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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댈언덕, 풀빵 #9] 라이더를 그만둬도 라이더유니온, 풀빵에는 계속 있을 겁니다
‘노동공제연합 사단법인 풀빵’은 사회적 연대와 상부상조에 기반한 공제사업을 통해 노동자들의 자조적 결사체를 활성화하고 불안정한 노동조건을 개선하여 노동자들의 권익을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2021년 설립되었습니다. <나의 기댈언덕, 풀빵> 시리즈를 통해 풀빵 회원들의 삶과 그 속에서 풀빵공제와 맞닿은 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 이전 편 다시 보기 [나의 기댈언덕, 풀빵 #1] 16만 원? 돈이 문제가 아니라 조건 없이 가장 빨리 도와줬던 곳이에요. [나의 기댈언덕, 풀빵 #2] 급한데 손 벌릴 데는 없고... 풀빵에 전화했죠. [나의 기댈언덕, 풀빵 #3] 받는 거에 비하면, 6천 원 내는 거 하나도 안 아까워요. [나의 기댈언덕, 풀빵 #4] 풀빵이요? 생명수이자 효능감의 원천이죠. [나의 기댈언덕, 풀빵 #5] 풀빵, 넌 나에게 연대감을 줬어! [나의 기댈언덕, 풀빵 #6] 풀빵을 만나고 저희 공제회 인기가 급상승 했어요 [나의 기댈언덕, 풀빵 #7] 당장 손에 잡히는 도움, 풀빵 [나의 기댈언덕, 풀빵 #8] 풀빵을 통해서 노동의 가치, 연대하는 방법을 알게 됐어요 이야기 참여자 _ 라이더유니온 소속 41세 남성 회원 음식 배달하고 있고요, 배달의 민족도 하고 있어요. 종로, 을지, 창신, 혜화, 신당 쪽에서 일하고요, 보통 오전 9시 좀 넘어서 출근하면 저녁 8시 정도까지 일하는 거 같아요. 쉴 때는 피곤하면 집에 있지만, 요즘은 비수기라 다른 일을 좀 하죠. 일이 있어도 배달 단가가 너무 약해서 돈이 안 되니까, 요즘 고민 중이에요. 일을 그만두고 가게를 하나 할까 어쩔까 여러 가지 생각 중이에요. 예전에는 용접일을 좀 오래 했어요. 한 7년 정도 했는데 이천 평택 쪽 지방에서 건설, 반도체 쪽에서 많이 했죠. 라이더는 처음 1년 정도 투잡으로 했어요. 그러다가 허리 디스크가 심해져서 용접을 완전히 그만두고 라이더만 했죠. 한 4년 정도 됐어요. 이 일도 오토바이에 앉아 있으니까 허리에 무리가 가긴 하는데, 용접하는 것보다는 덜하니까요. 코로나 때는 그래도 좋았어요. 그때는 배달 건수가 많았고 월 단위로 계산해 보면 차포 다 떼고 순수익으로 가져가는 게 한 3~400만 원은 됐던 거 같은데, 지금은 200만 원도 안 되는 거 같아요. 단가를 자꾸 칼질해요. (필자의견 : 단칼에 인정사정없이 뚝뚝 잘라 낸다는 의미에서 칼질이라고 표현하신 듯 함.) 원래 점심 피크에 4,300원이 기본 단가였는데, 지금은 3,100원이에요. 1,200원이 내려갔잖아요. 배민에서 그렇게 책정하는 거죠. 이 일을 하다 보면 어렵고 힘들다기보다 회의감이 들어요. 일단 일 자체가 잘 없는 것도 그렇지만, 도로를 달리다 보면 옆에 차가 오기만 해도 무서워요. 제가 이걸 전업으로 하고 나서 3년 전에 좀 크게 사고가 났거든요. 그러니까 트라우마 같은 게 생기는 거죠. 무섭고. 저희는 목숨 걸고 오토바이를 타는 건데 그거에 대한 이해가 없는 거죠. 물가는 올라가는데 기본료는 떨어뜨리고 현장을 모르는 거죠. 기본 단가만 확실해져도 라이더들도 안전하게 탈 텐데, 단가가 낮으니까 더 많은 콜을 받으려고 빨리빨리 다닐 수밖에 없는 거죠. 운전하는 상황에 다음 배차가 뜨면 휴대전화 보면서 달려야 하고 그러다 보면 위험해지고. 처음에 풀빵 가입할 때도 왜 돈을 더 내면서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노조비 내는 것도 빠듯한데, 더 내야 한다니까. 근데 품목 자체가 대출도 있고, 명절 선물도 있고 적금식으로 하는 비상금고라는 것도 있는 거 보니까 괜찮더라고요. 10만 원씩 9번 넣으면 10만 원 더 준다는 것도 좋지만, 비상금으로 딱 100만 원 갖고 있는 게 좋잖아요. 든든하고. 원래 라이더유니온에서 하는 거 하고, 서울시에서 지원해주었던 거보다 좀 적긴 하지만, 풀빵 혜택도 없는 거 보다 좋잖아요. 우리에게 도움 주려고 하는 거니까. 저는 라이더를 그만둬도 라이더유니온에는 계속 남아 있을 거예요. 라이더유니온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진심으로 느껴져서. 내가 어려울 때, 우리가 부당하다고 느낄 때 그렇게 발 벗고 나서준 사람이 없어요. 그런 거 보면 정말 진실하다고 느끼거든요. 풀빵도 비상금고 그건 정말 좋아서 주변에 이야기 많이 해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저는 1~2천 원 정도는 더 올려도 상관없을 것 같아요. 이렇게 혜택이 계속되고 그게 더 좋아진다고 하면 6천 원이던 게 만 원이 돼도 저는 괜찮다고 생각은 하거든요. 그렇게 해서 저희 라이더들에게 오는 혜택이 좋아진다고 하면 저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정리 | 방송작가 권지현 지난 3년간 풀빵의 노동공제 사업 성과와 노동공제운동이 불안정노동자인 풀빵 회원들의 일상적 삶과 맞닿은 이야기들을 성과공유회를 통해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풀빵 회원조직과 회원, 그리고 노동공제운동에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시는 분들, 노동공제가 궁금한 분들 모두 참여하실 수 있는 행사입니다.   📌 일시: 2024년 6월 25일(화) 오후 2-5시   📌 장소: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 다리소극장  📌 문의: 사)풀빵 사무국(02-2039-2341)  👉 성과공유회 참가 신청 :https://bit.ly/풀빵성과공유회참가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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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으로 AI 전력 수급한다는 한국 정부
AI 윤리 뉴스 브리프 2024년 6월 셋째 주by 🤖아침 1. AI용 전력이 부족하다고? 원전을 지으면 되지! AI 때문에 전력수요가 늘어나므로 원전을 새로 짓는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드러난 정부 기조입니다. 정부가 2년마다 수립하는 이 계획의 전문가 실무안이 나왔는데요. 2038년까지 10.6GW 규모의 발전 설비를 새로 지어야 하고, 이를 대/소형 원전 및 열병합 등으로 충당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원전이 AI 산업 육성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데이터센터를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운영하라는 압박을 받는 테크업계 입장에서는 재생에너지가 아무래도 매력적일 듯합니다. 아마존 관계자가 한국에서 재생에너지를 구하기 어렵고 이는 투자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발언을 최근 하기도 했습니다. AI 기술 중에서도 현재 유행하는 거대 딥러닝 모델이 유독 에너지 집약적이라는 점도 짚을 필요가 있습니다. 유명한 <확률론적 앵무새의 위험> 논문도 모델 거대화 추세를 문제시하며, 이런 경향이 필연적이거나 애초에 필요하긴 한 것인지 묻지요. 거대 AI를 향해 달려가는 경주 속에서 더 효율적인 기술의 가능성이 차단되는 것 아닌지 의문입니다. 한편 위 계획에는 데이터센터가 증가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지요. 데이터센터는 운영에 드는 에너지뿐만 아니라 설립 자체로 탄소배출 등 기후비용을 발생시킨다는 점도 잊어선 안 되겠습니다. AI 산업을 위한 자원 투자가 기후위기 대응을 방해하는 셈입니다. 이런 사회적/지구적 비용을 들여야 할 만큼 AI 기술이 실질적이고 광범위한 혜택을 만들어낼지, 냉정하게 판단해야겠습니다. 🦜더 읽어보기- 우리 회사 AI는 에너지 1등급일까? (2024-05-13) 2. 다소 식어가는 생성형 AI 열기 혜택이란 단어가 나온 김에 말이죠. 생성형 AI를 도입 중인 기업 경영진 및 관리직급 2,500여 명을 설문한 루시드웍스(검색 소프트웨어 기업)에 따르면, “AI 사업 실행에 따른 수익 성과는 형편없는 수준”입니다. 비용 문제와 AI 답변 정확성에 대한 우려까지 겹친 상황에서, 기업들이 AI 관련 지출에 훨씬 조심스러워졌다는 설문 결과입니다 (지출을 늘리려는 곳이 63%로 전해 93% 대비 크게 감소). 보고서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생성형 AI의 허니문 단계는 끝났다.” 국내에도 많은 기업과 공공기관이 생성형 AI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즉 기대감에 편승해 투자를 유치하는 등의 방식을 제외하고) 어떤 이익을 얻었는지는 아리송합니다. 제 주변에도 업무에 생성형 AI를 사용한다는 사람이 이따금 있는데요. 그것을 통해 뭔가 대단한 편익을 얻었다거나 삶의 질이 개선되었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생성형 AI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이고, 그것은 언제 도래하는 것일까요? 3. 감시 최고전문가를 영입한 오픈AI 디지털 기술로 돈을 버는 검증된 방식이라면 한 가지 있지요. ‘감시’입니다. 오픈AI가 이사회에 미국 국가안전보장국(NSA)의 수장을 지낸 폴 나카소네를 영입했습니다. 명목은 AI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나카소네의 전문성이 도움이 되리라는 것인데요. 나카소네의 전문성과 위상을 생각할 때 앞으로 오픈AI의 미국 정보기관이나 국방성 관련 사업이 가속화되어도 이상하지 않겠습니다. 자사 정책에서 ‘군사 및 전쟁’ 용도의 AI 사용을 금지하던 조항을 올해 초 삭제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나카소네 재임 중 NSA는 자국 민간인 통신 데이터를 대량 구매하여 불법 사찰하는 등 대중감시 확산에 힘써왔습니다. 이러한 전문성과 AI의 만남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우려도 됩니다. 4. 어도비 이용약관 개정 소동의 시사점 6월 초, 어도비가 포토샵 등 프로그램의 이용약관을 변경하고 이용자들에게 필수 재동의를 받았습니다. 재동의는 약관 개정 때 발생하는 의례적인 절차일 수도 있지만, 이용자가 클라우드에 올린 “콘텐츠를 어도비가 자동 및 수동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고 재동의하지 않으면 프로그램을 사용하거나 심지어 삭제할 수조차 없었는데요. 얼핏 창작자의 작업물에 어도비 측이 마음대로 손댈 수 있고 생성형 AI 등 다른 제품을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조항에 대한 반발이 소셜미디어에서 강하게 퍼졌습니다. 이용약관이 화제가 되자 어도비는 해명하는 글을 내놓았습니다. 이용자 작업물을 파이어플라이 생성형 모델 학습 데이터로 사용하거나 작업물에 대한 소유권을 사측이 주장하는 일은 없으며, 콘텐츠에 접근하는 이유는 1) 파일 조회, 편집 등 프로그램 기능 제공을 위해 2) 뉴럴 필터 등 클라우드 기반 기술 개선용 자료 확보 차원에서 3) 아동성착취물, 스팸 등 불법콘텐츠 및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합니다. 아주 납득할 수 없는 설명은 아니지만, 이용자 데이터를 AI 학습용으로 활용하거나 판매하는 플랫폼이 속속 늘어나는 추세 속에서 플랫폼과 이용자 간 불신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플랫폼이 내미는 이용약관을 이용자가 거절할 수 없다는 점에서 권력 비대칭 또한 작용하고 있지요. 클라우드 플랫폼을 이용하는 이상 어떤 활동이건 언제든지 감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현실을 상기시키기도 합니다. 🦜더 읽어보기- ‘윤리적’ AI를 그렇지 못한 데이터로 만들 수 있을까? (2024-04-15)- 웅성👥👤마이크로소프트가 책임진대👤👥웅성 (2023-09-13) 📆 소식- 인공지능은 왜 확률적 앵무새일까? (2024년 6월 21일,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무료)진보넷, 인권활동가를 위한 거대언어모델 이해하기 세미나- 아트랩클럽 <AI 윤리 북클럽> (7월중 오프라인 진행, 참가비 1만5천원)아트코리아랩 (마감일: 2024-06-26) #feedback 오늘 이야기 어떠셨나요?여러분의 유머와 용기, 따뜻함이 담긴 생각을 자유롭게 남겨주세요.남겨주신 의견은 추려내어 다음 AI 윤리 레터에서 함께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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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댈언덕, 풀빵 #8] 풀빵을 통해서 노동의 가치, 연대하는 방법을 알게 됐어요
‘노동공제연합 사단법인 풀빵’은 사회적 연대와 상부상조에 기반한 공제사업을 통해 노동자들의 자조적 결사체를 활성화하고 불안정한 노동조건을 개선하여 노동자들의 권익을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2021년 설립되었습니다. <나의 기댈언덕, 풀빵> 시리즈를 통해 풀빵 회원들의 삶과 그 속에서 풀빵공제와 맞닿은 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 이전 편 다시 보기 [나의 기댈언덕, 풀빵 #1] 16만 원? 돈이 문제가 아니라 조건 없이 가장 빨리 도와줬던 곳이에요. [나의 기댈언덕, 풀빵 #2] 급한데 손 벌릴 데는 없고... 풀빵에 전화했죠. [나의 기댈언덕, 풀빵 #3] 받는 거에 비하면, 6천 원 내는 거 하나도 안 아까워요. [나의 기댈언덕, 풀빵 #4] 풀빵이요? 생명수이자 효능감의 원천이죠. [나의 기댈언덕, 풀빵 #5] 풀빵, 넌 나에게 연대감을 줬어! [나의 기댈언덕, 풀빵 #6] 풀빵을 만나고 저희 공제회 인기가 급상승 했어요 [나의 기댈언덕, 풀빵 #7] 당장 손에 잡히는 도움, 풀빵 이야기 참여자 _ 이음나눔유니온 소속 50세 여성 회원 서울시에서 2003~4년쯤에 ‘방과 후 교실’이라고 각 지역마다 돌봄 전담 시설을 만들었어요. 지금은 서울시에서 ‘키움 나눔 센터’를 통해서 돌봄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그때는 그런 게 없었거든요. 그래서 ‘방과 후 교실’이 지역마다 생겨났고, 저는 2005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쭉 근무하고 있죠. 처음 사회생활은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유치원 교사로 시작했는데, 결혼하고 출산을 거치면서 이곳으로 오게 됐어요.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 아이들을 지도하고요, 프로그램은 생활지도부터 학습지도, 외부강사 모셔서 창의과학 수업을 한다든가, 체육수업을 하기도 하고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원래 9시 30분에서 6시 30분까지 일했는데, 지금은 좀 바뀌었어요. 12시 30분에서 5시까지. 왜냐하면 저희가 구청에서 나오는 지원비가 동결돼서 더 임금을 올릴 수가 없게 됐거든요. 그래서 근무시간을 줄인 거죠. 구청에서 나오는 지원비가 제가 처음 들어왔던 2005년부터 지금까지 동결이에요. 그걸로 아이들 간식비하고 운영하고 해야 하니까 결국 인건비를 줄여야 하는 거죠. 경력에 호봉으로 치면 나름 적지 않을 텐데, 현실은 1호봉도 못 받는 처지예요. 그 영유아 보육법에 보면 어린이집 선생님 급여 1호봉 기준이 있거든요. 그 정도도 안 되는 것 같긴 해요. 근데 그거는 저랑 또 함께 일하는 선생님이랑 그냥 그렇게 하기로 한 거예요. 돈이 아닌 다른 어떤 것에 가치를 두지 않는 이상 여기는 근무하기 힘들어요.  현재 돌봄시설, 되게 많아요. 비슷한데 여러 갈래가 있는 거죠. 제가 일하는 ‘방과 후 교실’이 있고, 그 다음에 학교에 돌봄 시설이 있고 또 그다음에 또 ‘늘봄’을 지금 하겠다고 하잖아요. 그리고 키움센터가 있고요. 근데 이게 지금 학교는 교육부 소속이고요. 그리고 어린이집하고 ‘방과 후 교실’은 보건복지부고요. 그다음에 키움센터는 정확히 어느 부서 관할인지는 제가 모르겠어요. 문제는 사업 내용은 비슷한데 부처는 다 흩어져 있고, 정권이 바뀌면 새로 만들고 또 새로 만들고 이런 식이에요. 그러니까 사업의 지속성도 없고 종사자들 처우도 너무 안 좋은 거죠. 진짜 급여를 따지면 여기서는 일 할 수 없는 구조예요. 그냥 아이들이랑 함께 하면서 일하는 기쁨, 그걸로 계속하는 거죠.  이음나눔유니온, 나는 그것도 하려고 한 게 아니라 어쩌다가 그렇게 된 거예요. 내가 지금 ‘봄날’이라는 합창단을 하고 있는데, 그 단원중에 친한 언니가 ‘이음나눔’을 한다면서 너무 좋다고 하는 거예요. 어떤 게 좋냐니까, 소속감도 생기고, 은퇴한 사람들도 많다고 권유를 하길래 가입을 했는데, 풀빵에도 자동으로 가입이 되더라고요. 저는 풀빵이 사실 뭔지 잘 몰랐어요. 물론 전태일 열사의 풀빵. 그 얘기는 알고 있는데 이게 어떠한 성격으로 뭘 어떻게 하는지는 잘 몰라요. 작년에 입원한 적이 있는데, 합창단 그 언니가 풀빵에서 나오는 입원수당이 있다고 해서 신청을 해서 받긴 했지만, 구체적으로 뭔지는 잘 몰라요. 그래도 노동자들을 위한 거라니까 그냥 잘 사용됐으면 좋겠다 싶어요.  세상에 노동자 아닌 사람이 어딨어요. 솔직히 말해서 나도 노동자고 다 노동자인데. 전태일 열사가 풀빵을 자기가 안 먹고 다른 여공에게 나눠 준 그 정신에 입각해서 하려는 게 풀빵 사업인 거잖아요. 그 옛날 전태일이 나눠준 풀빵을 먹으며 여공들이 느꼈을 따뜻함과 희망을 지금의 노동자들에게도 나눠줄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해요.  저는 사실 전태일 열사는 알고는 있지만 그가 주는 의미가 어떤 건지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요. 노동자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도 많이 없어요. 근데 제가 합창단을 하잖아요. 그러면서 많이 깨닫게 되는 거 같아요. 우리가 다 노동자구나 하는 개념과 우리 모두의 일이구나 하는 걸요. 그리고 풀빵이 기회를 준 거 같아요. 마음은 있지만 어떻게 연대하고 함께 해야 할지 몰랐는데, 풀빵에 가입함으로써 조금 보탬이 되고 있으니까요.  정리 | 방송작가 권지현 지난 3년간 풀빵의 노동공제 사업 성과와 노동공제운동이 불안정노동자인 풀빵 회원들의 일상적 삶과 맞닿은 이야기들을 성과공유회를 통해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풀빵 회원조직과 회원, 그리고 노동공제운동에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시는 분들, 노동공제가 궁금한 분들 모두 참여하실 수 있는 행사입니다.   📌 일시: 2024년 6월 25일(화) 오후 2-5시   📌 장소: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 다리소극장  📌 문의: 사)풀빵 사무국(02-2039-2341)  👉 성과공유회 참가 신청 :https://bit.ly/풀빵성과공유회참가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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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11의 목소리] 다국적 노숙인들, 그 가장자리를 찾는 상담원
