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저… 베트남에선… 공부… 잘했어요” 사라진 공고생 [수업을 시작하겠습니다 16화]
3월 첫 등교일 공업고등학교 1학년 아이들의 눈에는 불안과 두려움 같은 게 있다. 이미 친구들에게 “공돌이 학교”, “양아치 우글거리는 곳” 등 온갖 혐오의 말을 몇 번씩 들었을 테니, 아이들의 위축된 눈빛은 오히려 자연스런 일이다. 아프지만 현실이 그렇다. 그런 만큼 첫 수업시간엔 일부러 힘찬 자기소개를 아이들에게 당부한다. 지난 봄날, 어느 1학년 교실 첫 국어수업에서 이정희(가명)는 열여섯 번째로 자기소개를 했다.“저는 ○○중학교에서 온 이정희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한 갈래의 머리를 뒤로 단정히 묶은 정희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유난히 짧은 소개에 한 남학생이 짓궂게 물었다.“남친 있나?”아이들이 웃기 시작했다. 약 40개의 눈이 일제히 정희의 입으로 향했다. 정희는 대답하지 않고 멀뚱히 서 있기만 했다.“느그들 첫날부터 너무한 거 아이가? 정희야, 그냥 대답 안 해도 된다잉.”나는 얼른 정희를 자리로 돌려보내려고 했다.“저는 몰라요.”갑자기 정희가 분명한 목소리로 말했다. ‘있다, 없다‘가 아니라 ‘모른다‘고 한 게 어색했지만, 요즘 아이들이 많이 쓰는 일명 ‘황당 어법‘으로 여겼다.“그래 정희야, 좋은 대답이다. 개인정보를 쉽게 알려주면 안 되는 기다.”직업계고는 목적에 따라 공업, 상업, 보건 계열 등으로 나뉘는데, 여학생이 공업 계열에 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 흔하지 않아 쉽게 눈에 띄고, 그 탓에 더욱 놀림과 차별의 대상이 되곤 하는 여자 공고생 이정희를 그렇게 처음 만났다. 나는 자기소개를 마무리 한 뒤, 활동지를 나눠주고 작성하게 했다. <내가 원하는 수업>1. 나를 소개해보세요.2. 고등학교에 오기 전 지금까지 가장 좋았던 수업은 어느 선생님의 수업인가요?(교사명, 과목, 좋았던 이유)3. 어떤 수업이 싫은가요?4. 선생님께 바라는 점을 자유롭게 작성해주세요.(비밀 보장됨. 엄마, 담임선생님에게 말 안 함.)5. 꿈을 적어주세요.(취업, 대학, 전학, 기타)6. ○○공고에 온 이유는? 나는 주로 모둠 수업과 활동 수업을 많이 한다. 자존감 낮은 공고 아이들이 모둠 내에서는 모두 주인공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좋은 모둠 수업을 위해서는 먼저 아이들의 성향을 파악하는 게 순서다.1학기 시작 3주차가 됐을 때, 정희 담임선생님이 나를 찾아왔다.“저희 반에 다문화 학생이 있는데, 국어 기초학력 진단평가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걔는 미달자가 아니길 바라는데.”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부모님 중 한 명이 외국인이어도, 고교에 올 정도가 되면 다들 소통에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문화 학생이어도 조금만 노력하면 기초학력반, 일명 ‘나머지공부반‘에 배정되지 않았다.“근데, 걔가 한국말을 몰라요.”매주 세 시간씩 벌써 2주 수업을 마쳤는데, 이게 무슨 말인가. 내 수업에서 발표를 한 번도 안 한 학생은 없었다. 근데, 한국말 모르는 학생이 있다니?“정희예요. 정희! 정희가 한국말을 몰라요. 쓰기는 전혀 안 되고, 말하기도 거의 안 돼요.”더 믿기 어려웠다. 정희는 이미 내 수업에서 세 차례나 발표를 했기 때문이다. 담임선생님 설명에 따르면 정희는 ‘중도입국자녀‘였다. 정희 어머니가 한국에 와서 결혼을 했고, 이듬해 열두 살인 정희를 베트남에서 데려왔다.그렇다 해도 정희는 벌써 고교 1학년, 입국한 지 5년이나 지났다. 한국 기준으로 따지면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한국어 교육을 어느 정도 받았을 터다. 내가 몰랐던 정희의 비밀은 이어졌다.“사실 정희는 열일곱 살이 아니에요. 이미 우리 학교에 2년 전에 입학했고, 두 번이나 휴학해서 지금 열아홉 살이에요.”학교 자체를 싫어하거나, 공고 ‘스펙‘을 지우려는 공고생은 보통 자퇴를 선택한다. 하지만 정희는 휴학을 했고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두 번씩이나 말이다. 어떻게든 학업을 이어가고 싶다는 뜻이었다.난 첫 수업 때 정희가 쓴 ‘내가 원하는 수업’ 활동지를 꺼내 보았다. 이렇게 적혀 있었다. 1. 나를 소개해보세요.“저는 이정희입니다.”(2~5번은 모두 공란)6. ‘○○공고에 온 이유는?“잘 부탁드립니다.” 어떤 아이는 문장 한 줄 쓰는 걸 버거워 하고, 몇몇 아이는 아예 백지로 제출하기도 했다. 그래서 난 정희의 허전한 활동지에서 큰 문제의식을 갖지 못했다. 나의 실수다. 며칠 뒤 정희 반의 수업에 들어가, 나는 일부러 천천히 출석을 불렀다. “16번, 이정희!”“네.”정희는 여유롭게 대답하고 책을 폈으며, 칠판을 바라봤다. 수업을 하는 동안 조심스럽게 정희를 살폈다. 내가 반 전체에게 질문을 하고 아이들이 일제히 대답을 하면 정희도 함께 입을 움직였다. 한 박자 느리게 말이다.모둠별 활동 때 정희는 말하기 대신, 정성스럽게 듣는 사람의 역할을 했다. 졸지도 않고, 딴짓을 하지도 않았다. 조심성 많은 조용한 아이로 보였다. 수업이 끝난 뒤 정희를 따로 불렀다. 정희의 눈을 똑바로 보고 천천히 말했다.“정희야, 샘하고 이야기 좀 할래? 이따가 교무실로 좀 온나.”망설이던 정희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꾸벅이며 짧게 “네”라고 답했다. 몇 시간 뒤 정희가 교무실로 왔다. 난 정희를 옆에 앉히고 다시 천천히 물었다.“정희야, 샘 말 얼마나 알아듣노?”“저는 머얼라요(몰라요).”정희는 자기를 바라보는 나보다 몇 배는 더 진지하게, 나의 눈빛, 표정, 몸짓을 뚫어질 듯이 살폈다. 목소리 톤에도 집중하는 듯했다. 상대방의 움직임에서 정보를 종합해 의중을 파악하는 듯했다. 내가 다시 물었다.“니, 내 말 알아듣나?”“저는 머얼라요(몰라요).”첫 수업 때의 정희 모습이 떠올랐다. 그때 나와 교실의 아이들은 정희가 한국어를 잘 알아듣지 못한다는 걸, 베트남에서 왔다는 걸 눈치 채지 못했다. 그 후에도 쭉 이어진 정희의 침묵과 튀지 않는 조용한 행동, 그 모든 건 다문화가정 출신 아이들이 한국 사회에서 어떤 대접을 받는지 진즉에 알아챈 정희의 본능적인 선택이었다.말은 통하지 않아도 차별은 통역 없이도 너무 쉽게 심장에 박힌다는 걸, 차별당하는 자들은 몸으로 안다. 수업 때마다 정희는 얼마나 답답했을까.“얼마나 알아 듣노? 60%? 70%?”베트남어를 모르는 나는 이 말을 한글로 종이에 적었다. 그런 다음 종이와 펜을 정희에게 내밀었다. 정희는 ‘아!’ 감탄사를 내뱉더니 “40%“라고 적었다. 숫자와 기호를 조합해 내 질문을 알아들은 것이다. 순간 내 가슴이 뻥 뚫린 듯했다.“오케이! 이해가 안 될 땐, ‘몰라요‘라고 말해야 된데이. 오케이?”“네.” 당시 학교의 큰 화두는 기초학력반 운영이었다. 쉽게 말해, 기초학력 테스트에서 떨어지는 학생이 없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정희에게 테스트 통과는 무척 중요했다. 무엇보다 국어(정희에겐 한국어) 과목 통과가 필요했다. 국어 테스트에서 탈락한다는 건, 정희에겐 ‘강제 커밍아웃’을 의미했다. 