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중대재해처벌법 첫 실형 확정, 어떻게 보시나요?🤔

2024.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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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소비자 아니고, 선명한 효비자 / 흩어진 나의 조각을 모아 빛나는 선물을 만드는 창작자
(출처:unsplash)


이제 원청 대표가 처벌 받는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적용 범위와 처벌 수준 등에 이견이 많았죠. 결국 이 법은 50인 미만 사업장을 제외하고, 3년의 유예기간을 거치며 준비 단계를 밟아 작년부터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2023년 4월에 노동자 사망사고에 대해 업체 대표에게 징역이 선고되면서 중대재해법 첫 실형 선고 케이스로 이슈가 되기도 했는데요.


성 대표는 앞서 모두 네 차례 벌금형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다. 재판부는 “적발내역 및 처벌전력을 종합하면 한국제강 사업장에는 근로자 등 종사자의 안전권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종전에 발생한 산업재해 사망사고로 형사재판을 받던 중인 2022년 3월16일 재차 이 사건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한 사실과 “2022년 6월9일 경 이 사건 중대산업재해를 계기로 실시된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 감독에서 또다시 안전조치의무위반 사실이 적발”된 점도 짚었다.

한국제강에선 지난해 3월 공장 내 설비보수 협력업체에서 근무하던 60대 노동자가 1.2톤 무게의 방열판에 깔려 숨진 사건이 일어났다. 검찰은 지난달 결심 공판에서 성 대표이사에게 징역 2년, 법인에는 벌금 1억5000만원을 구형했다.

[23.04.26] ‘중대재해’ 첫 법정구속…한국제강 대표 징역 1년 실형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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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난 12월 28일, 재판부는 위의 사건에 대해 징역 1년의 원심 내용을 확정하였습니다. 한국제강 법인에도 벌금 1억원이 선고되었고요. 검찰은 상고장을 내며 중대재해법과 나머지 죄를 ‘실체적 경합’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기각하고 원심 판단을 확정했다고 합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내용을 ‘상상적 경합’으로 판단한 것인데요. 낯선 개념이 등장했네요.

*실체적 경합: 여러 행위가 여러 범죄에 해당한다고 사법적 판단하는 것. 가장 무거운 법정형을 기준으로 50%까지 가중 처벌이 가능함.
*상상적 경합: 1개의 행위가 여러 범죄에 해당한다고 사법적 판단하는 것. 여러 범죄의 내용 중 가장 무거운 법정형을 적용함.



🗯검찰: 가중처벌이 가능한 실체적경합 판단

검찰은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인 A씨가 안전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로 재판에 넘겼다. 또 경영책임자인 A씨의 회사가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사업장에서 안전보건관리 책임자 등이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평가 기준을 마련하지 않았고,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지 않은 혐의(중대재해처벌법상 산업재해치사)가 인정된다고 봤다.

[23.12.28] 한국제강 대표, 중대재해처벌법 첫 실형 확정 - 조선비즈


🗯법원: 가장 무거운 법정형만 적용하는 상상적경합 판단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판단을 확정했다. 상고심 재판부는 "중대재해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은 궁극적으로 사람의 생명·신체의 보전을 그 보호법익으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고, 업무상과실치사죄도 마찬가지"라며 "중대재해법위반죄와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는 사회 관념상 1개의 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23.12.28] 중대재해법 위반 한국제강 대표, 대법서 첫 실형 확정 - 한국경제



재판부는 ‘노동자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 것’을 하나의 행위로 보고 ‘상상적 경합’을 적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은 산재가 여러 번 발생한 것, 안전관리 기준이 미비한 것 등 여러 행위가 위법하다고 주장했고요. 사법분야에서는 선례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다보니, 이번 사건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후 첫 실형 확정을 받은 사례로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노동계에서는 죄질에 비해 처벌이 약하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중대재해처벌, 아직 갈 길이 멀다💨💨

노동건강연대 유성규 노무사는 "실형 자체는 의미가 있지만 죄질에 비하면 결코 높은 형량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처벌 이력이 있고 그중에는 사망사고도 있었는데도 (원청업체 대표가) 제대로 예방 조치를 하지 않아서 또 노동자가 사망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50인 미만 사업장의 중대재해법 적용 유예와 관련해 (중략) "50인 미만 사업장에 '면죄부'가 부여되고 위험의 외주화는 계속 유지되는 상황이라면 기업 입장에서 그 입법 공백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23.12.29] '중대법 위반' 첫 실형 확정…"죄질에 비해 '코끼리 비스킷'"[노동:판] - 노컷뉴스


광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한겨레에 “한국제강의 실형 선고는 당연하다”며 “오히려 다른 사건에서 줄줄이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중대재해법이 법 취지와 달리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의 기소율도 낮다. 지난해 1월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올해 9월 기준 중대재해로 노동자 423명이 숨졌으나, 검찰 기소는 32건에 불과하다.

