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인간만이 창작한다는 개념이 모호해지는 AI 시대

2023.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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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입니다

AI가 뜨거운 감자입니다. 쉽게 삼키기도, 뱉기도 어렵습니다. 쓰긴 해야 하는데, 바로 쓰기엔 챙길 이슈가 많습니다. 오늘은 여러 이슈 중 AI와 문화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특별히, AI의 작품을 창작의 영역으로 봐야할지, 도구의 영역으로 봐야할지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저작권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AI와 문화를 우리가 어떻게 생각해볼 수 있을지 토론해보고자 합니다.

AI가 그린 그림은 무엇?

ⓒ Diffusion Art or Digital Forgery? Investigating Data Replication in Diffusion Models

먼저 사진을 살펴보죠. 해당 사진은 AI 작품이 위조인지, 예술인지 알아보기 위한 연구 논문에서 발췌한 사진입니다. 상하단이 비슷합니다. 둘 중 하나는 AI 작품이고, 다른 하나는 AI가 학습한 데이터입니다. 즉, AI가 학습한 걸 토대로, 비슷한 걸 창조한 것입니다. 어떤 게 AI의 작품이고, 학습 도구인지 구분이 가시나요?

솔직히 말하면, 전 구분하지 못했습니다. 비슷했고, 잘 만들었습니다. 전문가라면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겠지만, 잘 모르는 저는 둘 다 작품이라 말해도 손색없다 싶었습니다. 정답은 상단 그림이 AI 작품, 하단 그림이 AI가 학습한 데이터입니다. 

그림을 잘 그렸냐, 못 그렸냐를 떠나서 향후 인간이 만드는 작품보다 AI가 만드는 작품이 훨씬 많아질 것 같습니다. AI 작업량을 인간이 따라가지 못하는 건 명확하니까요. 지금은 작품성에서 인간이 더 뛰어날지 모르지만, AI의 학습량이 많아지면 부족한 작품성도 보완이 될 거라고 예상됩니다. 그러다보면 AI가 인간보다 더 예술성 있는 작품을 만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인류가 더이상 알파고를 이길 수 없듯, 너무 멀리 가버릴지도 모르죠. 현재도 AI는 다양한 작품을 만들고 있고, 실제 현장에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선 그 실상을 살펴보시죠.


활발히 사용중인 웹툰업계

현재 가장 활발한 논의가 있는 곳은 웹툰계입니다. 네이버는 지난 4월 24일 툰필터 상표권을 등록했습니다. 툰필터는 사진을 업로드하고, 원하는 웹툰 작가의 화풍을 선택하면 AI가 작가의 화풍에 맞게 사진을 그림으로 그려주는 서비스입니다. 즉, AI가 웹툰 작가의 화풍으로 소비자에게 그림을 그려주는 것이죠.

네이버 보도자료 https://www.navercorp.com/prom...

위 사진은 네이버에서 운영 중인 툰필터의 한 사진 입니다. AI가 학습한 데이터를 토대로 그림을 그려줍니다. AI가 이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네이버웹툰과 웹툰작가가 계약시, 작가의 그림을 AI가 학습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는 데 서명했기 때문입니다. 작가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했다면 저작권 침해겠지만, 동의했기 때문에 침해는 아닌 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반론도 있습니다.

네이버 웹툰 작가가 되려면, 웹툰 작가의 작품을 AI 학습 데이터로 사용해야 한다고 합니다. 국내에서 네이버 웹툰의 영향력은 절대적입니다. 절대적 영향력 앞에, 어쩔 수 없는 동의를 한 것이고, 이에 대한 불만이 있으나 그 영향력 앞에 쉽게 말할 수 없다는 이야기 입니다. 그렇다고 AI 사용에 반대하는 건 아닙니다. 웹툰 작가의 화풍을 쓸 때 그에 따른 합당한 저작료를 달라는 입장입니다.

<신과 함께 돌아온 기사왕님> 웹툰 화면 캡쳐

또 다른 사례를 보겠습니다. 웹툰을 AI가 그린 것 같다는 이슈로 도마에 오른 작품입니다. 지난 5월 22일에 첫 연재가 시작된 <신과 함께 돌아온 기사왕님> 이라는 작품입니다.

현재는 수정됐지만, 처음 공개 당시엔 그림 중 일부가 통일성이 없고, 화풍이 일정치 않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가 AI가 그렸기 때문이 아니냐는 것이었죠. 웹툰을 그린 업체는 반박했습니다. “AI를 이용해 생성된 이미지를 사용한 것은 아니다"라며 "3D모델과 각종 소재들을 사용하면서 웹툰에서 느껴지는 위화감을 줄여보고자 작업의 마지막 단계에서 AI를 이용한 보정작업을 했다.”라고.

<툰필터>와 <신과 함께 돌아온 기사왕님> 사례를 보고 AI를 창작자로 봐야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자는 웹툰작가의 작품을 도구로 AI가 그림을 그린 것이고, 후자역시 논란은 있지만 AI가 그림을 그렸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글, 그림, 음악, 영상 등등 작품을 만든 사람에게는 저작권이 생깁니다. AI를 창작자라고 본다면, AI에게 저작권이 생길 겁니다. 반대라면 없겠죠. 때문에 저는 AI 작품에 저작권을 부여 하느냐, AI 작품을 저작물이라고 할 수 있느냐 이슈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생성형 AI의 그림 창작일까? 저작권은?

