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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법원, 플랫폼의 정치적 콘텐츠 자율심의를 금지하는 텍사스·플로리다법에 대해 사실상 위헌 취지로 환송 판결 – 오픈넷, 의견서 제출로 대법원 판결 이끌어내
미 대법원은 지난 7월 1일, 플랫폼이 이용자 제작 콘텐츠를 심의하여 차단·삭제하는 것을 금지하는 텍사스·플로리다법에 대하여, 절차법상의 이유로 하급심에 환송하면서도 위헌성 판단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 대법원은 “자신의 관점에 따라 이념적 균형을 추구하기 위해 사적주체의  표현 행위를 제한”하려는 각 주 정부의 시도는 그 목적이 “정당하지 않다”고 환송 취지를 분명히 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올해 초 Article 19, UC 어바인 로스쿨 국제사법클리닉과 공동으로 위 사건에 대해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전직 대통령 트럼프가 2020년 11월 미국 대선 결과에 불복하여 반란행위를 선동했고, 결국 2021년 1월 6일 미 의사당 습격 사태로 이어지자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트럼프의 계정을 삭제했다. 트럼프 계정 삭제에 반대하는 차원에서 공화당이 주도하는 텍사스와 플로리다 주 의회에서 문제의 주법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주법에 대한 헌법 소송이 제기되었다.  오픈넷은 수년간 여성의 의료적 임신중단 또는 북한에 관한 객관적 정보와 같은 소수자의 표현물을 억압하는 데에 악용되어 온 한국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행정검열에 맞서 싸워왔다.  정부가 콘텐츠를 직접 차단·삭제하든 플랫폼의 자율심의에 개입하든, 이는 “위법성이 명백하지도 사회적 해악이 뚜렷하지도 않은 표현”(2002년 불온통신금지 헌재결정)에 대한 정치화된 억압을 동반한다. 따라서 오픈넷은 수차례 “중립성”이라는 구실 하에 검색 결과와 콘텐츠 추천에 대한 플랫폼의 큐레이션 능력을 제한하는 국내 법안에 반대해 왔다. 오픈넷은 정치화된 온라인 검열에 대한 경험과 연구를 의견서에 담아 텍사스와 플로리다 법의 검열 효과를 입증했다. 물론 이 법률들의 주요 내용은 법원의 명령을 통해 집행되지만, 이미 미 연방 대법원은 Near v. Minnesota 사건에서 모호한 기준에 따른 검열은, 설령 법원에 의해 집행되더라도 사전 억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 특히 플로리다주법은 선거관리위원회가 법원을 통하지 않고 직접 소셜미디어 기업에 벌금을 부과할 수 있어 정치화된 검열의 위험이 더욱 높았다.  플로리다주법과 텍사스주법을 심리하고 있는 각 항소법원은 대법원의 환송취지에 따라 각 법을 위헌으로 최종판정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에서는 방송분야에서의 공정성 심의가 정부에 비판적인 방송, 특히 MBC 보도에 대한 집중견제로 이어지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고 법원에서 이와 같은 공정성 명목의 제재의 위법성이 재차 입증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방송의 독점력이 희석된 상황에서 방송에서의 공정성심의를 유지할지에 대해서도 위 대법원판결은 참조자료가 된다고 하겠다. 판결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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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일에 쉽게 쓰는 AI
부끄러운 일에 쉽게 쓰는 AI by 🎶소소 레터에서 많이 전하는 소식 중 하나는 AI로 인한 문제 소식일 텐데요. AI를 둘러싼 장밋빛 미래 뒤편에서는 AI로 인한 피해와 위험 사례를 모니터링하며 분석하고, 분류 체계로 정리하기 위한 노력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 생성형 AI의 오용(Misuse)으로 문제가 된 실제 사례를 모아 분석한 연구 결과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 연구는 AI의 기능적 결함으로 인한 피해를 제외하고 개인이나 조직이 AI를 의도적인 악용한 사례 약 200건을 살펴보았습니다.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AI 오용 사례는 특정 인물을 사칭(Impersonation)하거나 정보를 위조(Falsification)하는 형태로 나타났습니다. AI로 콘텐츠를 끊임없이 생산하여 증폭시키면서(Scaling and Amplication) 가짜 프로필을 이용해 여러 사람의 의견인 척하는(Sockpupetting) 행위도 다수 일어났습니다. 생성형 AI로 인한 피해가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흥미로운 점은 이렇게 AI를 악용하는 데 프롬프트 해킹과 같은 전문적인 기술이 사용된 경우는 손에 꼽았다는 점입니다. 그저 주어진 생성형AI의 기본 기능을 이용하는 경우가 다수였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을 어떤 목적으로 AI를 악용하는 걸까요? 오용의 목적(Goal)을 유추하여 분류한 결과 1순위를 차지한 목적은 여론 조작이었습니다. 생성형 AI로 조작된 콘텐츠는 주로 전쟁, 사회 불안, 경제 위기와 관련된 수많은 소문과 음모론을 만드는 데 탁월하게 이용되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을 사칭한 음성 파일과 조작된 하와이 산불 이미지는 조직적으로 퍼지며 정치적 분열을 유도했습니다. 2순위로 꼽힌 AI 오용의 목적은 수익 창출이었습니다. 딱 봐도 생성형 AI로 쓴 것 같은 글로 도배 된 블로그를 한 번쯤 본 적 있으실 텐데요. <AI로 블로그 수익 자동화하는 법>은 유튜브에서도 떠오르는 콘텐츠 중 하나죠. 광고 수익을 얻기 위해 자동으로 생성된 저품질 AI 콘텐츠의 범람을 막기 위해 구글은 새로운 검색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저품질의 AI 생성 기사나 AI가 쓴 책이 양산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다수의 성 상품화 콘텐츠도 금전적 이익을 목적으로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사기는 AI를 오용하는 또 다른 동기입니다. AI가 생성한 영상이나 비디오를 사용한 화상통화로 직원 동료나 상사를 사칭하여 피해자의 돈을 갈취하거나, 조직의 상표나 로고를 그럴듯하게 모방한 피싱 이메일로 사람들을 속이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물론 악의적인 여론 조작과 사기 시도는 AI 등장 이전부터 있었던 문제입니다. 그러나 AI가 활용되며 문제가 빠르게 증가하고 악화되고 있습니다. 생성형 AI는 사람들을 더 정교하게 속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싸고 쉽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AI 기업이 AI 모델이나 서비스를 배포하면서 자주 덧붙이는 말이 있습니다. “AI 모델은 완벽하지 않음을 주의하라.” AI 기업이 당사의 AI 모델의 완벽하지 않음을 인지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이용자가 비판 없이 AI를 사용하거나 악용하는 것 또한 분명 문제입니다. 그러나 만약 딥페이크 기술이 너무나 쉽고 빠르게 음란물을 만들어 문제가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모른 척한다면, 기업이 사용자의 악용을 방치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치가 음란물 제작을 딥페이크의 부작용이 아닌 순기능으로 만들고 있음을 주목해야 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목적으로 사회 곳곳에서 문제를 만드는 AI의 악용을 어떻게 방지할 수 있을까요? 오픈AI, 구글, 메타 등 AI기업은 책임있는 AI 개발과 활용을 강조합니다. AI 서비스에 안전성 필터(Safety filter)를 적용하고 생성 AI 콘텐츠 탐지 및 워터마크 기술을 사용하는 등 여러 기술적 솔루션도 제안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조치가 만병통치약은 아닙니다. 악의적인 행위자의 기술도 발전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AI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직접 교육하는 방법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조작된 정보의 확산을 막기 위해 사람들에게 조작된 콘텐츠 구분법을 알려주는 짧은 동영상을 시청하게 한 것만으로도 신뢰할 수 있는 콘텐츠를 구별하는 능력이 향상된다고 합니다. 예방접종과 같은 효과라고 합니다. 부끄러운 일에 AI가 쉽게 쓰이는 것을 막기 위해 앞으로는 기술적 연구뿐만 아니라 AI를 이용하는 사람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심리적 요인의 이해도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feedback 오늘 이야기 어떠셨나요?여러분의 유머와 용기, 따뜻함이 담긴 생각을 자유롭게 남겨주세요.남겨주신 의견은 추려내어 다음 AI 윤리 레터에서 함께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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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재단 카프 KAF _ 화가가 초등학교로 직접 찾아가는 미술 수업
지난 7월 15일 전북 무주군 괴목초등학교에서 독특한 수업을 진행했다. 덕유산 국립공원 내 적상산 기슭에 위치한 괴목초등학교는 전교생이 32명인 작은 학교지만, 아이들의 심성과 그림을 사랑하는 마음은 적상산 만치 큰 학교였다. 괴목초등학교의 병설유치원과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어떤 특별한 일이 일어난 걸까.  좀더 거슬러 올라간 날, 괴목초등학교에는 묘한 복도가 생겼다. 복도 양쪽으로 원화 미술품들이 걸리고 낯선 초록 세계가 펼쳐졌다. 다채로운 색과 모양, 상상력의 여행지가 생겨났다. 한국미술재단에서 진행하는 <학교 안 작은 미술관> 사업이 그것이다. 이곳은 아이들이 일상을 벗어나 예술로 들어가는 입구 역할을 한다. (참고 백아인 캠페이너/ 미술과 여백을 나누는 배움 <한국미술재단(KAF)>)  김현영(괴목초 5학년) 학생이 말한다.  “ 이곳을 지날 때면, 우리들은 뛰다가도 갑자기 차분해져요. 그림 하나 하나를 보면서 마음이 차분해지는 거 같아요. 집중력도 올라가고요.” 현영이 말대로 복도 곳곳에서 차분히 그림을 감상하는 아이들도 보인다. 또 현영이의 말에 놀라시는 심미정 교장 선생님.  “어머, 애들도 우리랑 똑같이 느끼는가 봐요. 애들이 더 차분해지고, 그림의 좋은 영향을 받는 거 같았거든요.”  놀라운 건 <학교 안 작은 미술관>으로 마법이 끝이 아니라 오히려 시작된다는 거다. 화가가 직접 학교로 찾아와 미술수업을 한다. 한국미술재단에서 진행하는 <찾아가는 미술수업>은 아이들이 미술을 스스럼 없이 접하고, 커서도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길 바라는 뜻에서 시작됐다.  괴목초등학교에는 한국미술재단 소속 화가인 우상호 작가와 박재웅 작가가 찾아왔다. 전교생이 32명 뿐이라서, 하루 새 오전에는 병설 유치원 아이들과 저학년 아이들이, 오후에는 고학년 아이들이 수업을 받았다.  책으로 둘러싸인 도서관 한켠, 책상 위에 도화지를 펼치고, 종이 접시가 멋진 팔레트로 변하는 마법의 시간. 그림에 대해 물으면 아이들은 자신의 그림을 소개하기 바쁘다. “제가 살고 싶은 집을 그렸어요. 여기 이건 단풍나무예요. 단풍나무가 있는 집에서 살 거예요.”   집 옆에 서 있는 나무들을 가리키는 아이. “왜 단풍나무예요?” “저는 단풍나무가 좋아요. 가을이 되면 울긋불긋하거든요.”  신기하다 했더니 신기할 게 없다. 괴목초등학교 맞은 편 ‘붉은 치마 산’이라는 적상산이 있고, 적상산은 단풍나무들로 즐비하니까. 아이들이 자연을 느끼며 자라는 구나, 를 새삼 깨닫게 된다. 그래서 한 여름 푸른 적상산을 보면서도 아이들은 가을을 탄 붉은 적상산을 상상한다. 아이들이 화가들과 직접 소통하고, 자신의 그림을 선 보일 수 있는 자리라니!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자리가 아닌가. 여기에 더해 11월 20일~27일에는 전주에 위치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어린이 & 화가 행복한 그림전’이란 이름으로 전시회가 열릴 예정이다. 제목 그대로 아이들이 그린 그림과 화가들의 그림이 함께 전시되는 행복한 그림전. 유명 화가의 그림 옆에 자신의 그림이 걸린다는 건 얼마나 기똥찬 경험일지! 아이들이 그것을 체험할 때 어떨까, 오히려 선생님들이 더 기대하는 눈치다.  벌써 눈에 띄게 창의적이고 상상력 짙은 미술 재원을 발견하기도 하나 보다. 우상호 작가가 짐짓 놀라운 작품에서 눈을 떼지 못하신다. 이러한 미술수업을 통해 아이들은 그림 그리기가 자신을 표현하고 즐거운 작업이란 걸 느끼게 되고, 화가들은 진짜 감상자인 아이들에게 영감을 받고 자신의 작품을 돌아보게도 된다고 한다.  한국미술재단 카프의 황의록 이사장은 이 미술 수업의 중요성을 미리 알고 오랫동안 기획하고 확대시켜 왔다.  “화가나 사람들에게 그림을 좋아하게 된 계기를 물으면 백이면 백 초등학생 때 자신의 그림을 누가 칭찬해줬다거나, 선생님이 교실 뒤에 걸어줬다거나 하는 경험을 이야기 해요.  또 그림 그리기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물어도 마찬가지예요. 초등학교 때 그림을 못그렸다고 퉁을 받았다거나 하면 그 경험이 평생에 걸쳐 ‘나는 그림 못 그리는 사람이지’ 하며 그림을 싫어하게 된다는 겁니다.”  <어린 왕자>의 한 장면이 생각나는 부분이다. 코끼리를 먹은 보아뱀을 그린 생텍쥐베리는 어른들이 그림을 못 알아보고 또 그게 무슨 뱀이냐는 핀잔을 듣자 그림을 그만 그리게 된다. 나중에 어린 왕자를 만나고 나서야 비로소 그림을 다시 그린다. 유년의 작은 칭찬, 작은 격려가 일생을 바꾸기도 하듯이, 스쳐가는 미술수업 경험이 아이들 평생기억 저장장치에 남을 지도 모른다.  황의록 이사장은 아이들이 그림을 사랑하게 하는 경험을 주자, 는 마음에서 이 미술수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화가들도 반신반의했다고. 그러나 이제는 오히려 서로 가려고 할 정도로 영감을 얻고 오히려 아이들에게 많이 배운다는 것이다.  이번 미술수업에 참여한 우상호 작가는 말한다.  “우리 사회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이들에게 미술 문화 접촉 경험을 증대시켜 주고 있다는 차원에서 몹시 중요하고 또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이들의 자유분방함에서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화가 박재웅 작가는 괴목초등학교에서의 소감을 이렇게 말한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자기 생각이나 감성을 표현하는 자신감을 기르고, 자아의 소중함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수업 후 20여 명의 전교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함께 점심식사를 했는데 꼭 동화 속에 들어온 느낌이었어요.“  교육은 미래를 심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한국미술재단이 심는 미래는 아이들의 마음에 정해진 길로만 가라는 철심이 아니라, 자신 본연의 모습대로 자라나고 표현하도록 숨을 불어넣어주는 자연심이다.  괴목초등학교. 이름이 독특하다 했더니, 마을 곳곳에 괴상한 모양의 나무들이 많이 자리하고 있다. 이 나무들은 ‘이상(異常)’이 아니라 그 자연의 풍토 그대로 변치 않고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자란 나무들이다. 그래서 오히려 신성하고 자연스러운, 어느 나무와도 다른 개성있는 나무로 자랐다. 아이들도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상상력과 창의력, 꿈을 펼칠 수 있는 멋진 괴목이 되길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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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정] 행복한 학교문화조성을 위한 교사번영 지원 체제 개발 연구
"본 게시물은 <연구원정 원데이클래스>를 통해 정리한 내용입니다." 교사의 번영, 사회의 미래를 밝히는 열쇠!  현대사회에서 일은 단순한 생계 수단을 넘어 개인의 정체성과 삶의 질을 좌우하는 핵십요소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깨어있는 시간의 1/3 이상을 일터에서 보내는 만큼, 일에서의 성공과 번영(thriving)은 개인의 전반적인 웰빙과 직결됩니다. ‘일에서의 번영(thriving from work)’이란 업무와 근무 조건에 대한 경험을 통해 전반적인 삶에서 번창하여 직장, 가정, 지역사회에서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데 기여하는 긍정적인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기능의 상태를 의미합니다.  특히 교사에게 있어 일에서의 번영은 더욱 중요합니다. 교사는 단순한 지식 전달자가 아닌 사회의 미래를 형성하는 핵심 주체이기 때문입니다. 듀르켕의 사회화 이론, 반두라의 사회학습이론, 프레이리의 비판적 교육학, 에픽스타인의 모델 등 다양한 교육 이론들은 교사의 다면적 역할을 강조합니다. 이들은 교사가 학생들의 가치관 형성, 롤모델, 사회 변화의 촉매제, 그리고 학교-가정-지역사회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고 설명합니다.  교사의 번영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여러 교육 문제들의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교육 불평등, 학생들의 정신 건강 문제, 교사 탈진 및 이직률 증가, 사회적 신뢰 저하 등의 이슈들은 근본적으로 교사의 일에서의 성공과 번영의 부재에서 비롯된 측면이 큽니다. 교사가 자신의 직업에서 성취감과 만족을 느끼며 번영할 때, 더 열정적으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개별 학생의 요구에 더 섬세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이는 교육의 질을 높이고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정신 건강 증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번영하는 교사들은 직업 만족도가 높아 이직률이 낮아지고, 이는 교육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보장합니다. 더불어 열정적이고 만족스러운 교직 생활을 하는 교사들의 모습은 교육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교사의 번영이 단순히 교사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미래와 직결된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교사가 일에서 번영할 때 그 혜택은 학생들에게 전해지고, 나아가 우리 사회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제는 우리 사회가 교사의 번영에 어떻게 접근하고 해결해 나갈지, 함께 고민하고 행동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교사의 번영을 결정짓는 요인들 교사의 일에서의 번영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볼 수 있지만, 번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단순하지 않으며, 복잡하고 다층적인 특성을 지닙니다. 최근 연구들은 교사의 번영이 심리적, 정서적, 사회적, 직무적 그리고 기본적 욕구 등 다양한 차원에서 영향을 받는 다는 점을 밝혀내고 있습니다. 심리적 측면에서는 일의 의미, 성장 발전의 기회, 개인의 가치관과 직업 가치의 일치가 중요합니다. 정서적 측면으로는 직무 만족, 삶의 만족, 행복감, 웰빙, 업무 몰입과 열정이 핵심 요소로 작용합니다. 사회적 측면에서는 동료 교사, 학생, 학부모, 관리자와의 관계, 소속감, 안전, 존중, 공정한 대우가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직무 관련 요인으로는 적절한 자원 제공, 업무 강도, 필요한 지식과 기술, 직무 요구사항, 자율성, 통제권 등이 있습니다. 기본적 욕구 충족, 즉 일-가정 균형, 승진 기회, 신뢰, 공정한 평가, 적절한 급여와 복리후생 등 도 간과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교사의 번영을 위한 세가지 핵심 과제 주목할 점은 교사의 역할이 사회 문화적 특성과 정책적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특히 한국의 특수한 맥락에서 교사의 일에서의 번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개념적 요소들은 무엇인지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세가지 연구 방향이 제시됩니다. 한국 교사들의 일에서의 번영에 대한 개념과 요소를 명확히 정립하는 연구 1의 연구를 바탕으로 교사의 일에서의 번영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도구 개발 개발된 진단 도구를 활용하여 한국 교사의 일에서의 번영에 대한 통합 모델을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다층적인 개입 전략을 수립하는 연구 행복한 교사, 행복한 대한민국: 우리가 주목해야 할 교육의 핵심 앞서 언급한 연구들은 단순한 학문적 성과를 넘어, 우리 교육 현장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토대가 될 것입니다. 교사들이 진정으로 번영할 때, 그 혜택은 학생들에게 전해지고 궁극적으로는 우리 사회 전체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연구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입니다. 우리 모두가 교사의 번영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위한 연구와 정책 개발에 동참할 때, 우리는 더 나은 교육 환경과 밝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 ⓒ 2024.8.2.  HWANG SOO JUNG, All rights reserved.    이 글은 향후 작성자의 학술적 연구를 위한 초안으로, 작성자의 허락없이 복사, 인용, 배포, 상업적 이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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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정]게임 소비자의 디지털 재화 소유권(또는 이용권) 보호를 위한 법정책 연구
