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우리 삶은 누가 만들어 주나?

2023.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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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입니다

기후난민이란 기후변화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을 말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고, 잦은 가뭄과 홍수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사람들이다. 최근 사례로는 파키스탄이 있다. 

2022년 6월부터 9월까지 3개월 간, 파키스탄에는 기록적인 홍수가 발생했다. 이로인해 1,100여 명이 사망했고, 57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후 추가적인 이재민이 발생해 총 1,700여 명의 사망자와 800만 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도로, 교통, 주택 등 삶의 터전이 파괴됐고, 파키스탄은 피해복구 금액 163억 달러 한화 약 20조 원이 필요할 전망이다.


글로벌 사우스

북반구의 저위도나 남반구에 위치한 아시아·아프리카·남미·오세아니아의 개발도상국과 신흥국들을 일컬어 글로벌 사우스라고 한다. 이들 대부분은 개발도상국이며, 전세계 글로벌 기업과 선진국들이 저임금 노동 인력을 활용하기 위해 진출한다.

출처 : 위키피디아, 빨간색으로 표시된 곳들이 글로벌 사우스에 해당하는 나라들이다

인간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옷, 커피, 초콜릿, 쌀 등 대부분 생활 필수품은 이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에서 만들어진다. 이들이 없으면, 우리가 일상에서 누리는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없다. 앞서 파키스탄 역시 글로벌 사우스에 속한다.

개발도상국이라는 용어에서 알 수 있듯, 이들 나라에는 사회 제반 시설이 부족하다. 사회 제반 시설이 부족하다는 의미는 그만큼 위기에 취약하다는 의미다. 이들 나라에 홍수와 가뭄 등 환경 문제가 발생하면, 해당 나라의 사람들은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파키스탄은 그 결과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기후변화에 원인 제공은 누가하나?

출처 : https://ourworldindata.org/annual-co2-emissions 

2021년 국가별 탄소배출량을 보면, 중국이 약 100억 톤으로 전체 배출량의 27%를 차지한다. 그 뒤를 미국 약 53억 톤, 유럽연합 35억 톤으로 뒤따른다. 대한민국은 약 6억 톤으로 세계 10위의 탄소 배출국이다.

해당 통계자료에서 알 수 있는 것은, 탄소 배출 대다수가 선진국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물론,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개발도상국에서도 많은 양의 탄소를 배출한다. 하지만 이는 그들의 인구 때문이다. 실제, 1인당 탄소 배출량을 따져보면 중국은 1인당 7.6톤, 인도는 1.78톤이다. 앞서 홍수로 재해민이 발생한 파키스탄의 경우 0.85톤이다.

반면, 선진국인 캐나다는 1인당 20.62톤, 미국은 19.27톤, 독일 10.62톤, 일본 9.99톤 등을 배출한다.  해당 통계에서 알 수 있는 건, 기후변화의 직접 원인인 탄소 배출은 선진국에서 나오고 있지만, 그 악영향은 개발도상국에서 받고 있다는 점이다.

선진국의 삶은 에너지 소비 삶이다. 지하철, 버스, 스마트폰, 노트북, 데스크탑, TV, 냉장고, 수도 등등 모두 에너지를 소비한다. 에너지를 소비량은 탄소 소비량이다. 누리는 게 많으면, 배출하는 것도 많다. 이렇게 수많은 걸 누리는 현대인의 삶은 과거 귀족이 노예 30명을 거느린 삶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는 제국도 노예도 없다. 하지만, 제국주의적 삶은 있고, 온갖 수모를 겪는 사람들이 있다. 제국적인 삶의 양식이 계속되는 한 문제는 계속될 것이다. 게다가  “제국적 생활양식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다. 그러나 그 폭력성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 드러나기 때문에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문제를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현대인에게 현대의 삶을 포기하고, 과거의 삶으로 회귀하라고 할 수 없다. 가능하지도 않고, 적절하지도 않다. 

다만 그 시작은, 내가 누리는 삶의 양식이 절대 당연한 것이 아니며 누군가의 희생 위에 이루어지고 있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상황을 외면하지 않고 직시하며 말하는 것이다. 기업과 정부에게 더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고, 내게 오는 제품과 서비스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어떤 흉터를 남기고 오는지 인지하는 것이다.

시민 차원에서 꾸준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는 시선을 끊임없이 보여주는 것. 더 나아간다면 그런 문제 있음을 인지하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변화를 만들고 있는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응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속불가능 자본주의』 (사이토 다케시, 다다서재, 초판 1쇄,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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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지적입니다. 나의 생활양식, 행동 하나하나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사회 전체적으로 인정할 때 기후위기를 포함해 다양한 전지구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죠. 분명 어렵겠지만, 거대한 인식론적 전환 없이는 미래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언제나 끔찍한 장면은 시민들의 시야 바깥에 놓이도록, 그래서 보다 많은 시민들이 죄책감이나 반성 없이 "이토록 즐길 게 많은" 세상에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조장하는 것을 경계해야 할 텐데, 그것이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