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공제연합 사단법인 풀빵’은 사회적 연대와 상부상조에 기반한 공제사업을 통해 노동자들의 자조적 결사체를 활성화하고 불안정한 노동조건을 개선하여 노동자들의 권익을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2021년 설립되었습니다.
<나의 기댈언덕, 풀빵> 시리즈를 통해 풀빵 회원들의 삶과 그 속에서 풀빵공제와 맞닿은 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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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기댈언덕, 풀빵 #1] 16만 원? 돈이 문제가 아니라 조건 없이 가장 빨리 도와줬던 곳이에요.
- [나의 기댈언덕, 풀빵 #2] 급한데 손 벌릴 데는 없고... 풀빵에 전화했죠.
- [나의 기댈언덕, 풀빵 #3] 받는 거에 비하면, 6천 원 내는 거 하나도 안 아까워요.
- [나의 기댈언덕, 풀빵 #4] 풀빵이요? 생명수이자 효능감의 원천이죠.
이야기 참여자 _ 경기북부노동공제회 소속 52세 여성 회원
지역가족센터 상담팀에서 근무했고요, 지금은 건강상 이유로 휴직 중입니다. 원래는 제가 손재주가 좋아서 공방을 운영했는데, 너무 안에 갇혀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조금 더 넓은 일을 하고 싶다, 사람들 만나는 일을 하고 싶다 생각해서 학교에서 하는 진로코칭과 학부모코칭하는 일을 했죠. 그러면서 노동인권 강사도 병행을 했어요. 강의하는 게 적성에 맞는 것도 있지만, 사실 노동인권 분야의 일은 제가 너무나 원했던 일이었어요. 저도 학교 다닐 때 그런 활동을 한 적 있는데 저희 때는 어떻게 하는 줄을 몰라서 제대로 못 한 부분이 있거든요. 그래서 늘 그런데 목말라 있었는데, 실제 노동인권 활동가들을 만나면서 일할 수 있는 기회여서 진짜 뛰는 가슴 부여잡고 배웠어요.
그런데 진로며 노동이며 이런 쪽으로 강의하며 사람을 만나다 보니까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야 내가 좀 더 전문적인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대학원에 진학했고, 졸업하고 나서 지역가족센터 상담팀으로 오게 된 거죠. 2021년부터 근무했고요, 2023년에 무릎이 아파서 수술하게 되면서 휴직을 하게 됐어요. 쉽게 말하면 정규직으로 일한 건 2년 정도다, 이렇게 보면 되죠. 그전에 공방은 자영업이었고, 강사는 프리랜서였으니까.
진로코칭 강사 같은 경우는 어디 소속돼서 일 하긴 하지만, 정규직이 아니니 고정 월급을 받는 게 아니어서 수입이 들쭉날쭉했어요. 코칭 강의가 많이 있을 때는 좀 더 벌고, 여름, 겨울 보릿고개 시기에는 그 비는 돈을 채우느라 이것 저것 많이 했어요. 그러다가 가족센터 같은 정규직으로 가게 됐는데, 적은 월급이라도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게 얼마나 좋던지, 차라리 이게 더 낫겠더라고요. 사실 강사들은 보따리 장사라는 느낌이 강해요. 뜨내기처럼 그냥 왔다 가는 사람 정도로 보는 거죠. 그러다 보니 더더욱 정규직이라는 걸 찾게 되더라고요.
저는 풀빵 거의 초기에 가입했을 거예요. 여기서 뭘 받아야겠다는 것보다 그냥 풀빵에서 하는 사업이면 무조건 동참해야겠다는 마음이었어요. 연대 의식 같은 거죠. 너무 당연하게 가입해야지 생각했어요. 제가 노조에 가입이 돼 있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강의를 하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분야에서 계시는 노동자분들을 만나는 게 너무 좋았거든요. 풀빵. 풀빵이라는 말 자체가 그거잖아요. ‘전태일의 풀빵’이라는 그 의미도 있고 (필자해석으로 덧붙이면) 노동자들의 연대라는 의미도 있고. 풀빵 공제회비를 내면서 제일 좋았던 건 노동자분들이 당장 50만 원 100만 원 대출이 안 돼서 사정이 어려울 때, 내가 낸 돈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는 게 너무 좋았어요. 그게 또 제 입장이 될 수도 있으니까.
저는 그런 마음으로 가입한 거라, 세세하게 어떤 공제품목이 있는지 모르는데, 명절 선물 그 건 정말 좋더라고요. 저는 3번 받았거든요. 거의 초창기에 가입해서, 처음에 홍삼 받고 그다음에 굴 받고 이번에 우리 농산물 제품 이런 거 받았는데, 완전 좋았어요. 내가 낸 만큼 이렇게 신경을 써주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 선물들이 일반 햄 세트, 참치 세트 그런 게 아니라 우리 농가를 살리기 위한 취지의 선물이었잖아요. 그런 것도 너무 좋지 않나요? ‘진짜 통영에서 그분들이 직접 캔 걸 우리가 보내줬네? 와~ 이 귀한 걸, 감사하다’ 뭐 이런 생각, 그리고 우리밀도 ‘전국에서 우리 농민들이 이렇게 유기농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라고 알려주는 거 같고. 저희 남편은 자기가 가입한 건 아니지만, 저보다 더 좋아하던데요.
풀빵은 연대라고 생각해요. 비록 얼굴도 못 보고 제가 그 사업에 같이 직접 참여하지는 않더라도 그냥 내가 한 달에 6천 원을 내는 이것만으로도 누군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저는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근데 그게 노동자들이라서 더 좋죠.
정리 | 방송작가 권지현
지난 3년간 풀빵의 노동공제 사업 성과와 노동공제운동이 불안정노동자인 풀빵 회원들의 일상적 삶과 맞닿은 이야기들을 성과공유회를 통해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풀빵 회원조직과 회원, 그리고 노동공제운동에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시는 분들, 노동공제가 궁금한 분들 모두 참여하실 수 있는 행사입니다.
📌 일시: 2024년 6월 25일(화) 오후 2-5시
📌 장소: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 다리소극장
📌 문의: 사)풀빵 사무국(02-2039-2341)
👉 성과공유회 참가 신청 :https://bit.ly/풀빵성과공유회참가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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