"본 게시물은 <연구원정 원데이클래스>를 통해 정리한 내용입니다." 게임 소비자의 디지털 재화 소유권(또는 이용권) 보호를 위한 법정책 연구 대한민국에서 게임과 소비자와의 관계는 매우 특별해 보입니다. 단어의 선택만 보아도 그 점을 알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상품을 구매하여 사용하는 사람은 ‘소비자’라고 많이 칭하지만 게임을 소비하는 사람을 ‘이용자’라고 칭합니다. 해외에서 “user”란 단어의 쓰임이 폭넓은 것과는 상당히 다른 양상입니다. 소비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게임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단순한 보호’ 대상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단순한 보호’란 소비자로써의 권리 보호 등의 의미가 아니라 ‘국가가 이용자를 사행성, 폭력성, 선정성 등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게임물의 내용정보(사행성, 폭력성, 선정성 등)을 중심으로 한 현재의 등급분류 제도가 국가 법제도에 규정되어 이루어지는 점은 이러한 시선을 잘 보여줍니다. 그러나 게임 소비자가 주로 어린이와 청소년이었던 이전과 달리 PC게임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연령대는 20대이고 모바일 게임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연령대는 40대가 되었습니다.* 현재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19조**가 넘었으며 규모의 증가에 따른 소비자의 권리 보호가 적극적으로 요구되고 있습니다. 게임 소비자들이 소비하는 디지털 재화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으나, 두 가지 종류를 중심으로 살피고자 합니다. 하나는 게임 내에서 소비 또는 사용하기 위해 구매하는 ‘아이템’이고, 다른 하나는 게임 이용을 위해 필수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플랫폼을 경유하는 디지털 다운로드 형태의 게임 콘텐츠입니다. 이 연구에서는 게임 소비자 권리의 보호가 필요한 두 대상을 ‘디지털 재화’로 통칭하고자 합니다. 소비자들은 게임 내에서 능력치를 높이거나 편의 기능을 제공하는 등 여러 가지 아이템을 현금을 주고 구매하여 사용합니다. 그러나 이는 해당 아이템을 이용할 ‘이용권’에 불과합니다. 게임사는 특정 아이템의 기능이나 외형을 게임 기능 개선이라는 이유로 판매 후에도 변경할 수 있습니다. 시즌제의 형태로 운영되는 게임은 다음 시즌이 되면 훨씬 더 나은 기능의 새로운 아이템을 판매함으로써 이미 소비자가 구입한 아이템의 가치를 현저히 훼손시키기도 합니다. 게임 소비자간 아이템의 교환, 매매, 임대를 게임 시스템 상의 기능으로 금지시킬수도 있습니다. 이를 돌파하고자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여 아이템을 가상자산화하는 기술이 등장하였습니다. 이는 소비자의 소유권을 보장하고 개인간 가상화폐와 마찬가지로 가치를 가지고 거래를 가능케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아이템의 가상자산화는 게임산업법 상 경품 제공 금지를 위반하는 행위로 규정되고 있습니다. 또한 ‘스팀’이나 ‘PSN(Play station Network)’ 과 같이 디지털 다운로드 게임물의 접속 플랫폼을 통하여 제공된 게임물은 아이템과 마찬가지로 소비자가 게임의 이용권만 가진 상태로 규정됩니다. 이를 구매한 소비자는 같은 게임을 구매했더라도 현물로 존재하는 CD나 메모리칩의 형태로 구매한 소비자와 권리가 달라집니다. CD나 메모리칩의 형태는 개인 간 양도나 거래가 가능하고 해당 저장 매체를 구동할 수 있는 기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구동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디지털 다운로드의 경우 일정 플랫폼을 경유하지 않으면 구동조차 할 수 없는 경우가 많고, 플랫폼이 사라질 경우 해당 게임물을 구매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용할 수 없게 됩니다. 또한 이러한 이용권의 형태는 구매한 게임물의 상속, 매매, 대여를 불가능하게 합니다. 해당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사망할 경우 구매한 다운로드 콘텐츠들은 상속이 불가하게 되는 것입니다. 위의 디지털 재화들은 동일한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게임사의 약관은 여전히 게임 소비자의 디지털 재화 구매는 이용권에 불과하다고 규정하고 있고, 법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규정이 없습니다. 공급자와 소비자 간 표준 약관이 있는 경우도 있으나 게임산업계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더불어 민법상 소비자의 디지털 재화 소유권을 인정하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게임사가 소비자에 대해 가지는 책임범위와 손해배상의 문제 또한 논의되지 않고 있습니다. 게임 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디지털 재화에 대한 민법상 소유권을 인정하여 게임사와 소비자 간 이용계약의 형태를 구매계약의 형태로 변경하는 것입니다. 소유권을 인정하게 되면 이에 따른 재산행위도 가능하게 되어 구매한 디지털 재화의 금전적 가치 하락을 최소화하거나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권리 보장을 위해서는 디지털 재화에 대한 게임 소비자의 소유권을 인정할 수 있을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구해야합니다. 이를 위해 먼저 게임사와 소비자간의 계약 관계를 살핍니다. 대표적인 게임들의 이용약관을 분석하여 게임사와 소비자간의 현재 관계를 정의하고 일반적인 계약 형태를 도출합니다. 또한 물건과 디지털 재화의 특성과 차이점을 검토하고, 물건의 구매 계약과 디지털 재화의 이용 계약을 비교하여 게임사와 소비자간의 계약 형태가 지금과 같이 이루어진 원인을 도출합니다. 다음으로는 디지털 재화에 왜 민법상 소유권을 적용하여야 하는지를 분석합니다. 이를 위해 소유권이 적용되지 않음으로써 어떠한 문제가 생기고 있는지를 검토합니다. 이어서 민법상 소유권의 대상과 요건에 대하여 분석하고, 디지털 재화가 소유권의 성립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지를 검토합니다. 앞의 모든 분석과 검토를 바탕으로 디지털 재화에 대한 게임 소비자의 소유권 인정 가능 여부를 검토합니다. 이후의 연구 방향은 소유권을 적용할 수 없는 경우와 소유권을 적용할 수 있는 경우로 나뉩니다. 소유권을 인정할 수 있는 경우, 이에 따른 게임사의 책임범위를 규정하고 디지털 재화의 가치 손상 시 게임사가 져야 할 손해배상의 문제에 대해 살핍니다. 또한 소유권의 적용에 따른 게임 소비자 권리 개선을 위한 표준 약관을 제시합니다. 소유권을 적용할 수 없는 경우, 게임 소비자의 권리보호를 위해 어떤 제도들이 운영되고 있는지를 살피고 이용자의 디지털 재화 이용권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해 내고자 합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2023 대한민국 게임백서>, 한국콘텐츠진흥원 (2024), p.630, p.660 **한국콘텐츠진흥원, <2023 대한민국 게임백서>, 한국콘텐츠진흥원 (2024), p.457 ⓒ 2024.8.2. LEEMINJI, All rights reserved.   이 글은 향후 작성자의 학술적 연구를 위한 초안으로, 작성자의 허락없이 복사, 인용, 배포, 상업적 이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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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가져가는 ‘교실혁명’
AI 윤리 뉴스 브리프 2024년 8월 첫째 주by 🍊산디 1. 개인정보 가져가는 ‘교실혁명’ 전국의 디지털 선도학교에서 활용하는 AI 교육 프로그램들이 학생들의 개인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해왔다고 합니다. 쿠키 정보 수집, 스마트폰 단말기의 연락처 정보, 위치정보, 심지어 생체정보인 안면 데이터까지 ‘필수’로 수집한 사업자도 있습니다. 문제는 학생과 보호자들은 개인정보 수집과 그 활용에 대해 알기 어려울 뿐더러, 동의하지 않으면 교육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정보주권 행사가 사실상 불가능한 겁니다. 이런 와중에 AI 디지털 교과서 사업은 진행 중입니다. 지난 23일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일선 교사들은 “AI 디지털 교과서 핵심기능들이 형편없다”고 토로했다고 해요. 정답률과 오답률, 정확도만 보여주는 대시보드에서 교사들은 교육에 참고할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는 것이죠. 우리 교육의 목표가 정답률을 올리는 데 있는 것일까요? AI 디지털 교과서의 개인정보보호 정책, 콘텐츠 모두 빈약하다는 우려가 커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을 서둘러야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설마 ‘있어 보이는 기술’을 도입하는 개인적 영광을 누리고 싶다거나, 행정적으로 이미 추진 중에 있어 무를 수 없다는 등의 이유는 아니겠죠. 교육부의 정책 우선순위가 뒤죽박죽이라는 느낌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 덧붙이는 글- 🍊산디: 교육 현장의 개인정보보호 이슈가 보도될 때마다 다문화가정의 학생들과 보호자들은 어떤 상황일지 상상해보곤 합니다. 한글에 익숙하지 않아 학생의 개인정보보호는 커녕 가정통신문을 읽는 것 자체가 허들이 되는 상황을 극복하는 것이 우선이지 않을까요. AI로 번역만 잘 해도 정보주권, 교육권이 훨씬 높아질텐데요. 🦜더 읽어보기-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유보를 원하는 5만 명(2024-07-01)- 교사 개인정보 유출, AI 디지털 교과서는 준비 되었나(2024-06-03)- 외부인의 'AI 디지털교과서' 단상(2024-02-21)- AI 교과서는 우리 아이 데이터 채굴기?(2024-01-29) 2. 메타, 닫힌 인공지능을 열다? 메타가 자사의 최신 초거대언어모델인 라마 3.1(Llama 3.1)을 오픈소스 형태로 선보였습니다. 성능면에서 오픈AI의 GPT-4o, 앤트로픽의 클로드 3.5 소네트를 능가할뿐더러 운영비용도 절반 수준이라는 게 메타의 설명입니다 . 메타의 CEO 저커버그(Mark Zuckerberg)는 라마 3.1을 리눅스에 빗대며 오픈소스 AI가 ‘산업 표준’이 될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메타의 오픈소스 정책은 후발주자가 산업 표준을 결정해볼 수 있는, 그럴싸한 시장 확보 전략으로 보이긴 합니다. 의도야 어찌되었든 메타의 전략은 연구자, 기업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하며 시장·연구 생태계의 자원이 특정 기업에게 집중되지 않도록 완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픈AI가 GPT-3를 ‘상품’으로 서비스하기 시작하면서 생성 AI 연구 생태계가 폐쇄적으로 변화하는 모습들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라마를 비롯한 오픈소스 AI 모델들은 폐쇄적인 AI 연구 문화에 대한 대항마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한편 오픈소스를 좋은 것, 폐쇄형 모델을 나쁜 것으로 보는 이분법이 타당하지 않으며, AI 모델의 안전성과 목적에 따라 개방의 정도를 달리 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존재합니다. 개방과 폐쇄 사이 어딘가에서 AI 연구 생태계는 어떤 변화를 겪고 있을까요? 연구자들과 개발자, 오픈소스 커뮤니티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요? 💌 덧붙이는 글- 🍊산디: 편의상 ‘오픈소스’라고 표현했습니다만, 라마의 이용 라이센스가 기존 오픈소스 정책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 또한 존재합니다. 라마3.1의 라이센스 역시 앞선 버전들과 마찬가지로 월간 활성사용자(MAU) 7억명 미만인 경우에만 상업적 활용이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네요. 오픈소스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지, 정의가 불가능하다면 다만 개방-폐쇄의 스펙트럼 위에서 상대적인 비교만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 남습니다. 🦜 더 읽어보기- 창작자와 환경 모두를 위한 개방형 AI(2024-07-24)- 오픈소스로 공개된 라마3(2024-04-22)- 이 주의 논쟁 카드: 라마(LLaMA) 2(2023-07-24)- 오픈소스 AI의 딜레마(2023-05-29) 3. 공개된 개인정보 처리: ‘정당한 이익’을 찾아서 지난 7월 17일, 개인정보위원회(개보위)는 <인공지능(AI) 개발·서비스를 위한 공개된 개인정보 처리 안내서>를 발표했습니다. 웹 스크래핑 등으로 수집되어 활용되는 공개 데이터가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서 어떤 안전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그 최소 기준을 제시한 것입니다. 공개 데이터의 처리를 둘러싸고 국내외 모두 ‘정당한 이익’ 법리가 큰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GDPR 6조 1항은 개인정보의 처리가 적법하다 할 수 있는 사유 중 하나로 ‘정당한 이익(legitimate interest)’을 제시합니다. 공개된 개인정보를 처리함으로써 얻는 이익이 정당하고 정보 주체의 근본적인 권리와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면, 개인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고 명시한 것이지요. 기업의 정당한 이익과 정보 주체의 권리를 비교하도록 했으니, 당연히 GDPR의 쟁점 조항이 됩니다. 우리 개인정보보호법 또한 기업의 ‘정당한 이익’이 명백하게 정보주체의 권리보다 우선한다면, 개인정보의 수집과 목적 범위 내에서의 이용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개보위의 이번 안내서는 개인정보보호법의 ‘정당한 이익’을 AI 분야에 어떻게 적용할지 그 기준을 제시한 것인데요. 개보위는 인공지능 개발 목적의 정당성, 공개된 개인정보 처리의 필요성, 구체적 이익형량 등 세 가지를 충족할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시민사회는 이번 안내서가 EU와 한국 법체계의 차이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정당한 이익 법리를 확장했다는 입장입니다. 나아가 우리 개인정보보호법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합니다. 정당한 이익은 메타, X(트위터)가 이용자의 포스트를 가져다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 가장 큰 근거가 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법률 환경은 어떤 균형점을 찾게 될까요. 4. 여러분의 트윗은 생성 AI 학습에 쓰이는 게 디폴트입니다 구 트위터, X가 그들의 생성 AI 학습에 X 포스트, 상호작용 등을 활용하도록 하는 옵션을 배포했습니다. 문제는 기본값이 ‘허용’이라는 거죠. 이용자가 옵트아웃(opt-out)하도록 설계된 것입니다. 몇 달 전, 메타도 비슷한 접근을 취했습니다만, EU에 의해 제동이 걸렸습니다. 메타는 생성 AI 학습에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자사 서비스에 공개된 게시물과 이미지, 캡션 등을 활용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메타가 GDPR을 위반하고 있다는 시민단체의 고발이 있었고, 아일랜드 데이터 보호 위원회(Data Protection Committee, DPC)는 공개된 데이터의 학습을 연기하라고 요구했죠. 이 때도 이용자가 거부의사를 밝혀야만 개인정보 수집이 중단되도록 설계해둔 사실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저작권법은 오랜 법정 싸움을 통해 ‘기계의 읽기(복사)’는 저작권 침해로 보지 아니하는 법리를 마련해 왔습니다. 변형적 이용(transformative use), 의지적 행위(volitional conduct), 자동화된 처리에 대한 ISP 면책 등이 그것이죠. 기계의 읽기는 혁신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서 장려되었습니다. 디지털 시대 저작권법의 인센티브 구조는 인간의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기계가 읽어들일 수 있는 상태를 ‘디폴트’로 만들었습니다. 인간이 만들어낸 정보가 새로운 기술 개발에 공히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일견 타당해 보입니다. 하지만 정보의 바다라는 공유지는 기술 자원을 집중적으로 소유할 수 있는 기업에 의해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기계의 읽기는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할까요. 지금의 옵트아웃 정책이 옵트인(opt-in)으로 바뀐다면, 그것으로 괜찮은 걸까요? 💬 댓글- 🧙텍스: 저작권법과 개인정보보호법 모두 개인보다는 기업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결정되고 있는데, 이것이 사회에 가져다 주는 혜택이 무언지부터 논의하는 게 우선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소소: 메타는 EU에서의 라마3 배포 및 사용을 금지했습니다. 애플 EU 국가 내 역시 주요 AI기능 출시를 보류했습니다. 국가가 요구하는 AI 안전 규제에 맞춰 기업이 정책을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국가에는 AI기술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전략을 보며 더 이상 규제가 기업에 통하지 않는 것은 아닌지 두려움도 듭니다. 🦜더 읽어보기- 어도비 이용약관 개정 소동의 시사점(2024-06-17)- 당신의 동의를 구하지는 않았지만, 퍼가요~ (2024-06-10)- 데이터, 어떻게 팔아야 잘 판 걸까? ...팔아야 하는 걸까? (2024-03-25)- AI 학습용 데이터 팝니다 (2024-03-04)- 이용자 몰래 데이터를 활용하고 싶은 기업들 (2023-08-23) #feedback 오늘 이야기 어떠셨나요?여러분의 유머와 용기, 따뜻함이 담긴 생각을 자유롭게 남겨주세요.남겨주신 의견은 추려내어 다음 AI 윤리 레터에서 함께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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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CTeC컨퍼런스] 우리가 디지털 인프라를 만드는 이유
TICTeC Conference(이하, 틱텍 컨퍼런스)는 시민이 공공 시설 문제를 신고하고 정부가 이를 신속하게 정비하는 오픈 플랫폼 ‘픽스마이스트리트(FIX MY STREET)'로 잘 알려진 공익 개발자 그룹 ‘마이소사이어티(mySociety)’가 주최하는 글로벌 시민 기술 컨퍼런스입니다. 2019년에 시작해 시민 기술의 다양한 활동 사례, 리서치,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장으로 자리잡은 틱택 컨퍼런스는 올해 6월 12일과 13일 이틀에 걸쳐 런던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올해는 ‘위협받는 기후, AI 및 민주주의'라는 주제로 거대한 글로벌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 기술이 발전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가 55개 세션에 걸쳐 진행되었는데요.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크루들도 온라인으로 참여해 글로벌 시민 기술의 동향과 국내외 사례, 현장 경험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참여한 크루들이 틱택 컨퍼런스의 주요 내용과 인사이트, 그리고 빠띠와의 활동 접점을 엮어 소개하려고 합니다.  빠띠 캠페인즈팀 멤버들은 디지털 인프라 세션에 참석했습니다. 디지털 시민참여를 위한 공공 공간으로서의 인프라 구축에 관한 이야기, 시민과 함께 디지털 인프라 구축한 대만의 사례, 독일 소버린 테크 펀드의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투자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디지털 인프라 구축과 확산을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빠띠 활동가로서, 그리고 많은 시민들이 모여 이야기 나누는 디지털 시민 광장을 만들어가는 캠페인즈 팀 멤버로서 관심 있게 들은 디지털 인프라 세션을 소개합니다. 발제1: 도서관과 공원에서 얻는 디지털 공공 공간의 아이디어 첫 번째 발제는 OECD의 Mauricio Mejia Galvan이 ‘디지털 도구에서 디지털 공공 공간으로의 전환: 디지털 시민 참여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디지털 공공 공간이 시민 참여를 위한 인프라로서 기능하기 위해서 갖춰야 할 것들을, 우리에게 익숙한 공공 도서관과 공원을 예로 들며 설명했습니다. “도서관과 공원은 분명한 목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디지털 공공 공간도 도서관과 공원처럼 개방적이어야 하고, 포용성이 있어야 하고, 모든 사람이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켜야할 규칙과 해서는 안될 것들이 명시되어 있어야 하고, 이용자들이 그 규칙을 지키며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관리하는 사람도 필요하다고 하다”는 점이 정말 도서관, 공원과 비슷하지요. 더 나아가 시민 참여를 위한 디지털 공공 공간에서의 토의가 단절되지 않고, 실질적인 의사결정으로 이어지고 사회와 제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고도 합니다. 브라질과 에스토니아의 사례를 들었습니다. (세션 더 알아보기) 첫 번째 발제에서의 설명들이 디지털 시민 광장 ‘캠페인즈’와 닮은 점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캠페인즈는 누구나 관심 이슈에 대해 이야기하고 행동할 수 있는 열린 공간입니다. 또한 이용자들은 ‘행동강령 및 운영원칙’을 지키며 활동하며 운영자도 그에 준해 엄격하게 관리함으로써 모두가 힘을 합쳐 더 나은 공론장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디지털 공공 공간에서의 토의가 의사결정으로 이어지고 제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에서는 공존과 협력을 위한 시민 대화 플랫폼 데모스X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시민들이 모여 나에게 중요한 주제에 대해 숙의하고, 시민제안을 만들거나 의사결정을 함으로써 제도권에 그 영향력을 미치고 있습니다..  캠페인즈에 모여든 목소리로 형성된 힘이 오프라인에서도 영향을 미치는 사례들도 많습니다. 상괭이를 지키자는 초등학생들의 목소리가 모인 데에 응답해 발의된 상괭이 보호법, 청소년 기후 행동의 촉구에 응답한 국회, 1만 명 넘는 시민이 목소리 모아 이뤄낸 1회용컵 보증금제 시행 등 수많은 사례가 있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 모든 이슈가 캠페인즈에 모이고, 움직임을 만들고 있습니다.  발제2: 시민이 함께 만들고 함께 가지는 디지털 인프라 두 번째 발제는 대만 디지털부의 Chao-Chi Chang이 ‘대중과 함께 중요한 디지털 인프라를 재구상하기’라는 제목으로 대만의 디지털부가 시민들과 함께 디지털 인프라를 만들어 가는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기존에는 자본력과 전문성이라는 큰 벽 때문에 시민들은 국가 인프라 구축에 참여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디지털 환경에서는 시민들도 핵심 인프라 건설에 참여하고 기여와 이용에 대한 권리를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협력을 통해 디지털 인프라를 개발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함께 만드니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며 더 나은 결정과 작업을 할 수 있었고 유지 관리 보수, 데이터 관리와 활용도 함께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부가 소유하던 플랫폼과 데이터를 열린 디지털 기술과 시민의 기여를 통해 시민의 것으로 만들어 간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발제였습니다. (세션 더 알아보기) 빠띠가 협동조합의 형태를 띠고 있는 것, 그리고 ‘좋은 공동체를 위한 열린·시민 기술을 만드는' 곳이라는 소개를 가지고 있는 것의 이유를 떠올리게 하는 발제였습니다. 빠띠 역시 시민들이 쉽게 참여하고 마음껏 활용할 수 있는 공간과 도구를 만들고자 합니다. 정부나 특정 기업이 소유하지 않는, 오롯이 시민의 것인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만드는 주체를 협동조합의 형태로 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민 누구나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시민 사회의 가치에 맞는 이슈와 활동들로 채워지는 공간이 될 수 있었습니다. 빠띠의 플랫폼은 조합원인 생산자들의 기여와 후원과 멤버십이라는 형태의 시민들의 기여로 만들어집니다. 캠페인즈 역시 사회적협동조합 빠띠의 조합원들의 기여와, 후원자·멤버들, 참여하는 시민들의 기여로 만들어 갑니다.  발제3: 시민 기술에 대한 투자로 만들어 가는 좋은 사회 세 번째 발제로는 독일 ‘소버린 테크 펀드’의 Paul Sharratt가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투자: 소버린 테크 펀드가 시민 기술과 디지털 주권을 촉진하는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소버린 테크 펀드는 디지털 주권과 시민 기술을 향상시키는 오픈소스 생태계에 투자합니다. 공공 자금을 누군가의 소유가 아닌 오픈소스 기술에 투자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이 닿도록 해 공공의 이익을 만들어 냅니다. 또, 디지털 인프라 즉 기반이 되는 기술에 투자해 기술의 안전과 신뢰성을 유지할 수 이도록 하여 결국엔 그 기술을 사용하는 수많은 시민 플랫폼과 디지털 주권의 질이 향상되도록 합니다. 필수 디지털 인프라를 지원하는 일이 곧 좋은 커뮤니티와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발제였습니다. (세션 더 알아보기)  빠띠는 소통과 협업을 촉진하는 디지털 솔루션 ‘믹스온’을 통해 수많은 기관, 단체, 조직의 디지털 전환과 소통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은평구의 주민 참여 온라인 플랫폼 ‘은평 참여의 큰 숲’은 믹스온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 지역에 꼭 맞는 이슈에 대해 저마다의 토의와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빠띠는 시민들의 참여로 이뤄지는 숙의와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담은 디지털 플랫폼을 곳곳에 보급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디지털 전환과 소통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캠페인즈에서는 캠페인, 토론, 투표, 팩트체크, 뉴스 코멘트 등의 다양한 시민 활동 유형과, 이를 돕는 이메일, 알림, 구독, 응원 등의 기능을 누구나 마음껏 경험할 수 있습니다. 캠페인즈는 누구나 쉽게 활용 할 수 있는 디지털 도구와 템플릿, 툴킷을 제공하고 컨설팅과 교육도 진행합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시민 참여의 방식을 제안하고 확산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쉽고 다양한 시민 참여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지요. 캠페인즈를 열린 시민 활동 플랫폼이자 유용한 디지털 활동 도구로 만드는 노력이 디지털 시민 활동의 기반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나가며: 우리가 하는 일을 함께 되새기는 시간 틱텍 컨퍼런스의 디지털 인프라 세션에 참여하며 빠띠, 그리고 캠페인즈를 계속 떠올리게 됐습니다. 세상 모든 이슈가 모이는, 누구나 목소리 내고 참여할 수 있는 시민 활동 플랫폼 캠페인즈와 여러 시민 플랫폼을 만드는 빠띠가 고민하는 지점들을 세션 내내 함께 짚는 듯했습니다. 누구나 서로 존중하며 누릴 수 있는 열린 디지털 시민 광장을 만드는 일. 열린 기술과 플랫폼, 툴킷 등이 사회 곳곳으로 확산되어 시민들이 함께 더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일.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모든 걸 한 개인이나 기업, 정부가 만들고 소유하지 않고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고 나누어 갖는 일. 사회적협동조합 빠띠는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지, 캠페인즈는 그런 공간이지, 하고 다시금 되새겨 봅니다.  글 | 오인영, 김재환 빠띠 캠페인즈팀 크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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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CTeC컨퍼런스]왜 세계는 시민 기술과 공익 데이터에 주목하는가?
