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의 대화] 공유경제 플랫폼과 노동, 시민이 해야 할 질문은?
안녕하세요, 한량입니다. 지난 7월 1일, 공유경제 플랫폼과 노동에 대한 대화모임을 가졌습니다. 각자 관심사와 배경이 다른 다섯 사람이 모여, 공유경제의 탄생, 긍정적 가치, 부정적 가치, 공유경제 속 노동자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디지털 시대의 좋은 노동은 무엇일지, 공유경제는 혁신일지 퇴보일지, 더 나은 공유경제 플랫폼과 노동을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지 이야기 나눴습니다. 생각보다 길어진 모임에, 전달 드릴 글도 길 예정입니다. 아무쪼록, 저희들의 대화를 읽고 여러분의 생각을 공유해주세요!
모임 장소 및 일시
일 시 : 2023. 07. 01. 토. 14:00~17:00
장 소 : 서울시 마포청년나루
참가인원 : 총 5명
주 제 : 공유경제 플랫폼과 노동
진행순서 : 주최자 발표 -> 질문 별 토론
이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질문 1. 디지털 시대의 좋은 노동이란?
강해은 : 플랫폼 노동자들이 산업혁명 초기 노동자들처럼 사회적 안전망 없이 일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독일에서는 이미 이 부분이 논의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느끼기에 좋은 노동은, 플랫폼 노동의 본질은 살리면서 근로자 권리도 동일하게 받는 게 좋은 노동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원하는 곳에서, 내가 원하는 때에, 최저생계비, 보험, 퇴직연금을 지원받으면서 일할 수 있는 게 좋은 노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연지 : 저 또한 해은님과 비슷하게 생각했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새롭게 등장한 노동, 일자리를 생각했을 때 유튜버, 스마트스토어 운영 등 다양한 일자리가 있어요. 우리 모두 한 사회 시민으로서 노동권을 갖고 있고요.
그래서 디지털 시대의 좋은 노동이란, 어떤 형태의 일자리든 기존 일자리와 똑같이 재난재해와 사회적인 멸시 혹은 질타로부터 자유로운 공간에서 경제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는 노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동섭 : 저는 지금 플랫폼 노동자들의 문제가 디지털 시대가 닥쳤기 때문에 새로 등장한 문제가 아니라, 디지털 시대가 이전부터 있었던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시대 이전에는 조선업 등 대기업에서 하청 노동자들에게 하고 있던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디지털 플랫폼 경제 역시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자본가들이 노동자들을 착취하기 위해서 새로운 수단을 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이 새로운 수단이 더욱더 악질적인 것은 알고리즘이라는 보이지 않는 디지털화 된 수단을 쓰기 때문에 책임 소재를 물을 수 없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그래서 앞서 있었던 자본가들과 노동자 간의 착취 구조를 더 잘 드러내기 위해서 이런 플랫폼 기업을 사용자로 규정하고 그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에 앞서서 가장 필요한 것은 디지털 플랫폼 노동자들이 분명히 자영업자가 아닌 노동자라는 지위를 갖고 있다는 것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플랫폼 노동자들을 다른 정규직 노동자들과 같은 대우를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사회적인 토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주희 : 저도 해은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플랫폼의 성격을 유지하되 지금 놓쳐지고 있는 노동자들의 권리들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좋은 노동이라고 했을 때 좋은 그 개념은 받아들이는 사람 따라 다르다고 생각을 해요. 누군가에게 돈을 많이 버는 게 좋은 노동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돈을 좀 적게 받되 내가 누릴 수 있는 모든 권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좋다라고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정확히 좋은 노동은 이거라고 명확하게 말하기는 사실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권리는 보장되어야하고 보장되어야 한다는 걸 알지만, 이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 건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라이더분들도 불공평한 상황에 계신 것 같아요. 내 콜이 얼마짜리인지, 다음 콜이 얼마짜리인지 모르는 그 상황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쩌면, 내가 놓인 상황이 불합리하고, 이 불합리한 것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는 게 어려운 상황에 계신 게 아닌가 생각돼요. 이런 부분은 목소리를 내도 된다고, 권리를 챙겨야 한다고 말해줘야 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당한 것에 목소리를 내고, 마땅히 투명하게 알려달라고 말하는 게 당신의 권리이며 그 권리를 찾기 위해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이런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선, 라이더분들이 모르기 때문일 수도 있으니, 관련된 정책이나 시스템도 논의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윤성민 : 말씀 감사합니다. 해주신 말씀들 들어보니까, 이런 생각이 들어요. 플랫폼 기업은 자신들을 IT기업이라고 정의해요. 때문에 고용하지 않았다고. 반면, 노동자들은 우리가 그들의 통제를 받고 있다고 하고. 고용관계가 아닌데, 왜 통제를 받지? 이 부분이 가장 큰 이슈 같아요. 그래서 추가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이 보시기에, 플랫폼 기업은 IT 기업일까요? 아니면 라이더를 고용하는 운송업자일까요?
