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시민 데이터 액티비즘 프로젝트 <데이터로 세상을 바꾸자>의 참여 프로젝트를 순차적으로 소개합니다. 공익데이터를 통해 사회문제를 드러내고 해결을 시도한 7개의 프로젝트 소식을 확인해 보세요✨ *이 프로젝트는 아름다운재단 2024 변화의시나리오 지원사업으로 진행했습니다.
존잘국회 : 우리 국회 존잘 찾기
‘일하는 국회법’이라는 법이 있습니다. 의정 활동을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2021년 3월부터 시행된 국회법 개정안인데요. 얼마나 일을 안 하길래 법까지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국회는 정말 일을 안 할까요? 얼마나 안 할까요? 그중에서도 일 잘하는 국회의원은 없을까요? 내가 뽑은 지역구 의원은 의정활동을 얼마나 열심히 하고 있을까요? 국회가 일했다는 걸 시민들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우리가 어떻게 국회를 일하게 만들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서 존잘국회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국회의원 의정활동 데이터를 모으고, 이 데이터에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하면서 시민들이 국회를 더 잘 이해할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 시민과 국회 사이, 너무 먼 사이
22대 총선 동안 해당 후보에 대한 정보를 오직 공보물을 통해서만 접할 수 있을 정도로 의정활동에 대한 결과나 과정을 접할 수 있는 통로가 한정되어 있다고 느꼈습니다. 국회에서 관련 API와 회의록을 제공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이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형식과 불친절한 용어들로 가득합니다.
특히 법 관련 용어와 입법 과정에 대한 정보를 한눈에 파악하고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은 시민조차도 국회의원들이 정확히 무슨 일을 하며 그 업무 범위가 어디까지이며 내가 선택한 국회의원의 활동으로 인해 어떤 변화가 만들어질 수 있는지 정확히 모릅니다. 국회의원은 시민들의 생활을 직접적으로 바꿀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만 시민들이 의정 활동에 관여하기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그래서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국회의원 의정 활동 데이터 크롤링을 자동화하고 한눈에 파악하기 쉬운 형태로 배포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일반 시민들도 의정 활동에 주체적으로 관여하려는 시도들이 많아지고 국회의원들도 국민의 공익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 임팩트를 찾아 떠나는 여정
[제품 기획] 시작은 국회의원 성적표
학생들에게 공부를 시키기 위해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성적을 매깁니다. 학생들은 내 등수를 보면서 경쟁심을 느끼기도 하고 내 성적표가 부모님께 공개된다는 사실에 압박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국회를 일하게 하기 위해서 이 방법을 국회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본회의•상임위 출석률, 법안 발의 및 반영•폐기 기록, 당적 변경 기록, 주요 법안 표결 내용 등의 데이터를 모아 점수를 매기고 등수를 보여주는 웹사이트 제작을 구상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의원별로 의정활동 데이터를 제공하는 웹사이트들이 있었습니다. 단순히 데이터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 어떻게 하면 더 유의미한 작업을 할 수 있을지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스터디] 일 잘하는 국회의원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국회의원의 일은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국회의원의 본분은 입법 활동일 것입니다. 입법 외에 또 어떤 역할이 있을까요? 국회에서는 국회의 역할을 입법, 재정, 일반국정, 외교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희도 프로젝트 시작 전까지는 국회의원의 역할을 잘 알지 못했습니다. 저희처럼 국회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국회의원이 뭘 잘해야 일을 잘하는 건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럼 정량적 지표를 이용해서 일 잘하는 국회의원을 가려낼 수 있는 기준을 만들고 이 기준대로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에 점수를 매기면 단순히 데이터를 보여주는 것보다 더 유의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일 잘하는 국회의원의 기준을 찾기 위해 스터디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뉴스타파의 국회 작동법 시리즈 영상을 팀원들과 함께 살펴보며 프로젝트의 방향을 완전히 바꿀 만한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원래 발의를 많이 한 의원일수록 성실성을 높게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20대 국회에서 단순 용어 변경 수준의 법안을 407건 발의해 입법왕이 된 국회의원을 보며 발의 법안 개수만으로 성실성을 파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가결된 법안 개수가 많을수록 일을 잘하는 국회의원으로 평가하는 건 꽤 합리적인 기준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법안이 가결되기 위해서는 다수 의원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그러다 보니 소수 정당 내 국회의원의 법안은 가결되기 어렵습니다. 정량적 데이터만으로 국회의원의 업무 능력을 평가하려고 하면 왜곡된 정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워크샵] 본질적인 질문 찾기
캠페인 전문가 분을 모셔 프로젝트의 임팩트를 어떻게 정의하면 좋을지 멘토링을 받았습니다. 프로젝트의 목적을 한 문장으로 명확히 정의하는 것을 워크샵의 목표로 잡았고, 저희는 ‘국회가 일을 하게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정의했습니다.
