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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더 놀고, 더 사랑하고, 더 배우라
A.I.C.E. 세미나 : AI시대에 인간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 - 반가운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세션 *Disclaimer : A.I.C.E. 세미나 : AI시대에 인간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 에서 세션을 진행했던 반가운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후속으로 기고한 글입니다. 또한 이 글은 LAB2050블로그와 얼룩소에도 동시에 게시됩니다. 1. 인공지능과 인간의 상식인공지능을 잘 활용하고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미래의 우리는 어떤 역량을 기르고 활용해야 하는가?그런데 인공지능이 너무 빠른 속도로 발전해 모든 영역에서 인간지능을 뛰어넘어 버리면 이런 질문 자체도 의미가 없다. 특히 일과 직업의 영역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뛰어넘는다면 인간이 역량을 기른다고 해도 인간노동이 아닌 기계 노동이 선택될 것이다. 따라서 미래 필요역량 논의는 특이점이 오지 않거나 오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을 전제로 한다.하지만 ChatGPT가 엄청난 기량을 보이면서 인공지능이 인간의 모든 일을 대체할지 모른다는 공포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인공지능 기술뿐만 아니라 인간의 공포감까지도 ‘지수적’ 상승의 초입에 있는 듯하다. 인공지능의 지수적 발전은 기술적 현상이고, 인간의 공포감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양의 되먹임 효과는 심리적 현상인데, 이 두 지수적 패턴이 만나면서 특이점 담론은 그 실체와 무관하게 우리의 불안감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미래 필요역량 논의의 전제로 늦춰지는 특이점을 들었는데, 그 가능성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바로 인간의 상식이다. 이것은 인간다움의 상징이고, 특이점을 늦출 뿐만 아니라 이후 이야기할 미래 필요역량과도 맞닿아 있다. 나는 AI 시대, 미래 필요역량은 인간이기에 가지고 있는 자연스러운 능력의 복원이라고 믿는다.상식은 인간들이 ‘집단적’, ‘암묵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지식이다. 너무나 당연해서 별도의 추론 과정 없이 그 지식은 받아들여지고 행해진다. 이 상식의 문제를 제대로 처리할 수 없다면 인공지능은 인간의 의사결정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 안타깝게도(혹은 다행스럽게도) 인공지능은 인간 상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인공지능의 모델이나 컴퓨팅 파워의 문제라기보다 학습 데이터가 상식을 이해하기에 불충분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인터넷 공간에서 그냥 바나나가 1000번, 노란 바나나가 1번, 초록 바나나가 10번 언급되었다면, 이를 학습한 인공지능은 평균적인 바나나 색깔이 노랑이라고 예측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냥 바나나라고 된 학습자료가 사실상 ‘노란’ 바나나라는 상식적 사실을 인공지능은 모르기 때문이다. 바나나가 노랗다는 사실은 ‘암묵적’ 지식이고 이는 인간들끼리는 ‘집단적’으로 공유하고 있지만, 인공지능은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이를 이해하기 어렵다.물론 이런 문제는 인공지능 기술이 충분히 발달하고, 인간의 적절한 개입으로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상식의 문제는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를 일정 정도 감속시키는 브레이크로 작동할 것이다. 인간지능을 대체할 특이점의 인공지능이 되려면 모든 영역에서 이 상식을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데, 드러나는 학습자료로는 이런 정보를 모두 반영하기 어렵다. 상식은 문서로 된 명시지가 아니라 공유되는 암묵지이다. 따라서 상식의 영역을 인공지능이 잘 처리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적절한 개입이 필요하다.그리고 상식은 단순히 지능(intelligence)이 아닌 의식(consciousness)과도 관련이 있다. 의식은 여전히 정의하기 어렵고 통일된 정의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가장 쉬운 접근으로 ‘고통을 느낀다(suffering)’면 의식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인간의 뇌는 지능을 통한 문제해결만으로 의사결정 하지 않는다. 고통을 줄이는, 혹은 좋은 감정을 늘리는 의식이 개입한다. 인간 진화의 과정에서 다양한 감정들이 발달하며 인간 의식이 형성되는데, 인공지능에는 아직 의식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인공지능 입장에서 효율을 극대화하는 최적의 의사결정이지만, 인간이기에 차마 그러지 못하는 그런 판단일 때 인간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손짓 하나로 전 인류의 절반을 죽이는 타노스 인공지능에 맞서 사랑하는 이를 잃는 고통을 감당할 수 없는 인간의식은 타노스의 결정을 저지하는 상식적 판단을 한다.진화의 과정에서 형성된 인간 특유의 감정, 의식, 그리고 그것이 결정화 되어 있는 상식 혹은 문화는 인공지능이 특이점 너머로 질주해 가는데 적절한 브레이크로 작동할 것이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빠르더라도 인간의 개입이 필요한 영역이 있으면 필연적으로 전체 프로세스의 발전 속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자동차가 10킬로미터 거리를 빠르게 달리기 위해서는 10킬로미터 모두 잘 포장되어 있어야 한다. 마지막 1킬로미터가 비포장 진흙 길이라면 결국 최종 도착 시간은 이 1킬로미터가 결정한다. 앞 9킬로미터에서 아무리 빠르게 주행하더라도 마지막 1킬로미터에서 거북이걸음이 된다면 과연 이 자동차는 인간 마라토너를 이길 수 있을까?썩 중요하지 않은 의사결정이거나, 이후 인간의 감수가 작업 프로세스에 있는 경우라면 현재의 인공지능 수준으로도 충분하겠지만, 인간의 의사결정을 전적으로 대체해도 될, 즉 마지막 1킬로미터까지 포장된 특이점의 인공지능은 당분간 쉽지 않다. 암묵적인 지식과 상식들은 비포장 진흙 길이다. 이 길은 자동차보다 인간이 빠르다. 전국의 길을 모두 포장도로로 바꾸려면 꽤 시간이 걸리거나 불가능할 것이다.2. 인공지능과 미래의 필요역량상식이 특이점을 늦춰준다면 – 물론 그 발전 속도는 여전히 빠르고 인간의 적응 능력은 더욱 중요해진다 – 남아 있는 우리의 과제는 인간에게 필요한 역량을 잘 개발해서 인공지능과 공존하는 것이다.새로운 자동화 기술로서 인공지능은 과거와 분명 다른 점이 있다. 자동화는 수동기계에 제어장치를 결합한 것인데, 새로운 제어장치가 등장할 때마다 인간노동과 기계의 관계는 재설정 된다. 그에 따라 필요역량도 바뀌었다. 수공업에서 공장제 생산으로 변화하고, 극소 전자기술이 제어장치에 활용되다가, 이제 정보통신 기술을 넘어 인공지능이 이 제어장치에 장착되고 있다. 인공지능 이전, 현재까지만 보면 제어장치가 바뀜에 따라 장인적 숙련이 반숙련으로 대체되고, 기업 특수적 숙련이 중요해졌다. 이에 포괄적인 직업능력이 아닌 특정 과업에서 고도의 숙달이 필요해졌다. 그리고 이 특정 과업 영역만을 집중하여 기르는 교육훈련 체계가 현재 자리 잡고 있다. 특정 과업만을 집중적으로 잘하는 방식의 전문성은 생산과정에서 노동의 소외와 탈인간화를 일으키기도 했다.이제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제어장치가 장착되고 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 고온과 고압의 공장환경, 테일러주의 작업장을 특성으로 하는 노동과정이 인공지능과 로봇의 결합으로 더 인간적인 작업장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필요역량도 당연히 달라질 것이다. 핵심은 인공지능과 인간의 상호보완성이고 이 상호보완성을 극대화하는 역량이 필요역량이다. 인공지능은 어렵지만 인간에게는 쉬운 역량이 그것이다. 결국 가장 인간다운 것 중 필요역량이 있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는 심리학자 카네만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시스템 1과 시스템2로 구분되어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시스템 1은 빠르고 직관적인 판단, 시스템 2는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판단이다. 고통, 두려움, 쾌락 등의 감정은 당연히 시스템 1과 관련이 있다. 예컨대, 고통은 회피의 판단을 순식간에 하게 하는 중요한 기제이다. 혹은 1+1은 즉각적으로 2라고 답한다. 반면 복잡한 방정식을 풀 때 우리 뇌는 시스템 2가 작동한다. 이 과정은 느리고 상당한 시간과 노력,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이 과정에서 인지적 구두쇠인 뇌는 어림짐작하는 휴리스틱을 작동시키며, 온갖 편향과 잡음으로 가득 찬 잘못된 판단을 하기도 한다. 이는 진화적 선택의 결과이며 전문가라고 해서 피해 갈 수는 없다. 인간의 뇌는 웬만해서는 시스템 2에게 판단을 맞기지 않고 시스템 1로 처리하는 지름길을 택한다. 심리학자 조나단 하이트는 본능인 코끼리에 올라탄 이성의 기수가 아무리 노력해도 코끼리의 방향을 바꾸기 어렵다는 묘사를 하기도 했다.무언가를 배우는 행위는 기본적으로 시스템 2에서 시작해서 시스템 1로 끝난다. 학습의 과정에는 시스템 2가 작동하지만, 그 결과 성공적으로 스킬 또는 역량이 축적되면 그것은 시스템 1에 장착된다. 예컨대, 운전을 처음 배울 때 온갖 정신을 여기에 쏟게 되고 판단도 느리다. 하지만 여러 번의 반복으로 숙련이 축적되면 이제 크게 집중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운전하게 되고 판단은 빠르다. 시스템 2에서 담당하던 운전을 이제 시스템 1에서 담당하는 것이다. 물론 어떤 기능은 여전히 시스템 1에서 담당하며, 시스템 2와 시스템 1이 협업하여 최적의 운전역량이 구축된다. 이러한 과정과 결과가 배움이고 숙련이다.학습을 통해 숙련이 축적될수록 뇌 안의 시냅스 연결이 늘어나고, 그 연결은 정보전달의 고속도로를 만든다. 전문가가 되려면 일만 시간 정도 노력하라고 하는데, 시스템 2에서 시스템 1로 가는 과정은 더디지만 일단 성공하면 그다음부터는 빠르다. 인간 역량과 의사결정은 여전히 시스템 2에서 처리해야 하는 것이 있고, 학습과정을 거쳐 시스템 1로 이전하여 처리하는 것이 있다. 재미있는 것은 ChatGPT가 하는 일이 인간 뇌의 시스템 1과 닮았다는 점이다. ChatGPT는 적절한 질문을 하면 순식간에 어떤 답을 내준다. 인간 전문가가 만 시간에 걸려서 숙달되어 하는 그 일을 ChatGPT는 불과 몇 초 만에 끝내 버린다. 이러저러한 조건으로 그림을 그려달라고 하면 숙달된 화가보다 더 빠르게 그림을 그려준다. 마치 ‘인공 시스템 1’이 작동하는 듯하다. ChatGPT는 어떤 경우에는 인간이 시스템 1로 전환하기 어려운, 그래서 여전히 힘들고 느리게 시스템 2로 처리해야 하는 일들도 순식간에 처리한다. 즉, 인공지능은 기존에 인간이 하던 시스템 1의 과업(상당 부분)과 시스템 2의 과업(일정 부분)도 모두 인공 시스템 1로 처리해 버리는 것이다.이제 인간은 새로운 선택에 직면한다. 오랜 학습 시간을 들여 숙련을 축적하여 어떤 기능을 시스템 2에서 시스템 1로 옮길 것인가? 아니면 그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인공 시스템 1을 활용할 것인가? 인간은 인간 뇌의 시스템 1과 시스템 2, 그리고 인공지능의 인공 시스템 1을 모두 가지고 역량의 개발과 활용,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학습과 의사결정의 프로세스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선 것이다. 다른 한편, 인간 본성의 코끼리와 인간 이성의 기수에게 인공지능은 적절한 채찍이 되어 우리 인간은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과거 방식의 자동화에서는 인간의 직업을 여러 과업(task)으로 쪼개고, 그 과업을 잘 할 수 있는 특수적 숙련(specific skill)을 기르는 것이 중요했다. 그런데 이제 인공지능이 시스템 1의 역할을 만족스럽게 수행한다면 특수적 스킬의 필요는 크게 줄어든다. 특수적 스킬을 담당하던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 수 있고, 하나의 직업 안에서도 특수적 스킬의 비중이 줄어드는 과업의 재조정(reorganization)이 벌어질 수 있다.이제 인간은 특수적 스킬을 개발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대신, 인공지능에게 그 일을 맡겨야 한다. 그리고 인공지능에게는 적절한 질문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예컨대,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중요한 인간 역량이 된다. 인공 시스템 1의 기능을 잘 활용하는 시스템 2의 역량을 길러야 하는 것이다. 내가 해당 분야에서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 인공지능은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떤 편향이 있는지 이해하고 있어야 좋은 질문이 가능하다. 이런 능력은 해당 분야에서의 고도의 전문성, 과업을 둘러싼 맥락적 지식, 인지능력, 창의성, 비판적 사고 능력 등 과거와 달리 깊고도 포괄적인 능력이 중요하다.분절화되고 쪼개진 과업에 대한 전문성이 아니라, 해당 직업 전체를 관통하는 지식, 인접 직업에 대한 지식까지도 폭넓고 깊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의 생산성은 역설적으로 인공지능이 대체하는 그 직업능력을 더 고도로 가지고 있을 때 나온다. 고급 전문가는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더 큰 생산성 향상의 기회를 얻지만, 중급 또는 하급 전문가, 특히 특정 과업에만 집중하는 전문가는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것이다.내 직업역량을 더 고도화하고, 이를 위해 끊임없이 학습하며, 나를 반성하고 비판적으로 접근해서 나의 판단과 역량을 객관화하는 능력이 바로 AI 시대, 미래 필요역량이다. 비판적 사고와 반성은 효율적인 학습전략을 수립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만, 생물학적 한계 속에서 편향과 잡음으로 가득 찬 오류 투성이의 인간 의사결정을 회의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를 위한 인간 역량이 바로 메타인지이다. 너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가 가진 바로 그 역량이다.메타인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할까? 메타인지와 관련된 뇌의 영역은 ‘디폴트모드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인데, 이는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때 활성화되는 뇌의 영역이다. 인간은 여유를 가지고 있을 때, 반성적 사고를 하고 더 나은 미래 전략을 세운다. 내가 무엇을 아는지 모르는지 정확히 판단하며 전략적 학습도 가능하다. 내가 무엇을 아는지 모르는지는 사실 남에게 설명할 때 더욱 확실해진다. 내가 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상 잘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타인에게 설명하면서 확실해지는 것이다. 즉, 메타인지는 여유뿐만 아니라 인간의 사회적 활동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타인과 공감하고 마음 읽기와 관련된 뇌의 영역, 즉 ‘심리화 체계’는 디폴트모드네트워크와 인접하고 일부 겹친다. 사실 인간의 반성적 사고의 대부분은 타인과의 관계에 관한 것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있어 끊임없이 고민하고 반성하며 새로운 전략을 수립해야 할 대상은 같은 부족에 있던 누군가와의 관계이다. 타인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생각하며, 그런 나를 타인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시 고민하면서 인간의 인지능력은 만들어지고 고도화되었다. 소크라테스에게 선한 삶 그 자체보다 평판의 중요성을 강조한 글라우콘의 역량이 그것이다.메타인지와 인간의 사회성, 즉 사회적 역량(social skill)은 밀접한 관련을 가지며 서로 상승의 나선형을 그리며 발전해 왔다. 이 두 역량은 뇌의 디폴트모드네트워크와 심리화 체계가 담당하며 서로 인접하여 인간 뇌에 장착되었다. AI 시대, 필요한 역량은 이미 우리가 가지고 있는 메타인지와 사회적 역량이다. 인간이 새로운 것을 알고 싶고, 타인의 존재를 의식하는 것은 본능이다. 반복하여 좁게만 알고, 자폐증에 빠지는 것은 오히려 병적이며 인간답지 않은 것이고 잘못된 시스템이 우리에게 강제한 것이다.두 역량은 오랜 진화의 과정을 통해 이미 우리의 뇌 속에 있는 가장 자연스러운 인간 역량이다. 고온 고압의 공장, 테일러주의적 작업장, 통제와 위계의 노동과정이 오히려 이러한 자연스러운 인간 역량을 제한해 왔다. 경제학의 아버지 아담 스미스는 핀 공장에서의 분업이 생산성 향상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도 이야기했지만, 동시에 좁은 영역의 전문화가 공동체의 시민으로 살아가야 할 인간의 인지능력을 얼마나 퇴화시키는지도 우려했다. 기업에게 평생교육기금을 갹출하여 노동자의 인지능력 퇴화를 막아야 한다는 급진적 주장을 하기도 했다. 기업 특수적이고 취업능력과 관련한 평생학습이 아닌 노동자의 시민적 덕성과 포괄적 판단능력 함양을 위한 평생학습을 주장한 것이다. 이제 AI 시대, 새로운 교육훈련 정책은 역설적이게도 주류 경제학의 성인인 아담스미스의 이야기에 귀 귀울여야 할 때다.한 가지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인간의 역량은 집단적이고 사회적이다. 개개인의 역량뿐만 아니라 공동체, 혹은 사회 전체의 ‘사회적 역량(societal skill)’을 강화해야 한다. 뇌 안의 시냅스만 연결할 것이 아니라 뇌 간의 시냅스도 연결해야 하는 것이다. 협력을 위해 경쟁심이 아닌 친밀감이 관계를 지배해야 한다.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들을 때 팬들의 뇌는 가수의 뇌와 동기화되어 마치 하나의 뇌처럼 작동한다. 인공지능의 빠른 발전 속도를 개개인의 역량으로만 대응하려 해서는 안 된다. 특이점이 오지는 않더라도 다른 어떤 자동화 기술보다 인간에게 근접한 새로운 이 기술에 인간 전체의 사회적 역량으로 대응해야 우리 인간의 우위를 유지하고 의사결정을 우리 인간이 할 수 있다. 위계적 조직의 소수가 아닌 수평적 조직의 민주적 결정이 사회적 역량을 통해 뒷받침되어야 한다.3. 더 놀고, 더 사랑하고, 더 배우라인공지능은 우리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것이다. 우리의 뇌는 시스템 1과 시스템 2에서 인공 시스템 1로 확장되었다. AI 시대에는 더 이상 좁은 역량을 이야기하고 인간을 관리의 대상으로 보아서는 곤란하다. 자유와 해방을 이야기해야 한다. 뇌는 이미 준비가 되어 있다. 옛것을 걷어내고 새것을 편안한 마음으로 맞이하면 된다. 우리가 원하고 만들어 가야 할 AI 시대는 소수에게만 ‘생각을 허락(permission to think)’하는 ‘디지털 테일러리즘’이 아니라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구상과 실행이 통합된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 전환’이다. ChatGPT에게 인공지능 시대 공산당 선언을 다시 써달라고 부탁해 보자.“잃을 것은 사슬이요, 얻을 것은 세계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가 아니고,,,, “잃을 것은 특이점이요, 얻을 것은 혁신이고 행복이다. 인간이여 더 놀고, 더 사랑하고, 더 배우라!” [AI시대에 인간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세미나 모아보기 1. 생성형 AI, 어디까지 왔는가 (1)기본 개념과 개발 현황 / 김재경 LAB2050 연구원 2. 생성형 AI, 어디까지 왔는가 (2)생성형 AI의 역량과 인간과의 충돌 / 김재경 LAB2050 연구원 3. AI 시대, 더 놀고, 더 사랑하고, 더 배우라 / 반가운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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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한 건 이상 발생하는 증오범죄
 최근 기사를 보면 인종차별 관련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이제는 인종차별의 대상이 흑인만이 아니라 우리가 속한 아시아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아시아인 혐오 범죄와 관련된 대표적인 사건이 지난 2021년 3월 17일에 일어났는데요, 미국 애틀란타에서 한 남성이 “아시아인을 다 죽이겠다”라고 말한 후 아시아인들에게 총을 쏴 8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피해자 중 4명은 한국인이었다고 하네요.  아시아 퍼시픽 정책기획위원회(A3PCON)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한인대상 증오범죄가 미 전역에서 최소 하루 한 건은 발생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더이상 흑인종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발생하는 인종차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아시안 차별의 시작  아시아 인종에 대한 차별의 시작을 먼저 살펴보자면, 19세기 서부개척시대 때에는 미국으로 이주해온 중국인들이 철도 노동자로 일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중국인 노동자의 비율이 점점 늘어나다가 1870년대 미국의 경제 악화가 왔고, 자국민주의가 강한 미국인들의 특성상 그 경제 불황의 화살이 중국인을 비롯한 아시아권 노동자에게 향하게 되면서부터 차별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이후로 중국인 노동자의 이민과 시민권을 불허하는 법안인 ‘중국인 배제 법안’이 1882년 체스터 A.아서 미국 대통령에 의해 통과되었고, 이를 계기로 미국 내에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국가에 대한 혐오적 정서가 점차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고 합니다.이렇게 국가에서 특정 인종에 대한 규제를 법으로 지정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YTN 채널] 와이즈맨 아시안 증오범죄 늘어나는 이유가 다 부러워서라고?? 현대의 아시안 차별  아시안 차별은 현대까지도 이어져오고 있는데요, ‘모범적 소수민족’ “아시아인들은 주류 백인 못지않게 잘 먹고 잘 사는데 무슨 차별을 받는다고?” 이러한 고정관념 때문에 아시아인들은 지나치게 성공만 지향한다, 이기적이다, 그래서 다른 인종들과 불화를 일으킨다는 고정관념이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2019년 인종별 미국인 가구 중위소득을 비교해보면 아시아계 미국인 가구의 중위소득이 백인보다 높은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이러한 모범적 소수민족의 형태는 반이민적 성향을 가진 미국인들에게 반아시아 정서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아시안 차별은 코로나 사건 이후에 더욱 증가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트럼프가 코로나 19를 ‘우한 바이러스, 쿵 인플루엔자’라고 칭하기도 했는데요, 여기서 쿵 인플루엔자는 중국의 무술인 쿵푸와 인플루엔자를 합친말입니다. 이러한 발언은 아시안을 대상으로 한 혐오나 차별을 조장한 발언으로 볼 수 있습니다. [YTN 채널] 와이즈맨 아시안 증오범죄 늘어나는 이유가 다 부러워서라고??  최근 K팝을 비롯한 각종 한류 문화들이 점점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인들에 대한 혐오 관념이 사라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이 참 아이러니 합니다. 최근에는 이런 아시안 혐오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의 한인들이 사이에서 호신술을 배우는 사람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동양인 혐오 범죄가 많이 일어나기에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2022.04.04. "스스로 지킨다"…호신술 배우는 한인 여성 는다. 출처 중앙일보 장수아 기자 한국 내 아시안 차별  그렇다면 아시아인, 그 중에서 한국인들은 단순히 피해자이기만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국가인권회 조사에 따르면 한국 사회에 인종차별이 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한국 거주 외국인의 68.4%가 매우 그렇다라고 답했습니다. 또한 차별의 이유가 국적, 인종, 피부색 때문이라고 답했는데요, 인종차별을 당하는 인종이 같은 이유로 다른 이들에게 차별을 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JTBC 채널] 차이나는 클라스 211회    가장 최근에 화제가 되었던 사건으로는 프로축구 울산 현대 소속 정승현, 박용우, 이명재, 이규성 선수의 SNS 내 인종차별 발언이 있는데요, 대화 중 동료의 피부색이 어둡다는 이유로 태국 선수를 빗대어 언급하며 대화를 나눴습니다. 이 사건으로 선수들에게 징계가 내려졌다고 합니다.   사실 이러한 인종차별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도 정말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아직까지도 이러한 말과 행동이 인종차별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존재하기에 발생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생각하기에 한국 내에서 발생하는 인종차별은 어느 정도로 심각하다고 느껴지시나요? 경험하거나 목격했던 사례가 있다면 함께 말씀해주세요.