베트남 출신이란 걸 알리거나 감추는 건 정희가 선택할 문제였다. 정희는 알리고 싶어하지 않았다.정희는 자신이 아는 어휘와 손짓발짓을 모두 동원해 ‘국어 테스트에선 꼭 통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어 읽기·쓰기·듣기·말하기 모두를 힘겨워 하는데, 어떻게 시험의 장벽을 넘을 수 있을까.눈앞이 캄캄했다. 정희는 그런 나를 기대에 찬 눈빛으로 바라봤다. 미안하지만, 정희에게 고통스런 제안을 했다.“정희야, 일단 ‘읽기‘부터 잡자, 응? 시험까지 일주일 남았는데, ‘쓰기’ 시험까지 통과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야. 그렇게 하는 게 너한테도….”이야기에 집중하느라 난 정희가 베트남에서 온 아이라는 걸 순간 잊고 말았다. 그래도 내 말의 진정한 뜻을 알아주기를 바라며 잠시 정희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저는 머얼라요(몰라요).”처음부터 다시, 손짓발짓은 물론 눈빛과 입술 모양을 총동원해 정희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내 말의 요지는 이랬다.‘국어 기초학력평가는 읽기와 쓰기를 테스트하는데, 하나라도 점수가 미달하면 탈락이다. 네가 당장 이걸 통과하는 건 무리다. 기초학력반으로 가서 ‘나머지공부‘를 하면 좀 어떤가. 거기에선 1:1 한국어 수업도 가능한데, 내가 도와주겠다. 당장은 힘들어도 한국에서 살아갈 너한테 꼭 필요한 수업이다. 읽기부터 시작하자. 절대 늦지 않았다. 지금부터 하면 졸업 무렵엔 한국인 누구와도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을 거다. 그게 너한테 진정으로 필요한 게 아니겠냐.’한참을 떠들었더니 입은 물론 팔다리도 아팠다. 가만히 보고, 듣던 정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와 함께 읽기 테스트 통과를 목표로 노력하겠다는 한다는 걸 동의한 거다. 정희의 두 눈은 새로운 도전이 설렌다는 듯 반짝거렸다. 다음 날, 나는 ‘이정희 문해력 향상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일주일 뒤의 기초학력평가는 물론이고 그 후의 교육까지 염두했다. 학교에서는 ‘학습튜터‘ 제도를 활용해, 정규수업 시간에도 정희가 한국어를 공부하는 방안을 마련해보겠다고 했다. 정희만을 위한 첫 번째 국어수업. 나는 읽기 테스트 통과를 위해 여러 준비를 했다. 먼저 기출문제와 예상문제를 정리해 문제풀이 강의를 시작했다. 정희는 쓰기와 말하기는 잘 못했지만, 읽기는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 정도는 했다. 다만, 어휘력이 현저히 부족했다.“정희야, ‘직장(直腸)’ 아나?”“저는 머얼라요(몰라요).”“베트남어로 하면 ‘trực tràng’이야.”“알아요.”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는 구글 번역기와 네이버 파파고, 챗GPT를 활용했다. 단, 가급적 한국말로 설명하고 도저히 의사소통이 안 될 때는 번역기를 사용했다. 구체적인 상황까지 설명해서 정교하게 대화를 나눠야 할 때는 챗GPT를 이용했다.나는 시험 지문에서 ‘중심문장’ 찾는 방법과 문제에서 요구하는 것, 정답을 찾는 비법까지 설명했다. 마치 영어 단어를 암기하는 것처럼 한국어 어휘카드를 만들어 암기하도록 했고, 부정과 긍정 표현, 종결어미에 주목해 문장의 의미를 아는 법도 알려줬다. 접속 부사가 나올 경우에는 반드시 네모를 치고 문장 간의 관계를 파악하는 연습도 시켰다.10~20점 정도였던 정희의 읽기 점수는 이틀 만에 30점까지 올랐다. 합격 커트라인은 60점. 즉 20문제 중 12개를 맞춰야 읽기 테스트 통과였다. 더욱 서둘러야 했다. 나는 예상문제를 풀어오는 숙제를 내줬고, 정희는 빠짐없이 과제를 해왔다.마침내 일주일이 지나 시험 전날이 됐다. 마지막 문제집을 푼 뒤 정희가 한참을 망설이더니 더듬더듬 말했다.“선생님… 저… 베트남에선… 공부… 잘했어요.”정희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한국에서 이방인으로 살면서 느낀 차별과 고독, 언어 장벽에 따른 학습 결손을 경험하면서 자존감에 큰 상처를 입은 듯했다.“그래, 안다. 여기서도 잘하게 될 끼다. 걱정하지 마레이.”마침내 기초학력 진단평가 시험을 치는 날. 정희는 열심히 문제를 풀었다. 정희가 읽기 과목에서 받은 점수는 딱 60점. 일주일간의 벼락치기는 가까스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그렇다고 정희가 기초학력반을 벗어난 건 아니다. 쓰기 과목을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희는 국어, 영어, 수학 모든 과목의 기초학력반에 편성됐다. 속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정희가 실패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우리는 작은 성공의 경험을 목표로 했으니, 크게 실망하지 않았다. 정희와 나는 1:1 한국어 수업을 꾸준히 하기로 했으니까. 진짜 시작은 지금부터니까. 하지만, 우리의 도전은 허무하게 끝났다. 아니 시작도 못했다. 정희는 기초학력반 수업에 나오지 않았다. 다음주에도, 그 다음주에도 정희는 학교에 오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정희 담임선생님에게 사정을 물었다.담임선생님은 정희 부모님께서 정희가 학교에 오래 남는 걸 원하지 않았다는 것과, 정희 역시 학교에 올 수 없는 처지가 됐다고 설명했다. 더 꼬치꼬치 묻는 건 예의가 아니었다. 열아홉 살 정희가 또 휴학을 하나보다 여기고 나는 아쉬운 마음을 접었다.1학기가 끝날 무렵, 성적 처리를 하며 정희의 상황이 ‘무단결석‘에서 ‘자퇴‘로 바뀐 걸 알게 됐다. 대한민국 많은 사람들이 혐오하는 이 공고를 어떻게든 다니려고 두 차례나 휴학했던 ‘베트남 소녀’ 정희는, 그렇게 완전히 학교를 떠났다.학교의 누구도 정희가 왜 자퇴를 했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백인이 아닌 외국인을 향한 차별이 한국어처럼 자연스럽게 통하고 공유되는 이 땅에서 정희는 강제 커밍아웃 되는 것이, 그것도 전 과목 ‘나머지공부‘로 밝혀지는 것이 죽을 만큼 싫었을 수도 있다. 아니면 정말로 학교에 다닐 수 없는 말 못할 처지가 있을 수도 있고.공고에 입학한 남자아이들의 주눅 든 눈빛은 세상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 알고 있다는 자각의 결과물이다. 그렇다면 공고에 다니는 여학생의 위축은 어느 정도일까? 세상이 공고에 다니는 여자아이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떠올리면 쉽게 예측할 수 있다.정희가 왜 학교를 떠났는지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나는 우리 사회가 ‘베트남 출신 여자 공고생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따져보기로 했다. 구글 번역기로도 쉽게 알 수 없던 정희의 마음은 그때 비로소 이해될지도 모른다. 지한구 교사 longlong19@hanmail.net※ 이 콘텐츠는 진실탐사그룹 셜록과 동시 게재됩니다.
