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개입으로 인한 라면값 인하, 어떻게 생각하세요? (익명투표, 중복투표)

6월 29일 농심, 오뚜기, 삼양라면과 같은 라면업계의 대표회사들이 라면 가격 인하를 예고했어요. 업계 1위인 농심은 신라면과 새우깡 가격을 각각 4.5%, 6.9% 내리고, 오뚜기 역시 스낵면, 참깨라면 등 라면류 15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5% 낮추기로 했습니다. 삼양식품도 순차적으로 삼양라면, 짜짜로니 등 12개 제품 가격을 평균 4.7% 인하할 것이라고 했고요.

지난 달까지만 해도 라면값은 전년도 동월 대비 13.1% 상승하면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의 상승폭을 보였는데요. 그런데, 1년새 훅 오른 라면가격이 다시 약 5%씩 인하된다고 합니다. 2010년 이명박 정부 이후 13년 만이죠.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출처: Unsplash 

🍜 라면값, 왜 내리는데?

지난 6월 18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밀 가격을 내린 부분에 맞춰 (라면가격을)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고 발언합니다. 이어서 21일 한덕수 국무총리 역시 “밀 가격은 내렸는데 제품 값이 높은 것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 가능성을 좀 더 열심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했죠. 라면업계의 반응은 좋지 않았습니다.  원자재인 밀가격이 내렸다고 해도, 제분업계가 밀가루 값을 내리지 않아서 라면값도 인하하기 어렵다고 했죠. 이에 26일 농림축산식품부가 제분업체들을 소집해 밀가루 값 인하를 요청합니다. (동아일보, 2023.06.28) 

그 결과 몇몇 업체가 소맥분 가격을 5% 인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라면값을 낮출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빚어집니다. 원자재를 제공하는 제분업체에서 밀가루 값을 낮췄는데, 라면업계가 그것을 모른척 하기 난감해진 것이죠. 이에 농심이 먼저 신라면과 새우깡에 대해 각각 4.5%, 5,9%씩 가격을 인하하겠다고 밝힙니다. 농심의 대표제품인만큼 두 재품의 국내 연간 매출액만 3600억원에 달하는데도, 정부의 요청에 응한 것이죠. (YTN, 2023.06.28) 

이처럼 라면값 인하에 대해 물가상승을 잡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긍정적 평가와, 정부의 과도한 시장개입이라는 부정적 평가가 충돌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보죠.

🙆‍♀️라면값 인하 찬성!

대표적인 서민음식이잖아! 더 저렴해지면 좋지!

우리나라는 전세계 1인당 라면소비량 2위를.기록할 정도로 라면을 자주 먹습니다. 2022년 기준 한국인의 라면 소비량은 약 4억개로, 이는 한 사람이 4.8일에 1개씩 라면을 먹었음을 의미합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밀가루 값이 상승하며 지난해 라면가격은 약 10~15% 올랐었는데요. 현재 주재료인 밀가루 가격이 낮아졌으니, 알뜰식품으로서 라면 가격 또한 낮아져야 한다는 소비자 단체의 주장이 설득력 있는 대목입니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라면가격 인하에 대해  “농심·삼양 등의 가격 인하 동참을 환영하지만, 인하율과 품목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크다”며 “지난해 하반기 가격 인상률은 10%가 넘었음에도 인하율은 고작 4%대에 불과하다.”고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죠. (한겨레, 2023.06.28)

과도한 물가상승률을 막는것도 정부의 역할이지!

정부는 올해 소비자 체감물가의 안정을 위해 라면 외, 주류가격에 대해서도 가격인상 제재를 촉구해왔습니다. 주류업계가 원자재, 물류비, 전기요금, 세금변화 등의 이유로 가격인상을 준비했던 것과 반대입니다. 지난 2월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이 정말 가까이 즐기는 그런 품목에 대해서는 업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며 주류업계에 가격인상자제를 요구했고, 이에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이 실태조사에 나서며 업계를 압박하기도 했는데요. 그 결과 올해 1월 7.0%이던 맥주 물가 상승률이 5월에는 -0.1%로, 소주의 물가상승률은 올해 1월 8.9%,에서 5월 0.3%를 기록하면서 급격하게 떨어졌어요.  (노컷뉴스, 2023.06.28) 

라면을 시작으로 주재료가 밀가루로 비슷한 제과, 제빵제품의 가격 인하 소식도 들려옵니다. 롯데웰푸드는 7월부터 과자 3종을, SPC 그룹은 대표제품 30종의 가격을 평균 5%인하한다고 했고요. 

🙅‍♀️라면값 인하 반대!

정부의 과도한 시장개입이야!

농심은 밀가루 납품가 인하로 절감되는 비용은 80억원이지만, 신라면과 새우깡 가격인하로 소비자가 받는 혜택은 2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농심의 입장에서는 200억원의 손해를 감수하는 셈입니다. 라면의 다른 주재료인 전분가격 및 인건비, 물류비의 상승여파에도 라면가를 낮췄다는 것이죠. 새우깡은 1971년 출시 이후 처음으로 가격이 인하 됩니다. 이처럼 정부의 라면가격 개입은 자유경제를 표방하는 현 정부철과 모순된다는 지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매일경제는 사설에서 “기업이 이익이 줄어드는 데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정부가 자꾸 가격에 개입하면 대응책을 만들기 마련이다. 앞으로는 정부 개입을 예상해 가격을 책정할 것”이라며 “정부가 할 일은 담합이나 독과점 같은 경쟁 제한적인 방식으로 가격을 올리는 일이 없도록 막는 것이지 직접적인 가격 개입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죠. (매일경제, 2023.06.27)

라면 값 내린다고 물가가 잡히나?

라면값에 대한 정부의 개입이 과연 물가상승을 얼마나 진정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존재합니다. 지난 1년간 10%가 넘게 오른 라면값의 상승률만 본다면 라면은 고물가의 주범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라면 하나의 가격이 매우 낮다는 점에서, 라면이 전체 물가 상승률에 미친 영향은 0.025%로 매우 미미합니다. 일례로 물가가 3.3% 오른 5월, 라면 가격은 13.1% 올랐습니다. 상승률만 보면 라면이 압도적이지만, 지출액이 크지 않은 라면 가격을 억누른다고 전체 물가가 확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잘 드러내죠. (한국일보, 2023.06.29)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라면값 인하는 상징적 효과는 있겠지만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만큼 눈에 띄게 물가를 낮추진 못할 것”이라며 “원가 절감 요인을 추가로 찾아 소비자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했습니다. (동아일보, 2023.06.28)

자, 이제 7월입니다. 즉, 일부 라면과 과자에 대해 약 50원에서 100원씩 저렴해진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뜻이죠. 우리의 주머니 사정은 이로부터 정말 나아질 수 있을까요? 과연 정부의 라면값 인하 개입이 우리의 물가 부담을 낯추는 데 톡톡한 몫을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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