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나의 기댈언덕, 풀빵 #14] 지금도 좋은데, 시간이 지나면 더더더 좋아지겠죠

2024.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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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연대와 상부상조에 기반한 공제사업을 통해 노동자들의 ‘좋은 삶’을 만들어갑니다.

‘노동공제연합 사단법인 풀빵’은 사회적 연대와 상부상조에 기반한 공제사업을 통해 노동자들의 자조적 결사체를 활성화하고 불안정한 노동조건을 개선하여 노동자들의 권익을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2021년 설립되었습니다.

<나의 기댈언덕, 풀빵> 시리즈를 통해 풀빵 회원들의 삶과 그 속에서 풀빵공제와 맞닿은 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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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참여자 _ 화섬식품노조 봉제인공제회 소속 48세 여성 회원

저는 미싱사예요. 남편이 재단을 하고요, 그걸로 여성복 만들어요. 올해로 30년 됐어요. 요즘은 딱히 성수기나 비성수기 그런 게 없어요. 열두 달 중에 열 달이 비수기인 거 같아요. 반짝 두 달 정도 괜찮고. 경기가 많이 안 좋아요. 그래도 좀 괜찮았다 싶을 때도 한 10년 전은 된 거 같아요. 그 이후로는 계속 안 좋아요. 공임이 안 오르니까. 부자재나 식대 일당비 다 오르는데, 공임비만 안 오르잖아요. 공임이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 같아요. 그래도 어떡해요. 나이 먹고 할 것도 없고, 배운 게 이거니까 관절 아프고 허리 아프고 해도 그냥 이거 하는 거죠. 여기는 은퇴라는 것도 없어요. 내가 안 해야지, 못하겠다 할 때까지 하는 거예요. 내 몸이 매우 아프다던가, 아니면 남편이 건강이 안 좋아서 내가 간병을 해야 한다던가 그러면 어쩔 수 없이 그만두겠지만 그러기 전에는 생계가 달린 문제인데 그만둘 수 있겠어요. 계속해야죠. 여기 60, 70먹은 사람들도 많아요.

봉제인공제회는 아는 언니가 해보라고 해서 같이 갔다가 교육을 들어보니 괜찮아서 가입했어요. 같은 업에 있는 사람들끼리 공존해보자는 취지더라고요. 그 의도가 좋잖아요. 이 일 하다 보면 어디 가서 하소연할 데도 없고 업계 정보 같은 걸 알 방법도 없고 그런데 이렇게 모여 있으니까 같이 의논하고 궁금한 거 물어보고, 좋은 건 같이 공유하고 좋더라고요. 그러다가 봉제인공제회에서 6천원 내면 뭔가를 해 주는 풀빵이라는 게 있다 하더라고요. 입원수당이며 명절 선물이며, 소액대출 그런 것도 있대요. 근데 들어보니 비상금고라는 게 너무 좋은 거야. 90만 원 내면 10만 원 더 주는. 그래서 가입을 하게 됐죠.

비상금고는 만기가 돼서 찾았어요. 근데 그걸 그냥 두면 나중에 필요할 때 300만 원까지 대출이 된다는 건 나중에 알았어요. 알았으면 그냥 두는 건데, 몰랐네. 찾기 전에 알았으면 그냥 뒀을 텐데. 내가 필요할 때 또 쓸 수가 있잖아요. 그런데 이번 명절 선물은 좀 제 마음에는 안 차더라고요. 저나 우리 남편이나 나이도 있고 과자 이런 거 잘 안 먹잖아요. 그런데 과자랑 라면 그런 게 오니까 덜 반갑데요. 나는 식용유같이 생필품이 좋은데^^. 과자더라고. 그래도 명절 선물 받으면 누군가에게 대접받는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긴 좋죠. 그리고 소액대출 그것도 제가 힘들 때 빨리빨리 빌려주니까 좋고. 근데, 소액대출은 이름이 소액이긴 하지만 그래도 금액이 좀 더 컸으면 좋겠더라고요. ^^

나는 공제회는 계속할 거예요. 그나마 공제회가 있으니까 같은 봉제인들끼리 소통이 되잖아요. 한 번씩 교육도 가고 그러면 서로 어려운 거 얘기도 하고, 하소연도 하고, 요즘 봉제인들 상황, 업계 상황이 어떤지도 알게 되고, 이렇게 같이 있으면 의지되고 그런 게 있거든요. 봉제인공제회도 풀빵도 나한테는 다 똑같아요. 아주 막 엄청 좋고, 큰 혜택과 도움이 된다는 건 잘 모르지만 그냥 해보니 괜찮더라는 거죠. 서로 의지하고 공감하는 것도 좋고 풀빵도 소액 대출 그런 거 좋죠. 근데 아직 가입한 지 얼마 안 돼서 좀 더 시간이 지나고 오래 겪어보면 더 좋은 점도 느끼겠지만, 지금은 뭔가 엄청나게 어떻다 이런 건 잘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안 좋다는 말은 아니에요. 절대.

쉽게 말하면. 이렇게 표현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노란 풍선 같은 거 있잖아요. 우리처럼 힘든 사람을 지원해 주는 그런 기관이잖아요. 그래서 나쁘진 않지만, 진짜 힘든 걸 해소해 줄 수 있는 건지는 내가 더 경험을 해 봐야 알겠다는 거죠, 뭐. 그래서 나도 주변에 조금씩 추천은 해요. 힘들 때 누구한테 아쉬운 소리 하기 싫잖아요. 자존심도 상하고. 그럴 때 풀빵에 있는 소액 대출 같은 게 도움이 된다고요. 1금융권 안 돼서 2, 3금융권까지 넘어가는 사람들 많은데, 그럴 거 같으면 풀빵에 가입해서 도움을 받아봐라. 내가 써보니 괜찮더라, 이렇게 말을 하죠. 

정리 | 방송작가 권지현


지난 3년간 풀빵의 노동공제 사업 성과와 노동공제운동이 불안정노동자인 풀빵 회원들의 일상적 삶과 맞닿은 이야기들을 성과공유회가 6월 25일 열렸습니다. 함께해주신 분들께 감사인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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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금융권 안 돼서 2, 3금융권까지 넘어가는 사람들 많은데, 그럴 거 같으면 풀빵에 가입해서 도움을 받아봐라. 내가 써보니 괜찮더라, 이렇게 말을 하죠."


한 노동자의 추천, 풀빵의 노력이 노동자들에게 큰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 주시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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