·
3
·
키다리 할머니가 공고에 보낸 ‘꼴찌를 위한 장학금’ [수업을 시작하겠습니다 15화]
공고 기초학력반 국어수업 이야기를 다룬 지난 글 <칠판 글씨 못읽던 명호의 비밀… 학교가 학교다워졌다>공개 이후 메일이 한 통 도착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60대 중반의 할머니입니다. 밥이라도 편히 먹을 수 있도록 명호 학생에게 매달 용돈을 조금씩 보내주면 어떨까 해서 연락드립니다.” 매주 3~5만 원으로 주중 5일을 혼자 지낸다는 명호(17세, 가명)가 돈 걱정하지 않고 밥이라도 잘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는 이야기였다. 공고생 이야기를 연재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에게 연락을 받았다. 공고 이야기를 단편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대학생부터, 인터뷰를 요청하는 방송사까지, 그중에는 도움을 가장한 부적절한 접근도 있었다. 학교와 학생들에게 괜한 문제를 야기할 만한 접촉은 피하려 노력해왔다.‘세상에 공짜는 없다. 근데, 진심으로 명호를 응원하는 사람일 수도 있잖아? 아니지… 이상한 사람이면 명호에게 더 큰 상처가 될 수도 있잖아.’수업을 앞둔 쉬는 시간 10분, 나는 고심 끝에 ‘차단‘을 결심했다. 살면서 여러 번 겪어봤다. 갑자기 찾아온 큰 행운을 덥석 쥔 후, 실은 그것이 불운의 씨앗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일. 게다가 돈과 학생 문제는 더욱 신중해야 했다.수업 시작종과 함께 나는 행운의 메일을 머리에서 지웠다. 마침 명호가 속한 반의 2학기 첫 국어수업이었다.“자자, 활동지 피라(펴라). 오랜만에 만났으니까 오늘은 각자의 방학을 소개하는 수업을 할라 칸다. 먼저 샘 방학부터 소개할 테이까 화면 봐라잉.”올해 여름방학은 2주밖에 되지 않았다. 우리 학교는 겨울에 대규모 공사가 예정돼 있어서 여름방학을 줄이고 겨울방학을 늘리기로 했다.나는 ‘선생님의 여름방학‘이라는 제목으로 만든 PPT 자료를 학생들에게 보여주었다. 두 아들과 함께 한 등산, 자전거여행, 바다로 떠난 피서 이야기를 했다. 마지막엔 포항 구룡포 오징어축제에서 맨손으로 잡은 1미터짜리 방어 사진을 보여줬다. “와, 샘~ 대박이네요! 진짜 좋은 아빤데요.” 나는 의기양양하게 학생들을 바라봤다. 이어 학생들에게 활동지를 나눠줬다. <나의 방학을 소개해 봅시다>1. 가장 의미 있던 일2. 아쉬움이 남는 일3. 2학기 각오위의 세 가지 질문 중 한 가지 이상은 반드시 발표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오늘 진짜로 말하기 싫은 사람은 “패스“를 외치면 특별히 한 번 봐드립니다. 아이들은 활동지를 작성했다. 가족과의 해외여행, 친구들과 다녀온 계곡, 학원에서 보낸 하루 등 아이들은 다양한 방학 이야기를 글과 말로 풀어냈다. 명호 차례가 다가왔다. 하지만 명호는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나는 이름을 크게 부르며 명호를 깨웠다.“우리 명호! 방학 잘 보냈나? 살이 좀 찐 것 같은디, 어데 여행은 댕기(다녀)왔나?”명호의 활동지에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다.“명호도 발표 함 해야 안 되긋나? 왜 아무것도 안 적었노?”명호는 겨울잠에서 덜 깬 곰마냥 눈을 비비며 말했다.“집에만 있었으니까요.”지난 글에서 말한 대로, 명호는 쓰기와 말하기에서 어려움을 겪는 상태로 공고에 입학했다. 그런 탓에 지난 1학기 동안 나에게 국어과목 기초학력 수업을 들었다.이 과정에서 명호의 시력이 칠판에 적힌 글씨를 못 볼 정도로 나쁘다는 것과, 그럼에도 안경을 맞출 수 없었던 형편이 드러났다. 학교는 명호에게 안경을 맞춰줬고, 집중적인 기초학력 수업을 통해 명호의 쓰기와 말하기 능력은 많이 좋아졌다. 그런데 2학기 시작하자마자 아무것도 적지 않은 텅 빈 활동지와 어떤 발표도 하지 않으려는 무기력한 명호를 보니, 맥이 풀리고 말았다.“명호야, 샘이 세 가지를 물었다 아이가. 뭐라도 말해야 하지 않긋나.”“저는 밖에 나가는 거 안 좋아해요. 만날 집에만 있어서 살 쪘어요.”뒤늦게야 내 질문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다. 사실 명호는 마음껏 집밖에 나갈 수 없는 처지였다. 주말에만 집에 온다는 엄마는 명호와 여가를 즐길 형편이 아니었다. 명호에겐 자랑할 만한 아버지가 곁에 없었다.평일을 원룸에서 혼자 보내는 명호에게 방학은 멈춤의 시간이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되고, 억지로 칠판을 바라보지 않아도 되며, 졸음을 쫓기 위해 허벅지를 꼬집지 않아도 되는 시간 말이다.사정을 알아보니 명호는 늦게까지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다, 새벽에 잠들어, 해가 중천일 때 눈을 떴다. 어른이 없는 집에서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했고, 밖에 나가면 돈을 써야 하니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냈다.움직이는 시간이 적으니 칼로리는 몸에 쌓였고, 불규칙한 식습관으로 체중은 더욱 불었다. 여름방학 딱 2주, 명호의 일상은 완전히 무너졌다.나는 황급히 다음 순서인 정호(가명)에게 발표를 넘겼다. 정호는 이 지역의 ‘강남’이라 불리는 곳에 사는 학생이다. 비교적 집안 형편도 좋다. 공고에 왔지만 내신 관리를 잘 해서 대학에 가는 게 정호의 목표다.“샘요, 저는 2번이랑 3번 같이 발표할라 카는데요, 2번은 학원 간다고 놀러를 못 가서 아쉽고요, 3번은 2학기에는 수행 평가를 더 열심히 해서 꼭 좋은 대학을 갈라 캐요.”정호의 방학은 학기 중 일과보다 치열했다.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학원가를 돌며 촘촘한 일정을 소화했다.“샘요. 학기 중에는 체육, 미술, 음악 같은 과목이라도 있어서 숨 좀 쉴 수 있는데, 방학 중에는 만날 국영수만 하니까 진짜 죽을 거 같았어요.”나는 정호와 명호를 번갈아 바라봤다. 정호는 공고라는 낙인을 지우거나 혹은 공고의 한계를 넘기 위해 방학을 활용했지만, 명호는 그 시간 동안 자기만의 굴에 갇혀버리고 말했다. 수업 종료를 알리는 종이 울린 후 잠시 명호를 불렀다. “이놈아, 밖에 나가서 좀 뛰지 그랬노? 방학 중에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서 잠만 잤나?”“자고 일어나서 밥 챙기 먹고 그랬는데요.”사실 명호의 말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잘 들리지 않았다. 마치 타임머신이라도 타고 지난 3월 우리가 처음 만난 때로 돌아간 듯, 명호는 다시 중얼거리며 말을 얼버무렸다. 1학기 내내 지도했던 발음 교육은 전혀 쓸모가 없게 되었다.정호와 명호 사이, 방학의 격차. 방학이란 이름으로 아이를 방치한 건 아닌지 마음이 복잡했다. 교무실 자리로 돌아온 나는 다시 메일함을 열었다. 명호의 ‘키다리를 할머니’를 자처한 분은 메일의 끄트머리에 이렇게 적었다. “필요하시면 명호 어머니와도 의논하시고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가만히 있으면 달라지는 것 없이 명호의 삶은 계속 그 자리에 머물 듯했다. 명호 어머니에게 연락해 키다리 할머니의 뜻을 전했다. 명호 어머니는 많이 망설였지만, 아들의 뜻을 따르겠다고 했다. 나는 다시 명호를 찾아갔다.“명호야, 누가 니 장학금 준다 카는데 받을래, 안 받을래?”“누가요?”‘꼴등‘을 해서 공고에 온 자신에게 누가 장학을 주겠느냐는 얼굴이었다. 나는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비록 기초학력반이지만, 1학기 내내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해 국어과목에서 1등을 했으니 장학금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명호에게 자부심을 불어넣었다.“카니까 명호야, 받을라카나 말라카나(받을 거니 말 거니). 어머니는 니 의견에 따르신다 카시던데, 니는 우짤래?”“전 괜찮아요.”“괜찮다는 말은 또 뭔 말이고! 받기 싫다는 말이가? 그라믄 치아뿌든지.”명호는 다른 사람의 호의에 쉽게 긍정의 표시를 못했다. 어떤 제안이든 “나쁘지 않아요”, “괜찮아요”, “그래도 될 걸요”라는 식으로 애매하게 말했다.“줘도 돼요. 샘.” 어법에 맞지 않는 어색한 표현이었지만, 어쨌든 긍정하는 대답이었다. 나는 메일을 보낸 분께 전화를 걸었다. 그분의 설명은 이랬다.“쓰신 글 잘 봤습니다. 아무리 학생이어도 밥값 포함해서 3~5만 원으로 한 주를 사는 건 너무 적은 거 같아서요. 먼저 생활이 돼야 공부를 할 거 아닙니까. 제가 조금이라도 보태고 싶은데, 얼마가 좋을까요?”“제가 어떻게 금액을 제시할 수 있겠습니꺼. 주시는 대로 절대로 허투로 안 쓰겠십니더.”나의 말에 키다리 할머니가 답했다.“5만 원씩 매주 보태주고 싶은데, 어떨까요? 잠깐 말고, 형편 되는 대로 한 1년은 주고 싶어요.”매주 5만 원, 월로 따지면 최소 20만 원이었다. 연으로 환산하면 약 240만 원. 보통 우리 학교는 장학금으로 학생 1인당 30~50만 원을 준다. 전교 1등에게 주는 장학금도 100만 원 넘는 경우는 흔치 않다.“그렇게 큰 돈을 저희가 어떻게 염치없이 받겠습니꺼? 조금만 주셔도 괜찮습니더.”마음속으로는 우리 명호를 위해서 큰 결심을 내려주셔서 감사하고, 은혜를 잊지 않겠다며 냉큼 말해버리고 싶었지만, 생각도 하기 전에 저 말이 먼저 나오고 말았다. 혹시나 금액이 줄어들까 노심초사하며 다음 말을 기다렸다.“사실, 명호가 졸업할 때까지 한 500만 원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잘 의논해보시고 다시 연락 주세요. 꼭 밥값으로 쓰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선생님들이 제일 잘 아실 테니, 지원 방법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학교 의견에 따르겠습니다.”500만 원이면 명호가 3학년에 취업을 나갈 때까지 매월 20만 원씩 받을 수 있는 금액이다. 나는 전화기를 붙잡고 몇 번이나 고개를 조아리며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전화를 끊고 교감선생님께 달려가 상황을 설명했다.학교는 키다리 할머니의 장학금을 정식으로 받아 잘 관리해, 매월 20만 원씩 명호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돈만 지급하는 게 아니라 명호가 스스로 소비 계획을 세우게 돕고, 학교는 여러 상담으로 학습과 생활이 잘 유지되도록 살필 예정이다. 사회적 자원과 관심이 1등 혹은 명문 학교로만 향하는 세상에서, 공고에 ‘꼴찌를 위한 장학금‘이 탄생하다니. 나와 여러 교사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우리 학교에는 공부 자체를 힘들어 하거나 공부에 집중할 여건이 안 되는 학생이 많다. 그런데도 꼴찌를 위한 관심과 배려가 부족했다는 반성도 나왔다.개학한 뒤 명호는 조금씩 규칙적인 생활을 몸에 익히고 있다. 아무도 없는 집 안에만 머물지 않아도 되고, 친구들과 선생님들을 만나며 나름의 사회생활도 하고 있다. 무엇보다 학교에선 따뜻한 밥도 먹을 수 있다.살면서 한 번도 장학금을 받아보지 못한, 공고에 와서도 ‘나머지 공부’를 했던 명호는 9월부터 우리 학교의 장학생이 된다. 한 번이 아니라 졸업할 때까지 돌봄과 지원을 받는 장학생 말이다.얼굴 모르는 키다리 할머니 덕분에 명호에겐 학교를 다녀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늘었고, 학교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돌아보고 있다. 키다리 할머니가 보낸 메일의 한 대목을 요즘 자주 생각한다. “밥이라도 편히 먹을 수 있도록….” 학교 관련 뉴스에서 기분 좋은 소식을 접한 지가 언젠지 까마득하다. 대한민국 학교가 요 모양 요 꼴이 된 건 저런 돌봄과 연민의 마음을 잃어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지한구 교사 longlong19@hanmail.net※ 이 콘텐츠는 진실탐사그룹 셜록과 동시 게재됩니다.
