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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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3
21:08
이철빈 시티즌패스

@jay_kim 의견 주신대로 집값이 올라야만 전세가 존속되며, 집값이 떨어지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태생적인 리스크가 있습니다. 전세의 기원에 대해서는 말이 많지만, 지금과 같은 전세거래는 1960년대 이후 도시화 과정에서 서울로 사람들이 몰려들고(수요), 공적 대출이 불가했던 당시 집주인들에게 전세보증금이 사적 대출로 기능하는 점(공급)이 만나서 발생했다고 봅니다. 그 당시에는 임대인에게 자금조달 수단으로, 임차인에게 월 주거비 경감이라는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지고, 나름 잘 굴러왔어요.

하지만, 2007년 금융위기 이후에는 전세가가 폭등하면서 대출을 끼지 않고서는 전세 계약 자체가 불가했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전세대출을 적극적으로 장려해서 전세시장을 떠받칩니다. 대출을 끼고서라도 매매가-전세가가 계속 오르지 않으면 역전세, 깡통전세가 발생했고, 그 피해는 임차인에게 거의 모두 전가되었죠.

임대인은 집값이 오르면 시세차익을 남기지만, 집값이 하락해서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아도 별다른 책임을 지지 않는 기형적인 구조가 지속되었습니다. 지금도 집주인이 계약만료일에 돈을 돌려주지 않는게 관행화된 것이나 그런 것에 관대한 어른 세대를 보면 전세계약이 얼마나 괴상하게 유지되어왔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전세사기 수습에서 더 나아가 수명이 다한 전세계약을 포기하고, 월세 시대를 준비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어떤 세입자 시장을 만들건지, 정책/정치가 논의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