플랫폼 기업이 고용관계가 아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IT 기업이라고 하기 때문이고, 라이더는 그저 우리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용자일 뿐이라고 말하거든요. 우리는 주문을 원하는 소비자와 배달을 원하는 라이더 두 사용자를 중개할 뿐이라고.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노동권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봤는데, 사회적으로 근로할 기회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라고 하더라고요. 사회적으로 근로할 기회란, 단순히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사회적 질타로부터 자유롭고, 재난 및 재해로부터 자신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환경인 것 같아요.
질문2. 플랫폼 기업은 IT 기업일까요? 라이더를 고용하는 운송업자일까요?
김동섭 : 저는 우선 고용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미국 판례를 보면, 우버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노동자 지위를 인정해 달라는 소송을 했고, 재판이 이루어졌어요. 승소했습니다. 그 이유는 우버 기업이 원하는 바를 우버운전자들이 하고 있다는 점이 인정된 거였어요. 우버의 이익을 위해 그들이 운전했다는 겁니다. 기업에 직접 연관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자영업자라고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국내에는 타다가 있어요. 타다의 경우엔, 택시 기사가 배차를 받았을 때 어디에 도착하는지 모른다고 합니다. 도착지를 알면 타다 기사들이 배차 거부를 할 수 있어서요. 이 부분 자체가 자영업자가 아니라, 노동자를 AI를 통해서 기업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끔 하는 증표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단순히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아니라, 본인들의 이익에 맞게끔 노동자들을 사용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강해은 : 파운더라는 영화를 보면, 맥도날드 창업주한테 맥도날드의 본질이 뭐냐는 질문을 해요. 햄버거를 파는 거냐고 묻죠. 대답은 아니다였어요. 우리는 임대업을 하고 있다고 해요. 대중 인식과는 다르죠. 일반 대중은 맥도날드를 햄버거 파는 곳이라고 생각하잖아요?
이처럼 배달의 민족으로서는 우리는 AI를 만드는 곳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 AI를 움직이기 위해 라이더에게 외주를 주는 거예요. 배달의 민족 앱이 구동되기 위해서. 이런 점에서 저는 AI가 원하는 조건에 맞게 배치가 되도록 설계가 되어 있는 것이고, 라이더 분들은 그 AI 구동과 앱 구동을 위해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고용관계가 성립된다고 생각해요.
이주희 : 저 또한 결국 플랫폼 기업은 IT를 이용한 인력 중개업체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고용관계가 아니려면, 수평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관계가 동등하고, 수평적이어야 하는데 앞서 발표해 주셨듯이 패널티가 존재하고, 우리가 알 수 없는 불투명한 알고리즘이 불공평하게 작용하는 것 같아요.