다국적 노숙인들, 그 가장자리를 찾는 상담원 (2024-06-16) 김용극 | 홈리스 아웃리치 상담활동가 일본인 홈리스에게 외국인으로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에 관한 설명을 하고 있다. ♣️H6s필자 제공 햇수로 7년째이다. 나는 ‘홈리스’를 상대로 거리에서 상담 활동을 한다. 거리의 노숙인은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탓에 적극적으로 먼저 찾아가 도움을 주는 아웃리치(outreach) 봉사활동이 필요하다. 물론 이런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들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관련 업무를 하는 분들과 노숙인의 간격을 체감상 좁혀나가는 매개 노동이 필요하다. 아웃리치 상담원들이 공식적으로 하는 일은 거리에서의 위기 상황 발견 및 조치, 시에서 제공하는 복지서비스나 노숙인종합지원센터 이용과 관련된 정보 안내 등이다. 아웃리치 상담 활동가는 다양한 사연을 지닌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서울역 인근은 특히 그렇다. 그곳엔 비단 우리 국적의 노숙인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 출신의 노숙인이 제법 많다. 소위 ‘코리안 드림’이라는 꿈을 안고 한국에 찾아온 이들이다. 그들 중 일부는 녹록지 않은 현실과 싸우다 이슬 피할 곳조차 찾지 못해 노숙 현장으로 내몰린다. 광고 상담 활동을 처음 시작했을 즈음, 재일동포 출신의 여성 홈리스를 만났다. 한국어로 소통이 되지 않는 분이었다. 일천하지만 일본어 회화가 가능했던 내가 통역 및 상담을 맡게 되었다. 그녀는 재외국민 신분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영주귀국을 원하고 있었다. 70대의 고령이었고, 여권을 비롯해 본인을 증명할 어떤 신분증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였다. 일본으로 되돌아가기 싫어서 찢어버렸다고 했다. 귀국을 거듭 권유했지만, 끝내 거절하였다. 자기증명을 훼손하기까지 수많은 고통이 그녀를 관통하였을 것이다. 본인 결심대로 영주귀국 절차를 도울 수밖에 없었다. 경찰의 도움으로 지문을 찍어 신분 확인을 했고, 찢어버린 여권은 분실신고했다. 신분증 재발급을 위해 주민센터를 오가고, 외교부 여권과를 드나들며 제반 서류 작성을 도왔다. 임시 주소지를 노숙인종합지원센터 쪽으로 옮기고 기초생활수급자 지정을 위해 주민센터 상담 통역을 하였다. 다행히 영주귀국이 확정되었다. 수급자로 지정된 뒤에는 주민센터 사회복지담당 공무원을 통해 한국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왔다. 최근에는 일본 국적의 한 남성 노숙인을 만났다. 한류의 영향이었을까. 그는 한국 생활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 같은 것을 품고 있었다. 그러나 언어 소통이 되지 않은 탓에 무언가를 시도하기가 쉽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귀화하지 않은 순수 일본인이었으므로 인도적 차원의 지원 외에 제도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전무했다. 그분에게 자신이 처한 상황에 관해 설명했다. 일본대사관을 통해 귀국을 권유하는 것 외에는 달리 도울 방법이 없다고. 안타까워하며 상담하는 내 모습을 보고 누군가 말했던 것 같다. “우리나라에 세금 한푼 안 내는 외국인 노숙자를 왜 그렇게 도우려고 해요?” 나는 그 말에 내가 가진 믿음을 들어 답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도 누군가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그저 나그네 같은 존재들이었을 테니까요.” 광고 광고 외국 국적의 홈리스들은 이 땅에 온 나그네 중 나그네라고 할 수 있다. 거리에서 발견된 위기 상황을 보고도 그냥 넘어가는 것은 아웃리치 상담 활동가에게는 직무유기와 같다. 국적을 막론하고 이야기를 경청하고, 도울 수 있는 길을 알아보고, 이에 관한 정보를 동원해 도와야 한다. 결국 이 일본인 남성 홈리스는 귀국을 거부하고 자신의 길을 찾겠다며 나와의 인연을 일단락 지었다. 그의 선택을 지지하며 상담을 끝마칠 수밖에 없었다. 7년여간의 활동 속에서 수없이 많은 홈리스의 삶과 죽음을 목도해왔다. 그 다난한 삶과 조용한 죽음 속에는 그들이 말하고자 했던 이야기, 삶에 대한 의지, 살아가고자 했던 열망이 숨겨져 있다. 홈리스 현장의 최전선을 담당하고 있는 나 같은 아웃리치 상담원들은 거리의 일터로 나서며, 그 의지와 열망이 밀려난 가장자리를 찾아서 활동한다. 그곳에서 만난 분들에게 삶을 향한 충동들을 발견하며, 이를 다시 세상에 나아가는 데 사용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돕는다. 광고 밝은 곳이 아닌 어두운 곳으로, 주인공이 아닌 나그네들이 사는 곳으로, 국적과 성별, 건강과 나이가 다른 이들이 끝내 밀려난 곳으로, 나는 또 다른 나그네를 찾아 나선다. 가장자리의 가장자리를 향해 나아간다. 노회찬재단  후원하기 http://hcroh.org/support/ '6411의 목소리'는 한겨레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캠페인즈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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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댈언덕, 풀빵 #7] 당장 손에 잡히는 도움, 풀빵
‘노동공제연합 사단법인 풀빵’은 사회적 연대와 상부상조에 기반한 공제사업을 통해 노동자들의 자조적 결사체를 활성화하고 불안정한 노동조건을 개선하여 노동자들의 권익을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2021년 설립되었습니다. <나의 기댈언덕, 풀빵> 시리즈를 통해 풀빵 회원들의 삶과 그 속에서 풀빵공제와 맞닿은 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 이전 편 다시 보기 [나의 기댈언덕, 풀빵 #1] 16만 원? 돈이 문제가 아니라 조건 없이 가장 빨리 도와줬던 곳이에요. [나의 기댈언덕, 풀빵 #2] 급한데 손 벌릴 데는 없고... 풀빵에 전화했죠. [나의 기댈언덕, 풀빵 #3] 받는 거에 비하면, 6천 원 내는 거 하나도 안 아까워요. [나의 기댈언덕, 풀빵 #4] 풀빵이요? 생명수이자 효능감의 원천이죠. [나의 기댈언덕, 풀빵 #5] 풀빵, 넌 나에게 연대감을 줬어! [나의 기댈언덕, 풀빵 #6] 풀빵을 만나고 저희 공제회 인기가 급상승 했어요 이야기 참여자 _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소속 34세 여성 회원 저는 방송작가고요, 지금은 부산MBC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12년 차고요, 프리랜서예요. 방송작가는 처음부터 정규직이라는 게 없었기 때문에 전국에 있는 방송작가는 전부 프리랜서(특수고용직) 신분이죠. 그래서 출퇴근 시간이 딱히 정해져 있진 않아요. 그래도 방송이라는 게 팀으로 일이 굴러가니까, 편의를 위해서 방송국에 나가서 일하는 경우가 많죠. 업무강도는 근로자처럼 하루 몇 시간 주 몇 시간 이렇게 따질 수 없고, 방송 제작 시간이 촉박하면 이삼일 밤을 새워가며 일하기도 하고, 집에 일을 가져와서 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일이 없을 땐 좀 여유롭고 그래요. 근데 일이 없으면 수입이 없는 거니까 불안하죠. 월드컵, 아시안게임, 올림픽 이런 게 있으면 지방 방송들은 중계 때문에 결방이 많이 돼서 수입이 없어요. 저희는 방송 나가는 횟수대로 돈을 받으니까, 방송이 안 나가면 수입이 없죠. 이번 파리 올림픽 때도 만약 2주 동안 방송이 결방되면 한 달 수입의 반이 없는 거죠. 그런데 웃긴 건, 방송이 없는 동안에도 쉴 수가 없어요. 그다음 방송 준비를 한다는 명목으로 계속해서 회의나 섭외 이런 걸 해야 하니까. 받는 돈 없이 일은 계속하게 되는 현실인 거죠. 말은 집에서 재택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막상 일을 해 보면 언제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잖아요. 혹시 섭외나 촬영이 일정이 틀어지거나 그러면 바로 피디와 협의해서 재조정을 해야 하는데, 그럴 때 전화보다는 얼굴보고 회의하고 협의하는 게 효율적이니까 웬만하면 출근을 해요. 저는 23살 때부터 방송작가로 일했어요. 여기 부산MBC에서만 12년을 일했는데, 그럼 뭐해요. 결국 저는 프리랜서잖아요. 거기서 오는 약간의 ‘현타(현실자각타임)’가 있어요. 저희는 직원이 아니니까 출입증부터 차이를 둬요. 일단 출입증 모양이 다르고요, 계약직으로 들어온 한 달 된 사람도 휴대폰 요금을 지원을 해주는데, 작가들은 10년을 일해도 그런 거 없어요. 무상 주차도 안 되고, 식비 지원도 안 되고, 그리고 층마다 갈 수 있는 층이 있고, 갈 수 없는 층도 있어요. 프리랜서들은 못 들어가게 막아놨어요. 그러니까 같은 방송국에서 10년을 넘게 같이 일했어도 순간 순간 ‘너는 여기 MBC 소속이 아니’라고 선을 확실히 긋는다는 느낌이 들죠. 그래서 처음에 작가 노조가 생긴다고 했을 때, 다들 그런 단체가 생기니까 좋은 것 같다고 그랬었어요. 풀빵은, 작년 연말이었던 거 같은데, 그때 노조가 풀빵에 가입한다면서 앞으로 노조를 하면 풀빵에도 자동 가입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조합비가 조금씩 올랐는데,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고 전 원래 오른 만큼 내고 있었기 때문에 괜찮았어요. 그렇게 풀빵에 들어가게 된 거죠. 처음 들었을 때는 뭐가 엄청 직접적으로 느껴진다거나 예상되는 게 없어서 좀 낯설었어요, 개념 자체가. 소속이 있고 복지 혜택을 받고 그런 경험이 없었으니까. 근데 교육을 오셔서 상세히 설명해 주셔서 그나마 이해가 됐고요, 이후에 입원 수당 말고는 다 이용해 본 거 같아요. 명절 선물 받았을 때는 정말 기분 좋았어요. 명절이 되면 MBC에서 소소하게 뭘 챙겨주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내가 소속된 곳에서 선물이 오니까 되게 반갑더라고요. 뭔가 소속감같은 게 느껴져서 다들 더 좋아했던 것 같고, 그때 노조 단톡방에 다들 인증사진 엄청 올라 왔었어요. 좋다고. 고맙다고. 그리고 비상금고는 안 할 이유가 없잖아요. 낸 거 보다 은행이자 보다 돈을 더 준다는데. 또 묵혀놓으면 저도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니까. 바로 가입했죠. 그리고 그 돈이 다른 분들 대출 자금으로도 쓰인다는 게 좋잖아요. 뭔가 품앗이 느낌도 나고. 100만 원이 엄청나게 큰 금액은 아니지만 급하지 않으면 저는 계속 넣어둘 생각이에요. 풀빵은 손에 잡히는 도움이랄까? 노조라는 게 다들 더 나은 삶을 위해서 하는 거지만, 어쩔 수 없이 스트레스도 따르고 시간도 많이 걸리고 그렇잖아요. 그러는 중에 뭐랄까 당장 손에 잡히는 도움과 혜택을 준 것이 풀빵이라고 해야 되나? 그래서 좋았어요.  정리 | 방송작가 권지현 지난 3년간 풀빵의 노동공제 사업 성과와 노동공제운동이 불안정노동자인 풀빵 회원들의 일상적 삶과 맞닿은 이야기들을 성과공유회를 통해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풀빵 회원조직과 회원, 그리고 노동공제운동에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시는 분들, 노동공제가 궁금한 분들 모두 참여하실 수 있는 행사입니다.   📌 일시: 2024년 6월 25일(화) 오후 2-5시   📌 장소: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 다리소극장  📌 문의: 사)풀빵 사무국(02-2039-2341)  👉 성과공유회 참가 신청 :https://bit.ly/풀빵성과공유회참가신청
새 이슈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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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년생 혼인율, 89년생보다 진짜 절반 이하일까?[통계 의심하기]
하지만 난 그래프를 보며 ‘이 정도인가?’라는 의심부터 들기 시작했고, 천천히 하나 하나 따져보며 이 그래프가 다소 과장하고 있는 부분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실제로 보아야 할 통계를 따로 살펴보게 됐다. 92년생 남성, 아직 결혼을 준비할 나이 먼저 든 생각은, 지금 한국의 평균 초혼 연령(처음 결혼하는 연령)이 생각보다 높다는 점이다. 이번 글에서는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에서 발표한 자료를 많이 참고했는데, 2023년 기준 평균초혼연령은 남자 34.0세, 여자 31.5세다. 통계청의 통계는 만나이를 채택하므로, 2023년 기준 만 34세는 1989~1990년생이다. 즉, 평균적으로 1992년생 남성은 인생에서 결혼을 하더라도, 2023년에 아직 결혼하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다.  92년생 남성의 혼인율은 아마 위 그래프에 나온 15%보다 더 증가할 것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세대별 혼인율이 올라가는 건 89년생 남성도 마찬가지다. 2023년 나이대별 혼인율 비중을 보면, 남성의 혼인은 만35세를 넘어서도 꽤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2023년 전체 혼인 중 만35세 이상에서 이루어지는 비중은 약 38%이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재혼의 비중이 높아진다는 점을 감안해도, 특정 세대의 초혼율을 제대로 측정하기 위해선 그 연령대가 40대 후반이 될 때까지는 통계를 보아야 한다. 여성의 경우에도 2023년 기준 만 31.5세이려면 1991~1992년생이어야 하므로, 맨 처음 그래프에서 나타났던 29.5%보다 이후 몇 년 동안 혼인 비중이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진짜로 보아야 할 것은 ‘조혼인율’, 그리고 출산율과의 연관성 그렇다면 한국의 혼인율은 문제가 없을까? 그렇지 않다. 방금 분석한 그래프가 통계적 오류를 범하기 좋아 비판하였을 뿐이지, 실제로 한국의 혼인율은 10년 동안 크게 감소하고 있다. 이제부터 살펴볼 ‘조혼인율’은 1000명 당 혼인한 건수로, 쉽게 말해 ‘인구 대비 혼인율’이다. 통계를 살펴본 결과, 조혼인율은 6.4에서 3.8로 변화하였으며, 10년 전에 비해 약 40.6% 감소했다. 2021-2023년 동안 더 감소하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조혼인율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더 큰 문제로 제시되고 있는 출산율 추이와 비교해보고자 국가지표체계의 합계출산율 통계청 데이터도 가져와 함께 그래프를 그려보았다. 비혼인 출산 등 출산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결혼한 부부가 아이를 낳는 출산율이 가장 높기 때문에, 출산율과 혼인율은 항상 큰 상관관계가 존재할 것이라고 쉽게 추측할 수 있다. 합계출산율은 10년 간 39.5% 감소하며 조혼인율과 비슷하게 감소하였다. 다만, 최근 3년 간 조혼인율은 비슷한데 비해 합계출산율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데,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혼인율 감소 외에 출산율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원인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특정 자료를 분석하거나 뉴스를 접할 때, 통계와 그래프를 항상 천천히 생각해보고 의심할 수 있는 힘을 시민들이 더 길러낼 수 있길 바란다. 또한, 기자를 포함해 정보를 생산하는 사람들 역시 특정 기관이 제공하는 데이터와 해석을 의심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는 것도 자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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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의 길들임과 세계 평화