때 이른 자립을 마주해야 하는 청년들
1. 연구의 배경 ‘보호종료’ 이후의 막막함 25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께 광산구 한 아파트에서 A(19)양이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경찰은 A양이 당일 오전 2시께 자신이 거주하던 아파트 고층으로 올라가 스스로 뛰어내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양은 "평소 가깝게 지내던 이성친구가 사망했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메모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A양은 만 18세까지 지역 보육시설에서 생활해왔다. 이후 지난해부터 장애가 있는 부친의 임대 아파트에서 함께 거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21일 오전 10시5분께 광산구 신창동 모 대학교에서 새내기 대학생 B(20)씨가 투신해 숨졌다. B씨는 해당 대학에 합격하면서 올해 초 보육원을 나와 기숙사 생활을 했으며, 방학 중이던 투신 당일에도 홀로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시설을 나올때 받은 지원금 700만원 가운데 500만여원을 등록금과 기숙사비 등으로 사용해 금전적 고민을 안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종합] "너무 힘들다" 절규 ···광주서 보육원 출신 잇단 비극. 무등일보. (2022년 8월 25일).  어느 날 문득, 이런 기사를 보았습니다. 광주에서 두 명의 자립준비청년이 자살했다는 내용을요. 저는 이 기사를 보고, 마음이 한동안 좋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어려움에도 공감했지만, 그들이 ‘사각지대’에 있다고 느껴졌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저 또한 학교 밖 청소년으로, 한때 교육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적이 있었기에 줄곧 사각지대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들의 어려움에 공감하며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그래서 이 기사를 시작으로 ‘자립준비청년’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보육원에서 살다 보호가 종료되어 자립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어려움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2020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보호종료아동 자립 실태 및 욕구조사’에 따르면, 보호종료아동 3104명 중 50%가 ‘죽고 싶다고 생각해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보호종료아동이 죽고 싶다고 생각한 이유로는 ‘경제적 문제’를 꼽은 응답자가 33.4%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뒤이어 가정생활문제(19.5%), 정신과적 문제(11.2%)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이들은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있기에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자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을까요? 때이른 자립을 마주해야 하는 청년들 ‘자립’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정말 어려운 발달과업입니다. 사람마다 자립의 시기는 다르겠지만,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정도까지는 부모의 경제적, 정서적 지원을 받으면서 서서히 자립을 맞이하게 되죠. 그런데 학대나 빈곤, 방임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가정에서 분리되어, 보육원과 같은 아동양육시설에서 살아가는 청소년들은 때 이른 자립을 마주하게 됩니다. 만 18세가 되면 시설에서의 보호가 종료되기 때문인데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혼자 생활할 수 있는 역량도 충분히 기르지 못한 채 자립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시설 청소년들은 퇴소 이후에 경제적, 정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확대된 지원 제도, 그러나 여전히 자립준비청년의 어려움은 해소되지 않았다. 시설에서 보호가 종료된 아동들의 자립 이후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 2022년에 아동복지법이 개정되었고, 현재 만 24세까지 보호기간을 연장하여 학업을 이어가거나 취업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자립수당 확대, 공공주거 지원 강화, 자립지원 전담기관 및 전담인력 확충 등 많은 영역에서의 지원이 확대되었는데요. 그럼에도 보호 종료를 앞두고 자립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어려움은 해소되지 않고 계속해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여러 제도가 수정, 보완되고 지원이 대폭 늘어났음에도 어려움이 해소되지 않는 이유는, 제도와 자립준비청년을 연결하는 다리가 아직 완성되지 못하였거나 자립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근본적인 이유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어요. 저의 연구에서는 이 근본적인 이유가 ‘자립준비청년의 자립생활에 필요한 역량의 부족’이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교육’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원의 격차가 발생하는 상황이라면, 교육이 그것을 완화해줄 수 있지 않을까?  성공적인 자립을 하기 위해서는 주변에서 정서적, 경제적 지지를 받으면서 그것을 잘 활용하고, 점차 혼자서도 생활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가정이 있는 청소년의 경우, 부모의 정서적, 경제적 지지를 받기도 하고 생활에 필요한 기술들을 자연스레 배워나가지요. 하지만 아동양육시설에서 살아가는 청소년들은 가정으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없거나 그 지원의 정도가 부족해서, 아동양육시설 내에서 상호작용하는 시설 종사자(생활복지사, 자립전담요원 등)와의 관계가 부모의 역할을 대신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아동양육시설에서는 다수의 인원과 함께 생활하므로 시설 종사자가 부모와 같이 밀착하여 청소년들을 한 명 한 명 세세히 지도하기 어렵습니다. 여기에서 격차가 발생하게 되는데요. 시설 종사자의 말을 잘 듣고 적극적인 청소년의 경우 시설 생활복지사나 자립전담요원과 관계가 좋아 퇴소 전후로 자립에 필요한 정보나 지원을 제공받으며 좀 더 수월하게 자립의 과정을 거치기도 합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이러한 정보와 지원이 ‘모두에게 제공되지 않아’ 공평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례가 종종 보고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는 제공되고, 누구에게는 제공되지 않는 지원 속에서 격차가 발생하게 되고 이러한 지원의 격차는 자립 과정의 어려움으로 작용하여 자립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이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제때 도움을 받지 못하는 일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아동양육시설에서 자립준비청년의 지원 격차를 줄이고, 모든 자립준비청년이 자립에 필요한 역량을 함양시키기 위해서는 자립지원교육(이하 자립지원 프로그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시설 내의 아동에게 자립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그 정보를 활용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도록 도와주고,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곧 '교육'의 역할이기도 하니까요. 교육이 정말로 그러한 역할을 잘 해내려면 자립 지원 프로그램의 내용과 방법이 자립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실효성이 없는 자립지원 프로그램  아동양육시설에서 자립지원 프로그램은 이미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보았던 통계자료를 보면, 그동안의 자립지원 프로그램이 효과가 없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 수 있습니다. 몇몇의 선행연구에서도, 자립지원 프로그램이 청소년의 자립생활기술을 높이는 것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보고하거나, 자립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중요성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청소년의 인터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지금의 자립지원 프로그램이 실효성이 없다는 인식이 왜 존재하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자립지원 프로그램의 내용과 방법이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하여 본 연구에서는 자립준비청년들의 목소리를 담아내어, 자립지원 프로그램을 새롭게 개발하기 위한 기초연구를 해보려고 합니다. 2. 