이것 자체가 수평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요. IT 회사들이 위에 있고, 돈줄을 쥐고 있다면 그건 이미 수평적인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깨진거라고 생각해요. 라이더처럼 플랫폼 사용자를 1인 사업가라고 말하려면 책임감과 동시에 내가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자유가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배민과 같은 IT 플랫폼은 존중한다고 하지만, 결국 지켜진 게 없는 것 같아요. 실질적인 고용관계라고 생각합니다.
강연지 : 현재 플랫폼을 보면 단순히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근본적으로 라이더들의 활동으로써 운영되는 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단순히 IT 플랫폼이다, 라고 볼 수는 없는 것 같아요.
플랫폼이라는 정의가 성립되려면,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가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어야 해요. 하지만 알 수 없는 알고리즘으로 실질적으론 계정 사용 중지 등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어요. 이는 자유로운 출입이 불가능한 것이고, 단순 플랫폼 기업이 아니라 고용관계의 갑이 되는 사용자라 보는 게 합당 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서 노동자에 대한 처우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윤성민 : 말씀 모두 감사합니다. 들으면서 저도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어요. 주희님이 말씀주신 것처럼, 정말 자유로운 1인 사업가, 1인 사장님이 되려면 플랫폼과 개별 1인 사업가가 평등한 관계가 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또한, 연지님이 말씀주신 것처럼 자유로운 출입이 가능해야, 플랫폼 입장에서 라이더들을 고용하지 않았고, 플랫폼 서비스만 제공했다는 말에 힘이 실릴 것 같습니다. 그럼 세 번째 질문으로 넘어가볼게요. 공유경제가 굉장히 커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그렇다면, 이 공유경의 성장은 우리 사회의 혁신일까요? 아니면 퇴보일까요?
질문3. 공유경제의 성장은 우리 사회의 혁신일까? 퇴보일까?
이주희 : 개인적으론 혁신과 퇴보, 반반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제위기가 왔을 때, 공유경제가 경제 위기 해결책 중 하나로 등장했어요. 실제 기여한 부분도 많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 부분이 발전의 한계를 그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발표 들으면서, 개인적으로 다른 쪽으로 사회 문제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라이더 업체에 몹쓸 말을 하던 분 영상을 보고 느낀건데, 인권적 비하를 한 건 정말 나쁜일이라고 생각하고,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그 분 말씀에서 “좋은 대학을 나오면 라이더 안 한다”가 있었어요. 저는 이 부분이 ‘공부를 하지 않고, 더 알아가려는 노력으로 하지 않아도 돈을 벌 방법이 있으니, 결국 교육 받고 싶지 않아하고, 않아도 된다고 여기게 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라는 걱정이 됐어요. 만약, 이렇게 된다면 자기 계발을 할 수 없게 된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되면, 교육도 멈추게 될 거고, 교육이 멈추면 사람의 가치관이나 생각도 플랫폼이 하라는 대로만 시키는 대로만 하게 된다고 생각해요. 자기 생각을 못 드러내게 되고. 때문에 저는 경제 뿐만 아니라, 나라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교육이 망가지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어쩌면 너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발전의 퇴보를 만드는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강해은 : 저는 사실 혁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플랫폼 일자리가 생기면서, 문제들이 나타났고, 라이더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면서, 택시 기사에 대한 처우 개선도 되는 것 같아요. 저는 처음에는 노동부분에서 살짝 퇴보함에도,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 발판이 된다고 생각해요. 실제 파리나, 뉴욕 등에서 이루어지고 있고요.