길들임의 거리 by 💂죠셉 전치형 교수는 저서 <로봇의 자리>에서 동화 <어린 왕자>의 한 부분을 인용, 기술을 ‘길들인다’는 유용한 개념을 제시합니다. 여우는 입을 물고 오랫동안 어린 왕자를 쳐다보았다.🦊 ‘제발.. 나를 길들여줘.” 여우가 말했다.🤴🏻“나도 정말 그러고 싶어.” 어린 왕자가 대답했다.🤴🏻“그렇지만 내겐 시간이 많지 않아. 찾아내야 할 친구들도 있고 알아볼 것도 많아.”🦊“우리는 우리가 길들이는 것만 알 수 있어.” 여우가 말했다. “사람들은 이제 무엇도 알 시간이 없어 (…) 네가 친구를 원한다면, 나를 길들여!” 길들임을 ‘관계를 맺는다’는 의미와 연결 지은 것이죠. 일반적으로 저게 물건이나 동물 등, 비인간을 대상으로 사용되는 건조한 표현이라는 점을 기억 해보면, 여기서 제시된 관계 맺음으로서의 길들임은 기술과의 관계를 설명하는 데도 적절한 것 같습니다. 관계 맺는 대상이 한편으로 ‘도구’라는 점을 상기시키면서도 사용-피사용의 일방성 대신 관계의 양방향성을 드러내 주기 때문이죠. 모르고 있다가는 종종 사람과 헷갈릴 정도로 그럴듯한 아웃풋을 내어놓는 AI와의 관계에서는 더더욱요. 기술과 사회, 개인이 만나 서로를 길들이고, 길들여지는 과정엔 시간의 경과가 필수적일 겁니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관찰하기, 어떤 존재인지 이해하려 노력하기, 낯선 환경에 적응하도록 도와주기. 지켜야 할 규칙을 알려주기, 규제하고 관리하기(p.9)’에 참여하는 가운데 우리는 삶이라는 맥락 속 기술에 대해 사유하고, 이야기하고, 애매한 윤리적 지점에 대해 논쟁하며 사회적 맥락 속 나의 가치들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그렇게 사람들이 서로 연대하고, 공론화시키고, 행동할 시간이 주어졌기 때문에 만드는 사람들도 어느 정도는 사회와 발맞춰 방향키를 잡았을 것이고, 시간이 지나며 그 혜택의 분배도 이뤄진 것이겠죠. 기술 진보를 마치 진화의 과정처럼 여기며 그게 자동으로 우리를 계몽하고 이롭게 할 것이라는 기술 유토피아주의는 비판적으로 거리를 두고 봐야 할 환상입니다. <권력과 진보>에서 저자들이 말했듯, 독점하려는 세력에 대항하는 길항권력이 형성되고, 투쟁해온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낙수효과도 있었겠죠. 그런데 AI라는 기술을 생각하면 우리에게 그 길들임을 위한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신기술이 이전 것을 갱신하는 속도는 갈수록 빨라져서 생각할 시간도 없이 휘몰아칩니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이 소수의 닫힌 집단에 의해 이뤄지는 경향 또한 갈수록 심화하고 있죠. 이런 점에서 AI라는 기술은 지금까지의 기술 패러다임과 구분되어 분석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규제, 민주적인 의사 결정 과정 등 모두 중요하지만 개개인이 '길들임'을 스스로 연습해 나갈 수 있도록, 기술에 대한 주도적 비판 능력을 갖추는 것이 AI시대를 위한 궁극의 해답일 겁니다. 어려운 문제죠. 어디서부터 시작할 수 있을까요? 시중에 나와 있는 훌륭한 기술 철학, 윤리 책은 정말 많지요. 지금 우리에게 없는 건 그 지식을 밀접한 생활 속에서 녹여낸 이야기들이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지난 레터에 썼듯, 내가 보고 싶은 세상의 모습은 무엇인지, 그것과 기술의 지향점 사이 거리는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 볼 수 있게 도와줄 '작은' 이야기들이요. 종종 명확한 답이 없는 AI 윤리 문제들을 고민하는 일이 위와 같은 테크 감수성(sensibility)을 기르는 데 기여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세계 평화를 향하여 by 🥨채원 저는 지난주 리스본에서 열린 <평화와 안보를 위한 책임감있는 AI> 워크샵에 다녀왔어요. 보통 학교나 기업에서 주관하는 대부분의 AI 관련 행사와 달리, 유엔(United Nations, UN)이라는 국제 기구에서 개최한다는 점에 흥미를 느껴서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이틀간의 워크샵은 유엔 군축 사무국(United Nations Office for Disarmament Affairs, UNODA)과 스톡홀름 국제 평화 연구소(Stockholm International Peace Research Institute, SIPRI)가 공동으로 개최한 행사였습니다. 군축과 국제 평화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AI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는데요, 오늘 레터에서 가볍게 저의 감상을 나눠보려고 합니다. AI와 평화, 그리고 안보라니, 처음에는 낯선 단어들의 조합으로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학부 때 들었던 <국가 안보와 정보>라는 수업을 떠올려보면, 각 국의 정보기관이라든가 국제 정세와 외교 정책 같은 것들을 다뤘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워크샵 주제를 듣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지금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에서 활발히 쓰이고 있는 각종 첨단 AI 기술들이었습니다. 신장 위구르나 홍콩 시위 때도 그랬듯, 기술을 계속해서 발전하고, 이렇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고찰할 새도 없이 사회 곳곳에서 쓰이고 있으니까요. 일단 제 기억에 남는 것은 전통적인 안보 문제 (예컨데 핵확산 방지조약이라든가 치명적 자율 무기 체계 등)와 AI를 비교하는 것이었어요. 국가간 이런 논의를 진전시키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지, 아주 간단한 정의 조차 동의하기 어렵다는 점이 닮았다는 게 흥미로웠습니다. 반면, 핵무기처럼 특정한 행위자만이 ‘추적 가능한’ 형태로 개발하는 전통적인 안보 기술과 달리 AI 기술은 안보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도 기존과 다른 행위자들 - 예컨데 구글같은 미국의 테크 기업들이라든가 다양한 오픈소스 커뮤니티 - 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도 인상깊었습니다. 지금 AI에 대해 이루어지는 많은 비판이 윤리적인 비판 혹은 안전성, 위험성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요, 이러한 관점이 국제 안보에서 이야기되는 안보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맥락에서, 누구의, 무엇을 위한 안전인가를 묻는 것이겠지요. ‘책임감 있는’ 기술 혁신의 책임이란 무엇 혹은 누구에 대한 것일까요? 또 AI 기술을 개발하고 사용하는 개인의 입장에서 책임감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한편으로는 비슷한 논의점이라도 ‘윤리적 문제’로 이야기되는 것과 ‘안보의 문제’로 제시되는 것에서 오는 차이점 또한 흥미로웠습니다. 윤리라는 말랑한(?) 이름이 오히려 날카로운 비판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했고요. 너무 말랑하지 않으면서도 냉정하되 너무 날카롭지만은 않은 그런 ㅎ 관점을 갈고 닦아서 앞으로 독자 여러분과도 나누어보도록 할게요. #feedback 오늘 이야기 어떠셨나요?여러분의 유머와 용기, 따뜻함이 담긴 생각을 자유롭게 남겨주세요.남겨주신 의견은 추려내어 다음 AI 윤리 레터에서 함께 나눕니다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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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에 연대를! 가자지구에도 꽃은 핀다
아랍권 전통춤 답케(Dabke)를 알게 된 건 긴급행동 집회에서였다. 춤 선생은 팔레스타인계 여성 활동가였는데, 그의 안내에 따라 사람들은 둥그렇게 서서 손을 맞잡은 채 발을 앞뒤로 흔들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빠른 아랍풍 리듬에 맞춰 양발을 현란하게 움직이는 답케를 따라 하기란 쉽지 않았다. 내 스텝은 꼬이기 시작했고 다른 참여자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함께 춤을 추던 팔레스타인계 여성 활동가의 어머니가 두팔을 옆으로 쭉 펼치고 곡선을 그리며 몸을 흔들었다. 서안지구 난민으로 이주해 살아왔다는 한 노년 여성의 몸짓에서 부드러움과 함께 강인함이 느껴졌다. 연대의 마음을 담아 리듬에 몸을 맡기면서도 실시간으로 폭격이 진행되는 가자지구의 현실을 머릿속에서 지울 수 없었다. 언론을 통해 본 무너진 잔해, 난민촌 텐트에서 심각한 기아로 고통받는 주민들을 떠올리며 ‘춤을 추며 절망이랑 싸울 거’라던 대중가요의 노랫말을 곱씹었다. 실상 춤은커녕 굶주림에 몸을 가누기도 어려운 형편이겠지만 존재함으로서 저항해 온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용기를 떠올리며, 답케 스텝을 한 발 한 발 떼었다.  공습으로 파괴된 땅,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생각하면 많은 이들이 ‘지옥’, ‘폐허’, ‘비극’과 같은 부정어를 떠올릴 것이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를 향한 집단학살이 어느덧 8개월 넘게 지속되고 있고, 현지의 참상은 어떠한 말로도 설명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니까. 6월 10일(현지시간) 기준 가자지구에서 최소 3만 7천 명 넘는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고 8만 4천 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전역에 지상, 해상, 공중을 가리지 않고 대규모 폭격을 퍼붓고 있으며 국제사법재판소(ICJ)의 라파 공격 중단 명령에도 난민촌을 공습하는 등 학살을 가속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6월 6일(현지시간)기준, 인질을 구출한다는 명목으로 누세이라트 난민촌과 인근 유엔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 학교에 포격과 공습을 가했다. 사망자만 274명, 부상자는 700여 명에 이르고 건물 잔해에 깔린 실종자를 추가 집계한다면 희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이다.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전투원’ 희생자 명단이라고 주장하는 명단에는 8살 어린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고, 이 점에서 우리는 ‘하마스 제거’를 핑계로 한 이스라엘의 모든 공격이 실상 가자지구 민간인을 향한 집단학살이자 전쟁범죄임을 알 수 있다.   기아와 난민으로 얼룩지고 있는 가자지구 ⓒ스튜디오R  가자지구 주민들을 위협하는 건 이스라엘의 공습뿐 아니라 심각한 굶주림과 질병 등이다. 6월 12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는 가자지구 주민들이 현재 “재앙적인 기아와 유사 기근 상황”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어린이 10명 중 9명이 심각한 기아에 직면해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지속적으로 가자지구 인도적 지원 물품을 통제하여, 구호 물품이 검문소 인근에서 발 묶인 채 부패하고 있다는 증언도 전해졌다. 이스라엘 정부가 기아를 ‘무기’처럼 전투 수단으로써 사용하며 인종청소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군에 의해 유일한 구호 물품 반입 통로인 라파 국경 검문소가 장악됐고, 구호 트럭 반입 수는 지난 5월 기준 하루 평균 97대로 집계되었다. 심각한 기아 상황인 가자 북부에서는 굶주림에 참다못한 주민들이 동물 사료를 먹는 일도 있었고, 해상으로 투하되는 구호 물품을 잡으러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익사한 사건도 발생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는 “7월 중순이 되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인구 절반에 달하는 약 100만 명이 기아로 사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늘만 뚫린 감옥’ 가자지구는 현재 극심한 인도적 위기를 맞고 있다. 가자지구 출신 한 난민은 인터뷰를 통해 봉쇄와 폭격 속에서의 삶을 “사람이 아니라 새가 되었으면 하고 바랐던” 때라고 회고했다.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난민촌 및 유엔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 시설 공격은 중대한 국제법 위반행위이다. 지난 10월 7일 이후, 가자지구 인구 75%이상에 해당하는 170만 명 넘는 주민이 터전을 잃고 난민이 되었다. 라파 난민촌 피란민은 지난 공습 당시 화염에 휩싸였던 상황을 전하며 “죽을 순서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피란민들은 난민촌 텐트에서 식량 부족 등을 겪으며 하루 하루를 견디고 있다. ‘생지옥’이라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참혹한 상황에서마저,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만류를 묵살한 채 가자지구 전역에 무차별적 공습을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라파에 머물던 100만 명 이상의 가자 피란민들은 공습을 피해 남부로 이동했고, 현재 라파에 머무는 이들은 10만 명으로 추산된다.    폐허 속에서도 재스민꽃은 싹 틔운다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타전되는 가자지구 폭격 소식, 비현실적인 사망자 수 등 비참한 현실에 한 명의 연대자로서 막막함을 느낄 때도 있다.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세계 시민들이 이 집단학살을 막을 수 있을까. 연대운동 흐름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더는 없을까 끊임없이 고민한다. 긴급행동 집회가 16차까지 거듭될수록 가자지구의 집단학살은 더 격화되고 휴전 협상은 어렵기만 하다. 미국이 이스라엘의 뒷배가 되어 학살을 지원하고 국제사회도, 그 누구도 학살을 멈추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과 무력감에 휩싸이기도 한다. “이스라엘은 집단학살 중단하라!”, “팔레스타인에 해방을!” 이 간절한 외침이 닿을 수 있을까. ⓒunsplash 팔레스타인 작가 모하메드 엘-쿠르드는 가자지구 북부에 핀 재스민꽃에 관해서 이야기한다. 누군가의 “허락이나 휴전이 없어도 싹을 틔우는” 재스민이 존재하는 이유는 끝나지 않은 나크바(대재앙)에서도 살아왔던 팔레스타인인이 있었기 때문이고, 늘 투쟁과 함께했기 때문이라고. ‘지옥’에서도 새싹은 틀 수 있다고 말한다.      마음에 그늘이 질 때마다 폐허 속에 핀 재스민꽃을 상상해 본다. 집회 단골 참여자들과 눈인사를 주고받을 때, 행진 참여자에 음료수를 나누어주거나 그저 멀리서 행렬을 휴대폰으로 촬영하며 눈물을 훔치는 아랍계 이주여성들을 마주하는 등 팔레스타인을 매개로 다양한 이들과 연결되는 경험은 연대자로서 역할을 돌아보게 된다. 쉴 새 없는 공습 속에 살아가는 가자 주민들을 떠올리며 세계 시민으로서 집단학살을 끝내기 위한 책임을 공유하고, 연대의 목소리를 내어본다. ‘뭐라도 해야겠다’는 시민들의 마음을 잇고 모으는 활동이 무력함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혹자의 말처럼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외침으로 집단학살을 끝낼 수 없을지 모르지만, 학살을 중단하고 즉각 휴전하라는 시민들의 여러 외침이 함성으로 모일 때, 우리의 연대가 연결되어 강해질 때 폭력의 악순환은 끊어낼 수 있다. 팔레스타인은 혼자가 아니라는 절실한 외침, 폭력을 멈추라고 촉구하는 이들이 곳곳에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일을 멈출 수 없는 이유다.  세계난민의날을 앞둔 6월 15일(토) 오후 3시, SK서린빌딩 뒤편에서 팔레스타인 긴급행동 17차 집회가 열린다.텐트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가자 주민의 삶, 이스라엘의 군사점령에 고향을 떠난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삶을 매 순간 잊지 않을 것이다. 기억하고 연대하기 위해, 팔레스타인이 하루빨리 평화와 존엄을 되찾기를 촉구하며 오늘도 광장에 모인다.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끝내기 위해 함께 외치자. 피켓을 높이 들고 거리를 누비자. FREE FREE PALESTINE!  🇵🇸   📌참고 모하메드 엘-쿠르드, “비가 오고 있다-진행형인 나크바와 현재의 혁명에 관해”,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노션 페이지 *집회 등 관련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국제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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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주기 효순미선 추모제 : 2002년 뜨거웠던 여름을 기억하나요?
