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공제연합 사단법인 풀빵’은 사회적 연대와 상부상조에 기반한 공제사업을 통해 노동자들의 자조적 결사체를 활성화하고 불안정한 노동조건을 개선하여 노동자들의 권익을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2021년 설립되었습니다.
<나의 기댈언덕, 풀빵> 시리즈를 통해 풀빵 회원들의 삶과 그 속에서 풀빵공제와 맞닿은 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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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기댈언덕, 풀빵 #1] 16만 원? 돈이 문제가 아니라 조건 없이 가장 빨리 도와줬던 곳이에요.
- [나의 기댈언덕, 풀빵 #2] 급한데 손 벌릴 데는 없고... 풀빵에 전화했죠.
- [나의 기댈언덕, 풀빵 #3] 받는 거에 비하면, 6천 원 내는 거 하나도 안 아까워요.
- [나의 기댈언덕, 풀빵 #4] 풀빵이요? 생명수이자 효능감의 원천이죠.
- [나의 기댈언덕, 풀빵 #5] 풀빵, 넌 나에게 연대감을 줬어!
- [나의 기댈언덕, 풀빵 #6] 풀빵을 만나고 저희 공제회 인기가 급상승 했어요
- [나의 기댈언덕, 풀빵 #7] 당장 손에 잡히는 도움, 풀빵
- [나의 기댈언덕, 풀빵 #8] 풀빵을 통해서 노동의 가치, 연대하는 방법을 알게 됐어요
이야기 참여자 _ 라이더유니온 소속 41세 남성 회원
음식 배달하고 있고요, 배달의 민족도 하고 있어요. 종로, 을지, 창신, 혜화, 신당 쪽에서 일하고요, 보통 오전 9시 좀 넘어서 출근하면 저녁 8시 정도까지 일하는 거 같아요. 쉴 때는 피곤하면 집에 있지만, 요즘은 비수기라 다른 일을 좀 하죠. 일이 있어도 배달 단가가 너무 약해서 돈이 안 되니까, 요즘 고민 중이에요. 일을 그만두고 가게를 하나 할까 어쩔까 여러 가지 생각 중이에요.
예전에는 용접일을 좀 오래 했어요. 한 7년 정도 했는데 이천 평택 쪽 지방에서 건설, 반도체 쪽에서 많이 했죠. 라이더는 처음 1년 정도 투잡으로 했어요. 그러다가 허리 디스크가 심해져서 용접을 완전히 그만두고 라이더만 했죠. 한 4년 정도 됐어요. 이 일도 오토바이에 앉아 있으니까 허리에 무리가 가긴 하는데, 용접하는 것보다는 덜하니까요. 코로나 때는 그래도 좋았어요. 그때는 배달 건수가 많았고 월 단위로 계산해 보면 차포 다 떼고 순수익으로 가져가는 게 한 3~400만 원은 됐던 거 같은데, 지금은 200만 원도 안 되는 거 같아요. 단가를 자꾸 칼질해요. (필자의견 : 단칼에 인정사정없이 뚝뚝 잘라 낸다는 의미에서 칼질이라고 표현하신 듯 함.) 원래 점심 피크에 4,300원이 기본 단가였는데, 지금은 3,100원이에요. 1,200원이 내려갔잖아요. 배민에서 그렇게 책정하는 거죠.
이 일을 하다 보면 어렵고 힘들다기보다 회의감이 들어요. 일단 일 자체가 잘 없는 것도 그렇지만, 도로를 달리다 보면 옆에 차가 오기만 해도 무서워요. 제가 이걸 전업으로 하고 나서 3년 전에 좀 크게 사고가 났거든요. 그러니까 트라우마 같은 게 생기는 거죠. 무섭고. 저희는 목숨 걸고 오토바이를 타는 건데 그거에 대한 이해가 없는 거죠. 물가는 올라가는데 기본료는 떨어뜨리고 현장을 모르는 거죠. 기본 단가만 확실해져도 라이더들도 안전하게 탈 텐데, 단가가 낮으니까 더 많은 콜을 받으려고 빨리빨리 다닐 수밖에 없는 거죠. 운전하는 상황에 다음 배차가 뜨면 휴대전화 보면서 달려야 하고 그러다 보면 위험해지고.
처음에 풀빵 가입할 때도 왜 돈을 더 내면서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노조비 내는 것도 빠듯한데, 더 내야 한다니까. 근데 품목 자체가 대출도 있고, 명절 선물도 있고 적금식으로 하는 비상금고라는 것도 있는 거 보니까 괜찮더라고요. 10만 원씩 9번 넣으면 10만 원 더 준다는 것도 좋지만, 비상금으로 딱 100만 원 갖고 있는 게 좋잖아요. 든든하고. 원래 라이더유니온에서 하는 거 하고, 서울시에서 지원해주었던 거보다 좀 적긴 하지만, 풀빵 혜택도 없는 거 보다 좋잖아요. 우리에게 도움 주려고 하는 거니까.
저는 라이더를 그만둬도 라이더유니온에는 계속 남아 있을 거예요. 라이더유니온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진심으로 느껴져서. 내가 어려울 때, 우리가 부당하다고 느낄 때 그렇게 발 벗고 나서준 사람이 없어요. 그런 거 보면 정말 진실하다고 느끼거든요. 풀빵도 비상금고 그건 정말 좋아서 주변에 이야기 많이 해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저는 1~2천 원 정도는 더 올려도 상관없을 것 같아요. 이렇게 혜택이 계속되고 그게 더 좋아진다고 하면 6천 원이던 게 만 원이 돼도 저는 괜찮다고 생각은 하거든요. 그렇게 해서 저희 라이더들에게 오는 혜택이 좋아진다고 하면 저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정리 | 방송작가 권지현
지난 3년간 풀빵의 노동공제 사업 성과와 노동공제운동이 불안정노동자인 풀빵 회원들의 일상적 삶과 맞닿은 이야기들을 성과공유회를 통해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풀빵 회원조직과 회원, 그리고 노동공제운동에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시는 분들, 노동공제가 궁금한 분들 모두 참여하실 수 있는 행사입니다.
📌 일시: 2024년 6월 25일(화) 오후 2-5시
📌 장소: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 다리소극장
📌 문의: 사)풀빵 사무국(02-2039-2341)
👉 성과공유회 참가 신청 :https://bit.ly/풀빵성과공유회참가신청
코멘트
2배달 노동자들이 겪는 사고에 대한 이야기가 이전 풀빵 콘텐츠에도 있었던 것 같은데요. 결국 이런 어려움이 눈 앞에 벌어졌을 때 내 편이 되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네요.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비빌 언덕이 되는 풀빵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