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넘어, 함께 배우는 통합교육
사진: Pixabay의 Ofoto Ray 웹툰작가 주호민 사건으로 빚어진 통합교육 논쟁 올해 뜨거운 여름, 7월 주호민 웹툰작가의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아들의 학교폭력 사건과 이 사건에 이어 주호민 작가가 아들의 담당 교사인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면서 사회적으로 뜨거운 논란이 일어났습니다. 여러 논란 중에서도 자폐 아동을 일반학교에서 분리해 교육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기에 ‘통합교육’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통합교육(inclusive education)이란 장애를 가진 학생과 일반 학생이 한 반에서 함께 공부하도록 하는 교육체제를 말합니다. 전문가들은 자폐 아동이 돌발행동을 했다고 해서 특수학교로 격리하자고 주장하는 건 차별이라고 말합니다.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같은 교실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는 특수교육법이 보장하는 권리입니다. 또한 비장애인 학생도 통합교육을 통해 장애 인권 감수성을 배워 장애인을 이해하고 수용하여 함께 살아갈 방법을 알게 되기에 선진국에서는 모두 통합교육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통합학급을 운영하고 있는 학교에서 장애학생이 다른 학생을 상대로 도전행동(장애학생 본인 및 주변 사람의 심리, 신체, 건강에 현저한 위험을 주거나 학교생활을 현저하게 방해하는 행동)에 대해 무방비로 노출될 수 밖에 없는 교실의 상황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고, 이에 대한 특수교사의 교권과 다른 비장애학생의 학습권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통합교육의 실태는? 이러한 통합교육의 문제가 대두됨으로 인해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8월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18개 학부모·교원·시민단체와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 사회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대부분 장애가 있는 학생 개인의 탓으로 돌리거나 특수교사 개인에게 시스템 부재의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있지만, 이는 명백하게 교육현장의 지원시스템의 문제다. 부족한 예산을 당장 편성해 문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와 정책을 만들고 통합교육에 필요한 교육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8월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발달장애 통합교육 현장갈등 중재에 관한 현장증언과 개선방안’ 긴급간담회가 열렸습니다. 이날 간담회는 발달장애 통합교육의 정착을 위해 학교 현장에서 필요한 사안을 논의 하는 자리였습니다.  패널로 참석한 푸른솔중학교 이수현 교사는 "발달장애인 등 특수교육대상학생과 일반학생이 함께 하는 통합교육은 다양한 삶의 방식을 수용하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지만, 수많은 장애학생이 이에 따른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통합교육 현장의 가장 큰 문제로 부족한 특수교사 인력을 꼽았습니다. 통합학급에서 의미있는 수업과 학생 참여가 이뤄지려면 특수교육대상자의 수준·특성에 맞는 교사인력을 반드시 배치해야 하는데 현재 특수교사의 수 자체가 너무도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특수교육대상자의 활동지원사도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합니다. "부족한 활동지원사를 사회복무요원이나 자원봉사 인력으로 채우고 있으나 전문성·책임감이 없는 임시인력은 현장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며 제대로 훈련된 지원인력을 모든 학급에 적어도 1명씩 의무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특수교육대상자가 있는 통합반의 교사가 기초학력보조교사·특수교사와 협력수업을 할 수 있는 시스템도 열악하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전국특수교사노동조합은 특수교사 2,957명을 대상으로 ‘안전하고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위한 제도와 정책 제안’ 설문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설문조사 결과 특수교사들은 도전행동, 교육활동 침해로 폭행을 당하고도 별다른 지원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응답자의 88.8%는 도전행동으로 부상을 입었고, 부상을 입은 응답자의 96.5%가 치료비를 지원받지 못했으며, 75.6%는 도전행동을 중재하기 위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통합교육이 실시 된지 2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회전반에 걸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 특수교육법에 따르면 학생 4명당 담당교사 1명이 배치돼야 하는데, 지난 20년간 단 한 번도 80% 이상을 채워본 적이 없습니다. 더 많은 예산과 인력이 배정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예산과 인력의 투입 없이 통합교육의 책임을 특수교사의 개인 역량에만 맡기고 있습니다.  선진국의 통합교육의 모습은? 특수교육대상자가 일반학교에서 장애 유형과 정도에 따라 차별을 받지 않고 또래와 함께 개개인의 교육적 요구에 적합한 교육을 받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통합교육이 아직 우리 교육계에서는 제대로 실현되고 있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국은 특수교육 대상자의 70% 정도만 통합교육을 받고 있는 반면 선진국들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대부분이 같은 교실에서 배우게 하는 통합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선진국들의 통합교육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장애인 천국’으로 불리는 캐나다는 특수교육대상자를 위한 팀이 별도로 운영됩니다. 아이와의 면담, 설문을 통해 학습, 심리, 정서, 사회성 등 각 분야에 걸쳐 종합적인 검사를 실시합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의 수준을 파악해 맞춤형 교육 과정을 만듭니다. 이에 대한 교육비용은 교육청에서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2016 미국 교육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특수교육 대상 장애 학생의 94.7%가 일반 학급에서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일반 학급에서 장애 학생들이 별도의 특수교육을 받는 방식인 ‘인테그레이션’(Integration)과 교실 안에서 모든 학생이 개인 수준에 맞는 개별화 교육을 받는 방식인 ‘인클루젼’(Inclusion) 등 두 가지 모델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모델 중 조기의 통합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므로 장애학생들에게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프랑스는 장애아동들도 장애 정도에 맞춰 최대한 가능한 범위에서 비장애 아동과 함께 일반 학교에서 수업을 받도록 하는 ‘포용교육’을 목표로 합니다. 장애 학생이 일반 학교에 등록한 경우 학생들을 위한 개별 맞춤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장애인 학교생활 도우미가 교사를 도와 필기와 식사 등을 돕기도 합니다.  독일의 통합교육은 단순히 비장애 학생과 같은 공간에 두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교실 내 모든 학생이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모든 학생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수준별 학습과 맞춤형 교육 등 학생들의 다양한 교육적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들이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학급 내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모든 학생들이 원활한 의사소통으로 함께 논의하고 결정합니다. (참고: 장애학생 95%가 일반교 다니는 미국… 1대1 맞춤지원 캐나다            [차별 없는 그날까지] 장애아동 통합교육, 해외 사례에서 답을 찾자) 차별과 편견을 넘어 다양성을 인정하는 교실을 꿈꾸며 인간의 차이는 저마다의 강점이 있고, 가치가 있기에 무능력이나 결핍이 아닌 개인의 고유한 다양성으로 인간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장애가 장애가 아닌 강점으로 존중받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가 우리의 교육현장에도 접목되어서 장애 학생들의 강점을 발견하고 성장시켜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장애인의 문제가 다만 가족에게만 책임을 지우는 사회가 아닌 우리 사회와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구조적인 문제임을 깨닫고,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게 될 때 차별과 편견을 넘어 다양성을 인정하는 우리의 교실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교육 공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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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살아야 교육이 산다.
