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은 이대로 전세사기 가해자를 풀어주면 안됩니다!
지난 몇년간 전세사기 대란에 온 사회가 휘청이고 있습니다. 그 시작은 인천 미추홀구의 전세사기 가해자 일당, 소위 '건축왕' 이라고 불리는 남OO 씨와 공범들의 조직적인 범죄였습니다. 알려진 내용만 2,500세대 이상의 대규모 전세사기를 저지른 남씨 일당은 형사재판 1심 판결에서는 주범 15년형, 공범 4~13년형을 받았습니다.주범 남씨에게는 사기죄 법정최고형이 선고되었지만, 이미 전재산을 모두 잃어버린 피해자들에게는 한없이 부족한 판결이었죠. (기사) 하지만, 2024년 8월 말 형사재판 2심 판결에서는 주범에 대해 7년형, 공범 전원에 대해 무죄 또는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기사)임대인 측의 논리를 그대로 인용한 말도 안되는 판결이었고, 전국의 수많은 피해자들이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대법원에서 2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하면, 이제 전국의 전세사기 가해자들은 무죄로 풀려날 가능성이 커지고, 우리 사회는 전세사기를 또다시 방치할 수밖에 없습니다. 피해자들이 전혀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은 결국 대법원까지 올라갔고, 향후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전국의 전세사기 판결이 달라질 예정입니다. 오늘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는 대법원 앞에서 가해자 일당 엄중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전국의 피해자 1,516명이 모아준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했습니다. 그리고 다음주 월요일(11/11)부터 연말까지 1인시위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기사 1, 기사 2) ▣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자들이 대법원 재판부에 고하는 호소문 미추홀구 전세사기 사건은 실소유자인 남씨와 바지임대인, 공인중개사, 중개보조인, 자금관리책, 건물관리업체까지 50여명 이상이 철저하게 역할분담하여 공모한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사기 사건입니다. 수사초기부터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남씨 일당의 조직적인 수법에 대해 신속하게 조사하고 그들의 은닉재산을 빠르게 찾아내어 벼랑 끝에 내몰린 피해자들에게 피해보증금을 돌려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피해자들은 생계를 뒤로하고 피해회복과 가해자들의 엄벌을 위해 경찰서, 검찰청, 법원, 국회, 구청, 시청, 언론사 등 문을 두드리지 않은 곳이 없고 거리에서 진상규명을 위해 목소리를 낸지도 2년도 더 되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수천명의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겠습니까. 피해회복은 커녕 일상의 삶은 파탄 나고 매일매일 지옥같은 삶을 살았습니다. 이 기간동안 극단적 선택을 하며 삶의 끈을 놓은 피해자도 네명이나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남씨 일당은 죄를 뉘우치지도 않고 있고 지금도 혐의를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공범인 공인중개사들은 남씨와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운영했고 명의대여자와는 동업관계였다라는 거짓진술까지 하고 있습니다. 분통이 터질일입니다. 그동안 피해자들에게 단한번의 사과조차 하지 않았고 피해자의 피해회복을 위해 보증금을 단한푼도 돌려준 일이 없습니다.  수천채가 넘는 피해아파트의 실소유자가 버젓이 따로 있는데 공인중개사는 임차인에게 이를 속이고 중개하고, 명의대여자(바지임대인)는 자신의 집인냥 저희에게 임대인 행세를 했습니다. 남씨가 처음 임대사업을 시작할때부터 공인중개사와 바지임대인을 직원으로 두고 월급을 주고 성과급을 주며 적극적으로 임차인을 속이는 수법으로 남씨일당은 임대사업을 확장했습니다.  실소유자가 따로 있고 계약당시의 임대인은 명의만 빌려준 명의 대여자(바지임대인)라면 누가 과연 전세계약을 체결할까요. 이를 알고도 전세계약을 할 사람은 단 한명도 없을 것입니다.  전세보증금은 서민들이 평생 모은 돈이거나 만져본적도 없는 거액의 대출금입니다. 그런 큰 금액의 전세계약을 체결할때는 안전하게 하기위해 자격증을 갖춘 공인중개사를 믿고 진행하는 것이 너무나 상식적이고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남씨 일당은 적법한 절차와 방식이 아닌 철저하게 임차인을 기망하는 사기수법으로 수천채의 전세계약을 진행했습니다. 그들이 왜 이런 수법으로 임대사업을 했을지는 피해자들도 이제 모두 다 압니다. 실소유자인 남씨는 수천채의 집이 자신의 명의로 되면 엄청난 세금을 내야하니 명의대여자가 필요했고, 명의대여자와 임차인을 연결해줄 공인중개사가 필요했습니다. 공인중개사는 적법한 방식으로 중개를 하게되면 법이 정한 중개수수료만 받아야 하니 남씨의 제안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을 것입니다. 자본이 없는 명의대여자 또한 명의대여를 해주는 조건으로 건당 수수료를 아주 쉽게 벌 수 있는 기회였을 것입니다. 이들은 처음부터 아주 쉽게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 남씨의 직원이 되어 실소유자 남씨의 지휘아래 적극적으로 모의하고 계획해서 임차인의 피같은 전세보증금을 가로챘습니다. 피해자들은 1심에서 선고된 사기 사건의 법정 최고형인 15년조차, 그 범죄의 심각성과 피해 규모를 생각하면 턱없이 부족한 형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대폭 감형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저희 피해자들은 도저히 납득할수가 없습니다. 그들이 가로챈 피해자들의 전세보증금은 피해자들에게는 삶의 전부이자 미래였습니다. 항소심 판결은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의 삶과 미래를 철저히 짓밟은 판결입니다. 대법원 재판부 판사님께 다시 한번 간절히 간절히 호소드립니다! 제발 수많은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정의가 살아있음을, 피해자들에게 경제적, 정신적 고통을 준 가해자들이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공정하고 엄중한 판결을 해 주십시요! 2024년 11월 6일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자 일동 ▣ 기자회견 개요 제목 : 인천 미추홀구 남헌기 일당 엄벌 촉구 및 탄원서 제출 기자회견 일시 및 장소 : 2024년 11월 6일 수요일 오전 11시, 서울 대법원 앞   주최 :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  진행안  사회 : 이원호 빈곤사회연대 집행위원장  발언1 : 안상미 위원장 / 인천 미추홀구대책위  발언2 : 김태근 변호사 /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주택세입자 법률지원센터 세입자114 운영위원장 발언3 : 강민석 대표 / 인천 미추홀구대책위   발언4 : 정태운 대표 / 대구 전세사기대책위  발언5 : 이철빈 공동위원장 / 전국대책위    호소문 낭독 : 박순남 부위원장 / 인천 미추홀구대책위   ✔ 보도자료 원문은 여기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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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특별법 2년차, 이제는 바꿔야 합니다!
2024년 7월 18일 기준, 전세사기 피해자는 전국적으로 2만건에 육박한다. 또한, 2023년 2월 28일부터 올해 5월까지 공식적으로 8명이 전세사기 때문에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사기로 신변을 비관해 스스로 생을 마감하거나, 스트레스로 건강이 악화되어 사망한 경우를 모두 포함한다. 전세사기는 사적 계약의 문제이며, 국가는 무관하다고 선을 긋던 정부와 정치권은 전세사기 희생자가 속출하자 부랴부랴 특별법을 논의한 끝에 2023년 5월 25일에 본회의에서 의결했다. 하지만, 2023년 6월 1일부터 시행된 특별법은 제정 당시부터 우려한대로 실질적인 문제해결에는 한계가 크다는 점을 드러냈다. 구체적으로 어떤 한계가 있었을까?   1. 기존 전세사기 특별법의 한계 첫째, 까다로운 피해자 인정요건으로 배제되는 사람들이 다수 발생했다. 특히,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야 한다는 요건, 임대인의 사기성을 입증해야한다는 요건을 입증하기가 어려워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한 경우와 기타 사유로 피해자로 결정되지 않은 경우까지 합치면 전체 25,000건 중 5,000건이 넘는 경우가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했다. 둘째, 지원대책이 ‘빚으로 빚을 돌려막고, 빚으로 집을 떠안는’ 대책 일색인 것도 모자라서 피해자 인정요건 이외 별개의 요건이 존재해 대책 이용이 까다롭다. 현재 특별법에서는 다양한 금융대책과 경공매 대책을 지원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피해자가 더 많은 대출을 받아 각자 피해주택의 소유권을 직접 떠안을 것을 유도한다. 그마저도 피해자 인정에 더해 각 대책별 요건이 따로 존재해 실제 이용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셋째, 피해자의 보증금을 직접 회수하는 대책 자체가 없다. 상술한 것처럼 특별법에는 피해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대출과 집을 떠안는 대책만 있을 뿐, 보증금은 피해자가 경공매를 통해 알아서 회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피해자들은 몇 년간 진행되는 경공매를 통해 회수도 불확실한 보증금만 기다릴 여력이 없다. 그저 보증금의 일부라도 돌려받고 새로운 환경으로 이주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되기를 바랄 뿐이다.   2. 지난 국회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주요내용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작년 하반기부터 피해자로 인정받아도 쓸데없는 기존 특별법 대신 피해자의 목소리를 반영한 방안을 담아 법안을 개정해줄 것을 요구해왔다. 그래서 작년 12월 27일에는 야당 주도로 특별법 개정안이 마련되었고, 올해 상반기에 해당 법안처리를 두고 국회에서 논의가 이어졌다. 특별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피해자의 보증금을 국가에서 먼저 매입해서 피해자에게 돌려주고 그 비용은 시간을 들여 회수하는 소위 ‘선구제 후회수’ 방안이 포함되었다. 보증금 전액을 모두 돌려받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보증금의 30% 수준은 먼저 돌려받고 새 출발을 할 수 있는 마중물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일부 반영되었다. 둘째, 강제퇴거 방지 방안이 포함되었다. 임시적인 경공매 유예 조치가 아니라, 주택에 설정된 선순위 근저당채권을 공공기관이 매입하여 장기간 경공매를 보류해서 임차인의 강제퇴거시점을 늦추는 것과 임차인의 권리를 인정받지 못해 명도소송 및 강제집행을 당하는 신탁사기 피해자를 보호하는 조치가 담겨있다. 셋째, 피해주택의 시설관리 방치문제에 대해 지자체가 개입할 수 있는 근거조항이 포함되었다. 특히, 방치된 시설에 대한 지자체의 실태조사, 공공의 피해주택 위탁관리 방안, 관리비 비용지원 방안이 포함되는 등 집주인이 아니라도 최소한의 안전 조치를 할 수 있는 방안이 포함되었다. 특히, 최근 인천 미추홀구 한 주택에서는 폭우가 심해지면서 외벽이 붕괴하고, 그 여파로 도시가스 배관에 문제가 생기면서 건물 전체의 가스 사용이 중단된 일이 있었다. (언론보도) 관할 지자체에서는 사유재산 관리에 관리할 법적 근거가 미비해서 개입을 꺼리고 있는데, 주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특별법 개정이 시급하다.   3.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 경과 작년 12월에 국회 소관 상임위를 통과한 특별법 개정안은 올해 4월 총선 시기와 맞물려 아주 더딘 속도로 처리되었다. 