효순미선 사건에 대한 간단한 설명 2002년은 월드컵으로 한창 대한민국이 뜨겁게 달아있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불평등한 한미관계로 중학생들이 압사되었던 사건이 있었던 해이기도 하다. 2002년 6월 13일, 당시 조양중학교 2학년이던 효순이와 미선이는 친구의 생일을 축하해 주기 위해 신나는 마음으로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런데 뒤에서 커다란 미군 장갑차가 효순이 미선이 쪽으로 다가왔다. 효순이와 미선이가 걷고 있던 길은 폭이 아주 좁아 장갑차가 지나가기에는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갑차는 그 길을 지나갔고, 그대로 두 학생은 현장에서 순식간에 장갑차에 의해 압사되었다. 놀랍게도 가해미군은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고 미국으로 안전하게 돌아갔다. 국민들은 누구도 이 무죄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어, 자발적으로 촛불을 들고 밖으로 나와 행진했다. 당시 사람들은 탱크라도 구속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수 십만명의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함께 행진을 한 2002년이었다. 이 사건이 왜 불평등한 한미관계까지 연결되는 걸까?  SOFA에 따르면, 미군은 전속적 관할권을 가지고 있다. 미군과 관련된 범죄가 일어날 경우, 미국 법률에 의해서 처벌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효순미선사건도 마찬가지로, 미 군사법정에서 군사재판이 열렸다. 또한 군사재판은 모두 미국인으로만 이루어져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공정한 판결을 내리기 어려운 구조이다. 결국 재판은 과실사고로 무죄판결로 끝났다. 분명 미군의 잘못임에도 사과와 진상규명이 되지 않았던 이유는 미국과 한국간의 불평등한 SOFA이고, 더 나아가 불평등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입니다. 22년이 지난 지금은 어떠한가? 슬프게도 달라진 건 없다. 2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제대로 된 사과와 진상 규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우리의 기억 속에서 점점 잊혀져 가고 있다. 매 주기마다 효순미선 추모제를 효순미선평화공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효순미선을 기억하고 추모함으로써 불평등한 관계를 생명중심의 관계로 변하는데 힘을 쓰고 있다. 또한 평화공원 옆에 기록관을 건립할 예정이라고 한다.  22주기 효순미선 추모제 추모제에는 각 시민단체를 비롯한 종교계와 청소년이 참석하여 150여명이 함께 추모를 하는 자리를 가졌다.  추모제에서는 평화공원사업위 권정호 변호사님의 추모 발언으로 시작되었다. 그를 이어서 미국 평화재향군인회 회원 두 분의 심정과 생각을 나누었다. 엘리 애덤스는 베트남전쟁 당시 파병되었던 군인으로써, 전쟁의 참혹함을 목격했고  그 이후로 평화운동을 시작하셨다. 또 앨런 바필드는 1980년에 평택 캠프 험프스에서 복무하며, 광주항쟁 당시 주한미군에 대한 증언을 하셨다. 각자의 스토리를 이야기해주셨고, 더 이상의 희생이 없기를 바라며, 효순이와 미선이를 기억하겠다고 하셨다. 발언뿐만 아니라 마음을 울리는 공연들도 있었다. 밴드 두번째 달과 가수 하림의 공연이 있었다. 가수 하림은 5.18 피해자의 유족으로 이 자리에 함께 오게 되었다고 한다. 두번째 달은 아름다운 선율을 담은 '서쪽하늘에'를 연주했고, 가수 하림은 '위로'라는 곡을 불렀다.  마지막 순서로는 청소년의 발언과 합창이 있었다. 숲나학교 학생 진영인과 산마을학교 학생 박현의 발언이 있었다. 두 학교 모두 기록관 건립을 위해 반딧불이로 활동하고 있다. 숲나학교 학생들의 합창으로 이번 22주기 효순미선추모제를 마무리했다. 담쟁이라는 곡으로, 담을 넘자라는 문장이 반복적으로 나온다. 곡의 문장처럼, 어렵고 힘든 이 여정을 함께 기억하고 행동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  관련 뉴스를 참고하시면 더 많은 정보들을 알 수 있습니다. 효순·미선 22주기 추모제…“한반도 평화 실현, 촛불정신 완성하는 길” (naver.com) 22년 전 효순∙미선 기억하십니까…기록관 건립 추진 [만리재사진첩] (naver.com)
한미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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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댈언덕, 풀빵 #6] 풀빵을 만나고 저희 공제회 인기가 급상승 했어요
‘노동공제연합 사단법인 풀빵’은 사회적 연대와 상부상조에 기반한 공제사업을 통해 노동자들의 자조적 결사체를 활성화하고 불안정한 노동조건을 개선하여 노동자들의 권익을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2021년 설립되었습니다. <나의 기댈언덕, 풀빵> 시리즈를 통해 풀빵 회원들의 삶과 그 속에서 풀빵공제와 맞닿은 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 이전 편 다시 보기 [나의 기댈언덕, 풀빵 #1] 16만 원? 돈이 문제가 아니라 조건 없이 가장 빨리 도와줬던 곳이에요. [나의 기댈언덕, 풀빵 #2] 급한데 손 벌릴 데는 없고... 풀빵에 전화했죠. [나의 기댈언덕, 풀빵 #3] 받는 거에 비하면, 6천 원 내는 거 하나도 안 아까워요. [나의 기댈언덕, 풀빵 #4] 풀빵이요? 생명수이자 효능감의 원천이죠. [나의 기댈언덕, 풀빵 #5] 풀빵, 넌 나에게 연대감을 줬어! 이야기 참여자 _ 카부기공제회 소속 53세 남성 회원 자영업하면서 투잡으로 대리운전하고 있습니다. 대리운전을 처음 시작한 건 2003년인데, 계속해서 투잡 형식으로 해 왔기 때문에 전업으로 대리운전을 한 건 총 합해봐야 4년도 채 안 될 겁니다. 첫 사업에 실패하고 나서 대리운전 시작했는데, 온전히 대리운전만 한 건 아니고, 중간에 계속 사업을 병행했어요. 지금도 작년부터 카센터 자그마한 거 하고 있고요. 그래도 대리운전은 계속 했죠. 사업이라는 게 수입이 둘쭉날쭉 하잖아요, 벌이가 시원찮아도 직원들 월급은 줘야하니까 그럴 때는 밤에 투잡으로 대리운전해서 월급 맞춰 주고 그랬죠. 하루종일 일하는 거죠. 어차피 투잡을 한다는 거 자체가 잠자는 시간 빼고 다 일하는 거니까.  제가 처음 시작하던 2003년에는 대리운전이 나름 괜찮았어요.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호황이었다고 봐야지. 제가 김해시에 살고 있는데, 그때는 현찰이 바로바로 들어왔어요. 당시에도 업체가 있긴 했지만, 프로그램 사용료나 보험료 이런 건 회사가 다 부담해줬거든요. 그래서 열심히 하면 하는 만큼 벌 수 있었어요. 근데 대기업 플랫폼들이 들어오면서부터 기사들한테 보험료를 부담시키고 프로그램 사용료 부담시키면서 더 어려워진 거죠. 게다가 물가는 10배가 올랐는데, 대리운전 요금은 그때나 지금이 같으니까, 점점 안 좋아질 수 밖에요.  이래저래 대기업의 횡포가 심해져도 대리기사는 혼자 하다 보니까 싸울 수가 없어요. 센터나 플랫폼, 지금 카카오도 티맵도 분쟁이 일어나면 자기들은 빠집니다. 플랫폼 기업은 오로지 수수료하고 자기들 이익만 취하고 거기에 대한 책임은 하나도 안 진다는 거죠. 그게 제일 문제죠. 처음에 노조 가입할 때도 대리기사들이 이런 식으로 대우받고 일하면 안 되겠다 싶어서 했는데, 생각보다 바뀌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그러니까 지치고, 활동도 흐지부지되고 하다가 자연스럽게 탈퇴가 돼버렸어요. 카부키는 공제회 전에 밴드가 먼저 있었어요. 어쨌든 대리기사들끼리 모여서 뭐라도 좀 좋게 만들고 싶은 생각은 있었는데, 그러다가 2년 전인가 연말에 평소 따르는 형님이 있는데, 그러시더라고요. “공제회 한 번 해 보면 어떻겠노?” 노조도 좋지만 당장 현실적이고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걸 먼저 해보자고요. 그래가지고 21년 10월, 11월쯤부터 회원을 모아서 99명으로 12월 달에 공제회를 설립을 했는데, 저희가 돈이 없잖아요. 외부 지원도 없고. 그래서 처음에는 되는 사람부터 회비를 1년 치 선납하거나 50만 원씩 먼저 내놓고 어떤 분은 100만 원 내놓고 해서 초기자본금 300만원 가지고 시작했죠. 사실, 저는 하면서도 회의적이었어요. 워낙 조직 기반이 연약하니까. 지금까지 온 것만 해도 용하다고 생각해요. 근데, 이게 풀빵을 만나서 이제 좀 단단해졌달까. 아무래도 풀빵은 전국적인 조직이고 전태일재단 같은 일반시민들이 다 아는 단체와 연결돼 있잖아요. 딱 ‘전태일’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사람들이 다 알잖아요. 근데 저희는 카부키공제회라고 하면 모르거든요. 풀빵 덕분에 신뢰도가 확 올라가는 거죠. 그 뿐이 아니라 자동으로 홍보가 되는 거예요. 그리고 명절 선물이라든지 특히 소액대출, 비상금고 이런 건 저희들이 풀빵 도움 없이는 할 수 없잖아요. 급한데 대출받을 수 있다, 비상금고 9회 납입하면 10만원 더 준다, 그게 얼마나 조건이 좋아요. 그런 상품 덕분에 많이 가입했죠. 대리기사들이 은행권에 가면 대출이 전혀 안 돼요. 저도 자영업하고 있지만, 자영업자들은 은행가면 대접을 못 받습니다. 문턱이 높아요. 그래서 사채를 쓰는 건데, 저도 소액대출 받았을 때, 진짜 고마웠어요. 소중하게 요긴하게 잘 썼습니다. 대형 1급 정비공장 하나 내는 게 제 꿈인데요, 진짜 그게 성공해서 더 이상 대리운전을 하지 않더라도 카부키공제회에는 계속 남아 있을 겁니다. 풀빵도 마찬가지고. 왜냐하면 혜택은 차치하고 이 대리운전 기사들 처우나 환경이 좀 개선 돼야 하거든요. 제가 안 해도 그거 될 때까지 남아 있을 겁니다. 카부기공제회든 풀빵이든 다 취지나 목적이 다 좋잖아요. 같이 성장을 해서 서로 좋은 방향으로 도움이 되는 관계가 됐으면 좋겠다, 제 바람은 딱 그거 한 가지입니다. 정리 | 방송작가 권지현 지난 3년간 풀빵의 노동공제 사업 성과와 노동공제운동이 불안정노동자인 풀빵 회원들의 일상적 삶과 맞닿은 이야기들을 성과공유회를 통해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풀빵 회원조직과 회원, 그리고 노동공제운동에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시는 분들, 노동공제가 궁금한 분들 모두 참여하실 수 있는 행사입니다.   📌 일시: 2024년 6월 25일(화) 오후 2-5시   📌 장소: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 다리소극장  📌 문의: 사)풀빵 사무국(02-2039-2341)  👉 성과공유회 참가 신청 :https://bit.ly/풀빵성과공유회참가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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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10주기 기억 공론장' 결과보고서
사회적협동조합 빠띠가 4.16재단의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기획·진행한 [세월호 10주기 기억 공론장] 프로젝트 진행 과정과 공론장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가 발간되었습니다. 2024년은 세월호 참사 10주기가 되는 해입니다. 우리는 이 참사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되며, 희생자들을 기리고 유가족들을 위로하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의 기억은 우리 사회의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시민들이 함께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사회적협동조합 빠띠의 캠페인즈팀은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시민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이 참사를 기억하고 기록할 수 있도록 '함께 기억' 프로젝트를 기획하였습니다. 캠페인즈 플랫폼에 프로젝트 페이지를 개설하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하여 캠페인, 투표, 토론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였습니다. 나아가 오프라인 공론장인 "세월호 10주기 기억 공론장"을 개최하여 시민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세월호 참사의 의미를 되새기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보고서는 캠페인즈에서의 시민참여 활동과 공론장에서 오간 생생한 목소리들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공론장에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와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서 활동한 오지원 변호사와 시사IN 김은지 기자,  세월호참사와 관련된 시민들의 이야기를 전해준 윤성민 캠페이너가 발제자로 함께 했습니다. 발제자들과 함께 각각 세월호참사와 기억, 세월호참사의 의미, 세월호참사와 제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윤성민_시민이 기억하는 모습, 시민이 해야할 질문 김은지_세월호와 나    오지원_세월호 참사 10주기, 변화는 어떻게 와야 하는가 : 생명안전기본법  *자세한 내용은 공론장 결과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4년 4월 12일에 세월호 10주기 기억 공론장 행사가 열렸습니다. 공론장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함께 기억 프로젝트’ 운영을 통해 생산한 캠페인, 투표, 토론 생산 활동 과정에서의 시민 토론 정보를 제공하고, 발제자들의 발제를 제공하고, 캠페인즈에서의 발제에 대한 사전 토론 정보를 간략하게 요약하여 제공하였습니다. 이런 다채로운 정보의 제공은 짧은 테이블 토론에서의 논의가 좀더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테이블 토론 후에는 이야기를 나누며 각자의 마음속에 정리된 의견을 공유했습니다. 캠페인즈와 공론장 행사에서 이루어진 모든 논의들을 ‘[세월호 10주기 기억 공론장 결과보로서]’로 정리하였습니다. 