교육부가 8월 17일에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안)’을 발표했습니다. 국가 차원에서 처음으로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지침을 고시로 마련한 것입니다. 7월 18일 서울 서이초에서 초임 교사가 사망한 사건이 발단이 되어 교사생존권을 위한 생활지도권 보장을 위해 발표된 이번 고시는 10일간의 행정예고를 거치고 9월 신학기부터 학교 현장에 적용될 예정입니다.  이번 고시를 통해 교원과 학부모 간의 상담은 사전협의 후 실시되며, 근무시간·직무 범위 외의 상담은 교원이 거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업 방해 물품 분리 보관, 물리적 제지, 수업 방해 학생 분리 등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졌고, 학생이 불응 시에는 보고 조치하고, 학교의 장에게 징계를 요청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교원의 수업권과 학생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휴대전화 등 수업 방해 물품을 분리 보관할 수 있고, 성찰을 위한 반성문 작성, 어지른 것을 치우는 청소 등의 과제를 부여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권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마련되었다는 것에서는 유의미한 조치라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이는 교사생존권을 위한 생활지도권 보장이라는 가장 최소한의 조치일 뿐, 이것을 시발점으로 해서 교사의 수업권과 학생의 학습권을 위한 보다 적극적이고 근본적인 제도적·법적인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2의 서이초 교사가 나오지 않게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에 대한 시사점을 줄 수 있는 영국의 교사 시스템과 함께 그 대안책을 모색해 보겠습니다.(영국교사 김은영의 책 ‘영국교육은 무너지지 않았다.’ 참조) 첫째, 이론 암기가 아닌 실습위주의 교사 양성 과정이 되어야 합니다.  교육 현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일들이 많이 일어납니다. 효과적인 교수학습 방법뿐 아니라 여러 다양한 학생들에 대한 학습지도와 생활지도 등 교사가 실질적으로 직면해서 해결해야 할 일들은 너무나 다양하고 천차만별입니다. 경력이 없는 초임교사가 아직 학교에 적응도 못한 1학년 학생들의 담임이 된다면 교사가 겪는 교실 현장의 어려움은 엄청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교사 양성기관은 그것에 대한 충분한 준비를 해주고 있지 않다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2018년 5월에 방영된 EBS 다큐프라임 ‘번아웃 키즈’ 4부 <교사의 탄생>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교사 양성 제도의 심각한 문제점을 보게 되었습니다. 임용고시 준비를 위해 엄청난 양의 인터넷 강의를 듣고 암기 위주의 학습을 하고 있는 교대생들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2023년 현재에도 이러한 모습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는 것이 우리의 슬픈 현실입니다. 이를 개선해 보겠다고 올해 초, 교육부는 ‘교육전문대학원’의 도입을 들고 나왔지만, 임용에 영향을 받는 사범대·교육대생들의 반발로 지금은 잠정 중단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반대하는 학생들도 교사 양성기관의 교육 방식의 변화에는 동의했습니다. 윤세진(23) 경인교대 총학생회장은 "수업에서 배우는 내용이 교육 현장에서 활용되기 어렵고, 현장 실습 기회도 많지 않아 교육 과정 내실화가 필요하다"며 "임용고시에만 매몰되지 않고 교대 학부 생활을 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기간으로 보낼 수 있도록 운영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장창기 공주대 전 사범대학장은 “캐나다의 경우 실습 시간이 400시간에 육박하지만 우리나라는 160시간에 불과하다. 실습 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영국에서는 학부 이후 교사 양성 코스인  PGCE(Postgraduate Certificate in Education)코스를 두고 있는데, 철저히 실습 위주이고 실습을 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많이 탈락합니다. PGCE는 수업과 현장 실습을 병행하는데, 1년동안 두 개의 학교에서 하는 현장 실습 과정이 전체 교육 과정의 80%를 차지합니다. 수업도 토론과 발표 위주로 진행되고, 현직 교사인 분들을 초청해서 좋은 수업의 아이디어를 소개받고, 그것을 현장 실습 수업에서 어떻게 이용할지를 논의합니다. 일년에 4~5개의 에세이를 제출하는데 전부 ‘실습에 바탕을 둔’ 것으로, 책에서 읽은 교육 이론을 바탕으로 실습 때 체험한 것을 분석하는 식의 에세이를 씁니다. 또한 20년이 넘는 교사 경력을 가진 튜터(tutor)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이들이 학생들이 쓴 에세이를 채점합니다.  이러한 1년 과정을 패스하게 되면 공립학교에 취직하여 다시 1년의 ‘NQT(Newly Qualified Teacher)’과정을 가집니다. 이 때는 일반 교사의 90% 시간표를 가르치고, 멘토 교사 및 코디네이터의 관리를 받습니다. 실습생 때보다는 독립적이지만 멘토는 여전히 수업을 점검합니다. 외부 강의로 말썽꾸러기 학생 다루기, 목소리 관리하기, 스트레스 관리하기, 현장학습 계획 시 필요한 절차 등을 배우고, 정식 수업 관찰은 1년에 9번을 받습니다. 멘토 교사와는 일주일에 1번 미팅을 하고, 멘토 교사는 일 년에 세 번의 정식 보고서를 제출합니다. NQT과정의 최종 결정은 교장이 하는데, 교장은 멘토교사의 보고서와 함께 학생들의 노트를 걷어 보고, 학생들과 인터뷰도 하고, 수업도 관찰해서 최종 결정을 내립니다.  이렇듯 영국에서는 예비교사 및 초임교사에 대한 실습위주의 실제적인 교육과 관리, 그리고 교사가 되어가는 과정에 도움을 주는 교사 양성 과정이 존재합니다. EBS 다큐프라임 ‘번아웃 키즈’ 4부 <교사의 탄생>에서 이미경 전 귀인초 교장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학교로 발령받았을 때 단 하루도 미리 준비하거나 하루만 있다가 수업하는 경우는 없어요. 3월 2일자로 임용되면 바로 수업을 들어가고 바로 학생을 만나야 하거든요. 첫 1년 교사 본인이 시행착오를 겪을 동안에 아이는 어떨지 생각하면 그렇게 가벼운 문제가 아니거든요. 교사가 배우는 동안 아이들은 과연 어떨까를 생각하면 교대 교육과정의 절충안이나 보완은 분명히 필요합니다.”  둘째, 혼자가 아닌 함께 협력하는 교사 문화로 바뀌어야 합니다.   교사는 처음부터 ‘좋은 교사’가 될 수 없습니다. 선임 교사가 경험을 공유해주고 서로 도와 주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과목 수업 뿐 아니라 학생 지도까지 대부분 담당 교사 한 사람의 몫입니다. 그로 인해 도움을 청하기도, 도움을 받기도 어색하고 꺼려하는 독립적이고 배타적인 교사 문화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자기의 학급에서 일어난 일은 대부분 담임 교사 혼자가 책임져야 하는 힘겨운 상황에 놓여진 것입니다.  이와는 다르게 영국의 모든 교사들은 라인 매니저(line manager)를 가지고 있습니다. 