정부와 여당의 법안처리 거부와 노골적인 방해 때문에 법제사법위 심사, 본회의 처리가 한없이 지연되면서 총선 시기에 임박해서는 아예 논의 테이블에서 밀려나기도 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는 총선을 맞아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전세사기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중요한 문제임을 지속적으로 알리고,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해왔다. 먼저, 전세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내면서 전세사기가 그저 어렵고 복잡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곁의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문제임을 전달했다. (피해자 연속기고) 또한, 전세사기에 대해 잘못 알려진 내용과 복잡한 내용을 정확하고 쉽게 설명하면서 시민들의 이해도를 높였다. (링크) 마지막으로, 각 정당에 전세사기 문제해결을 위한 공개질의 캠페인을 통해 총선을 앞둔 6개 정당 중 4개 정당의 주거공약을 확인하고, 향후 특별법 개정 및 주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캠페인 링크) 총선이 끝난 이후, 정치권에서는 선거결과에 대한 해석과 21대 국회 잔여일정에 대한 이견으로 어지러운 가운데, 5월 1일에는 대구에서 8번째 전세사기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 가정의 아내이자 어머니인 전세사기 피해자는 ‘저도 잘 살고 싶었습니다.’, ‘제발 살려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등졌다. 가정의 달인 5월이 되자마자 전해진 소식에 전국의 피해자 모두가 슬퍼했고, 조속한 특별법 개정안 통과와 기존 대책 개선을 외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 21대 국회 내에 처리가 불투명했던 특별법 개정안은 5월 2일에 본회의 회부 부의안이 의결되었고, 5월 28일 마지막 본회의에서 여당의 불참 속에 야당 단독으로 의결되었다. 하지만, 5월 27일 본회의 하루 전, 정부의 전세사기 피해구제 대책발표와 함께 거부권 행사를 공언하는 기사가 쏟아졌고, 실제로 본회의 다음날이자 21대 국회 마지막 날인 5월 29일에는 대통령실에서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반년 이상 애써서 마련한 특별법 개정안은 곧바로 폐기되었다. 정부에서 제시한 거부권 행사 사유는 보증금 채권의 가치를 정확히 평가하기 어렵다는 점, 막대한 재정소모가 예상된다는 점, 사기피해에 국가가 개입하는 선례를 남길수 없다는 점 등이 언급되었으나 수만명의 전세사기 피해자가 방치되는 것에 대해서는 일말의 책임감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에 피해자 모두가 깊은 좌절감에 휩싸였다. 6월부터는 새로운 국회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개시하면서 각 정당에서도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을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피해자대책위도 자체적인 간담회를 열고, 특별법 개정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고, 21대 국회에서는 어려웠던 정부와 몇차례 간담회도 진행하며 조속한 피해구제를 위해 협의하고 있다.  4. 특별법 개정, 가장 중요한 원칙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 및 구체적인 피해구제 방식 등을 두고서는 피해자와 정부 및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이견이 존재한다. 그렇지만, 전세사기는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피해자가 보증금을 최대한 회수하고, 사각지대는 없애고, 최대한 빠르게 대책이 적용되어야함을 명심한다면 구체적인 특별법 개정 방식은 협의할 수 있을 것이다. 작년 6월부터 시행된 특별법 상의 경공매 유예조치가 끝나는 세대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경공매에서 낙찰된 세대가 늘어날수록 임차인의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고 강제로 내쫓기는 피해자가 늘어난다. 피해주택 시설관리가 되지 않아 심각한 안전 문제가 우려되는데도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관련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방치하고 있다. 조속한 특별법 개정을 위해 피해자들과 시민들이 꾸준히 힘을 모아줘야 하는 이유다. 특별법 시행 만 1년을 지나 2년차를 맞은 이제는 반쪽짜리 특별법에 그치지 말고, 빠른 시일 내에 피해자의 목소리를 반영한 특별법으로 개정해야한다! [참고] 특별법 제정/개정 타임라인 23.03.30 심상정 의원 특별법안 대표발의 23.04.03 조오섭 의원 특별법안 대표발의 23.04.18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 발족 & 세 분의 피해자 합동추모제 23.04.19 대통령실, 경매 중지 지시 23.04.23 당정청, 전세사기 정책협의결과 발표 23.04.27 특별법 정부여당안 발의 23.05.08 국회 앞 대책위 캠프 설치 & 농성 돌입 (~05/26) 23.05.25 특별법 본회의 통과 23.06.01 특별법 공포 및 시행 23.10.14 전국 전세사기 피해자 집회 23.12.01 특별법 제정/시행 6개월 (특별법 제정 당시 약속한 보완입법 시기 도달) 23.12.05 국토교통부 특별법 현황보고 23.12.21 야당 단일 특별법 개정안 도출 23.12.27 국회 국토교통위 안건조정위에서 특별법 개정안 통과 & 법사위 회부 24.02.24 전세사기 희생자 1주기 추모문화제 24.02.27 국회 국토교통위 전체회의에서 특별법 개정안 본회의 직회부 의결 24.04.10 제 22대 국회의원 선거(총선) 24.05.02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본회의 부의안 의결 24.05.14 8번째 전세사기 희생자 추모행진 (서울) 24.05.18 8번째 전세사기 희생자 추모제 (대구) 24.05.27 정부의 전세사기 대책 발표 24.05.28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본회의 의결 (야당 단독처리) 24.05.29 대통령실, 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 법안 폐기 (21대 국회 폐원) 24.05.30 제 22대 국회 개원
주거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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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선 전세사기 피해자를 거부한 정권을 규탄한다.
안녕하세요 전세사기 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입니다.전세사기 피해자들은 5월 28일(화) 오후에 개최된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 참관했습니다. 피해자들이 염원하던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이 의결되었다는 소식에 아주 살짝 숨을 돌리던 찰나, 정부에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방침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5월 29일(수), 본회의에서 특별법 개정안이 의결된지 단 하루만에 대통령은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링크) 피해자들은 마지막까지 대통령실 앞에서 모여 거부권 행사 대신 특별법 개정안을 즉각 공포해 숨구멍 하나 만들어달라고 외쳤지만, 국가는 끝내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손을 뿌리쳤습니다. (링크) 너무나 허탈하고, 분하고, 막막합니다. 국민의 삶을 거부한 이 사태에 대한 전국대책위의 입장문을 공유합니다. [이철빈 공동위원장,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전세사기 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 공동위원장 이철빈입니다. 올해 서른살의 저는,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어떤 희망을 품고 살아야할까 도저히 알 수가 없습니다. 저는 전세사기 피해를 당했지만, 보증금 일부 손실을 보더라도 새로운 곳으로 이사해서 일상을 시작하는 것이 전세지옥을 탈출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습니다. 그런데, 저와 피해자들은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하자마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소식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시가 급한 피해자의 삶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정부, 여당, 대통령실의 태도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 저희 피해자들은 국민으로서, 인간으로서 버림받은 채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인간파업의 시간에 들어갈 것 같습니다. 정부에서 피해자를 배려해 피해주택에서 최장 20년간 살도록 하겠다고 합니다. 청년인 피해자들은 거주이전의 자유와 직장/결혼/출산 등 여러 인생계획을 모두 포기하고, 시설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는 위험천만한 피해주택에서 거액의 대출채무에 깔려 수십년을 홀로 늙어갈 예정입니다. 저출산, 인구소멸의 시대? 너무 당연합니다. 지금 눈 앞에서 살려달라고 외치며 죽어가는 피해자를 살리지 않는데, 새로운 생명을 기다리다니 말도 안 됩니다. 이 사회는 그럴 자격이 없습니다. 현 정부는 지난 1년간 제대로 된 특별법 보완 입법이나 대책도 내놓은 적 없으면서 개정안 표결 전날 기습적으로 정부 대책을 발표하며 피해자를 우롱했습니다. 피해자와 제대로 이야기 나눈 적도 없으면서 피해자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거짓말하고, LH 매입에는 어차피 국가의 예산이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돈 한푼 안 들이는 것처럼 국민을 기만합니다. 선구제 후회수의 채권평가는 불가능하다면서 LH에서 피해주택을 직접 감정평가해서 낙찰받겠다며 앞뒤가 하나도 안 맞는 발표를 했습니다. 특별법 개정없이 시행 가능한 것이라면 진즉 했어야지, 왜 희생자가 8명이 나오는 동안 기다렸습니까? 사람이 죽기를 기다리면서 찔끔 대책 내놓는걸 보면 이 정권은 사람의 목숨값을 너무 가벼이 여기는 것 같습니다.  저는 어제도, 그제도 피해자 분들이 자살 시도를 했다는 소식을 전해듣습니다. 팔에 붕대를 감고 나온 피해자, 유서를 써놓았다는 피해자의 소리를 계속 듣습니다. 전세사기 피해를 당한 것보다, 아무도 나의 손을 잡아주지 않는다는 그 고립감! 국가로부터 버림받았다는 배신감! 그런 고립상태가 지금 피해자를 죽이고 있는 겁니다. 전세사기 범죄를 저지른 악성 임대인만큼이나 나쁜 건, 국가의 부동산 정책실패를 인정하지도 않고, 국민의 생명과 최소한의 주거권을 거부하는 윤석열 정권입니다. 지켜야할 사람을 지키지 않고, 성실히 세금내며 살아온 국민들을 세금 낭비하는 것처럼 매도하고, 뒤로는 건설사와 은행에 수십조원을 퍼부은 이 정권은 전세사기 피해자와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피해자대책위는 포기하지 않고, 전세사기 문제해결을 위해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뛰어다닐 것입니다. ✅ 05.27 정부의 기습적인 대책 발표에 대한 입장문 (링크) ✅ 05.29 대통령 거부권 행사 규탄 기자회견 (보도자료) ✅05.29 대통령 거부권 행사 규탄 성명 (링크) ✅ 전세사기 문제에 대한 의견 남기기 (링크)
주거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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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번째 전세사기 희생자 소식에 애도합니다.
