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공제연합 사단법인 풀빵’은 사회적 연대와 상부상조에 기반한 공제사업을 통해 노동자들의 자조적 결사체를 활성화하고 불안정한 노동조건을 개선하여 노동자들의 권익을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2021년 설립되었습니다.
<나의 기댈언덕, 풀빵> 시리즈를 통해 풀빵 회원들의 삶과 그 속에서 풀빵공제와 맞닿은 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이야기 참여자 _ 화섬식품노조 봉제인공제회 소속 50세 남성 회원
서울시 패션 제조 지원센터에서 재단사로 일합니다. 손으로 하는 재단은 아니고, 컴퓨터로 재단을 하는데, 서울시에서 위탁 운영하는 곳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4년째 일하고 있는데, 이 센터가 서울시에서 위탁을 주는 거다 보니까, 때마다 위탁업체가 바뀌어요. 그렇지만, 일하는 사람들은 그대로 가는 경우가 많아요. 아무래도 숙련자가 일을 해야 업체도 편하니까요. 당장 업체 전화번호도 저한테 다 있으니까, 필요한 거죠.
그전에는 손재단을 했어요. 처음부터 이 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어요. 지방, 충북 청주에서. 그런데 아무래도 지방은 협소하니까 군 제대하고 서울로 오게 된 거죠. 97년인가, 98년 즈음에 서울로 온 거 같은데, 제가 처음 서울 왔을 때만 해도 봉제 경기가 괜찮았거든요. 근데 조금씩 조금씩 안 좋아지면서 지금까지 온 건데, 만약 처음 왔을 때 경기가 이랬다면 봉제 일을 안 했겠지. 공부를 하든지 다른 일을 찾아봤을 텐데, 그땐 그냥 괜찮았으니까요.
그런데 봉제 업계 노동 환경이 좋지 않다는 게, 생각해 보면 물가도 그렇고 최저임금도 그렇고 계속 오르잖아요. 그런데, 봉제 업계는 그대로인 거예요. 내가 처음 서울 와서 받았던 봉급이나 지금이나 크게 나아진 게 없으니까. 특히 공임이라든지 단가 같은 게 엄청 약하거든요. 정확히는 모르지만 전태일 그 사람 일이 있었을 때가 50년도 더 된 일이지 싶은데, 그때 상황 그때 아주 힘들었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가 발전한 거에 비하면 지금도 그렇게 많이 나아지지는 않았다고 봐야죠. 한 분야에서 20년만 넘게 일해도 아주 전문가라고 하잖아요. 이쪽 봉제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사장님들은 사실 수십 년을 해 온 분들이 장인에 가까운 분들이지만, 최저임금 정도도 겨우 벌고 있는 수준이니까요.
그러다가 풀빵이라는 걸 가입하게 됐는데, 뭐 구체적으로 알고 가입했다기 보다는 전태일이라는 그 분이 버스비를 아껴서 풀빵을 사서 나눠주고 그랬다는 걸 들었거든요. 그래서 그 풀빵이라는 말을 알고 있었는데, 그런 공제회가 있다고 하고 들어보니 취지도 좋고 해서 가입하게 됐죠. 한 달에 6천 원인가 내면 된다고... 처음부터 큰 혜택을 보겠다는 생각도 아니었고 어떤 혜택이 있는지도 몰랐어요. 노동자들을 도와준다고 하니까 취지가 좋잖아요. 그래서 가입했는데, 제가 혜택을 받을 줄은 몰랐네요.