더 나은 일자리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사람들에게 더 많은 수입을 가져다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경제 수단을 제공해 준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주희님께서 교육이 무너지는 거 아닌가라고 걱정을 하셨어요. 저는 사실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이, 산업사회 노동자를 길러내기 위한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시대는 일의 형태가 점점 다양화되고, 과거에 획일화 된 기준으로 줄 세워서 일의 기회를 얻는 게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근본적으로 현재 교육 시스템을 유지해야 하나라는 의문이 있어요. 저는 오히려 스카이 대학 나와서도 배달 일을 하시는 분들이 있듯이, 대학 졸업장의 의미가 퇴색되는 거라고 생각하고, 옅어지면서 정말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는 교육 혁신으로 나아가는 발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강연지 : 저 역시도 혁신이자 퇴보라고 생각합니다. 혁신은 앞서 발표해 주신 것처럼, 나의 유휴 자원을 언제든지 자유로운 시간 혹은 범위 내에서 활용하고 싶은만큼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 또한 경제적 소득을 얻는다는 점 같습니다. 이를 통해 마이크로 사업가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 됐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앞서 Poopers 사례를 보여주셨는데, 그걸 보면서 사회적으로 책임감은 결여 되는 거 아닌가 싶었어요. 강아지는 키우고 싶지만, 더러운 뒷처리는 하고 싶지 않다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던 패밀리라는 미드가 있는데, 거기서도 딸이 아버지들을 비꼬는 장면이 나와요. 아빠는 가사 노동도 어플로 다 외주를 주고, 음식도 배달하는데 나는 왜 안되느냐면서. 결국, 공유경제란, 내가 돈만 내면 된다는 사회로 나가게 만드는 발판이 되지는 않을까? 라는 우려가 듭니다.
김동섭 : 저는 우선 키워드 중심으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공유경제 플랫폼의 성장이 뭔지를 먼저 질문하면 좋겠어요. 공유경제 성장이, 플랫폼의 세를 확장한다는 것인지 혹은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는 걸 말하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공유경제 플랫폼이 지향하는 것처럼 수요자와 생산자를 연결시켜 교류의 확장을 이루는 걸 성장이라고 하는 것인지. 이렇게 다양한 부분으로 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성장을 수요자 측면, 생산자 측면에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일단, 앞서 택시에서 가졌던 문제점은 해결되어야 하는 게 사실입니다.
타다의 경우 택시 기사의 불친절 서비스, 택시 기사 사납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요. AI를 통해서 몇 km 이동했는지 파악이 되니까. 이 부분은 분명 긍정적입니다. 이처럼 수요자와 생산자들이 겪었던 골칫거리 줄이고, 이득을 넓힌다는 측면에서는 플랫폼의 성장이 혁신을 일으킨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로, 공유경제에서'공유'라는 단어에 집중해보고 싶습니다.
공유를 좋게 해석하면, 사람들을 연결시킨다는 의미지만, 안 좋게 생각하면 플랫폼을 통해 사람을 상품화 시키고, 이 상품을 공유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배민을 예로 들면, 사람들이 상품이 되서 인간을 상품처럼 거래할 수 있다는 것처럼 보이고요.
'미안해요. 리키'라는 영화에서 택배 노동자가 사람으로 취급되지 않고, 빠른 운송 시스템하에서 빨리 처리해야 하는 상품처럼 다뤄져요. 사람이 빈사 상태에 이르는 영화입니다. 이처럼 공유라는 개념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 사람을 연결시키는 것인가 아니면 사람을 상품으로 만들어서 상품을 공유하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질문4. 여러분의 공유경제 사용은 이들을 긍정적으로 키웠나요? 부정적으로 키웠나요?
이주희 : 사실 저는 이런 플랫폼을 사용해 본 적이 없어요. 배달 어플 자체를 사용해 본 적이 없습니다. 직접 사용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부정적으로만 보는 걸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실제 사용한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커피 하나도 집까지 배달해주는 게 엄청 편리하다고 하더라고요. 반면, 험하게 운전하시는 라이더 분들을 보면 물론 다 그러시지는 않겠지만, 너무 사회적으로 논란을 만드는 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이런 부분에서는 부정적으로 느꼈고, 가끔 보면 최소한의 보호 장비도 없이 배달하는 분들도 봤어요. 근데 이 문제를 배달앱도 알고 관련 교육을 한다고 들었거든요. 하지만 실제로는 지켜지지 않고. 결국, 이 말은 플랫폼이 라이더들을 전국에 뿌렸지만, 관리는 못하고 있는 수단을 쓰기. 알고리즘을 통해, 얼마나 이동했고, 제한 시간 내 완료했다 등은 체크하고, 그 외 부분은 관리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제가 직접 사용한 건 아니기 때문에,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어요.