안녕하세요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입니다. 가정의 달 5월이 시작된 지난주 수요일(5/1), 대구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한분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셨다는 소식을 전해들었습니다. (언론보도) 특별법 상 피해자 요건 일부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전세사기피해자등'으로 판정을 받았고, 보증금을 편취한 임대인이 뻔뻔하게도 월세를 내놓으라며 인터넷 선을 잘라버리는 만행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셨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세사기 피해자 일부 인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접수했고, 돌아가신 바로 그날 '전세사기피해자'로 판정되었다는 사실은 더욱 기가 막힙니다. 돌아가신 분은 유서에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나도 잘 살고 싶었다", "살려달라"는 메시지를 통해 전세사기 문제해결을 촉구했습니다. 다가구주택 후순위 임차인으로서 누구보다 씩씩하고, 열심히 살아내시면서 가족과 다른 피해자 분들에게 힘을 불어넣으셨던 분을 애도합니다. [애도 성명문] 지난 5월 1일 대구 전세사기 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하던 전세사기 피해자 한 분이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고인을 포함한 전국의 피해자들은 제대로된 특별법 개정과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피해자들을 벼랑 끝으로, 더 이상 죽음으로 내몰지 말아달라고 간절히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정부와 국회는 이에 적극적으로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전세사기 피해로 인해 여덟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너무나도 비통하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처럼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려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기는커녕 특별법 개정을 방해해 온 정부와 여당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와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는 고인의 명복을 빌며, 정부와 국회가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과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정부와 국민의힘이 아무런 대책도 없이 특별법 개정을 막는 동안, 고인은 대책위 활동까지 하며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다가구 후순위인데다 소액임차인에도 해당되지 않아 최우선변제금조차 받을 수 없었던 피해자는 전세보증금 8,400만원을 단 한 푼도 돌려받을 수 없었습니다. 피해자는 지난 4월 12일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로부터 전세사기피해자 요건 중 경매개시결정 등 3호 요건이 확실하지 않다는 이유로 특별법상 “피해자등”으로 인정받았습니다. 그러나 4월 9일 경매개시 결정이 나온 사실을 확인하고, 이의신청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피해자가 사망한 당일에도 임대인이 월세를 요구하며 인터넷 선을 자르는 등의 괴롭힘이 있었다고 합니다. 피해자가 고통과 절망을 견디지 못하고 떠나야 했기에 더욱 안타깝습니다. 정부와 국회는 지금이라도 전재산을 잃고 전세대출금 상환, 퇴거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를 위한 특별법 개정과 대책 마련에 모든 공적 수단을 동원해야 합니다. 특히 반쪽짜리 특별법의 금융지원대책, LH 공공매입 등 피해구제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다시는 이러한 비극적인 상황이 반복되어서는 안됩니다. 피해자와 시민사회는 고인이 되신 피해자의 뜻을 이어 전세사기 문제 해결과 피해구제를 위해 끝까지 연대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 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끝. ✅ 성명문 본문 보기 (링크)✅ 5/8 국회 앞 추모 기자회견 보도자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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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본회의 부의 표결을 환영한다!
2024년 5월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본회의 부의의 건'이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링크)특별법 개정안이 당장 본회의에서 가결된 것은 아니지만, 다음 본회의에서는 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찬반 의결을 하게 된다.  관련하여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와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는 입장을 발표했다. (원문) [성명]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본회의 부의 표결 환영21대 국회,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반드시 처리하라! 1. 오늘(5/2)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일부개정법률안(대안) (이하 특별법 개정안)본회의 부의의 건’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1대 국회 종료가 가까워지면서, 특별법 개정안이 폐기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과 불안에 잠 못 이루던 전국의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특별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직회부된지 65일 만이다. 특별법 개정안은 작년 12월 27일 국회 국토위 전체회의를 통과했지만, 국민의힘의 반대로 지난 2달 동안 법사위에서 단 한 차례도 논의되지 못해, 결국 지난 2월 27일 국토위에서 본회의 부의 요구안을 처리했다. 법 개정이 공전을 거듭하는 사이 특별법 제정당시 6개월마다 보완입법을 추진한다는 약속은 11개월째 지켜지지 않으면서 피해자들이 느끼는 고통과 절망의 무게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커졌다. 전국의 피해자들은 전세대출이자를 내기 위해 투잡 쓰리잡을 뛰면서도 1인시위, 집회, 문자 행동, 기자회견 등을 통해 특별법 개정을 촉구해왔다. 그러나 아직 특별법 개정안의 본회의 상정과 표결이라는 큰 산이 남아있다. 2. 더불어민주당은 이달말 21대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를 개최해 전세사기특별법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한날 한시가 급하다. 21대 국회가 한 달도 남지 않은 만큼, 하루 빨리 본회의 일정을 확정해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오늘 특별법 개정안의 본회의 부의의 건에 대해 국민의힘 의원들은 반대표를 던졌다. 민생 회복에 책임있는 정부 여당이자,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의 매서운 심판을 받은 정당이 최우선 민생 과제인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법안을 반대하며 특별법 개정을 가로막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한 행태다. 피해자와 시민사회는 민생을 외면하는 국민의힘의 오만함을 강하게 규탄한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국민의힘이 특별법 개정안에 합의하지 않더라도 벼랑끝에 내몰려 더는 버티지 못하겠다는 피해자들을 위해 특별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에 부치도록 해야 한다.3.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는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부의 표결에 대해 환영하며, 21대 국회가 반드시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을 처리해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 당장 경공매와 명도소송 기일을 앞둔 피해자들의 절박한 호소를 외면하는 비정하고 잔인한 21대 국회로 남지 않길 당부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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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자 연속기고] 8. 원희룡 후보님, 전세사기 피해자 앞에서도 정직해지세요
"나라는 제대로 된 대책도 없고 더는 버티지 못하겠다."  2023년 2월 28일, 첫 번째 전세사기 희생자가 남긴 말입니다. 그 후 또 다른 피해자들이 잇따라 세상을 등졌습니다. 피해자들의 죽음, 절규, 투쟁으로 2023년 5월 전세사기 특별법이 제정되었지만 제대로 된 피해 구제와는 거리가 멀고 여전히 많은 피해자가 방치되고 있습니다. 전세사기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매일 전국 곳곳에서 새로운 피해 소식이 터져나오고, 기존 피해자들은 빚으로 빚을 돌려막거나 빚을 더 내서 피해주택을 떠안고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러나 4·10 총선을 앞둔 지금도 제대로 된 피해 구제 공약과 대책은 논의되지 않고 있습니다.이에 전국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직접 호소하고자 합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는 피해자들의 요구가 반영된 공약과 대책을 촉구하기 위해 관련 릴레이 기고를 진행합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간절한 목소리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가 전국 각지의 피해자들의 사연을 접수받아 '전국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답해주세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1일,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는 국민의힘 인천 계양을 지역구 원희룡 후보 선거사무실 앞에서 1인시위를 벌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관할 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법상 문제가 없는지 철저히 확인하고,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등 다른 법에도 저촉되지 않는 합법적인 방식을 고심해서 준비했다.피해자들은 1인시위를 하며 원희룡 후보에 대한 지지와 낙선 그 어떤 것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저 전세사기 피해자를 기리는 영정사진을 들고, 전세사기 피해는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냈을 뿐이다. 그래도 피해자들은 내심 원희룡 장관에게 전세사기 피해자들에 대한 일말의 부채감과 함께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는 듣고 싶어 했다.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 생각했다. 산산히 부서진 기대선거사무실 앞에서 적법한 1인시위를 하고 있는 피해자에게 원희룡 지지자는 폭언을 일삼았고, 현장을 촬영중인 휴대폰을 빼앗아 파손하는 등 일방적인 폭력을 행사했다. 이런 일에 대해 원희룡 캠프는 관련이 없다며 일절 선을 긋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다음날인 2일엔 지하철역에서 유세중인 원희룡 후보 옆에서 1인시위를 진행했는데, 원 후보가 선거 유세원들에게 '전세사기는 문재인 정부 탓이라 쓴 종이를 옆에서 들어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 아니라, 원 후보 지지자들은 적법한 1인시위를 선거방해라고 주장하며, 선관위와 경찰에 신고하는 등 헌법상에 규정된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기도 했다.  원희룡 후보, 그가 국토교통부 전임 장관일 때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졌나? 2022년 하반기 인천 미추홀구에서 대규모 전세사기가 발생하고, 수도권 일대에 '빌라왕', '빌라의신' 등 조직적인 전세사기 일당이 속출했을 때 그는 '전세사기 일타강사'를 자처하며, 수박 겉핥기 식의 대책과 허울뿐인 피해자지원센터를 내세워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처럼 이야기했다.