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공제연합 사단법인 풀빵’은 사회적 연대와 상부상조에 기반한 공제사업을 통해 노동자들의 자조적 결사체를 활성화하고 불안정한 노동조건을 개선하여 노동자들의 권익을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2021년 설립되었습니다.
<나의 기댈언덕, 풀빵> 시리즈를 통해 풀빵 회원들의 삶과 그 속에서 풀빵공제와 맞닿은 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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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기댈언덕, 풀빵 #1] 16만 원? 돈이 문제가 아니라 조건 없이 가장 빨리 도와줬던 곳이에요.
- [나의 기댈언덕, 풀빵 #2] 급한데 손 벌릴 데는 없고... 풀빵에 전화했죠.
- [나의 기댈언덕, 풀빵 #3] 받는 거에 비하면, 6천 원 내는 거 하나도 안 아까워요.
- [나의 기댈언덕, 풀빵 #4] 풀빵이요? 생명수이자 효능감의 원천이죠.
- [나의 기댈언덕, 풀빵 #5] 풀빵, 넌 나에게 연대감을 줬어!
- [나의 기댈언덕, 풀빵 #6] 풀빵을 만나고 저희 공제회 인기가 급상승 했어요
- [나의 기댈언덕, 풀빵 #7] 당장 손에 잡히는 도움, 풀빵
- [나의 기댈언덕, 풀빵 #8] 풀빵을 통해서 노동의 가치, 연대하는 방법을 알게 됐어요
- [나의 기댈언덕, 풀빵 #9] 라이더를 그만둬도 라이더유니온, 풀빵에는 계속 있을 겁니다
- [나의 기댈언덕, 풀빵 #10] 풀빵이 주는 뿌듯함을 다른 사람들도 느껴봤으면 좋겠어요
- [나의 기댈언덕, 풀빵 #11] 풀빵이 있어서 그래도 안심하고 일할 수 있어요
- [나의 기댈언덕, 풀빵 #12] 너도 풀빵해? 나도 풀빵해! 풀빵으로 묶인 우리
- [나의 기댈언덕, 풀빵 #13] 단합과 연대의 씨앗이 풀빵이라고 생각해요
이야기 참여자 _ 화섬식품노조 봉제인공제회 소속 48세 여성 회원
저는 미싱사예요. 남편이 재단을 하고요, 그걸로 여성복 만들어요. 올해로 30년 됐어요. 요즘은 딱히 성수기나 비성수기 그런 게 없어요. 열두 달 중에 열 달이 비수기인 거 같아요. 반짝 두 달 정도 괜찮고. 경기가 많이 안 좋아요. 그래도 좀 괜찮았다 싶을 때도 한 10년 전은 된 거 같아요. 그 이후로는 계속 안 좋아요. 공임이 안 오르니까. 부자재나 식대 일당비 다 오르는데, 공임비만 안 오르잖아요. 공임이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 같아요. 그래도 어떡해요. 나이 먹고 할 것도 없고, 배운 게 이거니까 관절 아프고 허리 아프고 해도 그냥 이거 하는 거죠. 여기는 은퇴라는 것도 없어요. 내가 안 해야지, 못하겠다 할 때까지 하는 거예요. 내 몸이 매우 아프다던가, 아니면 남편이 건강이 안 좋아서 내가 간병을 해야 한다던가 그러면 어쩔 수 없이 그만두겠지만 그러기 전에는 생계가 달린 문제인데 그만둘 수 있겠어요. 계속해야죠. 여기 60, 70먹은 사람들도 많아요.
봉제인공제회는 아는 언니가 해보라고 해서 같이 갔다가 교육을 들어보니 괜찮아서 가입했어요. 같은 업에 있는 사람들끼리 공존해보자는 취지더라고요. 그 의도가 좋잖아요. 이 일 하다 보면 어디 가서 하소연할 데도 없고 업계 정보 같은 걸 알 방법도 없고 그런데 이렇게 모여 있으니까 같이 의논하고 궁금한 거 물어보고, 좋은 건 같이 공유하고 좋더라고요. 그러다가 봉제인공제회에서 6천원 내면 뭔가를 해 주는 풀빵이라는 게 있다 하더라고요. 입원수당이며 명절 선물이며, 소액대출 그런 것도 있대요. 근데 들어보니 비상금고라는 게 너무 좋은 거야. 90만 원 내면 10만 원 더 주는. 그래서 가입을 하게 됐죠.
