자산 불평등은 높아지고 고소득 일자리와 불안정한 일자리 간 소득격차도 증가하고 있다. *기업 등에서 실제로는 환경보호 효과가 없음에도 허위·과장 광고나 선전, 홍보수단 등을 이용해 친환경적 모습으로 위장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 경제 성장과 동시에 기후위기를 해소할 수 있다고 믿는가?  ⓒPeggychoucair 하지만 주류 경제학에서 나온 지배적 생각을 이기기란 쉽지 않다. 주류 경제학은 오랫동안 자신의 이론을 각종 이미지로 설명함으로써 사람들이 쉽게 주류 경제학 이론을 이해하게 하였다.  이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환경과 불평등을 모두 생각할 수 있는 새로운 경제학을 구성하고 이미지화할 필요가 있다.  『도넛 경제학』의 저자 케이트 레이워스도 이와 비슷한 생각을 했다. 그는 주류 경제학의 이데올로기를 이기기 위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었다.  바로 ‘도넛’이다. ⓒ도넛 경제학 도넛처럼 생긴 위 그림은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주는 사회적 기초’를 탄탄하게 세우고 동시에 ‘치명적인 환경 위기를 막는 생태적 한계’를 넘어서지 않고 성장하는 구역에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표현한 것이다. 이 도넛 이미지가 발표된 이후, 불평등과 기후위기를 고민해왔던 사람은 유레카를 외쳤다. 그 전까지 이미지 없이 장황한 글과 말로 논리적 설득을 해왔던 이들에게 ‘도넛’이라는 이미지는 주류 경제학의 이데올로기를 공격할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넛 경제학』은 등장한 지 6~7년이 지난, 꽤 오래된 책이다. 그래서 주류 경제학 이론에 의구심을 갖고 새로운 경제학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책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 문제는 들어봤다는 것에서 그친다는 사실이다. 주류 경제학의 이데올로기에 조금이라도 동의하지 않는다면 또는 기후위기와 불평등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 번쯤은 읽어보아야 한다.   폴 새뮤얼슨. 하버드 대학교에서 공부하고 MIT에서 석좌교수를 지냈다. "현대 경제학의 아버지"로 평가받는다. 책 표지 윗부분에 ‘폴 새뮤얼슨의 20세기 경제학을 박물관으로 보내버린 21세기 경제학 교과서’라고 적혀있는 것에서 느낄 수 있듯이 이 책은 주류 경제학의 이데올로기와 싸우기 위해 만들어진 책이다. 자신의 논리 구조를 탄탄하게 만들고 싶거나, 타인을 설득하고 싶을 때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필자는 지역에 있는 작은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려서 읽었다.  그 작은 도서관에도 구비되어있는 것을 보면 구입하지 않더라도 도서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금전적 여유가 없다면 도서관에서 빌려보자. 다소 두꺼워 보이지만 어렵지 않아 금방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TED 강연[자막] 건강한 경제는 성장이 아닌 번영을 위해 설계되어야 합니다(A healthy economy should be designed to thrive, not grow) | Kate Raworth ⓒTED 일상 속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사람들의 학습 놀이터'성찰과성장'작성: 신동주편집 : 박배민성찰과성장.com
경제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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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 27일, 광주항쟁의 마지막 날