차별금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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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마주한 질문'들']탈탄소화 전환과 지역의 과제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실천했던 노회찬 5주기를 맞이해 기후위기, 디지털 전환, 불평등 심화 등 복합위기의 시대에 우리가 마주한 ‘질문’들을 나누며, 한국 사회를 진단하고 진보적인 대안을 고민하는 자리를 준비했습니다. 이번 심포지엄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행사는 노회찬재단 공식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됩니다👉심포지엄 안내 보러가기 http://hcroh.org/notice/462/ 탈탄소화 산업전환과 지역의 과제 남종석(경남연구원 연구위원)   1. 글로벌 공급망의 교란, 기후위기, 한국경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는 장기침체 국면에 진입했다. 1980년대 이후 세계경제성장을 추동한 힘은 진전된 무역자유화와 자본 이동성의 증대였다. 이른바 신자유주의적 금융세계화를 통해 선진국 기업들은 자유롭에 역외투자를 실행하면서 신흥시장이 성장했으며, 교통혁명 및 통신혁명에 힘 입어 세계 경제는 점점더 상호의존적이 되고 공급망(supply chain)을 통해 공급비용은 크게 감소했다. 특히 1990년대 중국의 개방화와 함께 세계의 공장이 되면서 글로생 경제는 크게 성장했다. 그러나 2009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는 장기 침체 국면으로 진입했다. 주요국들은 양적완화, 제로금리 정책 등 비전통적인 거시경제 정책을 통해 총수요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려야 했다. 그 와중에 코로나19 위기가 폭발하면서 세계경제는 동시에 셧다운이 되었으며, 이는 다시 중앙은행의 발권을 통한 경기부양을 하도록 만들었다. 더불어 중국경제의 급속한 성장, 글로벌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증대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이뤄지면서 세계는 점차 경쟁하는 진영간 갈등으로 균열되고 있으며 군사적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이 중국의 성장을 견재하기 위해 첨단산업(ICT, 바이오 등)과 미래자동차 산업에서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시도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은 균열되고 있으며 핵심소재의 확보, 기술적 지대의 독점, 진영내 공급망 구축 등을 위해 무역장벽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는 공급비용을 높여 비용인상형 인플레이션의 조건이 된다. 더불어 기후위기로 인한 주요국들의 대응이 강화되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이대로가 면 비가역적인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이는 탈탄소화를 강제하며, 산업-수송체계-건물 등 산업 전반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발전산업의 경우 국가에 따라 태양광발전은 전주기 균등화 원가에서 석탄이나 원자력 발전비용보아 낮아진 곳도 있지만 한국처럼 그와 같은 원가인하고 녹녹하지 않은 국가도 있다. 또한 자동차-조선-항공-건설기계 등 동력이 필요한 모든 곳에서 탈탄소화는 일정에 올라있다. 철강와 석유화학 같은 탄소배출 비중이 큰 산업은 원천기술의 변화(수소환원제철)와 새로운 소재개발(코발트, 니켈, 흑연, 희토류 등의 공급망 구축 등)이 중요한 과제로 요구된다. 이에 적극적으로 적응하는 국가들은 새로운 시장을 주도할 것이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화선연료 기반 설비의 좌초자산화로 세계시장에 퇴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더불어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모든 산업에서 필요한 신기술은 크게 증가할 것이다. 이와 같은 동력체계의 변화는 제품의 기술적 기반, 생산과정 전체의 변화를 요구한다. 포괄적으로 보아 탈탄소화 전환은 한편으로 새로운 기술혁명을 요구하면서 동시에 기존 산업에서의 비용인상 요인으로 작용한다.   2. 한국경제와 지역산업의 탈탄소화 한국경제는 지난 50년간 눈부신 성장을 지속해왔다. 세계시장에서의 점유율을 꾸준히 증가시키면서 한국은 1944~2015년 사이 1인당 GDP 성장률과 GDP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의 성장률이 가장 큰 국가가 되었다. 2005년~2018년 사이 동유럽 국가들을 제외하고 OECD 국가 중 노동생산성 상승률이 가장 높은 국가이며 이스라엘과 함께 실질임금 상승률도 가장 높은 국가였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 세계경제의 정체 및 무역수요의 증가율 둔화와 함께 한국경제의 성장률도 꾸준히 하락했으며, 2019년 이후 세계경제성장률을 밑도는 ‘선진국’이 되었다. 더불어 한국은 탄소배출 비중이 높은 중후장대형 중화학공업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는 그만큼 탈탄소화 전환의 과제가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는 동시에 위기이자 기회이기도 하다. 위기라고 한다면 그것은 탈탄소화는 더 많은 비용의 청구서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대규모의 태양광발전단지를 조성하기에 적합하지 않고, 해상풍력을 확대할 수 있지만 ‘바람의 질’이 그렇게 좋은 지형을 갖고 있지도 않다. 더군다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필용성을 느끼지 못하는 집단이 집권을 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투자(태양광발전관련 금융부실 조사)를 억제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비중도 주요국에서 가장 작고, 관련 제도의 전환도 지체되고 있다. 기업들은 한국에서 신재생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한다면 해외직접투자를 통해 생산경로는 변경시킬 것이다. 이것은 한국 핵심 제조업의 탈산업화(역외 이탈)를 의미한다. 이미 현대자동차,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들이 해외직접투자 비중을 비약적으로 증가시키고 있다. RE100이 무역장벽을 강화시키는 수단으로 작용할 것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유럽이나 미국은 한국보다 이에 훨씬 앞서 있으며, 동시에 이를 무역 규제의 수단으로 사용하겠다고 천명한 상황이고 로드맵도 구체화되어 있다. 한국은 수출기업들이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요구하고 있지만 현 정부는 원전에 맹목이다. 기회 요인도 있다. 한국 제조업은 첨단산업(ICT분야)과 중후장대형 중화학공업(조선, 석유화학, 철강, 기계산업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ICT분야가 발전되어 있어서 한국 제조업의 디지털전환은 다른 경쟁국들에 비해 결코 경쟁력이 뒤처지지 않는다. 자동차산업의 경우 현대자동차의 전기자동차, 수소자동차 경쟁력은 테슬라를 바짝 추격하는 수준이다. 어떤 부분에서는 더 좋다. 전기자동차에서 현대기아차는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 강국인 독일과 일본과 비교해서도 뒤처지지 않는다. 중화학공업에서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은 중국에 거의 추격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조선산업에서 환경기준 강화(온실가스 규제 강화: 탄소,이산화황 등)로 인해 LNG 추진선 및 LNG벙커링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키면서 조선업을 다시 살리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서 한국은 높은 경쟁우위를 나타낸다. 발전산업의 경우 가스터빈제조, 풍력터빈제조에서 한국은 추격자이지만 기술적 격차가 크다고볼 수 없다. 두산중공업은 이 분야에서 신규주자이지만 기술진보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에서는 기계산업 및 철강산업, 소재산업이 동시에 구축되어 있기 때문에 발전산업에서 요구하는 주요 소재를 국내에서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어서 성장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다만 발전산업의 경우 그동안 국내수요가 부재했기 때문에 ‘실행을통한 학습’을 매개로 한 기술역량 축적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고, 이것이 지멘스나 GE, 미츠비시 등 주요 경쟁기업들에 비해 기술적으로 뒤처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1990년대 이후 포스코는 고부가가치 철강 생산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철강산업의 탈탄소화의 기술표준을 선도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아직 해결해야할 기술적 과제가 많으며, 갈탄보다 수소공급 비용이 크기 때문에 비용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종합적으로 말해 탈탄소 산업전환은 중화학 공업의 탈탄소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우연하게도 이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이 기술적인 선두주자이다보니 탈탄소화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다시 새로운 동력체제에서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수단이 되며, 저가격 경쟁자들과의 격차를 낼 수 있는 기회요인이기도 하다. 동남권은 앞서 논한 한국 중화학 공업의 중심지이다. 포항(제철산업)-울산(경주 포함)-부산-창원(김해 포함)-사천-여수광양으로 이어지는 단지에는 제철산업, 석유화학산업, 자동차산업-기계산업(발전산업)-조선산업 중심지다. 중국경제의 부상, 중위기술산업에서의 경쟁우위 약화, 전세계적인 동반침체, 업황주기 등이 겹치면서 이 지역은 지난 10년동안 제조업 음의 성장을 지속해 왔다. 그에 따라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층 인구 유출도 지속되어왔다. 최근 동남권 제조업이 조금씩 살아나는 데는 조선산업이 부활하면서 철강수요 증대, 기계(부품)산업 수요 증가, 금속산업(2차금속)이 동반 증가하기 때문이다. 앞서 썼듯이 조선사업은 국제해사기구의 온실가스 규제 강화에 따른 것이다. 발전산업의 탈탄소화는 두산중공업 등의 침체를 이끌었지만 동시에 수소혼소터빈 개발-풍력터빈 개발 등을 통해 두산중공업은 미래성장 분야를 새롭게 개척하고 있다. 포스코는 음극재, 양극재와 같은 배터리 핵심소재 생산을 통해 미래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탈탄소화는 동남권 산업의 구조고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상풍력수요 증가는 부유체 시설, 플랜트, 터빈, 타워 등의 수요를 증가시키며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탈탄소화 전환이 산업적으로 동남권의 새로운 성장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3. 무엇을 할 것인가 산업측면에서 탈탄소화는 새로운 기술혁명을 요구한다. 1찬 산업혁명은 석탁의 산업활용과 함께 시작되었고, 2차 산업혁명은 석유의 사용과 함께 성장했다. 디지털화를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하지만 정확히 말해 그것은 3차 산업혁명(정보통신혁명)의 급진화라 할 수 있다. 반면 탈탄소화는 새로운 동력체제에 의한 제품, 제조과정, 에너지 체제 전체의 변화를 요구하기 때문에 4차산업혁명이라 할 수 있다. 현재는 산업의 디지털전환과 탈탄소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국면이다. 그리고 지구온난화가 지구생태계에 가하는 위협은 비가역적인 것이기 때문에 탄소배출을 줄이는 요구는 인류전체의 생존의 문제와 직결된다. 그러므로 급진주의자들은 다음과 같은 현실주의적 관점을 지녀야 한다고 판단한다. 첫째, 근본주의 태도를 버려야 한다. 필요하다면 태양광 발전단지를 대규모로 조성하기 위해 개발이 제한된 숲의 일부를 용도변경할 수 있다. 녹지는 국내 정책으로 조성할 수 있지만 지구온난화는 비가역적이기 때문에 우리는 어떻게든 이에 대응해야하기 때문이다. 원자력 발전은 위험하니 신규 확대는 금지하고, 태양광발전시설은 녹지보호를 위해 제한하며, 화석연료발전은 탄소배출의 주범이기 때문에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그럼 전기는 어디서 오나! 둘째, 토건주의/대기업 비판도 가려서 해야 한다. 해상풍력이든, 육상풍력이든 대규모 단지 조성은 대규모 토건 사업과 맞물려 있으며 대기업의 참여도 필수적이다. 대규모 해상풍력단지 조성은 엄청난 규모의 투자(1GWH 설비에 약 6조원 투자)되며 REC 포함 발전단가는 매우 높다. 건설과정에서 대기업(글로벌 기업 포함)의 엄청난 이윤창출 기회를 준다. 그래도 해야한다. 대기업을 적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그들이 탈탄소화 산업, 건설에 투자하도록 이윤 기회를 주되, 공공이 관리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토건이 나쁜게 아니고 이를 통해 경제가 성장하는 것도 나쁜 것은 아니다. 반대가 능사가 아니라는 말이다. 셋째 비용의 지불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한국의 경우 태양광 발전시설이든, 풍력이든 발전단가가 화석연료 발전이나 원전보다 비싸다. (원전의 경우 ‘전주기 발전단가’가 태양광발전보다 낮지는 않을 것이다. 고준위 폐기물 처리 비용 및 원전이 지닌 잠재적인 비용까지 고려하면 그렇다. 그러나 현재 원전을 통한 전기 보급 가격에는 이비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당연히 발전공기업이 전기를 공급한다고 해도 국가든, 개인이든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세금으로 하든, 직접 전기료로 하든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래야 재생에너지 투자를 늘릴 수 있고,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발전시설을 단기적으로, 장기적으로 폐쇄하거나 대폭 축소할 수 있다. 모든 것을 국가 책임으로 물어서는 안된다. 국가 책임을 묻더라고 결국 가계가 세금을 내는 주체이기 때문에 가계의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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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어디까지 왔는가 (2)생성형 AI의 역량과 인간과의 충돌
A.I.C.E. 세미나 : AI시대에 인간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 - 김재경 LAB2050 연구원 세션 *이 글은 2023년 6월 28일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위 영상은 2023년 6월 13일에 LAB2050이 개최하였던 ‘AI시대에 인간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세미나에서  발표의 인트로로 사용되었다. 나는 기존에 영상 제작을 따로 공부하거나 배워본 적이 없는데도, 사람 얼굴에서 목소리에 맞게 입까지 움직이는 영상을 40분만에 만들 수 있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앞서 제작한 AI 영상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 제작되었다. 혁펜하임 유튜브‘10분만에 "말하는 AI 아바타" 만들기! (보면서 따라해보세요)’ 에서 아이디어 획득 ChatGPT-4 플러그인 ‘Photorealistic’ 을 사용해서 이미지생성 AI인 ‘Midjourney’에 활용할 프롬프트 생성 Midjourney AI를 사용해 원하는 화자 이미지 획득 영상에서 AI가 읽을 스크립트 직접 작성 네이버 클로바보이스 AI 활용, 스크립트와 화자 이미지에 맞는 목소리로 음성 생성 Studio D-ID AI 활용, 영상과 스크립트를 합치고 영상에 맞게 입모양 구현 이 중에서 1번과 4번은 생성형 AI와 직접 연관이 없는 단계다. 생성형 AI의 역량과 관계가 있는  2,3,5,6번을 순서대로 보며 생성형 AI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1. 생성형 AI에 날개를 달아주는 플러그인 -플러그인(Plugin): 플러그인은 AI의 기능을 확장하거나 특정 작업에 대한 AI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도구입니다. 플러그인은 AI의 학습 데이터나 알고리즘에 직접적인 변화를 주지 않지만, AI가 특정 작업을 처리하는 방법을 변형하거나 확장시키는 역할을 합니다.(ChatGPT의 답변)AI에 있어  플러그인은스마트폰의 ‘어플’과 같은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에 우리가 어플을 깔아 쓰듯이, 생성형 AI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플러그인을 설치하여 사용할 수 있다. AI영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반이 되는 이미지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미지 생성 AI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미지 생성 AI로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은 그림을 많이 그려봤거나 이미지 생성 AI를 많이 써보지 않았으면 쉽지 않다.  ChatGPT에는 이미지 생성 AI인 ‘Midjourney’에 입력할 프롬프트(명령) 생성을 도와주는, ‘Photorealistic’이라는 플러그인이 있고, 나는 이를 활용하였다. 프롬프트를 활용한 결과물은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링크만 입력하면 링크에 있는 pdf 내용에 대해 분석하여 여러 대답을 해줄 수 있는 플러그인, 유튜브 등 링크에 있는 영상의 내용을 텍스트로 요약해주고 마찬가지로 질문에 대답해주는 플러그인, 기존 ChatGPT의 약점으로 꼽히던 수학 연산과 그래프를 그려주는 Wolfram등 ChatGPT에는 다양한 플러그인이 존재한다. 플러그인을 사용해보면 짧은 시간에 알고자 하는 영상이나 텍스트를 요약하고 공부할 수 있어 편리했지만, PDF의 결론 부분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영상에 대한 요약이 같은 내용으로 멈추지 않고 반복되어 출력되는 등 아쉬운 점도 있었다.세미나를 진행한 2023년 6월 13일에는 총 388개의 GPT-4 플러그인이 존재했는데, 2주가 지난 6월 28일 현재 총 585개의/8]7 플러그인이 존재할 정도로 플러그인 도입 속도가 빠르다. ChatGPT외에도 Bard, 뤼튼 등의 생성형 AI 플랫폼도 플러그인 서비스를 준비중이다.2. 원하는 결과를 생성하기 위한 프롬프트의 중요성과 이미지 생성 AI  -프롬프트(Prompt): 생성형 AI에서 프롬프트는 AI가 반응하거나 답변을 생성하기 위한 입력 또는 질문입니다. 프롬프트는 주로 사용자가 AI에게 주는 명령이나 질문의 형태를 띕니다. 예를 들어, "오늘 날씨는 어떻게 될까?" 또는 "피자 만드는 법 알려줘" 등이 프롬프트의 예가 될 수 있습니다(GPT-4대답).프롬프트는 ChatGPT4의 설명만 놓고 보자면 생성형 AI를 다룰 때 별로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질문’이 무엇인가에 따라 생성형 AI의 응답은 크게 바뀌는데, 두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첫 번째 사례는 ChatGPT4로 얻을 수 있는 인스타그램 카드뉴스 문구 작성이다. 첫 번째에서는 그냥 ‘기본소득 카드뉴스 문구’만 뽑아달라고 한 결과이고, 두 번째 이미지의 경우 ‘퍼블리’라는 직장 생활 플랫폼에서 얻을 수 있는 프롬프트를 이용해 기본소득 카드 뉴스 문구를 짜달라고 부탁한 결과다(퍼블리가 유료이므로, 프롬프트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두 번째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프롬프트가 정교할 경우 카드뉴스의 내용도 더 상세하고, 각 슬라이드의 해시태그와 함께 추천하는 이미지까지 함께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프롬프트는 생성형 AI를 다룰 때 매우 중요해서, 앞서 소개한 국내 AI기업 뤼튼도 최근 국내 1호 프롬프트 엔지니어를 고용하기도 했다. 두 번째 사례는 이미지 생성AI인 ‘Midjourney’의 출력 결과 차이다. 이 이미지는 앞서 본 AI 동영상에 쓰이기 위해 생성하였다. ‘세미나를 진행하는 날카로우면서도 호감형인 여성’이미지를 원했는데, 왼쪽의 이미지들도 분명 퀄리티는 좋지만, 내가 원하지 않는 만화 그림체도 있고, 맨 왼쪽 위 이미지는 세미나랑 무슨 연관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미지 생성을 위한 프롬프트를 고급스럽게 바꿔주는 ChatGPT4 플러그인인 ‘Photorealistic’을 사용하여 얻은 프롬프트를 Midjourney에 입력한 결과, 오른쪽과 같은 이미지들을 얻었다. 조금 더 원하는 이미지를 프롬프트의 변화를 통해 얻을 수 있었다. 생성형 AI들의 성능은 뛰어나서, 일반인들의 경우 AI가 생성한 이미지인지, 인간이 그린 이미지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다. 위에 링크를 건 유튜브 영상은 전직 웹툰작가인 유튜버가 AI가 그린 그림인지 사람이 그린 그림인지 판별하는 영상이다. 여러분들은 해당 영상에서 나오는 그림을 AI가 그렸는지, 사람이 그렸는지 구별할 수 있는가? 3. 마블 영화에도 쓰이는 비디오 생성 AI AI 영상에 쓰일 이미지를 여러 AI를 사용하여 만들었으니, 이제는 영상에 들어갈 소리를 만들 차례다. 특정 목소리로 텍스트를 읽어주는 음성 AI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는 영상을 만드는 과정에서 참고한 유튜브에서 알려준대로 네이버 클로바보이스를 활용하였다. 여러 목소리 중에서 내가 만든 발표자 이미지와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목소리를 골라, 준비한 스크립트를 입력하여 원하는 음성을 획득했다. 내가 원하는 스크립트를 읽어 줄 사람의 이미지와 스크립트를 읽는 목소리를 모두 확보했으니, 이제 둘을 조합해 원하는 영상을 만들기만 하면 된다. 둘을 합쳐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 Studio D-ID라는 영상 제작 AI를 활용하였다. 