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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의 대화] '소외되는 사람들을 위한 더 너른 이야기' (남성과함께하는페미니즘)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은 남성과 남성성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페미니즘 단체입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노동 분야와 사회적 소수자/약자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함께 고민해보았습니다.
진행개요
진행일시 : 2023년 6월 28일(목) 21:30~22:10
진행장소 : 이한열기념관 1층 (서울 신촌역 인근)
함께한 사람들 : 3명 (한, 태이, 곽명진)
대화모임의 계기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노동'이 가지는 의미를 고민해보고 싶었습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들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었습니다.
진행 흐름
사전 영상을 각자 시청했습니다.
진행자가 대화모임의 취지를 소개했습니다.
5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토론했습니다.
토론 정리
[질문 1] 나에게 노동이란 OO다.
한 : 의미와 생계 그 어딘가를 떠도는 일.
태이 : 나에게 노동이란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곽명진 : 돈벌이를 위한 것, 내 인생의 가장 큰 줄기 중 하나, 가장 긴 시간을 보내는.
[질문 2] "좋은 노동"이란 무엇일까요?
한 : 정당한 보상이 있으면서도 개인의 삶을 잠식하지 않을 수 있고 또 그것이 단지 한 사람의 밥벌이에만 그치지 않고 사회에 최소한의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노동
태이 :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으면서, 동시에 각자의 역할을 다 할 수 있을 때 좋은 노동이지 않을까. 그리고 노동의 결과가 사회 전체에 도움이 되면 제일 좋은 것.
곽명진 : 스스로 존재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노동. 즐거움을 느껴도 좋고 자신만의 자부심을 느껴도 좋고, 각자 일련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으면 그게 좋은 노동이라 생각합니다.
[질문 3] "디지털 노동"하면 드는 느낌은?
한 : 디지털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생산물이 실질적인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인가? 에 대한 물음이 있으면서도, 한편으로 챗GPT의 발달 같은 것을 보면서 노동 해방이 가능하지 않을까. 아니 가능했으면 좋겠다 하는 바람도 여전히 든다.
태이 : 내 일자리가 없어질까봐 두려움. 동시에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챗GPT 같은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겠다는 기대감. 근데 적응 못한 사람들은 뒤쳐지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걱정.
곽명진 : 디지털 노동 시대에 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미 영미권 출판계에서는 초벌 번역을 하고 있고, 관련 번역가들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한다. 나도 걱정되기도 하고, 기술이 더 발전하면 일에 활용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질문 4] 디지털 기술 발전은 위기일까요 기회일까요?
한 : 둘 다 일거라고 생각. 너무 뻔한 이야기지만 누군가에게는 기회이겠고 누군가에게는 너무 큰 위기일 것이 자명한 현실에, 이것을 어떻게 다루어야 좋을지 같이 이야기 나누는 장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 이를테면 '저작권', '개인정보'라는 개념에 있어서도 엄청난 변화가 있어야할 것이고, 생산물을 분배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노동' 아닌 다른 대안이 모색되어야.
태이 : (위기) 정보와 기술을 자본이 있는 기업/국가가 소유해서 시민들이 상대적으로 노동 영역에서 소외될 수도 있겠다. (기회) 역사적으로 없었던 새로운 노동시장이 열리면서, 인간 미래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 많아지지 않을까.
곽명진 : 늘 새로운 게 나오면 소외되는 이들이 있고, 배제되는 이들이 있다. 과거 산업혁명은 위기였을까, 기회였을까. 결국 위기나 기회를 만드는 건 기술 발전이 아닌 그걸 사용하는 제도, 사람의 문제라고 생각함. 우리가 고민해야 할 건 이걸 기회로 만들기 위해, 소외되는 이들이 없게 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닐지.
[질문 5]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사회적 약자 또는 소수자의 노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한 : 디지털 기술 발전 자체는 생산성을 높인다거나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분명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 다만,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그로 인한 소외가 아닐까? 재분배에 대한 소외, 정보접근성에 대한 소외, 노동 가치의 소외.
태이 :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노동이 점점 많아지면서, 몸을 쓰는 노동에 대한 값이 점점 낮아지고, 노동권이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 이미 발생하고 있다. 집청소, 아이돌봄, 배달노동자 등등
곽명진 : 디지털 기술을 생산, 소비, 향유하는 매체는 주로 고가일 것이고, 그렇다면 접근성 자체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지 않을까. 특히 맹목적으로 좇다 보면 뒤처지는 이들은 필연적으로 발생하리라 생각함.