학기 초가 되면 라인 매니저와 미팅을 해서 한 해 동안 교사로서 해야 할 일, 올해의 목표,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학교가 해주어야 할 일 등을 기록합니다. 또한 목표 달성을 위한 실천 방안을 세웁니다.  그리고 라인 매니저는 ‘언제쯤 수업을 관찰하는게 좋을지 상의를 통해 정한 날’에 수업을 관찰합니다. 시간 순으로 수업시간에 일어난 일을 자세히 적고 관찰 기준표에 나온 ‘반드시 수업시간에 일어나야 할 일’이 일어났는지를 체크합니다. 수업 관찰이 끝나면 미팅을 해서 잘한 점을 칭찬해 주고 격려해 줍니다. 그리고 더 잘 할 수 있는 방안을 서로 토론을 통해 함께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 전략을 세웁니다. 영국에서 전체 교사들이 모이는 정기 회의에 서빙을 하는 사람은 부교감이나 교감이고, 학교식당 대타로 서빙하는 사람도 교감이라고 합니다. 학생이 잘못해서 평교사의 지시를 안 따르면 주임교사로 책임이 넘어가고, 주임교사의 지시를 무시하면 교감에게로 넘어가서 더 큰 벌을 받게 됩니다. 주임교사는 주임으로서 동료 교사를 서포트해 주어야 하는 책임이 있고, 모든 선생들이 맡고 있는 아이들이 다 자기의 책임이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영국 학교에는 상급 교사들이 더 큰 권한을 가지는 동시에 함께 책임을 지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사 협력 문화를 현장에서 실현시키고 있는 한국 학교의 좋은 사례를 찾게 되어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바로 충북 청주의 수곡중학교인데, 2019년부터 한 명의 학년부장을 증원하여 교육과정부장과 생활교육부장 2명을 두는 ‘학년 2부장제’를 도입했습니다. 담임교사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학급의 문제가 일어나면 학년 생활교육부장과 담임, 그리고 해당 학생의 수업을 하는 교사와 함께 학생의 상태를 파악하고, 만약 학부모와 함께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경우에는 담임, 학년2부장, 해당 사건 관련 교사, 도움을 줄 수 있는 교사, 학생 등으로 협의체가 구성되어 해결한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교사들은 학년 공동체가 함께 협력하는 유기적인 생활지도의 중요성을 경험하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학교 공동체가 함께 함으로서 학급 학생의 생활지도에서는 외롭게 홀로 고군분투하는 담임 교사들의 어려움을 해결할 뿐 아니라 학급경영이나 과목 수업에 있어서도 각 교사들이 가진 역량을 함께 나누고 교류하며 협력해 나간다면 교사의 전문성이 개발되고 확장되어 추락한 교권도 다시 회복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성경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나니 세겹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전도서 4장 12절)’  사진: Unsplash의Dav Doh 셋째, 교사만큼 중요한 학교의 인력풀이 갖춰져야 합니다.  올림픽에 나가 메달을 따는 선수는 한 명입니다. 하지만 그 한 명의 선수 뒤에는 그를 올림픽 무대에 세우기 위해 묵묵히 애써온 ‘팀’이 있었습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사가 교사로서의 임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그를 위해 애써주는 '팀'이 필요합니다. 한국 학교에는 교사들을 서포트해주는 인력이 얼마나 있을까요? 한국의 교사들은 학생을 가르치는 것뿐만 아니라 잡다한 행정 업무와 학생 상담 그리고 교실 청소까지 과중한 업무를 맡고 있기에 정작 가르치는 교사의 임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영국 학교에는 교사들이 최대한 ‘가르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인력풀이 학교에 갖춰져 있습니다.  커버 교사: 교사들이 수업을 못할 시에 커버 수업만 전담, 학교에 상주, 현장학습이 많아 교사가 자주 자리를 비우기에 꼭 필요한 인력 학생 생활/행동 지도 담당자: 수업을 방해해서 교실에서 내보내진 학생들이 가는 silent room, quiet work room에 당번을 서는 상급 교사 또는 학교에 상주하는 전문 상담가 학교내 시설 보수 담당자 학교 식당 관계자 과학 실습 지원 인력 미술 수업 지원 인력 요리 수업 지원 인력  드라마/연극 수업 지원 인력 컴퓨터 ICT 풀타임 관리자  도서관 담당자 교장의 비서: 학교에서 가장 바쁜 사람은 교장, 웬만한 회사 사장보다 스케쥴이 빡빡하기에 반드시 필요한 인력 재무담당자: 재무과의 총책임자는 교감과 같은 위치 12, 13학년 행정 업무 담당자 복사, 인쇄 담당자 데이터 관리자: 데이터 분석을 매우 철저히 하는 영국 학교에 꼭 필요한 인력  기술학교 가는 학생들 담당자 Pastoral manager(부모처럼 학생들을 담당하는 주임교사)를 지원해 주는 인력  보조교사: 수업 시간에 자폐증, 소아 당뇨, 간질, ADHD, 아스퍼거스 장애 등을 가진 학생을 도와 주는 인력 특히 보조교사는 주로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분들이  많은데, 월급이 많지 않아도 학교 다니는 아이가 있는 엄마에게는 인기라고 합니다. 그들은 자폐증, 소아 당뇨, 간질, ADHD, 아스퍼거스 장애, 상담 기술 등 정기적인 교육을 받습니다. 담당한 아이들을 케어할뿐 아니라 수업이 원할하게 진행되도록 교사를 돕는 일을 합니다. 보조교사는 학기 초에 담당하고 있는 학생과 간단한 미팅을 하면서 지난 학기에 정한 목표를 잘 달성했는지, 다음 학기 목표는 무엇을 하면 좋을지, 전반적인 학교 생활은 어떤지 기록·관리합니다.  우리나라도 장애학생의 통합교육을 하고 있고, 게다가 요즘에는 느린 학습자 또는 경계선 지능 아동이 한 학급에 있을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기에 이러한 학생들을 지원해 줄 수 있는 보조교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입니다. 느린학습자에 대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느린학습자는 새로운 지식과 기존 지식을 연계하는 전략 연습이 필요하고, 일반 아동에 비해 추가적인 반복과 충분한 연습 시간이 제공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하기에  정부가 '보조교사'라는 도움을 주지 않는다면, 교사들은 절대 제대로 된 수업을 하지 못할 것입니다. 교사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교사가 신바람나게 가르치는 교실을 꿈꾸며 교권이 무너져 가고 있는 이 시대, 우리의 교육 현장은 교사가 교실에서 목숨을 끊는 비참한 지경에 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됩니다. 교사가 살아야 교육이 살 수 있습니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뛰어넘을 수 없습니다. 우리의 교사들을 살려야 합니다. 교사의 질을 향상시키는 교육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신바람 나게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많아져야지 우리의 교육은 살아날 수 있습니다.
교육 공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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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문항 배제? 무엇이 중한디..???