왼쪽 아래에서 준비된 이미지를 활용할 수도 있지만 내가 생성한 이미지를 넣고, 오른쪽에 내가 준비한 음성을 넣어 최종적으로 AI 영상을 만들었다. 영상 제작도 거의 안해보고, 성우 관련된 경력이 없는 내가 혼자 AI들을 사용해 영상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생성형 AI의 역량은 이미 상업적 영화 제작에 충분히 쓰일 수 있을 정도이다. MIT Technology Review의 기사에 따르면, 미국 디트로이트 소재 영상 제작 업체 웨이마크(Waymark)는 이미지 생성 AI로 12분짜리 단편 영화의 모든 장면을 생성하였다(영화는 유튜브에서도 볼 수 있다). 또한, 유명한 영화 제작사 마블은 디즈니 플러스에 최근 공개한 시리즈인 ‘시크릿 인베이젼’의 인트로 영상을 인공지능으로 만들었음을 밝혔다. 앞으로 점점 더 AI가 만든 이미지, 소리, 영상을 우리 주변에 보게 될 것이다.4. 생성형 AI, 인간과의 충돌 우리는 현재 생성형 AI가 가지고 있는 여러 역량 중 일부를 알아보았고, 실제로 여러 분야에서 인간의 일을 대신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하지만 생성형 AI가 여러 분야에서 쓰이고 또 인간의 일을 대신하는 만큼,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미지 생성AI의 경우, 기존 작가들의 그림을 훔치며 저작권 침해를 하고 있다는 지적을 가장 많이 받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국내 최대 웹툰 포털 네이버웹툰의 도전만화에서 AI 웹툰 보이콧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또한, 앞서 이야기했듯 생성형 AI가 만든 이미지는 인간이 그린 것인지 구분이 어려울 수도 있다. 실제로 세계 최대 사진전에서 AI가 만든 이미지가 우승을 차지하며 경력이 굵은 전문가조차 AI가 만든 이미지임을 구별하지 못할 수 있음이 증명되었다. AI 창작물에 AI가 생성했다는 워터마크를 의무화하는 방안, AI가 학습하는 데이터에 대한 저작권 논의 등이 시급한 이유다. 여러 분야에서 인간을 대신할 수 있는 AI. 그런 AI는 생명이 없기 때문에, 윤리의식 역시 없다. AI는 사전에 데이터세트를 학습하여 생성한 매개변수를 통해 입력에 대해 출력을 할 뿐이다. 이런 원리 때문인지, 생성형 AI에 관한 뉴스는 아니지만 군사 시뮬레이션에서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드론에 탑재된 AI가 인간을 살해하는 판단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생성형 AI가 활용된 AI 챗봇 서비스와 대화한 이후 한 벨기에 남성이 자살했다는 뉴스도 있었다. 여러 SF소설과 영화에서 경고했던, 통제하지 못하는 AI는 인간을 죽일 수도 있다. 위 이미지는 2023년 6월 28일 기준 ‘AI 일자리’라는 키워드로 구글에 검색한 결과이다. 큰 제목만 봐도, AI의 역량이 인간의 일자리를 뺏을지, 일자리를 더 늘릴지 세상은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세미나를 함께 진행했던 반가운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발표를 듣고 느꼈던 점은, AI는 ‘일자리’가 아닌 인간의 ‘일’을 대체한다는 점이다. 즉, AI가 인간의 일을 대체하기는 하지만, 인간이 어떻게 사회적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인간이 AI를 활용하여 일자리를 유지한 채로 생산성을 늘려 주4일제를 시행할 수도, AI에게 일자리를 뺏겨 인간 다수가 백수가 될 수도 있다.  AI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AI가 왜 위험한지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전문가는 많지 않고, AI가 위험하기 때문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말하는 전문가는 더더욱 부족하다. 생성형 AI의 작동 원리로 돌아가면, 입력(Input)이 있어야 출력(Output)이 있다. 프롬프트를 어떻게 입력하고, 플러그인을 어떻게 쓸지는 결국 인간이 결정한다. 입력과 출력을 세밀하게 조정하는 것도 인간이고, 출력물을 어떻게 쓸지 정하는 것도 인간이다. 결국 AI가 아군일지 적군인지는 인간이 하기 나름이라는 것이다.  식칼이 사람을 해칠 수 있다고 해서 우리는 식칼 소유나 거래를 제한하지 않는다. 위험성과 유용성을 일반적으로 알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사람을 칼로 찌르면 안된다는 사회적 인식을 공유하고 무고한 사람을 해치면 벌을 주는 법의 존재를 신뢰한다. 발전하는 AI의 역량에 대해 이야기하고 발전 방향과 규제를 모두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다. [AI시대에 인간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세미나 모아보기 1. 생성형 AI, 어디까지 왔는가 (1)기본 개념과 개발 현황 / 김재경 LAB2050 연구원 2. 생성형 AI, 어디까지 왔는가 (2)생성형 AI의 역량과 인간과의 충돌 / 김재경 LAB2050 연구원 3. AI 시대, 더 놀고, 더 사랑하고, 더 배우라 / 반가운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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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띠온김에세계일주] 부엔 비비르(Buen Vivir)한 볼리비아 이야기
동네 주민이 제일 좋아하는 와인을 샀다. 오늘도 잔치다. 동료 호르헤는 코카잎을 씹으며 코카 한 줌과 와인 반 잔을 마당에 뿌리며 ‘파차마마(Pachamama)’를 위하여, 라고 외친 뒤 이제 본인의 와인잔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은광산이 있는 포토시 광산에 갔다. 한창 작업중이던 광부를 위한 담배, 코카잎, 도수 95도의 술을 선물로 챙겨갔는데 갱도를 따라 가장 안쪽에 있는 ‘엘 티오(El tio)’에게 먼저 나누어주었다. 엘 티오(El Tio)와 파차마마를 위해서란다.  볼리비아에서 가장 좋아했던 작가 마마니 마마니(MAMANI MAMANI)는 안데스 문화의 토속적인 요소를 담아 볼리비아와 볼리비아 원주민 아이마라족의 세계, 잉카 문명을 다채로운 색깔들로 표현해낸다. 마마니 마마니 세계관의 중심엔 당연하게도 파차마마가 있다.  이쯤되면 안 궁금해질 수 없다. 대체 파차마마가 뭔데? 부엔 비비르(Buen Vivir)한 볼리비아 이야기 볼리비아엔 세상에서 가장 높은 수도가 있다. 세상의 거울이라는 유명한 관광지 ‘우유니 사막(Salar de Uyuni)도 있다. 그리고 세계 최초로 자연의 권리를 명문화한 어머니 지구법(Law on the Right of Mother Earth)이 있다!  이미 눈치 채셨을 수도 있지만, 파차마마(Pachamama)는 원주민어로 어머니 지구를 뜻한다. 볼리비아는 다수의 국민이 가톨릭신자이지만 라틴 아메리카에서도 국민의 65%가 원주민인 원주민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로 원주민들의 토속 신앙과 종교가 공존한다.  볼리비아 국민은 파차마마, 어머니 지구의 보호 아래 안식과 평화를 찾을 수 있음을 믿으며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고 균형을 이루는 삶의 방식과 철학을 이해한다.  다시 돌아와 볼리비아는 파차마마, 어머니 지구를 위한 법을 만들었다. 2011년 최초로 ‘신헌법’에 자연과 생물의 법적 권리를 인정하는 ‘자연권’을 어머니 지구법으로 명문화한 것이 바로 그 법이다.   볼리비아는 어머니 지구법을 통해 어머니 지구는 권리를 가진 생명체 시스템으로 보며, 자연과 인간의 공존과 생태적 균형, 모든 생명체의 안녕을 증진하기 위한 권리 존중이 필요함을 법으로 명시하고 관련 국가 정책을 어머니 지구의 권리를 중심으로 구현하고 실행하고있다. 볼리비아는 왜 어머니지구법을 제정하게 되었을까.  그 질문을 거슬러 올라가면 많은 이유들 중에 부엔 비비르(Buen Vivir)가 있다.  부엔 비비르(Buen Vivir)는 ‘좋은 삶’, ‘잘살기’, ‘참살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몇 세기 전 안데스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던 에콰도르의 케추아, 볼리비아의 아이마라 원주민들은 각자의 언어로 ‘충만한 삶’이라는 뜻을 담고 인간이 자연과 동등한 관계를 맺어 조화와 균형을 이루며 사는 것을 뜻하는 수막 카우사이(Sumak Kawsay), 수막 카마냐(Sumak Qamaña)에 원주민의 지식, 실천, 조직을 아울러 담았다. 그리고 이는 현대에 와서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는 ‘좋은 삶’, ‘잘살기’, ‘참살이’라는 뜻을 가진 부엔 비비르(Buen Vivir) 또는 비비르 비엔(Vivir Bien)로 번역되었다. 볼리비아는 다국민국가로 세계에서 공용어가 37개로 가장 많은 국가다. 볼리비아에 그만큼 다양한 원주민 공동체가 있지만 볼리비아 원주민은 가장 소외받는 취약 계층으로 이전까지 보호와 지원 정책이 거의 전무하다 싶이 하였다. 그러나 2000년대 세계 금융 위기와 맞물려 볼리비아의 상황이 점점 악화되며 무분별한 개발로 삶의 터전을 잃고 생계의 위협마저 느낀 원주민들은 국가에 보호와 지원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분노와  반발이 점점 거세어 지던 2006년, 볼리비아 국민의 변화 요구에 부응하듯 볼리비아 아이마라족이자 코카재배 농민이었던 에보 모랄레스(Evo Morales)가 최초의 원주민 대통령으로 집권하게 되었다.(참고로 그는 2019년 부정선거로 사임하기 전까지 무려 13년동안 장기 집권을 하였다!)  원주민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Evo Morales)와 소속 정당인 사회주의운동당(MAS, Movimiento al SocialismoInstrumento Por la Soberanía de los Pueblos)은 원주민 보호와 생태계 보전, 사회정의 실현을 고민했다. 볼리비아의 계속되는 정치, 사회적 불안정, 극심한 빈곤과 불평등의 역사를 회복하고 천연자원을 보유했지만 무분별한 자원 추출로 생태계가 파괴되고 지역주민의 터전이 위협받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 필요했다.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본인들의 삶의 방식과 지식, 철학인 부엔 비비르는 그런 의미에서 자연스럽게 국가 철학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오랜 전통을 상기했고 이어가기로 한 것이다.  원주민의 삶의 방식과 철학을 담은 부엔 비비르를 국가와 국민을 위한 담론으로 채택하고. 볼리비아 중장기 국가 계획에 부엔 비비르를 명시하고 관련 정책들을 구현하고 실행했다. ‘어머니 지구법’은 그 계획의 일환으로 부엔비비르와 가장 관련 깊은 법이라고 할 수 있다. 부엔 비비르를 더 깊숙히 들여다보면 주요한 세가지 원칙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공동체주의’, ‘ 균형’, ‘상호보완’이다. 각각의 원칙들은 다음과 같다.  ‘공동체 주의’는 개인을 귀속시키는 것이 아닌 사회적 연대를 강조하며 전체 사회의 관점에서 개개인이 행복해지는 방향을 이야기 한다(구경모 외, 2016). ‘균형’은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추구하는 것이 목가적인 생활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더 오래 살거나 더 많이 가지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써의 성장이 아닌 균형을 추구하고 강조한다(Pablo Solon, 2018).‘상호보완’은 우리 모두 절대로 같아질 수 없으며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존중하고, 오히려 각각의 차이와 개성으로 인한 다양성이 전체 균형을 이루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이다(Pablo Solon, 2018). 부엔 비비르의 ‘공동체 주의’, ‘균형’, ‘상호보완’의 세가지 원칙을 통해 살펴보니 부엔 비비르야말로 기후재난, 생태계 파괴, 공동체 해체, 분열된 국제 사회가 현재 주목하고 논의와 실천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생태적 전환 담론이라는 생각이 든다.  볼리비아는 파차마마의 보호 아래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이루어가기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실천을 이어가고 있고 부엔 비비르 자체를 생태적 전환 담론으로 바라보고 논의와 실천을 해나나가는 학자와 활동가들이 늘고있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멀어보인다.  이 멋진 담론에 대해 무궁무진한 이야깃거리와 가능성이 숨겨져 있는데 말이다! 파차마마로 시작해 부엔 비비르로 글을 맺긴 하지만, 파차마마의 정체성으로 부엔 비비르. 즉, 좋은 삶, 참된 삶을 이루어나가는 것을 보면 모든 것은 어머니 지구 아래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부엔 비비르가 원주민 공동체 기반의 삶의 방식과 철학이라는 기원과 라틴아메리카 태생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넘어 생태적 전환 담론으로써 더 활발한 논의와 실천을 이어가기를 바라며 지금 이 순간, 당장의 코카와 와인은 없지만 크게 외쳐본다.  ‘파차마마(Pachamama)’를 위하여! [참고문헌] 구경모 외. (2016). 「라틴아메리카 원주민의 어제와 오늘 : 라틴아메리카 원주민의 역사와 세계관」. 부산. 산지니 파블로 솔론 외. (2018). 「다른 세상을 위한 7가지 대안」. 서울. 착한책가게. 여러분의 '좋은 삶', '참된 삶' 부엔 비비르(Buen Vivir)는 무엇인가요? '좋은' 삶과 '참된' 삶이 막연한 이야기 같기도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여러분에게도 묻고 싶습니다!
생태 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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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도약계좌’로 정말 청년은 도약할 수 있을까?
청년도약계좌가 가입 신청자 70만명 이상을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청년도약계좌’는 청년층의 자산형성을 돕기 위한 정책금융상품으로 5년간 매달 70만원을 적금하면 정부 지원금(월 최대 2만4000원)을 보태 5000만원의 목돈을 모을 수 있는 상품입니다. 총급여 6000만원 이하·가구 중위소득 180% 이하 조건을 충족하는 청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5년간 매달 70만원을 부어서 5000만원의 목돈을 얻을 수 있다면 정말 솔깃한데요. 금리만 봐도 시중은행 상품보다 유리한 부분이 많아 보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매달 70만원의 납입금액을 낸다고 생각하면 만만찮은 일이기도 합니다. 청년들이 첫 직장에 취업할 당시 임금(수입)은 월 20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67.9%에 달합니다. 청년 10명 중 7명은 첫 일자리 초봉이 200만원 미만이라는 것입니다. 청년도약계좌는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출변수가 큰 만 19~34세 청년 중에 월 70만원의 부담을 쉬이 감당할 청년은 많지 않아보입니다. 3년은 고정금리지만 2년은 변동금리라는 점도 변수입니다. 청년을 앞세운 상품에는 ‘청년특혜’라는 꼬리표도 심심지 않게 보게 됩니다. 하지만 실제로 청년상품의 혜택을 유심히 살펴보면 혜택받을 수 있는 청년의 범위가 매우 적다는 것을 알게 될 때가 많습니다. 실제로 연 최고 10% 금리 정책 상품이었던 ‘청년희망적금’의 중도해지자가 70만명을 육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문재인 정부 당시 만기 2년 동안 매달 50만원 한도로 납입할 경우 정부 지원금(저축 장려금)까지 합쳐 연 10% 안팎의 금리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이었습니다. 납입기간은 3년 혹은 5년이었는데요. 출시 당시 앱이 마비되는 등의 뜨거운 관심이 모아졌지만 고물가·고금리에 저축 여력이 줄자 지출 변수가 많은 청년들이 대거 중도 포기하는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한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납입 한도가 높을수록 포기 확률은 적었다는 사실입니다.  또 다른 예로 윤석열 대통령의 대표적인 부동산 공약인 청년 원가주택은 ‘2030 청년층’을 대상으로 공공분양주택을 건설원가 수준으로 공급하겠다는 공약인데요. 분양가의 20%만 내고 나머지 원리금은 장기 상환할 수 있는 조건입니다. 그러나 청년 원가주택 분양가가 3억원이라고 가정하면 20%인 60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2억4000만원을 청년들이 조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즉 목돈이 없는 청년들은 지원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애초에 여유가 있는 청년들이 혜택을 보는 금수저를 위한 꼼수 증여 상품이라는 말도 과언이 아닙니다. 청년들의 현실을 생각하여 실효성을 고민하고, 촘촘한 정책을 짤 필요성이 있어 보입니다. 이렇게 청년 중심 상품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면 청년층이 혜택을 못 받는 경우도 생겨나지만 혜택이 소모되는 모습을 보고 다른 조건은 충족되지만 단지 ‘나이’ 때문에 밀려나는 상위 연령층들의 불만도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또한 청년상품들이 정책마다 연령제한이 제각각인 점도 논란을 부추깁니다. 실제로 직장인 김◯◯(40)씨도 “나도 MZ세대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제외되고 나니 ‘되고 안되’고를 떠나 ‘넌 아니’라고 배제하는 느낌”이라면서 “세대별로 금융 혜택, 정책들을 마련하겠다고 하지만 기왕 고심하고 내놓는 정책이라면 좀더 포괄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정책을 내놓는게 낫지 않을까”라고 의견을 전하기도 하였습니다. 부정적인 여론이 커질 경우 청년의 잘못은 아니지만 청년의 혜택이 점차 줄어들 위험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성장시대 나라의 미래를 담당하는 청년들을 위한 정책은 꼭 필요하고 넓어져야 합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지난해 6~7월 국내 19~34세 청년 403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진행한 결과, 청년 3명 중 1명은 자신을 교육 빈곤층(27.8%), 주거 빈곤층(31.3%)으로 여긴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으며, 응답자의 80% 이상이 내 집 마련의 필요성은 있다고 했으나 10명 중 7명은 자신의 소득만으로 집을 장만할 수 없기에 부모의 지원이 필수라고 답했습니다. 청년을 위한 정책이 오히려 청년들에게 ‘희망고문’이 되어 가고 있는 걸까요? 더 많은 청년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정책 설계 시 더욱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또 다른 의견이 있다면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참고 기사(아래)> - '금리 10%' 청년적금 68만명 중도해지…가입자 4명 중 1명꼴/ 연합뉴스- 졸업 후 11개월 ‘백수’… 취업문 뚫어도 ‘박봉’ / 아시아투데이- 청년층 자금 여력 부족…금수저에 혜택 집중 우려 / 대한경제- “이틀 만에 16만 명 이상 몰렸다는데.. ” 누군 어렵고, 누구는 충분해서? / jibs 뉴스- [가난해지는 청년들] ㊤ 취업·주거난서 시작된 청년 빈곤…노후 파산 악순환으로 / 오피니언 뉴스
새 이슈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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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증주의와 협약주의의 이분법을 넘어
