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ChatGPT, Midjourney와 같은 생성형 AI는 많은 사람들이 일할 때 활용하는 유용하고 중요한 도구가 됐습니다. 저 역시 웹 데이터 수집 및 정리, 사회과학 연구를 위한 자료 조사 등 여러 업무에서 생성형AI를 활용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생성형AI를 사용한 경험과 잘 쓰는 방법에 대해 공유하고자 합니다.
생성형 AI도 사람이야 사람!
생성형 AI 잘 쓰는 법을 이야기하는데 왜 갑자기 ‘생성형 AI도 사람이야’라는 이야기가 나오는지 의아해하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이 문장은 생성형 AI의 작동 원리부터 시작해서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까지 전부 한 줄로 요약한, 아주 중요한 문장입니다.
생성형 AI의 작동 원리는 무엇일까요? 생성형 AI는 기존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하여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 등을 확률적으로 생성합니다(Perplexity AI). 여기서 중요한 점은 기존에 학습한 데이터의 출처가 인터넷이고, 인터넷에 있는 데이터는 사람이 지금까지 축적해 왔다는 겁니다. 우리가 생성형 AI에게 소설을 써달라고 하거나, 요리 레시피를 물어보거나, 여행 정보를 알려달라고 하거나, 특정 코드를 짜달라고 할 때 생성형 AI가 참고하는 데이터는 이전에 다른 사람들이 인터넷에 쌓아 둔 데이터입니다.
생성형 AI 잘 쓰기 = 다른 사람과 함께 일 잘하기
사람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과물을 생성하는 AI에게 작업을 맡긴다는 건, 사람과 함께 일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즉, 생성형 AI를 잘 쓰는 방법은 다른 사람들과 일을 잘하는 방법과 같습니다. 이후 ‘생성형 AI, 잘 쓰는 법’ 연재에서 하나씩 풀어 낼 프롬프트(질문)과 구체적 활용 사례들도 결과적으로 유능한 직원, 유능한 동료와의 협업 사례로 바꿔서 봐도 어색하지 않을 겁니다.
다른 사람과 같이 일을 잘 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우선, ‘본인의 일을 잘 아는 사람’입니다. 생성형AI가 발전해 감에 따라, 점점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많아지고, 그 수준도 더 높아질 겁니다. 하지만 생성형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사용자가 입력한 값(prompt)에 따라 결과물을 ‘생성’한다는 점은 변하지 않습니다. 즉,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일을 잘하려면 우선 사용자가 생성형AI를 통해 얻길 원하는 결과물 자체가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내가 이걸 왜 생성해야 하는지, 생성한 결과물을 누구에게 보여줄 것인지 등이 명확해야 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기존에 우리에게 익숙한 상황을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손님을 불러 파티에 내놓을 삼겹살 요리 레시피를 ChatGPT에게 물어봤습니다. 첫 번째 대답은 ‘맛있는 삼겹살 요리 레시피를 알려줘’라고 질문하여 생성했고, 두 번째 대답은 ‘삼겹살 요리 레시피를 알려줘. 에어프라이어를 활용하여, 손님맞이용으로 고급스럽게 요리를 내고 싶고, 저온에서 천천히 오래 조리해서 육질을 부드럽게 하는 방식의 요리였으면 좋겠어.’라고 질문하여 생성했습니다. 물론 삼겹살을 구워서 쌈장 소스에 찍어 먹어도 맛있겠지만, 에어프라이어에 고급스럽게 구워 허브와 함께 담아내는 게 파티에 내놓기에는 더 적절해 보입니다. 누구에게 내놓을 요리인지, 어떻게 조리하면 좋겠는지에 따라 대답이 크게 바뀌는 걸 쉽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생성형AI에게 입력할 프롬프트는 사람이 보고 따라 하기 쉬울수록 결과물이 좋습니다. 프롬프트 기법의 기초로 여러 논문에서 다뤄지고 있는 ‘단계별로 생각하게 하기(Chain of Thought)’, 예시 제시하기 등은 생각해보면 사람이 평소에 잘 일하기 위한 방법과도 같습니다. 우리가 PPT를 만들 때 이전 양식을 참고하는 것, 일할 때 회의하고 자료를 찾고 자료를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단계를 거치는 과정 등을 생성형AI에게 잘 질문하는 것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기초 중 하나입니다.