기억에 남는 발언 혹은 감상
앞으로는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바뀔 것이다. 이미 웹툰 시장에서는 저작권 관련 논의가 많다.
기술의 발전으로 추가적인 소득이나 가치가 발생할 때, 이것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하다.
몸으로 하는 노동과 신기술 기반의 노동 사이에 의미부여가 달라지면서, 점점 노동의 가치가 극과 극으로 나뉠 수도 있다.
노동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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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파도처럼 몰려오는 디지털 기술에 점령당하지 않고 일하는 법'
* 이번 글은 들썩들썩떠들썩에 참여한 분이 보내주신 후기글 입니다.
저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디지털 시대의 노동’에 대한 정보도 얻고, 다양한 사람들과 얘기를 나눠보고 싶었습니다. 마침 빠띠에서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론장을 진행한다 하여 참여했습니다.
‘디지털 시대의 노동’이라는 주제를 처음 접했을 때 ‘어렵다, 두렵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빅데이터나 인공지능, 알고리즘, 챗 GPT와 같은 디지털 기술에 대한 화두는 뉴스나 이곳저곳에서 쏟아지는 데요. 그 주제에 대해 공부해 본 적도 없고 사회에 미칠 영향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파도처럼 몰려오는 디지털 이슈에 점령당하지 않고 이를 잘 이용하며 사는 게 가능할까?’ 라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디지털 기술’은 많이 낯설기도 하지만 평소 많이 접한 것이기도 합니다. 대학교에 재학 중일 때 코로나19가 터지면서 화상 회의를 이용해 수업이나 모임을 많이 하기도 했고. 또 컴퓨터 언어를 접해봐야 한다는 생각에 java기초 강의를 신청해 들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인문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앞으로 사회에 진출해 노동했을 때 디지털 기술은 어떤 영향을 끼칠까. 현재 사람들은 어떻게 일하고 있을까 약간은 불안하고 궁금한 마음으로 공론장에 참석했습니다.
공론장에 도착하니 총 4개의 조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디지털 노동이라는 큰 주제에서 세부 4가지 주제로 나눠져 있었습니다. 자신이 불리고 싶은 이름과 토론 참여의 적극성을 0부터 10까지의 불꽃 점수를 매겨 스티커에 표시했습니다. 저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것에 비중을 두고 싶어 불꽃점수 3을 썼습니다.
⏶ 참여한 1조의 책상 모습.
공론장은 디지털 노동에 대한 4명의 전문가 발제 후에, 각 조에서 소그룹 토론을 하는 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발제1 “좋은 노동을 위해 어떤 사회적 연대가 필요한가?” 사단법인 미래학회 부회장 이명호
이명호 님은 노동 4.0이라는 책의 저술자이시기도 한데요, 그만큼 4차 산업혁명에 노동을 조명하셨습니다. 발제는 큰 질문 세 가지로 이루어졌고 첫 번째 질문은 노동의 변화를 준비할 수 있는가입니다. 4차 산업혁명에 노동 격변의 시점이 다가오고 있고 이에 대비하여 노동과 자본의 좋은 관계가 형성되도록 질서 있는 변화를 계획해야 합니다. 두 번째 질문은 디지털 시대에 좋은 노동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입니다. 유연한 디지털 시대 노동은 좋은 영향도 나쁜 영향도 있는 만큼 어떻게 좋은 영향을 많이 끼치게 할 것인가 논의해야 합니다. 세 번째 질문은 좋은 노동에 왜 사회적 연대가 필요한가 입니다. 한국 사회에 만연한 각자도생의 이중구조는 연대가 포기된 형태입니다. 좋은 노동을 위해서는 산업별 노동조합의 연대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면 발제를 마쳐주셨습니다.
발제2 “디지털 기술은 기회일까 위기일까?” (주)더와이랩 대표이사 김홍태
김홍태 님은 개인의 관점에서 디지털 변화가 위기인지 기회인지에 대해 말해 주셨습니다. 디지털은 파도처럼 막을 수 없는 사회 현상이자 트렌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혼란에서 노동자에게 기회와 어려움은 항상 있었습니다. 현재에는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노동의 경계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은행의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창구 은행원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은행 어플을 만드는 개발자의 일자리가 늘어났습니다. 이처럼 디지털 기술로 이런 노동의 경계가 무너진 세상에서 노동자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지적해 주셨습니다. 또한 일자리를 노동의 관점에서 봤을 때 유망한 노동, 좋은 노동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얘기해 주셨습니다.