[23.12.28] 중대재해법 첫 대법 유죄 판결에도…선고된 12건 중 실형은 ‘1건’ 뿐 - 한겨레




소규모 사업장에는 🤜이르다 VS 늦출 수 없다🤛

현재 시행중인 법은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중대재해 발생 시 사업주 등을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는데요.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똑같이 적용될 예정이었지만, 정부는 유예기간을 2년 더 두는 방향으로 개정할 것으로 국회에 요구했습니다. 경제계에서도 사업장의 부담이 우려된다며 소규모 사업장 적용을 유예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고용노동부는 9일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상정 불발과 관련해 "83만7천 영세 중소기업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 노동부

"경제단체도 정부 대책에 적극 협력하고 추가 유예를 요구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50인 미만 기업 대다수는 중대재해로 대표 처벌 시 폐업과 일자리 축소로 인한 근로자 피해 등을 우려하며 적용유예를 호소하고 있다."

🧑‍💼 한국노총 이지현 대변인

"그간 정부와 경제단체 등이 현실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유예를 주장했지만, 이는 50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를 죽음의 위험에 방치한 채 사업을 이어 나가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한번 죽은 사람의 생명은 유예되지 않는다." 


[24.01.09] 정부, 국회에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법 2년 유예' 촉구 - 연합뉴스



고용노동부의 보도자료 내용은 경제단체들의 공동성명 내용과 비슷했습니다.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중대재해법 안전 기준에 부합하는 전문 인력과 시스템을 갖추기 더 어렵기 때문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일괄적인 법안 적용보다 사업체의 규모와 업종에 따라 기준을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반면 이런 논쟁들이 법안을 무력화시킬 수 있고, 입법 취지인 노동자의 안전할 권리 보장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6단체는 9일 공동성명에서 "중대재해법 유예 법안이 끝내 처리되지 못한 데 안타까운 심정을 표한다"며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조차 안 된 것은 83만개사가 넘는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의 절박한 호소, 폐업, 그에 따른 근로자 실직 등 민생을 외면한 처사"라고 밝혔다.

[24.01.09] 국회 못 넘은 중대재해법 유예...경제6단체 "참담하고 답답해" - 머니투데이


전문가들은 대기업, 중소기업, 영세기업에 각각 다른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다. 또 기업 규모별, 산업별, 업종별로 명확한 안전의무 이행 기준을 주고, 미충족 시에만 처벌하는 등 법을 현실에 맞게 손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유예기간을 2년 연장해 중소기업에 준비할 시간을 더 주고 정부가 지원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국회·노동계·경영계는 강력한 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왜 중대재해가 줄어들지 않는지에 대한 원론적인 고민부터 머리를 맞대야 한다.

[24.01.07] 영세中企에 중대법 강행만이 능사인가 - 매일경제


이는 과거 최저임금제를 둘러싼 논란과 닮아 있다. 지금까지 경총 등 경제단체들이 스스로 대기업의 불공정거래나 불합리한 원·하청 구조에 대해서 중소영세 기업들의 고충이나 이해를 대변하고 제도를 개선하려고 노력했다는 소식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러다가 노동자들의 권익과 권리를 보장하는 법이나 제도를 무력화하기 위해 내미는 카드가 중소기업의 취약성과 경제활동 위축이다.

[24.01.07] 누가 중대재해법 무력화하나 - 경향신문



법 시행은 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적용 범위와 시기, 법의 실효성 등의 부분에서 여러 의견이 엇갈리는 것 같습니다. 안전을 보장하려는 입법이 기업가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논쟁이 의아하게 보이기도 하는데요. 이미 주어졌던 유예기간 동안 준비하기엔 요구되는 안전 조건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일까요? 재해예방과 안전은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하는 부분인 만큼 더 나은 논의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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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제강, 처벌 받은 사람을 보면 월급 받는 사장이 대신 감옥을 간 것 같습니다. 진짜 대표는 따로 있는 것 같은데요. https://www.safe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6635 법의 허점이네요.
말 그대로 첫 실형 확정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판례가 앞으로 판결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를 살펴봐야 할 것 같아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첫 실형이 확정되었다는 점이 큰 의미가 있는 거 같네요! 잘 읽었습니다:)

토론의 관점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이해 관계를 고려해야 합니다. 어떠한 법률이든 합리적인 법적 절차와 공정한 판단을 통해 적용되어야 합니다. 또한 이 법률의 적용이 과잉하거나 부당한 경우에는 인권과 자유를 침해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점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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