기존의 연구들 1) 개념 및 이론 아동보호체계에서 보호되는 아동청소년의 경우, 만 18세가 되면 보호가 종료됩니다. 그런데 최근, 아동복지법이 개정되어 현재는 24세까지 보호종료를 연장하여 시설에서 보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때, 원가정이 아니라 아동복지시설 (아동양육시설, 공동생활가정) 또는 위탁가정에서 보호되는 아동을 ‘보호대상아동’이라고 일컬으며 아동복지시설에서 성장하다가 보호가 종료되고, 사회에 진출하기를 준비하는 청년을 ‘보호종료아동‘ 혹은, ’자립준비청년’이라고 합니다.  ‘자립’이란, 가정과 지역사회의 성인 구성원으로서 자기 충족적, 상호협력적으로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경제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상태를 일컫습니다. ‘자립생활기술’이란 자립을 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핵심적인 기술을 말하는데요. 현재 아동복지시설에서 운영되고 있는 ‘자립지원 표준화프로그램’에서는 자립생활기술을 8개의 영역으로 나누어 ‘일상생활기술’, ‘지역사회자원활용기술’, ‘자기관리기술’, ‘사회적기술’, ‘자산관리기술’, ‘진로탐색기술’, ‘직업생활기술’, ‘사회진출기술’로 제시하고 있어요. 자립지원 표준화 프로그램(Ready? Action!)은 아동양육시설과 위탁가정에서 생활하고 있는 보호대상아동에게 진행되는 자립교육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시기에 따라 Ready?와 Action!의 2가지로 분류되는데요. Ready?는 ‘보호종료 전’까지 제공하고,  연령에 따라 4단계(미취학~초등 2년, 초등3~6년, 중학생, 고1~보호종료 전)으로 구분하여 진행되어요. Action!은 ‘보호종료 후‘ 자립지원전담기관 등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하지만 자립지원 표준화 프로그램은 문제가 있어요. 자립지원 표준화 프로그램(Ready? Action!)의 효과성에 대해 몇몇의 선행연구에서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하고 있으나, 8개 영역 중 특정 영역에 대해서만 프로그램이 운영되거나 지자체에서 지원비용이 나오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지역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시설 청소년들은 시설에서 제공되는 자립지원 프로그램에 대해 실효성이 없으며, 강제적이고 형식적이기 때문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자립지원 표준화 프로그램이 영역을 나누어 체계적으로 설계되어 운영되고 있고, 이들에 대한 경제적, 정서적 지원이 확대되었음에도 자립준비청년의 어려움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것은 교육의 내용과 방법이 분명히 바뀌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2) 선행연구 및 선행연구의 한계  시설 청소년들은 곧 맞닥뜨리게 될 ‘시설퇴소’라는 위기에 직면하면서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자기 나름대로 인식하고 생각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진로와 관련된 의사결정을 내리게 되면서 진로발달이 이루어지고, 자립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자립지원 프로그램은 대부분 ‘반복적’, ‘강제적’, ‘집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는데요. 프로그램의 내용은 개인차를 고려하지 않고 진행되어 시설 청소년에게 잘 와닿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한편, 여러 연구에서 많은 연구참여자들이 공통적으로 자신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였다고 언급된 교육도 있었는데요. 다른 연구이지만 연구참여자의 인식을 모아보았을 때 연결되는 지점이 있는 것을 보아, 시설 청소년들이 비슷하게 자립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 고 느끼는 내용과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 자립지원 관련 정책이 변화하는 만큼 자립지원전담요원이 그러한 정보를 빠르게 따라가야 하는데, 그것이 의무가 아니라 권장사항인 경우가 많다 보니 자립지원제도를 직접 이용하는 자립준비청년이 훨씬 더 잘 아는 경우가 많다는 사례도 있었는데요. 지원 정책이 이미 어렴풋이 알고 있는 정보이기는 하지만 지원하기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자립지원전담요원의 전문성 문제가 존재도 존재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선행연구에서는 다소 피상적으로 자립교육 프로그램의 문제에 접근하고 있었으며, 자립지원 프로그램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내용과 방식을 갖추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다루고 있지는 않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제 연구에서는 '자립교육 프로그램의 내용과 방법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깊이있게 도출해보기 위해 자립준비청년의 자립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3) ‘자립’에 대한 인식의 차이, 자립지원 프로그램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가  선행연구에서는 시설 청소년은 자립지원프로그램에 대해서 ‘퇴소 직전에 이루어지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인식하는 반면에, 자립지원전담요원은 ‘하루아침에 자립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어렸을 때부터 차근히 생활능력을 길러나가야 한다’고 인식하였습니다.   이러한 인식의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는, 서로 자립 '능력’에 대해서 다르게 파악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시설 청소년은 실질적으로 자립과 맞닿아있는 주거관련, 경제관련 능력 등을 이야기하고, 자립지원전담요원은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위한 습관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둘 다 너무나 중요한 역량이기에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맞지만, ‘연령의 구분’이 있어야 더욱 효과적일 것입니다. 퇴소 하기에는 한참 남았다고 생각이 드는 어린 나이에, 주거 관련 정보를 익히고 자립정착금에 대해서 설명을 듣는다면 나와 관련된 이야기가 아닌 것 같아 와닿지 않겠죠. 반대로 퇴소 직전인데 어렸을 때부터 계속 받았던 안전교육이나 예절교육만 반복해서 듣는다면 퇴소 이후의 삶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할 것입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자립하는 과정의 어려움을 파악하여 공통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무엇인지 알아낸 후에, 연령 별로 이루어나가야 할 발달 과업에 맞추어 내용을 구성해보려고 합니다. 3. 연구의 구성  1) 연구질문 1. 그동안의 자립지원프로그램에 대해 시설 청소년이 실효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이유) 2. 시설 청소년의 자립준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교육의 내용과 방법이 무엇인가?   이 연구질문을 토대로 하여, 설문조사와 FGI(초점집단면접)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설문조사는 기존 자립 지원 표준화 프로그램에 대한 문제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문제점에 얼마나 많은 청소년이 공감하고 있는 지를 알아보기 위함이에요.   설문조사에서는 연구참여자의 나이와 성별, 자립지원 표준화 프로그램(Ready? Action!)의 8개 영역 별로 도움이 되었던 정도, 교육의 내용/방법, 동기부여를 받았는지 여부, 자립지원 프로그램에 어떤 내용이 포함되었으면 좋겠는지, 어떤 방법이 좋은지 등을 조사할 예정입니다. FGI 초점집단면접에서는 [시설에 거주하고 있는 자립준비청년(퇴소 2년 전~직전)과 시설에 거주하고 있지 않으나 자립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청년(보호종료 직후~2년)] / [바람개비 서포터즈에서 멘토로 활동하고 있는 청년]의 두 집단으로 나누어 각각 면접하려고 해요.   FGI에서 첫 번째 집단에게는 자립을 준비하면서(혹은, 자립의 과정을 거치면서) 경험하고 있는 어려움이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할 예정입니다. 자립지원 프로그램의 8개 영역을 통해 질문을 도출하고, 사용자 경험 디자인에서 많이 사용되는 ’페르소나 리서치‘ 인터뷰에서 활용되는 질문을 참고하여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자산관리기술‘의 영역이라면, “퇴소 이후 경제적 어려움을 경험하거나 걱정한 적이 있는지”, “경제적 어려움을 경험하거나 걱정할 때,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는지“, ”그때의 기분은 어떠했는지“ 설명해달라고 요청하고, ”왜 그런 기분을 느꼈는지“, ”왜 그렇게 대처하였는지“ 물어보고, 계속해서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구체적으로 대답을 들을 수 있도록 구성하려고 합니다.  