발제3 “플랫폼 노동은 자유로운 삶을 제공할까?” 캠페이너 박초롱
박초롱 님은 노동자의 입장에서 플랫폼 노동의 이면을 말해 주셨습니다. 플랫폼의 간편함이 자유로움을 줄 거라는 생각과 다르게 플랫폼 노동은 노동자에게 자유로운 삶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플랫폼 노동은 일반적으로 큰 회사와 개인의 경제적, 사회적 격차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절반 이상은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기에 노동자 지위와 협상력을 갖기 어렵습니다. 또한 플랫폼의 알고리즘으로 노동자를 통제하기에 노동자의 자율성이 침해될 수 있습니다. 이에 디지털 시대에 노동자의 입장에서 맞는 좋은 노동의 정의를 찾아야 하며, 플랫폼 노동자들을 구속하는 알고리즘에 의문을 던지고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얘기해 주셨습니다.
발제4 “디지털 시대의 노동, 시민사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이사 김연수(람시)
김연수 님은 디지털 기술의 양가성을 지적하면서 시민사회에서 디지털 기술 발전 따른 디지털 민주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해 주셨습니다. 근래 AI가 그린 그림이 미국 미술전에서 우승하는 등 사건과 이러한 AI 창작물에 반대하는 시민 움직임도 있었다는 걸 예시로 들었습니다. 디지털 기술 활용은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데, 악이나 선으로 가릴 수 없고 어떤 맥락과 목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에 빠띠는 디지털 기술 발전 따른 디지털 민주주의 장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여 어떻게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시민들이 사회에 대한 의견내도록 도울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제가 속한 1조의 토론은 ‘좋은 노동이란 무엇인가'라는 공통 질문과 ‘좋은 노동을 위해 어떤 사회적 연대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답하면서 이루어졌습니다. 일반 참여자 외에도 좋은 노동과 사회적 연대라는 주제에 대해 발표하신 이명호 님과, 조마다 토론을 자연스럽게 열고 이끌어 주시는 퍼실리테이터 가 토론에 함께했습니다. 다음은 저희 조의 요약한 토론내용입니다.
질문1 좋은 노동이란 무엇인가
좋은 노동에 대해서 개인적인 견해를 말해주신 분도 있고, 넓은 범위에서 통용될 수 있는 좋은 노동에 대한 생각을 말씀하시기도 했습니다.
좋은 노동의 중요한 조건 중 하나는 자기결정권이다. 디지털 매체는 노동자에게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도록 한다는 측면에서 자기 결정권을 확보 해준다.
요즘 논의가 활발한 기본소득이 있는데, 기본소득이 있어도 노동하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즉 노동은 개인이 사회구성원이라는 정체성이나 자아실현 감과도 연관이 있고, 이를 충족시켜 주는 노동이 좋은 노동이다.
관계가 중요하다. 내가 어떤 상사 밑에서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지, 어떤 동료들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지와 같이 좋은 노동 환경에는 사람들 간의 관계성이 중요하다.
질문2 좋은 노동을 위해 어떤 사회적 연대가 필요한가
동료와 혹은 노동자들 간에 경쟁이 아닌 공감과 소통의 감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 공론장처럼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느슨한 연대 경험을 해볼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자본주의가 생겼을 때 노동자들의 연대인 주식회사 제도가 있었다. 여러 명의 사람이 모여 위험 감수를 하고 이득을 나눠 갖는 방식이다. 현대적인 주식회사 제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실천도 좋지만, 국가에서 노동자나 사회적 연대를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각 조의 토론이 끝난 후에는 간단하게 조별로 나왔던 답변을 공유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좋은 노동이란 무엇냐는 질문에 대해 다른 조에서 ‘사용자는 노동자의 인간다움을 지켜주고, 노동자는 자신만의 자기다움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는 답변이 기억에 남습니다. 또한 안전한 시민들의 공론장이 많이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깊이 공감했습니다.