대통령의 한마디에 들썩이는 한국교육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공교육 교육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의 문제는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에서 배제해야 한다”라는 한 마디에 온 나라가 들썩 들썩…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교과과정에 없는 초고난도 ‘킬러문항’을 수능에서 없앤다는 것이었는데요. 수능을 5개월 앞두고 이러한 수능 출제 사항의 변경은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이나 교사 그리고 학부모들에게 혼란을 야기시킬 수 밖에 없었습니다. 급기야는 이런 문제로 이규민 교육과정평가원장이 6월 모의 평가에 출제된 킬러 문항에 책임을 지고 전격 사임하게 되었고요.   교육은 한 인간의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에 ‘백년지대계’라고 해서 먼 장래까지 내다보고 세우는 큰 계획이어야 하는데, 이렇게 대통령 한 사람의 말 한마디로 인하여 교육시스템 전체가 휘청거리는 한국 교육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말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정권에 좌지우지 되지 않고 백년지대계의 교육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 2022년 7월에 설치된 교육정책 합의체인 국가교육위원회는 아직 제 구실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고, 교육 문제의 핵심되는 대입문제는 매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조금씩 바뀌면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입 시험의 근본적인 문제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문제인 대입문제의 근본적인 변화가 있지 않으면 결코 사교육비 경감이나 교육의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킬러문항만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대입제도의 근본적인 개혁 아니 혁명이 일어나야 합니다. 몇년 전, 유튜브를 뜨겁게 달구었던 영상이 있습니다. 현재 구독자 571만명의 ‘영국남자’라는 유튜브 채널인데요. 이 채널에서 영어가 모국어인 영국학생 13학년(고3) 학생들 12명에게 수능 영어 문제를 10분동안 풀어 보게 했습니다. 우리의 수능 시험문제를 풀어 본 영국 학생들의 반응은 다음과 같았어요.  “지문이 말이 안된다.”  “이 시험을 누가 쓴 거에요? 얘기 좀 하고 싶네요.” “제가 영어를 진짜 아는지 혼란스럽게 만드네요.” “진짜 어렵다.” “저는 그냥 펜이 가는데로 찍을게요.” “이게 어떻게 외국어 시험이지?” “다시는 안하고 싶어요.” “정신적 충격이 상당해요. 스트레스를 왜 받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이게 진짜 영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아니에요”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절대 안 만나고 싶어요.” “구글 번역기에 돌린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에요.” “이런 시험은 어떻게 공부해야 될지도 모르겠어요.” “보기들 차이가 너무 적어서 모두가 정답일 것 같아서 더 어려워요.” “영어를 매일 쓰는 저희도 쩔쩔매고 있는데…” “지금 무슨 말인지 모르고 그냥 읽는 거에요.” 그리고 그 채널의 다른 콘텐츠에서는 수능 영어 문제 다섯개를 뽑아 영국학교의 영어 선생님 4명에게 풀어 보게 했습니다. 한 문제당 50초의 시간을 주고요. 한국 학생들이 수능 시험 문항을 다 풀기 위해서는 약 1분 안에 한 문항을 풀어야 하니까요. 대부분 선생님들이 거의 모든 문항에서 정답을 맞추지 못했었어요. 그러면서 다음과 같은 말들을 합니다.    “헐 대박! 너무 어렵네요.” “이걸 어떻게 읽는 거야? 50초 안에? 장난해?” “여기 나오는 말 표현이랑, 어휘 자체가 터무니없네요.” “이런 단어를 누가 사용해? 심지어 단어를 읽지도 못하겠다구요!” “근데 이걸 뭐라고 발음해요?” “심지어 제가 모르는 단어들도 있어요.” “이런 건 누가 쓰는 거죠?” “이런 지문은 어디서 구하는 거죠?”  “아무도 일상 대화에서 이렇게 말하지 않잖아요.”  “1950년대 이후론 아무도 ‘상정’이란 걸 하지 않는다구요.” “이거 하는 학생분들 진짜 영어가 싫어지겠다. 너무 지루해” “이거 진짜 진짜 어려워요.” 그리고 이어지는 그들의 말이 더욱 충격적이었습니다.  “이런 시험을 영국 학생들한테 제2외국어 시험으로 준다는 건 아예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이에요.” “이건 아무래도 아주 특정한 영어 능력을 테스트하는 거라고 봐요. 엄청 빠르게 지문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요.” “이런 시험이 도움이 될 몇 가지 상황이 생각나긴 해요. 그치만 많지는 않아요. 이 정도의 시간적 압박 속에서 읽고 이해해야 하는 상황이요. 동시통역사 정도?”  “정말 빨리 훑어 읽는 걸 잘한다고 하면, 아마 쓱 훑어 읽고는 바로, 그래 맞아. 이게 답이다. 할 수 있겠지요. 근데 사실 그런게 어떤 능력을 증명하냐는 거죠. “ “암기학습이라면, 그게 과연 아이들에게 필요한 걸까요? 시험 문제는 풀수 있겠죠. 그런데 5시간 뒤나 혹은 1년 뒤에 다시 그 질문을 받는다면, 아이들이 그 때도 알고 있을까요? 아님 단지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배운 걸까요?”  “내 머리 속에 계속 맴도는 질문은 도대체 왜냐는 거에요. 이게 왜 필요하냐는 거지. 시간 제한은 전혀 도움이 안돼요.” “제가 한국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다니지 않지만, 저도 지금 그 압박감이 느껴져요! 정말이지 진짜 놀랍네요.”  “모두가 자신의 잠재능력을 실현하기 위해선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 건 알잖아요. 근데 학생분들이 안쓰럽네요. 진심으로요.”  “이거 진짜 그냥 구겨서 쓰레기통으로 던지고 싶어요. 여러분들 정말 고생하시네요. 한국에 있는 학생분들, 여러분들은 정말 열심히 해오셨어요. 그리고 어디로 가게 되든 축하드려요. 왜냐하면 전 이거 못하거든요. 진짜 못하겠어요.” 수능 시험이 대학에서 편리하고 합리적으로 입학생을 뽑기 위한 테스트로 전락해서 진짜 우리 학생들에게 주어야 할 배움의 기쁨을 빼앗아가고 있습니다. 영어권의 학생들이나 교사들도 풀기 힘든 시험을 치기 위해서 비싼 사교육비를 쏟아 붓고, 밤낮으로 머리를 싸매고 자신과의 싸움과 시험의 압박감을 견디고 참으며 하루 하루를 버티고 있는 우리의 불쌍하고 안쓰러운 학생들이 생각나 참 마음이 아프고 화가 났습니다. 우리의 교육이 정말 우리 학생들을 위한 교육인지, 시험을 위한 교육인지 다시 되짚어 봐야 합니다.  왜 우리는 수능을 포기하지 못하나? 그런데 왜 이런 비합리적이고 반윤리적인 시험을 우리 사회는 포기하지 못하고 있는 걸까요? 그것은 수능이 허울 좋은 공정한 테스트라는 착각 때문입니다. 미국에는 우리 나라의 수능과도 비슷한 SAT(미국 대학입학 자격시험)라는 시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미국에서는 대학 입시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문제의식이 있고, SAT 의무화를 폐지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어요. 왜냐하면 SAT가 줄곧 ‘부유한 백인’이 유리하다는 결과를 일관되게 보여 주었기 때문입니다. 비판교육학 분야의 연구자로, 교육과 불평등에 관한 연구·저술 활동을 하고 있는 워싱턴대학교의 웨인 아우 교수는 “SAT는 자본의 차이를 측정하는 시험”이라며 “높은 사교육비를 감당할 수 있는 가정의 자녀가 표준화된 시험을 더 잘 준비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하면서 특권층을 위한 시험은 공정한 시험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리하여 최근 대부분의 미국 대학들은 신입생 선발에 SAT 점수를 더 이상 보지 않기로 결정했고, 학생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하여 SAT 점수 제출 의무화를 폐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SAT가 공정하지 못하다고 판단하고 있고, 한국에서는 수능이 공정하다고 판단하고 있는데, 왜 이렇게 차이가 날까요? 