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전세사기 피해자 연속기고] 2.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아직도 '감옥' 같은 집에 갇혀있다

2024.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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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
더 안전한 살 곳을 바라는 캠페이너들의 이야기를 모읍니다.

"나라는 제대로 된 대책도 없고 더는 버티지 못하겠다."


2023년 2월 28일, 첫 번째 전세사기 희생자가 남긴 말입니다. 그 후 또 다른 피해자들이 잇따라 세상을 등졌습니다. 피해자들의 죽음, 절규, 투쟁으로 2023년 5월 전세사기 특별법이 제정되었지만 제대로 된 피해 구제와는 거리가 멀고 여전히 많은 피해자가 방치되고 있습니다. 

전세사기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매일 전국 곳곳에서 새로운 피해 소식이 터져나오고, 기존 피해자들은 빚으로 빚을 돌려막거나 빚을 더 내서 피해주택을 떠안고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러나 4·10 총선을 앞둔 지금도 제대로 된 피해 구제 공약과 대책은 논의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전국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직접 호소하고자 합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는 피해자들의 요구가 반영된 공약과 대책을 촉구하기 위해 관련 릴레이 기고를 진행합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간절한 목소리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가 전국 각지의 피해자들의 사연을 접수받아 '전국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답해주세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여전히 암흑 속에 있습니다 
지난 2월 22일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경기대책위원회가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수원 왕회장' 정 씨 일가의 첫 공판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지난 2월 22일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경기대책위원회가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수원 왕회장' 정 씨 일가의 첫 공판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안녕들 하십니까.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경기대책위원회 위원장 이재호입니다. 

애석하게도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안녕하지 못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피해자로서 살아가는 매일이 안녕하기란 어려운 것 같습니다. 피해자 지원을 위해 전세사기 특별법이 마련되었지만 막상 피해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도움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피해자 지원 신청의 문턱을 넘기지 못한 경우도 있고, 피해자로 인정받아 지원을 받으려고 해도 제약이 너무 많습니다. 심지어 건물 관리 등 추가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국회는 전세사기 특별법을 제정하고 6개월마다 특별법을 보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기약 없는 약속이 방치되는 동안 피해자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피해자들이 제일 바라는 방안은 '선구제 후회수'를 통한 보증금 회수입니다. 그렇지만 현재 보증금 전액이 아니라 최우선변제금 수준으로 회수하는 개정안조차도 통과되지 않고 있습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긴 투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의 전세사기 특별법은 보증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피해자들에게는 너무도 잔인한 방안만을 제시합니다. '빚내서 집사라', '빚내서 세살라'에 이어서 '빚내서 피해주택을 떠안아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기존 빚에 추가 대출을 더 받으라는 것은 신용불량자를 양산하는 정책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어쩔 수 없이 피해주택에 머무르고 있는 피해자들이 호소하는 또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관리되지 않은 건물에 침수, 누수, 역류, 단전, 단수 문제가 터지고 있는 것입니다. 소방시설, 보일러, 승강기 등 시설 안전 관리에 수리 비용까지 피해자가 고스란히 책임져야 하는 상황입니다. 

또, 관리비를 성실히 납부하였음에도 임대인의 세금 체납과 관리업체의 미납으로 전기세가 연체되어 공용 전기가 단전되고 한전에서 독촉장을 받는 신세가 되기도 합니다.

임대인이 계약한 관리업체가 있어서 문의를 해보아도 업체 또한 연락이 두절되거나 조치를 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직접 수리를 진행하려고 해도 경우에 따라 몇백, 몇천만 원의 비용이 드는데 대체 어떤 전세사기 피해자가 이를 선뜻 부담할 수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건물에 문제가 발생하면 집주인 즉, 임대인이 책임을 져야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전세사기 피해자는 그 당연한 권리조차 보호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피해주택에 '갇힌' 피해자들이 '감옥'인 주택에 대한 관리까지 떠맡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다시 피해자들에게 '알아서 하라'니 

경공매 과정에서도 피해자들은 이중 고통에 시달립니다. 보증금 회수를 포기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피해주택을 낙찰 받으려고 하면 낙찰금 마련이라는 숨 막히는 현실을 마주해야 합니다. 

이미 전세대출 이자에 허덕이고 있지만 도저히 방법이 없어, 추가 대출을 받고자 은행을 방문하면 그조차도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기존 전세 보증금 대출을 일시 상환하여야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서 피해주택 경매에 내몰린 것인데 기존 대출을 갚을 돈이 어디 있을까요? 

그 돈이 있었다면 원치 않는 집을 낙찰 받을 이유가 있을까요? 심지어 낙찰가의 10%는 현금으로 일시에 납부해야 합니다. 목숨과도 같은 전 재산, 보증금을 잃어버린 피해자들에게 다시 그 목숨을 알아서 마련하라는 소리입니다. 너무나도 절망적입니다.

이것이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1년 가까이 겪고 있는 현실입니다. 

전세사기 특별법이 생겼으니까 해결인 것 아니냐고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전세사기 특별법은 피해자들이 간절히 바라는 보증금 회수와 주거 안정과 같은 일상 회복보다는 빚더미 지원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빚에 빚을 더하는 정책 대신 현실적인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주변을 둘러보면 아시겠지만 전세사기 피해자의 상당수가 20~30대 청년과 신혼부부들입니다. 2006년부터 정부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고 300조 원 가까이 쏟아부었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도 결혼과 출산을 예정하고 있는 청년들입니다. 앞으로 열심히 경제활동을 하고 나라의 주역으로 살아갈 세대입니다. 이들이 지금 전세사기 문제로 좌절하고 절망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청년들이 전세사기 문제에 대해 안심할 수 없는 사회에서는 300조 그 이상을 투입하더라도 출생률을 높이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일상과 안녕을 되찾을 수 있도록 아직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빛을 그리려면 어둠이 있어야 하고, 어둠을 그리려면 빛이 있어야 한다."

전세사기 피해자가 된 이후 마음을 다잡기 위해 매일같이 되뇌는 말입니다. 

저를 비롯한 피해자들이 지금의 어둠이 더 밝은 미래로 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이 힘든 상황을 버텨 낼 수 있도록, 저희가 쓰러지지 않도록 계속해서 저희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경기대책위원회 위원장 이재호-


※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가 전국 각지의 피해자들의 사연을 접수받아 오마이뉴스에 기고했으며, 캠페인즈에도 중복게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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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사는게 사는게 아닙니다 서민들에게는 전제산인데 그중에 대출도 끼어있는데 제돈은 그렇다하드라도 은행돈을 상환해야하는데 그돈이 어디서 나서 상환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잠도 안오고 비말리내요

대책 마련이 그 어떤 사안보다 시급해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