그때 받은 게 한 16만 원쯤 됐을 겁니다. 얼마전에 제가 좀 아파서 병원에 입원을 한 열흘을 했어요. 그때 나온 입원 수당인데, 사실 제 개인적으로도 의료실비보험이 있긴 있어요. 거기에 보상청구를 하면 되긴 한데, 실비를 신청을 하게 되면 이것 저것 준비해야 할 서류도 많고, 심사하는데도 시간이 좀 걸리잖아요. 근데, 풀빵은 그런 게 없더라고요. 앉은 자리에서 바로 처리가 되는 겁니다. 우스갯 소리 조금 보태면 진짜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보상을 받은 거지요. 그냥 전화 한 통이면 되던데요. 그래서 퇴원할 때도 바로 제 부담금만 딱 냈죠. 아내가 놀랐어요. 제가 열흘 넘게 병원에 입원해 있었으니까 비용이 좀 많이 나왔을 거 아닙니까. 근데, 생각지 못한 돈이 또 들어오니까, 좋아하더라고요.
감사했죠. 통장에 찍힌 액수를 떠나서 입금이 됐잖아요. 다른 곳 보다 제일 먼저. 누가 이렇게 바로 도움을 주겠습니까. 한 달에 6천 원인가 내는데, 그거 큰 금액은 아니잖아요. 그런데 그게 이렇게 도움이 되는구나 라는 걸 알게 됐죠. 풀빵이 전태일재단과 얼마나 연관돼 있는지는 모르지만, 저도 봉제일 하는 사람으로서 좋은 일에 쓰인다고 하니까 막연하게 가입을 한 거였는데, 도움을 받게 되니 그게 어떤 건지 알겠더라고요. 그래서 공제회는 계속 해야 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 그리고 설 명절에 선물을 보내줬잖아요. 밀이랑 이렇게 여러 가지 보내주셨는데, 유기농이라 그런지 집사람이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정리 | 방송작가 권지현
기댈언덕이 생겼습니다
노동공제연합 사)풀빵 성과공유회
- 일시 : 2024년 6월 25일(화) 14:00~17:00
- 장소 : 청년문화공간JU 다리소극장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2길 49)
- 참가대상 : 풀빵 회원조직과 회원, 그리고 노동공제운동에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시는 분들, 노동공제가 궁금한 분들
- 참가신청 : https://bit.ly/풀빵성과공유회참가신청
- 세부 프로그램
- 1부(14:00~14:50)
- 환영인사, 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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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공유토크
- 함께 이야기 나누는 사람
- 이병권 풀빵 노동공제연구소 위원
- 조OO 풀빵 공제회원(라이더유니온 조합원)
- 유OO 풀빵 공제회원(전국민주여성노동조합 조합원)
- 변OO 풀빵 공제회원(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조합원)
- 함께 이야기 나누는 사람
- 2부(15:00~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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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노동공제사업의 성과와 발전방안
- 사회 : 한영섭(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이사장)
- 발제 : 주진우(풀빵 노동공제연구소장)
- 토론
- 김형미(상지대학교 사회적경제학과 강사)
- 김학진(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정책실장)
- 정흥준(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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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노동공제사업의 성과와 발전방안
- 3부(16:30~17:00)
- 풀빵 업무협약 MOU 체결식
- 풀빵 회원 사회연대기금 전달식
- 1부(14:00~14:50)
코멘트
6더 많은 근로자에게 희망와 안식을 줄 수있는 재단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응원하겠습니다.
노동공제운동이 전국 전산업으로 확산하기를 바랍니다.
풀빵에서 하는 일이 앞으로 많은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태일 열사가 여성 노동자들에게 건낸 풀빵이 어떤 의미였는지, 사단법인으로서 풀빵이 하고자 하는 일, 하는 일은 무엇인지 바로 이해하게 되는 글이네요. 한켠으론 여전히 사회 제도가 부실해 노동자가 충분한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상황을 풀빵과 같은 공동체가 해결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이런 공동체가 사회에 더 많이 알려지고, 비슷한 방식의 완충제가 늘어나서 노동자들이 일하기 편한 나라가 되면 좋겠네요.
인터뷰 내용 잘 읽었습니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역할을 풀빵이 앞으로도 계속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드네요!
우리 모두에게는 기댈 곳이 필요합니다. 풀빵이 일하는 사람들 누구에게나 기댈 곳이 되어주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