그의 호언장담처럼 정부의 대책이 효과가 있었다면 2023년 2월 28일, 인천의 전세사기 피해자가 "나라는 제대로 된 대책도 없고, 더는 버티지 못하겠다"는 유서를 남긴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그는 첫 번째 전세사기 희생자의 빈소에 찾아와 "먼저 지원하고 절차나 시기는 우리 기관에서 떠안도록 한다든지, 여러 가지 방향을 더 검토하겠습니다"라고 공언했음에도 전세사기 특별법 논의 과정에서는 '선구제는 혈세 낭비', '중고거래나 보이스피싱도 국가가 책임져야하나?', '모든 사기피해는 평등하다' 등 피해자를 조롱하는 등한 망언으로 피해자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결국 전세사기 특별법에는 피해자들이 강력하게 요구해온 '선구제-후구상' 방안이 빠졌고, 그 과정에 국민의힘 의원들과 원희룡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대한 역할을 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에 지난 3월 27일,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는 전세사기 피해자가 선정한 22대 총선 나쁜 후보로 원희룡 후보를 선정했다. 전세사기 피해자 앞에서도 정직하라피해자들이 가장 기막혀 했던 것은, 원희룡 후보가 국토교통부 장관 재임 기간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거듭된 면담 요청에도 단 한번도 응답하지 않았음에도 퇴임 인사에서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자필 이임사를 남긴 것이다.피해자 공식면담 0건을 기록하며 현장과 동떨어진 대책을 남발한 모습을 보며 피해자들은 울분을 토했다. 그런 그가, 전세사기 피해가 가장 극심한 인천 미추홀구 인근의 계양구에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했다는데 어떻게 피해자들이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정직하게 하겠습니다', 원희룡 후보가 내건 선거 슬로건이다. 말만 그럴듯한 그에게 제발 정직해지라고 권하고 싶다.전세사기 문제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전세사기 문제해결을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 피해자들이 만나자고 수십번의 면담요청을 했음에도 만남이 성사되지 않은 건 재임기간 정말 시간이 없어서였는지,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외치는 요구사항이 터무니없이 허황된 것이었는지 아니면 그저 귀찮고 하기 싫었던 것인지, 이번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1인시위 과정에서 선거캠프 관계자 및 지지자들이 폭력적인 언행을 일삼았던 것에 대해 정말 아무런 책임이 없는지.장관 재임 당시 듣지 못했던 그의 대답을 '정직한 원희룡 후보'에게 꼭 듣고 싶다. -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 공동위원장 이철빈 - ※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가 전국 각지의 피해자들의 사연을 접수받아 오마이뉴스에 기고했으며, 캠페인즈에도 중복게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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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자 연속기고] 7. 전세사기 피해자란 이유로 파혼... 이게 다가 아닙니다
"나라는 제대로 된 대책도 없고 더는 버티지 못하겠다."  2023년 2월 28일, 첫 번째 전세사기 희생자가 남긴 말입니다. 그 후 또 다른 피해자들이 잇따라 세상을 등졌습니다. 피해자들의 죽음, 절규, 투쟁으로 2023년 5월 전세사기 특별법이 제정되었지만 제대로 된 피해 구제와는 거리가 멀고 여전히 많은 피해자가 방치되고 있습니다. 전세사기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매일 전국 곳곳에서 새로운 피해 소식이 터져나오고, 기존 피해자들은 빚으로 빚을 돌려막거나 빚을 더 내서 피해주택을 떠안고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러나 4·10 총선을 앞둔 지금도 제대로 된 피해 구제 공약과 대책은 논의되지 않고 있습니다.이에 전국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직접 호소하고자 합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는 피해자들의 요구가 반영된 공약과 대책을 촉구하기 위해 관련 릴레이 기고를 진행합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간절한 목소리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가 전국 각지의 피해자들의 사연을 접수받아 '전국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답해주세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3년 6월, 갑자기 집 와이파이가 끊겼습니다. 한참을 셋톱박스와 씨름하다가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어 문의했는데,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요금이 3개월간 미납되어서 인터넷이 끊겼다는 것입니다. 단 한 달도 빠지지 않고 관리비를 입금했는데 지금까지 낸 관리비는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요? 전말은 이러했습니다. 저의 임대인은 임대차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고 주위 부동산에서 중개를 꺼릴 정도의 '악질'이었습니다. 그 임대인은 시장 경기가 나빠지자 임대차보증금 뿐만 아니라 인터넷 이용료 등에 사용하는 관리비, 근저당 이자를 하나둘 체납하였고 나중에는 사기 혐의로 구속돼 구치소에 수감됐습니다. 피해자들은 보증금은 돌려받지도 못하고 어디에도 갈 수 없는 신세가 되어 피해주택에 발이 묶였습니다.이제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미 갖고 있는 빚에 빚을 더해서 새로운 집으로 탈출하거나 지옥 같은 전세사기 피해주택에 계속해서 살아야만 합니다. 많은 경우 전세사기의 악몽을 떠오르게 만드는 피해주택에 남는 것을 선택하곤 합니다. 월세나 이자라도 아끼고 이사집 찾기 등 집 걱정을 조금이나마 줄여보려 마음에서입니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삭아버린 완강기... 이곳에 '안전'은 없습니다걱정 없이 집다운 집에 살려면 적어도 인터넷, 전기, 수도, 엘레베이터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입주자들을 모았고 엉겁결에 입주자 대표까지 되어 여러 곳을 수소문했습니다. 알고보니 임대인은 작년 1월부터 모든 세금과 공과금을 납부하지 않았습니다. 전기·수도·청소업체와 엘레베이터·주차타워·안전관리 회사 등에 일일 문의해보니 모든 기관과 회사는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미납된 요금을 일시에 납부하지 않으면 더 이상의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고 말입니다.입주자들이 체납한 것도 아닌데 밀린 관리비를 왜 우리가 내야하는지 억울했습니다. 당시 부산에는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센터라는 지원기관이 있어 이런 상황을 전달하고 도움을 청했습니다. 담당 공무원은 협조 공문을 발송하겠다고 했습니다. 지원센터가 해준 것은 딱 그것 뿐이었습니다. 관련 지원 조례나 법률안이 없다고도 덧붙였습니다.전세사기 피해 사실을 알고 9개월이 지난 지금 전기, 수도, 엘레베이터 정도는 그럭저럭 해결이 되었지만 안전 관리 문제는 아직 미해결 상태입니다. 한 건물에는 소방, 전기, 승강기 세 분야의 안전관리자가 필요합니다. 보통 집주인, 용역업체 관리자, 거주자 중에서 선임하게 되는데 저희 주택의 경우 피해자들이 이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그 중에서도 소방안전관리자가 되려면 10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하고 평일 중 하루 종일 시간을 내어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또, 1년에 한 번 점검을 진행하고, 고장난 시설을 사비를 들여 수리하고, 점검 사실을 소방서에 신고하여야 합니다. 이를 위반하면 건물 관계자가 300만 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합니다. 왜 피해자들이 이런 것을 부담하여야 하는 것일까요?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정성으로 저희 건물의 소방안전관리자 선임은 1년간 유예되었지만 몇 개월째 시설이 방치되며 고장이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전층의 화재감지기 경종이 수시로 울리는 탓에 알람을 전부 꺼버린 상태입니다. 각 호실에 필수로 설치해야 하는 소화기는 이미 유효기간이 지난 지 오래고 각자가 사비로 이를 교체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벽에 설치된 완강기는 삭아버려서 당장이라도 끊어질 것 같습니다.침수 피해 수리비용 전세사기 피해자가 갚기도심지어 이런 사정은 다른 피해건물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부산 수영구의 다른 전세사기 피해건물은 여름 침수 피해로 2000만원 이상의 수리비용이 발생했는데 모든 피해자가 분담하여 할부로 갚고 있다고 합니다. 대전의 누수, 포항의 지붕 붕괴, 인천 미추홀구의 보일러 고장과 건물 외벽 붕괴 등 이같은 건물 안전 관리 문제를 다른 누구도 아닌 전국의 많은 피해자들이 감당하고 있습니다. 조례가 없어서 건물 관리를 지원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너무 많이 들어서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시청이 구청으로 민원을 돌리고 구청은 시청으로 책임을 넘기는 상황도 열이 받기는 하지만 이해는 합니다. 그런데 조례를 만들 수 있는 구의원, 시의원 역시 이 문제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만을 보입니다. 법이 없으니 움직이기 어렵다고 답합니다. 법이 없으니 조례를 만들어 달라고 도움을 청하는 것인데 계속해서 핑계를 대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정부 또한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에는 관심이 없는 듯합니다. 전세사기 특별법을 가지고 온갖 생색을 내며 파격적인 구제를 제공하는 것처럼 말은 하지만 실상은 빚에 빚을 더하는 정책이 대부분입니다. 피해자로 인정을 받아도 사용할 수 없는 대책이 너무 많습니다. 거기에 더해 전세사기 문제를 "개인의 부주의로 일어난 사인간의 거래"라고 폄하합니다. 피해자를 질타하는 시선을 적극적으로 해소하지는 못할 망정 부추기는 것입니다.희망고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절망에 빠져 사는 것보다 희망을 가졌다가 다시 절망하는 것이 더욱 비참합니다. 반쪽짜리라고 하기도 민망한 전세사기 특별법은 피해자들에게 희망고문이 무엇인지를 알려주었습니다.전세사기는 사회적 재난입니다.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중개보조인에게 안전한 매물이라고 소개받고 추후 보증금 반환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 안내 받았습니다. 보증보험 가입을 하려고 하면 가입할 필요 없다는 설득을 들었고, 중개보조인이 대출 은행을 소개해줘서 문의해보면 은행 역시 걱정할 것 없는 매물이라 안심시켰습니다.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전세 보증금은 전재산이기에 더 이상 확인할 게 없을 만큼 열심히 확인하고 매물을 계약합니다. 선순위 보증금, 공시지가, 임대인의 재산규모, 공실은 얼마나 있고 건물에 몇 명이 세를 들어 사는지를 하나하나 따져보고 은행에서도 문제가 없음을 증명하는 확인도장을 찍듯 턱턱 대출을 해줍니다. 그럼에도 피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전세사기 피해자란 이유로 파혼까지 당하기도피해자들은 이미 몇 번이고 자책하고 있습니다. 너무 어리숙하게 굴었던 탓일까, 사기 당할 만했던 것일까, 좀 더 알아봤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불행이 불행을 불러오는 불행의 굴레에 빠져 일상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어떤 분은 예비 시어머니에게 전세사기 피해를 당했다는 이유로 부주의한 사람과 가정을 꾸리게 할 수 없다는 질책을 듣고 파혼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전세사기 피해만으로도 벅찬데 아버지가 쓰러진 분, 가족들이 전부 떨어져 살게 된 분, 밤낮 없이 일하며 더 이상 미래를 꿈꾸지 않게된 분까지 이 불행의 굴레는 지금도 조용히 소용돌이치고 있습니다.반면 전세사기범들은 수탈한 보증금을 어디론가 빼돌려 값비싼 변호사를 선임하고 또 다른 범죄를 꾀합니다. 임대인, 건설사, 은행, 정부, 공인중개사 모두가 연관되어 있는데 나서서 책임지겠다는 곳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전세사기는 경제적 살인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지만 정작 그 범인은 나몰라라,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전세사기는 평범한 청년들과 서민의 생계를 위협하고, 파괴하며, 헤아릴 수 없는 고통에 빠뜨렸습니다. 허술한 국가시스템, 임대차 시스템, 피해자를 전혀 구제해주지 못하는 현재의 전세사기 특별법을 규탄합니다. 이제는 불행의 굴레를 끊어내야 할 때입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피해자들의 암담한 현실과 고통을 제대로 파악하고 더 이상의 피해가 없도록 적극적으로 조치해야 합니다. 최소한 피해자가 '안전'과 '내일'를 걱정하지 않도록. - 부산 전세사기 피해자 노정윤, 닉네임 'i' - ※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가 전국 각지의 피해자들의 사연을 접수받아 오마이뉴스에 기고했으며, 캠페인즈에도 중복게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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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자 연속기고] 6. 전세계약 직후 벌어진 일... 충격적이었던 등기부등본