그것은 미국에서 생각하는 ‘공정함’과 우리 사회가 생각하는 ‘공정함’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생각하는 ‘공정함’은 학생의 소득·인종·부모 학력에 영향받지 않고, 학생 자체의 능력과 가능성 등으로 평가받는 것을 ‘공정하다’고 말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불공정한 것으로 보는 거죠. 그래서 그들은 ‘고등학교 2년 간의 학교 성적, 활동내역, 에세이 등의 포트폴리오로 학생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려고 합니다. 그래야 사회· 경제적 배경이 좋지 않은 학생들도 소득·인종·부모 학력에 관계없이 그들의 남다른 잠재력이나 가능성이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공정함’은 그러한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라 발생되는 차별에 눈감아 버립니다. ‘할아버지의 재력,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이 아이의 능력을 만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개인의 성공을 만들어 내는 사회나 시험은 결코 공정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점수로 줄세우기를 하는 수능은 공평(equality)한 것이지, 공정(equity)한 것은 아닙니다. 더구나 공평하다는 시험이 우리 사회의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시간이 지날수록 부익부, 빈익빈의 사회가 되어 가고 있고, 그리하여 사회·경제적 양극화가 극도로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가 행복한 사회일까요? 나만 잘산다고 행복한 사회가 되지 않습니다. 옆에서 굶주린 자들이 있고, 죽어나가는 사람이 있는데 나만 행복할 수는 없습니다. 미래세대를 위한 공정한 교육으로 한 사람의 경험, 생각, 성실도는 저마다 그 분량이 다릅니다. 그들이 태어나기를 열등하게 태어날 수도 있으니까요. 그것에 대한 책임을 오롯이 개인에게만 지게 만드는 사회가 정말 공정한 사회일까요?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는 ‘공정하다는 착각’이라는 책에서  ‘...하지만 정말로 오직 자기 스스로’ 해낸 결과라고 볼 수 있을까? 그들이 스스로 해내도록 도와 준 부모와 교사의 노력은 뭔가? 타고난 재능과 자질은 그들이 오직 노력으로만 성공하도록 했을까? 우연히 얻은 재능을 개발하고 보상해 줄 수 있는 사회에 태어난 행운은?’ 이라고 말하면서 사회 속의 우리 자신을, 그리고 사회가 우리 재능에 준 보상은 우리의 행운 덕이지 우리 업적 덕이 아님을 인식하고, 겸손하게 공동선을 추구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킬러 문항’ 사태를 통해 교육의 본질적 문제를 다시 한번 짚고 나가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앞으로의 미래 세대를 위해서 반드시 교육 안에서의 참다운 ‘공정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교육 공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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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시대, 인류가 살아남으려면?
5월 23~24일, 런던에서 개최한 ‘미래 공중전투 및 우주역량 회의’에서 미 공군 관계자가 AI 드론이 지상의 인간 조종자를 ‘임무 수행 방해물’로 판단한 끝에 폭격해 살해하는 가상훈련이 있었다는 것을 언급했습니다. 이 실험은 가상으로 진행된 것이어서 실제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은 아니지만 군사 장비에 인공지능(AI)를 적용하는 것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이어 타임지는 ‘The End of Humanity(인류의 종말)’이라는 6월 2일자 특집호를 발간했는데, 그 기사에서는 비영리단체 ‘AI안전센터(Center for AI Safety, CAIS)’에서 발표한 ‘AI 위험에 대한 성명서(Statement on AI Risk)’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성명서는 ‘AI로 인한 멸종 위험을 완화하는 것은 전염병 및 핵전쟁과 같은 다른 사회적 규모의 위험과 함께 전세계적으로 우선 순위가 되어야 합니다.’라는 짧은 성명서였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ChatGPT를 개발한 오픈AI의 CEO 샘 올트먼, MS사의 CSO 에릭 호비츠, 구글의 딥마인드 COO 릴라 이브라힘, 딥러닝을 개발해 인공지능 분야를 개척한 토론토 대학의 제프리 힌튼 교수, 빌게이츠 등  350명이 넘는 세계 AI전문가, 언론인, 정책가들이 서명했습니다.  이렇듯 전 세계가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중요하고 긴급한 위험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고, 이 문제를 공론화하고 극복하려고 다각적으로 시도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의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여 마침내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게 되는 ‘싱귤래리티(Singularity, 특이점)’가 가까이 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싱귤래리티’ 개념을 발전시켜 온 구글의 AI분야의 고문직을 맡고 있는 미래학자 레이먼드 커즈와일은 2005년에 발간한 저서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라는 책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합친 것보다 강력해질 시점을 2045년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문명, 인공지능으로 급변하고 있는 지금 시대에 우리나라 교육계는 아직도 수능 킬러 문제의 담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씨름하고 있으니 답답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싱귤래리티(특이점)가 도래하는 세상을 살아갈 우리들과 다음세대를 위해 우리는 어떤 교육을 해야 할까요? 이를 위한 시사점을 주는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 법, 8가지를 제시한 이지성 작가의 책 <에이트>의 내용을 소개할까 합니다.  1. 디지털을 차단하라.  애플의 창시자 스티브 잡스는 자녀들에게 아이폰과 아이패드 같은 IT기기를 전혀 주지 않았고, MS의 빌게이츠도 자녀들에게 14살까지 IT기기를 금지 시켰다고 합니다. IT기기를 차단할 줄 아는 사람들이 IT기기를 접촉할 시간에 독서와 사색을 하고, 예술과 자연을 접하고, 다른 사람들과 진실하게 교류하면서 자기 안의 인간성과 창조성을 발견하고 강화해 간다는 것입니다.  2. 나만의 평생유치원을 설립하라. 한 분야에서 창조적인 성취를 이룬 사람들의 유년 시절을 살펴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게 몬테소리 유치원입니다. 몬테소리 교육의 창시자, 마리아 몬테소리의 교육철학의 핵심은 ‘자유’, 몰입’. ‘성취’ 등의 가치를 내면화하고 실천하는 아이가 창조적 인재가 된다는 것입니다. MIT 미디어랩의 ‘평생유치원’에서는 청소년과 성인으로 하여금 유치원 시절 자신이 습득한 학습 방식(상상-창작-놀이-공유-생각)을 다시 경험하게 함으로써 유년 시절 자신의 내면에 충만했던 공감 능력과 창조적 상상력을 회복시키고 있습니다.  3. 노잉을 버려라. ‘비잉’하고 ‘두잉’하라. 하버드 의대 경영대학원의 교육개혁은 교과서와 강의가 사라지고 새로운 지식과 기술의 창조나 기존 지식과 기술의 혁신을 유발하는 공감능력을 기르는 목적으로 하는 대화 위주의 토론 수업인 플립러닝(flipped learning)을 하고 있습니다. MIT 행동과학연구소에서 발표한 ‘학습 피라미드’에서는 주입식 강의를 들은 학생들은 강의 내용을 5%밖에 기억하지 못하지만 학생들끼리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수업 즉 서로가 서로를 가르치는 형태의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수업 내용을 90%이상 기억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4. 