선행연구에서 ’자립지원 프로그램‘에 대해 피상적으로 접근했다는 한계를 조금이라도 보완하고자 깊이있는 질문을 하기 위해 질문의 내용을 촘촘하고 구체적으로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또, 두 번째 집단에게는 어떤 내용으로 주로 멘토링을 진행하는지, 멘티들은 보통 어떤 부분을 어려워하거나 힘들어하는지, 멘토의 자립경험 등에 대해서 질문해보려고 합니다. (바람개비 서포터즈의 멘토들은 한때 자립준비청년이었고, 현재는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자립과 관련한 정보를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지지체계 중 일부인데요. 멘토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자립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가 무엇인지에 대해 잘 알고 있으리라 짐작되며, 자립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잘 극복해내어 멘토로 활동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 선정하였습니다.) 2) 연구계획  먼저 연구를 진행하기에 앞서 방법론에 대한 공부를 하려고 합니다. 설문조사와 FGI의 방법을 활용할 예정이므로 이와 관련한 공부를 하고, 혼합연구방법에 대한 공부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 이 연구는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니, 같은 목적을 하고 있는 여러 연구들의 방법론적인 틀도 살펴보고자 해요. 방법론의 공부와 함께, 본 연구가 ’발달심리학‘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어 이 부분에 대한 공부도 해보려고 합니다.   연구의 진행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게 된다면 우선 설문조사를 하기 위해 문항을 개발하고, 아동양육시설에 퇴소 전(2년~직전) 아동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요청하려고 합니다. 전수조사를 하고 싶지만 상황이 되지 않는다면 가능한 지역만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게 될 것 같아요. 메일이나 유선으로 연락하여 연구에 대한 설명과 설문조사를 요청드리려고 합니다. FGI 설문조사는 앞서 설명드렸던 자립준비청년의 두 그룹을 모집하여 진행할 예정이며, 아동양육시설이나 자립지원전담기관에 문의하여 연구참여자를 모집할 예정입니다.  4. 연구 프로토타입,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  앞서 설명드린 이야기들은 프로토타입을 거치며 많이 수정한 부분들인데요. 프로토타입을 진행하기 이전에는 시설 청소년의 인식만 살펴보았었는데, 프로토타입을 진행하며 어떤 인터뷰이 덕분에 프로토타입에서는 종사자의 인식도 들여다보며 앞으로 진행될 연구를 위한 토대가 되어줄 부분에 대해서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초반에는 자립준비청년을 인터뷰하려다, 상황이 되지 않아 아동양육시설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시설 종사자와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 선생님께서는 “교육은 별 소용이 없어요. 경제적 지원이라던지 정서적 지원을 더 늘리는 게 맞아요”라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왜 그렇게 말씀하셨을까요? 저는 이 답을 듣고 한동안 좌절감에 빠져있기도 했었습니다. 저는 이때까지 교육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굳게 믿었었거든요. 그런데 저는 제 생각을 밀고 나가기로 했습니다. 그 이유는, 아직 교육이 제 본래 역할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에 청소년과 종사자 모두 교육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에요.  인터뷰를 진행한 후에, 저는 자립전담요원의 목소리를 담은 연구를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선행 연구에서는 자립지원 관련 업무를 그저 ‘업무’라고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자립은 정말 어렵고 무거운 주제이기에 차별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냥 해야될 업무라고 인식되니 그것이 시설 청소년에게도 차별성이 없게 다가와 그들이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또, 앞서 설명했듯이 자립지원 프로그램이 연령 구분 없이 진행되는데, 청소년과 종사자 간에 ‘자립’에 대한 인식의 차이도 존재하여 더욱 혼란스럽고, 실효성이 없었을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었어요.  이후에는 새로 설립된 자립지원전담기관이라는 체계에 대해서 살펴보았고, 아동양육시설에서는 어떤 역할을 해주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하면서 프로토타입 과정을 마무리하였습니다. 프로토타입 과정을 통해 다각도에서 저의 연구질문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5. 결론 1) 연구의 의미와 후속연구 질문  저는 이번 연구의 의미가 실질적인 자립지원 프로그램의 내용과 방법을 고민해봄으로써 자립지원 교육을 질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본 연구를 통해 프로그램이 개선된다면 자립준비청년이 자립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의 연구에서는 교육 프로그램의 내용과 방법적인 측면을 살펴보았는데, 추후에는 자립지원 표준화 프로그램에서 연령을 이미 나누고 있음에도 현장에서는 왜 그렇게 진행되지 않았는 지에 대해서 살펴보고, 자립지원 전담요원의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관심을 가지고 하나하나 차근히 살펴본다면 언젠가는 분명히 이 문제가 해소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문헌 · 강현주, 김미숙, & 강누리. (2023). 자립지원전담인력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기초 연구. 청소년시설환경 21.1, 91-105. · 김소영 & 이신혜. (2020). 시설에서의 자립 준비: 시설퇴소아동 당사자의 자립서비스 수혜 경험을 중심으로. 청소년학연구, 27(11), 1-36. · 김세진, 조규필, 노자은, 이상철, 전예나, & 김아람. (2020). 청소년 자립준비 사정도구 개발.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 나웅기. (2022년 9월 14일). 2명 중 1명꼴 “죽고 싶다”…경제적 문제 가장 큰 이유. 부산일보. https://mobile.busan.com/view/.... · 노충래, 강현아, 이동욱, & 송유진. (2018). 아동공동생활가정 및 가정위탁용 자립지원프로그램 표준화 개발연구. 보건복지부. · 배주미, 김영화, 김범구, 정익중. (2011). 취약 아동청소년 자립지원 정책 및 서비스에 대한 현장전문가 델파이 조사,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 보건복지부. (n.d.). 보호대상아동 현황보고. e-나라지표. https://www.index.go.kr/unity/.... · 송연주, 김세진, 김경은, & 최수정. (2022). 청소년 자립준비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과 효과성 검증. 청소년상담연구 30.1, 21-48. · 시설아동보호란. (2023년 8월 17일). 서울특별시 아동복지센터. https://child.seoul.go.kr/arch.... · 신원동. (2016). 듀이의 교육이론과 도덕과 교육에의 함의. 도덕윤리과교육,(50), 223-243. · 안태구, 길건혁, 마미나, 김주하, & 주해란. (2022). 보호종료아동의 자립 지원 방향: 자립형 그룹홈에서 생활한 경험을 중심으로. 청소년학연구 29.1, 67-94. · 안희란, & 이용교. (2020). 시설퇴소 청년들의 자립지원교육에 대한 요구. 청소년복지연구 22.2, 61-84. · 유설희. (2022). 너무 빨리 어른이 되어야만 하는 아이들: 아동양육시설 청소년의 진로와 자립 준비과정 (박사학위,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Riss. · 유영림, 양영미 & 박미현. (2015). 아동양육시설 퇴소 자립 청소년의 자립에 대한 이해: 생애사적 관점으로. 아동과 권리, 19(3), 509-550. · 윤혜원. (2022년 6월 14일). 보육원 등 보호시설 퇴소연령 '만 18→24세'로 연장한다. 복지타임즈, https://www.bokjitimes.com/new.... · 이상정, 류정희, 김지연, 김무현 & 김지민. (2019). 가정 외 보호아동의 자립 준비 실태와 자립 지원 체계 개선 방안 연구. (연구보고서 2019-22). https://repository.kihasa.re.k.... 한국보건사회연구원. · 이상정. (2022). 보호종료 자립준비청년의 연속적 지원을 위한 자립지원전담기관의 역할. 보건복지포럼 310.-, 67-78. · 장정은 & 전종설. (2018). 양육시설 퇴소 청소년의 초기 자립경험. 청소년복지연구, 20(2), 95-125. · 정정호, & 좌현숙. (2021). 아동양육시설 자립지원전담요원의 자립지원 업무경험. 학교사회복지 -.56, 27-55. · 차유림, 민소영, & 장혜림. (2022). 자립준비청년의 자립경험. 청소년복지연구 24.4, 79-99. · 최경일. (2020). 양육시설 퇴소 청소년을 위한 자립지원 시설 운영 사례: 강원도를 중심으로. 청소년 문화포럼 -.61, 149-163. · 허민숙. (2023). 지속가능한 자립: 자립지원전담기관 운영실태와 개선과제. 국회입법조사처. · 황정하 & 박수지. (2017). 아동양육시설 청소년의 자립생활기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 청소년학연구, 24(9), 119-143.
교권회복을 빌미로 만들어진 학생생활지도고시, 교권을 살려줄까?