먼저 타겟을 정의했습니다. 저희는 이 프로젝트의 타겟을 국회의원과 유권자 두 그룹으로 정의했습니다. 우리는 이들이 어떤 행동을 하게 만들고 싶은 걸까, 그 행동을 끌어내려면 어떤 감정을 유발해야 할까, 또 그 감정을 유발하기 위해 필요한 콘텐츠가 무엇일지 물었습니다. 우리의 답은 ‘국회의원이 일을 잘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그들이 인정받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거나 누군가 자신의 활동을 지켜보고 있다는 긴장감을 느끼게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감정을 유도하려면 유권자들이 이 프로젝트를 널리 공유하여 여론을 형성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럼 유권자들이 프로젝트를 널리 공유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분노를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답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일 못하는 국회의원을 찾아 분노를 유발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과 국회가 일을 하게 만든다는 목표 사이에는 간극이 있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저희가 처음에 의도했던 방향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결국, 저희가 설정한 목표가 사실 정말 저희가 원하는 목표는 아니었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번 워크샵을 통해, 저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새로운 발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데이터 수집] 새로운 발견을 위한 데이터 모으기
국회의원들을 새롭게 발견하기 위해 먼저 데이터를 모았습니다. 국회 공식 웹사이트를 크롤링해서 역대 국회의원 목록과 발의 법안 목록을 모았습니다. 이를 google colab에 담고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을 만한 질문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공동 발의를 함께 많이 하는 의원일수록 거리가 가깝고, 적게 하는 의원일수록 거리가 멀어지는 네트워크 그래프를 그려보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공동 발의 경향 그래프를 통해 “다른 정당과 비교적 가까운 의원일수록 당적을 옮길 확률이 높을까?”, “초당적 협력이 필요한 법안 가결에 가장 잘 협조를 해줄 만한 의원은 누굴까?”와 같은 질문의 답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크롤링한 데이터에는 시기별로 의원별 정당 정보가 제대로 구분되어 있지 않아서 당적 변동 사항 데이터를 구해야 했습니다. 국회사무처에 21/22대 국회의원 당적 변동 사항을 정보공개 청구해서 데이터를 받았습니다.
[데이터톤] 데이터에 직접 질문 던지기
colab를 이용해 데이터를 만지작하다 보니 colab의 ai code generator 기능을 이용하면 직접 코딩하지 않아도 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겠다는 인사이트를 얻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국회에 무엇이 궁금할지, 어떤 사실이 사람들에게 흥미로울지 고민하던 시기였습니다. 데이터톤에 호스트로 참여해 국회 데이터와 관련된 여러 질문을 수집해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데이터톤에 와주신 분들과 함께 코드를 모르더라도 AI 프롬프트를 이용해 데이터에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 우리가 모은 데이터
국회의원 발의 법안 관련 자연어로 쿼리할 수 있는 colab
🔗 https://bit.ly/존잘국회
**사용 방법**
1. 개인 드라이브에 colab의 사본을 만드세요.
2. colab의 ai code generator 기능을 사용해서 자연어로 물어보고 답을 얻어보세요.
22대 국회의원 공동 발의 경향 그래프
🔗 https://congress-sponsors-22nd...
code: <a href="https://colab.research.google.com/drive/1B7BOQEK9BM5vtYwhpe0ar2Qr4dUc1F75">https://colab.research.google.com/drive/1B7BOQEK9BM5vtYwhpe0ar2Qr4dUc1F75</a> 🚨 colab을 편집하실 때는 꼭 개인 드라이브에 사본을 만들어서 사본 파일을 편집해주세요.
21대 국회의원 당적변경 데이터
🔗 21대 국회의원 당적변경 데이터
탄핵 정국 속 우리는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이 있기 전만 해도 공동 발의 경향 데이터를 탄핵에 찬성할 만한 여당 국회의원을 예상하는 데 사용할 거라고는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이제껏 어떻게 시민들이 국회의원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이제는 그때의 저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국회의원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그 덕에 지난 7개월 동안 존잘국회 프로젝트를 하며 세웠던 가설이 맞았는지 틀렸는지 확인해 볼 수 있게 되기도 했는데요. 존잘국회 프로젝트 덕분에 지금 현상을 다른 시각으로 관찰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의 마침표를 찍는 시기에 존잘국회 프로젝트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되었습니다. 국회를 일하게 하자는 목표를 이루기에 많은 시민들이 국회를 주목하고 국민주권을 실현하고 있는 지금만큼 좋은 시기도 없겠지요. 더 많은 사람들과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고요. 자, 그럼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묻고 싶습니다. 이제 우리는 무엇을 시도해 보면 좋을까요?
문의나 제안이 있다면 https://x.com/jonjalassembly 로 연락주세요.
🐝 프로젝트 기여자 - 시작한 사람들 : 존잘국회 - 라도, 꼬리, 유네 - 함께한 사람들 : 슬, 시윤, 도균, 콩콩따, 낡은피아노 *썸네일 출처 : https://www.news1.kr/photos/5075631
<데이터로 세상을 바꾸자> 프로젝트 글 모아보기
- [데세바 ep.1] ☝🏼모든 것이 시작된 질문, 정책 안에 무엇이 있는데요?
- [데세바 ep.2] 누군가 나 대신 서울대 50대 남성을 대표자로 내세웠다면?!
- [데세바 ep.3] 국민 13.6% ‘경계선지능인’ 추정, 초기 발굴을 위한 시스템 마련 필요할까요?
- [데세바 ep.4] 더 퀴어롭고 젠더프리한 세상을 향해 🏳️🌈
- [데세바 ep.5] 청년 불평등이 궁금한 사람들을 위한 데이터베이스
- [데세바 ep.6] 존잘국회 : 우리 국회 존잘 찾기
- [데세바 ep.7] 기후위기 시대에도 축제는 계속되어야 하니까!
코멘트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