생각의 전환, 디자인 씽킹하라. ‘생각을 디자인한다’는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은 ‘1단계, 공감하기→  2단계, 문제를 새롭게 정의하기→ 3단계,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 내기→ 4단계, 시제품 만들기→ 5단계, 시험하고 검증하기’로 구성됩니다. 디자인 씽킹을 전파하고 있는 스탠포드대 래리 라이퍼 교수는 “한국 사회의 ‘틀’을 깨뜨리지 않는 한 제 아무리 디자인 씽킹을 열심히 배워봤자 창조적 공감을 할 수도, 창조적 혁신을 일으킬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 이유는 한국 사회가  ‘1) 부모는 자녀가 안정적인 길만 가기를 바라고 자녀는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에게 의존하는 특유의 가족 문화 때문이다. 2) 사고가 학교 교육시스템의 틀 안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3) 자신의 내면에 이미 창의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4) 창조적 인재가 되겠다는 절박한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5) 공감과 대화에 기반한 협력 문화가 없기 때문이다.’라고 했습니다.  5. 인간 고유의 능력을 일깨우는 무기, 철학하기 온라인 결제 서비스 ‘페이팔’을 창업한 피터 틸은 빅테이터 분석 기업 ‘팬런티어’을 창업하면서 철학자인 엘릭스 카프를 CEO로 앉혔습니다. 그는 “인공지능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의 질문에 “오직 철학!”이라고 말했습니다. 철학적 사고는 문법학, 논리학, 수사학으로 기를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내 생각을 글로 쓰고 나누는, 즉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수사학’을 가장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글쓰기’에 중점을 두고 이를 통해  1) 깊게 생각하는 능력, 2) 생각(논리)을 정밀하게 다듬는 능력, 3) 생각(논리)을 알기 쉽게 표현하는 능력, 4) 다른 사람들과 공감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합니다.  6. 바라보고, 나누고 융합하라. 예일대 의대는 의대생들이 미술관을 가서 미술 작품을 정밀하게 관찰한 뒤 이를 다른 학생들과 나눕니다. 이는 단순히 의학 지식과 기술만 습득하여 환자를 기계처럼 대하는 의사가 아니라 환자와 창의적으로 공감하고 소통하는 의사로 기르기 위함입니다. 미국과 유럽의 사립학교들은 아직 배우지 않은 어떤 역사적 사건의 결말을 상상하게 하고 이를 글로 쓰고 발표하게 한 뒤, 진짜 역사의 결말과 비교해보게 하는 역사와 문화를 융합한 교육으로 공감능력과 창조적 상상력을 크게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가지고 있지 않는 윤리 도덕적 판단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 윤리, 도덕적 문제의 본질적인 부분을 다루는 문학, 철학 등과의 융합교육을 해야 합니다.  7. 문화인류학적 여행을 경험하라. 세계 수재들이 선택한다는 2014년에 개교한 미네르바 대학은 교육과정 4년동안 여러 도시들을 거주하면서 현지 문화와 산업을 배우면서 학습합니다. 이러한 문화인류학적 여행의 본질은 ‘현지에 얼마나 오래 있었느냐’가 아니라 ‘현지인들과 얼마나 밀접한 인간관계를 맺었느냐’, 그리고 ‘이를 통해 자신을 얼마나 바꾸었느냐’ 입니다. 그렇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을 연결하는 능력을 가지게 됩니다. 이 문화 연결 능력은 인공지능이 절대 가질 수 없는 것입니다.  8. ‘나’에서 ‘너’로, ‘우리’를 보라 인공지능 선진국들은 ‘봉사’를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 교육의 핵심 중 하나로 삼습니다.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인간 고유의 능력을 갖기 위해서 내 안의 인간성 자체에 집중할 때 얻어집니다. 나만 아는 인간에서 너와 우리를 아는 인간으로 성장할 때 얻어집니다. 이것은 나보다 낮은 자리에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을 위한 삶을 사는 것입니다. 내 삶의 한 부분에 기부, 봉사, 인권이 있어야 합니다. 만약 인류사회에 이것이 없다면 약육강식의 원칙이 지배하는 동물의 세계와 같을 것입니다.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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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향상될까?
언제부터인가 ‘수학을 포기한 자’라는 의미의 ‘수포자’라는 신조어가 생겨났고, 영어를 포기한 자라는 ‘영포자’ 등의 단어가 공공연히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수학이나 영어 등을 포기한 학생들이 수업을 포기하고 의욕없이 책상에 엎드려 자는 것이 우리 학교의 일상적인 풍경이 되어 버렸습니다. 학생들을 수포자, 영포자로 만든 것이 다만 그들을 가르치는 교사의 역량 부족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모두가 다 다른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하나의 정형화된 틀에 따라 운영되는 경쟁이라는 레이스를 달리게 해서 거기서 1등만을 칭찬하고 나머지는 열등자로 전락하게 만드는 우리나라의 잘못된 시험 위주의 경쟁교육에서 비롯된 참담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진: Unsplash의Florian Schmetz 경쟁교육으로 인한 우리 교육의 폐해 ‘경쟁교육’을 어학사전에서 찾아보면 그 뜻은 ‘명문대 입학과 시험 성적을 우선시하여 학생들 간의 경쟁을 유발하는 교육’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수십년간 이러한 경쟁교육을 해오고 있고, 이로 인한 폐해가 심각한데도 여전히 지금도 변함없이 경쟁교육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폐해에 대해서 정용교·백승대 영남대 교수는 2011년에 쓴 논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경쟁교육은 학생들에게 위선적, 가식적 태도를 심어주며 그에 따라 학생들의 호전성도 증대된다. 나아가 폐쇄적, 자기중심적 세계관을 심어준다. ··· 지구촌화와 세계화에 걸맞는 지식 구성력을 키우는데 실패하며, 대신 지식의 답습 수준에 머물게 하며 전국적 (혹은 세계적) 네트워킹에 따른 집단지성의 형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 외톨이형을 키운다. 친구관계를 잘 맺지 못하고 고립적으로 살아가며 그런 과정에서 각종 게임에 빠지게 되고 또 거기에 과도하게 몰두한다.’ 김누리 중앙대 교수는 “ ‘경쟁교육은 야만이다’라는 독일 철학자 아도르노의 말이 맞다면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야만적인 국가다. 우리 교육은 우월자가 열등한 자를 지배하는 핵심원리인 경쟁교육을 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야만적인 국가이다. 자살률 세계1위, 아동우울증 세계1위의 한국 청소년은 너무나 불행하게 산다. 근본적인 교육개혁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교육희망 2022.07.15)   이렇게 경쟁교육으로 인한 폐해들이 심각하게 도출되고 있다고 한다면 이제 우리나라에서 자행되고 있는 경쟁교육은 없어져야 하지 않을까요? 시험위주의 경쟁교육으로 1등이 되지 못해서 모두가 불행한 교육의 고리를 이제는 끊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경쟁을 하지 않아도 모두가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살아가는 행복 시민을 만들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이에 시사점을 줄 수 있는 사례를 영국 학생들의 향상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 평가 시스템에서 찾아 보고자 합니다.  사진: Pixabay의 Hebi B. 