비상금고는 만기가 돼서 찾았어요. 근데 그걸 그냥 두면 나중에 필요할 때 300만 원까지 대출이 된다는 건 나중에 알았어요. 알았으면 그냥 두는 건데, 몰랐네. 찾기 전에 알았으면 그냥 뒀을 텐데. 내가 필요할 때 또 쓸 수가 있잖아요. 그런데 이번 명절 선물은 좀 제 마음에는 안 차더라고요. 저나 우리 남편이나 나이도 있고 과자 이런 거 잘 안 먹잖아요. 그런데 과자랑 라면 그런 게 오니까 덜 반갑데요. 나는 식용유같이 생필품이 좋은데^^. 과자더라고. 그래도 명절 선물 받으면 누군가에게 대접받는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긴 좋죠. 그리고 소액대출 그것도 제가 힘들 때 빨리빨리 빌려주니까 좋고. 근데, 소액대출은 이름이 소액이긴 하지만 그래도 금액이 좀 더 컸으면 좋겠더라고요. ^^
나는 공제회는 계속할 거예요. 그나마 공제회가 있으니까 같은 봉제인들끼리 소통이 되잖아요. 한 번씩 교육도 가고 그러면 서로 어려운 거 얘기도 하고, 하소연도 하고, 요즘 봉제인들 상황, 업계 상황이 어떤지도 알게 되고, 이렇게 같이 있으면 의지되고 그런 게 있거든요. 봉제인공제회도 풀빵도 나한테는 다 똑같아요. 아주 막 엄청 좋고, 큰 혜택과 도움이 된다는 건 잘 모르지만 그냥 해보니 괜찮더라는 거죠. 서로 의지하고 공감하는 것도 좋고 풀빵도 소액 대출 그런 거 좋죠. 근데 아직 가입한 지 얼마 안 돼서 좀 더 시간이 지나고 오래 겪어보면 더 좋은 점도 느끼겠지만, 지금은 뭔가 엄청나게 어떻다 이런 건 잘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안 좋다는 말은 아니에요. 절대.
쉽게 말하면. 이렇게 표현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노란 풍선 같은 거 있잖아요. 우리처럼 힘든 사람을 지원해 주는 그런 기관이잖아요. 그래서 나쁘진 않지만, 진짜 힘든 걸 해소해 줄 수 있는 건지는 내가 더 경험을 해 봐야 알겠다는 거죠, 뭐. 그래서 나도 주변에 조금씩 추천은 해요. 힘들 때 누구한테 아쉬운 소리 하기 싫잖아요. 자존심도 상하고. 그럴 때 풀빵에 있는 소액 대출 같은 게 도움이 된다고요. 1금융권 안 돼서 2, 3금융권까지 넘어가는 사람들 많은데, 그럴 거 같으면 풀빵에 가입해서 도움을 받아봐라. 내가 써보니 괜찮더라, 이렇게 말을 하죠.
정리 | 방송작가 권지현
지난 3년간 풀빵의 노동공제 사업 성과와 노동공제운동이 불안정노동자인 풀빵 회원들의 일상적 삶과 맞닿은 이야기들을 성과공유회가 6월 25일 열렸습니다. 함께해주신 분들께 감사인사드립니다.
코멘트
1"1금융권 안 돼서 2, 3금융권까지 넘어가는 사람들 많은데, 그럴 거 같으면 풀빵에 가입해서 도움을 받아봐라. 내가 써보니 괜찮더라, 이렇게 말을 하죠."
한 노동자의 추천, 풀빵의 노력이 노동자들에게 큰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 주시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