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나의 기댈언덕, 풀빵 #11] 풀빵이 있어서 그래도 안심하고 일할 수 있어요

2024.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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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연대와 상부상조에 기반한 공제사업을 통해 노동자들의 ‘좋은 삶’을 만들어갑니다.

‘노동공제연합 사단법인 풀빵’은 사회적 연대와 상부상조에 기반한 공제사업을 통해 노동자들의 자조적 결사체를 활성화하고 불안정한 노동조건을 개선하여 노동자들의 권익을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2021년 설립되었습니다.

<나의 기댈언덕, 풀빵> 시리즈를 통해 풀빵 회원들의 삶과 그 속에서 풀빵공제와 맞닿은 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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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참여자 _ 언론노조 미디어연대지부 소속 36세 남성 회원

저는 독립영화 연출을 하고 있고요, 지난 번에 톨게이트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 투쟁 관련해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고요. 지금은 극영화 작업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하는 시간은 대중없어요. 다큐멘터리를 찍을 때는 투쟁하는 사람 농성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 일과에 맞춰야 하니까 아침 6시부터 그분들 주무시는 시간까지 밤 10시 넘게까지 촬영했고요, 한 6개월 걸린 거 같아요. 촬영만 6개월 했고, 이후에 편집하고 완성까지 한 1년 걸린 것 같아요. 작업하는 동안 수입은 따로 없고요, 공동체 상영 같은 걸 하는 지역 단체나 노조에서 상영료를 받는 거랑 저작권료 조금씩 들어오는 거랑 그 동안 모아놓은 걸로 버티는 거죠. 

그리고 편집 말고는 시나리오 씁니다. 집에서 써요. 한 9시부터 6시까지 쓰는데, 집중이 잘 안되지만, 그냥 집에서 해요. 돈이 안 들잖아요. 이거 다 쓰고 나면 투자받아야 제작하는데, 그게 마음대로 안 되면 제가 모은 돈으로 만들어야죠.

그 동안 단편영화 세 편, 장편 다큐멘터리 한 편 만들었어요. 주제는 약간 사회문제와 맞닿아 있는 것들이 많은데, 2017년에 정릉에 있던 스카이아파트라고 서울에서 좀 오래된 아파트가 있었는데 그거 철거되는 과정을 촬영해서 영화를 만들었고요, 그다음에는 제가 다니던 학교 주변에 미싱 공장들이 많은데 거기 미싱공장 노동자분들에 대한 영화를 만들었어요. 맨 처음 만들었던 영화는 되게 오래전인데 2008년에 서울역 노숙인분들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죠. 

힘든 건, 아무래도 생계 문제죠. 독립 영화라는 게 하나부터 열까지 자기가 다 해결해야 되거든요. 그렇게 완성한다고 해도 상영할 곳이 또 마땅치 않으니까 보상이 따른다는 보장도 없고. 극장에서 상영 못 하면 대부분 영화제에서 상영하긴 하는데, 그게 상업적인 배급까지 가긴 힘들어요. 배급사에서 돈 될 만한 영화들만 선호하기 때문에 대중들을 만나기 쉽지 않죠. 그러면 이제 부가적으로 나오는 수익이 없죠. 그럼에도 그냥 원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서 하는 거예요. 작품 외적으로의 삶이나 이런 거에 대해서는 조금 이렇게 내려놓고 내던지더라도 작품 자체에 대한 어떤 욕심 이런 것 때문에 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촬영 관련 단체에서 정기적으로 뉴스레터라는 걸 받고 있는데, 어느 날 거기에 풀빵 소개가 있더라고요. 풀빵하고 전국언론노동조합 산하에 미디어 노동공제회 그런 게 있다고, 거기 혜택들을 보니까 괜찮다 싶어서 가입했죠. 일단은 일단 월 회비가 적고, 비상금고 제도가 저에게 필요한 제도였어요. 영화감독이라는 직업이 대출받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혹시라도 급할 때 돈을 마련할 수 있는 장치들을 하나라도 더 늘려놔야 하는 거죠. 

충무로 상업 영화하는 사람들은 나름 그들만의 노조가 있어요. 근데, 독립 영화하는 사람들은 거기에 가입하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자체적으로 뭘 할 수 있는 여력이 없어요 그래서 풀빵 같은 데 하나라도 더 가입해 두면 심적으로 안심이 되는 면도 있는 거 같아요.

풀빵 덕분에 명절 선물도 그렇고 생전 받아보지 못했던 혜택들을 받아 봤는데, 사실 저 뿐만 아니라 플랫폼 노동자나 프리랜서 노동자처럼 사업장이 일정치 않거나 고용돼 있지 않은 분들 많잖아요. 그런 분들에게 비빌 언덕이 작게라도 있는 것과 없는 건 큰 차이가 있죠. 저만해도 풀빵 때문에 좀 자유로워졌거든요. 예술 활동하는 사람이면 그래도 안심하고 작업할 수 있다는 거? 풀빵 혜택이 그런 작은 안심인 거죠. 

정리 | 방송작가 권지현


지난 3년간 풀빵의 노동공제 사업 성과와 노동공제운동이 불안정노동자인 풀빵 회원들의 일상적 삶과 맞닿은 이야기들을 성과공유회를 통해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풀빵 회원조직과 회원, 그리고 노동공제운동에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시는 분들, 노동공제가 궁금한 분들 모두 참여하실 수 있는 행사입니다. 

 📌 일시: 2024년 6월 25일(화) 오후 2-5시 

 📌 장소: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 다리소극장

 📌 문의: 사)풀빵 사무국(02-2039-2341)

 👉 성과공유회 참가 신청 :https://bit.ly/풀빵성과공유회참가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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