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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확산된 한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에서 수년간 피폭됐다는 정보가 사실인지 확인했습니다.

2023.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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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정치, 시사, 영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팩트체크
후쿠시마산 쌀로 한국인 관광객이 수년간 피폭됐다?
해당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에 등장한 사진은 일본 언론 등에 등장한 사진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국 관광객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고노 다로 전 외무상의 2019년 발언 중 '한국인 관광객이 일본에 와서 음식을 먹었다'는 내용이 있었으나 피폭과 관련된 발언은 아니었습니다. 이 정보는 이미 과거에도 커뮤니티에 업로드 된 이력이 있었으며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대체로 사실이 아님

지난 6월 24일 인스티즈에 한국인들이 수년간 피폭되었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지역의 쌀이 편의점과 레스토랑에 공급되면서 이를 한국인 관광객이 섭취해 피폭되었다는 것이 요지다. 관련하여 몇 장의 사진이 첨부되어 있었다. 사진들이  후쿠시마산 쌀 그리고 한국인 관광객과 무슨 관련인지 팩트체크해 보기로 했다.

사진 출처 : 인스티즈

첫 번째 사진은 2016년 11월 20일 마이니치 일본 언론에 등장한 사진이다. 후쿠시마현 가쓰라오에 있는 논에서 농부들이 쌀을 수확하고 있는 모습이다. 반대편에는 방사성 토양이 든 검은색 비닐봉지 더미가 쌓여있다. 내용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전  해당 지역에는 270여 가구가 있었지만 2016년 11가구만 남았다고 한다. 또한 마을 논의 30%가 방사성 토양과 쓰레기들을 위한 저장 장소로 사용되었다고 전하는 내용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성 물질 저장과 관련한 내용과 쌀을 수확하고 있는 모습만 다루고 있을 뿐 한국인 관광객과 관련한 내용은 확인할 수 없었다. 

(사진 출처 :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두 번째 사진은 2016년 3월 1일,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뉴스에 보도된 사진이다. 마찬가지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발생한 핵폐기물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 보도다. 한국인 관광객과 후쿠시마 쌀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사진 출처 : 일본 총리실)

다음은 아베 전 총리 사진이다. 2014년 아베 전 총리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지역 근처 히로노 지역을 방문해 쌀을 수확하는 사진이다. 총리실 홈페이지에서는 후쿠시마 산 쌀이 관광객에게 공급된다는 내용을 볼 수 없었다.

(사진 출처 : 인사이트)

네 번째는 고노 다로가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문제와 관련해 WTO에서 일본이 패소한 뒤 2019년 4월 12일 오후 3시에 별도의 조치를 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내용이다. 덧붙여 “2018년 750만 명의 한국인 관광객이 일본에 와서 음식을 먹고 갔는데, 수입 규제는 의미가 없다"라고 말했었다. 해당 내용은 클리앙, 짱공유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가 되었었다. 특히, 짱공유 커뮤니티에선 2019년 7월 6일에 한 번,  2023년 5월 26일에 한 번 더 게시되었다. 중앙일보인사이트에서도 보도되었다. 고노 다로 전 외무상의 일방적인 주장 내용만 있을 뿐 한국인 관광객이 후쿠시마산 식재료를 먹는다는 구체적인 근거가 없었다.

(사진 출처 : 인사이트)

후쿠시마산 쌀 80%가 일본 편의점과 음식점에 공급되고 있었다의 원출처는 아사히 신문이다. 신문에 나오는 농림수산성 조사 내용에 따르면, 2016-2017년 후쿠시마 쌀의 상업적 사용 비율은 65%로  일본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 그리고 후쿠시마 한 지역의 쌀 창고 담당자가 편의점과 레스토랑으로 쌀이 공급된다고 인터뷰한 내용이 실려있다.

아사히의 다른 보도를 보면, 후쿠시마 근처 수카가와 지역의 일부 쌀이 편의점이나 레스토랑 등에 국내산이라는 라벨이 붙여져 공급되었다고 하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 기사에는 2015년 8월 이후 중앙정부의 안전 기준을 초과하는 방사성 물질을 가진 쌀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나와있다. 아사히  신문이 인용한 인터뷰 내용과 자료를 근거로 보면, 후쿠시마산 쌀이 편의점이나 음식점에 공급되었던 것은 일부 사실이라고 볼 수는 있어 보인다. 단, 다른 공식적 발표는 찾지 못해 사실 거짓 판단 여부는 불가능하다.