윤성민 : 주희님 말씀에 덧붙여서 제 생각을 말씀드릴게요. 사실 저도, 배달앱을 써본 적이 없어요. 핸드폰에 설치해 본 적도 없습니다. 물론, 물론, 친구들이랑 같이 밥먹을 때 배달 시킨다고 하면 저도 메뉴 고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써 본 적은 없어요.
첫째, 배달을 원래 잘 안해 먹었어요. 집에서 해 먹고, 굳이 식당에 가서 먹지 배달해서 먹는 것에 익숙하진 않았어요.
둘째, 제가 해 먹는 게 더 맛있어요. (웃음)
셋째, 플랫폼 생태계 자체를 그렇게 긍정적으로만 보지는 않아요. 부정적인 게 있다고 생각하고. 내가 과연 이 플랫폼에 돈을 쓰는 게, 부정적인 것을 더 키우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평상시에 있었습니다. 때문에, 굳이 내가 안 좋은 면을 키우는 데 돈을 쓸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에 안 썼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모습이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돌이켜 보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했으면 더 적극적으로 말하고, 개선하려고 해야 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견이 길었네요.
김동섭 : 공유경제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부정적인 생각이 많이 커진 게 사실입니다. 저는 일단 공유 경제라는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봤어요.
예를 들면, 제가 백화점에 가서 물건을 샀어요. 그러면 점원 분과 대화하고, 그 점원 분은 제게 본인이 좋아하는 스타일을 추천하면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어요. 노동 과정에서 얻는 즐거움이죠. 단순히 돈 버는 수단이 아니라, 노동 자체에서 기쁨과 감정 공유를 할 기회가 있었어요.
하지만, 공유경제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서 서로가 접할 기회가 단절된 것 같아요. 배달 라이더가 우리 집에 어떻게 도착할지에 대해서 전혀 생각도 안 하고, 그냥 사용자로 규정하고 하면 된다는 생각만 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노동 과정 속에 숨겨진 교류, 감정의 교환을 공유경제가 없애버렸다고 생각해서, 공유경제가 부정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예전에 카페에서 알바를 할 때였어요. 비가 오는 날이었고, 배달 중에 사고가 생겨서 지연됐어요. 그걸로 한 고객이 컴플레인을 엄청 거셨어요. 분노가 배달 라이더에게까지 미쳤고요.
"왜 이 비용을 받고, 빨리 배달을 안 해서 내가 이런 책임을 다 분담하게 하느냐, 왜 빨리 연락을 하지 않아서 해결할 수 있는 걸 못하게 했냐, 빨리 라이더를 교체했어야지" 라면서요.
근데 이 상황에서, 라이더한테는 아무도 관심을 안 갖더라고요. 라이더는 언제든 대체될 수 있는 존재 같았어요. 인감임에도, 대체될 수 있는 상품처럼 여겨지는 것에서 굉장한 거리감이 느껴졌고, 동시에 자영업자 입장도 이해가 되더라고요. 한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 구조 자체가 이렇게 만드는 거구나. 그래서 공유경제라는 게 좀 부정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강해은 : 많은 분들이 공유경제의 부정적인 면을 말씀해 주셨는데, 저는 사실 공유 경제가 편리해요. 배민만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가 있어요.