"나라는 제대로 된 대책도 없고 더는 버티지 못하겠다."  2023년 2월 28일, 첫 번째 전세사기 희생자가 남긴 말입니다. 그 후 또 다른 피해자들이 잇따라 세상을 등졌습니다. 피해자들의 죽음, 절규, 투쟁으로 2023년 5월 전세사기 특별법이 제정되었지만 제대로 된 피해 구제와는 거리가 멀고 여전히 많은 피해자가 방치되고 있습니다. 전세사기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매일 전국 곳곳에서 새로운 피해 소식이 터져나오고, 기존 피해자들은 빚으로 빚을 돌려막거나 빚을 더 내서 피해주택을 떠안고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러나 4·10 총선을 앞둔 지금도 제대로 된 피해 구제 공약과 대책은 논의되지 않고 있습니다.이에 전국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직접 호소하고자 합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는 피해자들의 요구가 반영된 공약과 대책을 촉구하기 위해 관련 릴레이 기고를 진행합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간절한 목소리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가 전국 각지의 피해자들의 사연을 접수받아 '전국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답해주세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0년 다세대주택을 전세로 얻었습니다. 입주하고 한 달 후쯤 우연히 등기부등본을 떼어보니 임대인이 전혀 모르는 주식회사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빌라 수백 채를 가진 임대사업자였습니다. 저의 전세계약 직후 전세가와 같은 금액에 해당 다세대주택을 매매한 것이었습니다. 바로 무자본 갭투기였습니다.부랴부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보험에 가입을 알아봤지만 이 주식회사가 블랙리스트에 올라온 악성 임대인이라 가입이 어렵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불안은 점점 커져만 갔습니다. 심지어 얼마 후 다시 떼어본 등기부등본은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근저당이 새롭게 잡혀있었습니다. 채권자는 은행도 아닌 다른 주식회사였습니다. 새 임대인이 된 주식회사는 제가 살고 있는 주택을 포함하여 총 다섯 채에 근저당이 잡혀있었습니다. 이 또한 근저당 채권자가 임의경매를 신청하면서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그 집에 살고 있는 것은 저인데, 막상 집과 관련한 중요한 사실은 알 수 없었습니다. 우연한 계기가 아니고서는 무언가 큰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강박적으로 등기부등본을 떼어보게 되었습니다. 매번 피가 마르는 심정이었습니다.해결은 더욱 어려웠습니다. 근저당에 묶인 다른 세입자들을 찾아다니고 인터넷이나 법률 상담을 통해 대응 방법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어떤 전문가라는 사람은 "머리에 총 맞은 게 아니라면 그런 집에 들어가지 않는다"라며 저를 질책했습니다. 주식회사 측과 연락이 닿았을 때도 비난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들은 해당 집의 주인으로서 근저당을 잡아놓는 것이 무엇이 문제냐며 큰 소리를 쳤습니다. 근저당과 '억' 소리나는 세금 체납으로 집을 압류상태로 만들어놓고 난 모르겠다, 알아서 살라는 것이었습니다.모두가 주식회사는 합법적으로 투기를 한 것이고 그 투기를 미리 알아채지 못한 세입자가 잘못이라는 식으로 말했습니다. 그런데 대체 어떻게 하면 이를 알 수 있었을까요? 계약했던 임대인이 다른 사람에게 집을 팔았다는 것도, 새 임대인이 체납한 세금이 어느 정도인지도, 근저당 채권에 대해서도 세입자가 미리 알 수 없거나 접근하기 어려운 정보들 뿐입니다. 세입자들은 집을 구하려면 최소한 '관심법'이라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까? 까딱하다가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지금은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큰 자책감에 시달렸습니다. 모아둔 전 재산과 대출금으로 구한 집, 까딱하다가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약기간이 끝나는 날까지 매일이 지옥과도 같았습니다. 그렇게 간신히 2년이 지났습니다. 물론 이것으로 전세사기 피해가 끝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전세반환청구 소송에는 6개월이 걸렸고, 강제경매 절차는 1년 넘게 이어지고 있어 여전히 사건은 진행 중입니다.그러던 어느날, TV에서 익숙한 풍경을 보게 되었습니다. 저의 임대인을 대리한다던 한 컨설팅 부동산의 사무실이었습니다. 공인중개사 신아무개씨의 얼굴과 목소리가 어제 만난듯이 생생했습니다. 뉴스에 나오기를 그는 여러 악성 임대인을 배후에서 조종한 전세사기 공범이었습니다. 임대인은 이미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었고 재판을 진행하며 신아무개씨와 서로 잘못을 떠넘기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세입자들은 또 뒤늦게 알게 된 것입니다. 저를 포함하여 그 임대인에게 전세사기 피해를 당한 이들 중 경찰, 검찰에게 연락을 받았던 경우는 딱 한 명에 불과했습니다. 또, 한 번은 집 현관문에 이상한 종이가 붙어있던 적도 있습니다. 주택 관리를 인수인계 받은 새로운 법인이라며 본인들한테 연락해서 점유 사실 등을 알리지 않으면 현관 도어락을 따고 들어오겠다는 협박성 쪽지였습니다.이외에도 저는 여전히 전세사기 피해자로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은행은 전세담보 대출을 연장해주지 않아 높은 신용대출 이자를 다달이 내고 있으며, 전세보증금으로 인한 빚도 갚아나가고 있습니다. 재판으로 수백만 원의 변호사, 법무사 비용을 부담해야 합니다. '전세사기'라는 말도 생기고 전세사기 특별법도 만들어졌지만 여전히 저는 법적 보호장치 없이 홀로 맞서고 있는 기분입니다. 당장 집에서 쫓겨나지 않는다고 해도 피해자가 아닌 것은 아닙니다.  전세사기는 명백한 정부의 책임입니다. 정부는 임대사업자로 등록만 하면, 종부세나 양도소득세는 걱정하지 않고, 매매 차익을 거둘 수 있도록 막대한 세금 혜택을 주었습니다. 집값이 폭등하면서 임대사업자들은 주택담보대출 규제도 피할 수 있어 갭투자와 투기를 이어왔습니다. 그러나 이로 인한 부담과 손실은 오로지 세입자에게만 폭탄으로 날아왔습니다.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이런 전세 사기 피해자들을 두 번 죽이고 있습니다. 전세사기 특별법이 만들어진 지 9개월이 지났지만 제대로 된 실태조사 한 번 이루어진 적이 없습니다. 그저 사기꾼들이 떼어먹은 빚을 세입자더러 평생 갚으라는 대책뿐입니다. 대체 정부는 책임질 마음이나 있는 것입니까?피해자들이 원하는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의 '선구제 후회수' 방안에는 한 푼을 쓰는 것도 아까워하면서 각종 기업과 건설사 살리기 정책을 마구 쏟아내는 것은 대체 무슨 심보입니까?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외면하고 기업형 장기임대주택 활성화, 건설사의 다세대 주택 등 비아파트 주택 매입에는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무엇이 우선순위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입니다.민주당과 정의당의 개정안민주당과 정의당이 국회에서 발의한 전세 사기 특별법 개정안에는 ‘선 구제, 후 회수’ 방안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이 안은 피해자들에게 전세 보증금을 100퍼센트 보상하는 것이 아닙니다. 경매 시 감정되는 시세가를 기준으로 지급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전세가보다 집값이 싼 깡통전세 피해자 다수는 수천만원 이상의 큰 손해를 감내해야 합니다.또, 선순위 근저당이 있는 후순위 피해자들은 보증금을 대부분 날릴 수 있기 때문에 개정안에는 보증금을 최소 30퍼센트 이상 보상해 주는 방안이 담겨 있습니다. 이는 전세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여전히 피해자들이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대의 손실을 볼 수 있어 충분치 않습니다.이 개정안은 총선 이후 국회 본회의에 부의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야당의 이런 안조차 국회에서 여당과의 합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후퇴할 공산이 있습니다. 2023년 상반기에 전세 사기 특별법이 누더기가 되는 과정이 정확히 이랬습니다.피해자들은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이 제대로 된 ‘선구제 후회수’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는 계속 터져 나오는 전세사기, 깡통전세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집없는 서민과 청년을 위한 정책입니다.“혈세”는 전세 사기 피해자의 피눈물을 닦는데 쓰여야 합니다전세사기는 근본적으로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정부의 부동산, 주택 정책 실패로 빚어진 '사회적 재난'입니다. 개인이 조심한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혈세"에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피도 들어 있습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피눈믈은 보이지 않는 것입니까. 얼마가 들던 간에 필요한 것이라면 혈세라도 투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정으로 서민을 생각하고 주거복지를 위한다면 피해자 전원, 전액 보상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아무런 조짐이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진정으로 우리 사회에서 전세사기 문제가 종식되기를 바랍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똑똑히 지켜볼 것입니다. 정부가 어떤 대책을 마련하는지, 각 정당과 후보는 어떤 입장을 보이는지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피같은 한 표를 엄중하게 행사할 것입니다. 그리고 선거가 끝난 다음에도 끝까지 투쟁할 것입니다. 전세사기 문제는 끝나지 않을 것이기에 저 역시 마지막까지 외칠 것입니다. 전세사기는 사회적 재난입니다.정부와 국회는 전세사기 피해를 온전히 보상하라! - 부천 전세사기 피해자 서지애 - ※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가 전국 각지의 피해자들의 사연을 접수받아 오마이뉴스에 기고했으며, 캠페인즈에도 중복게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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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자 연속기고] 5. 아파트 보증금 못 받는다니... 날벼락 같은 전세 사기