학생들의 향상에 주목한 영국 교육 2019년 여름, 저는 영국 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고 계신 김은영 선생님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서울시립대 수학과를 나오시고 학원에서도 수학을 가르쳤던 경험이 있던 선생님은 영국 분과 결혼을 하셔서 영국에 정착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받은 수학 학위가 있었기에 처음에는 보조교사로 영국 학교를 1년간 경험하셨고, 그 이후 영국 교사 양성 코스 대학원에 들어가 수학교사가 되어 영국의 공립과 사립학교에서 12년째 수학교사로 일하고 계셨습니다. 김은영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바로 영국의 평가 시스템이었습니다. 이것에 대한 내용은 이 분의 책 ‘영국 교육은 무너지지 않았다’에도 자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우선 영국은 대학입시를 위한 내신성적을 매기지 않습니다. 대학입시를 위한 준비는 1~11학년까지의  초·중등 교육과정 그 이후에 대학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한 12~13학년의 대학준비학교인 Sixth Form College 과정에서 하게 되기에 1~11학년까지의  초·중등 교육과정에서는 대학 입시에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교육과정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 더 알고 싶다면 ‘중등교육과정에서 대학준비학교의 분리,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참조). 시험을 위한 경쟁교육을 할 필요가 없는 교육과정을 만든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통지표에는 등수나 순위가 매겨지지 않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는 거지요. 영국 학교의 통지표의 가장 큰 목적은 학생들이 얼마나 노력을 해서 얼마만큼 능력이 향상되었는지를 보여 주기 위한 것입니다.  인간의 능력은 다 다릅니다. 모든 아이들이 국어, 영어, 수학, 과학을 모두 잘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상한 나라, 우리나라는 대학 입시를 위해 이 모든 과목을 다 잘 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위해 비싼 과외비와 엄청난 사교육비를 지불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국 교육은 모든 학생들이 모든 과목을 다 잘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그리고 그에 맞는 교육과정을 만들었습니다. 동일한 과목에서 각 학생의 개인의 차이를 인정한 것입니다. 능력이 뛰어난 아이들만 칭찬받는 교육이 아니라 능력이 뛰어나지 않는 아이들도 열심히 노력해서 향상을 하게 되면 칭찬받는 교육 시스템입니다. 이를 위해 학생들의 향상 정도를 아주 체계적으로 관리합니다. 이것을 ‘Tracking(추적 관리)’이라고 합니다.  모든 학생들의 향상을 추적하는 교육 시스템 ‘Tracking(추적 관리)’에서는 각 학생들이 처음 가지고 있는 각 과목의 성적에서 학년별로 달성해야 하는 목표치인 평균적인 향상 점수, 즉 각 개인마다 다른 ‘타겟 점수(Target Grade)’를 부여합니다. 이 타겟 점수는 빅데이터로 만든 본인의 능력에 맞는 목표치로, 통계에 의해 주어집니다. 각 학생들이 노력을 하면 이 정도는 나와야 한다는 기대치를 말하는 것입니다. 통지표에는 각 과목의 타겟 점수가 나오는데 그 향상 정도를 직관적으로 보여 주기 위해 아래와 같은 색깔로 표시를 합니다. 점수가 낮더라도 향상되어 녹색과 파란색이 되면 칭찬을 받습니다. 모든 아이들은 능력에 맞게 배우면서 칭찬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영국 학교는 수준별 수업을 진행합니다. 학생마다의 각각 다른 능력을 따라 각자의 수준에 맞는 학습이 교실에서 이루어집니다.  *Progress(향상) 1-Exceeding Teacher Expectations(파란색) 2-Meeting Teacher Expectations(녹색) 3-Potentially underachieving(오렌지색) 4-Seriously underachieving(빨강색) 학생들의 향상을 위한 보다 정확한 추적 관리를 위해서 영국은 2001년 비영리 교육재단 FFT(Fischer Family Trust)를 설립합니다. FFT에서는 학생들이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학교가 향상 될 수 있도록 학교에 정확하고 통찰력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데 전적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교육부의 전국 학생 데이터베이스(National Pupil Database)를 처리하고, 잉글랜드와 웨일즈의 모든 학교에 데이터와 분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FFT에서 FFT Aspire이라는 학생 성취도 추적 및 평가 시스템을 개발합니다. Aspire는 "Assessment System for Pupil Progress, Individualized Review and Evaluation"의 약자로, 학생들의 학업 성과를 추적하고 평가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이 시스템은 영국 학교에서 초등학교와 중등학교의 학업 성과를 측정하고 모니터링하는 데에 도움을 줍니다. 즉슨, 모여진 데이터를 분석하여 학생들에게 각자의 능력에 맞는 목표치(타겟 점수)를 제공합니다.  학교와 교사의 향상 정도를 평가하는 Value Added 앞서는 학생의 향상 정도를 평가한 것이라면 이번에는 학교와 교사의 향상 정도를 평가하는 주목할 만한 시스템이 있어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영국의 교육 시스템에는 ‘Value Added(상대적인 향상도)’ 라는 학교의 성과를 측정하는 하나의 지표가  있습니다. Value Added는 학생들이 학교에 입학 전과 후의 학업 성취도 변화를 평가함으로써 학교의 가치를 판단합니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얼마나 발전하고 성취하는지를 측정하여 학교의 효율성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학생들의 성적을 여러 단계에서 평가하고 비교하여 향상 정도를 파악하는데, 기초학력수준, 사회·경제적 배경 및 학생의 개인적인 요인 등을 고려하여 계산합니다. 예를 들면, 무료 급식을 받는 가정환경이 열악한 아이가 보통의 아이들보다 더 많은 향상을 보이면 그건 특별히 교사가 더 잘 가르쳤다는 의미가 되므로 Value added가 높아집니다.  한마디만 해도 척 알아듣는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은 쉬운 일입니다. 그런 학생들이 많은 학교가 입시 성적이 좋은 것은 사실 학교가 잘했다기보다는 원래 아이들이 우수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못한 아이들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교사, 학교가 더 우수하다고 평가 받아야 합니다. 또한 이런 지표를 가지고 교육부에서 평가하기 때문에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도 그냥 버리고 가지 않고 모든 아이들의 학업을 향상시키는 것이 영국 학교의 목표가 됩니다. 이로 인해 아이들의 숨은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게 하는 교육 현장 분위기를 만들어 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모든 아이들이 존중받는 교육으로 우리 아이들 모두는 존중받기에 마땅한 존귀한 존재들입니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그들을 평가절하시키는 교육을 해서는 안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교육 현장에서 보여 주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교육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잘못된 것인 줄 알면서 수십년을 답습하고 있는 우리의 어리석음을 철저히 반성하고 변화시켜 지금 우리 아이들을 위한 최고의 교육을 만들어 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교육 공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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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교육과정에서 대학준비학교의 분리,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대학이 주도하는 이상한 나라의 대입개편  교육부는 2023년 상반기까지 대입제도 개편안 시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부터 올해 2월까지 네 차례에 걸친 <2028 대입개편 전문가 토론회>를 가졌습니다. 