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빈곤포르노.
그 다음 논의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지난해 11월, 캄보디아에서 김건희 여사가 선천성 심장질환 환아의 집을 찾아 껴안고 촬영했던 사진 모두 기억나시나요? 일부 언론과 정치인, 그리고 많은 시민들 사이에서 ‘빈곤포르노'라는 비판을 제기 받았던 사건이었습니다. ‘빈곤포르노'에 대한 이슈는 이전부터 제기되어 왔지만, 본 사건을 계기로 한국사회의 뜨거운 감자가 되면서 많은 관심과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위 사건에 대해 ‘공적인사적모임'에서 캠페인즈를 통해 “김건희 여사와 대통령실의 빈곤포르노를 규탄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서명 캠페인을 열었고, 캠페인 종료 시점으로 무려 20,037명이 규탄의 목소리를 내어 동참해주셨습니다.
빈곤포르노란? 빈곤·기아·질병·내전으로 대표되는 부정적 측면만을 강조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동정심을 유발함으로써 모금을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방식의 문제점은 특정 국가에 대해 가난하고, 열악하고, 위험한 곳이라는 치우쳐진 선입견을 갖게 하고, 도움을 줘야하는 곳으로만 인식하게끔 만듭니다.
뜨겁게 달궈졌던 비판의 목소리에 이어, ‘빈곤포르노’를 근절하기 위해 우리 모두가 나아가야 할 다음 단계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다음 단계를 위한 다양한 개선 방안 중에서도 ‘우리나라 교육제도 개선'을 중심으로 내용을 정리하여 여러분들과 함께 토의하고자 합니다.
<아프리카 인식제고 방안과 우리의 對 아프리카 외교정책에 대한 함의, 아프리카인사이트 연구소> (2020) 제 3장 교육 파트에서 아프리카 등의 특정 국가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습득하고, ‘빈곤 포르노''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는 교육 환경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아프리카 인식 제고를 위한 교육 정책 대안 5가지
1. 다인종, 다국적 사회에 대한 장기적인 준비 필요
-특정한 인종이나 지역에 대한 선입견이 자리 잡기 전인 유치원, 초등학교 단계에서부터 세계시민의식, 문화다양성에 입각하여 열린 사고를 할 수 있는 기초 교육이 마련되어야 한다.
2. 글로벌 역량 평가 기준 도입
-OECD 주관 국제 학업성취도 비교연구가 다국적, 다인종,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해 2018년부터 수학, 읽기, 과학 외에 능력 글로벌 역량 분야가 평가를 추가하였다. 글로벌 역량 평가에 대한 기준은 다음과 같다.
1)세계적 및 상호문화적 사안을 설명하는 능력, 2)서로 다른 관점과 시각의 이해, 3)다른 배경을 지닌 사람들과의 효과적인 상호작용, 4)집단 ‘웰빙’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행동하는 능력을 중심으로 평가 진행
3. 초·중·고등학교 교과 과정 의무화
- 현재 초·중·고등학교 교과 과정에 다양한 인종이나 지역에 대해 학습 할 수 있는 컨텐츠는 매우 한정적이다. 특히 아프리카 관련 다양한 콘텐츠의 부족으로 인해 언론과 마디이어에서 큰 파급력을 가지고 노출되는 정보 위주로 아프리카에 대한 제한적 인식을 갖게 된다. 아프리카 각 국가나 주제를 눈높이에 맞게 이해할 수 있는 학습 컨텐츠를 개발하고 정규 교과 과정으로의 도입이 필요하다.
4. 국내 거주 아프리카인 강사와의 협력
-국내 거주 아프리카인이 다양한 국내의 공교육 기관에서 강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교육부와 협력하여 제도와 예산 지원을 통해 교육 현장에서 실제로 강의를 할 수 있도록 강사양성 및 활동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5. 세계시민교육 강사양성 및 활용
-아프리카 국가에서 6개월~2년 이상 거주한 경험이 있는 귀국 아프리카 해외봉사단원들이 일선 교육 현장에서 세계시민교육, 다문화 강사로 교육을 진행할 수 있도록 세계시민교육 강사 양성 프로그램을 더욱 활성화 해야 한다.
*위의 내용은 *출처: <아프리카 인식제고 방안과 우리의 對 아프리카 외교정책에 대한 함의, 아프리카인사이트 연구소> (2020)를 발췌, 요약한 것임을 밝힙니다.
교육을 통해 건강한 기부문화가 자리잡기 위해서 위에 1~5 중, 어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나 대안이 가장 시급하다고 보시나요? 혹은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교육 정책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다면 댓글로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빈곤 마케팅, 그 너머에는 우리가 미처 들여다보지 못한, 귀기울이지 못한 알록달록한 세상과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가난이 아닌 사람을 이야기하며, 건강한 방식의 기부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캠페인즈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글쓴이: 모두가 안전하고, 존엄한 모금 생태계를 꿈꾸는 윤카인드
코멘트
3아프리카에 대한 인식과 함께 문화 다양성 교육도 함께 이뤄지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미래세대는 특정 국가, 인종을 '불쌍한 존재', '도움의 대상'으로 낙인찍고 그들을 돕는 사진을 찍어서 SNS 등에 올리며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인 척'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빈곤 포르노, 나아가 빈곤 인식 상의 가장 큰 문제점은 '타자화'라고 생각합니다. 자신과는 동떨어진 존재, 고정되고 수동적인 존재라는 인식이 해결되지 않는 한 교육과정이나 평가 기준으로서 세계 시민성을 키우려 해도 문제가 쉬이 해결되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타자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아프리카의 빈곤 당사자 역시 역동적이고 다채로우며 능동적인 존재라는 점을 보여주는 방법이 필요할 것입니다. 따라서 제시해주신 방법들 중에선 4번이 가장 좋은 접근 같습니다.
빈곤 포르노 근절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 반가운 글이네요:) 제가 어릴 때만 하더라도 이러한 것이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자랐기에 아쉬운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확실히 초등학교 단계에서부터 교육이 선행된다면 참 좋을 것 같네요!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바라보았을 때 당장 도입하기에는 분명히 한계가 존재하는 것 같아요. 당장 주위의 제 지인들만 해도 빈곤 포르노에 대해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죠. 더불어, 김건희 여사 사건 이후로는 정치적 성향과 연결지어 바라보는 경우도 있기에 장기적으로 잘 풀어가야 할 것 같아요.
저는 5번의 방안이 가장 현실적으로, 또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지 않나 싶어요. 해외 봉사에서 빈곤 포르노라는 개념을 도출해낸다면, 아이들 입장에서도 조금은 익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