TICTeC Conference(이하, 틱텍 컨퍼런스)는 시민이 공공 시설 문제를 신고하고 정부가 이를 신속하게 정비하는 오픈 플랫폼 ‘픽스마이스트리트(FIX MY STREET)'로 잘 알려진 공익 개발자 그룹 ‘마이소사이어티(mySociety)’가 주최하는 글로벌 시민 기술 컨퍼런스입니다. 2019년에 시작해 시민 기술의 다양한 활동 사례, 리서치,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장으로 자리잡은 틱택 컨퍼런스는 올해 6월 12일과 13일 이틀에 걸쳐 런던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올해는 ‘위협받는 기후, AI 및 민주주의'라는 주제로 거대한 글로벌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 기술이 발전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가 55개 세션에 걸쳐 진행되었는데요.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크루들도 온라인으로 참여해 글로벌 시민 기술의 동향과 국내외 사례, 현장 경험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참여한 크루들이 틱택 컨퍼런스의 주요 내용과 인사이트, 그리고 빠띠와의 활동 접점을 엮어 소개하려고 합니다.  왜 세계는 시민 기술과 공익 데이터에 주목하는가?  지금 우리 사회는 기후 위기, 평화와 인권, 경제적 불평등, 고령화 등 전례 없는 복잡성과 규모의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난제들은 단일 분야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다양한 섹터와 이해관계자 간의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문제 해결 방식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인공지능과 데이터 기술의 놀랍도록 빠른 발전은 한편으로 우려를 낳기도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현재 인류가 가진 데이터의 약 90%가 지난 10년 간 생산되었고, 연간 성장률은 20%에 달하는 데이터 주도 시대(출처: IDC)가 도래했습니다.  이러한 기술 혁신을 공익 활동 영역에서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새로운 방법으로 공익 활동을 시작하거나, 활동의 효율성이나 임팩트를 높이거나, 공익 활동의 새로운 경로를 만들 수 있지는 않을까요? 공익 활동이나 사회 문제 해결에 기술 혁신을 기회로 삼아 변화를 위한 강력한 도구로 활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흐름의 최전선에 있는 것이 바로 ‘시민 기술' 커뮤니티입니다. 시민 기술 커뮤니티는 기술과 오픈 데이터를 활용해 공익을 위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모색합니다. 틱택 컨퍼런스는 이러한 시민 기술 활동가, 연구자, 기업 관계자, 필란트로피스트, 정책 관계자가 한 자리에 모여 경험과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몇 안되는 글로벌 플랫폼입니다.  빠띠 데이터트러스트팀은 공익 데이터 사업을 진행하면서 시민 기술과 공익 데이터 활동을 소개하고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데요. 특히, 파트너인 시민과 공익 단체들에게 이 활동의 필요성과 가치를 효과적으로,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틱택 컨퍼런스에서 소개된 다양한 사례와 시민 기술 커뮤니티 내의 논의를 바탕으로, 시민 기술과 공익 데이터의 필요성, 주목해야 할 포인트를 정리했습니다. 이를 통해 많은 분들에게 왜 시민 기술과 공익 데이터가 중요한지, 어떤 잠재력이 있으며, 어떤 측면에서 사회 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다 명확히 전달하고자 합니다.    시민+기술=시민기술? 정의는 현재 진행형 시민 기술(Civic Technology)은 기술과 시민 참여를 접목시켜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 방식으로, 현재에도 진화하고 있는 새로운 영역입니다. 이 개념은 ‘공공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기술을 사용하는 것(오픈시티스랩, Open Cities Lab)’부터, ‘투표, 발의안 제출, 토론 참여 등 시민들이 의사 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를 포괄적으로 일컫는 용어(시트라, Sitra).’, ‘기술과 데이터 기반 접근 방식을 통해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비판적 접근(코드포아메리카, Code for America)' 등 다양한 기관과 활동가에 의해 여러 관점에서 정의되고 있습니다. 그 범위와 활동 분야가 계속 확장되고 있어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단일한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틱택 컨퍼런스에 소개된 경험 사례와 여기에서 도출된 인사이트를 통해 시민 기술이 주요 특성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시민 기술에 대한 이해를 제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시민 기술 개념을 중심으로 하는 기술과 접근 방식을 설명하는 다이어그램. 협력적 소비, 크라우드 펀딩, 소셜 네트워크, 커뮤니티 조직화, 정부 데이터를 포함하는 여섯 가지 주요 영역을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출처: 나이트재단, Knight Foundation)   시민 기술의 핵심은 ‘폭넓은 참여'와 기술, 그 중에서도 ‘데이터 활용'에 있습니다. 개발자는 물론, 디자이너, 학자, 예술가, 일반 시민 등 다양한 역량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데이터를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여 사회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함께 모색합니다. 집단적으로 수집되고 활용되는 데이터는 시민 기술의 또 다른 핵심 요소입니다. 이를 통해 복잡한 가치와 다양한 사실들 속에 숨겨진 맥락을 드러내어 사회 이슈를 가시화하거나, 기존 문제의 새로운 측면을 조명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다양한 관점이 문제 해결 프로세스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하여 더욱 포괄적이고 효과적인 해결책을 도출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처럼 시민 기술은 참여를 기반으로 하되, 데이터를 활용해 더 풍부한 맥락과 관점, 그리고 기술적 수단을 확보함으로써 협력의 구조, 과정, 그리고 결과(임팩트)에 새로움을 꾀합니다.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방식으로 더 많은 참여를 유도하고, 상향식 접근으로 커뮤니티를 개선하며, 수평적인 커뮤니티 문화를 공유합니다. 데이터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객관적 근거와 양적 접근을 가능케 하며, 기술 도구를 활용한 가시적 결과물 도출로 더욱 설득력있는 변화의 내러티브와 임팩트를 만듭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시민 기술은 기술 혁신의 흐름에 발맞추어, 시민과 시민 사회의 역량을 강화하고, 활동의 다른 경로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시민 기술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갖고 컨퍼런스에 참여하던 중, 한 발표자의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대만의 시빅 해킹, 시민 기술 커뮤니티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거브제로 발표자는 시민 기술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커뮤니티를 구축하거나 돕는 것을 목표로 공개적으로 접근 가능하고, 모두와 공유하는 데이터나 상호작용하는 도구라면 시민 기술에 범주에 속할 수 있습니다.” 시민 기술의 확장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지금 활발히 진행되는 다양한 활동을 포괄하는 표현이 아닐까요.    기후 및 민주주의 위기와 시민 기술: 사례를 중심으로  올해 틱텍 컨퍼런스가 채택한 ‘기후 위기'와 ‘민주주의’ 키워드는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이며,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대표적인 이슈이기도 합니다. 컨퍼런스 기간 동안 전 세계 곳곳에서 기술과 데이터를 접근하고 있는 사례들을 한데 모아 볼 수 있었는데요. 아시아 지역은 물론, 유럽, 아프리카, 미국 등 인상적이었던 몇가지 사례를 공유합니다.  민주주의와 인권 보호 측면에서 시민 기술은 더욱 역할이 두드러집니다. SNS을 통한 협력적 방식의 대표 사례로 잘 알려져있는 케냐의 ‘우샤히디(Ushahidi)’는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 반가웠는데요. 스와힐리아어로 ‘증거'를 의미하는 우샤히디는 2008년 케냐 대통령 선거 후 벌어진 민간인 집단 학살 사건의 은폐 시도에 맞서 시민들이 직접 폭력 사건과 학살의 증거를 수집하고 지도화하는 획기적인 방식을 통해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데 크게 기여했는데요. 4만 개가 넘는 증거가 지도에 표시되며, 시민의 힘으로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추구하는 강력한 도구로서 역할했을 뿐만 아니라, 시민 기술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2008년 개발 초기의 우샤히디 플랫폼. 시민 기술이라는 개념을 알리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 사례로 현재 위기 맵핑 플랫폼을 제공하는 단체로 성장했습니다. (출처: ushahidi.com)   관련하여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서 등장한 ‘키드매핑(Kidmapping)’ 프로젝트도 주목할 만한 사례입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벌어진 심각한 인권침해 문제 중 하나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어린이 납치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입니다. 러시아 군사 훈련과 세뇌교육을 위해 강제 납치된 아이들을 다시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러시아 전역의 오픈 데이터, 소셜 네트워크, 왓츠앱 채널 등 다양한 데이터 소스를 활용하여 아이들의 행방을 추적하는 활동이 진행 중입니다. 이러한 사례는 시민들이 기술을 활용하여 권력 남용을 감시하고, 인권 침해를 막는 데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기후 위기 대응에 있어서도 기후 데이터를 활용한 직접적인 시민 활동부터 정책 제안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기후 변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가나의 Danneberg 프로젝트처럼 시민들이 직접 해양 플라스틱 오염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국가 통계기관과 공유하여 환경 정책 수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캄보디아 등 도시화의 열풍으로 삼림 지역 개발이 한창인 지역에서는 정부와 기업의 일방적인 개발 계획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원주민들의 의견과 경험을 수렴하는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의 발전은 인도주의 지원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고려되고 있습니다. 많은 인력이 소모되는 현장 업무와 분쟁 지역에서의 위험을 인공지능 챗봇을 활용하기도 하는 등 하고 있습니다. 예산 삭감과 같은 조직 운영상의 어려움이나 현장 철수와 같은 어려운 환경에 처하게 되면서 기술 활용에 대한 필요는 더욱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례를 보며 사회적 참여와 변화를 이끌어내는 도구로서 시민 기술 중요성과 효과가 입증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정부나 기존 제도가 문제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민이 직접 나서서 해결하고 변화를 만들어내는데 기술과 데이터만큼 즉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복잡다단한 사회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려면 질적 접근뿐만 아니라 데이터가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을 활용해 양적 접근을 보완함으로써 사회 문제를 읽고 진단하는 방법을 더욱 강화할 수 있습니다. 최근 시민단체 활동에서 의제 생산 과정과 사회 문제 진단에서 정량적, 과학적 접근 방법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시점에 시민사회에서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주장의 객관성을 강화하고 보이지 않는 문제를 드러내는 데 있어서, 시민 기술과 데이터 활동이 전통적인 시민운동 방식을 어떻게 보완하고 강화하는지, 어떻게 접목해볼 수 있을지 앞으로 더 생각해 볼 주제이기도 합니다.   시민 기술의 도전 과제  시민 기술의 잠재력과 효과가 입증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습니다. 디지털 인프라 및 디지털 역량 격차, 오픈 데이터 접근성, 데이터 보안, 다양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윤리적 이슈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토론과 개선, 적용이 필요한 이슈입니다. 이번 틱텍 컨퍼런스애서 언급된 시민 기술의 과제를 몇 가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디지털 격차: 시민 기술의 활용은 디지털 기기에 대한 접근성과 기술 활용 능력에 따라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점에 더해 산업화의 정도가 다른 남반구와 북반구 사이, 한 국가 안에서도 지역에 따른 기술 인프라 차이가 시민 기술 활동의 양상이나 관련 이슈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짐바브웨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줍니다. 인권 교육과 인권 침해 사례 수집에 힘쓰던 개발한 모바일 앱이 도시에서는 효과적이었지만, 농촌 지역에서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데이터를 구매할 여유도 없었던 농촌 주민들에게 모바일 앱 사용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던 것입니다.  정보 접근성: 정보 접근성은 공익을 위해 보장되어야 할 권리입니다. 하지만 많은 국가에서는 여전히 정부와 공공기관의 정보 공개가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같이 법적 기반이 마련되어 있더라도, 실제 실행은 미흡한 경우가 많습니다. 시민 기술 커뮤니티는 지속적으로 정부에 더 많은 정보 공개를 요구하며 모두와 공유할 수 있는 양질의 공공 데이터를 확보하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더 폭넓은 참여의 필요성: 참여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시민 기술에 대한 공동의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데이터 액티비즘 교육이나 자료 제작, 다양한 사례를 통한 변화의 내러티브 개발 등을 통해 시민 기술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려는 노력이 더욱 필요합니다.  안전과 보안 위협: 권위주의 정부나 독재 국가에서 권력 감시나 인권 보호, 시민 참여 확대와 관련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 종종 직접적인 위협에 직면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에서 망명한 활동가들을 돕는 Teplitsa의 경우 활동 탄압으로 인해 보안에 특히 신경을 써야합니다. 짐바브웨에서 선거 감시 도구를 개발한 활동가가 겪은 불법 구금 사례도 이러한 위험을 잘 보여줍니다.    시민 기술과 데이터가 위기의 시대에 기여하는 방법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시민 기술 자체가 정답을 제시하기보다는, 복잡한 현실을 이해하고 다양한 관점을 포용하여 공론을 활성화하는 데 기여합니다. 특히,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관점이 얽히는 상황에서 객관적인 데이터와 분석을 바탕으로 공통의 필요를 찾아내고 더욱 설득력 있는 정치적 요구를 가능하게 합니다.  가짜뉴스 확산과 사회 갈등이 첨예해지기 쉬운 시대에 시민기술은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팩트체크, 폴리스(Pol.is)나 루미오(Loomio)와 같은 참여형 토론 플랫폼 등은 정보의 투명성을 높이고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하여 입체적인 민주적 의사 결정을 가능하게 합니다. 투명성을 높이고 공공 정보에 대한 접근을 향상시키는 것도 시민 기술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입니다. 공익 데이터와 오픈 데이터 활동은 데이터에 관한 권력 구조를 해체하는 데 기여합니다. 데이터는 소규모 프로젝트부터 대규모 도시 개발 사업까지 전략과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나 데이터 그 자체가 객관적이지는 않으며, 어떤 데이터를 선택하고 활용할지, 그리고 데이터가 의도적으로 수집되거나 왜곡될 수 있음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민 기술의 다음 한 걸음을 위해  컨퍼런스에 참여한 연사들은 각자 활동 분야와 방식으로 시민 기술을 다루고 있지만, 시민 기술의 지속 가능한 변화를 위해서는 현재의 커뮤니티를 확장하고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회 전반의 이해도와 참여 확대가 가장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새로운 개념을 일반화하고 널리 통용되게 만드는 것은 쉽지 않지만, 다양한 관점에서 시민 기술을 설명하고 소개함으로써 그 맥락을 풍부하게 사고, 사례와 변화의 스토리텔링을 통해 시민 기술을 접할 수 있는 경로를 쉽게 만드는 것이 지금 당장 택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빠른 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참여의 장벽을 낮추기 위한 노력도 필요합니다. 시민들이 직접 데이터를 다루고 그 결과를 확인하며 실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올해 본격적으로 공익 데이터 사업을 진행하며, 빠띠 역시, 교육과 공익 데이터 활동, 공익 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통해 시민 기술이 개념이 아닌, 누구나 참여하고 활용할 수 있는 실제적인 도구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틱텍 컨퍼런스는 빠띠의 이러한 노력을 글로벌 시민 기술의 맥락에서 살펴보고, 커뮤니티와의 만남을 통해 시민 기술과 공익 데이터를 통한 변화의 공간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자리였습니다. “데이터와 정보를 공개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저절로 찾아오는 것은 아니며, 사람들이 모이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야 한다"는 한 연사의 말은 빠띠의 공익 데이터 활동에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데이터 공개를 넘어서 실제로 데이터에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과 방식을 함께 모색할 때, 시민 기술이 진정한 '시민의 기술'이 되는 첫 걸음을 내딛는 것 아닐까요.     글 | 박아영 빠띠 협력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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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도 R&D 예산삭감 피해사례 조사 결과와 국정조사 요구