예를 들어, 졸업 사진을 찍는다고 하면 예전에는 한번 입을 옷을 20~30만 원 주고 사입었어요 됐어요. 그런데 공유경제가 생기면서 대여 서비스가 생겼고, 언제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거든요.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또, 저는 잘 몰랐는데 전화 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배달 주문할 때 사람과 대면하는 걸 힘들어 하는 사람도 있고. 이런 사람들에겐 배달 앱이 너무 좋아요. 앱 들어가서 클릭 몇 번 하면 되고, 배달원과 마주칠 필요 없고.
반면, 부정적으로 보이는 부분은 배달료의 등장이에요. 예전에는 음식 가격에 포함되어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배달비가 당연한 게 됐어요. 어쩔때는 1만 원도 나오고. 배달비 무서워서 시켜 먹기 힘들때도 있더라고요.
두번째는 일회용 품이에요. 하나 배달 시키면 일회용품이 몇 개씩 쌓여요. 기후위기, 환경문제가 심각한데 이거를 계속 이용해서 먹으면 뭔가 지구한테 죄짓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예전에 중식당에 주문하고 음식 다먹으면, 씻어서 밖에 내놓으면 수거해 가셨잖아요. 이 부분에서는 명과 암이 있는 것 같아요.
강연지 : 저의 경우 공유경제 플랫폼을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주로 이동할 때 씁니다. 에어비앤비도 이용하고요. 장점을 보면, 사회 초년생인 가질 수 없는 자차의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멀리 여행도 갈 수 있고. 이 부분에서는 정말 큰 장점을 제공하고 있는 것 같아요.
에어비엔비도 유명한 호텔이 아니라, 지방에서 민박을 운영하고 계신 분들도 오픈 된 공간에서 더 많은 대중에게 시설을 소개할 수 있어요. 장점이죠. 소카, 따릉이, 스윙도 그렇고요. 이런 것들 활용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모두에게 개방된 시설이다 보니까 안전 수칙이나 법 제도가 근본적으로 좀 미흡하다였어요.
소카는 연령만 충족되고, 아마 면허도 1년 지나면 빌릴 수 있는 걸로 알아요. 근데 문자적인 조건들이 그 사람이 정말 이 차를 운전하기 위해서 충분한 자격 조건을 갖추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을까? 싶어요. 모두에게 개방된 공유경제 플랫폼이 어떻게 보면 모두에게 또 해를 가할 수도 있는 거고요. 그런 부분에서 저는 긍정적인 것도 있고 부정적인 것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성민 : 모두 답변 감사드립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그러면 '더 나은 플랫폼과 더 나은 노동 환경 혹시 노동자를 위해서 필요한 건 뭘까요?' 어느 한 쪽만이 아니라 플랫폼과 노동자가 동시에 좋아질 수 있으려면 뭐가 필요 할까요?
질문5. 플랫폼과 노동자가 모두 좋아지려면 뭐가 필요할까요?
강연지 : 가장 근본적이고, 가장 어려운 건 인식 개선이라고 생각해요. 앞서 발표에서 보여주셨듯이, 대학 나왔고, 열심히 노력해서 부자가 됐다, 나의 노력에 대한 사회적 보상은 당연한거다. 노력하지 않은 당신들은 비판 받아야 마땅하고, 무시 받아야 마땅한 거라고 보였고 노동이 굉장히 경직되고, 위계가 있다고 느껴졌어요.
