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공제연합 사단법인 풀빵’은 사회적 연대와 상부상조에 기반한 공제사업을 통해 노동자들의 자조적 결사체를 활성화하고 불안정한 노동조건을 개선하여 노동자들의 권익을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2021년 설립되었습니다.
<나의 기댈언덕, 풀빵> 시리즈를 통해 풀빵 회원들의 삶과 그 속에서 풀빵공제와 맞닿은 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 이전 편 다시 보기
- [나의 기댈언덕, 풀빵 #1] 16만 원? 돈이 문제가 아니라 조건 없이 가장 빨리 도와줬던 곳이에요.
- [나의 기댈언덕, 풀빵 #2] 급한데 손 벌릴 데는 없고... 풀빵에 전화했죠.
- [나의 기댈언덕, 풀빵 #3] 받는 거에 비하면, 6천 원 내는 거 하나도 안 아까워요.
- [나의 기댈언덕, 풀빵 #4] 풀빵이요? 생명수이자 효능감의 원천이죠.
- [나의 기댈언덕, 풀빵 #5] 풀빵, 넌 나에게 연대감을 줬어!
- [나의 기댈언덕, 풀빵 #6] 풀빵을 만나고 저희 공제회 인기가 급상승 했어요
- [나의 기댈언덕, 풀빵 #7] 당장 손에 잡히는 도움, 풀빵
이야기 참여자 _ 이음나눔유니온 소속 50세 여성 회원
서울시에서 2003~4년쯤에 ‘방과 후 교실’이라고 각 지역마다 돌봄 전담 시설을 만들었어요. 지금은 서울시에서 ‘키움 나눔 센터’를 통해서 돌봄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그때는 그런 게 없었거든요. 그래서 ‘방과 후 교실’이 지역마다 생겨났고, 저는 2005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쭉 근무하고 있죠. 처음 사회생활은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유치원 교사로 시작했는데, 결혼하고 출산을 거치면서 이곳으로 오게 됐어요.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 아이들을 지도하고요, 프로그램은 생활지도부터 학습지도, 외부강사 모셔서 창의과학 수업을 한다든가, 체육수업을 하기도 하고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원래 9시 30분에서 6시 30분까지 일했는데, 지금은 좀 바뀌었어요. 12시 30분에서 5시까지. 왜냐하면 저희가 구청에서 나오는 지원비가 동결돼서 더 임금을 올릴 수가 없게 됐거든요. 그래서 근무시간을 줄인 거죠. 구청에서 나오는 지원비가 제가 처음 들어왔던 2005년부터 지금까지 동결이에요. 그걸로 아이들 간식비하고 운영하고 해야 하니까 결국 인건비를 줄여야 하는 거죠. 경력에 호봉으로 치면 나름 적지 않을 텐데, 현실은 1호봉도 못 받는 처지예요. 그 영유아 보육법에 보면 어린이집 선생님 급여 1호봉 기준이 있거든요. 그 정도도 안 되는 것 같긴 해요. 근데 그거는 저랑 또 함께 일하는 선생님이랑 그냥 그렇게 하기로 한 거예요. 돈이 아닌 다른 어떤 것에 가치를 두지 않는 이상 여기는 근무하기 힘들어요.
현재 돌봄시설, 되게 많아요. 비슷한데 여러 갈래가 있는 거죠. 제가 일하는 ‘방과 후 교실’이 있고, 그 다음에 학교에 돌봄 시설이 있고 또 그다음에 또 ‘늘봄’을 지금 하겠다고 하잖아요. 그리고 키움센터가 있고요. 근데 이게 지금 학교는 교육부 소속이고요. 그리고 어린이집하고 ‘방과 후 교실’은 보건복지부고요. 그다음에 키움센터는 정확히 어느 부서 관할인지는 제가 모르겠어요. 문제는 사업 내용은 비슷한데 부처는 다 흩어져 있고, 정권이 바뀌면 새로 만들고 또 새로 만들고 이런 식이에요. 그러니까 사업의 지속성도 없고 종사자들 처우도 너무 안 좋은 거죠. 진짜 급여를 따지면 여기서는 일 할 수 없는 구조예요. 그냥 아이들이랑 함께 하면서 일하는 기쁨, 그걸로 계속하는 거죠.
이음나눔유니온, 나는 그것도 하려고 한 게 아니라 어쩌다가 그렇게 된 거예요. 내가 지금 ‘봄날’이라는 합창단을 하고 있는데, 그 단원중에 친한 언니가 ‘이음나눔’을 한다면서 너무 좋다고 하는 거예요. 어떤 게 좋냐니까, 소속감도 생기고, 은퇴한 사람들도 많다고 권유를 하길래 가입을 했는데, 풀빵에도 자동으로 가입이 되더라고요.
저는 풀빵이 사실 뭔지 잘 몰랐어요. 물론 전태일 열사의 풀빵. 그 얘기는 알고 있는데 이게 어떠한 성격으로 뭘 어떻게 하는지는 잘 몰라요. 작년에 입원한 적이 있는데, 합창단 그 언니가 풀빵에서 나오는 입원수당이 있다고 해서 신청을 해서 받긴 했지만, 구체적으로 뭔지는 잘 몰라요. 그래도 노동자들을 위한 거라니까 그냥 잘 사용됐으면 좋겠다 싶어요.
세상에 노동자 아닌 사람이 어딨어요. 솔직히 말해서 나도 노동자고 다 노동자인데. 전태일 열사가 풀빵을 자기가 안 먹고 다른 여공에게 나눠 준 그 정신에 입각해서 하려는 게 풀빵 사업인 거잖아요. 그 옛날 전태일이 나눠준 풀빵을 먹으며 여공들이 느꼈을 따뜻함과 희망을 지금의 노동자들에게도 나눠줄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해요.
저는 사실 전태일 열사는 알고는 있지만 그가 주는 의미가 어떤 건지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요. 노동자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도 많이 없어요. 근데 제가 합창단을 하잖아요. 그러면서 많이 깨닫게 되는 거 같아요. 우리가 다 노동자구나 하는 개념과 우리 모두의 일이구나 하는 걸요. 그리고 풀빵이 기회를 준 거 같아요. 마음은 있지만 어떻게 연대하고 함께 해야 할지 몰랐는데, 풀빵에 가입함으로써 조금 보탬이 되고 있으니까요.
정리 | 방송작가 권지현
지난 3년간 풀빵의 노동공제 사업 성과와 노동공제운동이 불안정노동자인 풀빵 회원들의 일상적 삶과 맞닿은 이야기들을 성과공유회를 통해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풀빵 회원조직과 회원, 그리고 노동공제운동에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시는 분들, 노동공제가 궁금한 분들 모두 참여하실 수 있는 행사입니다.
📌 일시: 2024년 6월 25일(화) 오후 2-5시
📌 장소: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 다리소극장
📌 문의: 사)풀빵 사무국(02-2039-2341)
👉 성과공유회 참가 신청 :https://bit.ly/풀빵성과공유회참가신청
코멘트
3따뜻함과 희망을 나누는 마음이 전태일 열사가 만들고자 했던 여러가지 변화 중 하나가 아닐까 싶네요.
제 주변에도 어쩌다가 가입했는데 좋다는 분들이 더러 계시는데요. 우리가 계획하지 않은 일에서도 배우고 느끼는게 확실히 있는 것 같습니다.
"마음은 있지만 어떻게 연대하고 함께 해야 할지 몰랐는데, 풀빵에 가입함으로써 조금 보탬이 되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