윤석열 정부의 2024년도 R&D 예산삭감으로 인한 피해사례 조사와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 “여기서 윤석열 정부를 멈추지 못한다면, 수많은 구체적이고 심각한 피해들을 불러일으킨 자들에게 책임을 묻고 처벌하지 못한다면, R&D 예산삭감으로 피해를 입은 연구자들을 다시 불러들여 격려하고 지원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2024년 R&D 예산삭감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합니다.” 새장에 갇힌 한 마리 로빈새는 천국을 온통 분노케하며, 주인집 문 앞에 굶주림으로 쓰러진 개는 한 나라의 멸망을 예고한다.” - 윌리엄 블레이크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지부 (이하 대학원생노조)와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 (이하 ESC)는 7월 1일부터 10일까지 10일간 2024년 R&D 예산삭감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사례를 온라인으로 접수받았습니다. 온라인으로 접수된 피해사례는 대학 22건, 출연연 15건, 기업 6건으로 총 43건입니다 (자료#1). 피해는 크게 연구개발 후퇴부터 연구자가 받은 피해까지 광범위하게 나타났습니다. 연구인력의 측면에서는 기존 연구인력 계약 해지가 23.5%, 대학원생/학연생 입학 포기 및 신규 인력 채용 불가가 14%, 대학원생/학연생 인건비 삭감이 14%를 차지했습니다. 연구자들의 사기 저하와 국가 정책 불신을 지적한 분들도 9%나 있었습니다.  연구개발의 측면에서는 연구목표 및 내용 축소가 23.3%, 연구 중단/축소와 연구장비와 시설 운용 단축이 23.3%, 신규 과제 기획 중단과 과제 선정률 대폭 감소가 14%, 학회 및 논문발표 취소/축소는 11.6%가 되었습니다. 대학 소속의 한 연구자는 6년짜리 연구가 2년 남은 시점에서 '예산이 부족하니 자발적으로 사업을 중단하라'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와 같이 연구를 중단하게 되면, 이미 투입된 예산은 아무런 결과도 내지 못한 비용이 되고 맙니다. 또한 대학의 경우 "인건비 삭감" 피해가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자신이 수행하는 연구활동에 대한 인건비에 대해 제대로 된 법적 보장을 받지 못하는 대학원생들에게 학생인건비가 삭감당하는 피해가 몰린 것입니다. 특히, 사례 중에서는 연구자 부부가 나란히 피해를 입은 가슴아픈 사연도 있었습니다. 과제 연구비 80% 삭감으로 인해 계약직 연구원인 남편이 실직하자, 박사과정 대학원생인 배우자가 자녀를 비롯한 가족의 생계를 위해 학업을 미루고 아르바이트를 구할 수밖에 없었다는 소식을 학생의 지도교수가 전해왔습니다. 연구현장의 사기저하를 토로하며 정책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눈에 띄었습니다. 자신을 기초과학 분야 대학원생이라고 밝힌 한 연구자는 연구 목표를 축소하라는 압력을 받았다며, "실현가능성과 성과만을 위한 요구에 연구원들의 사기와 과학자로서의 사명감이 떨어졌다"고 밝혔습니다. 한 신진연구자는 "아직도 그 당위성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R&D 카르텔”이라고 했는데 카르텔을 잡아 처벌하기라도 했나? 왜 애꿎은 신진연구자들까지 포함되어야 하나"라며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2023년 11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언론에서 발표한 29건의 2024년 R&D 예산삭감 피해사례와 유형들을 별도로 정리해서 첨부하였습니다 (자료#2). 윤석열 대통령 경호처 경호원의 손은 카이스트 대학원생의 입을 틀어막는데 사용되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2025년도 R&D 예산 심의에서 2023년 대비 2024년 감액된 계속과제 복원을 위한 증액요구 사업은 불가하다고 각 부처에 통보했습니다. 이 모든 사건의 주인공인 윤석열 대통령과 기획재정부는 자신들의 잘못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피해도 많을 것입니다. 이미 알려진 피해만으로도 그 여파가 어디까지 갈지, 회복이 될 수는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자신들이 잘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에 피해사례를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할 생각 자체를 하지 않습니다. 자신들이 저지른 문제들을 복구하고 회복시키기 위한 어떤 조치도 기획되고 있지 않습니다. 입을 틀어막기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2023년 8월 윤석열 정부가 나눠주기식, 관행적 사업 등 비효율과 낭비요인 제거를 위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한다고 주장하면서 주요 R&D 사업 108개 3.4조원을 삭감했습니다. 비효율과 낭비요인 제거를 위한 전면적 구조조정으로 1.83조를 삭감했다고 주장했는데, 그들을 제외한 어느 누구도 2024년도 R&D 예산삭감액 1.83조에 해당하는 삭감한 사업 목록, 삭감 내역, 삭감 이유와 근거 등을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양적 확대보다는 예산 재구조화를 통한 투자 내실화를 위해 1.57조를 삭감했다고 주장했는데, 그들을 제외한 어느 누구도 2024년도 R&D 예산삭감액 1.57조에 해당하는 삭감한 사업 목록, 삭감 내역, 삭감 이유와 근거 등을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2023년도 6월 ~ 8월 두 달 사이에 2.2조 증액되어 최종적으로 2.8조가 된 글로벌 R&D 예산 사업 목록, 증액 내역, 증액 이유와 근거, 신규 사업일 경우 기획안에 대해서 어떤 정보도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지금 글로벌 R&D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지 어떤 계획으로 추진되고 있는 지 모르고 있습니다. 2024년도에 예산삭감된 대학 및 기초연구 지원 R&D 사업의 세부적인 목록과 내역, 2025년도에 대학 및 기초연구 지원 R&D 예산의 상세 사업 목록과 구체적인 규모 등은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2025년도에 증액하겠다고 발표한 첨단바이오, 나노, AI, 양자, 반도체, 전략기술 분야 사업 목록, 증액 내역, 증액 이유와 근거, 신규 사업일 경우 기획안까지, 어떤 절차를 거쳐서 누가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는 지 알 지 못하고 있습니다. R&D 예산은 윤석열 정부의 쌈짓돈이 되었습니다. 국회 과방위는 당연히 확인하고 감독해야할 R&D 예산 정보를 행정부로부터 받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윤석열 정부는 R&D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폐지해서 자기들이 쓰고 싶은 대로 막 쓰겠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윤석열 정부를 멈추지 못한다면, 수많은 구체적이고 심각한 피해들을 불러일으킨 자들에게 책임을 묻고 처벌하지 못한다면, R&D 예산삭감으로 피해를 입은 연구자들을 다시 불러들여 격려하고 지원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2024년 R&D 예산삭감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이것밖에 없습니다. 국회 과방위가 언론과 방송통신 문제에만 집중하고 있는 한 R&D 예산삭감 문제는 다루지 못할 것입니다. 반드시 2024년 R&D 예산삭감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해서 이 모든 문제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첨부파일 보기 : https://www.esckorea.org/no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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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판 글씨 못읽던 명호의 비밀… 학교가 학교다워졌다 [수업을 시작하겠습니다 14화]
방과후 수업 출석부에는 학생 8명 이름이 적혔지만, 교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정규수업과 학교 업무로 나도 많이 지친 탓이었을까. 텅 빈 교실과 주인 없는 책상을 보니 땡땡이 친 학생들에게 서운하고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공업고등학교에서 무슨 방과후 수업이냐 싶겠지만, 우리 학교도 늦은 오후부터 관련 수업을 한다.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일반고에서는 국어 수업은 인기가 높다. 서울권의 명문 대학교에 가기 위해선 고전 읽기, 심화 국어 등을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텅 빈 교실이 말해주듯, 내가 일하는 공고는 사정이 많이 다르다. 내가 맡은 방과후 국어수업은 기초학력 진단평가를 통과하지 못한 아이들이 꼭 들어야만 하는, 강제로 만들어진 수업이다. 사실 ‘방과후 수업’보다는 ‘기초학력반’이 정확한 표현이다. 상대적으로 학업성취도가 낮아 공고에 왔는데, 여기에서도 속칭 ‘나머지 공부’를 해야 하다니. 일부 짓궂은 학생들은 “띨띨이반”이라 놀리기도 한다. 자존감이 추락한 기초학력반 아이들은 어떻게든 수업을 빠지려 여러 방법을 동원하곤 한다. 7교시 내내 멀쩡하던 배를 움켜잡고 갑자기 병원에 간다거나, 집안에 제사가 있다며 수업을 빼달라고 하는 식으로 말이다. 교사들은 벌점을 부과하겠다는 엄포와 학부모 상담을 거론하며 수업 참여를 유도하지만, 기초학력반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란 언제나 어려운 일이다. 방과후 수업을 공친 다음 날, 교무실에서 한 선생님이 큰 목소리로 동료교사들을 불러 모았다. “샘들, 이거 저희 반 명호(가명)가 만든 쿠키입니더. 드셔 보이소. 진짜 맛있습니더.” 달콤하고 쌉싸름한 커피향이 더해진 쿠키 냄새가 교무실에 퍼졌다. 쿠키는 맛이 꽤 좋았다. “명호가 요리를 엄청 좋아합니더. 잘 먹었다고 수업시간에 칭찬해주면 좋아할 거라예.” 얼마 뒤 명호가 속한 반에서 수업을 하며 담임선생님의 부탁을 이행했다. 나는 교실에 들어가자마자 명호 칭찬을 시작했다. “느그 반 담임 쌤이 교무실에서 쿠키를 돌렸는데, 그거 진짜 맛있더라! 어디서 살 수 있냐고 물으니까, 명호한테 물어보라 카시더라. 명호야, 그 쿠키 어디서 살 수 있노?” 이야기의 의도를 알아차린 아이들은 큰 소리로 화답했다. “명호가 직접 만들었어요. 실력 장난 아니지요?”“샘, 명호가 매주 빵이랑 쿠키도 만들어와요. 우리 반 매주 빵 먹어요.” 명호의 얼굴이 붉어졌다. 나는 명호에게 ‘칭찬 스티커’ 네 개를 붙여줬다. 아이들의 부러운 시선이 이어졌다. 고등학생들이 이런 걸 좋아할까 싶지만, 칭찬을 많이 받아보지 못한 우리 학교 아이들은 ‘칭찬 스티커’를 정말 사랑한다. 스티커 50개를 모으면 교장 선생님이 직접 문화상품권으로 교환을 해준다. “느그들도 빵 값 내야지? 박수!” 명호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일주일 후, 다시 방과후 수업 시간이 다가왔다. ‘오늘도 아무도 없으면 어쩌나.’ 2주 연속 수업을 못하면 담당 부서에서 문책이 나올 게 뻔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교실 불은 모두 꺼져 있었고, 아무도 없었다. 다시 속이 상했다. 교실 문을 닫고 나가려는데 한쪽 구석에서 인기척이 났다. “샘, 오늘 수업 안 해요?”“명… 명호가?! 니 거(거기) 있었나? 불이라도 켜두지. 샘은 아무도 없는 줄 알았는데… 고맙데이! 명호야!” 고함에 가까운 감사 표시에 명호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나는 명호 한 명을 앉혀놓고 국어수업 2시간을 진행했다.  그 다음주 방과후 수업, 이번에도 학생은 명호 한 명이었다. 출석부에 적힌 학생 중 절반은 아예 학교에 오지 않았고, 세 명은 조퇴를 했다. 다시 명호 한 명을 상대로 2시간 수업을 진행했다. 중학교 수준 정도의 국어수업, 명호가 잘 따라와서 기분이 좋았다. “명호야, 대화의 원리 배웠제? 그중에서 관용의 격률이 뭔지 기억나나?”“관용의 격률은 내 탓으로 돌리는 거요.”“명호야, 8번의 답은?”“3번요.” 나는 잠시 수업을 멈추고 명호를 바라보았다. 까만 옷에 까만 얼굴, 머리는 며칠을 감지 않았는지 기름기가 흘렀다. 과묵하고 동글동글한 모습이 담임선생님 말대로 푸바오처럼 귀여웠다. ‘학력이 많이 부족하지 않은 것 같은데, 명호는 왜 여기 앉아 있을까? 기초학력이 부족해 이 반에 편성된 아이가 맞긴 한데….’ 어떤 영역의 학습이 부족한지 확인해봤다. 명호는 쓰기가 ‘0점’이었다. 서술형 6문제 중 4문제 이상을 풀어야 하는데, 명호는 한 문제도 풀지 못했다. 평소에 말이 없고 수업시간엔 엎드려 자는 일이 잦았지만, 명호는 읽기와 듣기는 잘 했다. 의도치 않게 1대1 수업이 된 상황, 이왕 이렇게 됐으니 명호에게 딱 맞는 공부를 가르쳐주고 싶었다. “명호야, 니 샘이랑 이야기 좀 할래?” 나는 수업을 멈추고 명호와 마주 앉았다. 명호는 어떤 질문을 해도 단답형으로 대답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했다. “명호야, 샘이 다음 시간부터 니만을 위한 국어수업을 할라 카는데, 어떤 수업을 해주꼬?”“….”“그럼 객관식으로 물어보꾸마.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문법, 문학, 맞춤법….”“맞춤법요.”“그래. 알았데이. 그럼 샘만 가지고 있는 맞춤법 문제 100개를 갖고 오께.” 표현을 잘 못하는 명호가 맞춤법을 배우고 싶다고 했으니, 나는 최선을 다해 수업 준비를 했다. 맞춤법 퀴즈도 만들고, 작은 선물도 준비했다. 아이가 원하는 수업을 해서 만족도를 높여주고 싶었다. 대신 문제만 푸는 것이 아니라 명호가 직접 설명할 기회를 줘서, 어떻게든 말을 많이 하게 하는 수업을 구상했다. 느리지만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는 명호와 나는 더 가까워지고 싶었다. “명호야, 근데 오늘 수업 마치고 뭐하노? 샘이랑 밥 무까(먹을까)?”“저 요리학원 가는데요.”“맞다. 니 요리 잘하제? 저번에 쿠키도 진짜 맛있었다. 집에서도 요리 마이(많이) 하나? 엄마가 정말 좋아하시겠다.”“엄마는 집에 5일에 한 번만 오세요. 거의 저 혼자 해무요(해먹어요).” 명호는 어머니와 둘이 원룸에서 살고 있었다. 엄마는 평일에는 서울에서 일하고 주말에만 내려온다고 했다. 엄마는 서울로 떠날 때마다 3만 원 또는 5만 원을 두고 가시는데, 명호는 그 돈으로 5일을 산다고 했다. 아침은 굶고, 점심은 학교 급식, 저녁은 사먹거나 돈이 떨어지면 라면을 먹는다고 했다. 명호의 말에 마음이 무거웠다. “자, 그라믄 다시 수업하자. 명호야, 칠판에 적힌 글자 한번 크게 읽어볼래?”“….”“명호야, 빨리 읽어야지.” 명호는 읽지 않았다. 눈을 찡그려가며 칠판의 글자를 읽기 위해 노력했지만, 읽지 못했다. “자, 그라믄 이 글자 읽어보까?” 나는 글씨를 조금 더 크게 썼다. 명호는 눈을 찡그린 채 칠판의 글씨를 보려 애썼다. 순간,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명호야… 언제부터 글자가 잘 안 보였노?”“중학교 2학년부터요.”“안경은… 왜 안 맞췄노?“ 명호는 대답하지 않았다.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듯했다. 아마 명호는 그동안 모든 수업에서 칠판의 글씨를 보지 못했을 것이다. 더욱이 TV 화면으로 나오는 PPT 자료에선 글씨가 더 작아서 전혀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명호는 시력이 많이 나빴다. 앞이 잘 보이지 않아 불편했지만, 명호는 몸이 편한 방식으로 생활을 바꿨다. 어차피 잘 안 보이니 읽는 것을 포기하는 식으로 말이다. 중학교 시절부터 찾아온 시력 저하는 명호의 눈을 찌푸리게 만들었고, 곧 학습 포기로 이어졌다. 내 둘째 아들 역시 시력이 안 좋다. 5세 무렵 영유아 검진에서 심각한 난시와 약시가 있다는 걸 알았다. 의사는 “평생 잘 보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수년간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조금 나아졌지만, 나는 좀 더 일찍 발견하지 못한 걸 자책하며 오랫동안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 명호에게 안경을 맞춰주고 싶었다. 교감 선생님, 방과후 부장님께 예산 편성을 요청했다. 다행히 학교는 예산을 마련해줬다. “잘생긴 선생님 얼굴이 그동안 흐릿하게 보있겠네! 샘이랑 내일 안경 맞추러 가제이.“ 명호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안경점에 가서 명호는 꽤 오랜 시간 눈 검사를 받았다. 안경 없이 살면서 눈을 작게 뜨는 습관이 생겼고, 이는 시력을 더 저하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명호는 여러 안경테를 써봤지만, 어떤 것이 좋다고 명확히 표현하진 않았다. 나는 “니가 제일 마음에 드는 것으로 고르라”고 제안했다. “저는 사실 저게 마음에 드는데요.” 한참을 망설이던 명호가 가리킨 안경테는 15만 원이 넘었다. 사실 명호는 처음부터 그걸로 선택을 마쳤지만, 학교 지원금이 10만 원이라서 내색하지 않았던 거다. “명호야, 개안타(괜찮다)! 샘 돈 많다! 그걸로 해라!“ 나는 한껏 허세를 부렸다. 그럼에도 명호는 다른 안경을 선택했다. 한동안 명호와 나는 실랑이를 벌였다. 괜히 미안해서 그런지 명호는 자꾸 싼 안경테를 고집했다. 결국 안경점 사장님이 나섰다. “자가(쟤가) 처음에 고른 게 아(아이)들한테 인기가 가장 많습니더. 샘이 사주시는 안경이니 공부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특별히 5만 원 할인해드리겠습니더. 마음 바뀌기 전에 얼른 들고 가이소.“ 안경을 맞추고 명호에게 얼만큼 세상이 밝아 보이느냐고 묻지 않았다. 우리는 예전처럼 1대1 방과후 수업을 이어갔다. 명호는 첫 수업을 제외하고 총 20차시에 해당되는 수업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착실히 들었다. 마지막 수업 시간에 밖에서 명호를 기다리던 친구가 교실로 들어왔다. “샘요, 명호가 국어 샘하고 약속했다고 안경 맞추고 완전 달라졌어요. 잠도 안 자고, 수업도 열심히 듣고 성적도 많이 올랐어요!” 나는 말없이 밖에서 명호를 기다려준 친구의 어깨를 두드려줬다. 세상의 어떤 사람들은 공고를 두고 “꼴등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라고 폄훼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이 험한 세상에 꼴등을 위한 학교가 있다는 것이, 그 학교에서 나머지 공부를 묵묵히 완주한 학생이 있다는 것이, 교실 밖에서 기초학력이 부족한 친구를 기다려주는 아이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싶어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명호는 1학기 마지막 국어과목 기초학력 평가에서 95점을 맞아 해당 학생 중에서 1등을 했다. 여전히 말하기와 쓰기는 어려워하지만, 예전보다 자신감도 생겼고 표정도 많이 밝아졌다. 학교가 비로소 학교다운 역할을 한 기분이다. 지한구 교사 longlong19@hanmail.net ☞ 이 콘텐츠는 진실탐사그룹 셜록과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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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바우처를 반납합니다 - 기후・에너지 운동과 주거권 운동이 만나야 하는 이유