이 글은 “이기홍, 2019, [사회과학의 철학적 기초], 한울"의 논의에 기초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사회조사방법론’이라는 이름으로 정형화 되어 있는 사회를 분석하는 방법을 다루는 한 흐름은, 실증주의에 입각하여 서술되어 있습니다. 특히 ‘양적 방법’을 다룰 때 더욱 그러합니다. 양적 방법만을 활용하는 것의 한계를 지적하며 ‘질적 방법론'이라는 별도의 연구방법을 이야기 하지만, 양적 방법과 질적 방법의 이분법적 구분 자체의 문제나 두 방법론이 경험주의 철학의 관점을 공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대체로 문제제기 하지 않습니다.근대의 한 축인 ‘과학혁명’의 영향 속에서 철학자들은 (자연)과학의 성과가 어떻게 가능했는지를 철학적으로 정리하고자 하였고, 이는 과학철학으로 불리게 됩니다. 사회과학은 자연의 일부인 인간들, 그리고 인간으로 이루어진 사회 또한 과학적으로 연구 될 수 있다는 믿음 아래에서 성립하였습니다. 그리고 사회에 대한 과학이 가능하다는 생각의 주류는 경험주의-실증주의로 이어져 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사회에서는 지속적으로 같은 결과값을 가지게 되는 반복적인 사건과 사건의 결합으로서의 법칙을 발견할 수 없었고(혹은 어려웠고), 인간의 자유의지/자율성의 독자적인 강조에 입각한 경험주의-실증주의에 대한 비판은 그것을 거의 무너뜨리다시피 하였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사회과학은 불가능하다'라는 관점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는 자연객체를 다루는 자연과학과 인간의 자유의지를 다루는 인문학/철학/해석학의 이분법적 구분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과학’을 애써 부여잡으려고 하는 입장은 자연과학과 철학 사이에서 대안없이 무너진 주류적 관점을 애써 부여잡고 있는 셈입니다. ‘사회조사방법론’의 지속은 이를 상징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많은 방법론에 관한 논의들을 지금도 계속 이어져 오고 있지만, 실증주의를 대체하고 있지는 못한 상황입니다.이 글에서 방대한 (사회)과학철학 논의를 깊게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수많은 사회과학 학문들에서 공유되고 있는 실증주의/경험주의, 그리고 그의 대척점에 서 있는 협약주의를 구분하고 두 관점의 난제들의 핵심을 ‘수박겉핥기 정도’로 함께 공유해보고자 작성합니다. 이는 사회를 좀더 제대로 들여다 볼 수 있는 ‘유일한 안경’이 아닌 ‘여러 안경들'의 가능성을 말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실증주의와 그에 대한 비판 실증주의 (사회)과학철학에 의하면 ‘형식논리적 진술’과 ‘검증할 수 있는 경험적 진술’만이 정당한 지식입니다.(논리실증주의) 이러한 관점에서 경험자료와 관련한 논리적인 보편적 진술을 추구합니다. 실증주의에서 이론적 용어는 관찰가능한 용어로 환원될 수 있어야 하며, 그렇지 않은 이론적 서술은 비과학적인 것으로 배제됩니다. 실증주의는 논리실증주의, 반증주의를 거쳐 가설연역적 방법, 포괄법칙적 설명모형에 이르게 되며 과학에 대한 표준적 견해, 법칙적 설명의 정통으로 불리게 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습니다. 실증주의에서의 ‘법칙’은 ‘사건과 사건의 결합’으로 여겨지며, 이는 ‘관찰된 규칙성의 서술’입니다. 즉 경험의 귀납적 일반화의 산물인 것입니다. 이러한 실증주의의 관점에서는 경험이 두 가지 특권적 지위를 지니게 됩니다. [1] 경험의 인식론적 특권은 경험이 과학적 지식의 객관적 기초라는 믿음입니다. [2] 경험이 이론적 진위의 심판자라는 믿음 또한 경험의 특권적 지위입니다. 오늘날의 ‘사회조사방법론'이라는 이름으로 공유되고 있는 논의의 대부분은 이러한 관점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경험이 유일한 혹은 근본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경험은 ‘인간에 의한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경험은 인간과 분리 될 수 없다는 점에서, 경험주의는 인간중심주의입니다. 하지만 인간이 세상에 있든 없든 과학의 대상인 세계는 존재합니다. 인간의 경험의 경계는 명확하지 않으며,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경험 그 자체가 객관적인 것이나 사실인 것은 아닌 것입니다. 인간은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없으며, 현실에서의 과학적 작업은 항상 경험 너머의 것들을 이론적으로 다뤄 왔습니다. 경험 너머의 것을 발견해왔습니다. 경험만이 기준이 된다는 관점은 그러한 경험 너머의 것을 다룰 수 없도록 한다는 점에서 그간의 자연과학의 성공적인 과학적 작업들과 사실상 배치되는 관점이 됩니다. 경험된 것만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암묵적인 ‘경험적 실재론’은 존재론을 부당하게 인간중심의 인식론으로 환원하는 ‘인식적 오류’를 저지르고 있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지식주장은 경험으로 환원되지 않습니다. 과학은 경험적인 것이기도 하지만 이론적인 것이기도 합니다. 이론적 서술을 아무리 경험적 서술로 환원하려 해도, ‘조작적 정의'를 해도 그것을 걷어낼 수는 없습니다. 이는 [1] ‘이론의 경험적 미결정성’, [2] ‘경험의 이론의존성’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비판은 실증주의/경험주의에 대한 해석학/협약주의/철학적 비판이 아니라,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는 과학자들의 작업에 대한 과학철학적 분석에 기초한 비판입니다. 과학자들은 사회조사방법론에서 대체로 전제하는 실증주의적 방법에 기초하여 작업하지 않는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연역과 귀납뿐만 아니라 역행추론(탐정이 범인을 찾듯이 가능성을 하나씩 소거하여 답을 찾아나감)을 통해 경험 너머에 존재하는 기제들에 대해 이론적으로 탐구하고, 그것이 실재 하는지를 경험과 관찰, 논리적 검증 등을 통해 해답을 찾아나갑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가 알지 못했던 것이 때로는 성공하여 경험의 영역으로 들어오게 되는 것입니다. 주류 사회과학의 방법론은 이러한 점을 포착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물론 이러한 실증주의에 대한 이론적 비판이, 실증주의적 관점에서의 수많은 연구들이 전혀 의미가 없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수많은 연구들은 그 자체로 중요한 의미가 있지만, 그러한 방법을 통해서 이루어진 연구만이 유일한 과학적 지식이라는 말이 옳지 않다는 것이며, 그러한 연구들은 연구의 끝이 아니라 현상에 대한 파악으로써, 그 기층의 구조적 기제로 들어가기 위한 도입부로 여겨야 한다는 점, 그에 따라 생산된 이론적 추론이 실재적인지 아닌지를 검증하는 수많은 도구들중 중요한 일부로 여겨야 한다는 점을 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협약주의와 그에 대한 비판 협약주의는 ‘과학은 협약에 따라 형성된다’는 관점으로, 대체로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로부터 비롯합니다. [1] 과학은 과학자의 창조물/구성물이라는 관점, [2] 과학은 어느정도 주관적이며, 주관성의 원천은 과학자(공동체)라는 관점, [3] 이론의 경험적 미결정성(키트와 어리) 명제 등이 이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쿤의 패러다임/정상과학/과학혁명 개념들, 이론의 공약불가능성(과학혁명기의 경합하는 두 패러다임은 비교불가능하다는 의미) 논의등이 협약주의의 전통 아래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입장을 끝까지 밀어붙이면 파이어아벤트의 ‘방법론적 무정부주의’가 됩니다. 과학이라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과학자가 수행하는 것이라는 의미입니다.과학 이론이 공약불가능하다는 것은 상대주의를 의미합니다. 상대주의는 어떤 이론이든 동등하게 의미있다거나, 어떤 이론이든 아무 의미 없다는 관점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식의 대상인 외부 세계조차 과학의 이론에 의해 사회적으로 구성된다는 것은 오류입니다. 그러한 관점은 과학을 확실하지 않은 지식으로 해체해버립니다. 이는 과학에 대한 도구주의적 견해로 이어지게 됩니다. 실재를 실재에 대한 합의로, 진리를 진리에 대한 합의로 대체해 버리게 됩니다. 하지만 과학철학자들이나 사회과학자들이 그렇게 보든 말든 과학자들은 과학적 방법을 확실한 지식을 얻기 위한 방법으로 믿고 작업을 이어나갈 것입니다. 그렇게 알지 못했던 것들을 알게 되고, 그에 입각하여 전에 보지 못한 수많은 기술들이 개발됩니다.협약주의는 경험의 이론의존성을 지나치게 확대합니다. 지식의 구성은 개념과 믿음에 의존하지만, 그러한 의존이 그것에 의해 결정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경험의 이론의존성은 경험이 이론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인식 외부에 있는 객체의 성질에 일관성 있게 영향 받지만 특정한 이론적 관점에 따라 다르게 파악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부정하기 어려운 과학적 방법으로서의 ‘실험'은 이론에 근거하고 이론에 의해 안내 되지만 실험의 결과는 이론이 아니라 객체(지식의 대상)의 성질에 의해서 규정됩니다.지식을 경험/관찰으로 환원할 수 없지만, 이론들에 대해 관찰은 중립적일 수 있습니다. 관찰진술은 과학적 진술의 사실적 기초의 일부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관찰은 직접적인 절차에 의해 공공적으로 시험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객관적이며, 폐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류가능한 것으로 위치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경험이 이론의존적이라는 것은 확실한 지식의 기준이라는 관점에서 경험도 별 소용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중요한 일부중 하나라는 의미인 것입니다.이론의 경험적 미결정성이 과학이 공약불가능하다는 식의 상대주의로 빠져야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과학이론의 공약불가능성을 말하면서도, 학자들은 누가 더 맞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논쟁합니다. 누가 더 맞는지 논쟁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같은 대상을 다루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식간의 경쟁은 동일한 객체를 다르게 다루고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것입니다. 각기 다른 이론들은 나름대로의 설명력을 각기 가질 수 있으며, 각각 다른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중요 현상들을 더 포괄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더 나은 이론이 됩니다. 뉴턴의 물리학을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대체했다고 하지마는 뉴턴의 물리학은 특정 범위 내에서는 여전히 작동하는 설명력이 있는 이론입니다, 상대성 이론은 뉴턴 물리학이 밝힌 것을 포괄하면서 더 나은 설명을 제공하게 된 것인 셈입니다. 패러다임간 비교 및 선택, 이동 및 수용은 가능합니다. 토마스 쿤의 ‘패러다임' 논의처럼 사회성은 과학의 중요한 요소이지만, 그것이 과학이 사회적으로 결정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과학의 사회성이 과학의 객관성을 부정하는 것도 아닙니다. 과학의 대상인 객체의 성질은 인간의 인식이 어떻게 다르건 간에 현존하고 있습니다. 과학의 객관성은 과학의 대상인 객체의 성질을 더욱 잘 드러내는 것에서 확보되는 것입니다.  실증주의와 협약주의의 이분법을 넘어 실증주의와 협약주의는 대립되는 두 관점으로 인식되지만 함께 공유하는 오류가 있습니다. 협약주의는 ‘경험과 이론의 분리’라는 실증주의의 이분법을 암묵적으로 전제하고 있고 경험주의에서 이론주의로 전환했을 따름입니다. 즉 실증주의와 협약주의는 (주관적) 이론과 (객관적) 경험의 이분법을 공유하고 있습니다.(물론 이는 너무 단순한 정리이며, 각각의 세부적인 논의들에서 그렇지 않은 측면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두 관점들이 가리키는 방향이 그러한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경험주의와 이론주의의 양 경향은 철학의 분류로 봤을 때 ‘인식론'이라는 점에서 공통적인 것입니다. 과학의 인간의 인식 외부의 대상/객체를 다루는 것이라면, 우리는 과학적 지식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기준을 인간의 인식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대상/객체의 성질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인식론의 존재론적 전환) 중간에 끊긴 것처럼 이 글은 여기에서 끝나지만.. 언제 쓸지 모를 다음 글에서는 두 관점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로이 바스카의 과학철학에 대해 짧게 소개해보고자 합니다.(로이 바스카의 논의의 핵심을 빠르게 파악하고 싶으면 “이기홍, 2017, [로이 바스카], 커뮤니케이션북스"를 참조해주세요.)(2021년 11월, 다른 곳에서 썼던 글을 이동/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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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와 '실수로'의 문제 - 미필적 고의와 인식 있는 과실
철수는 평소 민수를 싫어했습니다. 어느 날 철수가 길을 가다가 민수네 집 앞을 지나가게 되었고, 갑자기 화가 난 철수는 야구공을 던져 민수네 집의 유리창을 깼습니다. 영희는 친구와 야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영희는 날아오는 야구공을 배트로 정확히 맞췄고, 빠른 속도의 타구가 마침 옆에 있던 민지네 집의 유리창을 깼습니다.  위의 두 상황은 모두 한 행위자가 타인의 집 유리창을 깬 상황입니다. 여러분은 철수와 영희 중 누구의 행위가 더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시나요? 대부분 철수의 행위라고 답하실 겁니다. 어째서 철수의 행위가 더 큰 잘못인 걸까요? 유리창이 깨졌다는 결과는 똑같은데 말이죠. 답은 간단합니다. 철수는 '일부러' 했고 영희는 '실수로' 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똑같은 행위로 인해 똑같은 결과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행위의 고의성에 따라 이를 달리 평가합니다.  특정 행위에 대해 처벌해야 하는 법에서는 당연히 고의성의 문제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 형법 제13조는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자는 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자신의 행위가 범죄임을 몰랐다면 벌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결국 고의가 아니었다면 처벌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고의성에 따라 행위에 대한 처벌 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으니 중요한 문제일 수밖에 없죠. 하지만 현실에서 고의와 과실을 구별하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렇다 보니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들이나 정치인들을 둘러싼 의혹에서 고의성이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문제를, 법조인도 아닌 우리가 알아야 하는 이유가 뭘까요? 법에 한해서는 어렵지만 중요한 쟁점일수록 시민이 직접 고민하고 토론하여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법리의 핵심에 해당하는 쟁점들이 어려운 이유는 높은 수준의 배경지식이 요구돼서가 아니라, ‘정답’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중요하지만 정답이 없는 문제의 결론을 소수의 결정권자가 정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할까요? 다양한 시민이 논쟁에 참여하고 최선을 찾아가는 과정을 거칠 때 가장 민주적인 결론이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본 글에서는 누구나 고의성 판단 문제에 관한 논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고의성 판단 문제의 핵심 쟁점인 미필적 고의와 인식 있는 과실을 설명하고, 이를 둘러싼 법학계의 다양한 견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고의와 과실   법에서 고의는 ‘객관적 구성요건요소에 대한 인식과 의사’를 의미합니다. ‘구성요건’이라는 표현이 생소하실 것 같습니다. 구성요건은 법에 적혀 있는 범죄의 유형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살인죄 조항에서 “사람을 살해하는 행위”가 살인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합니다. 바로 이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실제 행동을 ‘객관적 구성요건요소’라 합니다. 자신의 행동이 객관적 구성요건요소에 해당하는 것임을 인식하고 있는 동시에 구성요건요소에 해당하는 행동을 하겠다는 의사가 있어야 고의가 성립합니다. 쉽게 말해서, 자신의 행위가 범죄임을 알면서 범죄 행위를 하는 것을 고의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의에도 단계가 있습니다. ‘누군가를 죽이겠다’도 고의이고, ‘누군가 죽어도 어쩔 수 없다’도 고의이지만, 둘은 분명 단계의 차이가 존재하죠. 이 중 가장 낮은 단계의 고의를 미필적 고의라고 합니다.   미필적 고의란 행위자가 ‘객관적 구성요건의 실현을 충분히 가능한 것으로 인식하고, 또한 그것을 감수하는 의사를 표명한 정도의 고의 형태’를 말합니다. 정의가 매우 복잡한데, 쉽게 설명하면 ‘자신의 행동이 범죄가 될 수 있음을 알고, 그 결과도 감수하겠다’ 정도의 태도입니다. 행위로 인한 부정적 결과를 의도적으로 추구한 것이 아니기에 가장 약한 고의가 됩니다. 그렇다보니 미필적 고의는 고의와 과실의 경계에 있는데요. 특히 인식 있는 과실과의 구분이 문제시됩니다. 과실은 행위자의 부주의로 인하여 원치 않았던 결과를 야기하는 것을 말합니다. 과실은 고의에 비해 불법 및 책임의 정도가 낮습니다. 따라서 항상 처벌되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처벌 규정이 있을 때만 처벌됩니다. 인식 있는 과실이란 행위자가 ‘객관적 구성요건 실현을 단순히 가능한 것으로 인식하였으나 결과발생의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의사가 전혀 없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역시 정의가 매우 복잡한데, 쉽게 말해 ‘자신의 행동이 범죄가 될 가능성을 인식했지만, 결과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정도의 의미입니다. ‘그럴 수도 있지, 그래도 어쩔 수 없지’는 미필적 고의, ‘그럴 수도 있지, 근데 설마 그러기야 하겠어’는 인식 있는 과실입니다.   간단한 판례를 하나 볼까요? 학생들의 가두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의무경찰이 직진해 오는 택시에게 좌회전 지시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운전자는 계속 직진하여 의무경찰의 30cm 전방에 택시를 세운 후 의무경찰에게 항의했습니다. 의무경찰이 이유를 설명하던 중 화가 난 운전자가 갑자기 좌회전을 했고, 택시 범퍼 부분으로 의무경찰의 무릎을 들이받았습니다. 대법원은 당시의 상황과 운전자의 경력 등을 고려했을 때, 택시 운전자가 의무경찰과 부딪칠 것임을 알면서도 좌회전을 행했다는 점에서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만약 택시와 의무경찰 사이의 거리가 더 멀었고, 운전자가 의무경찰이 알아서 피할 수 있으리라 판단할 만한 상황이었다면 미필적 고의가 아닌 인식 있는 과실로 보았을 것입니다. 이렇듯 미필적 고의의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뿐 아니라 행위의 구체적인 형태와 당시 상황 등을 바탕으로 만약 보통의 사람이라면 어떻게 생각했을지를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주요한 학설들   위의 설명을 보면서 느끼셨겠지만, 미필적 고의와 인식 있는 과실의 구분은 매우 모호합니다. 그러나 둘의 구분선이 사실상 고의성의 판단 기준이다 보니 그간 학계에서는 다양한 기준을 제시해 둘을 명확히 구분하고자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용인설, 무관심설, 가능성설, 개연성설, 감수설이 있습니다. 간단한 예시 문장들과 함께 각 학설을 살펴보겠습니다.  용인설은 행위자가 범죄 결과의 발생을 내심 승낙(= 용인)하여 흔쾌히 받아들일 때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는 학설입니다. 만약 행위자가 결과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 경우에는 인식 있는 과실이 됩니다. 현재 한국 대법원의 판례가 따르고 있는 학설로, 한국 법학계의 다수설이기도 합니다. 위에서 소개한 판례 역시 용인설에 근거하여 내려진 판결입니다.  이 행동으로 사람이 죽어도 괜찮아! (미필적 고의) 이 행동으로 사람이 죽지는 않았으면 좋겠군… (인식 있는 과실)  무관심설은 행위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 부수적인 결과에 대해 무관심한 경우에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는 학설입니다. 반면 그러한 부수적 결과를 바라지 않은 경우에는 인식 있는 과실로 봅니다. 단순한 용인을 넘어 결과에 대한 가차 없는 무관심의 표현이 있어야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보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행동으로 사람이 죽든 말든 관심 없어. (미필적 고의) 이 행동으로 사람이 죽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는데... (인식 있는 과실)  가능성설은 행위자가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했음에도 불구하고 행위를 한 경우에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는 학설입니다. 가능성을 아예 인식하지 못했다면 과실이 됩니다. 가능성설에서는 가능성에 대한 인식만이 문제가 될 뿐, 행위자가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고려되지 않습니다. 이 행동으로 사람이 죽을 수도 있겠군. (미필적 고의) 이 행동으로 사람이 죽을 리가 없지. (인식 있는 과실)  개연성설은 행위자가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개연성을 인식하면 미필적 고의가 성립한다는 학설입니다. 개연성까지는 아니고 단순한 가능성만을 인식한 경우에는 인식 있는 과실이 됩니다. 결과에 대한 행위자의 정서적 태도가 고려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가능성설과 비슷하지만, 결과 발생의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판단하는지가 중시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이 행동으로 사람이 죽을 거야. (미필적 고의) 이 행동으로 사람이 죽을 수도 있지만, 그럴 일은 없겠지. (인식 있는 과실)  감수설은 행위자가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했으나, 자신의 목표를 위해 이를 감수하고자 할 경우에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는 학설입니다. 결과를 감수하고자 하는 의사가 없거나, 결과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 경우에는 인식 있는 과실이 됩니다. 감수설은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 다양한 국가의 통설이기도 합니다.   이 행동으로 사람이 죽어도 어쩔 수 없어. (미필적 고의) 이 행동으로 사람이 설마 죽기야 하겠어? (인식 있는 과실)  지금까지 미필적 고의와 인식 있는 과실의 구별 문제에 대해 간단히 살펴봤습니다. 이제 어떤 기준이 가장 적절한지에 대해 이야기할 차례입니다. 물론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자유로운 토론을 충분히 거쳐 정해진 결론이 최선에 가깝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저희가 소개한 견해 중 선택하셔도 좋고, 새로운 주장을 해주셔도 좋습니다. 댓글을 통해 여러분의 생각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사법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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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시대, 인류가 살아남으려면?