이번 들썩들썩 떠들썩에 참여하면서, 조 안에서 토론했던 경험이 사뭇 즐거웠습니다. 조 안에는 제 또래도 있었고 저보다 나이가 많은 분도 있었습니다. 사회에서 제가 알지 못했던 분들과 만나 앞으로의 디지털 사회에 대해서, 좋은 노동에 대해 공유한 시간이 제가 느꼈던 불안함에 대한 위로가 되기도 했고, 배우는 지점도 있었고, 이러한 형태의 만남에서 공동체감에 대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발제를 들으면서 4차 산업혁명의 노동이라는 주제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는 주제에 대해 미리 많이 고민해 본 상태에서 사람들과 더 적극적이고 밀도 있게 참여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본 공론장의 이름이 ‘함께 만드는 노동의 미래, 10일간의 대화’였던 만큼 빠띠는 디지털 시대의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당일뿐만이 아니라, 밥상머리 앞에서도, 기업에서 대표와 직원들도, 친구들과 카페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신청을 받고 다과비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10일의 대화> 신청하기 ?https://demosx.org/g/home/meet/16/212
✏️ 글 : 오다움 / 들썩들썩떠들썩 참여자
노동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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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붕괴를 막기위한 해결법! 의대정원 확대면 해결될까요?!
COVID-19 이후 의료서비스의 부족 현상에 대해 모든 국민들이 체감한 이후 의대정원 확대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는데요. 의대정원 확대가 우리나라 의료문제의 해결을 촉구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어떠한 쟁점사항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 한번 알아보도록 할까요?
? 의료 혜택을 못 받는 지역이 많다.
한국의 인구 1,000명당 의사 비율은 한의사까지 포함해도 2.3명 수준입니다. 이는 OECD 평균 3.4명에 미치지 못한 수치이며(한겨레, 2020.07.20.), OECD 평균의사수의 격차는 2008년부터 좁혀지지 않고 있는데, 이는 지난 18년간 의대 정원이 3058명으로 동결됐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있는 주변에서 병원이 쉽게 눈에 띄기에 국민들이 의사의 수가 부족함을 쉽게 눈치채기 어려운데요. 이것은 주거지역에 대한 인구밀도 자체가 높기 때문에 의사가 적지 않아 보이는 착시 현상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하이브레인넷, 2023.05.07.) 2022년 7월에 국내 대형병원 중 한 곳인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전문의가 없어 수술받지 못해 사망하는 사건은 의사의 수가 부족함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KBS 뉴스, 2022.08.04.)
지역 간 격차 문제도 심각해, 서울에서 활동하는 의사 수는 2018년 기준 인구 1천명당 3.12명인 반면, 경북은 1.38명밖에 되지 않는데요(한겨레, 2020.07.22.). 도시에는 하나의 상가에서도 여러 개의 병원을 찾을 수 있는 반면, 지방에는 필수진료를 위한 병원을 찾기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러한 현상은 시장경제에 따라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의료서비스는 국민의 생명과 연결되어 있기에 공공의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시장경제의 흐름으로 의료서비스의 지역간 격차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되며, 정부가 개입해서라도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특히, 이번 COVID-19 사태로 우리나라 전체의 의료인 부족 현상이 여실하게 드러났으며 이로 인해 국민들의 관심 또한 급증해 있는 시점이죠.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의료서비스의 질을 논하기보다는 기본적인 의사 수의 확충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습니다.
? 특수분야 의사가 부족하다.
의대 안에서도도 인기 전공 쏠림 현상이 심각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인기과목인 성형외과나 피부과 같은 경우 전문의가 몰리는 반면, 감염내과나 소아외과 전문의는 전문의 10만명 중 고작 277명, 48명에 불과할 정도로 적습니다. 최근 5년 필수의료과의 전공의 충원률 합계는 흉부외과 57.7%, 소아청소년과 67.3%, 비뇨의학과 79% 등 6개의 필수의료과목은 모두 100%를 넘기지 못했습니다(헬스조선, 2022.08.08.). 또한, COVID-19와 같은 감염병을 막기 위한 백신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기초의학에 필요한 의사 또한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인데요. 기초의학이란 분자생물학, 해부학, 생리학, 면역학, 병리학, 약리학, 법의학 등 6개 주요분야로 인체 기능부터 바이러스, 질병 치료 등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전문 의학 분야를 말합니다(메디파나뉴스, 2021.08.14.). 2017년 의대 졸업생 중 기초의학으로 진로를 정한 인원은 약 30명으로, 전체의 1% 미만입니다. 따라서 인력이 필요한 특수분야를 중심으로 전문의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번 COVID-19 상황에서도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쉽지 않았던 것에 대해 의학계는 기초의학 부분이 약하기 때문이라는 진단을 내렸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초의학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의과학자를 양성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메디파나뉴스, 2021.08.14.). 국민의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의료환경 개선에 대한 사항도 시급하지만 기초의학분야에 대한 인력양성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교육에는 오랜 시간을 두고 투자해야 하기에, 우선 의대 정원을 늘려 학생 수를 확보해 의료인력이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배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 공급 확대보다 지방의사에 대한 처우 개선이 먼저다.