*이 글은 피스모모의 대안언론 '더슬래시 Theslash.online' 에서도 읽으실 수 있습니다. 2023년 1월 말, 서울역 맞은편에 있는 용산구 동자동 9-15번지 쪽방 건물 앞에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곳곳에 고드름이 매달린 꽁꽁 언 건물의 얼음 계단을 위태롭게 내려오는 쪽방 주민의 사진이, 한 언론에 보도된 직후 취재 경쟁이 붙었다. 추위를 어떻게 견디는지? 난방은 어떻게 하는지? 에너지 바우처는 받는지?…. 차가운 철제 난간을 붙들고 아슬아슬하게 내려오는 쪽방 주민들에게 기자들의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당시 소위 ‘난방비 폭탄’ 이슈와 꽁꽁 언 쪽방 이미지가 맞물리면서, 에너지 빈곤층에 주목하며 에너지 바우처 확대가 필요하다는 전문가와 언론의 제안이 줄이었다. 정부와 지자체도 빈곤층에 대한 에너지비용 지원과 요금 감면 대책을 앞다투어 발표했다. 그로부터 며칠 후, 용산 대통령실 앞에 선 동자동 쪽방 주민들은 “에너지 바우처를 반납합니다”라며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에너지 비용 지원이 쪽방의 꽁꽁 언 냉기도, 여름철 폭염의 열기도 해결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대부분 개별 방에서 난방 조절이나 에너지 사용이 불가능한 쪽방의 물리적 구조와 에너지 사용에 관한 통제권이 없는 주민들에게 에너지 바우처는 무용지물과 같았다. 좁고 낡아 단열 성능이 떨어지고 부엌이나 화장실 같은 필수 설비가 없거나 부족한 쪽방의 열악함에 대해, 단열 시공과 같은 수선이나 에너지 비용 지원이 온전한 처방이 되지 못한다. 일 예로, 수년 전 쪽방에 단열재를 보강해주는 에너지효율화사업이 있었는데, 사업의 만족도에 관한 질문에 “방이 더 좁아졌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1.5평 내외의 좁은 방에 8cm 두께의 단열재를 보강했으니, 단열 체감보다 좁아진 답답함이 더 다가오는 체감이었다. 대통령실 앞에서 에너지 바우처 반납 퍼포먼스를 한 주민들은 “에너지 바우처 말고, 내놔라 공공임대!”를 외쳤다. 열악한 주거의 조건에서 더위와 추위를 피할 길은, 에너지 비용 지원이 아니라 에너지 사용을 적게 하고도 적정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적정 주거’가 답이라는 것이다. 특히, 동자동의 경우 2021년 2월 5일, 정부에서 쪽방 주민들의 주거권을 보장하는 선이주 선순환의 공공주택사업을 발표했고, 쪽방 주민들은 마을을 떠나지 않고도 이웃들 모두와 공공임대주택으로 입주하는 것을 기대했다. 그런데 서울시 시장과 대통령이 바뀌면서 공공주택사업의 첫 단계인 지구 지정조차 추진하지 않고 있다. 민간개발을 원하는 소유주들-대부분이 외지 소유주–의 편을 들고 있기 때문이다. 멈춰진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이 주민들에게 희망고문이 되어가고 있는 사이, 여름이 되자 폭염을 알리는 언론 보도의 장으로, 얼음물 등을 나눠주는 정치인과 기업의 시혜적 봉사의 장으로 오늘도 쪽방촌이 이용되고 있다.  기후위기 불평등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쪽방촌이 주목되면서, 쪽방 주민들과 ‘기후정의 행진’에 참여하기 위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이야기하는 중에 한 주민은 “지구를 망친 건, 에어컨 빵빵 틀고 큰 차 타고 다닌 사람들인데, 왜 피해는 에어컨은커녕 선풍기 놓을 공간도 없는 쪽방주민들이 당해야 하냐?”라고 되물었다. 기후위기에 대한 쪽방 주민의 물음은, 기후위기가 평등하지 않다는 현실을 명확히 지적하고 있다. 도심 내 위치한 쪽방촌은 높은 빌딩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기온이 오를수록 빌딩에서 뿜어내는 에어컨 실외기 열기가 쪽방촌을 열섬으로 뒤덮어 달군다. 단열에 취약한 구조와 빌딩에서 뿜어내는 열기로, 여름철 쪽방촌 지붕의 표면 온도는 아파트 외벽온도의 2배가 넘어 65도에 이르기도 했다. 주거불평등이 낳은 취약 거처인 쪽방은 기후불평등을 대면하면서 주민들을 이중의 위험에 내몰고 있다. 기후위기 불평등이 주거불평등과 연결되는 문제는 쪽방만의 문제가 아니다. 고시원, 옥탑, 반지하, 노후주택 등 다양한 취약 거처에서 발생하고 있다. 2년 전 8월, 우리는 반지하 폭우참사를 겪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지역적 차이가 있을 뿐 다르게 내리지 않을 텐데, 그 결과는 사회의 불평등한 구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모두에게 내린 평등한 빗물은 불평등한 구조에 따라 가장 아래로부터 차올라, 가난한 이웃들을 삶을 덮쳤다.반지하 폭우참사 이후 서울시가 내놓은 대책의 핵심은 “반지하를 없애겠다.”라는 기조하에, 재개발을 촉진하는 정책이었다. 반지하 밀집지의 역에 재개발구역 지정의 가점을 부여해 빠른 개발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피해는 반지하 세입자가 당했는데 지원은 개발이익을 원하는 소유주들과 건설사에 해주는 꼴이다.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를, 자본의 이윤 창출을 위한 수단으로 역전 시키는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기후위기와 에너지 문제에 대한 해법이, 오히려 가난한 이들을 착취하고 축출하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에 경계할 필요가 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주택 부분의 에너지 효율화를 위해 추진하는 주택 개조와 개발사업이, 집값과 전월세 가격을 높여 기후-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임대료에 대한 규제가 강한 독일 베를린시의 최근 임대료 상승의 원인 중 하나도 기후-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 한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주택의 에너지 효율화를 위해 리모델링할 경우 기존의 임대료 규제의 예외가 될 수 있었고, 이를 이용한 부동산 기업들이 낡은 주택을 사들여 대수선 후 높은 임대료를 받았다는 것이다.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를, 저들은 언제든지 이윤추구의 논리로 역전시키려 한다. 그래서 기후‘정의’가 필요하다.  기후정의와 주거정의의 핵심에 공공임대주택이 있다. 공공임대주택이 도시의 가난한 사람들과 세입자들을 주거권 관점에서도 중요하지만, 기후・에너지 관점에서도 중요하다. 지난 도시개발의 역사는 주택문제의 해법을 소유를 정점으로 제시하며 개발을 통한 공급을 부추겨 왔다. 이를 위해 부수고 짓기를 반복하며 연간 50만 호 내외로 주택을 공급해 왔지만, 공급된 주택은 다주택자들의 집을 늘렸고, 주거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켰다. 소유를 정점으로 하는 분양주택 중심의 주택공급 정책은 대규모 개발사업을 통해 주거 불평등과 기후위기, 에너지 불평등을 키웠다. 건설 부문이 차지하는 탄소배출이 높고, 고층 건물의 에너지 사용이 독점적이라는 점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며, 더 심각한 것은 도시와 농촌의 공동체를 파괴하고 착취한다는 것에 있다. 도심의 높게 솟은 마천루 빌딩과 아파트 단지 개발은 강제 철거를 통해 가난한 이들을 도심에서 내쫓고, 저렴 주택을 없애며 고급화시켰다. 한밤에도 대낮같이 밝히는 도심 빌딩 숲의 불빛은 밀양 등 농촌 지역의 수탈을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  도심 내 공공임대주택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기존 주택을 공공이 매입해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매입임대주택 정책 확대가 필요하다. 가난한 도시민들이 살고있는 도심 생활권 곳곳에 소규모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기후-젠트리피케이션에도 대응하는 주거정의 전략이고, 열효율이 낮은 기존 노후주택들을 탄소중립 공공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기후정의와 에너지정의 전략이다. 기후・에너지 운동과 주거권 운동이 만나야 하는 이유이다.   / 이원호빈곤사회연대와 한국도시연구소에서 활동하며 주거권 운동을 하고 있다. 개발과 주거권, 세입자 권리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함께 행동을 조직하는 일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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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잘 쓰는 법 (1) AI를 사람처럼 대해보세요.
이제 ChatGPT, Midjourney와 같은 생성형 AI는 많은 사람들이 일할 때 활용하는 유용하고 중요한 도구가 됐습니다. 저 역시 웹 데이터 수집 및 정리, 사회과학 연구를 위한 자료 조사 등 여러 업무에서 생성형AI를 활용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생성형AI를 사용한 경험과 잘 쓰는 방법에 대해 공유하고자 합니다. 생성형 AI도 사람이야 사람! 생성형 AI 잘 쓰는 법을 이야기하는데 왜 갑자기 ‘생성형 AI도 사람이야’라는 이야기가 나오는지 의아해하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이 문장은 생성형 AI의 작동 원리부터 시작해서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까지 전부 한 줄로 요약한, 아주 중요한 문장입니다. 생성형 AI의 작동 원리는 무엇일까요? 생성형 AI는 기존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하여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 등을 확률적으로 생성합니다(Perplexity AI). 여기서 중요한 점은 기존에 학습한 데이터의 출처가 인터넷이고, 인터넷에 있는 데이터는 사람이 지금까지 축적해 왔다는 겁니다. 우리가 생성형 AI에게 소설을 써달라고 하거나, 요리 레시피를 물어보거나, 여행 정보를 알려달라고 하거나, 특정 코드를 짜달라고 할 때 생성형 AI가 참고하는 데이터는 이전에 다른 사람들이 인터넷에 쌓아 둔 데이터입니다.  생성형 AI 잘 쓰기 = 다른 사람과 함께 일 잘하기 사람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과물을 생성하는 AI에게 작업을 맡긴다는 건, 사람과 함께 일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즉, 생성형 AI를 잘 쓰는 방법은 다른 사람들과 일을 잘하는 방법과 같습니다. 이후 ‘생성형 AI, 잘 쓰는 법’ 연재에서 하나씩 풀어 낼 프롬프트(질문)과 구체적 활용 사례들도 결과적으로 유능한 직원, 유능한 동료와의 협업 사례로 바꿔서 봐도 어색하지 않을 겁니다. 다른 사람과 같이 일을 잘 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우선, ‘본인의 일을 잘 아는 사람’입니다. 생성형AI가 발전해 감에 따라, 점점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많아지고, 그 수준도 더 높아질 겁니다. 하지만 생성형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사용자가 입력한 값(prompt)에 따라 결과물을 ‘생성’한다는 점은 변하지 않습니다. 즉,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일을 잘하려면 우선 사용자가 생성형AI를 통해 얻길 원하는 결과물 자체가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내가 이걸 왜 생성해야 하는지, 생성한 결과물을 누구에게 보여줄 것인지 등이 명확해야 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기존에 우리에게 익숙한 상황을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손님을 불러 파티에 내놓을 삼겹살 요리 레시피를 ChatGPT에게 물어봤습니다. 첫 번째 대답은 ‘맛있는 삼겹살 요리 레시피를 알려줘’라고 질문하여 생성했고, 두 번째 대답은 ‘삼겹살 요리 레시피를 알려줘. 에어프라이어를 활용하여, 손님맞이용으로 고급스럽게 요리를 내고 싶고, 저온에서 천천히 오래 조리해서 육질을 부드럽게 하는 방식의 요리였으면 좋겠어.’라고 질문하여 생성했습니다. 물론 삼겹살을 구워서 쌈장 소스에 찍어 먹어도 맛있겠지만, 에어프라이어에 고급스럽게 구워 허브와 함께 담아내는 게 파티에 내놓기에는 더 적절해 보입니다. 누구에게 내놓을 요리인지, 어떻게 조리하면 좋겠는지에 따라 대답이 크게 바뀌는 걸 쉽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생성형AI에게 입력할 프롬프트는 사람이 보고 따라 하기 쉬울수록 결과물이 좋습니다. 프롬프트 기법의 기초로 여러 논문에서 다뤄지고 있는 ‘단계별로 생각하게 하기(Chain of Thought)’, 예시 제시하기 등은 생각해보면 사람이 평소에 잘 일하기 위한 방법과도 같습니다. 우리가 PPT를 만들 때 이전 양식을 참고하는 것, 일할 때 회의하고 자료를 찾고 자료를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단계를 거치는 과정 등을 생성형AI에게 잘 질문하는 것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기초 중 하나입니다.   고마워 AI, 마무리는 내가 할게. 마지막으로, 생성형 AI가 모든 일을 다 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버려야 합니다. 저 역시 자주 하는 실수 중 하나로, 가끔 생성형AI를 사용하여 일하는 사람들은 생성형AI로 완성된 결과물을 내려고 하다가 과하게 시간을 많이 허비하곤 합니다. 생성형AI로 완벽한 결과물을 내려고 강박을 갖게 되면 때로는 생성형AI를 쓰지 않는 것보다 원하는 결과물을 얻는 데 더 많은 시간이 들 수도 있습니다. 생성형AI는 능력 있는 동료지만,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면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마무리하는 것은 여러분 자신이라는 걸 알았으면 합니다. 생성형 AI로 원하는 결과물의 50~80% 수준까지 만들고, 완성은 사람이 직접 하는 게 시간이나 완성도를 더 높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생성형 AI로 만든 컨텐츠를 사람의 손을 거쳐 완성도를 높인 사례 두 가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AI로 글을 작성한 후, 일부 문장을 제거하거나 추가하여 글을 마무리한 경우입니다. ‘사람과 인공지능의 교감, 사람과 사람의 교감만큼 깊을 수 있을까?’라는 제목으로 쓰인 이 글은 ChatGPT의 글쓰기 GPTs인 ‘Write For Me’를 활용해 글을 작성한 다음, 전체 문장의 20% 이내로 문장을 제거하거나 추가하여 완성했습니다. AI가 쓴 글에서 어색한 문장이나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만 조금 건드리기만 했더니 훨씬 더 좋은 글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다음으로 공유해 드릴 사례는 2024년 4월 11일 자 Tech잇슈 뉴스레터 ‘🦖 유튜브는 디지털 생태계를 찢어’에 삽입된 이미지 제작 과정입니다. 유튜브가 OTT, SNS등을 위협하고 있다는 내용의 칼럼에 삽입할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Tech잇슈는 ChatGPT의 이미지 생성 기능을 활용했습니다.  ‘거대한 공룡이 4개의 동네를 무참히 밟고 지나가는 모습을 귀엽게 그려줘. 가로로 긴 형태로 그려줘’, ‘지금 딱 좋은데, 폐허가 된 건물에 Netflix, NAVER, KAKAOTALK, Instagram의 간판을 그려 넣어줘’ 라는 프롬프트들을 통해 위의 이미지를 생성하고, 편집자의 손을 거쳐 아래 이미지로 완성한 것이죠. 생성형AI의 작업 결과물의 퀄리티가 아쉽다면, 사용하려는 목적에 따라 인간이 직접 마무리하여 편집하면 훨씬 더 좋은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사례였습니다.   생성형 AI, 잘 쓰는 법(2)에서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비개발자의 개발 용역 후기, 데이터 분석하기 등의 주제 중 하나를 다룰 예정인데요. 이 내용 중에서, 혹은 쓰여 있지 않더라도 관심 있는 생성형 AI 관련 컨텐츠가 있으시다면 아래 ‘평가하러 가기’에 남겨주세요. 최대한 반영하여 연재해 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본 컨텐츠는 글 작성자가 고정 필진으로 활동하고 있는 '테크잇슈' 뉴스레터에 먼저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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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저격 고소당한 유튜버 “채널 폐쇄 목적 확실” [우상의 정원 16화]
책상 위에 놓인 휴대전화가 요란스럽게 울렸다. 휴대전화 화면에는 지역번호 ‘044’로 시작하는 전화번호가 떴다. 유튜브 채널 ‘건진사이다’ 운영자 ‘조장’ 이필승(가명) 씨는 고개를 갸웃하며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건 상대는 세종남부경찰서. 전화를 받자, 담당 수사관은 “고소장이 접수됐으니 조사받으러 나오라”고 말했다. 이 씨는 “고소인이 누구인지” 물었다. 최소한 누가 고소했는지는 확인해야 했으니까. 믿기 어려운 대답이 돌아왔다. 이 씨는 다시 되물었다. “고소인이 누구라고요? 한국정책방송원이요?” 한국정책방송원(KTV)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영방송사로 ‘KTV국민방송’을 운영하고 있다. KTV는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이 씨가 제작한 영상 총 18건을 유튜브에 신고했다. 저작권을 위반했다는 이유였다. 신고에 따라 영상 대부분은 삭제 조치됐다. 이 씨는 고소인의 신분을 들은 순간 직감했다. ‘올 것이 왔구나.’ 이번엔 형사고소였다. KTV는 지난해 11월 건진사이다 운영자 이 씨를 저작권법 위반으로 형사고소했다. 최초였다. KTV가 저작권법 위반으로 민간인을 형사고소한 것은 2007년 설립 이래 처음. KTV가 왜 직접 형사고소까지 나섰을까. 이 씨는 특별한 이유가 따로 있다고 생각했다. “대통령 배우자가 때로는 윤석열 대통령보다 더 화제성이 있고, 논란의 중심에 서 있지 않습니까. 대통령 배우자가 (제가 만드는 영상을) 민감하게 생각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씨의 지적대로, KTV가 신고한 이 씨 영상은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모두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와 관련된 영상이라는 것. KTV의 신고로 삭제된 일부 영상의 제목(일시)을 보자. <차마 끝까지 보기 힘든 김건희 방사능급 발암 가식 웃음>(2023.07.18)<양평테마곡 “사기를 쳤다”>(2023.07.26)<김건희 활동 재개하자마자 대형사고! 여..여사님>(2023.07.28)<김건희 리투아니아 도착하자마자 맹활약! 턱건희 떳다>(2023.07.28)<김건희 과거 조는 모습들>(2023.08.20)<삐삐머리로 전향한 김건희, 간만에 등장… 그런데…>(2023.08.26) 모두 김건희 씨와 관련된 내용을 주로 다루고 있다. 대통령 배우자의 공적 활동 영상을 활용해 풍자 영상을 만들었던 것. 대체로 2분 미만의 영상을 만들었다. 심지어 대통령실에서 직접 홍보하고 있는 자료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공식 유튜브 채널인 ‘윤석열’에선 대통령의 국정 활동을 홍보하는 영상을 올려놓는데, 이 씨는 원본 영상에서 일부만 발췌해 활용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영상 및 사진 뉴스’에 게시돼 있는 자료와도 겹친다. “대통령 내외의 행사 모습을 정부의 저작물이라고 인지하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KTV 채널에만 나오는 영상도 아니고, YTN, 연합뉴스, JTBC 등 뉴스에서 똑같이 보도되는 현장이니 저작물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전체를 다 갖다가 쓴 게 아니라 일부를 부분적으로 발췌해서 재해석한 겁니다.” KTV의 이번 형사고소를 대리한 법률대리인은 최지우 변호사(법무법인 자유)다. 최 변호사는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 출신으로, 김건희 씨가 연루된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 등을 대리하고 있다. 최 변호사는 김건희 씨를 대신해 입장문을 내고 언론사와 인터뷰를 진행해 ‘김건희 변호사’로 통한다. 최근 검찰이 대통령 부속청사에서 김건희 씨를 출장 조사한 일로 불거진 ‘황제 조사’ 논란 때도, 최 변호사가 김건희 씨를 대신해 입장문을 발표했다. 경찰 조사에 앞서, 이 씨는 정보공개를 통해 고소장을 받아냈다. 하지만 알 수 있는 정보는 극히 일부였다. 첫 페이지에 쓰여 있는 고소인과 고소인의 법률대리인 정보는 모두 가려져 있었다. 고소장 여백에 쓰인 법률사무소 이름만 공개돼 있었다. 고소장 전체 15쪽 중 12쪽은 아예 생략된 채 전달됐다. 심지어 영상 제목에 쓴 대통령 배우자 이름마저 다 가려졌다. “이번 사건은 사인 간의 다툼이 아니라 정부와 개인 사이에서 벌어진 문제이지 않습니까. 개인과 공공기관의 ‘저작재산권’ 중에 무엇이 더 우선돼야 하겠습니까.” 이 씨는 지난 1월 피의자 신분으로 수서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그는 그제서야 세부 내용을 알게 됐다. KTV가 문제로 삼은 영상은 총 16건. 