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세바 ep.4] 더 퀴어롭고 젠더프리한 세상을 향해 🏳️🌈
2024년 시민 데이터 액티비즘 프로젝트 <데이터로 세상을 바꾸자>의 참여 프로젝트를 순차적으로 소개합니다.
공익데이터를 통해 사회문제를 드러내고 해결을 시도한 7개의 프로젝트 소식을 확인해 보세요✨
*이 프로젝트는 아름다운재단 2024 변화의시나리오 지원사업으로 진행했습니다.
더 퀴어롭고 젠더프리한 세상을 향해 🏳️🌈
젠더 이슈를 놓고 아트웍을 해왔거나, 비주류 담론의 당사자로서 갈증을 느꼈거나, 퀴어 담론에 전면적으로 대립되는 크리스천으로서 포용적이지 못한 한국 교회의 분위기가 아쉽기도 했던, 우리들이었습니다. 서로 활동 양상은 달라도, 데이터알못들이어도, 빠띠와-다른 시민 동료들과-함께라면 뭐라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마음으로 일단 시작해보았습니다.
퀴어나 젠더에 대한 이야기, 데이터로 풀 수 있을까?
멤버들이 예술가와 인문학 전공이어서인지는 몰라도,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직관적 감각적 정성적인 편이라서, 우리의 ‘느낌적 느낌’을 데이터로 풀면 어떨까, 그것이 과연 가능할까, 막연함 속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문제 정의 단계에서부터 제법 헤맸지만, 생각보다 참고할 만한 데이터가 없다는 사실에 좌절과 동시에 ‘그럼 우리가 데이터를 모아보자!’로 빠르게 방향을 정리했습니다.
당신의 젠더정체성, 젠더감수성, 궁금하지 않나요?
일단 설문을 통해 스몰데이터라도 직접 수집해보기로 결정한 후, 우리는 젠더정체성테스트와 젠더감수성테스트를 각각 만들었습니다. 테스트를 재밌게 만들면 알아서 바이럴이 될 거다, 대화형 설문으로 디자인하자, 질문 문항에 오히려 편견을 담아서 만들면 다양한 반응성과 함께 응답자 각자에게 환기점을 만들어주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설문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설문에 응답한 사람들 중 이야기를 더 해보고 싶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일 수 있도록 만남의 장을 온라인 오프라인에 만들자,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고 웹 페이지 하나, 소규모 오프 모임 한 번, 조금씩 풀어보자, … 계획은 나름 현실성 있게 짰다고 믿었습니다,만..(!)
테스트 엿보기
우리의 능력자 해롤드가 각종 설문 툴을 연구한 끝에 대화형 웹 페이지를 직접 만들었습니다. 배경뿐만 아니라 각 문항마다 생성형 ai가 매번 다르게 만들어주는 젠더 친화적(!) 이미지들이 뜨도록 했습니다. 꽤 오랜 시간을 들여 설문을 완성하긴 했으나, 문항 설계에 대해 우리끼리도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 여전히 남아있었고, 모든 문항에 응답을 마친 후 마지막 페이지에서 모종의 결과값이 나왔으면 했는데, 거기까지는 우리의 역량으로 다소 무리였습니다.. (아숩..) 예를 들면 젠더정체성테스트의 경우, 마지막에 응답자의 젠더정체성이 어떤 타입인지 나오면 재밌겠다고 생각했고, 젠더감수성테스트의 경우 ‘당신의 젠더감수성은 이만큼입니다’라는 식으로 알려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이 자체가 민감도 높은 이슈 키워드기도 하고, 제작하는 우리 입장에서도 재미로만 하기엔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한 영역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나름 안전한 환경이었던 것
절망적이게도, 내용 측면에서도 아쉬운 부분이 많았던 차에, 이것들을 시각화하는 부분에서도, 고민은 많았으나 결국은 가장 심플한 막대그래프 정도로 공유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짧은 시간 수십명의 응답자들이 설문에 참여해주신 덕분에, 아래와 같은 결과값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회 전체적 인식을 보기엔 턱도 없는 설문이므로 이 결과값을 일반화할 순 없겠습니다만, 짧은 시간 내 설문에 응해준 사람들이 대부분 주변 지인이거나 예술계 사람들 등 젠더 이슈에 민감도나 우호적 시선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는 느낌적 느낌의 직관을 이렇게라도 확인할 수 있었던 점은 흥미로웠습니다.
퀴어와 앨라이들의 만남의 장, 퀴앨파티
설문과는 별개로 오프라인 모임은 따로 착실히 준비해나갔습니다. 드랙 씬에서 나름 인지도가 있는 썸머님과 콜라보로 기획을 하기로 결정 후, 스테이지블랙쉽이라는 공간에서, 시작하는 첫 모임은 ‘우리끼리 안전하게’ 해보자는 모토로 모임을 구성했습니다. ‘입고 싶은 옷 입고 신나게 놀아요’. 지정성별이 아닌, 내가 스스로 생각하는 나의 젠더정체성에 부합하는 옷을 입고 나를 꾸미고, 그 모습을 드러내도 되는 그런 공간에서, 서로 초면이지만 공감하며 연결될 수 있는 딱 그만한 온도의 만남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결론은? 너무 재밌게 놀았따!
‘오늘 오길 잘했다’, ‘너무 재밌다,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하다’, ‘다음에도 또 불러주세요’ 등등의 피드백을 들으며, 이렇게 ‘숨 쉴 공간’을 만들어나가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새삼 환기했고, 데세바는 끝나더라도 퀴젠의 모험은 계속 이어나가야겠다고도 생각했습니다.
🐝 프로젝트 기여자- 시작한 사람들 : 한수, 곽파, 해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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