"나라는 제대로 된 대책도 없고 더는 버티지 못하겠다." 2023년 2월 28일, 첫 번째 전세사기 희생자가 남긴 말입니다. 그 후 또 다른 피해자들이 잇따라 세상을 등졌습니다. 피해자들의 죽음, 절규, 투쟁으로 2023년 5월 전세사기 특별법이 제정되었지만 제대로 된 피해 구제와는 거리가 멀고 여전히 많은 피해자가 방치되고 있습니다. 전세사기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매일 전국 곳곳에서 새로운 피해 소식이 터져나오고, 기존 피해자들은 빚으로 빚을 돌려막거나 빚을 더 내서 피해주택을 떠안고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러나 4·10 총선을 앞둔 지금도 제대로 된 피해 구제 공약과 대책은 논의되지 않고 있습니다.이에 전국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직접 호소하고자 합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는 피해자들의 요구가 반영된 공약과 대책을 촉구하기 위해 관련 릴레이 기고를 진행합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간절한 목소리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가 전국 각지의 피해자들의 사연을 접수받아 '전국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답해주세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나무를 만지고 디자인하는 인테리어 목수 김섭입니다. 전라북도 군산시 소재의 산북 하나리움 시티 전세사기(공공임대아파트 신탁사기) 피해자이기도 합니다.  어떤 정치인이 그런 말을 했습니다. "전세사기는 사회적 재난이 아니다", "개인 간에 발생한 문제이니까 국가가 책임질 수 없다" 저는 이런 말을 들으며 대한민국이 처참히 무너지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전세사기, 정말 개인 간의 분쟁이고 "나만 아니면 되는" 문제일까요? 물론 저 역시 30대, 40대로 들어서면서 세상과 적절히 타협하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어느샌가 타인의 고통을 가깝게 생각하지 못했고 애써 무시한 적도 많습니다. 이런 저를 돌이켜보면 누군가에게는 전세사기 문제도 그렇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하지만 이는 결코 아니라는 점을 절실히 호소하고 싶습니다. 전세사기 문제는 우리나라를 병들게 하고 있고, 어떤 특정 사람만의 피해만이 아니라는 것을 말입니다. 많은 분들이 조금이나마 공감하실 수 있도록 제가 겪었던 피해일지를 낱낱이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결혼 후 생애 첫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전 돈을 좀 더 모으자는 생각에 임대아파트를 알아보았습니다. 월세 보증금 2000만 원에 월 임대료 30만 원짜리 임대아파트(민간분양 공공임대)를 구하게 되었습니다. 한 1년 정도는 아무런 문제 없이 좋은 보금자리를 마련하겠다는 꿈을 꾸며 성실히 살았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아파트 공고문이 붙었습니다. 월세 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없어 주민들끼리 대책회의를 진행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정말이지 날벼락이었습니다. 불안한 마음을 안고 회의에 참석해보니 제가 한 순간에 "대항력이 없는 불법거주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대체 무슨 소리인지 이해하는 것조차 어려웠습니다. 당시 주민들이 꾸린 비상대책위원회 역시 법률적인 지식이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문제를 조금이라도 해결하고자 동서남북을 가리지 않고 뛰어다녔습니다.알고보니 최초 임대사업자(공공지원 민간임대아파트(구, 뉴스테이))는 임대 의무기간 5년 중 4년을 이행하다가, 임대 의무기간 1년을 남겨두고긴 자본금 없는 다수의 민간건설사가 군산 하나리움 시티 2차아파트를 승계했습니다. 이후 이들 건설사들은 신탁사에 해당 주택을 수탁했습니다. 임대차 계약을 맺을 때만 해도 임대인과 신탁사 간의 신탁조항을 맺은 부동산 담보신탁 계약서라는 게 있는지도 전혀 몰랐습니다. 심지어 분양사무실에서 중개인 역할을 하는 컨설팅 업체는 자세한 정보를 고지해주지 않았습니다. 업체가 설명한 내용은 임대인이 공실을 담보로 신탁사에 잠시 소유권을 넘겼고, 공실이 다 채워지고 임대운영에 필요한 자금이 확보되면 곧 소유권을 원상회복시킬 것이라는 것뿐이었습니다. 임대차 계약을 맺을 때는 수탁자인 신탁사의 동의가 있어야만 정상적인 임대차 계약이 체결될 수 있다는 사실은 전혀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이는 임대인이 신탁을 등기할 때 제출하는 서류인 신탁원부에 명시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즉, 저는 신탁사의 동의 없이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그 계약은 무효이고 불법 거주자 신세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내가 제대로 알아보지 않아서, 지식이 부족해서 이런 일이 발생한 걸까 스스로를 책망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군산시 법률공단에 자문을 구해봐도 모른다고 합니다. 신탁원부도 처음 들어봤다고 합니다. 법무사, 변호사 같은 전문가들도 생소하다고 합니다. 법조인들도 모르는 것들을 일반 서민이 어떻게 미리 알고 피할 수 있었을까요? 그렇게 3년이라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나의 임대아파트에 다섯 곳의 건설사가 있는데, 피해자들이 건설사와 소송을 벌이고, 채권기관, 주택도시보증공사, K신탁사와 M신탁사, 국토교통부와의 지리멸렬한 투쟁까지... 이제는 너무 지치고 힘이 듭니다. 그만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제 삶이 너무 피폐해졌고 생업, 가정생활, 대인관계까지 지장이 생겼습니다.그나마 저는 월세 세입자입니다. 정말 다 내려놓고 월세 보증금이 차감될 때까지 임대료를 지불하지 않고 버티다가 다른 곳으로 이사하면 그만일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이 아파트에는 전세 세입자도 있습니다. 고금리 대출 이자와 원금을 갚느라 생활이 빠듯하신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함께 피해를 입은 주민 분들을 생각하면 도저히 이대로 멈출 수는 없었습니다.신탁사기 때문에 기초수급자 대상에서 제외되어 지원을 못 받으시게 된 분,홀어머니를 모시고 야간에도 일을 하며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는 분,다친 다리를 이끌고 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시는 60대 어머니,최근에 출산을 한 신혼부부까지 모든 사연이 지금도 생생합니다.그 중 한 분의 눈물 어린 사연을 대신 전합니다."현재 모아놓은 돈, 전 재산이 보증금으로 묶여 있습니다. 이사도 가지 못하고, 하자 투성이 아파트에서 하루하루 힘들게 버티고 있습니다. 제 명의로 계약했는데, 제가 결혼하면서 타 지역으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저를 제외하고 남은 가족들은 아직도 이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소지를 이전했다가 어떤 문제가 또 생길지 몰라서 세대주로 남아 있습니다. 아이가 태어났지만 엄마는 다른 주소지에 등록이 되어 있어 아이에게 해줄 수 없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또, 집이 언제 공매로 넘어갈지 몰라 매일이 힘듭니다. 하루라도 빨리 이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 군산 하나리움 시티 피해자 전보경씨저희는 3년을 싸운 끝에 겨우 국토교통부로부터 공매중지 유권해석을 받았습니다. 마지막 남은 동아줄입니다. 그러나 유권해석은 말 그대로 해석이고 법률에 명시된 사항은 아니기에 대항력 없는 피해자들은 소송에서 여전히 불리한 입장에 처해있습니다. 부디 이 문제에 정부와 국회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주시길 바랍니다. 전국 곳곳에서 이 문제를 "남일"이 아니라고 여겨주시는 분들이 많아진다면 무너지고 병든 우리나라도 조금은 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마지막 한 명의 피해자라도 원상회복을 받을 수 있을 때까지 끝까지 싸우고자 합니다.  -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북대책위 김섭, 전보경 님 - ※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가 전국 각지의 피해자들의 사연을 접수받아 오마이뉴스에 기고했으며, 캠페인즈에도 중복게재하고 있습니다.
주거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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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자 연속기고] 4.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받자 진짜 지옥이 시작됐다
"나라는 제대로 된 대책도 없고 더는 버티지 못하겠다." 2023년 2월 28일, 첫 번째 전세사기 희생자가 남긴 말입니다. 그 후 또 다른 피해자들이 잇따라 세상을 등졌습니다. 피해자들의 죽음, 절규, 투쟁으로 2023년 5월 전세사기 특별법이 제정되었지만 제대로 된 피해 구제와는 거리가 멀고 여전히 많은 피해자가 방치되고 있습니다. 전세사기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매일 전국 곳곳에서 새로운 피해 소식이 터져나오고, 기존 피해자들은 빚으로 빚을 돌려막거나 빚을 더 내서 피해주택을 떠안고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러나 4·10 총선을 앞둔 지금도 제대로 된 피해 구제 공약과 대책은 논의되지 않고 있습니다.이에 전국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직접 호소하고자 합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는 피해자들의 요구가 반영된 공약과 대책을 촉구하기 위해 관련 릴레이 기고를 진행합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간절한 목소리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가 전국 각지의 피해자들의 사연을 접수받아 '전국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답해주세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만든 다가구 주택, 정부가 책임져라 우리는 다가구 주택 전세사기 피해자들입니다. 다가구주택은 어느날 갑자기 땅에 떨어진 것이 아니라 1990년 정부 지침 시행으로 생겨난 주거 형태입니다. 다가구 주택은 단독주택과 같은 기준으로 관리되지만 등기 구분이 되지 않고 1주택임에도 19명의 임차인과 임대차 계약을 맺을 수 있는 괴기스러운 형태로 방치되었습니다.(주택 내 가구수 2~19가구로 제한) 그럼에도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법과 행정시스템은 거의 개선되지 않았습니다.다가구 주택에서 전세사기 피해를 입은 한 청년이 있습니다. 그 청년은 평범하지만 어느 누구 못지않게 성실하게 미래를 준비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 진학부터 취업 후까지 아끼고 참으며 악착 같이 저축해서 모은 돈 5천만 원에 1억 원 대출을 받아 전셋집을 구했습니다. 이제 겨우 한숨 돌리고 안정적인 거주 공간에서 다음 미래를 꿈꾸고 있던 찰나였습니다. 그러던 중 전세사기라는 절망이 미래를 빼앗고 나락으로 떨어뜨렸습니다. 그의 임대인은 대전에서 무자본으로 다가구 주택을 건축하고 공인중개사와 합심한 전세사기 일당이었습니다. 이러한 청년이 무수히 많습니다. 특히 대전은 1인 가구와 다가구 주택의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고, 전세사기 피해자의 80% 이상이 20∼30대로 대학생·사회초년생·신혼부부에 해당합니다. 전세사기는 한 명의 청년이 아닌 수많은 청년 세대의 미래를 빼앗는 사회적 재난입니다.정부는 이와 관련해 분명한 과실과 책임이 있습니다. 각 지역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대책위원회에서 추산하기로 대전과 경산의 다가구 전세사기 피해주택 수는 고작 350채도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피해를 입은 사람은 3300명이 넘습니다. 주택 하나에 10배에 가까운 피해자를 양산하는 다가구 주택, 정말 문제가 없습니까?건축물대장 및 등기부등본에서 열람할 수 있는 확정일자 부여일, 임차물 사용의 대가로서 지급되는 금전, 그 밖의 물건을 의미하는 차임과 보증금 내역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임대인의 동의 없이는 계약 체결 전 임차 보증금의 합계를 확인할 수도 없습니다. 또한, 열람 가능 서류도 법적인 효력이 없고 정보의 진위 여부도 여전히 불투명합니다.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되어도 길거리로 내몰려형사 고소, 내용 증명, 임차권 등기까지. 처음 들어보는 법적 절차를 간신히 끝내고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받는다고 해도 다가구 주택 전세사기 피해자는 여전히 일상을 꿈꾸기 어렵습니다.다가구 주택의 특성상 선순위 세입자가 이의를 신청할 경우 경매 유예가 어렵고, 주택 규모를 고려했을 때 우선 매수권을 통한 셀프 낙찰 자체도 쉽지 않아 기본적인 대책부터 활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세사기 특별법이 다가구 주택 피해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고작 전세대출 빚을 또 다시 빚으로 해결하라는 것뿐입니다. 다가구 주택 피해자들은 피해주택이 경매에 노출되는 순간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보증금을 하나도 회수하지 못하는 것을 넘어 길거리로 쫓겨나게 됩니다. 오늘 이 순간에도 경매가 진행되어 집단 퇴거해야 하는 다가구주택 피해자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민생을 위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지옥 속에 살아가는 국민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전세사기 발생 원인은 피해자에게 있지 않습니다. 다가구 주택을 비롯하여 전세사기가 발생하기 쉬운 토양을 만들어낸 것은 분명히 정부입니다. 지난 정부의 잘못이라는 변명은 이제 그만 듣고 싶습니다. 어느 정부에서 시작해서 부동산 대책이 어떻게 되었고 그로 인해 전세사기가 발생했다, 그런 핑계와 회피는 그만 해야 할 것입니다. 어떤 정부에서 시작이 되었든 잘못된 부분을 알았다면 지금이라도 바른 방향으로 바로 잡고자 노력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잘못된 정책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오로지 국민이고, 청년이고, 이들의 미래입니다. 그럼에도 사회적 합의를 운운하며 피해자 구제를 반대하는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부실 건설업체를 구제하는 것은 사회적 합의를 이루었습니까? 아니면 애초에 사회적 합의는 여당의 승인을 의미하는 것입니까. 다가구 주택 피해자들이 주거의 안정을 누리고 보증금의 일부라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전세사기 특별법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합니다.총선에서 어떤 당이 승리하고, 대통령 지지율이 어떠하고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하나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이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강구할 그런 정치인과 대통령이 필요할 뿐입니다. 전세사기 피해 구제방안과 현실적인 예방책, 시급히 마련하여야 합니다.이에, 우리는 정부와 여당에 대해 아래와 같이 엄중히 요구합니다.하나, 다가구 주택 관리에 부실했던 법과 시스템을 인정하고 사과하라!하나, 전세사기 특별법의 사각지대인 다가구 주택에 대한 지원책을 적극 마련하라!하나,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키고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라!  -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대전대책위원회 장선훈, 조원희 - ※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가 전국 각지의 피해자들의 사연을 접수받아 오마이뉴스에 기고했으며, 캠페인즈에도 중복게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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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자 연속기고] 3. 저는 사기꾼의 빚을 대신해서 갚고 있습니다