5월 23~24일, 런던에서 개최한 ‘미래 공중전투 및 우주역량 회의’에서 미 공군 관계자가 AI 드론이 지상의 인간 조종자를 ‘임무 수행 방해물’로 판단한 끝에 폭격해 살해하는 가상훈련이 있었다는 것을 언급했습니다. 이 실험은 가상으로 진행된 것이어서 실제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은 아니지만 군사 장비에 인공지능(AI)를 적용하는 것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이어 타임지는 ‘The End of Humanity(인류의 종말)’이라는 6월 2일자 특집호를 발간했는데, 그 기사에서는 비영리단체 ‘AI안전센터(Center for AI Safety, CAIS)’에서 발표한 ‘AI 위험에 대한 성명서(Statement on AI Risk)’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성명서는 ‘AI로 인한 멸종 위험을 완화하는 것은 전염병 및 핵전쟁과 같은 다른 사회적 규모의 위험과 함께 전세계적으로 우선 순위가 되어야 합니다.’라는 짧은 성명서였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ChatGPT를 개발한 오픈AI의 CEO 샘 올트먼, MS사의 CSO 에릭 호비츠, 구글의 딥마인드 COO 릴라 이브라힘, 딥러닝을 개발해 인공지능 분야를 개척한 토론토 대학의 제프리 힌튼 교수, 빌게이츠 등  350명이 넘는 세계 AI전문가, 언론인, 정책가들이 서명했습니다.  이렇듯 전 세계가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중요하고 긴급한 위험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고, 이 문제를 공론화하고 극복하려고 다각적으로 시도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의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여 마침내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게 되는 ‘싱귤래리티(Singularity, 특이점)’가 가까이 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싱귤래리티’ 개념을 발전시켜 온 구글의 AI분야의 고문직을 맡고 있는 미래학자 레이먼드 커즈와일은 2005년에 발간한 저서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라는 책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합친 것보다 강력해질 시점을 2045년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문명, 인공지능으로 급변하고 있는 지금 시대에 우리나라 교육계는 아직도 수능 킬러 문제의 담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씨름하고 있으니 답답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싱귤래리티(특이점)가 도래하는 세상을 살아갈 우리들과 다음세대를 위해 우리는 어떤 교육을 해야 할까요? 이를 위한 시사점을 주는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 법, 8가지를 제시한 이지성 작가의 책 <에이트>의 내용을 소개할까 합니다.  1. 디지털을 차단하라.  애플의 창시자 스티브 잡스는 자녀들에게 아이폰과 아이패드 같은 IT기기를 전혀 주지 않았고, MS의 빌게이츠도 자녀들에게 14살까지 IT기기를 금지 시켰다고 합니다. IT기기를 차단할 줄 아는 사람들이 IT기기를 접촉할 시간에 독서와 사색을 하고, 예술과 자연을 접하고, 다른 사람들과 진실하게 교류하면서 자기 안의 인간성과 창조성을 발견하고 강화해 간다는 것입니다.  2. 나만의 평생유치원을 설립하라. 한 분야에서 창조적인 성취를 이룬 사람들의 유년 시절을 살펴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게 몬테소리 유치원입니다. 몬테소리 교육의 창시자, 마리아 몬테소리의 교육철학의 핵심은 ‘자유’, 몰입’. ‘성취’ 등의 가치를 내면화하고 실천하는 아이가 창조적 인재가 된다는 것입니다. MIT 미디어랩의 ‘평생유치원’에서는 청소년과 성인으로 하여금 유치원 시절 자신이 습득한 학습 방식(상상-창작-놀이-공유-생각)을 다시 경험하게 함으로써 유년 시절 자신의 내면에 충만했던 공감 능력과 창조적 상상력을 회복시키고 있습니다.  3. 노잉을 버려라. ‘비잉’하고 ‘두잉’하라. 하버드 의대 경영대학원의 교육개혁은 교과서와 강의가 사라지고 새로운 지식과 기술의 창조나 기존 지식과 기술의 혁신을 유발하는 공감능력을 기르는 목적으로 하는 대화 위주의 토론 수업인 플립러닝(flipped learning)을 하고 있습니다. MIT 행동과학연구소에서 발표한 ‘학습 피라미드’에서는 주입식 강의를 들은 학생들은 강의 내용을 5%밖에 기억하지 못하지만 학생들끼리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수업 즉 서로가 서로를 가르치는 형태의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수업 내용을 90%이상 기억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4. 생각의 전환, 디자인 씽킹하라. ‘생각을 디자인한다’는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은 ‘1단계, 공감하기→  2단계, 문제를 새롭게 정의하기→ 3단계,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 내기→ 4단계, 시제품 만들기→ 5단계, 시험하고 검증하기’로 구성됩니다. 디자인 씽킹을 전파하고 있는 스탠포드대 래리 라이퍼 교수는 “한국 사회의 ‘틀’을 깨뜨리지 않는 한 제 아무리 디자인 씽킹을 열심히 배워봤자 창조적 공감을 할 수도, 창조적 혁신을 일으킬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 이유는 한국 사회가  ‘1) 부모는 자녀가 안정적인 길만 가기를 바라고 자녀는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에게 의존하는 특유의 가족 문화 때문이다. 2) 사고가 학교 교육시스템의 틀 안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3) 자신의 내면에 이미 창의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4) 창조적 인재가 되겠다는 절박한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5) 공감과 대화에 기반한 협력 문화가 없기 때문이다.’라고 했습니다.  5. 인간 고유의 능력을 일깨우는 무기, 철학하기 온라인 결제 서비스 ‘페이팔’을 창업한 피터 틸은 빅테이터 분석 기업 ‘팬런티어’을 창업하면서 철학자인 엘릭스 카프를 CEO로 앉혔습니다. 그는 “인공지능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의 질문에 “오직 철학!”이라고 말했습니다. 철학적 사고는 문법학, 논리학, 수사학으로 기를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내 생각을 글로 쓰고 나누는, 즉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수사학’을 가장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글쓰기’에 중점을 두고 이를 통해  1) 깊게 생각하는 능력, 2) 생각(논리)을 정밀하게 다듬는 능력, 3) 생각(논리)을 알기 쉽게 표현하는 능력, 4) 다른 사람들과 공감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합니다.  6. 바라보고, 나누고 융합하라. 예일대 의대는 의대생들이 미술관을 가서 미술 작품을 정밀하게 관찰한 뒤 이를 다른 학생들과 나눕니다. 이는 단순히 의학 지식과 기술만 습득하여 환자를 기계처럼 대하는 의사가 아니라 환자와 창의적으로 공감하고 소통하는 의사로 기르기 위함입니다. 미국과 유럽의 사립학교들은 아직 배우지 않은 어떤 역사적 사건의 결말을 상상하게 하고 이를 글로 쓰고 발표하게 한 뒤, 진짜 역사의 결말과 비교해보게 하는 역사와 문화를 융합한 교육으로 공감능력과 창조적 상상력을 크게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가지고 있지 않는 윤리 도덕적 판단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 윤리, 도덕적 문제의 본질적인 부분을 다루는 문학, 철학 등과의 융합교육을 해야 합니다.  7. 문화인류학적 여행을 경험하라. 세계 수재들이 선택한다는 2014년에 개교한 미네르바 대학은 교육과정 4년동안 여러 도시들을 거주하면서 현지 문화와 산업을 배우면서 학습합니다. 이러한 문화인류학적 여행의 본질은 ‘현지에 얼마나 오래 있었느냐’가 아니라 ‘현지인들과 얼마나 밀접한 인간관계를 맺었느냐’, 그리고 ‘이를 통해 자신을 얼마나 바꾸었느냐’ 입니다. 그렇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을 연결하는 능력을 가지게 됩니다. 이 문화 연결 능력은 인공지능이 절대 가질 수 없는 것입니다.  8. ‘나’에서 ‘너’로, ‘우리’를 보라 인공지능 선진국들은 ‘봉사’를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 교육의 핵심 중 하나로 삼습니다.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인간 고유의 능력을 갖기 위해서 내 안의 인간성 자체에 집중할 때 얻어집니다. 나만 아는 인간에서 너와 우리를 아는 인간으로 성장할 때 얻어집니다. 이것은 나보다 낮은 자리에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을 위한 삶을 사는 것입니다. 내 삶의 한 부분에 기부, 봉사, 인권이 있어야 합니다. 만약 인류사회에 이것이 없다면 약육강식의 원칙이 지배하는 동물의 세계와 같을 것입니다.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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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제주를 망가뜨렸다
제주는 변했다. 다소 과장된 표현이다. 혹시라도 불편하셨던 분들이 있다면, 사과드린다. 강조하고 싶었다. 더는 우리가 알던 옛 제주 모습을 못 볼지도 모른다. 제주 생태계가 달라지고 있다. 기후변화 때문이다. 눈앞의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제주도 푸른 바다는 어쩌면 옛말이 될지도 모른다. 제주도, 푸르렀던 바다 제주도 해안의 갯녹음을 더불어, 기존에 없던 생물 종이 새롭게 나타나고 있다. 갯녹음은 백화현상으로, 바닷물 속에 녹아 있는 탄산칼슘(석회가루)이 석출되어 해저생물이나 해저의 바닥, 바위 등에 하얗게 달라붙는 현상을 말한다. 갯녹음이 발생할 경우, 해조류가 서식이 어렵다. 해조류 서식이 어려움에 따라, 바다 동물의 먹잇감이 사라지고, 황폐해진다. 이 때문에 갯녹음을 바다의 사막화 현상이라고도 한다. 갯녹음 현상 제주도 해안은 이미 몇 년 전부터 갯녹음이 나타나고 있다. 2017년 당시 이미 제주 연안 어장 40%에서 갯녹음 현상이 발견됐다. 해조류가 없어서, 먹이 생물이 자라지 않고, 기존에 있던 생물은 먹이가 없어 살이 찌지도, 성장하지도 못한다.  또한, 연안이 아열대화되어 기존에 없던 생물이 출현한다. 독소를 가진 해파리, 바다뱀, 파란고리문어 등이다. 해당 생물들은 기존 생물들이 없어진 자리를 채우고,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 원인은 기후변화로 인한 온도 상승이다. 지난 80년간 지구 온난화로 제주 해안 온도가 1.5ºC 상승한 결과다. 해안가 온도 상승 메커니즘은 이렇다. 태양으로부터 열에너지가 들어오면, 지구는 일부는 흡수하고, 일부는 반사한다. 이때 극지방의 빙하는 열에너지를 반사하는 효과를 낸다. 반면, 이산화탄소나 메탄 같은 온실가스는 반사되는 에너지가 우주로 나가지 못하고, 지구 대기에 가둬놓는 역할을 한다. 열에너지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머무르게 되면 그만큼 대기 온도가 상승한다. 상승한 대기는 극지방의 빙하를 녹여 반사 효과를 줄이고, 더 많은 에너지를 흡수하게 한다. 그 결과 온도상승과 기후변화가 더욱 심해지는 사이클이 만들어진다. 대기 온도 상승이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렇게 상상해보자. 방 안에 차가운 물이 든 컵이 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입김을 불어야, 차가운 물 온도를 상승시킬 수 있을까? 혹은 얼마나 방안의 온도를 높여야 차가운 물 온도를 상승시킬 수 있을까? 얼핏 봐도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지구 면적의 70%를 차지하는 해수면 온도는 이미 상승하고 있고, 제주 앞바다 생태계는 이미 변하고 있다. 출처 : http://jeju.ekfem.or.kr/archives/15991  위 제주도 갯녹음 발생 지도와 실제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제주도 해안 생태계는 이미 많이 변했다. 문제는 이것만의 문제가 아니란 점이다. 갯녹음이 나타나고, 그로 인해 해조류가 없어지면 이는 또 다른 악순환을 만든다. 해조류는 CO2를 흡수하여 바다의 산성화를 막는다. 해조류가 없어지면, 이는 다시 해양 산성화의 가속도를 높인다. 해양 산성화의 무서움은 해양생물의 껍데기나 뼈대를 녹인다는 점이다. 해양 생물 껍데기나 뼈대가 되는 탄산칼슘은 높은 산성도의 물과 만나면 녹게 된다. 쉽게 말해 소라, 조개, 전복 등이 껍데기를 형성하지 못한다.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해양 산성화는 산호초 부식을 초래한다. 산호초는 해양 생물 다양성의 필수로 뽑힌다. 산호초는 전제 해양 생물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2%에 불과하지만, 해양 서식지의 25%를 제공한다. 즉, 0.2%의 산호초가 전체 해양 생물 25%에게 집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지난 2009년부터 2018년 사이 전체 산호초의 14%가 사라졌고, 그 면적은 11,700km²에 달한다. 이는 경기도 전체 면적인 10,195km² 보다 넓은 것이다. 이러한 생태계 변화는 또 다른 파괴로 이어지고, 결국은 우리 인간의 삶에 더욱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비단 제주도 앞바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라고 인식하고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 우리 모두 원인을 제공한다 제주도의 문제가 비단 제주도만의, 제주도민만의 문제가 아닌 이유는 나 역시도,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이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모두 전기를 쓰고, 가전제품을 쓰고, 자동차를 타며, 쓰레기를 버린다. 이 모든 과정에서 탄소 배출은 이루어지고 있다. 다소 과격할 수 있으나, 우리가 하는 일이 탄소 배출이 필연적이라면, 우리는 모두 생태계 변화에 원인을 제공하고, 그 변화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제주도 만의 문제가 아니라, 제주도 만의 생태계 변화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이고, 우리가 사는 생태계의 변화라는 생각을 이 글을 읽는 모두가 한 번쯤 해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모두 함께 생각을 모아 생태계 변화 문제에 개인적으로 혹은 집단으로 행동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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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의 대화] '소외되는 사람들을 위한 더 너른 이야기' (남성과함께하는페미니즘)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은 남성과 남성성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페미니즘 단체입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노동 분야와 사회적 소수자/약자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함께 고민해보았습니다. 진행개요 진행일시 : 2023년 6월 28일(목) 21:30~22:10 진행장소 : 이한열기념관 1층 (서울 신촌역 인근) 함께한 사람들 : 3명 (한, 태이, 곽명진) 대화모임의 계기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노동'이 가지는 의미를 고민해보고 싶었습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들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었습니다. 진행 흐름 사전 영상을 각자 시청했습니다. 진행자가 대화모임의 취지를 소개했습니다. 5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토론했습니다.  토론 정리  [질문 1] 나에게 노동이란 OO다. 한 : 의미와 생계 그 어딘가를 떠도는 일. 태이 : 나에게 노동이란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곽명진 : 돈벌이를 위한 것, 내 인생의 가장 큰 줄기 중 하나, 가장 긴 시간을 보내는. [질문 2] "좋은 노동"이란 무엇일까요? 한 : 정당한 보상이 있으면서도 개인의 삶을 잠식하지 않을 수 있고 또 그것이 단지 한 사람의 밥벌이에만 그치지 않고 사회에 최소한의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노동 태이 :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으면서, 동시에 각자의 역할을 다 할 수 있을 때 좋은 노동이지 않을까. 그리고 노동의 결과가 사회 전체에 도움이 되면 제일 좋은 것. 곽명진 : 스스로 존재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노동. 즐거움을 느껴도 좋고 자신만의 자부심을 느껴도 좋고, 각자 일련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으면 그게 좋은 노동이라 생각합니다. [질문 3] "디지털 노동"하면 드는 느낌은? 한 : 디지털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생산물이 실질적인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인가? 에 대한 물음이 있으면서도, 한편으로 챗GPT의 발달 같은 것을 보면서 노동 해방이 가능하지 않을까. 아니 가능했으면 좋겠다 하는 바람도 여전히 든다. 태이 : 내 일자리가 없어질까봐 두려움. 동시에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챗GPT 같은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겠다는 기대감. 근데 적응 못한 사람들은 뒤쳐지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걱정. 곽명진 : 디지털 노동 시대에 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미 영미권 출판계에서는 초벌 번역을 하고 있고, 관련 번역가들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한다. 나도 걱정되기도 하고, 기술이 더 발전하면 일에 활용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질문 4] 디지털 기술 발전은 위기일까요 기회일까요? 한 : 둘 다 일거라고 생각. 너무 뻔한 이야기지만 누군가에게는 기회이겠고 누군가에게는 너무 큰 위기일 것이 자명한 현실에, 이것을 어떻게 다루어야 좋을지 같이 이야기 나누는 장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 이를테면 '저작권', '개인정보'라는 개념에 있어서도 엄청난 변화가 있어야할 것이고, 생산물을 분배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노동' 아닌 다른 대안이 모색되어야. 태이 : (위기) 정보와 기술을 자본이 있는 기업/국가가 소유해서 시민들이 상대적으로 노동 영역에서 소외될 수도 있겠다. (기회) 역사적으로 없었던 새로운 노동시장이 열리면서, 인간 미래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 많아지지 않을까. 곽명진 : 늘 새로운 게 나오면 소외되는 이들이 있고, 배제되는 이들이 있다. 과거 산업혁명은 위기였을까, 기회였을까. 결국 위기나 기회를 만드는 건 기술 발전이 아닌 그걸 사용하는 제도, 사람의 문제라고 생각함. 우리가 고민해야 할 건 이걸 기회로 만들기 위해, 소외되는 이들이 없게 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닐지. [질문 5]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사회적 약자 또는 소수자의 노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한 : 디지털 기술 발전 자체는 생산성을 높인다거나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분명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 다만,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그로 인한 소외가 아닐까? 재분배에 대한 소외, 정보접근성에 대한 소외, 노동 가치의 소외. 태이 :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노동이 점점 많아지면서, 몸을 쓰는 노동에 대한 값이 점점 낮아지고, 노동권이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 이미 발생하고 있다. 집청소, 아이돌봄, 배달노동자 등등 곽명진 : 디지털 기술을 생산, 소비, 향유하는 매체는 주로 고가일 것이고, 그렇다면 접근성 자체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지 않을까. 특히 맹목적으로 좇다 보면 뒤처지는 이들은 필연적으로 발생하리라 생각함. 기억에 남는 발언 혹은 감상 앞으로는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바뀔 것이다. 이미 웹툰 시장에서는 저작권 관련 논의가 많다.  기술의 발전으로 추가적인 소득이나 가치가 발생할 때, 이것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하다. 몸으로 하는 노동과 신기술 기반의 노동 사이에 의미부여가 달라지면서, 점점 노동의 가치가 극과 극으로 나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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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의 대화] 리모트워크 기획자들의 노동 이야기(크레파스팀)
원격근무를 기반으로 일하는 우리들이 생각하는, 이 시대의 좋은 노동은 무엇인가 각자의 생각이 궁금했습니다. 대화를 나누고, 모든 영역에서 우리가 나눈 주제로 대화가 필요하다는 회고를 했습니다!  10일의 대화, 크레파스팀 편 대화 모임 주제:  리모트워커 기획자들의 노동 이야기 일시: 2023.06.29. 10:30-11:40   장소: 오프라인 헤이그라운드 & 온라인 줌 함께한 사람들6명. 검정, 하양, 겨자, 자색, 회색, 분홍 대화 모임 시작 계기 우리도 대화 해보자! 듣기만 할 수 없다!  현재 원격근무를 기반으로 일하는 우리들이 생각하는, 이 시대의 좋은 노동은 무엇인가 각자의 생각이 궁금했습니다.  진행 흐름 각자 영상과 캠페인즈 글을 보았습니다.  가위바위보로 역할을 나눴습니다(진행자, 기록자, 결과작성자 등 진행설명서에 따라서요).  3개의 질문으로 대화를 나눴어요. 나는 ‘노동자’인가요? 나에게 노동은 무엇인가요?  [필수]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라 우리의 삶과 노동은 어떻게 변화할까요?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라 노동의 변화를 경험한 적이 있나요? (어떤 변화를 경험했고, 어떻게 대응했나요?)  [필수] 디지털 시대의 ‘좋은 노동’이란 무엇일까요?   회고를 나눴습니다.  토론 요약 정리  1. 나는 ‘노동자’인가요? 나에게 노동은 무엇인가요?  겨자: 제도적인 차원에서 노동자라고 생각.  지금은 잘 모르겠음  검정: 가치를 형성하는 모든 활동으로서 노동.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나는 하루종일 노동을 한다고 생각함  하양: 사회적 가치가 있는, 경제적 가치 유무와 다른 차원으로 노동을 해왔다고 생각. 활동가라는 말을 쓰기도 하는데 일자리, 직장을 넘어서는 의미에서 우리 노동을 가리키기 위한 이름이라고 생각함  회색: 일반 회사 다닐때 노동이라고 생각. 비영리 활동을 하면서 노동자라는 인식이 낮아짐  분홍: 활동가이자 노동자로서의 정체성 갖고 있음. 비영리, 시민사회 일이라고 해도 노동력이 들어가는 것 자색: 일하는 사람이 노동자가 아닌 경우는 없을 것. 근로, 활동이라는 단어로 노동이 대체되고 있는데, 시민들이 노동이라는 단어를 추제적으로 찾아와야 함  2.  [필수]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라 우리의 삶과 노동은 어떻게 변화할까요?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라 노동의 변화를 경험한 적이 있나요? (어떤 변화를 경험했고, 어떻게 대응했나요?) 검정: 코로나19 기간 동안 스마트워크 경험. 모니터 너머에 사람이 있다는 걸 잊지 않으려고 함, 일할 때 각자의상황, 사람의 감정을 더욱 신경쓰면서 일하려고 함  하양:  지금 직장에 와서 원격으로 일하면서,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공유하는 방식에 처음에는 적응이 힘들었음. 지금은 익숙해져서 공유하면서 협업해서 일을 만들어간다는 감각을 배운 것 같음. 워킹맘으로써 원격근무 기반이 없었다면, 일을 그만뒀을 거라고 생각함. 자율적으로 유연하게 일할 수 있는 문화가 중요하고 소중함   회색: 이전 일터는 고전적인 방식으로 대면, 서류 중심의 경험. 빠띠에 오면서 디지털, 일에 대한 경험을 새롭게 정의하게 됨.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긍정적으로 활용해나갈 수 있을거란 기대가 있음  자색: 영상작업을 하면서 최신의 기술들을 적용해봤는데 재미있었음. 그런데 3일동안 직접 편집작업하고 나서 ai가 이 작업을 10초만에 끝내주는 도구를 보니까 충격이 좀 있었음 분홍: 원격근무하면서 출퇴근 시간이 줄고, 내 생활을 컨트롤 할 수 있게된 부분에서 만족도가 높음. 그런데 식사를 제때 챙기거나, 체력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함. 대면에서의 즉각적인 소통과 다른 비대면의 기다림이 어려울때도 있음  겨자: 디지털 기반 업무, 새로운 툴 사용을 항상 하면서 활동해왔음. 운좋게도 디지털 친화성이 높아서, 코로나19 이후의 온라인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음. 다만 변화에 따라 어려움을 겪는 다양한 계층을 보게되고 이부분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됨  3. [필수] 디지털 시대의 ‘좋은 노동’이란 무엇일까요?  겨자 : ‘선택’이란 키워드가 중요. 노동자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충분해야 하고, 그걸 보장하는 제도가 필요 검정: 개인적으로 정체성과 자아실현의 가능성. 기술이 효율성을 높인다고 하는데, 우리가 일하는 시간을 줄지 않고 있음.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관심. 사회적으로 효율성과 간편함이 아닌 새로운 가치,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기술의 발전으로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하고 이런 측면에서 디지털 민주주의가 중요함  하양 : 좋은 노동의 개념이 디지털 시대라 특별히 다를까? 그동안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던 노동자의 자율성, 안정성이 보장되는 좋은 노동이 필요. 디지털 기술이 노동자를 감시하는 도구가 아니라 새로운 협력과 소통의 기반으로 쓰이기를 바람  회색 : 개인들이 노동자라고 인지하는 것부터 필요. 변화를 위기보다 나의 노동에 유용한 도구로 적극 사용할 수 있는 생각, 노력이 있을때 좋은 노동이 가능   자색: 시대가 바뀌어도, 좋은 노동의 본질은 그대로. 자본의 논리가 앞세워지지 않는 노동. 노동자의 노동  분홍: 사람, 변화속에서 주체적인 사람일 수 있게 하는 노동. 키오스크도 불편한 사람들이 변화에서 소외되지 않는 사회 전반의 노력이 필요   * 기억에 남는 발언 혹은 감상  디지털 시대라고 좋은 노동의 의미가 달라질까. 지금까지 실현하지 못한 좋은 노동을 만들 수 있을지도…!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경험을 했다. 모든 영역에서 우리가 나눈 주제로 대화가 필요하다.  주변에 이런 대화를 나눌 사람을 찾는게 쉽지는 않은데, 이렇게 일터에서 동료들과 대화를 나눠보니, 재미있다. 우리부터 대화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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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파도처럼 몰려오는 디지털 기술에 점령당하지 않고 일하는 법'