그런데 앞의 세 차례의 토론회 뿐만 아니라 ‘미래형 대입전형과 수능의 개편 방향’이라는 주제로 논의한  제4차 토론회의 5명의 발표자 중 단 1명만이 현직 고교교사였고, 나머지는 대학교수 및 대학 입학 관계자들이었습니다.  제4차 2028 대입개편 전문가 토론회 포스터, 교육부 우리나라 교육계의 가장 큰 화두이며 우리 아이들을 입시 지옥으로 몰아 가고 있는 대입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에 그 제도로 인해 가장 많은 고통을 받고 있고, 그 변화를 가장 크게 실감하는 고교 교사와 학생들과 학부모의 의견보다는 대학 입학 처장의 목소리가 더 많은 대입개편 토론회의 모습이 과연 정상적인 걸까요? 대학의 신입생 선발을 위한 것이 아닌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실력을 키우기 위한 중등교육을 받고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고등교육으로 잘 진학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대입제도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대입제도로 인해 파행이 자행되는 고교과정  대입제도 개편을 대학의 입장이 아닌 중등교육 현장의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하여 2014년 9월 12일부터 ‘공교육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약칭 ‘공교육정상화법’)’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 법은 학교교육의 파행을 막고 공교육을 정상화 하겠다는 정책적 의지를 법제화 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 법이 가장 지켜지지 않는 곳이 바로 우리나라의 고3 교실입니다.  사진: Unsplash의 Alex Simpson 고3 2학기에 수시와 수능을 준비하기 때문에 고등학교 모든 교육과정은 고3 1학기나 그보다 더해 고2까지 끝내고 시험일이 임박해서는 주로 실전 문제 풀이 수업에 집중 하는 것이 관례화 되어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파행적으로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운영될 수 밖에 없습니다. 3년을 배워야 하는 교육과정을 2년 반으로, 짧으면 2년 안에 다 끝내야 하기에 제대로된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없고 선행학습을 부추기는 교육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철저하게 대학입시에 맞춰져서 운영되고 있는 것입니다.  급기야 수능이 끝난 고등학교 3학년 교실은 수업을 진행하기는커녕 등교를 하지 않아 교실에는 10명 남짓 아이들만 앉아 있기도 하고, 다들 엎드려 자거나 유튜브만 보며 시간을 때우고 있는 실정입니다. 학생들은 이미 수능을 본 뒤라 수업 자체를 들을 마음이 없기에 수능 이후의 학사운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10대의 우리 아이들의 소중한 시간이  이렇게 어처구니없이 낭비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대안이 있을까요? 이러한 심각한 대입제도 문제의 대안 하나를 영국의 대입 제도로부터 가져와 보고자 합니다.  대학입시교육이 완전히 분리된 영국의 교육과정 영국의 학제는 1~11학년까지 초·중등 교육과정이 있고, 그 이후에 대학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한 12~13학년의 대학준비학교인 Sixth Form College 과정이 있습니다. 11학년까지는 대학입시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교육과정이 진행됩니다. 살아가는데 필요한 여러 다양한 과목들을 배우면서 경쟁없이 즐겁게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11학년에 올라오면 GCSE(General Certification of Secondary Education: 중등교육자격시험)을 보는데 이 시험은 학문의 기초이론보다는 ICT나 사회교육 등 실제 사회적응에 필요한 실용적인 측면을 보다 강조하고 있으며 여러번의 시험 기회를 주고, 졸업 이후에도 다시 시험을 칠 수도 있습니다.  성적은 등급으로 발표되며, 등급은 A+부터 G등급까지 나누어지는데 여기서 국어와 수학이 C등급 이상만 받으면 취직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고, 국어와 수학만 C이상이면 대학 입시를 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집니다. GCSE의 등급이 우리나라의 내신처럼 대학입시에 반영되지도 않습니다.  사진: Unsplash의 Marcin Nowak 중등학교 수료를 한 후에 16세 이상의 학생이 대학 입학을 위한  A-level 시험에 필요한 소수 과목을 집중적으로 교육하는 코스가 바로 Sixth Form College인 대학준비학교입니다.  A-level은 일반적으로는 3~4개의 희망 대학 전공과 관련한 과목을 고르는데 어떤 대학은 1과목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선택한 과목을 2년동안 여러 번의 시험을 쳐서 합산을 하는데 각 시험은 반복 응시가 가능합니다. 최대 4과목을을 선택할 수 있는데 그 중 1과목이 너무 어려우면 나중에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국어, 수학, 생물 외에 경제학, 사진학, 법학, 심리학, 사회학, 의상디자인, 요리, 컴퓨터, 비즈니스, 음악, 제2외국어, 디자인 테크놀로지, 연극/드라마, 체육 등 다양한 선택 과목이 있습니다.  자신이 희망하는 대학의 학과에서 요구하는 과목 1~2개를, 그리고 나머지 과목은 자신이 원하는 과목으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의치대학을 가려는 학생들이 생물학, 화학 등의 관련 과목을 공부하고 나머지 과목은 심리학과 같은 과목을 공부하는 것입니다. 경제학과에 지원자는 학생들은 경제학이나 수학을 공부하고 나머지는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법대나 인문학과는 필수로 요구하는 과목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수험생이 좋아하고 잘하는 과목으로 모두 선택할 수 있습니다. 수능 시험에 나오는 국·영·수, 사탐/과탐, 한국사, 제2외국어/한문을 어쩔 수 없이 모두 공부해야 하는 우리나라 학생들에 비해 영국 학생들은 3~4개의 소수 과목만 집중적으로 2년동안 여러번의 시험을 치며 공부하기에 학생들의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을 수 밖에 없고, 또한 대학의 학과 공부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과목을 필수적으로 배워와서 고등교육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됩니다.  진정한 공교육 정상화가 실현되길.. 이렇게 중등교육과정에서 대학준비학교를 분리하게 되면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단지 대학 진학만을 위한 교육으로 전락해서 파행적으로 이루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의 공교육 본연의 모습을 회복하여 고등학교 과정에서 진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교육을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대학에 가고자 하는 학생들에게는 대학 전공 공부를 하기 위해 정말 필요한 소수의 과목만 공부하여 학생들의 시험 부담을 덜어 줄 뿐 아니라 대학 전공과목의 전문성도 향상 시켜 줄 수 있지 않을까요?  참고)  - 영국 교육은 무너지지 않았다. 이은영저  - 한국인 영국교사가 말하는 진짜 영국 교육 이야기
교육 공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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