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공제연합 사단법인 풀빵’은 사회적 연대와 상부상조에 기반한 공제사업을 통해 노동자들의 자조적 결사체를 활성화하고 불안정한 노동조건을 개선하여 노동자들의 권익을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2021년 설립되었습니다.
<나의 기댈언덕, 풀빵> 시리즈를 통해 풀빵 회원들의 삶과 그 속에서 풀빵공제와 맞닿은 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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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기댈언덕, 풀빵 #1] 16만 원? 돈이 문제가 아니라 조건 없이 가장 빨리 도와줬던 곳이에요.
- [나의 기댈언덕, 풀빵 #2] 급한데 손 벌릴 데는 없고... 풀빵에 전화했죠.
- [나의 기댈언덕, 풀빵 #3] 받는 거에 비하면, 6천 원 내는 거 하나도 안 아까워요.
- [나의 기댈언덕, 풀빵 #4] 풀빵이요? 생명수이자 효능감의 원천이죠.
- [나의 기댈언덕, 풀빵 #5] 풀빵, 넌 나에게 연대감을 줬어!
- [나의 기댈언덕, 풀빵 #6] 풀빵을 만나고 저희 공제회 인기가 급상승 했어요
- [나의 기댈언덕, 풀빵 #7] 당장 손에 잡히는 도움, 풀빵
- [나의 기댈언덕, 풀빵 #8] 풀빵을 통해서 노동의 가치, 연대하는 방법을 알게 됐어요
- [나의 기댈언덕, 풀빵 #9] 라이더를 그만둬도 라이더유니온, 풀빵에는 계속 있을 겁니다
- [나의 기댈언덕, 풀빵 #10] 풀빵이 주는 뿌듯함을 다른 사람들도 느껴봤으면 좋겠어요
- [나의 기댈언덕, 풀빵 #11] 풀빵이 있어서 그래도 안심하고 일할 수 있어요
이야기 참여자 _ 전국민주여성노동조합 소속 60세 여성 회원
저는 도시철도 그린환경에 2020년 1월 1일 입사해서 4년 4개월째 일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공무직인 일반 사원으로 입사했고요, 이후에 부팀장을 거쳐서 올해 4월 1일자로 팀장으로 승진했어요. 감사한 일이죠. 그 전에도 뭘 많이 햇는데, 화려해요. 일단 제가 영업 일을 좀 했어요. 출판물 6년하고 화장품 3년. 그리고 피부관리샵 15년 운영했고, 또 정관장에서 2년 내부 강사로 또 일하고. 근데 나이가 들수록 4대 보험이 되는 데로 가야겠다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까지 했던 영업이나 강사나 다 프리랜서 식이라 보험이며 뭐며 아무것도 없잖아요. 그래서 어디든 4대 보험 되는 데를 가야겠다 마음먹고 있는데, 마침 여기에서 공고가 뜬 거예요. 그래서 바로 시험을 보고 들어왔죠.
제가 우리 집 가장이거든요. 가장이 된 지 좀 됐어요. 우리 애들 중고등학교 다닐 때, 그때 IMF가 왔는데, 남편이 하던 사업이 그때쯤 한 몇 십억 부도를 맞았어요. 그래서 제가 “IMF에 너도 나도 넘어지는데 어쩌겠냐, 앞으로 5년은 내가 집을 책임질 테니, 다시 재기해봐라.”라고 했죠. 근데 그 말을 괜히 했나봐요. 5년이 뭐예요, 지금까지도 제가 책임지고 있잖아요. 그때, 부도나고 그러니까 남편 본인도 충격과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겠어요. 몸이 안 좋아지면서 급성 당뇨가 오더라고요. 그걸 또 제대로 관리할 정신도 상황도 안 되니까 건강이 더 안 좋아지고... 그래서 제가 지금껏 가정을 책임지고 있는 거죠.
저는 입사하고 자연스럽게 당연한 듯 노조에 가입했고요, 거기서 풀빵에 대해서 설명을 하더라고요. 우리 노조는 풀빵이 자동가입이 아니고 선택가입이거든요. 근데 설명을 들어 보니 저는 좋더라고요. 취지도 좋았지만, 아무래도 돈에 대한 게 눈에 더 들어왔죠. 비상금고가 좋더라고요. 적금식으로 하는 적립형공제도. 모아 뒀다가 퇴직하면 여행이라도 가볼까 싶더라고요. 내가 이렇게 고생을 하는데 나한테도 좀 뭔가 상을 줘야 되잖아요. 그래서 풀빵은 ‘나를 위한 상이다’ 생각하고 가입했어요. 그래서 그때 저랑 해서 3명이 가입을 했어요.
그랬더니 풀빵이 진짜 선물을 주더라고요. 명절 선물. 처음에는 싱싱한 굴을 보내주더니 지난번엔 과자긴 한데, 그냥 과자가 아니더라고요. 우리밀이고 맛도 다르고, 소화도 잘 되고, 이렇게 우리를 생각해서 엄선해서 보내는구나 싶었죠. 우리 같은 노동자들이 이런 데 같이 가입해가지고 도움도 받고 활용도 하는 건 참 괜찮은 것 같아요. 은행가서 적금 넣는 것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하면 단합된 느낌이 있잖아요. 낮은 이자에 서로가 서로를 도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아요. 한 가족 같은 느낌? 동지애? 그런 게 막 느껴지잖아요. 부족한 노동자들끼리 합쳐야죠. 안 그래요? 힘없는 노동자는 합쳐야 힘이 생깁니다. 혼자는 절대 못 합니다. 지금도 사람들 만나면 물어요. 풀빵 하냐고? 그거 해 보라고 좋다고.
저는 비상금으로 넣어 놓은 거 찾을 생각은 안 해요. 나도 다른 사람이 넣어 놓은 돈으로 도움 받은 거잖아요. 이렇게 묻어놓으면 여러 사람이 필요할 때마다 돌아가며 쓸 수 있겠구나 싶죠. 서로 돕고 살아야지, 약삭빠르게 살면 안 되는 거 같아요. 나도 도움 받았으면 남도 도움 주고 서로 그러면 살아가야지. 그게 더불어 살아가는 거지. 나만 잇속 챙기고 튀면 되겠어요? ^^ 먹고 튀면 안 되지 그거는. 물고기도 먹고 튀면 얄밉잖아요. 먹이만 톡 따먹고 가면.
정리 | 방송작가 권지현
지난 3년간 풀빵의 노동공제 사업 성과와 노동공제운동이 불안정노동자인 풀빵 회원들의 일상적 삶과 맞닿은 이야기들을 성과공유회를 통해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풀빵 회원조직과 회원, 그리고 노동공제운동에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시는 분들, 노동공제가 궁금한 분들 모두 참여하실 수 있는 행사입니다.
📌 일시: 2024년 6월 25일(화) 오후 2-5시
📌 장소: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 다리소극장
📌 문의: 사)풀빵 사무국(02-2039-2341)
👉 성과공유회 참가 신청 :https://bit.ly/풀빵성과공유회참가신청
코멘트
1노동자들의 고민이 느껴지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