* 이번 글은 들썩들썩떠들썩에 참여한 분이 보내주신 후기글 입니다.   저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디지털 시대의 노동’에 대한 정보도 얻고, 다양한 사람들과 얘기를 나눠보고 싶었습니다. 마침 빠띠에서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론장을 진행한다 하여 참여했습니다.   ‘디지털 시대의 노동’이라는 주제를 처음 접했을 때 ‘어렵다, 두렵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빅데이터나 인공지능, 알고리즘, 챗 GPT와 같은 디지털 기술에 대한 화두는 뉴스나 이곳저곳에서 쏟아지는 데요. 그 주제에 대해 공부해 본 적도 없고 사회에 미칠 영향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파도처럼 몰려오는 디지털 이슈에 점령당하지 않고 이를 잘 이용하며 사는 게 가능할까?’ 라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디지털 기술’은 많이 낯설기도 하지만 평소 많이 접한 것이기도 합니다. 대학교에 재학 중일 때 코로나19가 터지면서 화상 회의를 이용해 수업이나 모임을 많이 하기도 했고. 또 컴퓨터 언어를 접해봐야 한다는 생각에 java기초 강의를 신청해 들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인문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앞으로 사회에 진출해 노동했을 때 디지털 기술은 어떤 영향을 끼칠까. 현재 사람들은 어떻게 일하고 있을까 약간은 불안하고 궁금한 마음으로 공론장에 참석했습니다.    공론장에 도착하니 총 4개의 조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디지털 노동이라는 큰 주제에서 세부 4가지 주제로 나눠져 있었습니다. 자신이 불리고 싶은 이름과 토론 참여의 적극성을 0부터 10까지의 불꽃 점수를 매겨 스티커에 표시했습니다. 저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것에 비중을 두고 싶어 불꽃점수 3을 썼습니다.  ⏶ 참여한 1조의 책상 모습.    공론장은 디지털 노동에 대한 4명의 전문가 발제 후에, 각 조에서 소그룹 토론을 하는 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발제1 “좋은 노동을 위해 어떤 사회적 연대가 필요한가?” 사단법인 미래학회 부회장 이명호  이명호 님은 노동 4.0이라는 책의 저술자이시기도 한데요, 그만큼 4차 산업혁명에 노동을 조명하셨습니다. 발제는 큰 질문 세 가지로 이루어졌고 첫 번째 질문은 노동의 변화를 준비할 수 있는가입니다. 4차 산업혁명에 노동 격변의 시점이 다가오고 있고 이에 대비하여 노동과 자본의 좋은 관계가 형성되도록 질서 있는 변화를 계획해야 합니다. 두 번째 질문은 디지털 시대에 좋은 노동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입니다. 유연한 디지털 시대 노동은 좋은 영향도 나쁜 영향도 있는 만큼 어떻게 좋은 영향을 많이 끼치게 할 것인가 논의해야 합니다. 세 번째 질문은 좋은 노동에 왜 사회적 연대가 필요한가 입니다. 한국 사회에 만연한 각자도생의 이중구조는 연대가 포기된 형태입니다. 좋은 노동을 위해서는 산업별 노동조합의 연대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면 발제를 마쳐주셨습니다. 발제2 “디지털 기술은 기회일까 위기일까?” (주)더와이랩 대표이사 김홍태   김홍태 님은 개인의 관점에서 디지털 변화가 위기인지 기회인지에 대해 말해 주셨습니다. 디지털은 파도처럼 막을 수 없는 사회 현상이자 트렌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혼란에서 노동자에게 기회와 어려움은 항상 있었습니다. 현재에는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노동의 경계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은행의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창구 은행원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은행 어플을 만드는 개발자의 일자리가 늘어났습니다. 이처럼 디지털 기술로 이런 노동의 경계가 무너진 세상에서 노동자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지적해 주셨습니다. 또한 일자리를 노동의 관점에서 봤을 때 유망한 노동, 좋은 노동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얘기해 주셨습니다.  발제3 “플랫폼 노동은 자유로운 삶을 제공할까?” 캠페이너 박초롱   박초롱 님은 노동자의 입장에서 플랫폼 노동의 이면을 말해 주셨습니다. 플랫폼의 간편함이 자유로움을 줄 거라는 생각과 다르게 플랫폼 노동은 노동자에게 자유로운 삶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플랫폼 노동은 일반적으로 큰 회사와 개인의 경제적, 사회적 격차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절반 이상은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기에 노동자 지위와 협상력을 갖기 어렵습니다. 또한 플랫폼의 알고리즘으로 노동자를 통제하기에 노동자의 자율성이 침해될 수 있습니다. 이에 디지털 시대에 노동자의 입장에서 맞는 좋은 노동의 정의를 찾아야 하며, 플랫폼 노동자들을 구속하는 알고리즘에 의문을 던지고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얘기해 주셨습니다. 발제4 “디지털 시대의 노동, 시민사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이사 김연수(람시)  김연수 님은 디지털 기술의 양가성을 지적하면서 시민사회에서 디지털 기술 발전 따른 디지털 민주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해 주셨습니다. 근래 AI가 그린 그림이 미국 미술전에서 우승하는 등 사건과 이러한 AI 창작물에 반대하는 시민 움직임도 있었다는 걸 예시로 들었습니다. 디지털 기술 활용은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데, 악이나 선으로 가릴 수 없고 어떤 맥락과 목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에 빠띠는 디지털 기술 발전 따른 디지털 민주주의 장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여 어떻게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시민들이 사회에 대한 의견내도록 도울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제가 속한 1조의 토론은 ‘좋은 노동이란 무엇인가'라는 공통 질문과 ‘좋은 노동을 위해 어떤 사회적 연대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답하면서 이루어졌습니다. 일반 참여자 외에도 좋은 노동과 사회적 연대라는 주제에 대해 발표하신 이명호 님과, 조마다 토론을 자연스럽게 열고 이끌어 주시는 퍼실리테이터 가 토론에 함께했습니다. 다음은 저희 조의 요약한 토론내용입니다.  질문1 좋은 노동이란 무엇인가   좋은 노동에 대해서 개인적인 견해를 말해주신 분도 있고, 넓은 범위에서 통용될 수 있는 좋은 노동에 대한 생각을 말씀하시기도 했습니다.  좋은 노동의 중요한 조건 중 하나는 자기결정권이다. 디지털 매체는 노동자에게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도록 한다는 측면에서 자기 결정권을 확보 해준다.  요즘 논의가 활발한 기본소득이 있는데, 기본소득이 있어도 노동하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즉 노동은 개인이 사회구성원이라는 정체성이나 자아실현 감과도 연관이 있고, 이를 충족시켜 주는 노동이 좋은 노동이다.  관계가 중요하다. 내가 어떤 상사 밑에서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지, 어떤 동료들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지와 같이 좋은 노동 환경에는 사람들 간의 관계성이 중요하다. 질문2 좋은 노동을 위해 어떤 사회적 연대가 필요한가 동료와 혹은 노동자들 간에 경쟁이 아닌 공감과 소통의 감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 공론장처럼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느슨한 연대 경험을 해볼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자본주의가 생겼을 때 노동자들의 연대인 주식회사 제도가 있었다. 여러 명의 사람이 모여 위험 감수를 하고 이득을 나눠 갖는 방식이다. 현대적인 주식회사 제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실천도 좋지만, 국가에서 노동자나 사회적 연대를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각 조의 토론이 끝난 후에는 간단하게 조별로 나왔던 답변을 공유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좋은 노동이란 무엇냐는 질문에 대해 다른 조에서 ‘사용자는 노동자의 인간다움을 지켜주고, 노동자는 자신만의 자기다움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는 답변이 기억에 남습니다. 또한 안전한 시민들의 공론장이 많이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깊이 공감했습니다.    이번 들썩들썩 떠들썩에 참여하면서, 조 안에서 토론했던 경험이 사뭇 즐거웠습니다. 조 안에는 제 또래도 있었고 저보다 나이가 많은 분도 있었습니다. 사회에서 제가 알지 못했던 분들과 만나 앞으로의 디지털 사회에 대해서, 좋은 노동에 대해 공유한 시간이 제가 느꼈던 불안함에 대한 위로가 되기도 했고, 배우는 지점도 있었고, 이러한 형태의 만남에서 공동체감에 대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발제를 들으면서 4차 산업혁명의 노동이라는 주제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는 주제에 대해 미리 많이 고민해 본 상태에서 사람들과 더 적극적이고 밀도 있게 참여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본 공론장의 이름이 ‘함께 만드는 노동의 미래, 10일간의 대화’였던 만큼 빠띠는 디지털 시대의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당일뿐만이 아니라, 밥상머리 앞에서도, 기업에서 대표와 직원들도, 친구들과 카페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신청을 받고 다과비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10일의 대화> 신청하기 ?https://demosx.org/g/home/meet/16/212 ✏️ 글 : 오다움 / 들썩들썩떠들썩 참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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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붕괴를 막기위한 해결법! 의대정원 확대면 해결될까요?!
 COVID-19 이후 의료서비스의 부족 현상에 대해 모든 국민들이 체감한 이후 의대정원 확대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는데요. 의대정원 확대가 우리나라 의료문제의 해결을 촉구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어떠한 쟁점사항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 한번 알아보도록 할까요? ? 의료 혜택을 못 받는 지역이 많다. 한국의 인구 1,000명당 의사 비율은 한의사까지 포함해도 2.3명 수준입니다. 이는 OECD 평균 3.4명에 미치지 못한 수치이며(한겨레, 2020.07.20.), OECD 평균의사수의 격차는 2008년부터 좁혀지지 않고 있는데, 이는 지난 18년간 의대 정원이 3058명으로 동결됐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있는 주변에서 병원이 쉽게 눈에 띄기에 국민들이 의사의 수가 부족함을 쉽게 눈치채기 어려운데요. 이것은 주거지역에 대한 인구밀도 자체가 높기 때문에 의사가 적지 않아 보이는 착시 현상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하이브레인넷, 2023.05.07.)  2022년 7월에 국내 대형병원 중 한 곳인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전문의가 없어 수술받지 못해 사망하는 사건은 의사의 수가 부족함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KBS 뉴스, 2022.08.04.) 지역 간 격차 문제도 심각해, 서울에서 활동하는 의사 수는 2018년 기준 인구 1천명당 3.12명인 반면, 경북은 1.38명밖에 되지 않는데요(한겨레, 2020.07.22.). 도시에는 하나의 상가에서도 여러 개의 병원을 찾을 수 있는 반면, 지방에는 필수진료를 위한 병원을 찾기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러한 현상은 시장경제에 따라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의료서비스는 국민의 생명과 연결되어 있기에 공공의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시장경제의 흐름으로 의료서비스의 지역간 격차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되며, 정부가 개입해서라도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특히, 이번 COVID-19 사태로 우리나라 전체의 의료인 부족 현상이 여실하게 드러났으며 이로 인해 국민들의 관심 또한 급증해 있는 시점이죠.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의료서비스의 질을 논하기보다는 기본적인 의사 수의 확충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습니다. ? 특수분야 의사가 부족하다.  의대 안에서도도 인기 전공 쏠림 현상이 심각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인기과목인 성형외과나 피부과 같은 경우 전문의가 몰리는 반면, 감염내과나 소아외과 전문의는 전문의 10만명 중 고작 277명, 48명에 불과할 정도로 적습니다. 최근 5년 필수의료과의 전공의 충원률 합계는 흉부외과 57.7%, 소아청소년과 67.3%, 비뇨의학과 79% 등 6개의 필수의료과목은 모두 100%를 넘기지 못했습니다(헬스조선, 2022.08.08.). 또한, COVID-19와 같은 감염병을 막기 위한 백신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기초의학에 필요한 의사 또한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인데요. 기초의학이란 분자생물학, 해부학, 생리학, 면역학, 병리학, 약리학, 법의학 등 6개 주요분야로 인체 기능부터 바이러스, 질병 치료 등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전문 의학 분야를 말합니다(메디파나뉴스, 2021.08.14.). 2017년 의대 졸업생 중 기초의학으로 진로를 정한 인원은 약 30명으로, 전체의 1% 미만입니다. 따라서 인력이 필요한 특수분야를 중심으로 전문의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번 COVID-19 상황에서도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쉽지 않았던 것에 대해 의학계는 기초의학 부분이 약하기 때문이라는 진단을 내렸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초의학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의과학자를 양성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메디파나뉴스, 2021.08.14.). 국민의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의료환경 개선에 대한 사항도 시급하지만 기초의학분야에 대한 인력양성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교육에는 오랜 시간을 두고 투자해야 하기에, 우선 의대 정원을 늘려 학생 수를 확보해 의료인력이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배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 공급 확대보다 지방의사에 대한 처우 개선이 먼저다. 의사가 수도권에 집중된다면, 왜 그런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수도권에서 졸업한 의대 졸업생들만 수도권에 개원이나 취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최근 5년간 지방에서 의대를 졸업한 인원 중 43%는 수도권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청년의사, 2023.02.10.)  현재 지방의료원의 의사는 대부분 계약직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1980년 시·도립병원을 지자체 산하 공기업으로 전환하면서 대부분의 지방공사 의료원 의사들은 일정 기간 근무하는 계약직으로 근무하게 되어있는 것이지요. 이것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지방의료원의 의사 지원자가 없는 이유에 대해 단순히 지방의 교육·생활 여건 문제, 혹은 의사 인력 부족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 지방의료원에서 근무하는 공중보건의와 의료원 지원 경험이 있는 의사들에 의하면 “사회 문화 인프라가 열악한 지방이라는 악조건에 더해 과도한 근무량과 부당한 근무조건, 책임 소재에 대한 부담, 2년 계약직이라는 장래에 대한 불안감까지 얹어진 지방 근무는 3억원대 연봉 그 이상을 제시해도 의사들을 채용하기 어려울 것”이라 말합니다.(메디게이트뉴스, 2023.01.19.) ‘업무대행의사’로 지자체장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데 근로계약서 작성도 불가하고 의료사고가 발생해도 모든 책임을 의사가 모두 전가받는 상황이며, 의사의 수가 부족한 만큼 본인의 전공분야가 아닌 진료과목까지도 모두 감수해 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거기에 불안한 미래를 생각하면 인구가 많은 도시에서 취업이든 개원이든 하는것이 당연한 이치라고 말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공급만 늘린다면, 의료 수준과 책임감은 모두 떨어지게 될 것이라 말합니다. ? 지역의사제 특별전형은 장기적이지 않다. 정부가 추진하는 4대 의료정책은 의사정원증원, 한방첩약급여화, 공공의대신설, 원격진료시행이 있습니다. 이 중 의사정원증원은 지역의사제 특별전형으로 75%를 선발하는 것을 말합니다. 지역의사제 특별전형으로 뽑인 학생의 경우 장학금이 지급되며, 이후 전공의 수련기간을 포함 해서 의사면허 취득 후 10년간 해당 지역 병원에서 중증, 필수 의료에 종사해야 하는 것이지요. 이 기간 중에는 개인병원 개업도 금지되고, 규정을 어기면 면허가 박탈되고 장학금도 환수처리 되는 정책을 말합니다(마이스토리, 2020.08.31.). 이러한 정책으로만 보면 현재 발생하고 있는 의료서비스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일부 해소될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론 단기적 효과만 있을 뿐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지역의사제 특별전형을 밟은 의사들은 의무적으로 지방에서 근무하겠지만, 그 기간이 끝나면 자연히 다른 의사들과 마찬가지로 수도권으로 향할 것이라는 것이지요. 지방에서 발생하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감안해 보면, 지역의사제 특별전형을 밟은 의사들에게 지방에서의 의료서비스 활동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불투명한 계약직과 다름없는 활동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군대에 있는 군의관에게 고품질 의료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는 것처럼, 사명감과 의무감으로 정해진 일정기간만 근무하는 의사가 제공하는 의료서비스가 장기적으로 봤을때 국민 전반을 위한 의료서비스의 질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라고 우려를 표하는 의견도 다수 존재합니다. ?‍♀️ 의대정원 확대대 필요와 관련된 논의는 [의대정원 확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에서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찬반입장과 찬반집단이 보다 명확히 정리되어 있으니, [투표, 의대정원 확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를 통해 여러분의 의견을 드러내주셔도 좋겠습니다!
의료 공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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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어디까지 왔는가 (1) 기본 개념과 개발 현황
A.I.C.E. 세미나 : AI시대에 인간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 - 김재경 LAB2050 연구원 세션 AI는 정말 위험한가?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단 두 달만에 1억명의 유저를 모은 ChatGPT의 등장을 필두로 ‘AI 시대’가 막을 열었다. ChatGPT를 비롯한 여러 생성형 AI는 놀라울 정도로 높은 수준의 텍스트나 이미지 등을 생성하며 인간이 여러 가지 일을 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동시에 그 역량으로 인해 여러 일자리가 사라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낳고 있다.  이런 혼란스러운 시점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생성형 AI가 현재와 미래에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이로 인해 어떤 문제들이 발생할지 알아보고 개인과 사회가 대비하는 것이다. 노벨이 발명한 다이너마이트는 사람을 죽일 정도로 강력하지만, 사용자들의 의지에 따라 광산 작업이나 터널 건설 등 산업적인 용도로 쓰일 수 있다. 원자력 역시 폭탄으로 쓰이거나 발전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만, 안전하게 사용하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AI 역시 결국 인간이 사용하기 나름인 ‘과학 기술’이다. 우리에게 이롭게 활용하기 위해선 우선 원리와 개념부터 알 필요가 있다.  1-1.생성형 AI관련 원리 및 개념 소개 *ChatGPT와의 문답을 바탕으로 작성함. 생성형 AI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다섯 개념에 대한 설명을 ChatGPT에게 묻고, 그 대답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덧붙이고자 한다. - 데이터세트(Data Set): 데이터세트는 AI가 학습하는 데 사용하는 데이터의 모음입니다. 이는 종종 특정 주제나 분야에 관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가 영어 문장을 생성하는 방법을 배우려면, 그 학습에는 수많은 영어 문장들이 포함된 데이터세트가 필요합니다. 이 데이터세트는 소설, 뉴스 기사, 웹페이지, 사전 등 다양한 출처에서 모은 문장들일 수 있습니다.(ChatGPT의 답변) -> 우선, 생성형 AI는 기본적으로 인간이 만든 데이터를 학습해야 한다. 텍스트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인간들이 텍스트를 어떻게 쓰는지를 보아야 하고, 이미지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그림을 그려야 하는지 보아야 한다. 생성형 AI가 학습을 위해 본 데이터들을 ‘데이터세트’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들이 생성형 AI를 학습시키기 위해 AI기업조차 어떤 데이터를 학습시켰는지 모를 정도로 무분별하게 데이터들을 학습시키기 때문에, 저작권 문제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매개 변수(Parameters): 매개 변수는 AI가 학습하는 동안 조정되는 값들입니다. AI는 이 매개 변수들을 조정함으로써 데이터세트에서 가장 일반적인 패턴이나 규칙을 찾아냅니다. 예를 들어, AI가 문장을 생성하는 과정에서 "I am" 다음에 "happy"가 오는 것이 "sad"가 오는 것보다 일반적이라는 패턴을 학습했다면, 이는 매개 변수를 통해 학습된 정보입니다.(ChatGPT의 답변) -> 생성형AI가 인간이 쓴 글이나 그린 그림들을 보고 패턴이나 규칙을 ‘매개 변수’ 형태로 저장한다. 예시를 들면, ‘오늘의 점심밥으로 뭘 먹을까?’이라는 질문 뒤에는 ‘슬리퍼’,’원피스’보다 ‘돈까스’,’제육덮밥’같은 단어가 더 올 확률이 높다. 생성형 AI는 데이터세트에서 가장 일반적인 패턴이나 규칙, 즉 인간의 질문(프롬프트)에 확률적으로 가장 알맞은 대답을 출력한다. 이는 뒤에 이야기할 ‘환각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이기도 하다.   -학습(Learning): 학습은 AI가 데이터세트에서 패턴을 찾아내고 그 패턴에 따라 매개 변수를 조정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이 과정은 대부분의 AI 시스템에서 중요한 단계입니다. AI는 이 학습 과정을 통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거나 예측을 수행하는 능력을 얻습니다.