고마워 AI, 마무리는 내가 할게.
마지막으로, 생성형 AI가 모든 일을 다 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버려야 합니다. 저 역시 자주 하는 실수 중 하나로, 가끔 생성형AI를 사용하여 일하는 사람들은 생성형AI로 완성된 결과물을 내려고 하다가 과하게 시간을 많이 허비하곤 합니다. 생성형AI로 완벽한 결과물을 내려고 강박을 갖게 되면 때로는 생성형AI를 쓰지 않는 것보다 원하는 결과물을 얻는 데 더 많은 시간이 들 수도 있습니다. 생성형AI는 능력 있는 동료지만,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면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마무리하는 것은 여러분 자신이라는 걸 알았으면 합니다. 생성형 AI로 원하는 결과물의 50~80% 수준까지 만들고, 완성은 사람이 직접 하는 게 시간이나 완성도를 더 높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생성형 AI로 만든 컨텐츠를 사람의 손을 거쳐 완성도를 높인 사례 두 가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AI로 글을 작성한 후, 일부 문장을 제거하거나 추가하여 글을 마무리한 경우입니다. ‘사람과 인공지능의 교감, 사람과 사람의 교감만큼 깊을 수 있을까?’라는 제목으로 쓰인 이 글은 ChatGPT의 글쓰기 GPTs인 ‘Write For Me’를 활용해 글을 작성한 다음, 전체 문장의 20% 이내로 문장을 제거하거나 추가하여 완성했습니다. AI가 쓴 글에서 어색한 문장이나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만 조금 건드리기만 했더니 훨씬 더 좋은 글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다음으로 공유해 드릴 사례는 2024년 4월 11일 자 Tech잇슈 뉴스레터 ‘🦖 유튜브는 디지털 생태계를 찢어’에 삽입된 이미지 제작 과정입니다. 유튜브가 OTT, SNS등을 위협하고 있다는 내용의 칼럼에 삽입할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Tech잇슈는 ChatGPT의 이미지 생성 기능을 활용했습니다.
‘거대한 공룡이 4개의 동네를 무참히 밟고 지나가는 모습을 귀엽게 그려줘. 가로로 긴 형태로 그려줘’, ‘지금 딱 좋은데, 폐허가 된 건물에 Netflix, NAVER, KAKAOTALK, Instagram의 간판을 그려 넣어줘’ 라는 프롬프트들을 통해 위의 이미지를 생성하고, 편집자의 손을 거쳐 아래 이미지로 완성한 것이죠. 생성형AI의 작업 결과물의 퀄리티가 아쉽다면, 사용하려는 목적에 따라 인간이 직접 마무리하여 편집하면 훨씬 더 좋은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사례였습니다.
생성형 AI, 잘 쓰는 법(2)에서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비개발자의 개발 용역 후기, 데이터 분석하기 등의 주제 중 하나를 다룰 예정인데요. 이 내용 중에서, 혹은 쓰여 있지 않더라도 관심 있는 생성형 AI 관련 컨텐츠가 있으시다면 아래 ‘평가하러 가기’에 남겨주세요. 최대한 반영하여 연재해 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본 컨텐츠는 글 작성자가 고정 필진으로 활동하고 있는 '테크잇슈' 뉴스레터에 먼저 실렸습니다.
코멘트
5"생성형 AI가 모든 일을 다 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버려야 합니다"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생성형 ai를 보조도구로 인지하고 본인이 할수 있는 것과 연계 혹은 구분하는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유용한 글, 감사합니다. 최근에 처음으로 일하는데 챗GPT를 활용해 봤는데 유용하더라구요. 지금은 일단 그냥 넘어가는데.. 조만간 재경님이 작성하신 글을 정독하면서 하나씩 배워보려 합니다!
생성형 AI에 대한 이야기가 살짝 잠잠해졌는데요, 그래도 이전보다 점점 더 AI를 활용하는 사람들은 많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AI가 전부 다 해줄 거야가 아니라 네비게이션처럼 최적의 경로를 안내해주는 가이드 역할을 한다는 측면에서 AI의 기술력 너머의 인간의 터치가 더욱 주목을 받을 것 같습니다.
잘 활용하는 법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