지난해 6월부터 11월 사이 제작된 일반 동영상 및 숏츠에서 김건희 씨가 등장하는 영상들이었다. “유튜브 매체 특성상 휘발성이 짙지 않습니까. 빠르게 넘어가는 영상을 갖고 저작권법을 적용한 다음에 ‘너 몇 초 동안 위반했어’ 이렇게 따지는 것 자체가, 법적인 걸 떠나서 행정력 낭비라고 느껴지는 거죠. (변화한)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어리석은 정부입니다.” 이 씨는 KTV의 목적이 다른 곳에 있다고 생각한다. 건진사이다 채널은 지난해 8월 KTV의 연속 신고로 인해 3주 동안 채널이 정지된 적 있다. 신고당한 영상은 모두 삭제 조치됐다. “KTV가 유튜브 규정을 악용해 채널 건진사이다를 폐쇄시키려고 한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굳이 4회에 걸쳐 영상을 신고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첫 번째 신고(8월 25일)에서는 영상을 3개만, 두 번째 신고(8월 30일)에서는 ‘3회’에 걸쳐 5개씩 총 15개를 신고했습니다. 한 번에 신고할 수도 있는데, 굳이 3회에 나눠서 신고한 것부터가 의도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유튜브 커뮤니티 가이드에 따르면, 저작권 침해 등으로 위반 신고를 당한 횟수가 90일 동안 3회 이상 누적되면, 채널은 영구적으로 폐쇄될 수 있다. KTV는 형사고소 이후에도 신고를 멈추지 않았다. 지난 2월경 건진사이다 영상 1건을 유튜브에 추가 신고해 삭제 조치했다. 이 씨는 지난해 9월 KTV 관계자 4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고소했다. 건진사이다 채널을 폐쇄하려는 목적을 갖고 여러 차례에 걸쳐 유튜브에 신고한다는 것. 하지만 경찰은 KTV 관계자들을 검찰로 넘기지 않고 사건을 종결 처리해버렸다. KTV의 신고 남발은 이 씨만 겪은 일이 아니다. 실제 KTV는 개인 유튜버들을 저작권 위반으로 유튜브에 꾸준히 신고해왔다. 양문석 의원실(더불어민주당, 안산시갑) 자료에 따르면, KTV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약 1년 동안 개인 유튜버를 대상으로 삭제 신고한 영상만 총 47건이다. 이중 약 80%인 38건이 모두 김건희 씨와 관련된 영상. 나머지 9건이 윤석열 대통령 관련 영상이었다. KTV가 신고한 영상 대부분은 삭제 조치됐다. 그렇다면 KTV가 제작한 영부인 김건희 영상을 사용한 모든 유튜버들이 제재를 받았을까? 단적으로 살펴보면, 영부인 김건희 팬클럽 운영진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삼삼오오’는 예외였다. KTV는 ‘삼삼오오’가 무단으로 저작물을 사용한 부분에 대해서는 유튜브 신고 등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KTV는 “저작권 및 공공저작물 관련 법령에 근거하여 관련 법령을 위반한 경우에만 그 심각성을 고려해 제재 조치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윤홍기 오픈넷 연구원은 KTV의 민간인 형사고소 사건을 두고 이렇게 분석했다. “당사자인 김건희 여사가 아니라, 영상 제작자인 KTV가 나서서 저작권법으로 고소를 한 상황이지 않습니까. 이들에겐 피고소인들이 유죄가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가 중요한 게 아닌 걸로 보입니다. 형사고소가 들어가면, 수사기관에서 알아서 수사를 할 테고 영장 청구 등 강제 수사도 진행될 수도 있으니까요. 피고소인들에게 위축 효과가 생기지 않을지 우려됩니다.” 셜록은 KTV에 반론을 요청했다. KTV는 지난 22일 이번 민간인 형사고소 건에 대해서 “KTV의 저작물을 무단사용 외에 개·변조 정도가 심하고 악의적이라 저작재산권, 저작인격권 침해, 저작물의 공정 이용 위반 등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면서 “저작권법을 위반할 경우 민간인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형사고소 등 법적 조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형사고소를 취하할 의사가 있는지” 물었지만, “향후 수사 과정, 기소 등 법률적 진행 상황을 살펴보면서 검토하겠다”는 형식적인 답변만 돌아왔다. 수서경찰서는 피의자 조사 일주일 만에 이 씨를 검찰로 송치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지난 1월 보완 수사를 명령하며 사건을 다시 경찰로 이송시켰다. 수서경찰서는 6월 14일 이 씨를 검찰로 재송치했다. “경찰 조사받고 사건이 빛의 속도로 넘어가더라고요. 조금 의아하긴 했습니다. (…) 검찰로 사건이 넘어간 지 한 달 정도 됐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장담을 못하겠습니다. 검찰이 (피의자가) 유튜버들이니까 괘씸하게 보고, ‘범죄 혐의가 악의적이고 재범의 우려가 있다’면서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가족들 생각하면 걱정이 안 될 수 없습니다.” KTV 홈페이지에는 이런 방침이 안내돼 있다. “KTV의 공공저작물은 모든 국민이 자유롭게 활용하도록 확대 개방하겠습니다.”(고객 서비스 이행표준) 실제 공공저작물의 경우 누구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저작권법에도 이미 명시돼 있는 권리다. 저작권법 제24조의2(공공저작물의 자유이용)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업무상 만든 저작물일 경우 허락 없이 이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28조에서도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ㆍ비평ㆍ교육ㆍ연구 등을 위하여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이를 인용할 수 있다”고 명시해놓았다.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는 “한국정책방송원(KTV)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으로 공공기관으로 볼 수 있고, 이에 따라 KTV에서 송출하는 영상은 공공저작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 변호사는 “건진사이다의 풍자 영상은 KTV가 직접 만든 영상이라는 오인(‘동일성유지권’ 침해)을 불러일으킨 게 아니라서 저작인격권 침해로도 보기 어렵다”면서 “개인이 만든 패러디, 풍자물에 대해 국가기관이 형사고소까지 제기한 건 정치적인 압박 목적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양문석 의원은 ‘KTV 총선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양문석 의원실은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KTV의 윤석열 대통령 부부 관련 유튜브 영상 삭제 요청은 윤석열 대선캠프 출신인 하종대 원장 취임 후 2023년 내내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3년부터 총선 직전까지 김건희 여사 관련 영상 38여 건을 포함해 총 55건의 삭제 요청과 2건의 형사 고소가 있었으나, 총선 이후에는 삭제 요청이 단 한 건도 없었다”면서 “이런 점에서 선거 개입을 위한 부정적 여론 차단 즉 여론조작 시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 이후 KTV가 형사고소 한 민간인은 또 있다. 가수 백자다. 이 씨에 이은 두 번째 사례. 그의 이야기는 다음 화에서 이어진다. 김보경 기자 573dofvm@sherlockpress.com ☞ 이 콘텐츠는 진실탐사그룹 셜록과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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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11의 목소리] 이대로면 마루노동자는 사라집니다
이대로면 마루노동자는 사라집니다 (2024-07-29) 유희원 | 여성 마루노동자 본드를 바르고 마루를 시공하고 있다. 필자 제공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40대 여성 마루 노동자입니다. 남편의 연이은 사업 실패로 빚이 생겨, 일한 만큼 벌 수 있고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다는 마루 시공을 배워 남편과 함께 일하게 됐습니다. 마루 노동자의 임금은 일당이 아닌 평떼기(작업량만큼 받는 수수료)이기 때문에 부부가 함께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겨레 ‘오늘의 스페셜’ 연재 구독하기) 마루 시공을 한 지는 6년, 보양 작업까지 치면 한 10년 됐습니다. 보양은 시공한 마루가 상하지 않게 종이로 덮는 작업입니다. 실내 공사 중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는 게 마루와 도배입니다. 도배와 달리 마루는 건설업 127개 직종 중 직종 코드도 학원도 없고, 현장을 따라다니며 배워야 합니다. 재단하고, 문틀을 자르고, 게링(바닥 평탄화 작업), 스킬(집 모양대로 자르는 작업) 등 전 과정을 배우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기계를 쓰는 힘든 일은 남편이 하고, 저는 각도기로 자르고, 망치로 마루를 끼우는 일 등을 합니다. 시간이 지나 일이 손에 익으니 조금씩 돈도 벌게 됐으나, 갈수록 현장의 열악한 상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특히 여성 노동자에게 불편한 것은 화장실입니다. 작업자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고 불결하기 짝이 없습니다. 손을 씻을 곳도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생리 때는 출근을 못 하기도 합니다. 그나마 한국마루노동조합이 생겨 화장실 문제 개선을 요구해 예전보다 나아졌다곤 하지만, 현장마다 상황은 천차만별입니다. 얼마 전에 간 현장에서는 건설사 직원이 “화장실이 미흡해 작업하는 세대에 똥이 많이 있을 것”이라며 “감안하고 일하라”고 했습니다. 건설사는 노동자들이 사용할 화장실을 작업자 수에 따라 적정하게 설치하고, 현장 노동자의 최소한의 인권을 생각해주면 좋겠습니다. 광고 마루를 시공하려면 바닥에 아무것도 없어야 하는데, 앞 공정에서 버리고 간 각종 쓰레기와 싸놓은 똥까지 있습니다. 청소 인부를 보내달라고 관리자에게 부탁하지만 안 오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마루 노동자는 일한 만큼 임금을 받기 때문에 시간이 금입니다. 마냥 기다릴 수 없어 남편과 함께 오물을 치우고 일을 시작합니다. 바닥을 스크래퍼(바닥 제거 공구)로 긁어내고 빗자루로 쓸어 박스에 담습니다. 청소를 해놨는데 다른 공정이 들어와서 더럽혀놓으면 또다시 청소를 해야 합니다. 무보수 노동을 2배로 하는 셈이죠. 방진마스크도 회사에서 지급하지 않아 직접 사서 써야 합니다. 점심은 편의점에서 도시락이나 간식을 사 와 현장에서 먹는데 햇빛 사이로 먼지가 뿌옇게 날립니다. 온종일 미세먼지에 노출돼 있으니, 나중에 치매나 폐암이 오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겨울에는 옷으로 꽁꽁 싸매고 있어 그나마 괜찮지만, 여름에는 땀에 먼지가 섞여 피부병에 시달립니다. 잘 때마다 피가 날 정도로 긁습니다. 마루를 시공하려면 본드와 경화제를 통에 붓고 잘 섞어 헤라(본드 바르는 도구)로 바릅니다. 냄새가 지독합니다.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고 본드 작업을 해야 하는데, 비 오는 날은 창문을 닫고 작업하라고 하니 어지러울 때도 많습니다. 표지에는 친환경이라고 적혀 있지만 정말 건강에 문제가 없을지 걱정됩니다. 여성 노동자 중에는 손가락이 휘거나 방아쇠 증후군으로 수술까지 하신 분도 계십니다. 이런 열악한 환경과 낮은 임금, 장시간 노동 탓에 젊은 사람들은 마루 시공을 배우려 하지 않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도 적정 임금과 분업화가 되어 있는 타일을 배우려 하지, 마루 일은 하지 않으려 합니다. 건설 노동자에게 퇴직금을 주기 위한 퇴직공제금 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현장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남편과 똑같이 출근한 저의 퇴직공제금을 확인해 보니 남편의 3분의 1도 안 되더군요. 싸우지 않으면 퇴직공제금 적립을 못 받는 이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마루 시공자는 근로자입니다. 평떼기라는 임금 구조와 작업 기간이 한달밖에 안 된다는 이유로 종속성이 떨어진다며, 고용노동부는 마루 시공자를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근로계약서도 작성하고 4대 보험도 가입하고 퇴직공제금도 적립되고 있는데 왜 마루 시공자를 근로기준법에서 제외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숙련된 작업자들은 골병들어 하나둘 현장에서 떠나고 있습니다. 평균 연령 55살인 이들이 사라지면 과연 누가 마루를 시공할 수 있을까요? 마루 시공자가 기능공으로 인정받아 법의 보호를 받으며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노회찬재단  후원하기 '6411의 목소리'는 한겨레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캠페인즈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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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진뉴스 다시보자] 📰 저 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
꺼진뉴스 다시보자 vol. 9 세상이 동지를 빼앗아가고, 탄광이 남편을 삼켜도 꿋꿋이 살아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삶을 가만히 보고 있자면 인생을 정성스럽게 살아간다는 게 무엇인지, 아주 조금은 알 것 같은데요. 그러나 주위를 둘러보면 세상은 오만함으로 가득 차 있는 것만 같습니다. 일정 나이가 지나면 면허를 뺏어야 한다는 주장은 얼마나 오만한가, 태어난 날짜와 시간을 계산해 네 인생의 길이 정해져있다고 판단하는 건 얼마나 가혹한가. 타인을 판단하고 재단하기 전에, 타인에게 정성을 다해봐야겠다고 다짐하는 월요일입니다. 이번 주도 함께해 주시는 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1 인터뷰: 이진순의 열림, 김민기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말 가운데 하나 바꾸고 싶은 게 있어. ‘쉼표’라는 말인데, (중략) 근데 이게 쉼표가 아니라 ‘숨표’라고. (중략) 쉬는 게 아니고 전체를 살리기 위한 숨표! 마이너리티(소수자)라고 보는데 마이너리티가 아니고. 복지가 그냥 퍼주는 게 아니란 얘기. 아, 근데 말이 길다. 내가 취했네.”✍🏻 이진순 재단법인 와글 이사장, <한겨레> 지난 21일 세상을 떠난 故 김민기(1951~2024) 씨는 거인입니다. 가사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와 극단 ‘학전’이 한국 사회와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음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동시에 본인은 그렇게 불리기를 굉장히 꺼렸던 인물이었습니다. 얼마 전 <SBS>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에 나오듯, 그는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다른 존재를 물심양면 돕는 ‘뒷것’을 자처했고 실천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언론 인터뷰도 그는 드물게 했습니다. 이 인터뷰는 그가 2015년 이진순 현 재단법인 와글 이사장과 진행한 인터뷰로 <한겨레>에 2편에 걸쳐 실렸습니다. 그가 걸어 온 큼지막한 행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면서도, 그의 행동과 말을 정제하지 않고 전달하면서 인간 김민기를 드러냅니다. 그는 인터뷰를 앞두고 긴장해 막걸리를 사와 같이 마시고, 턱을 괴거나 부끄러워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비록 우리 세대와 멀어 보이지만, 꼭 알아야 할 김민기라는 인물을 잘 알려주는 귀한 인터뷰여서 일독을 권합니다. 두 번째 편은 여기서 보시면 됩니다. 뉴스 보러 가기 🔥 #2 기획 ㆍ 지역: 광부엄마 산업전사는 남성의 얼굴을 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화를 이끈 탄광 뒤편에는 열악한 환경과 혹독한 노동 강도를 감수하면서 석탄과 잡석을 가려낸 선탄부의 희생이 있었다. 남씨와 최씨는 "지금 생각하면 다시는 그렇게 못 살 것 같지만 그 덕에 이만큼이라도 자식들을 키워낼 수 있었다”며 “탄광 속 여자들을, 엄마들을 기억해 달라”고 웃어 보였다.✍🏻 최기영 신세희 김오미 김태훈 최두원 기자, <강원일보>  탄광에 여자 광부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깊은 지하에서 캐낸 석탄 중 잡석을 골라내는 일을 지금껏 여성 광부가 해왔답니다. 강원일보는 2개월간 심층 취재를 거쳐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가는 그림자 노동을 길어 올렸습니다. 광업소의 유일한 여성 노동자인 ‘선탄부’는 광부이자 엄마, 아내였고 산업재해의 피해자였습니다. 기사는 선탄부의 삶을 추적하며 석탄산업의 역사, 폐광지의 아픔과 모순을 돌아봅니다. 담담히 그 시절을 회고하는 인터뷰에 내리던 스크롤을 잠시 멈추게 됩니다. 선탄부 대부분이 광산 사고로 남편을 잃은 여성들이었어요. 아이들의 주린 배가 두려워 남편을 삼킨 광산에 다시 들어갈 수밖에 없었죠. 상처 많은 삶이었지만 고통이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탄광 산업을 지탱했다는 자부심, 아이를 키워냈다는 보람이 있었죠. 그 끝이 병든 몸과 수북하게 쌓은 약봉지여도, 광부 엄마는 오늘도 용감하게 일어섭니다. 산업 재해 인정을 위해 동료의 손을 잡고 근로복지공단으로 향해요. 독자님과 여성 광부의 삶을 기억하고, 뒤늦은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뉴스 보러 가기 🔥 #3 오피니언: '방 안의 코끼리' 된 고령자 운전, 면허 반납만이 능사인가 "한국에서는 이미 존재했던 문제를 외면하다 사건이 생기고 나서야 관심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 그럴 때 갑작스러운 반동의 모멘텀이 작동해 급조된 해결책을 내놨다가 상황을 오히려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의사, <조선일보> 7월 초, 시청역 추돌 사고 이후 고령 운전자와 관련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여론은 일정 연령이 지나면 면허를 반납해야 한다는 식으로 흘러갔지만, 칼럼은 이를 ‘에이지즘(나이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는 현상)’이라고 지적합니다. 대신, 운전자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운전 능력 평가나 해외에서 도입하는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을 제안하는데요. 급하게 과제를 제출하거나 부랴부랴 보고서를 제출해 본 경험, 다들 있으실 거예요. 그런 경험은 우리에게 닥친 상황을 면피하게 해주지만, 면피가 습관이 되어 더 큰 눈덩이로 돌아오는 경험 또한 우리 모두에게 있을 겁니다. 배가 침몰하면 해경 해체로, 압사로 사람들이 죽으면 행사 폐지로. 바로 이런 것들이 정희원 교수가 말하는 ‘급조된 해결책’이겠죠. 더 나은 해결법을 위해 논의하는 시간이 꼭 필요해 보입니다. 뉴스 보러 가기 🔥 #4 문화: 곧 잘릴 사주네요 부적 20만원입니다 "고민을 털어놓을 창구, 덕담 들을 기회 정도로 활용한다면 사주는 제 효용을 다할 수 있다… 그러나 수천 년에 걸쳐, 앞일을 점치는 술수는 대부분 무위로 돌아갔다." ✍🏻 이상원 기자, <시사IN> 사주 좋아하시나요? 그 전에, 사주를 믿으시나요? 저는 사주에 돈깨나 쓴 ‘과몰입러’라고 할 수 있습니다. MBTI로 자기소개를 하는 것처럼 제 소개를 해보자면, 병자년에 태어난 병화일주의 사람입니다. 사주를 봐주는 사람에 따라 누군가는 제 일주를 ‘촛불’이라고 하기도 하고, ‘태양’이라고 하기도 하더군요. 사주의 어플화 덕분일까요. 사주는 더 이상 고리타분한 어떤 학문이 아닌, 힙한 통계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듯합니다. 막 친해지기 시작한 친구가 알아가보자며 어플을 켜 사주를 봐주기도 하고 이런 현상을 반영한듯 최근 사주를 소재로 한 연애 예능도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시사IN> 기사는 사주명리학의 열풍 현상을 소개하며 ‘사주를 과장하여 잇속을 챙기는 일탈’을 경계해야 한다고 짚어줍니다. 