"나라는 제대로 된 대책도 없고 더는 버티지 못하겠다." 2023년 2월 28일, 첫 번째 전세사기 희생자가 남긴 말입니다. 그 후 또 다른 피해자들이 잇따라 세상을 등졌습니다. 피해자들의 죽음, 절규, 투쟁으로 2023년 5월 전세사기 특별법이 제정되었지만 제대로 된 피해 구제와는 거리가 멀고 여전히 많은 피해자가 방치되고 있습니다. 전세사기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매일 전국 곳곳에서 새로운 피해 소식이 터져나오고, 기존 피해자들은 빚으로 빚을 돌려막거나 빚을 더 내서 피해주택을 떠안고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러나 4·10 총선을 앞둔 지금도 제대로 된 피해 구제 공약과 대책은 논의되지 않고 있습니다.이에 전국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직접 호소하고자 합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는 피해자들의 요구가 반영된 공약과 대책을 촉구하기 위해 관련 릴레이 기고를 진행합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간절한 목소리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가 전국 각지의 피해자들의 사연을 접수받아 '전국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답해주세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피해를 회복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저는 전세사기 피해자이자 '선순위 임차인'입니다. 이는 피해주택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다른 채권자보다 우선 순위로 배당을 받는다는 의미입니다. 제3자가 피해주택을 낙찰받으면 낙찰자로부터 모든 보증금을 회수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선순위 피해자'는 손쉽게 전세사기 피해 회복이 가능한 걸까요?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현실입니다. 주택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던 시절이 지나고 우리들 모두 깡통전세, 업계약 등으로 시세보다 많은 보증금과 이자를 부담하고 있습니다. 경매 투자자 입장에서 이는 큰 부담일 것입니다. 여러분이라면 시세가 2억인 주택을 경매로 사려는데, 추가로 낙찰자에게 승계되는 선순위 임차인의 보증금 3억을 인수해야 해서 2억은 배당으로 받더라도 추가로 1억을 더 임차인에게 지급해야 한다면 시세보다 1억이 비싼 3억을 주고 낙찰을 받으시겠습니까? 저라도 입찰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그러니 선순위 피해자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피해주택을 셀프 낙찰받는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정부가 제시한 지원대책은 바로 '경락자금' 대출과 '특례채무조정'입니다. 경락자금이란 경매낙찰 시 필요한 자금을 말하는 것으로 여러 대출 상품들이 나와있는 상태입니다.  특례채무조정은 HF(한국주택금융공사)와 SGI(서울보증보험)의 보증으로 대출을 받은 피해자가 피해주택 경공매 이후에도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한 경우 보증기관인 HF와 SGI가 대출금을 우선변제하고 피해자는 이를 최장 20년간 무이자로 분할 상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말합니다.즉, 경락자금 대출을 받아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계속 내거나 특례채무조정을 통해 임대인이 갚아야 할 빚을 긴 시간에 걸쳐 갚아나가는 것입니다. 그나마 경매 신청 시 낙찰 대금에서 보증금 금액만큼은 대금을 지급한 것으로 간주하는 '상계신청'이 가능하긴 합니다. 그렇지만 결국 선순위 피해자들에게 남은 것은 원치 않았던 피해주택과 임대인이 갚아야 할 '빚'에 추가 '빚'까지 떠안는 일인 셈입니다. 전세사기라는 곪아터진 상처가 제대로 치료받지도 못한 채 방치되고 있는데 정부와 국회는 '빚'이라는 '빨간약'만 처방하고 있습니다. 기존 전세대출에 또 새로운 대출을 받거나 대출로 대출 이자를 갚으라는 그 잘난 '빚+빚' 정책이 지금의 전세사기 특별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빚더미 정책이나마 지원을 받으려 해도 또 다른 난관이 있습니다. 바로 SGI(서울보증보험)의 무지막지한 행태입니다.  모든 것은 SGI의 비공개 공문으로부터 비롯되었다 SGI의 전세대출은 대출 실행 전 임대인에게 '질권설정'을 진행합니다. 질권이란 한 마디로 돈을 받을 권리입니다. 이 질권은 등기부등본에도 기재되지 않고 보증서로서만 존재합니다. 질권이 설정되면 경매 배당 시 선순위 임차인보다도 먼저 배당을 받을 수 있게 되는데, 낙찰자가 확정되고 경매가 거의 종료되는 '배당기일' 직전까지도 배당요구(질권행사)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알기 어려웠습니다. SGI나 대출을 받은 은행에서 설명을 들은 적도 없습니다. 한 번 생각해봐주십시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서 피해주택이 경매에 넘어갔고, 도저히 보증금을 받을 방법이 없을 것 같아 최소한이라도 피해를 보전하고자 경매에 참여한 피해자의 입장을 말입니다. 이 피해자는 경락자금 대출 조건에 부합하지 않아 특례채무조정만이 유일한 선택지입니다.남은 마지막 희망은 보증금과 낙찰 대금을 상계처리해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당장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이라도 확보하고,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무이자로 조금씩 대출금을 갚아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은행이 뒤늦게 배당요구를 하는 경우, 피해자의 보증금은 상계처리가 불가능해집니다. 경매가 이미 진행된 만큼 입찰보증금(낙찰가의 10%)도 돌려받을 수 없습니다. 이미 잃어버린 보증금을 어떻게든 구해와서 현금으로 일시납하지 않는 한 다시 해당주택의 경매에도 참여할 수가 없습니다. 즉, 또 다시 대출을 받거나 집을 포기하거나입니다.이런 문제가 제기된 것은 작년 11월 경이었습니다. SGI는 당시 전세사기 피해의 경우 당시 질권자인 은행이 질권을 행사하지 않더라도 SGI가 은행이 가입한 보험금을 지급할 것이라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렇게 되면 앞서 말한 특례채무조정 제도를 이용하는 데에 문제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경매 개시 후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은행에서 배당요구를 행사하기 시작했습니다.SGI는 공문을 통해 은행에 엄포를 놓은 것입니다. 은행이 배당요구를 하지 않아 피해자가 전액을 배당받으면 이는 은행의 책임이므로 은행의 책임 소재를 따져보아 지급했던 보험금을 재청구할 수 있다, 전세사기피해주택의 경우에도 예외없이 배당기일까지 배당요구를 하라는 경고였습니다. 이런 공문을 받은 은행 입장에서 어떻게 배당요구를 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심지어 이 공문은 은행에게만 배포된 비공개 자료여서 언론에 보도되기 전까지 피해자 누구도 저 내용을 알 수 없었습니다. 은행에 변제할 보험금 지급을 줄여보겠다는 악덕한 심보를 그대로 보여준 것입니다.공문 한 장에 모든 게 무너졌습니다. 선순위이면서 다른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사각지대 피해자들에게는 특례채무조정 제도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는데 그것을 틀어막은 것입니다. 최저가로 낙찰 받으면 되는 거 아니냐, 다른 대출을 이용하면 되는 거 아니냐라는 말을 하는 분도 있었지만 그조차 어렵습니다. 공문 내용을 미리 알지도 못했을 뿐더러 얼마나 더 긴 세월을 경매에 매달리라는 것입니까? 또 고금리 대출을 더하라는 말입니까? 8회차, 10회차, 또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릴 것이고 유찰을 반복하며 올라가는 경매비용 역시 큰 부담입니다. 이미 긴 시간을 피말라가며 기다렸던 피해자들에게는 온전히 버텨내기 힘든 시간입니다. 그동안 많은 전세사기 피해자 분의 희생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선순위 임차인 분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SGI에게 묻고 싶습니다. 특례채무조정 하나만 바라보고 버텨온 사각지대 피해자들은 전세사기 피해자가 아닙니까? 선순위 임차인도 같은 피해자입니다. 더 이상 벼랑 끝으로 내몰지 마시기 바랍니다.SGI는 전세사기 특별법 취지에 맞게 질권설정의 계약이라는 이유로 은행에 피해자에 대한 배당요구를 하도록 종용해서는 안 됩니다. 비공개 공문에 대한 입장을 철회하고 은행 역시 배당요구, 채권신고를 철회하여 피해자들이 낙찰대금으로 상계신청을 진행하고 채무조정이 가능하도록 적극 협조해야 할 것입니다.많은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이미 대다수 선순위 피해자들은 돌려받지 못한 사기꾼의 빚을 대신해서 갚고 있습니다. 오래 걸리더라도 투잡, 쓰리잡을 뛰며 갚아나가고 있습니다. 전세사기 피해자로서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대책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이것만이 피해자들을 조금이라도 돕고 살릴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부디 잊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 전세사기 피해자 강승현 님 -  ※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가 전국 각지의 피해자들의 사연을 접수받아 오마이뉴스에 기고했으며, 캠페인즈에도 중복게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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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자 연속기고] 2.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아직도 '감옥' 같은 집에 갇혀있다