생성형 AI란 인간이 입력한 명령어를 AI가 만들어주는 걸 말합니다. 인간이 명령어를 입력하면 그에 맞는 이미지를 생성해주는 것이죠. 마이크로소프트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셔터스톡 AI 등등 다양합니다. 저도 실제 한번 만들어 봤습니다. 아래 사진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빙 크리에이터에 '사과 먹는 모습' 명령 후 나온 화면 캡쳐

마이크로소프트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를 통해 ‘사과 먹는 모습'을 생성한 것입니다. 질문 해보겠습니다. 이 그림의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제가 이 그림의 저작자일까요? 저는 그냥 명령만 내렸고 그림엔 손 하나 까딱 안했는데도요? 그렇다면, AI가 그런 깃이니 AI가 저작자일까요? 그런데 제 명령이 있어서 AI가 그림을 그린 거 아닌가요?

질문이 헷갈리는 만큼, AI 저작물에 대한 의견도 분분합니다. AI가 저작권이 없다라고 주장하는 의견도 있고, AI에게 저작권이 있다고 말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저작권 법에 따르면,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말합니다. 즉, 설령 AI라 할지라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이라면 저작물로서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저작자를 저작물을 창작한 사람으로 보고 있기에 AI를 저작자로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화여대 조연하 교수의 <인공지능 창작물의 저작권 쟁점 - 저작물성과 저작자 판단을 중심으로> 논문에 따르면, 근거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전문가들이 대체로 AI의 창작물을 저작물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합니다. 다만, 저작권 보호 기간을 인간보다 짧게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실제 미국의 경우 AI의 저작물을 저작권이 있는 것으로 규정합니다. 물론, 인간의 노력이 얼마나 들어갔는지를 증명해야 합니다. 실제 논쟁도 됐습니다. 한 공모전에 입상한 작품이 알고보니 AI가 그린 작품이었는데, 해당 작품을 출품한 사람은 AI가 해당 그림을 그리도록 미세하게 명령어를 조작한 내 노력이 들어갔다는 입장을 펼쳤습니다.

국내에서도 AI의 저작물에 저작권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법률 개정안이 나온 상태입니다.


흐려진 경계, 문화는 어떻게 될까?

 AI 저작권에 대해 아직 사회적 합의는 없습니다. 앞으로 만들어 가야할 부분입니다. 다만, AI의 등장으로 인간 고유의 것에 금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의 작품에 한정되던 저작권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고 흐려지는 것처럼, 인간만이 창작을 한다는 개념이 모호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저 인간의 도구라고 생각했던 AI가 도구가 아닌 하나의 창작자로서 역할을 하게 될지, 아니면 그저 인간의 창작을 위해 필요한 도구로서만 한정하게 될지, 그도 아니면 인간과 AI가 함께 만드는 것으로 흘러가게 될지, 혹은 더 나아가 인간의 창작물이 AI 창작자의 도구가 될지는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사회적으로 활발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 같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은 앞으로 우리 사회의 창작의 영역이 어떻게 바뀔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혹은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우리는 앞으로 어떤 주체와 유형의 창작이 이루어지는 세상에서 살게 될까요? 또 왜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여러분들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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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Ai가 인간과 공존하는 도구로써 작용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좋은 퀄리티의 사진이나 그림을 생성한다고 해도 인간이 완벽히 원하는 모습을 생성하지는 못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나중에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보조 역할을 하는 도구로써 사용될 것 같습니다.

저작권 논쟁도 논쟁이지만, 사람의 '노력'과 '결실'에 대해 고민이 깊어집니다. 

물론 단지 노력을 쏟아야 하는 '분야'가 달라졌다고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흠... 

노력은 '의미'를 만들어내는 수단인데, 그 노력이 가치가 점점 떨어진다면, 자칫 저작권의 문제 이전에 삶의 의미에 큰 변동이 일어날 것 같습니다. 어쩌면 '허무함'의 시대가 도래할지도 모르겠달까요....흠.  

'의미'라는 것이 위험해지는 세상이 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

이 글만 읽고도 AI가 발전했을 때, 현실에 생겨나게 되는 문제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에 관한 대응을 지금 당장 해야 한다는 시급함도 바로 와닿게 됩니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상이 왔고, 또 다른 세상이 곧 올 것이라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우리의 논의도 우리의 논의이지만, 지구적 차원에서의 관계라는 관점에서 다른 나라들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해가며 논의를 해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의 창작영역은 인공지능이 가장 마지막에 접근할거라는 예측이 있었는데요. 보기좋게 깨진 것 같습니다. (아니면 이미 다 접근하고 창작영역까지 넘어온 것일수도 있구요.) 

앞으로 수많은 창작물에 대해 ai가 생성한 것인지 검열하는 시대가 올 것 같습니다. 이전에도 수공예품으로 만들던 것들이 대량생산되는 시대가 열렸는데. 그와 비슷한 느낌으로요. 인간의 창작물은 일종의 고급화, 심도있게 바뀌어가지 않을까요? 

어쩌면 지금이 우리가 문제를 제어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본문에서 적어주신 사례처럼 이미 인공지능의 창작물은 인간의 창작 수준과 유사해서 때로는 구분이 힘들기도 합니다. 앞으로 기술이 더 발전한다면 창작물의 주체가 인공지능인지 알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하지 않을까요? 유럽연합이 인공지능 규제법에 인공지능이 제작한 글, 이미지의 경우 기계에 의해 만들어진 것을 알리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긴 것도 비슷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순간이 오고, 인간을 뛰어넘는 순간이 점차 늘어갈 겁니다. 인간이 대비책을 마련할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도 드네요.

AI도 결국 인간이 작동시켜야 한다는 점에서는 도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AI를 활용한 작품을 다른 저작물과 동등하게 봐야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써주신 글을 보고 다시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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