가볍게 기분전환을 위해 읽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뉴스 보러 가기 🔥 에디터가 남긴 편지    여러분은 현재 한국 기성 언론이 권력의 애완견이라 생각하시나요? 2주 전 토요일 저녁, <MBC>의 ‘손석희의 질문들’에서 유시민 작가와 김희원 한국일보 기자가 나와 “유튜브가 미디어 세계를 어떻게 바꿨는가”란 주제로 치열하게 토론했습니다. 언론에 관한 여러 쟁점이 나왔는데 제 눈길을 끄는 건 함정취재에 관한 부분이었어요. 유시민 작가는 기성 언론이 김건희 여사의 ‘디올 백 청탁 수수 논란’을 보도하지 않은 것을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주류 언론이 하지 못한 것을 유튜브 언론이 해냈다”라며 유튜브 언론을 칭송했습니다. 저는 유 작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원칙 없는 ‘사이다성’ 보도를 칭송하는 현상이 위험하다고 느꼈습니다. 저널리즘에는 원칙과 목적이 존재합니다. 거칠게 말하면 민주주의와 시민을 위해 정보 불평등성을 없애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원칙을 중심으로 저널리즘 윤리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윤리란 건 법처럼 딱 칼로 자를 수 없어 상황마다 유동적이긴 합니다. 다만 이 윤리를 지키는 일이 저널리즘 원칙에 가까이 갈 수 있는 방법이고, 기사의 품질을 담보하는 수단이 되는 것이죠. 문제가 된 <서울의 소리>의 김건희 여사 잠입취재는 비윤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잠입취재는 기자가 신분을 숨기고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사안을 보도하는 행위입니다. <뉴스타파>의 “쿠팡 잠입취재”, <한겨레>의 “대한민국 요양보고서”가 대표적입니다. 그 전신 격인 <한겨레>의 “노동OTL”을 쓴 안수찬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교수는 <미디어오늘>에 기고한 칼럼에서 잠입취재 가이드라인을 설명합니다. ▲중대한 공익에 관한 결정적 증거인가 ▲다른 취재 방법을 시도한 뒤 마지막에 시도한 것인가 등입니다. 이 가이드라인에 비추어 보았을 때, <서울의 소리> 잠입취재는 정당한 것이었을까요? 영부인의 국정농단 실마리라는 측면에서 중대한 공익에 관한 증거는 맞습니다. 하지만 해당 영상이 결정적인 근거라고 할 수 없고, 다른 방법을 모두 시도한 뒤 마지막에 시도한 것이 아니라는 측면에서 비윤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유튜브 생태계에서 시선을 끌기 위한 ‘사이다’ 용 보도에 가깝다고도 할 수 있죠. 물론 유시민 작가를 필두로 한 여러 독자의 기성 언론을 향한 실망은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실제로 정파적 보도를 일삼는 언론사들도 많고요. 그러나 그 안에서도 어떤 기자들은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전하려, 권력의 이면을 파헤치려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무관심은 상황을 악화할 뿐입니다. 시민들의 지지를 잃는다면 좋은 언론은 수입이 끊기고, 권력과 강하게 밀착한 일부 언론만이 살아남아 더 안 좋은 환경을 만들겠죠. 폴라리스는 지금까지 한국 언론의 좋은 기사들을 찾아 소개했습니다. 앞으로도 노력할 테니, 관심을 두고 지켜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2024. 7. 29.  에디터 선심 🔆 드림 만든 사람들: 보라🍇, 해안🌊, 반달🌙, 선심🔆 답장하기 폴라리스 구독하기 지난 폴라리스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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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재단 카프 KAF 2025 작가 공모, 어떻게 이루어지나(7/31마감)
'그림으로 세상을 따뜻하게’ 라는 신념으로 한국 화가들을 지원하고 초등학교 작은미술관 사업 등을 하는  한국미술재단 카프 KAF를 다시 찾았다.  미술과 여백을 나누는 배움 <한국미술재단(KAF)>으로 작년에는 초등학교 작은 미술관 설치를 찾아가 보았다면, 이번에는 작가 공모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 과정은 어떠하고 작가들의 반응은 어떤지 직접 알기 위해서였다.  교대 근처, 허름해 보일 수도 있는 가구가게 위 2층 조촐한 전시장은 미술계의 커다란 나무를 키우는 심장이 되고 있다. 카프에서는 한국 국내 작가들을 엄선하여 평생 지원하며, 전시회, 세계 여행, 초등학교 작은미술관, 작가들과 아이들이 만나는 수업 등 크고 작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카프 소속 작가를 뽑는 과정은 어떠하고, 카프가 지원하는 소속작가들은 어떠한 감회를 가지고 있을까. 먼저 카프 소속작가인 최윤희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카프 소속작가로서 어떻게 변모하고 발전했는지를 소회를 들어 보았다. 이어  황의록 이사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카프에서 소속작가를 선별하는 엄격한 심사 기준과 과정을 살펴보았다.   Q. 백아인 캠페이너 (이하 동일) : 안녕하세요, 최윤희 작가님, 늘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계신 것 같아요. 이번 전시회 작품들은 시원시원하면서도 아기자기하기도 한데, 작품에 대해 직접 소개를 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최윤희 작가 (이하 동일) : 저는 마인드맵으로 오랫동안 작업을 했어요. 마인드맵은 나를 알아가는 과정의 이야기를 그리는 건데, 저는 아크릴과 천을 사용해서 작품을 하고 있거든요. 처음에는 어린시절을 통해서 이야기를 끌어냈고, 다음에는 여행을 통해서 이야기가 걸어나오게 했죠. 한국미술재단에서 세계여행을 떠나잖아요? 세계여행을 통해 나를 알아가는 과정, 날씨를 통해서 나를 알아가는 과정의 이야기를 그려냈어요. 이번에는 한국 고유의 색인 색동을 통해서 저의 이야기를 풀어냈죠.  Q. 소속 작가로서 장점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A. 1년에 한번 카프 지원으로 세계 여행을 하는데요, 여행이 작가들에게 영감을 줘요. 실제로 작업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죠. 저도 작업이 많이 변했고요. 두 번째는 여기서 작가가 커나가면서 넓은 곳으로 나아가게 해 주는 것. 소속 작가 분들이 많이 그렇게 활동하고 있고요. 세 번째는 작은 미술관을 하면서 아이들한테 꿈도 심어주고, 작가들이 가서 수업도 하는 기회가 참 좋아요. 그게 카프의 매력이죠.  Q. 저도 작가들 스무 명 가량이 함께 세계여행을 간다고 해서 깜짝 놀랐어요. 아프리카 전시회 때 아프리카 여행 후 작가들의 작품들도 놀라웠고요. 올해는 동유럽 쪽을 다녀왔다고 들었어요. 최윤희 작가님이 보시기에 카프의 장점 중에서도 가장 좋은 점을 꼽자면 어떤 게 있을까요?  A. 다 좋은데. (웃음) 두 가지 뽑으면 안 될까요? 세계여행과 작은 미술관 수업하는 것. 이것이 카프의 가장 큰 매력이겠죠. 세계여행은 도움이 되리란 걸 알았지만, 작은미술관 수업에 대해서는 저희 작가들도 잘 몰랐거든요. 어떻게 형성이 되고 어떻게 수업을 해야 할지, 또 파급 효과가 얼마나 될지 예상하기 어려웠죠. 그런데 이제 60개 학교가 넘어가고, 작가들이 직접 찾아가서 아이들과 미술 수업을 해 보니까 얼마나 좋은지 실감하게 돼요. 아이들이 그림을 사랑하는 마음이 보이니까요. 아이들은 순수하게 그림을 보는 데 깜짝 놀랄 때가 많아요. Q. 저도 아이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화가분들께 직접 수업을 듣는 진기한 경험이 궁금하네요. 또 화가 분들은 그 수업을 어떻게 기억할까 궁금하기도 하고요. 최윤희 작가님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하나 소개해 주세요.  A. 하나 기억에 남는 게, 작품 중에 제가 모로코 스페인 갔을 때 영감을 받은 작품이 있었는데, 사각형 안에 모로코의 풍경을 집어넣었어요. 아이들이 그림을 보더니 저 큐빅 안에 모로코 풍경이 다 담겨 있대요. 그러면서 문을 열고 들어가는 걸 이야기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깜짝 놀랐어요. 작가가 의도한 것을 알아차릴 수도 있지만 못 알아차릴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그걸 딱 알아차려서 놀랐어요.  Q.최윤희 작가님은 한국미술재단을 어떤 계기로 알고 신청하셨나요? A. 제가 수원 레지던시에 있을 때, 카프 소속 작가 분을 알게 되었어요. 이탈리아 여행을 간다고 얘기를 해서 저도 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 다음 여행지가 모로코 스페인이라는 거예요. 원래 저는 여행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제가 꼭 여기를 가야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왜 그 장소가 나를 부르는 느낌 있잖아요. (웃음) 그래서 신청서에 꼭 가야 하는 이유와 작품들을 냈는데, 그게 됐어요. 됐다고 연락이 왔는데 너무 기쁜 거예요. 그때는 소속 작가가 아니라서 자비로 여행을 갔죠. 그러고는 2020년도에 공모신청을 하고 블라인드 심사를 해서  뽑힌 거예요. 그러고 나서도 2년간 카프에서 전시를 통해 심사를 하거든요. 그때까지는 공모작가고, 2년 동안의 심사를 거친 뒤에야 진짜 소속 작가가 되죠. 심사 자체가 굉장히 엄격해요. 게다가 다 신작으로만 전시해야 하거든요. 진짜 열심히 해야 해요. Q. 소속작가가 된 전후의 변화를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A. 그 전에는 제가 가진 성격 자체가 딱딱했죠. 작품이 작가를 닮아가니까요. 그런데 여행을 통해서 조금씩 부드러워지고, 그런 과정이 작품으로 나타나는 거죠. 아무래도 낯선 여행지에서 작가들과 20일을 같이 밥을 먹고 이야기를 하다보면 교류가 많아요. 소속작가가 된 후 전시는 1년에 4, 5개전을 하는데, 단체전도 있고, 생애 첫 그림전도 있고, 연말에 하는 송년회전시도 있는데, 각자 개인전을 하든 2인전, 3인전을 하든 해야 하는 거죠. 소속작가니까.  Q. 그럼 쉼없이 계속 작품을 낳아야 하는군요.  A. 그게 제일 힘든 거죠. 그렇게 하니까 작품이 많이 나와요. 여긴 열심히 해야 해요. 살아남아야 하니까. 양적으로 질적으로 하는 거죠. 그게 카프가 작가들에게 바라는 것 중 하나겠죠. Q. 최윤희 작가님, 인터뷰에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카프가 얼마나 작가들에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었어요. 게다가 인터뷰 내내 환한 미소를 띄며 이야기하셔서 카프 소속 작가란 행복한 작가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귀한 이야기 감사합니다.  A. 저도 원래 굉장히 떠는 편인데, 편안하게 해 주셔서 또 워낙 알리고 싶은 재단이다 보니 절로 말이 나왔던 거 같아요. 감사합니다.  “한국미술재단은 그림 한 점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신념 아래 그림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좀 더 따뜻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비영리 공익법인입니다.”  - 한국미술재단 | ArtVerseKAF | 이어 한국미술재단의 황의록 이사장과 함께, 작가 공모 및 그 심사 과정을 면밀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Q. 백아인 캠페이너 (이하 동일) : 지난 번 <학교 안 작은 미술관> 설치 때도 세심하게 살피시고 아이들과 귀한 교류를 엮어내는 것, 서로 나눔하는 방법들을 고안해 내시는 걸 보고 감탄했습니다. (미술과 여백을 나누는 배움 <한국미술재단(KAF)>) 이번에 2025년 작가 공모를 하시던데, 소속 작가가 되는 과정이 굉장히 엄격하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황의록 이사장 (이하 동일) : 공정성을 위해 3년동안 4차례 심사를 합니다. 첫 심사가 제일 어려워요. 작가들이 10점의 작품포트폴리오로 응모하면, 작품만 가지고 심사를 합니다. 작가들이 포트폴리오 10매를 보내오면, 저희가 하는 작업은 작가 이름을 모두 코드화를 시킵니다. 예를 들어 최윤희라고 하면 안 되고, 작가1, 작가2 이렇게 심사하죠. 사인도 지우고, 사인이 없는 이미지 파일만 심사위원에게 보내 블라인드 리뷰를 하지요. Q. 심사위원은 어떻게 구성되나요?  A. 심사위원은 10명~13명이 위촉이 돼요. 미술계의 중견이상 화가, 미술관 관장, 콜렉터, 평론가 등. 다양한 시각을 위해서 다양한 분야의 분들을 위촉을 해요. 그런데 그 분들의 이름이나 신상을 일체 공표를 안 해서, 심사위원끼리도 서로 몰라요. 그러지는 않으려고 하겠지만, 한데 모이면 선배 후배 동향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 각자 집에서 심사를 합니다.  Q. 심사에 공정성을 세심하게 안배하시는군요. 심사위원들끼리도 서로 모르고, 각자 심사를 한다니, 심사 방법에 놀라게 됩니다. 심사 기준은 어떻게 되나요?  A. 심사 기준은 첫째 ‘작품성’ 입니다. 세계 어디에도 통할 만한 잠재력이 있나를 보죠. 둘째는 ‘대중성’ 이죠. 우리 재단은 ‘그림으로 세상을 따뜻하게’ 가 목표기 때문에, 평론가나 작가만 좋아하는 작품이 아니라 대중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대중성도 중요하게 봐요. 이러한 기준으로 앞서 말한 블라인드 리뷰를 해요. 마음에 들면 O.K.. 또는 NO. 이유는 묻지 않아요.  Q. 몇 명을 선발하는 건가요?  A. 몇 명을 정해놓고 뽑는 게 아니라 모든 심사를 통과한 사람을 뽑는 거기 때문에 여러 명이 뽑힐 수도 있고, 한 명도 안 뽑힐 수 있어요. 절대평가입니다. 1단계에서 심사위원의 70%가 O.K. 를 해야 통과가 돼요. 여기서 대부분이 탈락을 해요.  2단계는 ‘작가의 작업실 현장 심사’예요. 작가 작품을 꺼내놓고 실물을 보죠. 그럴 수 있는 이유가 한국인으로 한국 내에서 활동하는 작가만 돕는다고 공모에 선을 그었어요.그래서 작가들 작업실이 국내에 다 있어서, 작업실에 직접 가서 볼 수가 있죠.  이때도 심사기준이 있습니다. 첫째 ‘작품량’이 충분한가를 봐요. ‘양 속에 질이 있다’, 고 보기 때문이에요. 둘째, ‘진보가 있는가. 변화가 있는가’를 봅니다. 한 작품이 유명해지면 작가가 거기에 안주하기도 하니까요. 카프는 끊임없는 변화와 실험, 도전을 요구해요. 안 팔려도 좋으니까, ‘작가의 미래를 보여주고 자기를 드러내는 기회를 가져라, 가능성을 점쳐봐라’ 하는 의미입니다. 셋째, 미래 계획을 봐요. 이름만 작가이고 무늬만 작가인 사람이 많아요. 작가로서의 삶에 목숨을 거는 사람인가,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 얘기를 들어보고, 세 가지가 만족스러우면 통과가 돼요.  Q. “양 속에 질이 있다” 거나 “안주하지 말고 끊임없는 변화와 실험, 도전을 하라”는 부분이 특히 와닿습니다. 작가로서의 삶의 태도도 같이 심사가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여기까지가 2차 심사라는 거지요? 3차, 4차 심사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A. 그렇죠. 블라인드 리뷰와 작업실 심사가 마무리되면, 세 번째 심사가 들어가요. 세 번째 심사는 ‘초대전을 통한 공개심사’예요. 작가에게 초대전시를 열어 줘요. 대외적으로는 초대전이지만 대내적으로는 심사전이에요. 이때 심사위원도 와서 심사하고, 관객들도 보고, 다양한 사람들이 와서 반응을 보죠. 대중성을 보는 것이기도 하죠.  공개심사가 통과가 되면 ‘공모작가’라는 타이틀을 주고, 2년 동안 소속 작가와 똑같이 지원을 해요. 똑같이 활동도 하고. 그런데 그게 심사예요. 정말로 작가가 말한 대로 사나, 성품도 보고요. 작가 자신의 재능을 통해 남에게 도움을 주려는 사람들을 발굴하고자 해요. 그러면 도움도 받고 도움도 주니까 작가 자신도 당당하잖아요. 일방적으로 도움만 받으면 어느새 사람은 고개를 숙여요. 작가도 작가 몫을 해야 당당해지지요.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 제3자를 도와라, 그게 어린이들이고, 학교안 작은 미술관 기증이나 수업도 그렇게 이루어지지요. 그래서 남들도 생각하고 남을 도울 생각이 있는 사람인가 아닌가를 지켜보는 심사예요. Q. 한국미술재단으로부터 받은 도움을 작가들은 어린이들에게 베풀 수 있고, 다시 그 어린이들이 미술을 사랑하게 되는 선순환 구조로군요. 앞서 최윤희 작가님이 공모 작가로 2년간 쉴 새 없이 신작을 낳아야 했다고 하셨는데, 아마 3차 심사를 말씀하신 건가 봐요. 그럼, 마지막 4차 심사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A. 마지막 심사는 4차 심사로 소속작가들이 해요. 같이 가도 될까, 이 사람 작품은 자기 작품 세계가 있는가, 보죠. 카프는 작가를 사랑하는 마음은 크지만, 화가의 진짜 고민을 잘 몰라요.  안다 하더라도 풀어줄 방법을 모르죠. 작가는 작가만이 도울 수 있다고 믿어요. 그래서 작가끼리 서로 도움을 주고 받길 바라는 거죠. 소속작가들이 서로 자연스레 친해지도록 워크샵도 하고, 여행도 가고, 서로 영감을 주고 자신의 경험을 공유도 하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하죠. 작가 심사에서 반대하는 사람이 3명 이상만 돼도 안 뽑아요.  Q. 지금까지 말씀하신 것만으로도 카프 소속 작가가 되는 일이 어마어마한 일이란 걸 알겠어요. 소속 작가가 되면 받는 혜택이 어떤 게 있을까요? A. 통과하면 소속작가가 되고, 전시 및 세계 여행, 워크샵 등 평생 지원을 하는 거죠. 다만 ‘끊임없이 전시하고, 미공개 신작만 전시하라’, 는 방침이 있어요. 저희의 바람은, 소속작가라는 평생 동지를 만나고, 재단이 꿈꾸는 세상, ‘그림으로 따뜻해지는 세상’을 만드는 거죠. 작품 활동을 열심히 안 한다면, 면담 요청도 들어가고,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주지만, 본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면 1년 유예기간을 줘요. 1년 지나고도 스스로 문제를 못 풀면 더이상 소속작가로 활동하기 어렵게 되지요.  Q. 심사 과정만 들어도 쉽지 않은 관문이네요. 한편으론 굉장히 탐나는 관문이기도 하고요. 놀라운 건 세심하게 공정성을 안배하신 부분, 심사위원들이 각자 블라인드 리뷰를 한다는 부분이에요. 게다가 단순히 한 번에 통과를 하는 게 아니라 여러 해 지켜 보면서 작가를 선별하고 적극적으로 평생 지원한다는 부분이 인상깊었습니다. 작가들에게 베품이 그 자리에서 끝나지 않고, 전국의 초등학생들에게 전파되어 선순환 되는 시스템 구축으로 가는 것도 감탄할 만하고요. 카프가 여러 가지로 많은 기준이 될 것 같습니다. 미술계 뿐만 아니라 예술 전반에 카프처럼 좋은 재단이 많이 생기길 바랄 수밖에 없네요. 자세하고 친절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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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번역기, 아주 칭찬해