네 개의 테이블에서 이루어진 토의를 간략하게 요약하고 연결하여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실시간 공론장_소모임 토의 요약 및 연결  소모임 1,2조(기억) : 세월호 참사와 기억 참가자들은 4.16 당일의 생생한 기억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청소년기에 겪은 충격과 상실감은 아직도 극복되지 않은 듯했습니다. 안산에 살았던 분, 세월호 유가족과 인연이 있는 분 등 참사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사연들이 나왔고, 그렇지 않은 분들 역시 먼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아픔'임을 절감했다고 합니다. 세월호에 대한 가장 큰 오해로 '세월호는 끝났다, 과거의 일이다'라는 인식을 꼽았습니다. 해결되지 않은 진실, 반복되는 참사의 고리, 여전히 고통받는 유가족들의 현실 등을 감안할 때 세월호는 현재진행형이며 아물지 않은 상처라는 것이 참가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습니다. 또한 세월호를 기억하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워 회피하려는 경향,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기억을 왜곡하려는 시도에 대한 문제의식이 제기되었습니다. 슬픔에 함께 공감하고 추모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간의 부재도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해결책으로는 교육과 알림의 중요성이 강조되었습니다. 청소년들이 참사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고 교훈을 얻을 수 있도록 적절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언론과 시민사회가 참사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담론을 확산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나아가 기억과 추모를 넘어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실질적 노력, 예컨대 안전 매뉴얼 제작이나 안전 인프라 확충, 법·제도 정비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소모임 3조(의미) : 세월호 참사의 의미 세월호 참사가 우리에게 남긴 것은 무엇일까요? 참가자들은 이 참사가 단순히 불행한 사고가 아니라 구조적 폭력, 특히 국가 권력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외면하고 약자의 희생을 강요하는 폭력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이 상징하듯, 위기 상황에서 시민을 보호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들을 질식시킨 국가의 야만성을 목도한 것이죠. 이른바 '세월호 세대'로 불리는 청년들에게 세월호의 트라우마는 결코 지워지지 않을 것입니다. 한편 세월호 참사는 한국사회가 안전에 얼마나 무감각했는지, 재난대응 인프라가 얼마나 허술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안전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부단히 점검하고 개선해 나가야 함을,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임을 새삼 일깨워준 계기였다는 의견이 제시되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구조적으로 발생한 '사회재난'이라는 점, 책임자들이 징계를 피해가고 진실규명이 요원한 현실, 언론의 부실하고 선정적인 보도태도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묻는 일련의 과정 자체가 유가족들에게 또 다른 고통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세월호 참사는 일회적 사건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의 참사라는 인식이 공유되었습니다.  해법으로는 진실 규명을 위한 사회적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원인과 책임을 철저히 조사하고, 희생자들을 공식적으로 기리는 사회적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죠. 희생자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유가족들을 괴롭히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해야 합니다. 세월호의 아픔에서 교훈을 얻어 제도와 문화를 개선하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한 걸음 더 성숙해질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습니다. 소모임 4조(제도) : 세월호 참사와 제도 세월호 참사 이후 대한민국은 법과 제도 면에서 어떤 변화를 겪었을까요? 안전관리 체계 개선, 재난대응 시스템 강화 등 나름의 성과가 있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습니다. 여전히 세월호 참사의 진상은 온전히 밝혀지지 않았고, 책임자 처벌도 미진한 상황입니다. 유사한 참사가 반복되는 것을 보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컨트롤타워의 부재와 부처 간 소통·협력 실패가 큰 문제로 지적되었는데, 그 후에도 이 문제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은 것 같다는 우려가 제기되었습니다. 사고 발생 시 신고체계가 여전히 혼선을 빚고 있고, 유관기관이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관련 공무원들의 전문성과 책임감 부족 또한 문제점으로 꼽혔습니다.  제도 정비와 관련해서는 입법미비의 문제, 현행법의 집행력 부족 등이 지적되었습니다. 재난안전관리기본법이 개정되고 국민안전교육진흥기본법이 제정되는 등 관련 법안들이 마련되었지만, 현장에서의 효과는 미지수입니다. 법이 실질적인 구속력을 발휘하려면 안전 문제에 대한 정부와 국민의 인식전환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제도 정비와 함께 문화 개선, 시민참여 활성화 등이 제안되었습니다. '안전불감증'을 극복하기 위한 범사회적 노력, 안전 교육의 강화, 안전 문제에 대한 시민사회의 감시와 비판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아울러 국가의 잘못된 대응으로 상처받은 피해자들의 치유를 위한 지원책 마련, 유가족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려는 노력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었습니다. 시민주도 공론장은 들리지 않던 시민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전하는 통로입니다. 당장은 법이나 제도의 변화로 직결되기 어려울지 모르지만, 멀고도 가까운 그 길을 열어가는 출발점이 되어줄 것입니다. 시민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사회적 합의를 모색하는 경험 자체가 민주주의의 토대를 튼튼히 하는 작업이니까요. 세월호 10주기를 맞아 진행된 '함께 기억' 프로젝트와 '세월호 10주기 기억 공론장'은 그런 의미에서 매우 소중한 실험이었습니다. 304명의 희생을 애도하고 유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하는 자리였을 뿐 아니라, 세월호의 교훈을 마음에 새기고 함께 더 나은 사회를 모색하는 장이기도 했죠.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진 토론과 실천은 그 자체로 깊은 감동을 주었고, 우리 사회에 던져진 많은 질문과 숙제를 남겼습니다. 디지털 공론장에서 오간 이야기들을 정리한 이번 보고서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우리 사회의 '기억의 기록'으로 남을 수 있기를, 그리하여 세월호의 아픈 진실과 교훈이 잊히지 않고 오래오래 기억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이 참사를 잊지 않는 한, 그리고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한 희생자들은 우리 가슴에 살아 숨 쉴 것입니다. 그들을 기리는 일, 그리고 그들이 있어야 할 자리를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는 분명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그리고 행동하겠습니다." 304명의 희생자와 그 가족들에게, 그리고 함께 아파하고 애도하는 모든 시민들에게 세월호 10주기의 약속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세월호의 기억을 가슴에 품은 채 우리가 만들어 갈 새로운 세상. 그곳에서 우리는 진정 서로의 손을 맞잡고 더 당당하게 걸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더 자세한 현장의 이야기는 보고서 전문에서 확인해주세요.
4.16 세월호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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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기지가 막아버린 것은 - 인천 부평 캠프마켓
*이 글은 피스모모의 대안언론 '더슬래시 Theslash.online' 에서도 읽으실 수 있습니다. 2020년부터 피스모모는 춘천의 반환된 미군기지 캠프페이지를 평화커먼즈의 현장으로 삼고있습니다. 캠프페이지 반환 과정과 이후 부지 사용과 얽힌 여러 의사 결정 과정들을 눈여겨보았어요. 그때 귀감이 된 사례는 인천의 반환된 미군기지 캠프마켓이었는데요. 캠프마켓은 캠프페이지와 다른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인천시에 ‘캠프마켓과’라는 담당 부서도 있었고, ‘캠프마켓의 오늘&내일’이라는 시민들을 위한 정보 센터도 있었어요. 시 주도로 아카이빙 사업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한편, 시민참여위원회도 구성되어 해당 부지를 앞으로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에 대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적극 수용하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캠프페이지가 춘천시 시정 변화에 따라 들끓었다 식었다를 반복하였고, 다시 빈 공간으로 남겨졌지요. 그 사이 캠프마켓에도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반환부지의 오염 물질을 정화하기 위해 부지 내에 남아 있는 일제 군수공장 ‘조병창 병원¹’ 건물을 존치해야 할지 말지 말들이 오가더니, D 구역에서도 오염 물질이 추가로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더 늦기 전에 캠프마켓 한 번 다녀와야 하는데...’를 반복하다가 마침내 발을 떼었는데, 이미 부지는 폐쇄된 후였어요. “캠프마켓은 아마 들어갈 수가 없을 거예요. 다 펜스로 막혀있어요.” 캠프마켓 답사를 위해 더슬래시가 만난 인천녹색연합 박주희 사무처장의 말입니다. 인천녹색연합은 캠프마켓 반환과 오염 물질 정화 과정에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오염된 채 반환되고 은폐된 캠프마켓   인천 부평에 위치한 캠프마켓은 총 4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는데요. 그중 C 구역(약 6천㎡)이 2019년 8월에, A, B 구역(약21만㎡)이 2019년 12월에 반환되었고, D 구역(약 23만㎡)이 2023년 12월에 반환되었습니다. 이 기지는 1939년, 일본이 군사 훈련장으로 사용하던 곳에 대규모 보급창과 무기고를 건설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던 1945년 말, 주한미군이 부평 군수산업단지에 제24지원사령부(Army Service Command 24, ASCOM-24)를 주둔시킨 것이 ‘미군수지원사령부(ASCOM)’, 일명 ‘애스컴 시티’로 확장되었습니다. 베트남전쟁이 끝난 1973년부터는 애스컴 시티의 운용이 축소되어 국방부가 통제권을 넘겨 받았고요. ‘캠프마켓’은 그때부터 불린 이름입니다. 용산 미군기지의 보급 기지인 44만㎡(852,495평) 넓이의 캠프마켓에는 빵 공장과 인쇄소, 우체국, 세탁소 등 여러 시설이 있었습니다. 미군기지들은 하나 같이 ‘노른자 땅’에 위치하는데, 캠프마켓 또한 아파트 단지와 초등학교, 종교시설과 관공서 등이 매우 근거리에 위치하는 부평구의 중심에 있습니다. 캠프마켓은 훈련이 주로 이루어지는 기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소음이나 오염 등이 적지 않을까 추측했는데요. 오히려 주요 기지의 폐기물 처리장 역할을 했던 것은 물론 베트남전 당시 에이전트 오렌지(고엽제)가 매립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퇴역한 주한미군 래리 앤더슨이 고엽제를 어딘가에 묻었다고 폭로한 적이 있었어요(윤상호&이정은, 2011). 그런데 캠프마켓에는 폐기물 처리장이 있으니까 여기에 [고엽제가] 묻혔을 가능성이 있겠다는 의혹을 제기했었죠.”  퇴역한 주한미군의 증언으로 지역사회가 들썩였고, 인천녹색연합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대책위를 꾸려 철야 농성에 돌입했습니다. 그 결과, 2012년에 개정된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²> 시행령에 따른 기지 주변 지역의 환경 조사에 다이옥신 항목도 포함되었습니다. 조사 결과 고엽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캠프마켓 주변 지역의 표토뿐 아니라 심토에서도 다이옥신이 검출되었는데, 전국 공단 평균치보다 24배 높은 수치였다고 합니다.  이는 인천녹색연합 등 시민단체가 2015년에 공개한 보고서 <미8군과 주일미군의 위험폐기물 최소화 방안>에서 주한미군 기지의 유해 물질을 캠프마켓에서 처리했다는 사실로 이어지는데요. 1991년 4월 미 육군공병단 내 건설연구소가 외부 용역을 통해 펴낸 이 보고서에는 ‘매년 캠프 캐럴에서 발생하는 유해 쓰레기 100t이 캠프 캐럴에서 부평의 군수품재활용유통처리소(DRMO)로 옮겨져 폐기되고 있다’,‘1987~89년 3년 동안 부평DRMO에서 폴리염화비페닐 448드럼(9만ℓ)을 비롯해 각종 맹독성 물질을 처리했다³’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폴리염화비페닐을 태우면 다이옥신이 배출됩니다. “미군기지 반환 논의 과정에 한-미 공동으로 환경 조사를 했는데요. 2017년 10월, 정부가 공식적으로 부평미군기지 A 구역에서 다이옥신을 확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B 구역도 중금속, 유류 등으로 오염이 심각했고요. 그래서 시민사회들이 대책위를 꾸렸죠. ‘부평미군기지 맹독성폐기물 주한미군 처리촉구 대책위원회’ 이름도 길어요. 그런데도 미군 측은 SOFA의 조항을 근거로 ‘알려진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험 (KISE, Known·Imminent·Substantial·Endangerment to Human health)’이 아니라며 원상복구 책임을 부인하더라고요.” 결국 인천녹색연합은 국방부에 정화 책임을 요구했고, 국방부는 2018년 전문가, 주민과 시민단체, 행정 등 13명이 참여하는 민관협의회를 구성하여 다이옥신 정화방식과 정화기준 등을 마련했습니다.⁴ 캠프마켓 부지 A구역의 다이옥신 정화가 완료된 것은 2021년 11월이었습니다. 오염이 처음 발견된 지 10년 만이었어요. 하지만 B 구역 정화 과제도 아직 남아 있고, 최근 반환된 D 구역의 오염 또한 심각한 상태로 밝혀졌습니다. “D 구역의 환경 조사 및 위해성 평가가 끝난 것으로 알고 있어서 환경부에 정보공개 청구를 했는데, 주한미군과 협의를 해야 된다는 이유로 계속 비공개를 해왔고요. 이미 대법원에서 다른 판례를 통해서 ‘객관적인 오염 정보는 공개해야 된다’고 수차례 판결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환경부가 비공개 결정을 해서 행정 소송을 해서 정보를 받았습니다(인천녹색연합, 2024).” 오염 물질을 발견하고도 은폐하는 일은 반환된 미군기지들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군사기밀’이라는 이유로 땅과 연결된 모든 존재들에게 영향을 주는 ‘오염’ 정보는 공유되지 못하고 쉽게 막혀버립니다. 애써 오염 정보가 공개되더라도 오염의 책임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떠돌고 마는데요. 