의사가 수도권에 집중된다면, 왜 그런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수도권에서 졸업한 의대 졸업생들만 수도권에 개원이나 취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최근 5년간 지방에서 의대를 졸업한 인원 중 43%는 수도권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청년의사, 2023.02.10.) 현재 지방의료원의 의사는 대부분 계약직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1980년 시·도립병원을 지자체 산하 공기업으로 전환하면서 대부분의 지방공사 의료원 의사들은 일정 기간 근무하는 계약직으로 근무하게 되어있는 것이지요. 이것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지방의료원의 의사 지원자가 없는 이유에 대해 단순히 지방의 교육·생활 여건 문제, 혹은 의사 인력 부족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 지방의료원에서 근무하는 공중보건의와 의료원 지원 경험이 있는 의사들에 의하면 “사회 문화 인프라가 열악한 지방이라는 악조건에 더해 과도한 근무량과 부당한 근무조건, 책임 소재에 대한 부담, 2년 계약직이라는 장래에 대한 불안감까지 얹어진 지방 근무는 3억원대 연봉 그 이상을 제시해도 의사들을 채용하기 어려울 것”이라 말합니다.(메디게이트뉴스, 2023.01.19.) ‘업무대행의사’로 지자체장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데 근로계약서 작성도 불가하고 의료사고가 발생해도 모든 책임을 의사가 모두 전가받는 상황이며, 의사의 수가 부족한 만큼 본인의 전공분야가 아닌 진료과목까지도 모두 감수해 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거기에 불안한 미래를 생각하면 인구가 많은 도시에서 취업이든 개원이든 하는것이 당연한 이치라고 말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공급만 늘린다면, 의료 수준과 책임감은 모두 떨어지게 될 것이라 말합니다.
? 지역의사제 특별전형은 장기적이지 않다.
정부가 추진하는 4대 의료정책은 의사정원증원, 한방첩약급여화, 공공의대신설, 원격진료시행이 있습니다. 이 중 의사정원증원은 지역의사제 특별전형으로 75%를 선발하는 것을 말합니다. 지역의사제 특별전형으로 뽑인 학생의 경우 장학금이 지급되며, 이후 전공의 수련기간을 포함 해서 의사면허 취득 후 10년간 해당 지역 병원에서 중증, 필수 의료에 종사해야 하는 것이지요. 이 기간 중에는 개인병원 개업도 금지되고, 규정을 어기면 면허가 박탈되고 장학금도 환수처리 되는 정책을 말합니다(마이스토리, 2020.08.31.). 이러한 정책으로만 보면 현재 발생하고 있는 의료서비스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일부 해소될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론 단기적 효과만 있을 뿐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지역의사제 특별전형을 밟은 의사들은 의무적으로 지방에서 근무하겠지만, 그 기간이 끝나면 자연히 다른 의사들과 마찬가지로 수도권으로 향할 것이라는 것이지요. 지방에서 발생하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감안해 보면, 지역의사제 특별전형을 밟은 의사들에게 지방에서의 의료서비스 활동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불투명한 계약직과 다름없는 활동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군대에 있는 군의관에게 고품질 의료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는 것처럼, 사명감과 의무감으로 정해진 일정기간만 근무하는 의사가 제공하는 의료서비스가 장기적으로 봤을때 국민 전반을 위한 의료서비스의 질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라고 우려를 표하는 의견도 다수 존재합니다.
?♀️ 의대정원 확대대 필요와 관련된 논의는 [의대정원 확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에서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찬반입장과 찬반집단이 보다 명확히 정리되어 있으니, [투표, 의대정원 확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를 통해 여러분의 의견을 드러내주셔도 좋겠습니다!
의료 공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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