"나라는 제대로 된 대책도 없고 더는 버티지 못하겠다." 2023년 2월 28일, 첫 번째 전세사기 희생자가 남긴 말입니다. 그 후 또 다른 피해자들이 잇따라 세상을 등졌습니다. 피해자들의 죽음, 절규, 투쟁으로 2023년 5월 전세사기 특별법이 제정되었지만 제대로 된 피해 구제와는 거리가 멀고 여전히 많은 피해자가 방치되고 있습니다. 전세사기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매일 전국 곳곳에서 새로운 피해 소식이 터져나오고, 기존 피해자들은 빚으로 빚을 돌려막거나 빚을 더 내서 피해주택을 떠안고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러나 4·10 총선을 앞둔 지금도 제대로 된 피해 구제 공약과 대책은 논의되지 않고 있습니다.이에 전국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직접 호소하고자 합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는 피해자들의 요구가 반영된 공약과 대책을 촉구하기 위해 관련 릴레이 기고를 진행합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간절한 목소리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가 전국 각지의 피해자들의 사연을 접수받아 '전국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답해주세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여전히 암흑 속에 있습니다  안녕들 하십니까.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경기대책위원회 위원장 이재호입니다.  애석하게도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안녕하지 못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피해자로서 살아가는 매일이 안녕하기란 어려운 것 같습니다. 피해자 지원을 위해 전세사기 특별법이 마련되었지만 막상 피해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도움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피해자 지원 신청의 문턱을 넘기지 못한 경우도 있고, 피해자로 인정받아 지원을 받으려고 해도 제약이 너무 많습니다. 심지어 건물 관리 등 추가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국회는 전세사기 특별법을 제정하고 6개월마다 특별법을 보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기약 없는 약속이 방치되는 동안 피해자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우선 피해자들이 제일 바라는 방안은 '선구제 후회수'를 통한 보증금 회수입니다. 그렇지만 현재 보증금 전액이 아니라 최우선변제금 수준으로 회수하는 개정안조차도 통과되지 않고 있습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긴 투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현재의 전세사기 특별법은 보증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피해자들에게는 너무도 잔인한 방안만을 제시합니다. '빚내서 집사라', '빚내서 세살라'에 이어서 '빚내서 피해주택을 떠안아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기존 빚에 추가 대출을 더 받으라는 것은 신용불량자를 양산하는 정책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어쩔 수 없이 피해주택에 머무르고 있는 피해자들이 호소하는 또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관리되지 않은 건물에 침수, 누수, 역류, 단전, 단수 문제가 터지고 있는 것입니다. 소방시설, 보일러, 승강기 등 시설 안전 관리에 수리 비용까지 피해자가 고스란히 책임져야 하는 상황입니다. 또, 관리비를 성실히 납부하였음에도 임대인의 세금 체납과 관리업체의 미납으로 전기세가 연체되어 공용 전기가 단전되고 한전에서 독촉장을 받는 신세가 되기도 합니다.임대인이 계약한 관리업체가 있어서 문의를 해보아도 업체 또한 연락이 두절되거나 조치를 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직접 수리를 진행하려고 해도 경우에 따라 몇백, 몇천만 원의 비용이 드는데 대체 어떤 전세사기 피해자가 이를 선뜻 부담할 수 있을까요.일반적으로 건물에 문제가 발생하면 집주인 즉, 임대인이 책임을 져야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전세사기 피해자는 그 당연한 권리조차 보호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피해주택에 '갇힌' 피해자들이 '감옥'인 주택에 대한 관리까지 떠맡고 있는 실정입니다.또다시 피해자들에게 '알아서 하라'니 경공매 과정에서도 피해자들은 이중 고통에 시달립니다. 보증금 회수를 포기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피해주택을 낙찰 받으려고 하면 낙찰금 마련이라는 숨 막히는 현실을 마주해야 합니다. 이미 전세대출 이자에 허덕이고 있지만 도저히 방법이 없어, 추가 대출을 받고자 은행을 방문하면 그조차도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기존 전세 보증금 대출을 일시 상환하여야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서 피해주택 경매에 내몰린 것인데 기존 대출을 갚을 돈이 어디 있을까요? 그 돈이 있었다면 원치 않는 집을 낙찰 받을 이유가 있을까요? 심지어 낙찰가의 10%는 현금으로 일시에 납부해야 합니다. 목숨과도 같은 전 재산, 보증금을 잃어버린 피해자들에게 다시 그 목숨을 알아서 마련하라는 소리입니다. 너무나도 절망적입니다.이것이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1년 가까이 겪고 있는 현실입니다. 전세사기 특별법이 생겼으니까 해결인 것 아니냐고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전세사기 특별법은 피해자들이 간절히 바라는 보증금 회수와 주거 안정과 같은 일상 회복보다는 빚더미 지원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빚에 빚을 더하는 정책 대신 현실적인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주변을 둘러보면 아시겠지만 전세사기 피해자의 상당수가 20~30대 청년과 신혼부부들입니다. 2006년부터 정부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고 300조 원 가까이 쏟아부었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도 결혼과 출산을 예정하고 있는 청년들입니다. 앞으로 열심히 경제활동을 하고 나라의 주역으로 살아갈 세대입니다. 이들이 지금 전세사기 문제로 좌절하고 절망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청년들이 전세사기 문제에 대해 안심할 수 없는 사회에서는 300조 그 이상을 투입하더라도 출생률을 높이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일상과 안녕을 되찾을 수 있도록 아직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빛을 그리려면 어둠이 있어야 하고, 어둠을 그리려면 빛이 있어야 한다."전세사기 피해자가 된 이후 마음을 다잡기 위해 매일같이 되뇌는 말입니다. 저를 비롯한 피해자들이 지금의 어둠이 더 밝은 미래로 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이 힘든 상황을 버텨 낼 수 있도록, 저희가 쓰러지지 않도록 계속해서 저희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경기대책위원회 위원장 이재호- ※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가 전국 각지의 피해자들의 사연을 접수받아 오마이뉴스에 기고했으며, 캠페인즈에도 중복게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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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자 연속기고] 1. 반지하 살며 모은 전 재산을 한순간 잃었습니다.
"나라는 제대로 된 대책도 없고 더는 버티지 못하겠다."2023년 2월 28일, 첫 번째 전세사기 희생자가 남긴 말입니다. 그 후 또 다른 피해자들이 잇따라 세상을 등졌습니다. 피해자들의 죽음, 절규, 투쟁으로 2023년 5월 전세사기 특별법이 제정되었지만 제대로 된 피해 구제와는 거리가 멀고 여전히 많은 피해자가 방치되고 있습니다. 전세사기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매일 전국 곳곳에서 새로운 피해 소식이 터져나오고, 기존 피해자들은 빚으로 빚을 돌려막거나 빚을 더 내서 피해주택을 떠안고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티고 있습니다. 그러나 4·10 총선을 앞둔 지금도 제대로 된 피해 구제 공약과 대책은 논의되지 않고 있습니다.이에 전국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직접 호소하고자 합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는 피해자들의 요구가 반영된 공약과 대책을 촉구하기 위해 관련 릴레이 기고를 진행합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간절한 목소리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가 전국 각지의 피해자들의 사연을 접수받아 '전국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답해주세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경기대책위원회 부위원장 함수훈입니다.  행복하고 기쁜 날이어야 할 추석 연휴, 저는 전세사기 소식을 접했습니다. 집주인에게 아무리 전화를 걸어보아도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반지하 방에서 살며 모은 3천만 원과 전세대출 1억 원, 열심히 일해서 모은 전 재산을 한 순간에 잃었습니다.단 한 번도 전세사기라는 불행이 저에게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해본 적 없었습니다. 서울 강서구, 인천 미추홀구 사례로 떠들썩할 때에도 그랬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일이 되었습니다. 더 이상 일부 피해자들만의 이야기라 말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전세재난'의 먹구름은 우리 모두의 삶에 드리워져 있습니다. 그렇기에 현재 전세지옥에서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주시기를 정부와 국회에 다시금 간곡히 요청드리려고 합니다.기러기 아빠로 생활하다 어렵게 구한 가족들과의 보금자리를 빼앗긴 분,아버지의 사망보험금으로 마련한 전세보증금을 잃어버린 분, 전세사기 피해를 겪고 유산까지 하게된 분, 그리고 결혼을 더 이상 꿈꾸게 되지 않게 된 저까지 많은 피해자들이 한 마음으로 외치는 요구가 있습니다. 바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입니다. 그 중에서도 '선구제 후회수' 조항이 왜 필요한지 피해자의 입장에서 설명드리고 싶습니다.재난에 일상을 빼앗긴, 전세사기 피해자들 전세사기 피해자가 직접 보증금을 회수하려면 개별 피해자들이 일일히 경공매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경매신청부터 배당요구종기, 배당순위, 기일입찰 등 처음 들어보는 절차, 용어, 각종 서류를 파악하는 것만 해도 버거운 일인데 그 시간이 최소 3년에서 최대 5년까지도 걸릴 수 있다고 합니다.또, 상속문제와 국세 및 지방세 체납으로 경매가 진행되지 않거나 전세사기 피해주택으로 투기를 일삼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대체 왜 피해자들이 이러한 부담을 감당해야 하나요? 피해자 대부분이 재난에 일상을 빼앗겼습니다. 매일매일을 간신히 버티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피같은 보증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더 큰 고통을 경험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닙니까?'선구제 후회수' 방안은 간단히 말해서 공공이 나서서 개별 피해자들의 보증금 채권을 매입하고 이후 보증금 채권을 회수하는 방식입니다. 피해자들이 개별적으로 경공매를 진행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시간과 비용이 절약됩니다. 벼랑끝에 내몰린 피해자들을 위해 정부가 나서주세요피해자들이 보증금 전액을 돌려달라는 하는 것도 아닙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을 기준으로 하면 보증금을 한 푼도 돌려받을 수 없는 피해자에게 주택임대차법으로 정한 최소한의 금액인 최우선변제금 수준을 선제적으로 지원하는 것입니다.그저 벼랑끝에 내몰린 피해자들이 추가적인 부담을 떠안지 않도록 정부가 역할을 해달라는 것입니다.지난 2월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본회의 부의 요구 건이 의결되자 국토교통부는 '수조 원의 국민 혈세가 투입'된다며 특별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가 한국도시연구소와 주거권네트워크의 실태조사 보고서를 참고하여 계산해본 소요 예산은 이와 전혀 달랐습니다(관련 내용).전체 피해자를 2만명이라고 가정할때 최대 3700억 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되며, 공공에서 최우선변제금을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한다고 가정했기 때문에 일부만 회수하더라도 그 비용은 훨씬 줄어든다고 합니다.  정부에게 묻고 싶습니다.왜 전세사기 피해자에게만 이렇게 가혹하십니까? 부동산PF 부실채권에는 수조 원을 지원하면서도 왜 '혈세'라고 하지 않습니까? 과거 금융위기 시기 부도임대아파트 채권을 매입한 사례가 있음에도 이번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만 안 된다고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언제까지 방치할 생각입니까? 얼마나 더 많은 피해가 이어져야 제대로 된 방안을 마련할 것입니까?지난해부터 저와 전국의 피해자들은 정부와 국회에 꾸준히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전세사기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피해자들은 제대로 된 방안을 마련할 때까지 계속해서 외치겠습니다.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실효성 있는 전세사기 피해 예방 및 대책 시급히 마련해야 합니다. 이제는 부디 답해주시기 바랍니다. - 경기 전세사기 피해자대책위 함수훈 부위원장 - ※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가 전국 각지의 피해자들의 사연을 접수받아 오마이뉴스에 기고했으며, 캠페인즈에도 중복게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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