결론 내리면, 후쿠시마산 쌀이 일본 내 편의점 및 레스토랑에 공급되었을 가능성은 있어보인다. 하지만, 그에 대한 공식적인 근거를 확인할 수 없었다. 한국인 관광객이 유통된 후쿠시마 쌀을 취식해 피폭되었다는 논리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도 확인할 수 없었다. 이번 인스티즈 게시물의 특징은 과거에도 허위조작정보로 판명났던 내용들이 다시 등장해 커뮤니티에서 상당수의 유저에게 노출되었다는 점이다. 검증한 내용들이라도 허위조작정보는 또 다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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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정보를 접했을 때 바로 그렇구나~하고 넘어가는 것이 아닌 한번 더 검색하고 팩트를 체크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도 2015년도에 교환학생을 다녀왔는데, 이전까지는 생산 지역까지 정확하게 기재되어 있었던 일본 농산물들이 일괄적으로 ‘국산’으로 표기되게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실제로도 마트에 있는 대부분의 농산물 원산지가 ‘국산‘으로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후쿠시마에서 멀리 떨어진 오키나와에도 ’후쿠시마산 쌀‘이 깨끗하고 안전하다는 광고와 함께 팔리고 있었고, 가격 또한 다른 쌀보다 훨씬 저렴했습니다. 그러니 일본의 전국 식당에서는 저렴한 후쿠시마산 농산물들을 많이 이용했을 것이며, 일본을 여행하거나 일본에 거주하며 외식을 한 이상 후쿠시마산 농산물을 섭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또 아래의 도란 님 말씀처럼 당시 일본인 친구들은 ‘후쿠시마는 안전하다’고 굳게 믿고 있었고, 최근에도 ’핵오염수 방류‘ 문제에 관해 물어봤더니 여전히 다들 ‘아무 문제 없이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을 앞두고 관련된 정보가 이곳저곳에서 확산되는 걸 봤는데 역시 직접적인 연관은 없는 정보였군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인해서 커지는 불안감 때문에 여러 정보가 떠도는 것 같은데 객관적인 검증이 더욱 중요해진 시기 같습니다.
매년 3월 즈음이 되면 전국의 카페나 마트에 '먹어서 응원하자'라는 표어가 붙어있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와는 상반되게 동북지역에서 나온 과일이나 곡물은 높이 쌓여서 팔리지 않았던 모습도 기억이 나네요....
팩트체크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후쿠시마산 농산물에 의한 방사능 피폭'은 가능성이 있다면 조심해야 할 일이지만, 근거 없는 자료들로 허위정보를 기정사실화 하여 불안을 조정하거나, 누군가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 같습니다.

2013년, 아직 원전폭발이 지금처럼 먼 옛날처럼 느껴지지 않고 생생하던 때였는데요, 당시 일본에서 1년간 교환학생 생활을 했었습니다. 당시 우리는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로 인한 '방사능 유출' 인상이 강한 방면, 일본인 친구들은 '센다이' '대지진'으로 인해 '무너지고 폐허가 된 지역' (방사능은 괜찮음), 이라고 생각한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친구가 방학동안 후쿠시마에 있는 할머니네에 다녀왔대서, 괜찮냐고 걱정하니, '폭발한 곳이랑 별로 안 가까워서 괜찮아'. 라고 해서 놀라기도 했고(나: 아니 그래도 후쿠시마 내잖아..) . 어떤 학우(?)는 후쿠시마에서 재해 복구 자원봉사 한 내용을 발표하며, '봉사중에 점심으로 후쿠시마 농산물로만 만들어진 도시락을 먹었다. 먹고 힘이 나는 걸 느꼈다. 맛있고 건강하고 응원하는 느낌' 이라는 발표를 해서 저는 많이 놀랐었어요. 도쿄역 역사내에서 후쿠시마 농산물전이 열려서 판매를 하기도 했고요. 지하철에 후쿠시마 농산물 광고가 많이 붙어있었습니다. 

생각보다 방사능에 대한 인상은 많이 가려져 있었고, 당연히 농산물도 문제 없으며 먹어서 응원하자는 분위기가 강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아마 후쿠시마 쌀도 많이 유통됐고 아무렇지 않게 먹어왔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팩트체크 안 된 내용이 떠돌아 공포를 조장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만큼 먹거리와 피폭, 생존에 대한 걱정과, '후쿠시마 방사능 문제없다'라는 일본정부의 공표에대한 불신이 낳은 사건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덧. 친구들에게 방사능 말만 하면 괴담 믿는 바보취급을 당해서 어느새 점점 얘기하지 못하게 됐던 기억도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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