5월 18일은 광주민주화항쟁을 기리는 날입니다. 1980년 국가 폭력에 맞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싸웠던 이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중요한 날입니다. 매년 5월 18일이 되면, 그날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며 그 정신을 계속 이어가야 할 책임을 느낍니다. 이번에는 광주민주화항쟁의 마지막 날인 1980년 5월 27일을 돌아보면서, 그날의 사건들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자 합니다. 신군부의 등장  1979년 10월 26일, 중앙정보부장 김재규가 쏜 총에 의해 박정희 대통령이 사망한다. 약 50일 후인 12월 12일, 전두환은 '12·12 군사 반란'을 일으키고, 새로운 군사 독재의 막을 올린다. 새로운 군사 독재에 저항하기 위해 전국에서 대학생을 중심으로 시위가 일어난다. 이에 신군부는 김대중, 문익환과 같은 재야 인사를 연행하는 '5·17 조치'를 단행한다. 제7공수여단 등이 광주로 투입된다. ▲12.12사태 당시 중앙청(옛 조선총독부 건물) 앞 모습 ⓒ국가기록원 참혹했던 열흘 간의 광주, 마지막 날은 어떠했나  광주항쟁 10일째 되던 5월 27일 새벽, 계엄군은 광주 외곽도로를 봉쇄하고 최후의 '소탕' 작전을 실시한다. 새벽 2시 20분 즈음, 현재 서구청이 위치한 농성동 쪽에서 총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간헐적인 총소리는 점차 광주 시내 전체를 뒤덮기 시작한다. 광주 시내를 오가는 스피커에서 한 여성이 애절한 목소리로 외친다.  “시민 여러분, 지금 계엄군이 쳐들어오고 있습니다. 우리를 도와주십시오.”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한 명이 아닌 두 명이었다. 한 명은 송원전문대생 박영순이었고, 다른 한명은 목포전문대생 이경희였다. 계엄군이 진압작전을 시도했다는 정보를 입수한 학생시민투쟁위원회가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홍보부였던 박영순, 이경희에게 거리방송을 시켰던 것이다. “우리는 끝까지 광주를 사수할 것입니다. 최후까지 싸울 것입니다. 시민 여러분, 우리를 잊지 말아 주십시오.” ▲ 광주항쟁 당시 장갑차가 출동한 모습 ⓒ국가기록원 새벽 3시, 계엄군이 광주 외곽지대에서 시내로 진입하며 초소를 지키던 시민군과 조우한다. 계엄군과 시민군 사이에 교전이 발생하고, 이 정보는 곧 무전을 통해 도청 항쟁본부로 전달된다. 육군본부에서는 이 진압 작전에 ‘상무충정작전’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대법원은 훗날 이 작전에 대해 ”5월 21일 철수한 것은 27일 재진입작전을 전제로 실시한 것이기 때문에 1980년 5월 27일 광주에서 단행된 ‘상무충정작전’은 많은 인명살상을 예상한 ‘내란목적 살인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12·12, 5·18 사건 항소심판결문). ▲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12ㆍ12 관련자 선고공판에 전두환, 노태우가 참석한 모습  ⓒ공공누리 상무충정작전  2만여 명(공수부대 제3, 7, 11여단 / 보병 제20사단 / 제31향토사단 등등)으로 구성된 계엄군은 목표한 4개 지점(도청, 광주공원, 광주관광호텔, 전일빌딩)을 확보하기 위해 5개 지점에서 일제히 진입했다. 상무충정작전에 실제 투입된 전투 요원은 장교 276명, 사병 5,800여 명이었다. 이중 특공조 공수부대원은 317명이었다.  이에 반해 ‘살기 위해’ 뭉친 시민군은 고작 157명에 불과했다. 무기도 겨우 카빈소총에 불과했다. 이 특공조는 작전 주체가 아니었던 제20사단으로 위장하기 위해 계엄군의 상징인 얼룩무늬 군복을 벗고 일반 군인처럼 평범한 녹색 군복으로 위장했다. 차후 군은 ‘시민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일반 군복을 입은 것’이라고 변명했지만, 누구나 그 이유를 알 수 있는 구차한 변명이었다. ▲ 차량 위 장발을 하고 있는 시민군의 모습. ⓒ국가기록원 상무충정작전이 시작되기 5일 전인 22일. 전두환 보안사령관은 특별 지시가 담긴 자필 메모를 전교사사령관에게 전달했다. 이 자필 메모는 “광주 재진입작전 수행에 있어 다소의 희생을 무릅쓰더라도 ‘광주사태’를 강력히 수습해 줄 것을 당부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 외국인 기자가 취재 중임에도 개의치 않고 계엄군이 시민을 끌고 가는 모습. 시민은 의식을 잃은 듯 보인다. ⓒ국가기록원 제7여단이 목표 지점에 가장 먼저 진압했다. 제7여단은 광주공원 시민회관이 시민군 본부로 사용됐던만큼 강한 저항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시민군이 이미 도청 항쟁본부로 거점을 옮겨 시민회관은 시민군 본부로서 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에 ‘무혈점령’으로 시민회관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때 광주공원을 지키던 조일기(당시 36세)가 27일 아침 광주공원 정문에서 시체로 발견되었다. 