구글이 담는 소수 언어 지난달 24일, 구글 번역기에 새로운 언어 110개 추가됐다. 이로써 구글 번역기에 담긴 언어는 250종이 됐다. 추가된 언어는 중국 광동어, 파기스탄의 펀자브어, 켈트어의 일종인 맨어, 아프리카와 인도의 소수언어다. 아프리카 언어는 폰(Fon)어, 키콩고(Kikongo)어, 루어(Luo)어, 가(Ga)어, 스와티(Swati)어, 벤다(Venda)어, 우오로프(Wolof)어가 추가됐고, 인도 언어는 아와디(Awadhi)어, 보도(Bodo)어, 카시(Khasi)어, 콕보록(Kokborok)어, 마르와디(Marwadi)어, 산탈리(Santali)어, 툴루(Tulu)어가 추가됐다. 구글은 이번 업데이트로 “6억 1,400만 명과 추가 소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전 세계 인구 8%에 해당하는 수치다. 정말 반가운 소식이다. 들리지 않겠지만, 구글 직원들에게 있는 힘껏 박수를 보낸다. 혹자는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적고, 읽지도, 쓰지도, 이해하지도 못할 언어가 추가된 게, 왜 반가운지 의아할 것이다. 부디 이번 글이 의아해 하는 분들에게 소수 언어를 다시 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우리는 소수 언어에 관심 갖고 지켜야 한다. 소수가 아니라, 다수를 위해서다. 조지 오웰의 『1984』 조지 오웰의 책 『1984』는 전체주의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책에는 오세아니아, 유라시아, 동아시아 세 개 대륙이 나오고, 유라시아와 오세아니아는 전쟁 중인 것으로 묘사된다. 실제 전쟁 중인지 아닌지는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책의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는 유라시아의 외부 당원(하급 당원)이다. 유라시아는 계급사회로 최상위에 빅브라더, 그 밑에 내부 당원(고급 당원), 그 밑에 외부 당원(하급 당원), 마지막으로 노동자(프롤레타리아)가 있다. 외부 당원은 상위 13%가 속하고, 내부 당원은 상위 2%가 속해있다. 내・외부 당원은 ‘텔레스크린'으로 항상 감시 당한다. 반면, 노동자들은 감시받지 않는다. 이유는 노동자들이 가벼운 영향만 줘도 조종되기 때문이다.1)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1984』에선 동물과 노동자가 가장 자유롭다. 윈스턴은 텔레스크린의 감시 아래 기록을 삭제하고 조작한다. 조작 이전 기록은 불구덩이로 보내져 태워진다. 때문에 『1984』의 세계관에서 온전한 기록과 역사란 존재하지 않는다. 조작된 기록이 있을 뿐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들은 단어까지 조작하고 없애버린다. 신어(newspeak), 언어의 축소 윈스턴이 속한 당과 그의 동지들은 ‘신어(newspeak)’를 만든다. 이는 기존 단어들을 대체하는 새로운 단어이며, 다수 의미를 포괄한다. 예를 들면 이렇다. ‘안 좋다(ungood)’는 신어는 ‘나쁘다(bad), 빈약한(poor), 형편없는(terrible)’을 포괄한다. 그리고 ‘나쁘다, 빈약한, 형편없는’은 모두 ‘안 좋다'로 만 사용된다. 그리고 기존에 ‘나쁘다, 빈약한, 형편없는’ 적힌 기록은 모두 ‘안 좋다'로 조작되고 사라진다. 윈스턴의 일이다. 이런 조작으로 대체된 ‘나쁘다, 빈약한, 형편없는’ 세 단어는 마치 그것이 없었던 것처럼 여겨져 소멸한다. 시간이 지나면 그 누구도 그 단어가 존재했었는지,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없게 된다. 설령 사라진 언어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모든 기록은 이미 조작됐기에 그 어느 곳에서도 사라진 단어를 찾아볼 수 없다. 그 누구도 과거의 기록을 증명할 수 없다. "자신의 기억 외에는 아무런 기록이 없는데, 가장 명백한 사실일지라도 그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단 말인가?"1) 이러한 신어의 제작과 기록의 조작에 대해 윈스턴은 깊은 의문을 갖는다. 윈스턴이 이러한 의문을 내비쳤을 때, 같은 하급 당원 동지는 이렇게 답한다. "자네는 신어를 만든 목적이 사고의 폭을 좁히는 데 있다는 걸 모르나? 결국 우리는 사상 죄를 범하는 것도 철저히 불가능하게 만들 걸세. 그건 사상에 관련된 말 자체를 없애버리면 되니까 간단하네. 앞으로 필요한 모든 개념은 정확히 한 낱말로 표현될 것이고, 그 뜻은 엄격하게 제한되며 다른 보조적인 뜻은 제거되어 잊히게 될 걸세.”1) 언어의 한계는, 사고의 한계다 오스트리아의 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은 “언어의 한계는, 사고의 한계다.”라고 말했다. 사고는 표현의 범위를 벗어날 수 없으며, 표현은 언어와 지식의 범위를 벗어날 수 없다. 『1984』의 신어가 사고의 범위를 좁힐 수 있던 이유는 이와 다르지 않다. 언어의 다양성과 풍부한 표현은 우리가 세상을 얼마나 다양하고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위 사진은 생물 다양성과 언어의 다양성을 함께 보여준다. 생물 다양성이 풍부할 수록, 언어 역시 다양하다. 당연하다. 종의 수가 많으면, 이를 표현하는 가짓 수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 얼마나 다양한 종이 있는지 모르면, 우리는 그저 몇 가지 단어로만 생태계를 정의하고 부르게 된다. 마치 3만 종이 잡초를 구분할 줄 몰라, 그저 잡초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그런 차원에서 세상을 가장 풍부하고 깊이 이해하고 있는 언어는 영어도, 중국어도, 스페인어도, 프랑스어도, 독일어도, 한국어도, 일본어도 아닌 이름조차 들어본 적 없는 소수 언어다. 현재 그 언어들은 기록되지도, 구전되지도 않은 채 40일에 하나씩 사라지고 있다. 생태계를 가장 잘 이해하는 소수 언어 굼벵이 같은 사람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느리고 굼뜬 사람을 떠올린다. 굼벵이를 몰라도, 굼벵이 같은 사람을 보면 굼벵이의 특징을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언어는 사물과 세상을 이해하게 해준다.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의 언어들은 생태계 이해에 더욱 유용하다. “타히티 사람들은 침착하지 못한 사람을 가리켜 투나하바로(tunahaavaro, 뱀장어의 한 종류)라고 부르며, 찾기 어려운 사람은 오후아(ohua, 바위 밑에 숨는 물고기)라고 한다.”2) 팔라우의 어부는 3백 개 이상의 어종을 구분하고, 각 종의 음력 산란주기를 안다. 북극의 이누이트족은 사람과 개, 카약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눈과 얼음을 구분하는 용어를 갖고 있다.2) 육지도 마찬가지다. 필리핀 하우누족은 450종 이상의 동물과 1,500 종의 식물을 구분한다. 하우누 농부는 10종의 기본 토질과 30종의 아종 토질을 구분하고, 토양의 굳은 정도에 따라 네 가지 다른 용어를 쓰며, 서로 다른 토질을 구분하는 9가지 색깔 표현이 있다. 그들은 땅의 지형을 5가지로 분류하고, 땅의 경사 정도를 3가지 다른 방식으로 나타낸다.2) 아메리카 원주민 언어인 미크맥어는 가을에 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 소리로 나무들의 이름을 붙인다. 그 지역에서는 바람이 대개 일몰 한 시간 정도쯤 후에 일정한 방향에서 불어오는데, 그때의 소리를 듣는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이름들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소리의 변화에 따라 변한다.2) 생태계 보존에 관심이 있든 없든, 이런 분류가 얼마나 가치 있고, 얼마나 깊이 생태계를 이해해야 쓸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나를 포함해 마트에서 통조림이나 사 먹고, 브랜드 따위만 구분할 줄 아는 사람들은 절대 알 수 없는 지식이다. 생물 다양성이 가장 시급하다 스톡홀름 지구 복원력 센터의 요한 록스트룀은 지구 위험 한계선 9가지를 제시했다. <기후 변화, 생물 다양성, 담수 사용, 토지 시스템의 변화, 성층권의 오존층 파괴, 해양 산성화, 생지화학적 유량(인과 질소 순환), 대기권의 에어로졸 부하, 진기한 물질>이 그것이다. 지구복원력센터는 이 9가지 시스템을 계속 추적하고 있다. 2009년, 2015년, 2023년 세 차례에 걸쳐 추적했다. 안타깝게도 이미 9가지 중 6가지가 지구 한계 범위를 넘어섰다. 이중 가장 시급하게 다뤄야 할 문제는 ‘생물 다양성'이다. 요한 록스트룀은 “무엇보다 생물 다양성의 손실을 추적하는 것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한다. 생물 다양성이 생태계 복원력에 결정적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세상에 얼마나 많은 종들이 존재하는지에 관한 우리의 지식은 정말이지 불충분하다. 우리는 무엇을 잃어가는지조차 모른 채 빠른 속도로 생물 다양성을 잃어가고 있다.”3)고 경고한다. 소수 언어는 생물 다양성을 이해시켜 줄 것 요한 록스트룀이 생물 다양성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한 이유는, 그들의 역할을 분명하게 알아야 우리가 직면한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는 생태계에 어떤 종들이 있는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이를 이해하고 있고 표현하고 있는 건, 생태계와 밀접히 교류한 소수 언어들이다. 소수 언어가 없다면, 우리는 세계를 이해할 수 없다.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에서, 가장 오래도록 생태계와 교류해 온 소수 민족의 언어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생태계에 대한 지식과 지혜가 풍부하게 담겨 있다. 그들의 언어를 보존하는 건, 생태계와 생물 다양성을 알려줄 백과사전을 그대로 보전하는 것과 같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다고 생각한 이름 모를 소수 민족의 언어는, 우리가 절대로 잃어버려선 안 되는 중요한 자원이다. 그런 차원에서 구글 번역기의 소수 언어 추가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물론 100%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시도 자체가 유의미하고 소중하다. 실패한 『1984』 속 윈스턴의 저항과 양갈래 길 마지막이다. 윈스턴은 텔레스크린의 감시를 피해 자신만의 저항으로 ‘일기'를 쓴다. 그가 일기를 쓰는 이유는 “후세에 몇 마디의 기록이라도 남기게 된다면, 우리가 떠난 뒤에라도 그다음 세대가 뭔가를 수행할 수 있을 거야.”1)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의 저항은 실패했다. 그의 저항과 일탈은 감시를 벗어나지 못했고, 마지막 순간 빅브라더의 초상을 향해 눈물 흘리며 “나는 빅브라더를 사랑한다.”고 고백하며 끝이 났다. 다행히 우리는 유라시아, 오세아니아, 동아시아 세 개 대륙으로만 구분된 세상에 살고 있지도 않고, 세 개 대륙에서 세 개 언어만 사용하며 살고 있지도 않다. 우리에겐 소수의 언어를 보존하고, 후대에 남기고 전해줄 수 있는 AI 기술이 있다. 다만 양 갈림길이 있을 뿐이다. 소수 언어를 빠르게 사라지게하는 길과, 사멸 위기의 소수 언어를 보존하는 길이다. 양 갈래 길에서 어떻게 기술을 활용할지는 기술을 사용하는 인간의 손에 달렸다. 나는 당연히, 환경 문제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해 주는 소수 언어 보존의 길을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1984의 디스토피아가 현실이 되지 않았듯, 윈스턴의 실패도 현실에서 벌어지지 않길 바라본다. ※참고 자료※ 1) 『1984』 (조지 오웰/ 민음사/ 2016) p.76, 221, 290 2) 『사라져 가는 목소리들』 (다니엘 네틀・수잔 로메인/ 이제이북스/ 2003) p.38, 103, 279 3) 『지구 한계의 경계에서』 (요한 록스트룀 등/ 에코리브르/ 2017)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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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렉카 해결방안② : 젠더 기반 폭력 근절
서니조의 ‘사이버 렉카 해결방안' ① 수익 창출 중지 ② 젠더 기반 폭력 근절 ③ 표현의 자유 다시 생각하기 유튜브가 사이버 렉카 채널의 수익 창출을 중지한 데 이어, 검찰이 지난 23일 유튜버 ‘구제역’, ‘주작감별사’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해 오늘(26일) 구속 여부가 결정됩니다. 이들이 쯔양을 협박한 빌미가 된 쯔양의 과거를 유출한 변호사에 대해서도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사이버 렉카 문제가 법적 판단의 문제로 넘어가고 있는 듯 보입니다.  이럴 때에 중요한 것은 문제의 본질을 끝까지 쥐고 있는 것입니다. 구속영장 발부가 되든 이들이 실형을 받든 그것은 법 위반에 대한 판단일 뿐 문제 해결의 종착지는 아닙니다. 이들의 수익을 빼앗고 법적으로 단죄하는 것은 벌어진 일을 수습하는 일이라면, 사이버 렉카의 행동 원리를 파악하고 이에 대비하는 것이 예방책에 가까울 것입니다. 주목은 조회수를 낳고 조회수는 돈을 낳습니다. (사이버 렉카의 행동 프로세스: [주목과 관심 끌기] → [조회수 높이기] → [수익 얻기].) 그렇다면 ‘주목’을 낳는 것은 무엇일까요? 한국 사회 사이버 렉카 문제를 대표하는 두 사건에서 공통점을 찾아봅시다. BJ잼미를 대상으로 한 사이버 렉카와 쯔양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렉카, 둘 모두 일종의 ‘폭로’가 ‘렉카’의 재료로 쓰였습니다. (한국 사이버 렉카 대표 사건으로 세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 빅데이터 시스템 ‘빅카인즈’에 ‘사이버 렉카’를 검색해보면 해당 단어는 2020년 이후 언론에서 널리 쓰이게 되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사이버 렉카’ 관련 보도량은 세 번 급격히 늘어납니다. 2022년 2월 인터넷 방송 스트리머 BJ잼미의 극단적 선택 이후, 2024년 상반기 유튜버 ‘탈덕수용소’의 신상 확보 이후, 그리고 2024년 7월 현재입니다. ‘탈덕수용소’의 경우 두 사건과 공통점도 있지만 차이점도 있으므로 논의의 명확성을 위해 BJ잼미, 쯔양 두 사건의 공통점에 집중하겠습니다.) 사이버 렉카는 무엇을 폭로하는가 BJ잼미의 경우 ‘페미니스트 폭로’에 시달렸습니다. 2019년 인터넷 방송 중 BJ잼미가 한 행동을 두고 ‘남성 비하’라는 의견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돌자 사이버 렉카 유튜브 ‘뻑가’가 이를 다루며 그를 저격했습니다. 이후에도 그는 BJ잼미가 ‘집게손가락’ 손 모양을 했다거나, 여성 커뮤니티에서 유행하는 단어를 사용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잘못도 아니거니와, 사실로 밝혀지지 않은 것을 교묘하게 편집”했으나 뻑가의 구독자들은 “온라인 폭력에 동조”했습니다. 특정 단어, 손 모양을 ‘남성혐오’라고 지목하거나 페미니스트가 문제라는 주장은 음모론에 가깝습니다. 혐오표현이라는 정의에도 맞지 않을 뿐더러, 특정 정치인이나 안티 페미니즘 진영에서 소수의 사례를 페미니스트의 상징인 것처럼 부각시킨 결과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쯔양의 경우 ‘유흥업소 폭로’의 위협을 받았습니다. 최근 인터뷰에서 구제역은 “쯔양 소속사의 A 변호사로부터 쯔양이 유흥업소에서 일했다는 과거를 알게 됐”고 “듣자마자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유혹이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유흥업소 근무의 경우, 쯔양 전 연인이 강요했고 수입 또한 갈취했다고 알려집니다.  사실 유흥업소든 비슷한 다른 장소나 공간이 되었든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의 성은 여성의 것이 아니라 남성과의 관계에서 폭력, 매매, 협상의 대상”(정희진, 2013)이 됩니다. 이 모든 폭력-착취-협박-약탈 과정을 총체적으로 “4중의 착취”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나 사실의 이면이 어떠했든 사이버 렉카에게는 ‘여성이 폭로 당하면 위험한 것’이었고 쯔양을 협박할 도구가 되었습니다. 영국의 사회학자로 미디어와 현대 문화에 대해 연구한 존 톰슨(John B. Thompson)은 <Political Scandal: Power and Visibility in the Media Age 정치 스캔들: 미디어 시대의 권력과 가시성>(2000)에서 폭로의 한 형태인 ‘스캔들(scandal)’에 대해 기술하면서 스캔들이란 “사회적 규범이나 도덕적 코드를 위반한 행위가 공개되어 광범위한 비난을 받는 현상”으로 정의했습니다. 물론 이때 톰슨이 주목한 스캔들은 공적 인물이나 권력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의를 거꾸로 생각해본다면 ‘무엇이 스캔들로 폭로되느냐’를 살펴보는 것이 ‘해당 사회에서 받아들여지는 사회적 규범이나 도덕적 코드가 무엇인가’를 알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두 사건이 폭로의 대상이 되었다는 점은 한국 사회 젠더 규범이 어떠한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젠더 규범이란 사회가 특정 성별에 기대하고 규정하는 행동, 태도, 역할을 말하는데, 전통적으로 여성성과 남성성으로 이분법적 구조를 가져왔습니다. 이러한 젠더 규범은 강력한 형태의 권력으로 작용하며(미셸 푸코는 권력이 미시적으로 - 즉, 일상이나 삶 속에서 - 작용하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특정 성별의 행동을 규제하거나, 사회적·직업적 역할을 제한해 왔습니다. 2023년 유엔개발계획(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me·UNDP)’에서 발표한 ‘젠더규범지수’(Gender Social Norms Index·GSNI)에서 한국은 75개국 중 38위를 기록했습니다. 정치, 교육, 경제, 신체적 영역에서의 젠더 인식을 측정하기 위해 개발된 지수로, 성평등을 결과적 수치(청소년 출산율, 성별 고등학교 진학률 등)가 아닌 인식과 편견의 차원으로 평가합니다. 중간 정도의 순위를 받았다는 점보다 눈에 띄는 점은, 한국이 2010년 조사 이래 젠더 편견이 없는 이들 비중이 줄어든 11개국 중 하나라는 점입니다. 게다가 이러한 후퇴가 칠레 다음으로 큰 나라입니다. 젠더 기반 폭로는 폭력이다 사이버 렉카를 전수조사하면 더욱 정확하겠지만, 이로서 특정 사이버 렉카는 성불평등에 기반해 폭로, 지적, 공격, 괴롭힘을 이어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이버 렉카의 경우, 젠더 규범을 기반으로 주목을 끌고 결과적으로 피해자의 평판을 끌어내린다는 점에서 ‘리벤지 포르노(revenge pornography·’불법 촬영물’로 불러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와 유사한 부분이 있습니다. (실제로 쯔양 또한 리벤지 포르노 협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매튜 홀(Matthew Hall)과 제프 헌(Jeff Hearn)은 <Revenge Pornography 리벤지 포르노>에서 “리벤지 포르노 피해자의 90퍼센트가 여성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리벤지 포르노는 젠더에 기반한 폭력,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 그리고 남성이 여성에게 가하는 폭력이라는 방대한 영역의 일부로 이해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이버 렉카와 불법 촬영물이라니. 물론 둘은 공통점도, 차이점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이버 렉카가 젠더 규범을 어겼다는 이유를 들어 여성에 대한 폭로를 주된 소재로 삼는 경우(흔히 ‘여성혐오’ 사이버 렉카) 그것은 젠더 폭력에도 해당한다는 사실을 강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성의 몸을 상품화하여 용납 가능한 복수인 것처럼 만드는 일과, 여성을 통제하는 이중잣대를 규범이고 도덕인 양 하여 이를 이슈로 만들고 금전화 하는 일은 얼마나 다른가요? 이런 관점에서 젠더 기반 폭로는 폭력이며, 이를 폭력으로 인정하고 사회가 함께 젠더 폭력을 근절시켜 나가려 할 때 사이버 렉카의 문제도 해결될 수 있습니다. 덧붙여, 언론의 변화 또한 필요합니다. 언론은 젠더 폭력의 심각성을 지적하는 대신 여성을 향한 젠더 기반 괴롭힘·성차별적 문화와 이에 대한 백래시성 반발 사이의 논쟁을 ‘젠더 갈등’으로만 치환하고 갈등을 부추겨 왔습니다. 언론은 본래 갈등을 주요 자원으로 합니다. 여기에 전통적으로 언론에서 젠더 관련 뉴스는 주변화된 소재였다는 점, 언론이 가부장적 조직 문화를 갖고 있다는 점 - 2019년 미투 운동 보도의 심층·후속 보도가 지속되지 못한 원인으로 여성기자들은 상위 간부급 인력 구성이 50대 이상 중년 엘리트 남성 중심이라는 점을 꼽은 바 있습니다 - 등이 더해지면서 젠더 문제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한국 사회와 언론의 젠더 인식 개선 모두 강력히 요구하는 바입니다. 김다은. (2022, March 22). ‘사이버 레커’ 유튜버와 언론, 비극과 혐오로 돈을 번다. 시사IN.  김신현경. (2023, December 9). 여성 개발 정도가 높고, 성별 격차가 크며, 젠더 편견이 강한 나라:한국. 한국일보.  이수정. (2024, July 24). ’쯔양 사태’부터 ’나락보관소’까지[사이버레커 논란②]. 뉴시스.  이혜미. (2022, February 19). [허스토리] ’사이버 렉카’에 끌려 다니는 한국. 한국일보.  정윤경·공성윤. (2024, July 17). [단독 인터뷰] ‘쯔양 협박’ 의혹 구제역 “내 월수익 1억, 몇천만원에 연연할 이유 없다.” 시사저널. 국회미래연구원. (2023). 국제 지수로 본 한국 젠더 관계의 성격. 김세은, & 홍남희. (2019). 미투 운동(#Metoo) 보도를 통해 본 한국 저널리즘 관행과 언론사 조직 문화. 미디어, 젠더 & 문화, 34(1), 39-88. 홍남희. (2022). 소셜 미디어 시대 여론 극화와 상품으로서의 젠더 뉴스 : 디지털 저널리즘 생태계의 ‘독성화’ 논의를 중심으로. 한국언론정보학보, 113, 249-278. Hall, M., & Hearn, J. (2017). Revenge Pornography: Gender, Sexuality and Motivations (1st ed.). Routledge.  Thompson, J. B. (2000). Political Scandal: Power and Visability in the Media Age. Wil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