교권회복을 빌미로 만들어진 학생생활지도고시, 교권을 살려줄까? -학생인권법과 청소년인권을 위한 청소년시민전국행동 조영선 (서울 가재울고 교사) 2023년은 실로 교권의 해였다. 더 이상 이렇게는 어렵다는 교사들의 목소리가 전국을 뒤흔들었고, 대규모의 교사들이 참여하는 공교육 멈춤의 날도 있었다. 하지만 그 9월4일 이후 무엇이 달라졌을까? 교사들을 지원해달라는 외침에 대한 학교현장에 도착한 유일한 응답은 학생인권조례를 무력화할 수 있는 생활지도 고시였다. 교권4법이 개정되었다고 하지만, 이 개정 법률의 근거 역시 ‘교사의 정당한 교육행위’ 인 경우 보호받을 수 있다는 것이기에 그 정당성의 근거가 되는 생활지도 고시가 가장 구체적인 근거가 될 것이다. 실제 생활지도 고시는 2023년 7월 당정의 재빠른 움직임으로 9월에 학교에 도착했다. 그 내용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교사의 지도 행위의 정당성이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요구 때문에 고시는 이를 위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실로 광범위하게 생활지도 범위를 제시하고 있다. 학생인권조례에서 학생의 신체의 자유와 사생활침해 보호 조항인 용의복장, 휴대폰에 대한 압수 행위 등을 명시함으로써 학생인권조례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벌이고 있다. 실제 학생에 대한 전방위적인 행동 분야에 대해 교사의 지도 범위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지도를 제대로 하려면 학생하나하나를 이해하는 매우 구체적이고 교육적인 접근이 제시되어야할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범위를 커버하면서도 교사가 쓰는 방법은 단 4가지이다. 조언, 상담, 주의, 훈육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도 각 단계마다 어떤 경위로 이런 지도를 했는지 문서로 작성하도록 되어있다. 하지만, 인간관계라는 것이 이렇게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던가? 조언하고, 문서쓰고, 상담하고 문서쓰고, 주의하고 문서쓰고, 훈육하고 문서쓰는 것이 교사의 지도 행위를 정당화 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생활지도라고 부르는 것은 학생의 행위가 이 상황에 미치는 평가를 설명하고 납득시키는 과정이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미끄러져버리면 그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조언, 주의, 상담은 모두 언어폭력이나 정서적 학대가 될 수 있다. 단계마다 문서를 쓴다고 정당화되는 것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이를 두려워한 교육부는 문서를 쓸 것을 단서로 단 것이다. 오히려 이러한 형식적인 문서를 쓰도록 한 것 자체가 교사의 모든 행위가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교사에게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왜곡된 메시지가 아니라 이러이러한 한 것은 아동학대나 학생인권침해이니 하지 말아야한다는 것이 분명해져야 오히려교사들이 ‘정당성’ 다툼에서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한 학생을 추방해서 다른 학생을 보호할 수 있을까? 가장 문제가 큰 단계는 훈육이다. 이제 수업을 방해하는 행위를 하면 물리적 제지를 당하거나 교실에서 격리될 수 있다. 전제는 학생의 인권을 존중하는 범위내에서 하라고 되어있지만, 구체적인 학생인권의 법적인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이 역시 교사와 학생을 난감하게 만든다. 어떤 교사는 수업시간에 자는 행위를 수업에서 분리할 만큼 중대한 방해행위라고 생각할 것이며 (실제 sns에 고의적 수면이라는 말이 떠돈적도 있다) 다른 사람은 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태에서 알아들을 수 없는 수업을 견디는 상태라고 생각할 것이다. 사실 한 장소에서 격리시킨다는 것은 장소적 배제 뿐 아니라 관계적 배제도 의미한다. 학생들은 쫓겨난 학생을 내쫓긴 학생으로 인식할 것이기에 낙인과 차별의 표지가 될 것이다. 이러한 중차대한 것을 결정하는 권한은 오직 교사가 갖고 있다. 이것은 여러명의 학생들을 대하며 모든 상황을 세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교사에게 오히려 약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즉 학생을 격리하는 기준이 다 다른 상황에서 어떤 격리행위는 심각한 아동학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학생은 수업 방해 행위자이기 이전에 학습의 당사자이기도 하다. 따라서, 수업방해 행위를 했다고 해서 배제 등의 조치를 하는 것은 학습 당사자로서의 학습권을 빼앗는 일이다. 만약 교사가 수업 방해 행위를 한 학생에게 징계 조치를 가해서 그 학생이 학습을 방해받았다는 것이 확인되면, 학교는 이에 대한 보충 수업을 해야 하고, 이 역시 다시 교사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그래서 수업 방해로 학생들을 징계하는 조치 역시 교사가 쉽게 선택하기 어렵다. 수업을 방해하는 행위의 기준 역시 모호하다.  수업 시간에 잠을 자는 것과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을 엄밀한 의미에서 교사의 수업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로 규정할 수 있을까? 따라가기 어려운 수업 듣기를 포기하고 그 시간을 견디는 행위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현재 고등학교는 고교학점제와 과목 선택형 수능으로, 고등학생 자신이 학교에서 선택한 과목과 수능에서 골라 치를 과목이 서로 다른 경우도 많다. 더욱이 사실상 공동 교육과정이 1학년에서 끝남에 따라 1학년 때 기초 과정에서 배워야 할 양은 늘었다. 그런데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 사이의 학습 난이도 격차가 큰데다, 고1 내신 성적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른 고1 내신 시험의 난이도와 중3 내신 시험의 난이도 간 격차도 엄청나다. 이런 사이에 사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학생은 자신의 능력에 대해 좌절하게 되고, 1학년 때부터 자퇴를 선택하는 학생이 학교마다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 현실이다. 공부를 계속 해보겠다고 결심하는 학생들은 더 많은 학원에 가고, 공부를 포기한 학생들은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이런 학생들에게 너희는 휴식권이 없다는 고시가 생겼으니 잠을 자면 일어나라고 하고, 불응시 ‘타임아웃’한다고 하여 교사의 권위가 올라가고 수업 분위기가 좋아질까? 자신은 ‘정시러’라 내신이 필요 없으니 스스로 ‘타임아웃’하여 자습하고 싶다는 학생들에게는 무엇이라고 답할까? 초등학교나 중학교의 경우 ‘타임아웃’이 뭔가 대안처럼 보일 수 있다. 수업 시간에 쫓겨나는 일이 무서워서 자신이 행동을 억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타임아웃 당할 행동의 기준은 누가 결정하는가? 타임아웃 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고 해서 어떤 방식의 타임아웃이라도 학생과 학부모가 수용할 수 있을까? 만약 타임아웃이 되어 흥분했던 학생이 진정할 수있고, 본 교실보다 자신을 이해해주는 선생님을 만날 수 있고 교실에서 배우는 것에 배제되지 않고 공부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이런 과정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강제적으로 할당된 교육이나 체험은 당사자에게 교실에서 쫓겨났다는 낙인감과 교실에서 다른 학생들이 누리는 것을 누리지 못한다는 박탈감을 가중시킬 수밖에 없다. 실제 이번에 사회적으로 불거진 발달 장애 아동에 대한 대책으로 특수학급 교사들은 일반 학급에서 문제 발생 시 특수학급이 아닌 별도의 공간과 인력을 마련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특수 교육 대상자 학생들이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공간이 일반 학급에서 쫓겨나 머물러야만 하는 공간으로 이해될 경우 특수학급은 격리 시설이자 낙인의 공간으로 여겨질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학생들이 위험한 시도를 하고 감정적으로 흥분된 상황이어서 물리적 폭력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것이 교사에게 부여되는 권한의 형태일 때 분리부터 회복까지 모두 교사에 대한 원망과 책임으로 다시 돌아올 확률이 높다. 지금의 ‘타임아웃’은 개인을 분리해내는 데 집중하기에, 당사자의 심리적 지원과 연결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수학급 교사를 포함하여 시스템의 부재 속에서 이러한 학생들의 회복을 지원할 수 있기는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관리자와 상담사와 복지사 또는 특수행동치료사 등 다양한 권한과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학교에 상주하고, 도움을 줄 수 있을 때 실질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위험 상황을 진정되면 어떤 분노가 그러한 폭력적인 시도로 이어졌는지 사례관리위원회를 통해 확인하고 교실 안에서 이것을 도울 수 있는 논의가 먼저 이루어지는 것이 필요하다.해당 학생에게도 ‘너를 교실에서 쫓아내려고 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 모두가 너를 이 교실에서 도와줄 거야’라는 메시지가 우선적으로 고려될 때 학생과 학부모도 적극적으로 이러한 과정에 협력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시에서는 이런 접근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셋째, 휴대폰은 압수하고, 태블릿은 나눠주고? 생활지도 고시의 큰 제목 4장은 휴대폰이다. 다 생활지도의 범위 내용 등 추상성이 큰 제목인데 그와 더불어 4장이 아주 구체적인 휴대폰이다. 고시에서는 수업시간에 휴대폰을 사용할 경우 물리적 제지와 압수를 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서울 「학생인권조례」는 쉬는 시간과 점심 시간에 휴대폰 사용을 보장하고 있고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일상적인 휴대전화 사용과 소지 자체를 금지하는 조치에 대해 수 차례 수정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현재 검토되고 있는 고시가 수업 중 휴대폰 사용 금지이고 이를 어겼을 경우 압수할 수 있다는 내용이라는 것은 교육부도 국가인권위의 결정을 넘어선 결정을 할 수 없다는 분명한 경계를 보여준 것이다. 따라서, 교육부의 이번 고시가 국가인권위원회 권고를 존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학생인권이 교사의 업무상 권한의 가이드라인이라는 점을 교육부가 확인해주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교가 교육부의 고시를 검사와 압수가 가능하다고 해석하여 갑자기 전화 수거를 시도했을 때 학생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수거에 불응할 경우 학생들의 몸을 수색하여 휴대전화를 빼앗을 수 있을까? 그리고 그것이 학교에서의 교사의 교권을 강화할까? 정책 방향의 옳고 그름은 차치하더라도 이것은 다른 한편에서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교육의 디지털화, AI 교육과정 개발’등과도 배치된다. 교육 복지 차원에서 디지털 기기를 교육청에서 직접 배부하기도 하는 상황에서. 디지털 도구를 압수하는 방식으로 디지털 역량을 기를 수 있을 것인가? 실제 학생들은 휴대전화라는 하나의 전자 기기만 가지고 오지 않는다. 그 중에 어느 것을 걷고 어느 것은 허용할 것인가? 스마트기기는 디지털 학습 친구라고 하면서 스마트 기기를 걷는 코미디를 연출하는 것이 교권보호 방안인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제 스마트폰은 모든 사람에게 자신의 사생활과 관계, 학습, 여가, 배움 모든 것을 책임지는 기기이다. 실제 국가 인권위원회에서도 휴대폰의 수거가 단순히 통신의 자유만이 아니라 일상생활행동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하였다. 즉 현실적으로 휴대폰이 한 사람의 전체를 대변할 수 있는 상황에서 휴대폰을 주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학생들의 자기 결정권이 보장되어야한다. 휴대폰이라는 도구는 유일한 친구가 될 수도 있고, 범죄의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이미 생활의 일부가 된 휴대폰을 자신과 타인을 해치지 않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으려면 학생들이 사용하는 과정에서 그것을 살피고 성찰할 기회가 주어져야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교사가 휴대폰을 압수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학생의 행동을 통제하는 방식의 교권을 주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렇듯 생활지도 고시는 교사에게 권한을 주는 듯하며 결국 아무 책임도 지지 않고 교사들에게 학생들을 통제하고 인권을 침해해도 되는 것처럼 착시 현상을 불러일으키며 교사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이렇듯 교사를 위한다는 생활지도 고시는 학생인권으로 존중되어왔던 영역을 모호하게 하며 교사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실제 당정은 2023년 12월 충남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시작으로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 시도 등 교권의 이름으로 학생인권을 무력하려 하고 있다. 오히려 교사를 위하여  지금까지 명시되지 못한 학생인권의 내용을 학칙에 명시하고, 이것이 침해되었을 때 공식적으로 다루는 기구를 학교내에 만드는 것이 어떨까? 오히려 이것이야말로 교사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학교의 문제를 받아내는 과녁이 되었던 교사들을 그 과녁에서 구해내는 길일 것이다.  