늘 오염 정화의 책임을 주한미군에게 요구하지만, 책임 공방을 벌이다가 국방부나 시가 정화 비용을 떠안습니다. 그러다가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정화가 늦어지거나, 오염이 추가로 발견되어 정화 일정이 배가되고, 공개되었던 기지가 하루아침에 폐쇄되는 일이 반복됩니다. 미군 기지를 둘러싼 담벼락 앞에서 시민들의 발길은 줄곧 멈춥니다. 그러나 미군기지가 막고 있는 것은 이러한 물리적인 ‘흐름’ 뿐만이 아닙니다. 기지를 둘러싼 ‘소통’의 흐름과 ‘기억’의 흐름 또한 막아섭니다.      캠프마켓에 대한 소통과 기억도 막힌 채 B 구역의 정화 과정에서 이곳에 위치한 ‘조병창 병원’ 건물을 존치할지 여부를 두고 갈등이 생겼습니다. 국방부가 정화 작업을 위해 조병창 병원 건물을 철거하기로 결정하자 ‘일본육군조병창 역사문화생태공원 추진협의회’는 일제 강제 노동의 역사가 담긴 건물을 일방적으로 철거해서는 안 된다며 반대했는데요. 이에 인천시는 캠프마켓 시민참여위원회 회의를 급작스럽게 비공개로 돌리는 등 불투명하게 대응했습니다(이종선, 2023). 결국 해당 협의회의 행정 소송으로 2023년 12월에 철거는 중단되었지만, 이 과정에서 시민사회 간의 오해도 있었습니다(김상연, 2023). “역사 관련 단체들은 조병창 건물의 역사적인 의미를 들어서 존치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하셨고요. 그때 녹색연합은 정화에 좀 더 힘을 두었는데, 그것이 조병창의 역사적인 가치를 부정하거나 무조건 부셔야 된다는 식으로 곡해가 되면서, 뭔가 대립 구도가 생겨버렸어요. 시민사회가 좀 목소리를 같이 모아야 되는데 서로 싸우는 모양새가 되다 보니까 행정을 대응할 때도 한계가 생겼던 것 같아요.” 시민사회단체 사이에 존재하는 격차를 직접 확인하면서 인천녹색연합은 캠프마켓이라는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기보다, 부지의 오염을 제대로 정화하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기후위기 시대에 걸맞게 하천을 복원하고 숲으로 조성하자고 제안합니다. 캠프마켓에 얽힌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의미 있게 조율할 공론장을 디자인할 수 있을지 안타까움을 담아 고민하면서요. “원칙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공론화로 입장을 정리하기 쉽지 않겠다는 판단은 있어요. 너무 다양한 이해관계가 있다보니까요. 이런 토양 오염이나 역사적/건축적 보전을 얘기하다 보면 논의가 길어지잖아요. 그동안 공원 조성을 오래 기다린 부분도 있고, 재산권과도 연결이 되다 보니까 다 밀어버리고 공원이나 복합 문화센터, 공공의료 기관 등 뭐든 빨리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인천시는 2023년 12월 14일부터 2024년 1월 7일까지 인천 시민 2,000명을 대상으로 캠프마켓 공원조성 방향성에 대한 전화·온라인 ‘시민인식조사’를 진행한 바 있는데요. 이 인식조사를 대상으로 선정된 ‘시민참여단’ 237명은 지난 4월 14일에 진행된 숙의토론회 ‘캠프마켓 시민 대토론회’에 참여하여 캠프마켓 공원조성 방향과 공원의 지속가능성 확보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이 숙의과정은 2023년 7월부터 구성된 ‘캠프마켓 시민공론화 추진단’이 추진하고 기획하고 있는데요(김남규, 2024). 인천시는 이 토론회에서 캠프마켓 활용 마스터플랜을 발표하며 시민 의견을 수렴하여 안을 확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송효창, 2024). 그러나 박주희 사무처장은 이러한 공론장이 ‘이미 정해진 안을 시민공청회를 통해 공유하고 일부를 조율하는 수준’이라며, 반환된 부지를 공유지의 관점에서 학습하고 활용안을 도출하는 ‘느린 과정’을 견뎌낼 동력이 시민사회에 있는지에 대해 유보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캠프마켓을 특별하게 기억나 추억과 같은 접점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공유지’의 수준으로 담론을 이끌기에는 대중적인 관심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분석입니다. “일례로 ‘조병창 병원 건물을 지켜야 된다’고 활동을 하시는데, 지나가는 시민께서 ‘조병창이 누구야?’ 이렇게 말했다는 거예요.” ‘토양 오염’이라고 하는 의제 자체에도 크게 관심이 없을뿐더러, 각자의 삶에 밀접하게 관련이 없는 안보나 기지 자체에 대한 관심은 더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크투어처럼 미군 기지 담벼락을 걷는 행사를 한 적이 있지만,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회원들이나 주변 거주민들만 관심을 가질 뿐, 대중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합니다. 반환된 기지와 관련하여 ‘시민들과 할 수 있는 활동이 거의 없다’고도요. 그러면서 시민들의 삶과 완전히 단절되어있는 미군기지를 공감각적으로 연결하는 작업의 필요성을 짚었습니다. 미군기지가 막아 버린 물리적, 심리적 단절을 넘어서 각자의 삶에 미군기지를 ‘입히는 작업’을 시작해야겠다고 말합니다. “2021년에 B 구역에 있는 나무들을 한번 조사했었어요(이아진, 2021). 캠프마켓 부지가 일제에 조병창으로 사용되다 미군기지로 전환 된 거니까 아마 일제 강점기 때 심어졌던 나무들, 그전부터 있었던 나무들도 있었을 텐데, 그러면 나무들의 위치에 따라서 의미가 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가장 최근에 반환된 캠프마켓 D 구역은 다른 구역보다 많은 건물들이 위치한 부지입니다. 박주희 사무처장은 D 구역에서도 유해한 오염 물질이 다량 발견된 만큼, 해당 부지를 잘 정화하기 위해서는 남아 있는 건물과 식재 등을 조사하는 작업이 진행되어야 할 필요성이 예상된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시민들과 함께 조사하는 과정을 통해 남겨서 기억해야 할 건물들이 무엇인지, 보존해야 할 풍경은 무엇인지 밝혀내고 싶다고 이야기합니다. 80년 동안 기지가 막았던 ‘흐름’들이 되살아나길 바라는 마음에서요. 커먼즈를 연구하는 사회학자 정영신은 ‘2023 모모평화대학 가을학기 강의’를 통해 모두의 것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의 중요성을 짚어낸 바 있습니다. 그는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권리와 공동의 부를 늘려나가는 것, 즉, 서로를 돌보고 협력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을 확장해 가는 과정이 커먼즈를 생산하는 과정이자 평화를 생산하는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갈등과 분쟁이 발생할 수 있지만, 그러한 갈등을 조정하는 것 또한 커먼즈와 평화를 만들어내는 과정에 포함되며, 새로운 주체가 형성될 가능성을 열어놓는다고요. 다시 말하면, 닫혀 있던 공간을 함께 돌보고 관리할 수 있는 주체가 되려면, 갈등과 분쟁이 포함된 ‘과정’을 잘 견뎌내야 한다는 것, 다양한 기억들이 각자의 삶에 스며들어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요? 지금은 닫혀 있지만, 다시금 열릴 캠프마켓이 모두를 위해 열린 공간, 모두의 삶의 거취가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공간이 되길 바라봅니다.     ¹반환된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는 일제 강점기 조병창(무기를 만드는 공장) 공간이었고, 그중 건물 존치 논란이 된 것은 일제 강점기 군수공장 노동자들을 위한 ‘병원’이다. ²2006년에 제정된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의 제28조(환경오염 및 예방대책의 추진)는 다음과 같다. ① 환경부장관은 공여구역주변지역 및 반환공여구역주변지역에 대한 환경기초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여야 하며 이를 기초로 하여 환경오염 및 예방대책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 다만, 반환공여구역주변지역의 환경기초조사는 제12조 제5항에 따른 반환공여구역의 토양오염 등의 제거가 완료되기 전까지 실시하여야 한다. <개정 2008·3·28, 2012·2·22>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환경기초조사의 방법·시기 등 필요한 사항에 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³미군은 1987~89년 3년 동안 부평미군기지 안 폐기물처리장(DRMO)에서 폴리염화비페닐 448드럼(9만ℓ)을 비롯해, 수은폐기물 10파운드, 석면 2580파운드, 배터리산 118캔, 솔벤트슬러지 82드럼, 하이포솔루션 77드럼 등 맹독성 물질을 처리했다고 기록돼 있다. 부평미군기지 안 폐기물처리장은 4년 전 폐쇄될 때까지 60년 넘게 미군부대에서 나온 특수 폐기물을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처리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출처: 김상섭. 2015) ⁴캠프마켓 A구역의 다이옥신 오염 발견에 따른 시민사회의 문제제기로 정부가 처음으로 다이옥신 오염 토양 정화 기준을 마련했다. 토양 오염 기준을 명시하는 토양환경보전법 시행규칙에 다이옥신을 오염물질로 추가하고 일부 용지의 오염 우려 기준을 최소 160피코그램(pg-TEQ/g)으로 정하는 일부 개정안이 2022년 1월 21일자로 개정되고, 2022년 7월 22일부터 시행되었다. 출처: 기획재정부. 다이옥신 토양오염기준 신설. 2022년 7월 22일 등록. 접속일 2024년 04월 20일.  https://whatsnew.moef.go.kr/me...   [참고자료] 김남규. 시민들의 공원, 캠프마켓 … 시민들의 목소리 담는다.  2024년 04월 14일 등록. 대한뉴스. 접속일 2024년 04월 20일. http://www.dhns.co.kr/news/art... 김상섭. 부평미군기지 내 맹독성폐기물 처리 확인. 2015년 05월 13일 등록. 경기신문. 접속일 2024년 04월 18일. https://www.kgnews.co.kr/news/... 김상연. 일제 조병창 병원 건물 철거 '제동'…법원 "해체 중단해야". 연합뉴스. 2023년 12월 20일 등록. 접속일 2024년 04월 20일. https://www.yna.co.kr/view/AKR... 김영환. 부평미군기지, 맹독성폐기물 대량 처리. 2019년 10월 19일 수정. 한겨레. 접속일 2024년 04월 18일. https://www.hani.co.kr/arti/PR... 김윤종 & 최영해. 캠프 캐럴 ‘오염모래’ 年100t씩 캠프 마켓으로 옮겨 폐기. 2011년 5월 31일 등록. 동아일보. 접속일 2024년 04년 18일. https://www.donga.com/news/Soc... 박현주. ‘캠프마켓 계기’ 다이옥신 오염 정화 기준 마련. 2021년 12월 08일. 경인일보. 접속일 2024년 04월 20일.http://www.kyeongin.com/main/v... 송효창. 인천시, 캠프마켓에 대규모 공원 조성…조병창 존치. 2024년 04월 15일 등록. 헬로TV뉴스. 접속일 2024년 04월 20일. https://news.lghellovision.net... 윤상호 & 이정은. 퇴역 주한미군 래리 앤더슨 전화인터뷰. 동아일보. 2011년 5월 27일 등록. 2024년 04월 18일 접속. https://www.donga.com/news/art... 이아진. 인천녹색연합 "캠프마켓 아름드리 나무들 보호해요". 2021년 05월 13일. 인천일보. 접속일 2024년 04월 20일. https://www.incheonilbo.com/ne... 이종선. 조병창 철거 반발에 캠프마켓 시민참여위 돌연 비공개 "불통행정". 2023년 03월 08일 등록. 접속일. 2024년 04월 20일. https://www.incheontoday.com/n... 인천녹색연합. 부평미군기지에서 드러난 다이옥신, 민관협의체로 10년 걸려 정화. 2023년 12월 19일 등록. 인천인. 접속일 2024년 04년 18일.https://www.incheonin.com/news... 인천녹색연합. [보도자료] 캠프마켓 D구역 위해성 기준 초과!. 2024년 2월 6일 등록. 접속일 2024년 04월 18일. https://greenincheon.org/?p=19... “Camp Market”. 《globalsecurity.org》. 2011년 7월 5일 등록. 접속일 2024년 04년 18일. https://www.globalsecurity.org...              글쓴이 / 가연 피스모모에서 평화와 저널리즘의 교차점을 모색하는 일을 하고 있다. 갈등전환, 평화저널리즘, 소통을 키워드로 저널리즘을 통한 평화세우기의 비전을 키우는 중이다
새 이슈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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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저하의 원인-SNS 과용]
시대를 거듭하면서 전 세계 사람들은 자신의 생활 모습을 공유할 수 있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2024)에 따르면 국내 SNS 이용률은 SNS 이용률은 2021년 55.1%, 2022년 57.6%, 2023년 58.1%로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2023년 기준 밀레니얼세대가 90.6%로 10명중 9명은 SNS를 이용하는 상황이고, Z세대는 87.2%로 높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2023년 1순위 기준 인스타그램이 48.6%로 SNS 이용자 2명 중 1명은 인스타그램을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위 그래프는 세대별 하루 평균 SNS 이용 시간입니다. Z세대의 경우 주중 55분, 주말 1시간 16분으로 매우 많은 시간을 SNS에 소비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Z세대의 57.6%가 하루에 1회 이상 매일 다른 사람의 게시글을 확인하고, 29.7%는 SNS상에서 매일 댓글을 달거나 좋아요를 표시하고, 14.2%는 매일 새 게시글을 업로드하며, 13.2%는 타인의 게시글을 공유하여 다른 세대에 비해 SNS 이용이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SNS는 좋은 사회적 연결망에 대한 매개체로 활용할 수 있지만, 현재 타인과 자신에 대한 비교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타인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호화로운 모습들에 대해 비교를 하며 열등감을 느끼고, 나보다 못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자신이 우위에 있다는 감정을 느낍니다. 이 두 가지 상황 모두 자신의 성장에 동기부여가 될 수 있지만, 문제는 SNS사용자와 사용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너무 많은 비교를 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SNS에서의 사람들은 자신의 부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보다 긍정적이고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스스로를 꾸며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객관적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열등감을 느끼면서 결과적으로 행복의 감소를 가져옵니다. ICT데이터사이언스연구본부의 연구원 김나연은 10대, 20대, 그리고 30대 SNS 헤비유저 집단은 라이트 유저에 비해 자존감 저하를 경험한다고 말했습니다. SNS 사용시간이 많아질수록 타인과의 비교가 발생하면서 현실의 자신의 가치와 생활에 불만족을 느껴 자아존중감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SNS 이용 시간을 줄여 다른 사람들의 게시물에 노출되는 빈도를 줄이거나, 비교를 하지 않도록 다른 사람들의 게시물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 해결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여러분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공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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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같이 팩트체크 해봐요!
