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년간 전세사기 대란에 온 사회가 휘청이고 있습니다.
그 시작은 인천 미추홀구의 전세사기 가해자 일당, 소위 '건축왕' 이라고 불리는 남OO 씨와 공범들의 조직적인 범죄였습니다.
알려진 내용만 2,500세대 이상의 대규모 전세사기를 저지른 남씨 일당은 형사재판 1심 판결에서는 주범 15년형, 공범 4~13년형을 받았습니다.
주범 남씨에게는 사기죄 법정최고형이 선고되었지만, 이미 전재산을 모두 잃어버린 피해자들에게는 한없이 부족한 판결이었죠. (기사)
하지만, 2024년 8월 말 형사재판 2심 판결에서는 주범에 대해 7년형, 공범 전원에 대해 무죄 또는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기사)
임대인 측의 논리를 그대로 인용한 말도 안되는 판결이었고, 전국의 수많은 피해자들이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대법원에서 2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하면, 이제 전국의 전세사기 가해자들은 무죄로 풀려날 가능성이 커지고, 우리 사회는 전세사기를 또다시 방치할 수밖에 없습니다.
피해자들이 전혀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은 결국 대법원까지 올라갔고, 향후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전국의 전세사기 판결이 달라질 예정입니다.
오늘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는 대법원 앞에서 가해자 일당 엄중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전국의 피해자 1,516명이 모아준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했습니다. 그리고 다음주 월요일(11/11)부터 연말까지 1인시위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기사 1, 기사 2)
▣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자들이 대법원 재판부에 고하는 호소문
미추홀구 전세사기 사건은 실소유자인 남씨와 바지임대인, 공인중개사, 중개보조인, 자금관리책, 건물관리업체까지 50여명 이상이 철저하게 역할분담하여 공모한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사기 사건입니다.
수사초기부터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남씨 일당의 조직적인 수법에 대해 신속하게 조사하고 그들의 은닉재산을 빠르게 찾아내어 벼랑 끝에 내몰린 피해자들에게 피해보증금을 돌려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피해자들은 생계를 뒤로하고 피해회복과 가해자들의 엄벌을 위해 경찰서, 검찰청, 법원, 국회, 구청, 시청, 언론사 등 문을 두드리지 않은 곳이 없고 거리에서 진상규명을 위해 목소리를 낸지도 2년도 더 되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수천명의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겠습니까. 피해회복은 커녕 일상의 삶은 파탄 나고 매일매일 지옥같은 삶을 살았습니다. 이 기간동안 극단적 선택을 하며 삶의 끈을 놓은 피해자도 네명이나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남씨 일당은 죄를 뉘우치지도 않고 있고 지금도 혐의를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공범인 공인중개사들은 남씨와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운영했고 명의대여자와는 동업관계였다라는 거짓진술까지 하고 있습니다. 분통이 터질일입니다. 그동안 피해자들에게 단한번의 사과조차 하지 않았고 피해자의 피해회복을 위해 보증금을 단한푼도 돌려준 일이 없습니다.
수천채가 넘는 피해아파트의 실소유자가 버젓이 따로 있는데 공인중개사는 임차인에게 이를 속이고 중개하고, 명의대여자(바지임대인)는 자신의 집인냥 저희에게 임대인 행세를 했습니다. 남씨가 처음 임대사업을 시작할때부터 공인중개사와 바지임대인을 직원으로 두고 월급을 주고 성과급을 주며 적극적으로 임차인을 속이는 수법으로 남씨일당은 임대사업을 확장했습니다.
실소유자가 따로 있고 계약당시의 임대인은 명의만 빌려준 명의 대여자(바지임대인)라면 누가 과연 전세계약을 체결할까요. 이를 알고도 전세계약을 할 사람은 단 한명도 없을 것입니다.
전세보증금은 서민들이 평생 모은 돈이거나 만져본적도 없는 거액의 대출금입니다. 그런 큰 금액의 전세계약을 체결할때는 안전하게 하기위해 자격증을 갖춘 공인중개사를 믿고 진행하는 것이 너무나 상식적이고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남씨 일당은 적법한 절차와 방식이 아닌 철저하게 임차인을 기망하는 사기수법으로 수천채의 전세계약을 진행했습니다.
그들이 왜 이런 수법으로 임대사업을 했을지는 피해자들도 이제 모두 다 압니다.
실소유자인 남씨는 수천채의 집이 자신의 명의로 되면 엄청난 세금을 내야하니 명의대여자가 필요했고, 명의대여자와 임차인을 연결해줄 공인중개사가 필요했습니다. 공인중개사는 적법한 방식으로 중개를 하게되면 법이 정한 중개수수료만 받아야 하니 남씨의 제안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을 것입니다. 자본이 없는 명의대여자 또한 명의대여를 해주는 조건으로 건당 수수료를 아주 쉽게 벌 수 있는 기회였을 것입니다. 이들은 처음부터 아주 쉽게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 남씨의 직원이 되어 실소유자 남씨의 지휘아래 적극적으로 모의하고 계획해서 임차인의 피같은 전세보증금을 가로챘습니다.
피해자들은 1심에서 선고된 사기 사건의 법정 최고형인 15년조차, 그 범죄의 심각성과 피해 규모를 생각하면 턱없이 부족한 형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대폭 감형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저희 피해자들은 도저히 납득할수가 없습니다.
그들이 가로챈 피해자들의 전세보증금은 피해자들에게는 삶의 전부이자 미래였습니다.
항소심 판결은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의 삶과 미래를 철저히 짓밟은 판결입니다.
대법원 재판부 판사님께 다시 한번 간절히 간절히 호소드립니다!
제발 수많은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정의가 살아있음을, 피해자들에게 경제적, 정신적 고통을 준 가해자들이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공정하고 엄중한 판결을 해 주십시요!
2024년 11월 6일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자 일동
▣ 기자회견 개요
- 제목 : 인천 미추홀구 남헌기 일당 엄벌 촉구 및 탄원서 제출 기자회견
- 일시 및 장소 : 2024년 11월 6일 수요일 오전 11시, 서울 대법원 앞
- 주최 :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
- 진행안
- 사회 : 이원호 빈곤사회연대 집행위원장
- 발언1 : 안상미 위원장 / 인천 미추홀구대책위
- 발언2 : 김태근 변호사 /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주택세입자 법률지원센터 세입자114 운영위원장
- 발언3 : 강민석 대표 / 인천 미추홀구대책위
- 발언4 : 정태운 대표 / 대구 전세사기대책위
- 발언5 : 이철빈 공동위원장 / 전국대책위
- 호소문 낭독 : 박순남 부위원장 / 인천 미추홀구대책위
코멘트
1전세사기 피해자들이 겪은 고통은 상상 이상입니다. 가해자들은 여전히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법원에서는 그들의 죄에 걸맞은 처벌을 내리지 않은 상황입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는 전세보증금이 삶의 전부였고, 그 돈을 돌려받지 못한 채 일상을 잃었습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에서 정의가 살아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피해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판결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