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대피할 결심? 북한 우주발사체 발사에 따른 '경계경보 이슈'에 대한 논의

사진 출처: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31일 아침 6:41분 서울시가 보낸 위급재난문자로 한바탕 소동이 있었습니다. 문자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오늘 6시 32분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란다”. 그러나 22분 뒤인 7시 3분에 행정안전부에서 “서울특별시에서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 사항임을 알려드린다”는 정정문자를 보내 또 한번의 혼란을 야기했습니다(2023-05-31, ‘오발령 책임’ 행안부에 밀렸나? 오세훈 ‘적극 행정’까지 언급 버티기, 출처 한겨레).

이 위급재난문자에는 많은 것들이 빠져 있었는데요. 위급상황에 대한 설명도 없었고, 대피가 아닌 ‘대피할 준비’라는 표현으로 혼란만 가중시켰습니다. 시민들은 어떤 이유로 대피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네이버 검색을 사용했지만 갑자기 많은 사용자가 몰려들자, 네이버 모바일 버전에서 5분 가량 접속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한 시민은 “대피 준비를 알리는 경계경보가 발령되고 네이버 접속도 안 되니까 진짜 전쟁이 벌어지는 줄 알고 무서웠다”고 당시 상황을 전하기도 하였습니다(2023-05-31, 北이 쏘아 올린 발사체에 서울 ‘대혼란’... 분단국 국민은 꼭 알아야 할 경보시 대피법, 출처 보안뉴스). 이 위급상황의 실체는 북한이 남쪽방향으로 쏜 우주발사체(북한의 주장)였습니다.

위급재난문자에 대해 알림 때문에 더 혼란스러웠다는 입장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민한 대처와 판단이었다는 입장 등 여러 엇갈린 평가들이 있었습니다.

이번 경계경보 발령, 여러분들은 어떻게 느끼셨나요? 

부족한 알림이라도 적절하고 기민한 조치였어요!

부족한 알림이긴 했지만 위급상황에 적절하고 기민한 조치였다는 평도 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이번 발사가 UN안전보상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는 지적에 동감하며 북한이 우주발사체가 아닌 정찰위성을 쏘려고 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고체연료보다는 북한이 기존에 갖고 있는 백두엔진이라고 불리는 액체연료를 활용했을 가능성이 크고 이것은 장거리 로켓보다 정찰위성체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입니다(2023-05-31, "北, 남쪽 방향으로 우주발사체 발사", 출처 YTN). 이에 따르면 종합적으로 북한이 군사적인 도발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상황을 냉철하게 판단하고 심각성을 느낄 필요가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알림에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필요한 조치였다고 보는 입장도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31일 서울시 경계경보 발령 경위에 대해 북한이 통상 동해로 발사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남쪽으로 발사한 상황에서 서울시로서는 즉각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경보를 발령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조치가 현장 실무자의 과잉 대응으로 비춰질 수는 있지만 오발령은 아니라고 표하며, 안보에는 타협이 있을 수 없고 과잉으로 비춰질 수 있게 대응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였습니다(2023-05-31, 오세훈 서울시장, 경계경보 발령 경위 설명, 출처 YTN).

컨트롤타워의 역할과 경보 시스템 보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요

이번 ‘위급 문자 재난’ 사태는 다행히 해프닝으로 끝나긴 했지만 우리가 분단국가에 살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안전불감증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했습니다. 실제로 저도 이를 계기로 제 주변의 대피소가 어디인지 실제 상황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에 대해 찾아보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안보 컨트롤타워의 구축 혹은 점검과 경보 시스템에 대한 보완이 필요해야 앞으로 동일한 혼란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사실 재난 상황에서 컨트롤타워의 부재에 대한 문제제기는 얼마전 이태원 참사의 대응 실패를 통해서도 수면위로 올라왔는데요. 참사가 오래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시스템은 또 다른 재난 상황에서의 공황을 유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이번 대응 혼란의 근본적 책임은 대통령실에 있을 것”이라며 “대북 위협의 수준에 대한 평가와 그에 따른 대응조치 판단은 안보 컨트롤타워인 국가안보실의 책임이다. 오래전부터 예고된 북한의 로켓 발사다. 경보의 단계와 발령 기준, 절차 등 시스템을 정교하게 구축해 정부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까지 철저히 대비시켰어야 했다. 대응 태세에 한숨 돌릴 여유는 없다”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하였습니다(2023-06-01, 북 로켓 ‘대피경보-오발령’혼란… 대응태세 숨 돌릴 여유 없다, 출처 동아일보).

상황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사람들이 포털과 재난정보 앱에 몰리자 사이트와 앱이 불통이 되어 문제가 되었는데 이또한 지난 카카오톡 먹통 사태 이후 만들어진  사이버안보대책TF가 무실하였음을 보여주기도 하여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또한 전직 군 관계자는 “이번 경계경보 오발령 논란을 통해 ‘전 국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위기상황 대처 매뉴얼’ 전면 재정비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평시 사전 교육을 통해 전국민이 위기 상황에 질서 있게 대처하는 시스템을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2023-06-02, 경계경보 오발령으로 드러난 안보 사각지대, 출처 일요신문).

혼란의 혼란, 중요한 정보들이 빠진 너무 부실한 경보였어요!

남쪽으로 향한 북한의 발사체 발사 그 자체보다도 경계경보 발령의 혼선과 정보의 부재때문에 혼란과 두려움을 느낀 분들이 많았습니다. 먼저 이러한 혼선의 원인으로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간 재난상황에 대한 소통의 부족이 제기되었습니다. 행정안전부 중앙통제소는 31일 오전 6시 30분 ‘현재 시각, 백령면 대청면에 실제 경계경보 발령. 경보 미수신 지역은 자체적으로 실제 경계경보를 발령’이라는 내용의 지령을 내렸고, ‘경보 미수신 지역’이라는 애매하게 표현된 부분이 사건의 발단이 되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령 방송에서 경보 미수신 지역이 백령 대청면에 국한한다는 내용이 없고, 중앙통제소로의 확인을 요청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아 매뉴얼대로 우선 경계경보를 발령했다”고 설명했습니다(2023-06-01, ‘경보 미수신 지역’이란 말의 불통…, 출처 노컷뉴스)

또 정보의 부재도 있었습니다. 북한의 발사는 사전에 고지된 부분도 있기에 문자에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내용들을 충분히 담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 중요한 정보들이 빠져 있었고 대피요령에 대한 설명도 없었습니다. 같은 날 같은 상황 이웃 나라 일본의 대처와도 차이가 컸습니다. 실제 일본의 문자에는 ‘북한에서 미사일이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 건물 안 또는 지하로 대피하라’는 단순하고 명확한 메시지가 담겨 있었고, 한국보다 신속했습니다(2023-06-01, 대혼란 부른 재난문자…‘왜, 어디로, 어떻게’ 넣는다, 출처 동아일보).

‘북한 우주발사체 발사에 따른 경계경보 발령’ 이슈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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