팩트체크 캠페인 : 기록으로 만드는 변화! 더 많은 시민의 참여로 하나의 사안에 흩어져있는 많은 데이터를 정리하며 사실을 모으는 ‘팩트체크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팩트체크 캠페인의 두 번째 주제는 ‘의대 증원’입니다. 팩트체크의 시작은 ‘생각나는 것부터 적어보기’인데요. 그동안 있었던 일을 무엇이든 기록할 때 사실을 찾아나가는 출발점을 만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의대 증원에서 어떤 것이 떠오르시나요? 주요 사건, 특정인의 발언, 언론 보도, 질문, 궁금한 점 등 무엇이든 좋습니다. 떠오르는 모든 것을 기록해주세요. 팩트체크 캠페인에 모인 여러분의 기록으로 의대 증원을 정리하는 콘텐츠가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여러분의 참여로 모인 사건, 발언, 언론 보도 중 검증이 필요한 정보는 추후 시민팩트체커가 함께 정리합니다. 기록을 통해 기여해주세요! 참여방법 ✍그동안 있었던 일 중 생각나는 것은 무엇이든 코멘트로 적어주세요! 예시 의대 증원 발표 후 의사협회 회장의 발언이 기억에 남습니다 증원 규모 2천 명의 근거 https://www.khan.co.kr/nationa...  ‘팩트체크 캠페인’은 정제된 사실을 정리해 더 나은 논의를 만들기 위해 마련됐으며, 디지털 시민 광장 캠페인즈를 위한 시민들의 후원으로 운영됩니다. 앞으로 더 많은, 더 다양한 팩트체크 캠페인이 진행될 수 있도록 캠페인즈를 후원해주세요!
의료 공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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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은행, 돈을 생산하는 특권을 가지다 [이 달의 추천 도서 - 화폐의 비밀]
우리는 생활에서 매일 화폐를 사용하지만, 화폐가 어디에서 왔고, 어떻게 흐르며, 무슨 역할을 하는지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화폐는 ‘중립적’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구입할 때 필요한 시장 가격을 표시하는 역할만 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화폐는 어디에서 왔을까. 보통 화폐는 각 국가 중앙은행이 찍어내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실상 중앙은행이 찍어내는 화폐는 전체 화폐량의 5%밖에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화폐는 민간은행의 대출을 통해 만들어진다. 중앙은행 계좌에 일정 부분만 저축해놓으면 민간은행은 화폐를 만들어낼 수 있다.  주류 경제학에서는 이를 ‘신용창조’라고 부른다. △ 실상 중앙은행이 찍어내는 화폐는 전체 화폐량의 5%밖에 되지 않는다. ⓒ성찰과성장 그런데 대출에는 항상 ‘금리’라는 비용이 따른다. 민간은행은 가계와 기업에게 대출을 해주면서 금리를 요구한다. 여기서 두 가지 의문이 든다. 첫번째, 화폐로 민간은행이 돈을 버는 것이 옳은가?  화폐는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모두에게 필요한 것으로, 공공성을 지닌 중립적인 존재여야 하는데, 화폐 창조는 민간은행의 대출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민간은행이 대출을 내주고 금리로 돈을 벌고 있다.  심지어 은행은 그 수가 많지 않아서 단합하면 더 높은 금리를 가계 및 기업에 요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공공성을 지닌 존재를 통해 ‘민간은행’이 돈을 어마어마하게 벌 수 있는 시스템이 이치에 맞는 것일까? △ 민간은행은 화폐를 생산할 수 있는 특권이 있다 ⓒ성찰과성장 두 번째, 화폐가 대출을 통해 만들어진다면 전체 화폐량은 부족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예를 들어 연 이자가 10%라고 할 때 1년간 우리나라 전체 대출이 총 1,000만 원이라고 가정하자.  1년 후 갚아야 한다면, 1년 후에는 시중에 1,100만 원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전체 대출이 1,000만 원이기 때문에 시중에는 1,000만 원밖에 없다. 100만 원을 구하려면 추가적인 대출이 있어야 한다.  추가 대출로 만들어진 화폐로 남은 100만 원을 채워야 한다. △ 경제 성장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성찰과성장 사람들이 계속 돈을 빌려야 경제가 굴러가는 상황인 것이다.  그리고 이 시스템이 유지되려면 경제는 끊임없이 성장해야 하고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해야 한다.  경제가 앞으로도 성장한다는 믿음이 있어야 사람들이 대출할 것이기 때문이다.  책은 국가가 낮은 경제성장률을 걱정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대한민국의 경제성장률 비교 ⓒKDI 경제전망(2024.5.16) 갈무리 공공재(화폐)를 활용하여 민간은행이 우리의 노동력을 흡수하고(윈리금을 갚기 위해 사람들은 열심히 일한다), 충분히 많은 것들을 만들어냈음에도 여전히 수많은 사람이 그 혜택을 누리지 못하며, 국가는 분배가 어찌 되든 성장만 추구한다.  그리고 거기에는 특정 집단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중립적이라고 믿어왔던 화폐 시스템이 관여되어 있다. 이것이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다. 흥미롭지 않은가? △ 화폐 시스템은 공평하게 작동하지 않는다. ⓒ성찰과성장 화폐가 그렇게까지 불평등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니! 이 주장이 논리적으로 맞는 것인지 의심하는 독자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필자도 처음에는 ‘정말인가?’하고 의심을 했지만 읽을수록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졌다.  현재 필자는 화폐 시스템만으로 그러한 불합리한 상황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충분히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21년에 번역, 출간된 책임에도 벌써 절판되었다는 사실이다. 역자에게 추가 인쇄 여부를 물어보았으나 더 이상 인쇄하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너무나 아쉬운 상황이다. 관심이 있는 분은 도서관에서 빌려보는 것으로 하자. 일상 속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사람들의 학습 놀이터'성찰과성장'작성: 신동주편집 : 박배민성찰과성장.com
경제민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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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R(소형원자로)의 희망과 현실
영국과 한국의 전력공급계획에 대한 생각에 대한 생각"SMR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One of the biggest problems for SMRS is that they don't exist,"전 미국 원자력 규제위원회 위원장 인 앨리슨 맥팔레인(Allison Macfarlane) 최근, 차세대 원자력 기술인 소형모듈형원자로(SMR)이 주목을 받으며 관련 기업의 주가 역시 거침없이 올라 가고 있다. 2050년 탄소중립의 목표는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현재의 상황을 고려할 때 매우 도전적인 점은 명확하다. 태양광, 풍력, 배터리 등 이미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주요 핵심 기술도 존재하나 원자력 역시 필요 하다는 목소리 역시 상존한다. 10년 전 원전은 2기에 5~6조 원의 비용으로 통용되었으나, 현재 대한민국에서 2022년 준공된 신한울 1, 2 호기의 경우 10조 원이 초과되었고, 건설 중인 1,400MW급 2기 새울 3, 4호기의 경우 11조 원 이상으로 추정 된다. 너무 비싸게 느껴지는가? 그러나 미국과 영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한국의 건설비 증가는 상대적으로 작 은 편이다. 미국에서 2023년 7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보그틀(Vogtle) 3호기의 경우 1,250MW 용량에 31억 달러(약 40조 원)라는 비용이 들었으며, 영국의 힝클리 포인트 C는 3.2GW에 450억 파운드(약 80조 원) 이상 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방권에서 원자력 산업 생태계는 사실상 붕괴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너무 비싸 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자력 생태계에서는 그 대안으로 소형원자로(SMR)를 강력히 밀고 있다. 여러 기능적 개선이 있지만 가장 큰 추진 이유는 민간 주도의 생태계 형성이 가능해 보이기 때문이다. 수십 조가 초과하는 수퍼 메가 프로 젝트는 정부가 납세자의 돈으로 보증하고 지원하는 형태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그 프로젝트 규모를 줄인다면, 민간에서도 접근가능하다. 그리고 아직 SMR 첫호기가 가동되고 있지는 않지만 기술 개발이 계획대로 잘 이뤄 져, 대규모 수요가 생성된다면 레고블록처럼 어디선가 생산하고, 어디선가해서는 설치하는 형태로 확산이 가 능해진다. 흡사, 반도체의 TMSC처럼 원자력 역시 생산만 전담하는 곳에서 대량 생산하면 비용을 낮출 수 있 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원자력 비중이 높은 미국, 유럽의 국가들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원자력의 평균 연식이 높다는 데 있다. 그래 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물론, 원자력 산업 생태계 관점에서는 특히 그렇다.) 원자력 기술을 새로운 원자력 기술로 대체하는 수요가 존재하고, 이를 위한 프로젝트가 여기저기서 기획되고 있다. 아직, 상 용화를 달성한 곳은 없으나(중국이 이미 상용화에 근접했거나 이미 달성했다는 주장이 있으나 신뢰도가 높지 않으며, 해당 기술을 미국, 유럽에서 도입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상용화를 위한 프로젝트는 활발히 진행 중이다. 조금 더 깊은 이해를 위해 영국 사례를 분석해 보겠다. 2024년 시점에서, 영국에서 가동 중인 원자력 발전소 는 총 8기(9.5GW)이며, 전체 전력 생산의 약 15%를 차지한다. 평균 연식은 40년에 이르며, 대부분의 현존하 는 원자력 발전소가 2030년대에 폐쇄될 예정이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소머셋 지역에 3.2GW 용량의 힝클리 포인트 C가 건설 중이며, 서퍽에 3.2GW 용량의 사이즈웰 C가 계획되고 있다. 2050년까지 24GW 운영을 목 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 두 신규 원전을 제외하더라도 16GW 이상의 전력 공급 공백이 발생한다. 영국은 이 공백을 SMR로 대체할 방안을 구상 중이다. 이를 위해 2022년 Great British Nuclear (GBN)을 설립하였으 며, SMR 기술 개발을 위해 최대 200억 파운드(약 33조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GBN에서는 최초의 SMR 가 동을 2023년 7월 에너지부 장관 그랜트 샤프스(Grant Shapps)이 제시한 2030년대 초보다는 늦은 2030년 대 중반을 목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초기 기술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을 경고하는 목소리 역시 크다. 미국 원자력 규제위원회 위원 장인 앨리슨 맥팔레인(Allison Macfarlane)은 “SMR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 다.”라고 말하기도 한다.장기 국가 정책은 다양한 이해관계를 반영하며, 기술 전문가들은 충분한 연구 자금과 실제적 추진을 위한 설득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지나친 낙관'이 계획에 반영되는 일은 이상하지 않다. 그 러나 이러한 속성으로 인해 장기 계획은 현실성이 결여될 수 있다. 희망과 현실의 차이는 크며, 돌파적 기술이 초과 달성될 가능성도 있지만,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잔혹한 현실을 경험할 가능성이 더 크다. 오늘(2024년 5월 31일) 발표된 전력수급계획에 SMR이 포함되었다. 아직 구현되지 않았으나 희망사항이 담 겼다고 볼 수 있다. 시장은 정부의 계획을 먼저 눈치챘는지, 발표 며칠 전부터 관련 기업의 주가가 상승했다. 다만, 이러한 계획은 실체가 있을까? 아니면 단순한 희망사항일까? 희망을 가지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희망과 현실의 간극이 존재하며, 그 간극은 한마디로 '높은 불확실성'이라 말 할 수 있다. 그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추진이 필요하다. 안타깝게 대한민국에 서 그렇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덧붙이자면, SMR 기술에 대해 지나치게 비판적일 필요는 없다. 이는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이며, 미 국, 영국, 프랑스, 중국, 일본, 한국, 러시아 등 원자력 기술 생태계가 존재하는 주요 국가에서 추진 중인 기술 이다. 강조하고 싶은 점은 너무 큰 희망은 단기적으로 이익이 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독이 될 위험도 있다는 것이다. 희망적 시각이 정책에 반영되었다면, 비판적 시각도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필요하다. 참고 문헌: 1. https://www.ft.com/content/46a0b8c9-832e-463d-b5ff-2a8411b23b022.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142902.html3. https://namrc.co.uk/intelligence/uk-new-build/4. https://www.nsenergybusiness.com/features/new-nuclear-power-plants-uk/5. https://publications.parliament.uk/pa/cm5803/cmselect/cmsctech/626/report.html작성자 : ESC 지구환경에너지위원회 위원장 김선교(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전기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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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동의를 구하지는 않았지만, 퍼가요~