이런 인식들이 무너지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플랫폼 노동을 보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진 거라고 보진 않잖아요? 플랫폼 사용자와 노동자 간의 관계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이걸 사용하는 사람들의 처우 개선을 확실하게 해준 다음 일반 시민들 내에서도 인식 개선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주희 : 저도 인식 개선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공유 경제 플랫폼이 생기면서, 유튜브 처럼 정말 성공만 하면 정말 막대한 수익을 벌 수 있잖아요. 조회수 하나에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을 한 달 혹은 일주일 하루에 벌 수 있게 된 세상이에요. 물론 쉽다는 건 아니에요, 엄청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공부만 하던 사람들은 한 번의 큰 성공을 위해 공부에 청춘을 바쳐요. 저는 이게 긴 시간을 투자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때문에 과거 학위에 대해 사회적 지위를 부여했던 거라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현재는 관계성이 흐려진 것 같아요. 땀 흘려 노동한만큼 돈이 나온 게 아니라, 돈 버는 방식이 변한 것 같아요. 그리고 변한 만큼 논의되어야 할 것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가 마땅히 필요로 하는 권리들에 대해서 논의해야 할 것 같아요. 4대 보험 이라든지, 고용관계라든지, 플랫폼에 대한 정의라든지 이런 부분을 명확하게 논의해서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이런 생각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기업 경영진의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힘들거예요. 어쨌든 불편함을 이야기해야 하니까. 하지만 이런 부분을 잘 개선한다면 오히려 이미지가 더 좋아지는 효과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동섭 : 크게 세 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첫째, 배달 노동자들이 배달업을 하고 싶을까요?
불황의 해결책으로 공유 경제가 나왔는데, 다르게 해석하면 불황 경제가 만든 '암'이 공유경제라고 생각해요. 원래 생업이 있던 분들이 길을 잃고,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곳이 공유경제 일 수도 있잖아요? 정규직에서 피치못하게 플랫폼 노동으로 온 분들도 계실거예요. 그 때문에, 플랫폼 경제라는 것이 불황의 신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플랫폼 경제를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거라면, 이는 플랫폼 경제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사회 문제라고 생각해요. 때문에 플랫폼의 활성화를 하나의 위기 신호로 봐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둘째,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노인,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 등 플랫폼 노동자로만 투입되고 사용자 지위에 오르지 못하는 구성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인분들은 배민, 요기요 등 앱을 이용 못할 수 있어요. 그래서 전화를 했더니, 앱으로 주문하라는 답변을 받아요. 이건 분명한 소외예요. 플랫폼에 적응하지 못하는 노인, 장애인
실제로 노인분들이 배민이라던가 요기오라던가 아니면 저희가 이용하는 그런 어플리케이션을 사용 못하실 수 있어요 그러면 전화를 했는데 어플로 주문하세요라고 노인분이 대답을 받으십니다. 그러면은 이런 플랫폼 경제에 적응하지 못하는 노인 등 정보 격차를 느끼는 분들도 플랫폼을 이용할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셋째, 플랫폼 노동자를 위한 산재, 고용보험 등 안전망입니다.
건강 보험이 좋은 사례라고 생각해요. 건강보험은 대한민국 국민이면 정규직 비정규직 없이 가입합니다. 병원에 가면 혜택을 받을 수 있어요. 하지만 고용보험, 산재보험은 안 됩니다. 병원에 가면 혜택을 받을 수 있어요. 물론 산재, 고용 보험의 경우 모두를 가입시키면 돈을 내는 사람만 손해를 보는 거 아닌가? 하는 이슈가 있어요. 이런 이슈를 공론화를 통해 대화하고, 탁산공론을 넘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강해은 : 기술이 발전하면서, 점점 더 인간에게 어떻게 하면 편리함을 줄까? 인간의 손이 안 타는 방향으로 변하는 것 같아요. 자율주행의 경우에도 상용화가 안됐는데, 사고시 책임 소재를 묻는 문제가 나오고 있잖아요?
이처럼 우리 사회 큰 변화에 앞서서, 위험을 어떻게 분담하고, 법과 정책 적용은 어떻게 할지 등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늘은 플랫폼 노동 특히 배달 라이더 분들을 통해 이야기 했지만, 사실 드론과 로봇 등이 등장하면서 배달 라이더의 수명도 짧아진다고 생각해요. 이제 정말 사람이 하는 일자리가 별로 없고, 기술과 자본을 가진 사람들의 힘이 더 세지는 방향으로 갈 것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는 기본소득처럼 사회 안저망을 논할 수 있는 사회적 토론도 많아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윤성민 : 오늘 참여해 주셔서 모두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