카빈 소총과 몇 안 되는 실탄으로 시민회관을 지키던 조일기의 마지막 모습은 총상이 아닌 구타로 인해 온 몸에 멍이 들고, 머리가 깨진 모습이었다. ▲  계엄군의 주요 목표 ⓒ 박배민 광주공원에서 900m쯤 떨어져 있는 도청 주변에서도 교전이 벌어졌다. 도청 앞 전일빌딩과 상무관에서도 총성이 터져나왔다. 도청 안에서 최후 항쟁을 결심한 시민군은 200명 안팎이었다. 이중 80여 명 정도가 군 경험을 바탕으로 총을 사용할 수 있었을 뿐, 나머지 120여 명은 청년과 고교생으로 총을 잡아본 경험조차 없었다. 여기에는 여학생도 10명 포함되어 있었다. 이중 15명이 현장에서 총탄을 맞아 생을 마감했다. 최후의 항쟁  ▲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맞선 시민군 모습. ⓒ이창성 촬영, 5․18기념재단 새벽 4시가 되자 도청 주변은 계엄군에 의해 완전히 포위되었다. 특공조는 도청에 진입하며 “우리는 부마사태도 진압했던 공수부대”라고 외치며 시민을 향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제11공수여단 특공조는 도청 주변 건물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YWCA 안에 있던 시민군 3명을 사살하고, 29명을 체포했다. 이어지는 5시 20분경. 제3공수여단 특공조가 도청 진입을 완료하며 상무충정작전이 사실상 종료됐다. 도청 내에서 여전히 산발적 저항이 있었으나, 6시 20분경에는 이마저도 모두 제압되고 말았다.  최후 희생자 중에는 10대 학생도 있었다. 목과 배에 총탄을 맞고 숨진 문재학(당시 16세)은 26일 자신을 찾아 와 집으로 돌가자는 부모님의 설득에도 “얼마나 많은 광주시민들이 죽었는데, 집에 돌아가 편히 잠달 수 있겠어요? 도청에 남아 심부름이라도 해야 내 마음이 편할 겁니다”라며 도청에 남기로 결심했다. 조대부고 3학년 박성룡은 시민과 자기 친구의 죽음에 격렬히 분노하며 어머니의 만류에도 26일 도청 시민군에 합류했다. 박성룡은 결국 배와 오른쪽 허벅지에 총탄을 맞고 숨을 거두었다. 도청과 YWCA 건물 안에는 총탄을 맞은 시체가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전남도청에서 계엄군이 시민을 제압하는 모습 ⓒ국가기록원 제3공수여단이 도청을, 제11공수여단이 YWCA를 제압하고 있던 중, 제20사단 병력이 도청 앞 광장에 도착했다. 이 과정에서 제20사단 제60연대 제2대대는 27일 새벽 4시 30분경 계림초등학교를 지나며 시민군과 교전을 벌였다. 이 교전에서 시민군 1명이 사살되고, 15명이 체포되었다. 도청 안 시민군의 시체는 현관 앞으로 끌려 나왔다. 사살되지 않은 시민군은 복도에서 전쟁 포로처럼 땅에 머리를 박고 엎드려 있었다. 계엄군은 시민군의 등에 ‘총기 소지’, ‘극렬’, ‘실탄 소지’ 등의 단어를 쓰고, 조금만 움직여도 군화와 개머리판으로 짓이겼다. 아침 7시가 넘어서면서, 공수부대 특공조는 도청 일대를 제20사단 병력에게 넘기고 현장을 떠났다. 8시 50분이 되자, 완전히 차단되었던 시내 전화가 다시 연결되었다. 이렇게 광주 시민의 최후의 항쟁은 막을 내렸다. ▲연행당하는 시민 ⓒ국가기록원 5월 18일, 광주민주화항쟁을 기리며  광주항쟁은 민주화의 씨앗으로서 1987년 6월 항쟁으로 이어지며 결실을 맺었다. 광주항쟁은 부당한 국가 권력에 맞서 싸운 시민이 피로써 얻어낸 진정한 민주주의의 상징이며, 우리 사회에 ‘민중’이라는 개념과 시민 저항의 표상을 형성했다.  지난 3월 활동을 종료한 5·18진상조사위원회는 광주항쟁 희생자 166명으로 최종 발표했다. 하지만, 그 중 78명의 신원은 여전히 미상이다. 불의에 맞선 이들을 결코 잊지 말자. ▲ 1990년 5.18지원협의담당관에서 광주항쟁 행방불명자 심사를 진행한다는 기안 ⓒ국가기록원 참고 문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홈페이지 5·18진상조사위원회 홈페이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홈페이지 5·18진상조사위원회 「2023년 하반기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조사활동보고서」, 2024 마영신, 『아무리 얘기해도』, 2020 최정운, 『오월의 사회과학』, 2012 김영택, 『5월 18일, 광주』, 2010 일상 속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사람들의 학습 놀이터'성찰과성장'글 작성 및 편집 : 박배민성찰과성장.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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