AI 윤리 뉴스 브리프 2024년 6월 둘째 주 by 🧙‍♂️텍스 1. 당신의 동의를 구하지는 않았지만, 퍼가요~ 5월 22일 페이스북은 공식 뉴스룸 포스팅을 통해 생성형 AI를 유럽 지역에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현재 북미에서만 서비스 중인 Llama 어시스턴트를 유럽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메타는 이달 유럽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사용자에게 공개 게시물이 6월 26일부터 인공지능(AI) 훈련에 사용될 수 있다고 데이터 거버넌스 변경을 알렸습니다. 이와 함께 메타는 변경 계획이 유럽의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을 준수하며, 사용자가 원하지 않을 경우 데이터 사용을 제외할 수 있는 옵트아웃(Opt-out) 설정 옵션 또한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5월 29일 유로뉴스의 기사에 따르면 메타는 아일랜드 데이터 보호 위원회가 제기한 여러 문의에 대응 후 현재와 같은 일정으로 거버넌스 변경을 연기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프라이버시에 있어서 유럽이 녹록한 곳은 아닙니다. 6월 6일 비영리단체인 유럽 디지털 권리 센터(noyb)는 메타의 거버넌스 변경이 사용자의 옵트아웃 이후에도 시스템에 이미 탑재된 데이터의 잊혀질 권리(GDPR 17조)가 보장되지 않는 등 여러 근거를 들어 GDPR 위반을 주장하며 11개 국가의 데이터 관련 기관에 6월 26일 전에 메타의 거버넌스 변경의 신속한 중지를 요청했습니다. 변경된 데이터셋을 반영하려면 알고리즘을 처음부터 새로 학습시켜야 해서 큰 비용과 긴 학습 시간을 요구로 합니다. 따라서, 빅테크 기업들은 해당 요구를 무시 혹은 우회하는 전략을 취하리라 조심스럽게 예상해 봅니다. 유럽 정책 당국이 이 사안을 어떻게 판단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더 읽어보기- 4. 데이터, 어떻게 팔아야 잘 판 걸까? ...팔아야 하는 걸까? (2024-03-25)- 1. AI 학습용 데이터 팝니다 (2024-03-04)- 이용자 몰래 데이터를 활용하고 싶은 기업들 (2023-08-23) 2. 저작권에 꽂혀있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작년 12월 27일 문화체육관광부 (이하 문체부)는 저작권에 관한 총체적인 전략인 저작권 강국 실현, 4대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4대 전략에 따라 문체부는 AI 선제 대응을 위해서 생성형 인공지능(AI) 저작권 안내서를 발행했고 현재 회색지대에 놓여 있는 AI 저작권 관련한 R&D 기술 개발을 지원합니다. 또한, 저작권 사각지대 해소 방안으로는 안무·건축 등 소외분야 권리행사 지원 강화 등을 언급하였습니다. 올해 4월 24일에는 안무저작권협회가 출범하여 안무저작권 수익 분배 구조 등을 논의하며 문체부 정책들과 상응하는 모습들도 보입니다. 또한 4월 26일 출판업계 현장 간담회에서는 책이 다른 콘텐츠의 원천이라는 점 또한 언급하면서 출판 저작권 보호또한 언급되었습니다. 연합뉴스의 기사에서 유인촌 장관은 "AI가 창작물을 만들려면 데이터로 학습을 했을 텐데, 제공된 데이터에 대한 보상은 이뤄져야 한다는 게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아무쪼록 향후 저작권 제도의 발전이 창착자 권리 보장과 지속 가능한 창작 환경이라는 두 개의 상충점을 잘 조율 하기를 기대합니다. 🦜더 읽어보기- 4. 데이터를 사모으는 어도비 (2024-04-22)- AI에 맞서는 저술노동자들의 목소리(2024-04-15)- 2. 미드저니가 훔친 작품의 작가 명단 (2024-01-15)- 창작자 생태계 상상하기: 스태빌리티 AI 집단소송 기각에 부치는 글(2023-11-15)- 이미지 생성기 산업이 예술가를 괴롭히는 법 (2023-10-11)- 옵트-아웃 오픈AI / 뉴스 저작권 그 다음은? (2023-09-25)- 생성 AI와 저작권, 정산은 본질이 아니다 (2023-07-10) 3. 콜센터 인공지능을 지탱하는 상담사의 그림자 노동 한겨레의 세 건의 기사로 묶인 AI의 습격 인간의 반격 이슈는 콜센터의 인공지능 도입이 상담원 노동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분석했습니다. 약 3~4년 전 콜센터 인공지능 도입 초창기에는 인공지능이 고객의 단순한 상담 요청을 처리해서 상담원의 수고를 덜어주리란 기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완성도 낮은 인공지능 때문에 상담원들이 화난 고객들 대하는 감정 노동해야 하거나 시스템을 보조하느라 업무가 편해지기는커녕 오히려 복잡해졌다는 지적입니다. 기사의 설문조사에서 44%의 상담사가 콜센터 업무 외에 인공지능 고도화를 위한 추가적인 그림자 노동을 수행했다고 했습니다. 이들 중 86%는 이에 대한 정당한 보상 및 대가를 받은 적이 없다고 응답했습니다. 절반 이상의 (51%) 상담사는 인공지능 기술 고도화에 상담사들의 노하우가 활용되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기사에서는 이러한 현실을 AI 학습을 위한 지식재산권 침해 사례로 언급했습니다. 우선적으로 2020년대에도 여전한 사전협의 없는 부당한 업무 지시를 근절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민주적 데이터 거버넌스를 수립하여 인공지능을 지탱하는 이들을 위한 보상 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어렵겠지만 인공지능의 적절한 이익 분배 정책은 인공지능의 사회적 포용 및 효용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길이라 예상됩니다. 🦜더 읽어보기- 원격 계산원과 키오스크 (2024-04-29)- 강화학습이 강화하는 역사 (2024-04-24)- 4. 콜센터 AI 도입과 상담 인력 감축 (2024-01-15) #feedback 오늘 이야기 어떠셨나요?여러분의 유머와 용기, 따뜻함이 담긴 생각을 자유롭게 남겨주세요.남겨주신 의견은 추려내어 다음 AI 윤리 레터에서 함께 나눕니다.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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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댈언덕, 풀빵 #5] 풀빵, 넌 나에게 연대감을 줬어!
‘노동공제연합 사단법인 풀빵’은 사회적 연대와 상부상조에 기반한 공제사업을 통해 노동자들의 자조적 결사체를 활성화하고 불안정한 노동조건을 개선하여 노동자들의 권익을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2021년 설립되었습니다. <나의 기댈언덕, 풀빵> 시리즈를 통해 풀빵 회원들의 삶과 그 속에서 풀빵공제와 맞닿은 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 이전 편 다시 보기 [나의 기댈언덕, 풀빵 #1] 16만 원? 돈이 문제가 아니라 조건 없이 가장 빨리 도와줬던 곳이에요. [나의 기댈언덕, 풀빵 #2] 급한데 손 벌릴 데는 없고... 풀빵에 전화했죠. [나의 기댈언덕, 풀빵 #3] 받는 거에 비하면, 6천 원 내는 거 하나도 안 아까워요. [나의 기댈언덕, 풀빵 #4] 풀빵이요? 생명수이자 효능감의 원천이죠. 이야기 참여자 _ 경기북부노동공제회 소속 52세 여성 회원 지역가족센터 상담팀에서 근무했고요, 지금은 건강상 이유로 휴직 중입니다. 원래는 제가 손재주가 좋아서 공방을 운영했는데, 너무 안에 갇혀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조금 더 넓은 일을 하고 싶다, 사람들 만나는 일을 하고 싶다 생각해서 학교에서 하는 진로코칭과 학부모코칭하는 일을 했죠. 그러면서 노동인권 강사도 병행을 했어요. 강의하는 게 적성에 맞는 것도 있지만, 사실 노동인권 분야의 일은 제가 너무나 원했던 일이었어요. 저도 학교 다닐 때 그런 활동을 한 적 있는데 저희 때는 어떻게 하는 줄을 몰라서 제대로 못 한 부분이 있거든요. 그래서 늘 그런데 목말라 있었는데, 실제 노동인권 활동가들을 만나면서 일할 수 있는 기회여서 진짜 뛰는 가슴 부여잡고 배웠어요. 그런데 진로며 노동이며 이런 쪽으로 강의하며 사람을 만나다 보니까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야 내가 좀 더 전문적인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대학원에 진학했고, 졸업하고 나서 지역가족센터 상담팀으로 오게 된 거죠. 2021년부터 근무했고요, 2023년에 무릎이 아파서 수술하게 되면서 휴직을 하게 됐어요. 쉽게 말하면 정규직으로 일한 건 2년 정도다, 이렇게 보면 되죠. 그전에 공방은 자영업이었고, 강사는 프리랜서였으니까.  진로코칭 강사 같은 경우는 어디 소속돼서 일 하긴 하지만, 정규직이 아니니 고정 월급을 받는 게 아니어서 수입이 들쭉날쭉했어요. 코칭 강의가 많이 있을 때는 좀 더 벌고, 여름, 겨울 보릿고개 시기에는 그 비는 돈을 채우느라 이것 저것 많이 했어요. 그러다가 가족센터 같은 정규직으로 가게 됐는데, 적은 월급이라도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게 얼마나 좋던지, 차라리 이게 더 낫겠더라고요. 사실 강사들은 보따리 장사라는 느낌이 강해요. 뜨내기처럼 그냥 왔다 가는 사람 정도로 보는 거죠. 그러다 보니 더더욱 정규직이라는 걸 찾게 되더라고요. 저는 풀빵 거의 초기에 가입했을 거예요. 여기서 뭘 받아야겠다는 것보다 그냥 풀빵에서 하는 사업이면 무조건 동참해야겠다는 마음이었어요. 연대 의식 같은 거죠. 너무 당연하게 가입해야지 생각했어요. 제가 노조에 가입이 돼 있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강의를 하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분야에서 계시는 노동자분들을 만나는 게 너무 좋았거든요. 풀빵. 풀빵이라는 말 자체가 그거잖아요. ‘전태일의 풀빵’이라는 그 의미도 있고 (필자해석으로 덧붙이면) 노동자들의 연대라는 의미도 있고. 풀빵 공제회비를 내면서 제일 좋았던 건 노동자분들이 당장 50만 원 100만 원 대출이 안 돼서 사정이 어려울 때, 내가 낸 돈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는 게 너무 좋았어요. 그게 또 제 입장이 될 수도 있으니까. 저는 그런 마음으로 가입한 거라, 세세하게 어떤 공제품목이 있는지 모르는데, 명절 선물 그 건 정말 좋더라고요. 저는 3번 받았거든요. 거의 초창기에 가입해서, 처음에 홍삼 받고 그다음에 굴 받고 이번에 우리 농산물 제품 이런 거 받았는데, 완전 좋았어요. 내가 낸 만큼 이렇게 신경을 써주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 선물들이 일반 햄 세트, 참치 세트 그런 게 아니라 우리 농가를 살리기 위한 취지의 선물이었잖아요. 그런 것도 너무 좋지 않나요? ‘진짜 통영에서 그분들이 직접 캔 걸 우리가 보내줬네? 와~ 이 귀한 걸, 감사하다’ 뭐 이런 생각, 그리고 우리밀도 ‘전국에서 우리 농민들이 이렇게 유기농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라고 알려주는 거 같고. 저희 남편은 자기가 가입한 건 아니지만, 저보다 더 좋아하던데요.  풀빵은 연대라고 생각해요. 비록 얼굴도 못 보고 제가 그 사업에 같이 직접 참여하지는 않더라도 그냥 내가 한 달에 6천 원을 내는 이것만으로도 누군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저는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근데 그게 노동자들이라서 더 좋죠. 정리 | 방송작가 권지현 지난 3년간 풀빵의 노동공제 사업 성과와 노동공제운동이 불안정노동자인 풀빵 회원들의 일상적 삶과 맞닿은 이야기들을 성과공유회를 통해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풀빵 회원조직과 회원, 그리고 노동공제운동에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시는 분들, 노동공제가 궁금한 분들 모두 참여하실 수 있는 행사입니다.   📌 일시: 2024년 6월 25일(화) 오후 2-5시   📌 장소: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 다리소극장  📌 문의: 사)풀빵 사무국(02-2039-2341)  👉 성과공유회 참가 신청 :https://bit.ly/풀빵성과공유회참가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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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성찰과 본인 들여다보기를 통한 SNS상 비교심리 완화》
SNS, 여러분은 얼마나 자주 사용하시나요? 요새 SNS의 양면성에 대한 논의가 대두되고 있는데요. 분명 좋은 점도 존재하지만, 해외의 최근 청소년 SNS 사용 규제 정책만 고려해봐도 이점만 존재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SNS는 과연 나쁘기만 할까? SNS 자체는 그리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소통의 기회를 제공하고, 본인과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끼리의 상호작용을 통해 소속감을 얻을 수도 있죠. 또한 본인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점점 SNS가 활성화되고 그 범위가 넓어질수록 그 속에서 선정적인 게시물이나 자극적인 요소들이 늘어났고, 이러한 영향을 사용자들은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SNS의 부정적 영향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것이죠.     SNS와 비교심리 SNS의 부정적 영향들중 ‘비교심리 심화’는 대표적으로 환기되는 문제인데요. 이번 글에서는 이 문제와 관련하여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인플루언서의 명품 패션 게시물 및 스토리, 매일 쏟아지는 여행 후기 등 본인과 비교할 거리가 많습니다. 적절한 비교는 성장과 발전에 건강한 자극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정도가 과하면 항상 문제가 되죠. SNS가 그 정도의 과잉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본인과 남들을 비교하는 심리가 강해질수록 자존감이 하락하기도 하고, 우울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SNS 게시물을 게시할 때는 특별한 일이 있을 때가 대부분이며, 좋은 면들을 부각하여 올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SNS속 게시물들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비추는 것은 아닌데도, 그것들이 일반적인 환경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가짜 세상과 본인을 비교하게 되는거죠.   이러한 사례 이외에도 더욱 심한 예시도 있습니다. SNS상의 과시소비 조장, 과장광고 일부를 예로 들 수 있는데요.   아래 중국에서는 명품소비를 조장하는 한 인플루언서에 엄격한 규제를 가한 바가 있었습니다.   “중국 정부가 과시적 소비자랑에 대한 단속의 일환으로 중국의 유명 인플루언서 계정을 삭제하고 나섰다고 27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가 보도했다.”         과장광고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당신만 갖고 있지 않다’, ‘이게 없다고?’ 등의 문구를 사용하여 광고를 진행하는 것은 사용자들의 비교심리를 악용한 사례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SNS 플랫폼 환경 개선과 규제의 차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사용자들’ 차원의 노력입니다.     ‘사용자들’에 초점을 맞추다 가짜 뉴스에 대응하기 위해 그것들을 삭제하고 규제하려는 노력도 분명 필요하지만, 독자들 자체가 비판적 사고력을 지니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말이죠. SNS 사용자들은 본인을 들여다보고 내면을 성찰해볼 필요성이 있습니다. 마음의 근육을 키우면, SNS속 세상에서 이리저리 흔들릴 확률이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추천할 책   [태도에 관하여]         “작가가 말하는 ‘나를 살아가게 하는 다섯 가지 태도’는 ‘살아가는 방식’과 ‘가치관의 문제’로 고민하던 남녀 모두의 지표가 되어주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우리가 외면하고 있던 ‘나’를 돌아보게 해주었다.” … <출판자 서평>   작가는 ‘나를 살아가게 하는 다섯 가지 중요한 가치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본인도 감명깊게 읽었던 책입니다. 삶의 태도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들은 무엇일지 깊이 생각해볼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알맹이가 단단해진 느낌과 함께, ‘나’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출 수 있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5부 ‘공정함’에서, ‘타인과의 비교’ 챕터 또한 나오니 잘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러한 책들을 읽고, 자신에 대해 차분하게 생각해보고 가치관을 재정립하는 과정은 외부 자극에 덜 흔들리도록 하는 좋은 무게중심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관련되어 위의 책과 같이 추천하실 책이 있나요?     <출처> “中, 과시 소비 조장 인플루언서 SNS 계정 폐쇄…단속 나섰다”, 20240528, 디지털투데이 AI 기자
공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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