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알고 계시는 “펀하고 쿨하게...”의 그 사람, 고이즈미 신지로 총리는 이번 총재 선거에서 패배했습니다. 제가 이 기사를 가져온 이유는 국내 언론의 외신 보도 경향 때문입니다. 선거를 앞두고 국내 언론이 고이즈미의 발언을 종종 옮긴 건 그가 유력 총리 후보고, 그만큼 국내 정세에 영향을 줄 것이라 전망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그 보도 내용 대부분은 한국과 관련 있거나 그가 유력 후보임을 드러내는 지표가 아니었고, 그냥 유력한 사람 말이니 옮긴다는 정도의 내용이었습니다. 나아가 대부분의 기사는 서로가 서로를 베끼는 형태였습니다. 제가 가져온 연합뉴스 기사를 여러 언론이 앞다퉈 받아적은 게 대표적이었습니다.

유독 해외 선거 보도의 경우 이런 경우가 참 많습니다.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공허한 전망이 기사 아이템을 결정하는 것 같은데... 기사 내용 만큼 취재 여부를 살피는 게 더 중요해 보입니다. 저도 이 기사 읽을 무렵에는 진짜 고이즈미가 당선되는 줄 알았어요. 이런 오해를 일으키는 받아적기 보도야 말로 정말 펀하지 않고 쿨하지 못한 것이지요. 먼저 취재하고 자세히 기사를 적으신 이 연합뉴스 기자 분만 중간에서 꽤나 고생하신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