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알고 계시는 “펀하고 쿨하게...”의 그 사람, 고이즈미 신지로 총리는 이번 총재 선거에서 패배했습니다. 제가 이 기사를 가져온 이유는 국내 언론의 외신 보도 경향 때문입니다. 선거를 앞두고 국내 언론이 고이즈미의 발언을 종종 옮긴 건 그가 유력 총리 후보고, 그만큼 국내 정세에 영향을 줄 것이라 전망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그 보도 내용 대부분은 한국과 관련 있거나 그가 유력 후보임을 드러내는 지표가 아니었고, 그냥 유력한 사람 말이니 옮긴다는 정도의 내용이었습니다. 나아가 대부분의 기사는 서로가 서로를 베끼는 형태였습니다. 제가 가져온 연합뉴스 기사를 여러 언론이 앞다퉈 받아적은 게 대표적이었습니다.
유독 해외 선거 보도의 경우 이런 경우가 참 많습니다.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공허한 전망이 기사 아이템을 결정하는 것 같은데... 기사 내용 만큼 취재 여부를 살피는 게 더 중요해 보입니다. 저도 이 기사 읽을 무렵에는 진짜 고이즈미가 당선되는 줄 알았어요. 이런 오해를 일으키는 받아적기 보도야 말로 정말 펀하지 않고 쿨하지 못한 것이지요. 먼저 취재하고 자세히 기사를 적으신 이 연합뉴스 기자 분만 중간에서 꽤나 고생하신듯 하네요.
이시바 시게루는 자민당 간사장 출신의 12선 의원입니다. 이 정도 업력을 가진 자민당 정치인인데, 소속 파벌이 없습니다. 이 점이 당선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은 정파등록제를 시행합니다. 정당에 파벌이 공식적으로 존재하고, 회계 보고도 파벌마다 진행합니다. 문제는 아베 파벌이라 불리는 세이와 정책연구회의 비자금 조성 사실이 보도되면서 시작합니다. 평소 정책 추진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은 기시다 총리(=자민당 총재. 일본은 내각제라 여당 총재가 곧 총리가 됩니다)는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며 지지도를 잃었고, 이내 자민당의 파벌을 모두 해산하자고 선언합니다. 문제는 자민당 사무총장과 아소 다로 등 당내 주요 정치인들이 비자금 건은 본인들과 무관하다며 파벌 해체를 거절합니다. 추진력이 없다는 비판은 이때 정점에 달합니다.
이시바는 소속 파벌이 없는 정치인이고, 이번 선거에서는 전현직 파벌 모두 가리지 않고 그에게 투표했습니다. 캐스팅보트와 다름 없던 기시다의 파벌이 그를 지지한 점은 이례적입니다. 파벌에 속해야 요직도 맡을 수 있다는 일본 정치에 변화가 생기려나요.
이시바 시게루가 일본 자민당 총재로 선출됐습니다. 일본은 내각제를 시행하기 때문에 이시바는 차기 총리가 됩니다. 국내 언론에서는 이시바가 ‘비둘기파’라는 점에 주목합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사과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으며, 야스쿠니 신사 참배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다만 친한파로 분류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일단 독도 영유권 문제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적 있으며, 방위전문가로 여러 이슈에 목소리를 낼 때도 징병제 시행과 일본에 해병대를 창설해 선제 공격을 가능케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그가 자민당 내 지한파로 분류된다는 점을 통해 알 수 있는 점은 자민당의 보수화가 더욱 강해졌다는 점 아닐까 싶네요.
업무 중 잘못을 저지른 이들의 부서를 바꾸는 건 기본적으로 업무에 차질을 일으킨 이들을 더 기용할 수 없다는 완곡한 표현이잖아요. 특히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보를 제공해준다면 개인적인 이유 때문에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이고요. 그렇다면 부서 이동을 비롯한 여러 조치가 필요할 텐데 정상 근무라니. 이 또한 노조 탄압 해결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다는 완곡한 의지일까요?
오랜 기간 협력한 업체도 기업 승계를 위해 순식간에 바꾸는데, 제품 자체에 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생각하게 되는 건 너무 큰 비약일까요. 적어도 당분간은 부라보콘 대신 다른 아이스크림 사먹어야겠어요.
이란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적극 개입하는 이유를 설명한 기사입니다. 하마스와의 전쟁이 헤즈볼라와의 전쟁으로 전선이 넓혀진 데는 이스라엘 없는 팔레스타인을 건설하고자 하는 헤즈볼라와 하마스, 그리고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이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점에 있습니다. 이란은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지원하고 있다는 주장을 적극적으로 부정하고 있지만요.
다만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하마스 모두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공격을 벌이고 있고 확전 의지를 꺾지 않으며 이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정파성은 다르겠으나 총탄은 늘 힘없는 민간인을 향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스라엘 측은 “목표 대부분이 주택에 저장된 무기였다”면서 정당성을 설파하지만, 주택이라면 당연히 민간인 밀집 지역이죠. 삐삐에 폭발물을 심어 테러를 일으켰을 때도 인근에 있던 민간인이 함께 다치는 모습이 드러났었죠. 명분은 늘 헤즈볼라에 대한 대응이었지만 민간인 피해가 함께 일어나고 있어요.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긴커녕 미국조차도 동조하지 않을 텐데, 네타냐후 정권은 정말 이런 방식으로 이스라엘 사회를 결속시킬 수 있을 거라 믿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