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캠프페이지 도시재생혁신지구, 누구를 위한 개발일까?

2024.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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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커먼즈의 관점에서 현실을 조망하는 대안언론, 더슬래시

*이 글은 피스모모의 대안언론 '더슬래시 Theslash.online' 에서도 읽으실 수 있습니다. 

육동한 춘천시장은 춘천의 반환 미군기지 캠프페이지를 ‘도시재생혁신지구(이하 혁신지구)’로 개발하고자 국토교통부 공모사업에 신청서를 제출했고, 지난해 9월 해당 지구가 혁신지구 후보지로 선정되었다고 알렸는데요. 이에 올해 6월 7일에는 캠프페이지 ‘개발안’을 국토부에 제출했습니다. 혁신지구 선정 결과는 8월 중 발표될 예정입니다. 

지난 글에서 밝힌 것처럼, 반환된 캠프페이지 부지의 활용을 두고 오랜 기간 다양한 결정들이 오갔는데요. 육동한 시장은 캠프페이지를 시민복합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에 시민들의 의견이 최종적으로 모아졌음에도 첨단복합산업단지로 개발하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춘천 시민들과 시민사회, 시의회가 문제를 제기했는데요. 시의 일방적인 결정이라는 것과 더불어 경제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개발 사업이라는 사실도 문제의 한 축으로 제시되었습니다. 여전히 남아 있는 오염 또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혁신지구 사업에 대한 반대가 일자, 춘천시는 국토부 심사를 앞두고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필요성이 생겼고요. 7월 13일~ 18일 약 6일 동안 19세 이상 춘천 시민 1,07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시민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절차를 거치고 반대 의견에 대해서는 충분한 설득 과정이나 합의를 도출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더슬래시의 공개질의에 응답했던 육동한 당시 춘천시 시장 후보자의 의지에 따른 것이었을까요. 안타깝게도 정의당 윤민섭 춘천시의원(이하 윤 의원)은 더슬래시와의 유선 인터뷰에서 설문조사 설계 전반에 정당성이 부족하다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혁신지구 신청부터 시민 공청회는 물론 의회 의견 수렴 과정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국토부 발표시기가 되어서 설문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국토부에 구두로 발표 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윤 의원은 설문 문항 또한 혁신지구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취합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설계되었다고 짚어냈는데요. 

 “혁신지구 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부분만 강조하여 포장하였고, 그동안 제기된 문제점과 우려에 대해서는 단 한 문장도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혁신지구 개발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설명하면서, 공원 조성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의 설명도 들어가 있지 않아요.”

시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 분석 또한 춘천시의 편향된 의도가 그대로 드러났는데요. 결과만 보면 혁신지구 개발에 춘천시민 76%가 ‘찬성’했다고 드러났지만, 문항별 결과를 살펴보면 ‘찬성’의 의미가 다르게 나타납니다. 윤 의원의 분석에 따르면, “혁신지구 사업 자체를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는 응답이 47.7%로 절반에 가깝게” 나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특히 “춘천시가 복합거점 조성 사업에 대한 찬성 비율이 78.5%로 높다고 밝힌 청년층(19~50세)에서, 오히려 사업 자체를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는 답변이 55.1%로 평균보다 매우 높게” 나타났습니다. “결과적으로 사업은 잘 모르겠으나, 설문조사에는 긍정적으로 답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는 결과”라는 것이죠. 

소양동과 근화동 주민자치회와 이통장협의회 등 캠프페이지 인근 주민들은 “개발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안 된다”며 캠프페이지 개발에 찬성하는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낸 바 있습니다. 그러나 설문 결과, 해당 지역(구도심)에서 ‘사업이 기대되지 않는다’는 응답이 평균 (9.8%)보다 높게(12.9%) 나왔습니다. 윤 의원은 근화동 주민들을 비롯한 이통장협의체를 대상으로 시에서 청사진만 제시하는 방식으로 개발안을 설명하여 실제 주민들의 의견과 다르게 표출된 것이 아니겠냐고 분석했습니다. 

윤 의원은 개발에 따른 다른 문제점들도 짚었습니다. 우선 시민의 노력으로 되찾은 캠프페이지 부지를 다음 세대를 위해 역할할 수 있는 시민의 공간으로 남겨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현재의 개발 계획은 부지를 ‘팔아버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춘천시나 캠프페이지 인근 주민들에 이익이 돌아올 지도 매우 불투명하다는 것인데요. 춘천시가 국토부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춘천시 한 해 예산인 1조 6천억원을 훨씬 웃도는 약 4조원을 혁신지구에 투자하여, 부지 분양과 매각 등을 통해 5조원의 수익을 창출할 계획입니다. 1조원을 개발 이익으로 환수하겠다는 것인데, 여기에는 1순위가 주택도시기금, 2순위가 민간출자자, 3순위가 춘천시로 설정되어 있다는 것이죠. 세계적으로 금융과 건설업계가 경직된 상황에 건설 자재비가 인상된다면 투자비용이 크게 증가할 수 있는 위험도 있어서, 개발이익 환수가 불투명해 질 수 있다는 것 입니다. 

윤 의원은 개발 사업 자체가 빚을 떠안고 시작해야 하는 구조여서 경제적인 위험 부담 또한 매우 크다고 말했습니다. 

“춘천시는 혁신지구 개발에 공공기금을 출원하여 안정적으로 자금을 확보할 것이라 설명했지만, 여기에는 1조가 넘는 공공기금을 해마다 2% 이자를 붙여 20년간 갚아야 하는 상황이 따릅니다. 더욱이 6천억 가량은 민간에서 빌려와야 하는 금액인데, 이는 연 6% 이자로 20년간 상환해야 하는 조건입니다. 계산하자면 1년에 600억을 갚아야 하고, 다시 환산하자면 하루에 1억에서 2억원을 갚아야 하는 것이 되는데, 춘천시에서 감당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윤 의원은 이번 캠프페이지 혁신지구 사업의 문제점을 가장 먼저 알려 낸 만큼, 의원으로서 접근할 수 있는 자료들을 시민들과 빠르게 공유하는 일에 집중하겠다는 다짐을 보탰습니다. 캠프페이지를 둘러 싼 결정들이 시민들에게 골고루 전달되지 않는 일은, 반환되었으나 여전히 반환되지 못한 캠프페이지 땅의 처지와도 닮았습니다. 20년이 넘게 멈춰 있는 캠프페이지에는 모두를 위한 결정과 소통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춘천시와 강원일보는 오는 8월 19일에 ‘도시재생혁신지구 시민토론회’를 열겠다고 했는데요. 이 자리에서는 모두를 위한 결정과 소통이 가능할까요? 일말의 기대를 담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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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
피스모모에서 평화와 저널리즘의 교차점을 모색하는 일을 하고 있다. 갈등전환, 평화저널리즘, 소통을 키워드로 저널리즘을 통한 평화세우기의 비전을 키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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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하는 의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상황이 이렇게 되는 것이 이해가 안 되면서도 참담한 심정이네요. 그래도 글을 계속 읽으면서 어떻게 되어 가는지를 볼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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