(ChatGPT의 답변) -확률(Probability): 확률은 특정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을 수치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확률은 0부터 1 사이의 값으로, 0은 사건이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1은 사건이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는 확신을 의미합니다. 생성형 AI는 보통 다음에 어떤 단어가 올 가능성이 가장 높은지를 확률로 계산하여 문장을 생성합니다.(ChatGPT의 답변) -환각현상(Hallucination): "환각현상"은 AI가 학습 데이터에 없는 정보나 패턴을 '창조'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는 AI가 학습 데이터에 기반한 '추측'을 하기 때문에 발생하는데, 때때로 이 추측이 현실과는 맞지 않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가 '빨간색 바나나' 같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창조'할 수 있는데, 이는 학습 데이터에 바나나의 색깔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없거나, 색깔과 바나나 사이의 관계에 대한 학습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환각현상은 AI의 출력이 현실과 맞지 않게 되는 경우를 가리킵니다.(ChatGPT의 답변) -> 생성형AI 관련 밈으로 유명했던 ‘세종대왕 맥북 던짐 사건’이 바로 이 환각 현상의 대표적인 예시다.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세종대왕 맥북 던짐 사건을 알려줘’라는 질문에 ChatGPT-3.5는 실제 있는 사건마냥 대답을 하였다. 생성형 AI가 일부러 거짓말을 한 것은 당연히 아니고, 우리가 앞서 작동 원리를 보았듯이 ‘생성형 AI의 역량 내에서 가장 확률이 높다고 추측되는 대답’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질문을 해도 ChatGPT4에서는 그런 사건이 없다고 대답하는데서 알 수 있듯이, 환각 현상은 생성형 AI)의 발전을 통해(챗봇의 경우, 언어 모델 등의 발전도 포함) 없애거나 줄일 수 있다. 위의 다섯 가지 개념을 기반으로 생성형 AI의 작동 원리를 다이어그램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다이어그램 역시 ChatGPT4의 플러그인을 사용하여 만들고 조정했다(플러그인에 대한 내용은 뒤에 바로 소개한다).  1-2. 생성형 AI의 날개 : 프롬프트와 플러그인 앞서 생성형 AI의 개념과 원리를 소개할 때, ‘프롬프트’라는 개념과 ‘플러그인’이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이 두 가지는 생성형 AI에 대해 이해할 때 아주 중요한 개념으로, 앞으로 생성형 AI가 우리 삶에 점점 더 스며들수록 더 자주 접하게 될 단어들이기도 하다. 이 두 가지가 무엇인지, 이번에도 ChatGPT4의 요약으로 우선 살펴보고, 각각에 대한 설명을 이어나가도록 해 보겠다. -프롬프트(Prompt): 생성형 AI에서 프롬프트는 AI가 반응하거나 답변을 생성하기 위한 입력 또는 질문입니다. 프롬프트는 주로 사용자가 AI에게 주는 명령이나 질문의 형태를 띕니다. 예를 들어, "오늘 날씨는 어떻게 될까?" 또는 "피자 만드는 법 알려줘" 등이 프롬프트의 예가 될 수 있습니다.(ChatGPT의 답변) -> 프롬프트는 ChatGPT4의 대답만 놓고 보자면 아주 단순해보인다. 하지만 ‘질문’이 무엇인가에 따라 생성형 AI의 응답은 크게 바뀌는데, 이는 ‘생성형 AI, 어디까지 왔는가(2)’에서 더 자세히 다루고자 한다. -플러그인(Plugin): 플러그인은 AI의 기능을 확장하거나 특정 작업에 대한 AI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도구입니다. 플러그인은 AI의 학습 데이터나 알고리즘에 직접적인 변화를 주지 않지만, AI가 특정 작업을 처리하는 방법을 변형하거나 확장시키는 역할을 합니다.(ChatGPT의 답변) -> 생성형 AI의 플러그인은, 쉽게 말하면 스마트폰의 앱과 같다. 예를 들어, GPT-4에는 유튜브 영상의 소리를 해석하는 능력이 없다. 하지만 여러 가지 GPT-4의 플러그인에서는 동영상(유튜브 등)의 소리를 텍스트로 바꾸어, GPT-4가 요약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외에도 앞서 생성형 AI의 작동 원리를 다이어그램으로 그릴 때, GPT-4 플러그인인 ‘Show Me Diagrams’를 이용했다.  2. 생성형 AI 현황 ‘AI 시대’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AI와 관련된 새로운 소식은 하루를 마다하고 쏟아지듯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생성형 AI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래서 생성형 AI를 다룰 때는 지금까지의 개발 현황을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것보다, 원리와 개념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최신 뉴스를 살피며 앞으로 다가올 변화에 대해 살펴보는 것이 더 유용하다. 2023년 6월 27일을 기준으로, 흥미로운 몇 가지 소식을 전하고자 한다. -오픈AI, AI 모델용 ‘앱 스토어’ 구축한다 현재 GPT-4에는 스마트폰의 앱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플러그인’이 이미 상용화되어 있다. 하지만 보다 더 많은 이용자에게 OpenAI의 AI 모델을 서비스하고자 한다면 독자적인 앱 스토어 구축은 큰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애플의 앱 스토어 런칭을 생각하면 자체적 앱 스토어 구축이 가지는 영향력을 상상하기 쉬울 것이다. OpenAI가 통제 가능한 생태계 구축을 통해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이것이 시장을 선도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LLM으로 돈 버세요" 메타의 완전 오픈소스 전략 생성형 AI 시장에서 Meta는 일찍이 ‘오픈 소스’로 언어 모델을 공개하며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여 OpenAI, Google과 경쟁하고자 하였다. 실제로 위 이미지가 보여주듯이, Meta의 LLaMA(라마)를 기반으로 발전한 Vicuna가 구글의 바드와 비등한 성능을 보여준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하지만 기존에는 상업적 이용을 허가하지 않고 연구 목적으로만 허가하였는데, 다음에 내놓을 메타의 언어 모델은 상업적으로도 이용이 가능하다. Meta의 생성형 AI 오픈 소스화 행보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낳고 있다. -국내 생성형 AI 포탈 뤼튼의 행보  국내 AI 개발 소식 중에서 독자들에게 가장 먼저 소개하고 싶은 현황은 생성형 AI 포털 서비스인 ‘뤼튼’이다. 지금까지 무료로 사용 가능한 뤼튼에서는 이미 GPT-4를 통한 채팅, 스태빌리티AI를 통한 이미지 생성 등을 지원하며, 마케팅 문구 등을 복잡한 프롬프트 없이 만들어주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조만간 GPT-4와 같은 플러그인 서비스를 국내 사용자에 맞춰 제공할 예정으로, 국내 사용자가 AI를 쉽고 유용하게 쓸 수 있는 AI서비스가 되지 않을까 싶다. -네이버 AI 챗봇 이름은 '큐:'...다음달 베타 테스트 실시 네이버가 OpenAI의 ChatGPT에 대응하는 AI 챗봇 서비스인 ‘CUE:’의 베타 서비스를 7월에 시작하기로 발표하였다. 네이버는 이전부터 네이버의 언어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의 장점을, ChatGPT보다 ‘한국에 특화된 모델’, ‘환각현상이 적은 모델’로 내세웠다. 한국형 AI의 개발과 비전에 대해 많은 채널을 통해 알려왔던 네이버인 만큼, 실제 공개한 서비스가 어떤 성능을 보여줄지, 네이버 자체 서비스를 포함하여 국내의 얼마나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할 수 있는 AI를 내놓을지 궁금하다. 지금까지 AI의 기본 개념과 개발 현황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았다. ‘생성형 AI, 어디까지 왔는가(2)’에서는 직접 만든 AI 영상의 개발 과정을 중심으로, 현재 생성형 AI의 역량에 대해 살펴보겠다.  [AI시대에 인간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세미나 모아보기 1. 생성형 AI, 어디까지 왔는가 (1)기본 개념과 개발 현황 / 김재경 LAB2050 연구원 2. 생성형 AI, 어디까지 왔는가 (2)생성형 AI의 역량과 인간과의 충돌 / 김재경 LAB2050 연구원 3. AI 시대, 더 놀고, 더 사랑하고, 더 배우라 / 반가운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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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윤리 포럼은 어떤 이야기를 담았나
2023년 4월 22일 ESC에서 개최한 인공지능 윤리포럼 'ChatGPT 활용 그 너머를 묻다!' 을 요약 정리한 글입니다. 작성자: 이현옥 (강원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 ESC 인공지능 윤리포럼 사회자, ESC 회원) ESC 인공지능 윤리포럼 'ChatGPT 활용 그 너머를 묻다' 요약 정리사단법인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ngineers and Scientists for Change, 이하 ESC, 대표 김찬현)는 'Chat GPT 활용 그 너머를 묻다'라는 제목으로 인공지능 윤리 포럼을 개최하였다. 1부 'Chat GPT 배경과 현안'에서 IT 전문가이자 SF 작가 전윤호가 Chat GPT에 대한 공학적 기초개념을 설명하였고, 임팩트 벤처 캐피털 회사인 옐로우독 파트너 유재연이 AI를 둘러싼 윤리적 쟁점을 소개하였다. 2부 'Chat GPT와 현장'에서는 다양한 분야 및 현장에서 생성형 AI를 직접 경험하고 있는 연사들이 관련 쟁점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였다. 교육현장은 부산교육정책연구소 연구위원 박영민이 맡았고, IT 산업현장에 대한 소개는 업스테이지 데이터 리더로 활동하고 있는 한지윤이 하였다. 연구개발 현장에 대한 논의는 성균관대학교 교수 원병묵, 그리고 예술문학 현장은 주식회사 페블러스 대표인 이주행이 담당하였다. 생성형 AI 기술이 가져올 변화를 빠르게 감지한 시민들은 강연장을 꽉채웠고, 다음과 같은 논의를 집중하여 들었다. 이어진 토론시간에 다양한 질문을 하며 시민으로서 인공지능의 발전과 윤리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었다. @ 인공지능 윤리포럼 종합 토론 1부:  ChatGPT 배경과 현안  ChatGPT와 거대언어모델의 이해 ChatGPT 같은 거대언어모델(LLM)의 원리는 단순하다. 텍스트 자료를 학습시켜 컴퓨터가 확률적으로 다음 단어를 예측하게 하는 것이다. 그저 다음 단어를 추측하여 제시하는 방식은 별로 놀라울 것 없는 결과를 보여주다 데이터가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서 성능이 급격하게 향상된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 즉, ‘거대’한 모델이 되면 상식적인 질문에 쉽게 답할뿐 아니라 복잡한 명령에 적절히 반응하고 전문지식까지 섭렵하여 설명을 해주기도 한다. 관련 전문가는 이를 ‘신비로운 창발적’ 특성으로 명명하였지만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지는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ChatGPT의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적절하지 않은 질문과 요구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더욱이 얼토당토 않는 질문에 답변을 하면서 부정확한 정보를 생성하는 환각(hallucination)과 같은 문제가 발견되었다. 예를 들어,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세종대왕의 맥북프로 던짐 사건”에 대한 정보 요구에 ChatGPT는 엉뚱한 거짓말을 지어내었다. 이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못하였고 뚜렷한 해결방안이 아직은 없다. 다만, 오픈AI 회사는 별도의 인력을 투입하여 비윤리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을 피하고 인간의 가치에 부합하는 답변을 할 수 있도록 추가 학습을 시키고 있다. ? 발표 요약문 자료: https://www.soopsci.com/Story/?idx=14998350&bmode=view 인공지능의 윤리적 현안 유재연 연사는 재밌는 경험 하나를 소개하였다. 생성형AI가 활용되는 실례를 알려달라는 강연 요청에, 아직 구체적인 사례를 찾기 어려울거라는 짐작에도 불구하고 구글의 거대언어모델인 바드(Bard)에 물어봤다. 바드는 이 어려운 요청에 쉽사리 다섯 개의 업체와 관련된 사례를 제시하였다. 물론 이 정보는 거짓이었다. 그러나 바드의 답변은 재밌게도 해당 업체에 유사한 비즈니스를 개발할 수 있겠다는 브레인스토밍에 도움이 되었다. 이처럼 생성형 AI 기술은 기대되는 기능뿐 아니라 예상치 못한 활용도가 발견되며, 앞으로 더욱 영역을 넓혀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위의 사례처럼 의도치 않게 유용한 기능을 발견하면 좋겠지만 이것이 부작용을 일으키거나 인간과 인류에게 해가 되는 경우도 생각해봐야 한다. 다음과 같은 질문을 통해 AI 기술의 윤리 쟁점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이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격차를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 “이 기술로 혜택 받는 사람은 누구인가?” “이 기술의 결과로 가치 판단이 수반된다면, 그 기준은 누가 결정해야 할까? ” ? 발표 요약문 자료: https://soopsci.com/Story/?idx...https://soopsci.com/Story/?idx... 2부:  ChatGPT와 현장 교육 현장과 ChatGPT 인공지능이 빠르게 발전하는 사회에서 지속가능한 교육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박영민 연사는 이 질문을 던지며 교육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쟁점을 나열하였다. ChatGPT 활용에서의 표절 및 학습 윤리로 무엇을 그리고 어떻게 가르쳐야하는지, 우려되는 문제와 윤리적 쟁점을 고려하여 교육현장에서 인공지능 서비스를 배제해야 하는것인지 자유롭게 허용해야하는지 등 논의하고 해결할 것들이 많다. 교강사들은 자신의 자리가 없어지지 않을까 고민을 할 것이고 학생들은 어떤 진로를 택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워 할 것이다. 그러나 박영민 연사는 지속가능한 교육은 기술자체의 현란함과 화려함으로 특징지워져서는 안된다고 제안하였다. 더욱이 다음의 네 가지 역량이 교육에서 필요하다 주장하였다. 첫째, 메타인지를 바탕으로 하는 질문하기 둘째, 사랑의 기술이라 할 수 있는 공감 및 협업 셋째, 넘쳐나는 정보에 휘둘리지 않기 위한 정보지배의 기술 그리고 마지막으로 글쓰기와 말하기와 같은 표현의 기술이다. ? 발표 요약문 자료: https://soopsci.com/Story/?idx...   IT산업 현장과 ChatGPT 사람들은 인공지능 기술이 자신을 대체하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다. 단순 노동만을 대체할거라는 믿음 혹은 위안도 무너지고 있는 것 같다. 인간 능력의 보류라고 생각했던 창의적인 작업까지 생성형 AI 기술이 침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한 엔지니어의 트윗이 우리가 가진 두려움과 착각을 환기시켜 주었다. “인공지능은 당신을 대체할 수 없다.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사람이 당신을 대체할 것이다” 기술이 우리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다. AI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엔지니어들의 수많은 결정이 기술의 형태 및 성능을 만들어낸다. 엔지니어들이 학습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인공지능을 평가하는 요소와 방법을 제안한다. 그리고 개발된 여러 AI 모델 중에서 실제로 상용화될 제품과 서비스를 선정한다. 또한, 이 제품과 서비스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의 결정이 그 영향력의 범위를 구성한다. 결국, 주체는 기술자체가 아니라 사람이다. 그러나 정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AI 기술에만 집중하는 듯하다. AI 기술이 변화시킬 풍경을 우리가 주체적으로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AI 산업생태계를 비롯하여 이것이 제기하는 사회 문제를 포괄적으로 조망하며 의식적으로 판단하고 선택해야 한다. ? 발표 요약문 자료: https://soopsci.com/Story/?idx...   연구개발 현장과 ChatGPT 원병묵 연사는 과학연구에서 ChatGPT의 가능성과 한계를 ChatGPT와 나눈 대화를 통해 소개하였다. 첫 번째 질문은 “ChatGPT는 과학연구에 어떤 도움을 줄수 있나요?”이다. 이에 ChatGPT는 데이터 분석, 문헌 검토, 실험설계, 가설 설정, 커뮤니케이션에 긍정적인 도움을 주어 과학연구가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하였다. 두 번째 질문은 “ChatGPT는 영어 과학논문 작성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나요?”이다. 답변은 자동 요약, 문장구성, 인용문작성, 용어정리, 피어리뷰를 하는데 유용할 거라는 것이다. 원병묵 교수는 이어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소개하였다. 그러나 과학연구는 이러한 도구로만은 수행될 수 없고 자신의 랩 대학원생이 이런 도구를 활용하고 도움을 받았지만 그들이 작성한 논문은 수정할 곳이 아직 많다고 하였다. 또한, 여러 도구의 실용성도 각자의 맥락에서 사용해보면서 느껴봐야 한다고 조언하였다. ? 발표 요약문 자료: https://soopsci.com/Story/?idx...   예술문학 현장과 ChatGPT 예술평론가인 이주행 연사는 생성형 AI 기술이 예술의 정의를 어떻게 변화시킬지를 논의하였다. 최근 생성형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간의 영역으로 생각하던 창의성이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Stable Diffusion과 Midjourney와 같이 이미지를 생성하는 AI 소프트웨어가 확산되면서 관련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을뿐 아니라 국제적인 대회에서도 이러한 프로그램을 활용한 작품이 수상하기도 하였다. 예술의 전통적인 정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그 의미가 퇴색이 되고 있는 듯하다. 또한 AI 시대에 예술가 또는 크리에이티브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된다. 결론적으로 AI 기술이 인간 예술가 및 창의성을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며 서로간 상호보완하며 발전할 것이라 제안하였다. 특히, 예술과 창의성의 변치않는 속성을 몇가지 제안하며 이를 강조하였다. 첫째, 예술은 인간의 감정을 포착하여 반영하는 것이라 AI가 보조할 수는 있지만 대체할 수는 없다. 둘째, 창의적인 작업의 가치는 사람들과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 있다. 셋째, AI는 인간의 창의성을 대체하기 보다는 예술의 혁신을 강화하거나 촉매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넷째, 예술은 우리 사회와 문화를 반영하는데, 결국 해석에는 사람이 중요하다.  ? 발표 요약문 자료: https://soopsci.com/Story/?idx... 3. 포럼 참여자 질문 & 의견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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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마주한 질문'들']기후위기 시대, 녹색전환의 비전과 전략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실천했던 노회찬 5주기를 맞이해 기후위기, 디지털 전환, 불평등 심화 등 복합위기의 시대에 우리가 마주한 ‘질문’들을 나누며, 한국 사회를 진단하고 진보적인 대안을 고민하는 자리를 준비했습니다. 이번 심포지엄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행사는 노회찬재단 공식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됩니다?심포지엄 안내 보러가기 http://hcroh.org/notice/462/ 1. 지속가능성은 가능한가? 복합위기 시대, 지속가능성의 불가능성  ‘지구적 위험 한계’ 논의들, 특히 ‘도넛 경제학’이 유용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도넛의 외부 경계인 ‘생태적 한계’ 내에서, 그리고 내부 경계인 ‘사회적 기초’ 위에서 ‘균형으로 찾아가는 안전하고 정의로운 세계’가 바람직할 뿐 아니라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 경제성장에 대한 맹신을 폐기하고, 대신 재생적·분배적 경제를 설계하는 필수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까지 대부분 나라는 인구의 기본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지구적 한계를 초과하여 지속가능한 자원 사용 수준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우리 사회에서는 녹색전환의 백래시가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2022년 시행)과 제1차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계획(2023년 수립)을 둘러싼 갈등 국면에서 그런 흐름을 발견할 수 있다. 기후변화, 코로나19, 저성장 및 사회양극화 등 복합위기에 처한 불확실성의 시대에 전환정치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미래지향적인 실험과 학습의 공간을 구상하고 실천해야 한다. 기후 관련 배출격차·생산격차 이외 다양한 수준의 전환격차를 확인하고, 전환과학, 전환운동, 전환정치 사이의 격차를 극복해야 한다.   2. 기후정의운동의 성장, 쟁점과 과제  ‘기후정의포럼’이 제시하는 ‘기후정의선언 2021’의 20가지 테제는 국내 기후정의 운동과 정치를 논의하는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다. 2011년 ‘기후정의연대’ 결성 이후 2019년 ‘기후위기비상행동’과 2022년 ‘체제전환을 위한 기후정의동맹’ 등을 통해 기후정의운동이 조직화·대중화·다양화되고, 직접행동·비폭력 시민불복종이 활성화되고 있다. 국내외 정세 변화에 조응하면서 기후대응이 제도화·보수화되는 가운데 운동의 분화 및 급진화도 동시 진행 중이다. 기후정의운동에서 제기하는 ‘체제전환’은 ‘화석연료 문명에서 벗어나 탈탄소 경제사회로의 전환’, ‘성장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탈성장사회로의 전환’, ‘자본주의 임금노동 관계에서 벗어나 탈자본주의로의 전환’”까지 포괄한다. 그러나 담론과 실제 정책 사이의 간극 극복, 민주적이고 정의로운 기후 거버넌스 구축, 사회운동의 작동 방식 혁신, 그리고 기후정책 역행과 잘못된 해결책(그린워싱)에 저항, 공공 부문 탈환 및 활용(생태적 공공성), 대중적·급진적 기후정의운동 형성, 탈성장·포스트성장 경제로의 전환 탐색 등이 과제로 남아 있다. 3. 녹색전환론의 과거와 현재  2000년대 초반부터 녹색복지, 녹색국가, 녹색복지국가에 대한 이론적, 실천적 검토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생태진영-복지진영, 국가 중심-지방·공동체 중심, 녹색자본주의-녹색사회주의 등을 둘러싼 쟁점이 있지만, 최근 ‘회복탄력적 복지국가’ 등 생태위기 시대에 복지국가의 전면적 재구성과 녹색전환을 이끄는 녹색복지국가 비전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보편적 기본 정책’에 해당하는 기본소득과 기본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지속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녹색 헌법’, ‘자연의 권리’, ‘기후 소송’과 ‘생태학살 범죄’ 등 법률적 접근, 나아가 ‘새로운 생태사회계약’으로 녹색전환의 외연이 확대되고 있다. 2010년대 후반 재점화된 그린뉴딜은 탈성장과 생태사회주의 등의 다양한 사상적 조류와 교차하면서 녹색전환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특히 생태경제학, 탈성장·포스트성장과 생태사회주의 등 주류적 입장에서 벗어나 있던 대안적 제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생태경제학은 지속가능한 한계선 내에서, 즉 에너지·물질 총량 제한을 전제하거나 목표로 하는 생산, 소비, 분배, 노동, 조세, 재정, 금융 분야에서 대대적인 개혁을 추구한다. 이보다 선명한 탈성장·포스트성장은 불평등을 해소하고 인간 웰빙을 증진하는 방식으로 경제시스템을 생활세계와의 균형을 맞추도록 설계하여 에너지와 자원 사용을 계획적으로 감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탈성장 계획 및 계획적 전환의 목표는 한계선과 우선순위 설정, 민주적 참여 보장, 노동의 재조직화와 노동시장 개편, 생산방식과 경제구조 개편, 사회적·경제적 불안정 관리이며, 이를 통해 사회-생태적 조정이 강조된다. 그리고 체제전환의 대안으로서 생태사회주의나 ‘생태사회주의적 탈성장’도 검토되고 있다. 이렇듯 탈성장론과 생태사회주의가 추구하는 이론과 실천의 연대는 기존의 범주를 단순히 연결하는 것을 넘어서 상호 교차를 통해 새로운 정체성을 창출하는 것을 포함한다.   4. 녹색전환의 비전과 전략 모색, ‘심층 녹색전환 국가’  정의당과 녹색당 등 소수정당의 적극적인 기후변화 정책공약은 현행 선거제도의 한계 속에서 주류정당에 위협적이지 않다. 보수적 성향의 주류정당 간의 선거경쟁에서 기후변화 이슈는 정체된 상태이며, 탈성장은커녕 생태적 현대화나 지속가능한 발전보다 경제성장이 강조되고 있다. 선거제도 개선 등을 통해 기후변화 공약이 다양한 이념 지향의 정당 간 정책경쟁 이슈로 제기될 수 있을 때, 정부의 적극적인 기후위기 대응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한편, 해외 녹색전환의 비전과 전략은 ‘탈성장 지향 그린뉴딜’ 종합구상과 ‘추출경제에서 생성경제로의 전환’, 그리고 ‘정의로운 도시전환’이나 ‘도시 커먼즈 전환’ 등의 개념과 사례를 통해 전환의 다중 스케일 접근을 접할 수 있다. 이상의 논의를 통해 인류세 또는 자본세를 살아가는 우리는, 기후 파시즘, 녹색자본주의, 그린뉴딜, 탈성장, 생태사회주의 등 잠정적 미래 선택지와 이념 지형도를 그려볼 수 있게 된다. 이 지점에서 ‘이론과 현실의 간극’과 ‘운동과 정치의 격차’를 해결하고 전환동맹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과제에 집중해야 한다. 틈새적 변혁, 공생적 변혁, 단절적 변혁 등 녹색전환의 경로와 전략을 통해 자율적 공간과 대안적 실험, 비개혁주의적 개혁, 대항 헤게모니 형성 등 다층적 기획이 필요하다. ‘심층 녹색전환 국가’라는 새로운 공화국은 복합위기 시대에 능동적으로 적응하는 민주적, 참여적 계획과 정의로운 전환 관리를 지향하는 새로운 사회 질서를 의미한다. 경제성장주의 생산-분배 시스템의 역사적 모델인 전통적 복지국가의 지속불가능성을 인정하고, 동시에 전환적·생태적 공공성과 자율성의 원칙을 갱신해야 한다. 심층 녹색전환 국가는 구조적으로 존재하는 권력관계의 적대와 경합 속에서 전환의 비전과 전략의 다양성을 전제·상정하는 공유비전과 공통지반을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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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마주한 질문'들']진정으로 인간적인 노동체제에 관하여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실천했던 노회찬 5주기를 맞이해 기후위기, 디지털 전환, 불평등 심화 등 복합위기의 시대에 우리가 마주한 ‘질문’들을 나누며, 한국 사회를 진단하고 진보적인 대안을 고민하는 자리를 준비했습니다. 이번 심포지엄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행사는 노회찬재단 공식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됩니다?심포지엄 안내 보러가기 http://hcroh.org/notice/462/ 1. 들어가는 말 1919년에 베르사이유 조약의 일환으로 채택된 국제노동기구(ILO) 헌장은 전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항구적인 평화는 사회정의의 토대 위에서만 가능하다.” 당연하게도 사회정의가 세계평화에 기여하려면 모든 나라들이 동참해야 한다. 헌장의 언어로 표현하자면, “어느 한 나라라도 진정으로 인간적인 노동체제를 도입하지 않는 것은 다른 나라들이 자국에서 노동자들의 지위를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에 장애물이 된다.” 요컨대 “진정으로 인간적인 노동체제”는 “사회정의”와 같은 말이라고 할 수 있다. 2. 진정으로 인간적인 노동체제 “진정으로 인간적인 노동체제”는 두 가지로 읽을 수 있다. 가. 진정으로 인간적인 체제 첫 번째 독법은 노동에 관하여 “진정으로 인간적인 체제”로 이해하는 것이다. 이것은 노동의 이행을 둘러싼 조건들을 인간적인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고용보장, 적정임금, 노동삼권 보장, 사회보장 등이 해당될 것이다. 나. 진정으로 인간적인 노동 두 번째 독법은 “노동 자체가 진정으로 인간적인 것”이 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체제로 이해하는 것이다. 인간의 노동은 사유와 행위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형이상학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표상과 현실. 이 두 가지는 인간의 노동을 진정으로 인간답게 만드는 요소이다. 인간은 노동을 통해서 자연을 지배한다. 그러나 동시에 현실의 경험을 통해서 자연에 복종한다. 생물학적ㆍ물리적 현실을 부정하는 노동은 인간적인 노동이라고 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사유를 금지ㆍ부정하는 노동도 인간적인 노동이라고 할 수 없다. 3. 정의로운 노동분업 정의로운 노동분업은 두 가지 질문을 제기한다. 첫째는 노동을 할당하는 원리의 정의로움에 관한 것이다. 둘째는 그렇게 할당된 노동을 이행하는 방식의 정의로움에 관한 것이다. 가. 할당원리의 정의로움 공동선의 실현에 필요한 여러가지 일이 있다고 할 때 그 일을 누구에게 할당한 것인가? 식당을 예로 들면, 누가 메뉴와 가격을 정하고, 누가 요리를 하고, 누가 홀서빙을 하고, 누가 계산을 하고, 누가 설겆이와 청소를 할 것인가를 정하는 문제이다. 나. 이행방식의 정의로움 이행방식의 정의로움은 어떤 식으로든 정해진 할당원리를 적용한 결과로, 요리를 하거나 홀서빙을 하거나 청소를 맡은 노동자가 각자의 일을 수행함에 있어서 어떻게 하면 그것이 진정으로 인간적인 노동이 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 관한 것이다. 국제노동기구의 목적에 관한 필라델피아 선언(1944)의 표현을 빌리자면, “노동자가 자신의 기술과 지식을 최대한 발휘하고 공동선에 최대한 기여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노동”을 보장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선언의 구절은 진정으로 인간적인 노동을 위한 두 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첫째, 노동자가 자신의 기술과 지식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노동의 이행조건(how to work)에 관한 것이다. 둘째, 노동을 통해서 공동선에 최대한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노동의 내용과 목적(what and why to work), 즉 노동의 의미에 관한 것이다. 4. 전환의 시대, 노동의 의미를 묻다 가. 디지털 혁명과 노동의 의미 디지털 혁명과 함께 오늘날 일의 세계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거대한 변화들, 특히 기후생태위기에 노동법이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다양한 부분들이 검토되어야 하겠지만, 특히 무엇보다 노동을 임금노동 즉 고용으로 환원하는 고질적인 제도적 습성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일차적으로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노동과 고용은 같은 말이 아니다. 노동은 인간의 신체적ㆍ정신적 에너지의 발현 그 자체이며, 고용은 특정한 시대 특정한 문화적 조건 속에서 노동이 제도화된 형식을 가리킨다. 오늘날의 자동화 사회에서는 고용에 기반한 포드주의적 혹은 케인즈주의적 모델의 부활은 불가능하다. (노동의 종말이 아니라) 고용의 종말은 노동의 재발명을 요청하며, 노동법은 고용을 넘어 전개되는 노동의 지평을 품어야 한다. 나. 기후생태위기와 노동의 의미 나의 노동이 자연을 파괴할 때 나는 그 노동에서 어떻게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사업의 조직과 경영이 생태ㆍ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관하여 노동조합이나 노사협의회에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협의ㆍ교섭하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기업의 생태적 책임을 제고하고, 노동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노동이 자기 자신과 사회, 그리고 자연에 대하여 갖는 의미에 대하여 성찰하고, 발언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사회적 분업은 모든 인간사회에 고유한 특징이다. 탈탄소 사회에서 우리는 어떤 일을 어떤 방식으로 하게 될 것인가? 사회적 분업은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위해서 노동의 의미는 어떻게 재구성되어야 하는가? 이것이야말로 사활이 달린 질문일 것이다. 다. 사용가치로서의 노동 이른바 “자생적 시장질서”(하이에크)를 신봉하는 지금의 체제에서는 시장이 각 상품의 교환가치를 정확하게 가격에 반영한다고 간주되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노동이라는 상품에 대해서도 노동시장에서의 교환가치, 즉 임금이 노동의 가치를 그대로 대변한다고 간주되지만, 그래서 고임금을 받는 의사가 저임금을 받는 청소 노동자보다 훨씬 가치 있는 노동을 하는 것으로 간주되지만, 사실 이 임금에는 노동의 사용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어 있지 않다. 사용가치의 측면에서 보면 청소 노동자의 노동이 성형외과 의사의 노동보다 가치가 더 낮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것은 우리 헌법에서 말하는 “적정임금”의 판단기준을 새로 정립해야 한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것이다. 라. 직업적 인격과 사회적 인출권 프랑스의 노동법학자 알랭 쉬피오(Alain Supiot)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공동연구한 결과를 정리하여 1999년에 출판한 보고서, <고용을 넘어 – 유럽에서 노동의 변화와 노동법의 미래>에서 “직업적 인격” 및 “사회적 인출권” 개념을 제안했다. 직업적 인격과 사회적 인출권 개념은 고용 또는 일자리의 변동이나 재배치, 나아가 좀 더 일반적으로 노동의 전환이 요구되는 모든 국면에서, 노동자들이 그 과정에서 직면하게 될 사회적 위험에 보험의 방식으로 수동적으로 대처하는 개념이 아니라, 노동자들이 각자의 지향과 의지와 판단에 따라 능동적으로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자유와 가능성을 높이고자 하는 개념이다. 5. 결론에 갈음하여 상품으로 취급되는 노동이나 양으로 환원되는 추상적 노동이 아니라 구체성을 회복한 살아 있는 노동, 타인에 대한 의무로서의 노동 그리하여 사회적 연대의 토대를 구성하는 노동에 대한 비전, 그리고 구체적 노동을 가능하게 하는 일터와 분업의 재조직, 도시의 재디자인, 주체의 재구성,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법과 제도의 재구축. 이런 전망과 상상력이 필요하다. 
노동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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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어디 한 번 문제를 먹기 좋게 잘라볼까요?
바위산, 저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커다란 바위산을 가루로 만드는 일’ 같다고 생각합니다. 바위산은 아주 커다랗기 때문에 동네 사람 누구나 그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커다란 바위산을 어찌해볼 생각을 품기는 쉽지 않습니다. 바위산을 혼자만의 힘으로 가루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요. 그래서 사회 문제는 해결되지 못한 채 제 자리를 오래 지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떻게 해야 바위산을 가루로 만들 수 있을까요? 바위산을 가루로 만들고 싶을 때 참고가 되는 관점 하나를 소개합니다. 그것은 바로 ‘문제를 먹기 좋게 잘라주는 것’입니다. 제가 속한 계단뿌셔클럽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론이기도 합니다. 저희의 경험과 관점을 한 번 들어봐주시겠어요? 따뜻한 마음의 대규모 증발! 많은 사람이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여기서 따뜻한 마음이란 자신에게 직접적 이익이 되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을 뜻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보통 규모의 따뜻한 마음으로는 바위산같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회 문제는 긴 시간과 노력을 요구합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가진 따뜻한 마음의 크기는 그렇게 긴 시간과 노력을 들일 정도는 아닙니다. 그래서 따뜻한 마음은 지금도 증발하고 있습니다. 문제제에 관심이 있더라도 문제 해결 행위 대부분이 아주 부담스러운 것들 뿐입니다. 왠만한 크기의 마음 갖고는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그러니 우물쭈물 하다가 마음이 증발되면 잊어버립니다. 그런 적 없으세요? 뉴스 보다가 가슴 아픈 사연을 접하고 ‘심각한 문제로구만. 무언가 도움이 될 방법이 없을까?’ 생각했는데 며칠 지나고 까맣게 잊어버린 경험 말입니다. 만약 누군가가 바위산을 잘게 쪼개서 두 손에 잡히는 벽돌로 만들고, 이것을 동네 사람들에게 하나씩 나눠주면 어떨까요? 바위산을 가루로 만드는 일에 나설 사람은 거의 없지만, 벽돌 하나 쯤 가루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사람은 많습니다. 바위산을 마주하면 따뜻한 마음이 증발하지만, 부담이 적은 벽돌을 보면 사람들의 마음은 행동으로 전환됩니다. 냉장고에 들어있는 ‘통 수박’은 잘 안 먹게 되지만, 깍뚝 썰기 해서 밀폐용기에 넣어 둔 수박은 손이 잘 가는 것처럼 말입니다. 문제를 먹기 좋게 잘라주기 계단뿌셔클럽이 해결하려는 문제는 아래와 같습니다. “이동약자와 그 동행인이 어떤 장소에 방문하려고 할 때,‘방문 가능 여부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모바일 맵 서비스가 없다.” 저희는 식당, 카페, 병원, 편의점, 약국 등 주요 편의시설의 ‘방문 가능 여부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모조리 모으고 공개하면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하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저희가 불철주야 전국을 다니며 정보를 직접 모으는 것입니다. 펀딩을 유치해서 조사자를 고용하고 정보 수집을 지시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렇지만 직장인들로 구성된 계단뿌셔클럽은 시간도 돈도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앱과 클럽 활동을 만들었습니다. 저희가 개발한 앱 ‘계단정복지도’는 두 개의 간단한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계단 정보(접근성 정보) 등록 기능과 조회 기능입니다. 출입구 사진, 계단 개수, 엘리베이터 유무 등을 등록하고 등록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1년 봄에 개발을 시작해 겨울에 웹 버전을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장애인단체와 서비스 사용 FGI를 해보니, 연세 있는 분들은 앱이 꼭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2022년 가을 앱 베타버전, 올해 4월 앱 정식버전 출시를 완료했습니다. 앱만 만든다고 알아서 데이터가 모이지 않습니다. 주말 오후, 두시간 동안 2인 1조로 50곳의 정보를 수집하는 프로그램을 설계했습니다. 여러 커뮤니티에 홍보글을 올리고, 인스타그램 광고를 집행해 참가자를 모집했습니다. 모집할 때는 ‘주말에 산책하실 분’, ‘동네 친구 사귀고 싶은 분’, ‘느슨한 모임이 필요하신 분’을 찾았습니다. 그 꾀임에 기꺼이 넘어와주신 계단뿌셔클럽 멤버(참가자)는 누적 약 500명입니다. 500여 명이 주말에 저희를 만나러 기꺼이 나와주셨습니다. 계단정복지도 앱과 클럽 활동은 문제를 먹기 좋게 잘라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도구이자 결과입니다. 이동권 문제, 계단 정보 부족 문제에 관심이 있더라도 노트 한 권 들고 정보를 직접 모으러 다니기는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계뿌클이 만든 앱과 클럽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훨씬 쉽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 문제 해결의 주체는 계뿌클이 아닙니다. 2시간 걸으며 정보를 수집하는 멤버들이라는 점입니다. 계뿌클은 시민들이 문제해결을 할 때 쓰는 도구입니다. 어떤 바위산을 또 먹기 좋게 자를 수 있을까? 모든 사회 문제를 ‘먹기 좋게 잘라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유사한 접근이 가능한 문제들이 꽤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 접근 방식은 디지털 기술과 잘 어울립니다. 관심 있는 사회 문제가 있으신가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문제를 먹기 좋게 잘라서 따뜻한 마음들과 만나게 할 방법이 없는지 한 번 생각해보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저는 이 방식이 두 가지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경제성입니다. 적절한 도구가 없었다면 증발해버렸을 마음들을 발전원으로 삼기 때문에 경제적입니다. 둘째는 자율성입니다. 사람은 사람, 도구는 도구입니다. 사람이 도구화되는 것이 아니라 도구가 도구화되어, 사람이 공동체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도록 안내합니다. 저는 이 경험이 행위자로 하여금 자부심을 느끼게끔 하며 자부심을 느끼는 까닭은 그가 문제 해결의 주체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한 번 생각해보세요. 여러분이 해결하고 싶은 그 문제를 먹기 좋게 잘라서 나누어줄 방법은 없을까요?
디지털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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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오염수 대응을 IAEA 보고서에 근거할 수 있나?
예측은 단지 미래를 전망하는 차원을 넘어 미래를 통제하는 문제이다. 그런데 이 세상에서 가장 확실한 것은 어느 것도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세상은 너무나 복잡하여 우리의 제한된 지적 능력으로는 완전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희망은 우리가 불확실성을 알고 있다는 데 있다. 불확실성을 없애려고 치열하게 오류를 줄이려 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출과 관련하여 정부는 국제원자력기구(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IAEA) 보고서에 근거해 오염수가 과학적으로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IAEA가 에너지와 관련해 과학적으로 권위 있는 기관은 분명 맞다. 그렇다고 해서 IAEA 보고서의 오염수 예측을 그대로 확신해도 될까?  IAEA의 소위 자매기관인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 에너지 전망(World Energy outlook, WEO)은 에너지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자료는 정책 입안자와 투자자가 이를 기반으로 정책과 투자를 결정하는 데 사용된다.그런데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2021년 기사에서 IEA가 재생에너지 예측을 늘 과소평가한다고 했다. IEA는 2021년 5월 풍력과 태양광의 전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6개월 전에 발표한 수치에 비해 25% 더 상향 조정했다. 2021년뿐 아니라 IEA는 지난 10년 동안 풍력과 태양광에 대한 예측을 반복적으로 상향 조정해 왔다. 즉, IEA는 전 세계가 재생 에너지 전환하는 속도를 늘 과소평가해 왔다.WEO 2010은 2024년까지 태양광 발전 용량이 180GW가 설치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2015년 1월 이 목표에 도달했다. 2010년에 설치된 풍력 발전 용량은 WEO 2002와 2004의 전망치를 각각 260%와 104%를 넘었다. 2030년 풍력 에너지에 대한 WEO 2002 전망치는 2010년에 초과 달성되었다.블룸버그 뉴 에너지 파이낸스(BloombergNEF)나 시티(citi)와 같은 다른 분석 기관들은 재생 에너지의 예측이 거의 정확했다. 반면, IEA의 부정확한 예측과 일치하는 결과를 내놓은 기관은 영국국영석유회사(BP), 셸(Shell), 엑손-모빌(Exxon Mobil)과 같은 화석연료 기업이었다. IEA는 의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화석연료 산업의 입장을 반영해 왔다. 어쩌면 IEA가 미래 에너지 전망에 대해 보수적인 관점을 취하는 것은 최근 급진적인 흐름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 일수도 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성장 트렌드에서 볼 수 있듯, 이러한 입장은 혁신 기술의 흐름을 놓칠 수 있다. 산업사회에서 과학자의 의견은 봉건사회의 종교인만큼이나 권위가 있었다. 하지만, 위험사회에서는 이를 그대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 무엇이 얼마나, 어떻게 위험한지를 과학자의 판단에만 맡길 수 없다. IEA 보고서처럼 과학자의 예측결과는 생각보다 객관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학은 결과의 확실함이 아니라 물질 세상을 이해하는 과정의 합리성을 추구한다.  인간이 제한 없는 합리성을 가지고 있다면 세상에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우리는 자신의 편향성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사람들은 저마다 이해관계가 다르고, 이 사회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생각이 다르다. 이성은 자신의 편향을 합리화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 결국,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고자 자료를 선별해서 해석하기도 한다. 당연히 우리 각자의 판단이 절대적인 진실이 될 수 없다.과학자도 자기 분야 외에선 전문가가 아니긴 매한가지다. 전문가들도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한 걸음만 벗어나면 자신의 전문 분야 권위로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일본 오염수는 그 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오염수 이동, 오염수로 인한 해양 생태계 파괴와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 복잡한 작용을 한다. 이 모든 영역의 통합적인 이해는 개별 전문 영역을 넘어선다. IAEA는 방사능에 관한 전문기관이지만 다른 분야에 관해선 그렇지 않다. IAEA는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출과 관련하여 독립적인 조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의 대응 조치가 적절한지를 판단한다. 그러므로 2022년 11월에 발간한 IAEA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출 4차 보고서의 표지 다음 쪽에 “이 보고서에 포함된 정보의 정확성을 유지하기 위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지만, IAEA와 그 회원국은 이 보고서의 사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라고 했다. 결국 오염수 위험 대응은 각 국가가 스스로 판단할 몫이라는 것이다. 위험에 대해 합리적인 판단이 이루어지려면, 제한적 합리성을 가진 사람들이 위험을 어느 정도까지 수용할 수 있는지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감수할 위험이 어떤 사람에게는 위험한 도박일 수 있다. 그러므로 위험 대응은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서로 다른 가치와 이해를 가진 시민들 간 논쟁은 불가피하다. 위험에 대한 판단은 어떤 과학적 사실에 어느 정도의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위험에 대한 정부의 의사결정과 전문가의 의견은 존중받아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정부와 전문가가 위험 담론을 독점해서는 안 된다. 카이스트 전치형 교수는 “우리의 신뢰는 과학지식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생산하는 사람과 조직, 이를 운용하고 감독하는 제도, 이 모든 과정을 뒷받침하고 책임지는 정부를 향한다.”라고 했다. 정부가 시민으로부터 신뢰를 얻는다는 것은 정보가 널리 공유되고 이를 바탕으로 신뢰할 수 있는 의사소통 구조를 만들어 민주적 합의를 이뤄내는 데 있다. 이는 불필요한 불안과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정부는 시민들의 불안감을 괴담이라고 치부할 게 아니라 시민들에게 정부를 믿을 수 있겠다는 신뢰감을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염수에 대한 불안과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증폭된 근거 있는 우려는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다.소설가 김훈은 “이 사회의 지배적인 언론과 담론들이 의견을 사실처럼 말하고 사실을 의견처럼 말해버린다. 아마 당파성에 매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을 정의라고, 신념이라고 말하기 때문에 의견과 사실은 뒤죽박죽이 된다.”라고 말했다. 우리 사회는 각자 의견에 따라 사실이 다른 경우가 많다. 서로 다른 사실에 대해 “내 것이 사실이야.”라고 하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을 수 없어 우리 각자의 의견을 하나로 모을 수 없다. 결국 우리 공동체는 하나가 되지 못하고 각자가 되어 위험에 속수무책인 상황에 빠질 수 있다. 게다가 정부는 다양한 의견을 민주적 합의에 이르도록 노력하기는커녕 특정 기관의 권위를 빌어 시민을 계몽의 대상으로 삼으려 한다. 힘 있는 사람이나 기관이 ˝이거야말로 확실한 것˝이라고 외치는 큰 목소리를 경계해야 한다. 신념이 확신이 되어 다른 것을 살펴보지 못하게 해 결국 우리 공동체를 위험에 빠지게 할 수 있다.  마크 트웨인은 "우리는 그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인해서 위험에 처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확실성만을 추구해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 확실함은 현실의 복잡함과 모순을 놓치게 한다. 인간관계에서도 확실함을 부여잡으려 하면 할수록 오히려 더욱 불안해진다. 자신감을 진실로 착각하는 세상에서 확신하지 않는 것은 나약한 태도가 아니라 진정 강인한 태도일 수 있다. 자신을 확신하지 않기에 서로 다른 의견을 듣고 모을 수 있어 위험에 함께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자료 전치형, 후쿠시마 시찰단과 과학의 자리, 한겨레신문, 2023년 5월 26일 IAEA, 2023, IAEA Review of Safety Related Aspects of Handling ALPS-Treated Water at TEPCO’s Fukushima Daiichi Nuclear Power Station, Report 4: Review Mission to TEPCO and METI World Economic Forum, 2021, Exceptional new normal: IEA raises growth forecast for wind and solar by another 25>#/li### 작성자: 조천호 (대기과학자, 전 국립기상과학원장, ESC 회원)  출처본 글은 사단법인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에서 제작한 콘텐츠로,  ESC에서 운영 중인 과학기술인 커뮤니티 '숲사이(원문링크) '에 등록된 정보입니다.ESC: https://www.esckorea.org/숲사이: https://soopsci.com/    
재해·위험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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