첫 ‘학생인권조례 폐지’ 여러분의 생각은?
처음으로 <충남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되었습니다. 학생인권조례는 학교교육과정에서 학생의 인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별로 제정, 공포해 시행하는 조례를 말합니다. 각 시도 교육청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일반적으로 1) 차별받지 않을 권리 2) 표현의 자유 3) 교육복지에 관한 권리 4) 양심과 종교의 자유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아직 전국 모두에서 시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로서는 경기도, 광주광역시, 서울시, 전라북도, 충청남도, 제주특별자치도가 시행 중에 있었습니다. 이것은 세계의 흐름 중의 하나이자 학생이 자신의 권리를 지키고 보호받는 것에 그나마 도움이 되며, 실상은 아직 완전히 지켜지지 않고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와중에 있습니다.  뉴시스에 따르면, 2023년 12월 15일 <충남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되었습니다. 이날 도의회 표결은 “본회의 재석 44명 중 찬성 31명, 반대 13명으로 나타났으며, 찬성표는 모두 국민의힘 의원들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학생인권조례가 ‘동성애를 조장’하고 ‘학습권을 침해’하는 등 학생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반대”해왔습니다.  충남도교육청은 이날 표결 직후 “충청남도학생인권조례의 폐지는 헌법, 법률 등에서 규정한 평등권 및 비차별 원칙에도 어긋나며, 단순히 조례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닌 차별과 폭력이 없는 인권친화적 학교의 교육적 가치가 후퇴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학생인권조례 왜 필요할까요?  학생의 인권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것이 교육의 중대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 주어지는 학생의 인권을 통해 우리는 세상 사회에서의 인권을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게 됩니다. 80년대 학생의 머리카락 길이와 치마 길이, 심지어 스타킹 색깔 등, ‘학생답다’는 명목으로 학생들에게는 자신의 표현의 자유가 억제 되었고, 정해진 틀 안에서만 사고하도록 하는 사회적 피해로도 연결되었습니다.  단순히 어른들의 가치관 주입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의사를 결정하고 학교에서 부당한 차별과 폭력을 인지할 수 있는 교육이야 말로 앞으로의 학생들이 배워나가야 할 가치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학생인권조례의 문제점은 무엇일까요?  최근 서이초 사건과 관련하여 교권 침해와 연관시켜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비판의 날이 서고 있습니다. 학생의 교육 과정에서 핸드폰을 수거하거나, 학생에게 훈계하는 것이 교사에게 허용되지 않는 빌미를 학생인권조례가 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입니다.  예를 들어 <충남학생인권조례>에는 다음과 같은 사안이 있습니다.  제10조(사생활과 개인정보를 보호 받을 권리) ① 학생은 사생활과 개인정보를 보호 받을 권리를 가진다. ② 교직원은 학생의 동의 없이 학생의 소지품을 검사해서는 안 된다. 다만, 안전 확보와 건강보호 등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해당 학생에게 목적과 이유를 밝힌 후 학생의 사생활이 보호되는 곳에서 소지품을 검사할 수 있다.  ③ 교직원은 학생의 동의 없이 일기장, 개인수첩 등 사적기록물 제출을 요구하거나 열람해서는 안 된다.  ④ 교직원은 학생의 성적 등 개인정보를 본인 또는 보호자의 동의 없이 제3자에게 공개할 수 없다. 다만, 개인정보보호법 등 다른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공개할 수 있다.  ⑤ 학교의 장은 교직원과 학생의 안전, 학교재산 보호를 위해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카메라를 설치할 경우 교직원과 학생의 인권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제11조(정보접근권) ① 학교의 장은 학생이 학교도서관 이용 규정에 따라 학교도서관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② 학교의 장은 학생이 학습활동 목적으로 인터넷을 활용하고자 할 경우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③ 학교의 장은 학생의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 소지를 금지해서는 안 된다. 다만, 학교의 장은 교육활동의 원활할 운영 및 학습권 침해의 방지를 위하여 학칙으로 전자기기의 소지 및 사용범위를 정할 수 있다.   제13조(보호를 받을 권리) ① 학생은 학교에서 모든 폭력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를 가진다. ② 교육감과 학교의 장은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근절하기 위하여 필요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야 한다.  ③ 교육감과 학교의 장은 학교폭력이 발생한 경우 피해학생에 대한 적절한 구조 및 보호조치와 피해회복을 위하여 신속한 조치를 취해여야 한다.  ④ 학교의 장은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 피해학생을 발견한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관계기관과 연계하여 긴급구조 및 보호조치 등을 취해야 한다.  ⑤ 학교의 장과 교직원은 제3항 및 제4항의 폭력을 신고한 학생을 적절하게 보호할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학생인권조례에서는 학생에 대한 모든 폭력을 보호하고, 전자기기의 소지를 금지하지 않도록 하는 조항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것 역시 다른 학생들에 대한 학습권이 침해되는 경우에는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결국 문제는 조례에 대한 확대 해석일 뿐, 교사의 학습권에 방해가 되는 경우 조율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런데 이게 왜 문제가 된다는 걸까요? 이 부분에 대한 과도한 해석으로 학생들에 대하여 어떤 제재로 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교사들에게는 손발을 묶어 놓는 듯한 조례로 인식되고, 80년대의 학교를 겪어 온 현재의 학부모들은 응당 학생은 제재를 받고 학업에만 열중하게 해야 한다는 식의 관념이 남아 있습니다.  학생인권조례의 문제점 해결 방안은 과연 폐지뿐 일까요?  학생인권조례의 기본 의의, 즉, 학생의 인권을 존중하자는 생각에 반대할 사람은 학생도, 교사도, 학부모도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조례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조례가 발전해 나가는 것을 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만한 지점입니다.  교사가 교육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제재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학생들이 스스로의 인권에 대한 의식을 갖고 그것을 악용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특히 서이초 사건과 관련하여 학부모의 과도한 요구와 압력에 조례가 악용되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일례를 들자면 일본의 경우, 학생이 휴대폰을 가지고 학교에 오는 것은 중대한 자연재해나 문제가 있을 시 사용하기 위한 것일 뿐, 수업이나 쉬는 시간에 자유롭게 휴대폰을 사용하게 하는 의미가 아닙니다. 대만 등 각국에 경우에도 학교 내에서의 제재에 대해 학부모와 학생 동의를 받는 절차를 시행합니다.   충남도의회 학생인권조례가 첫 폐지됨으로서 그 영향은 클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교권과 학생인권조례를 나누어서 혹은 대립각으로 볼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학생을 위한 방법이 무엇일지 생각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충남교육청은 재의 요구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N뉴스토마토에 따르면 “조례안이 지방의회를 통과할 경우 의장은 의결된 날부터 5일 이내에 교육감에게 전달하고, 교육감은 20일 이내에 이를 공포해야 하는데, 도의회의 의결이 법령에 위반되거나 공익을 저해한다고 판단될 경우 교육감은 20일 이내 재의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중략) 또한 재의할 경우 재석의원 3분의 2가 찬성 해야 하는데, 재의에서 다시 의결될 경우 교육감은 재의결된 날부터 20일 이내에 대법원에 제소할 수 있습니다.”  학생인권조례와 교권의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는 기회 교사의 권위가 아닌 교사의 인권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기회가 여기에 녹아놔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간과하지 말하야 할 것은 학생인권조례가 전국 모든 학교에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아직도 귀밑 3센치, 적정 치마 길이 등을 강요하고 그것이 학업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며, 학생들이 본인의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차별과 폭력 앞에 노출되어 있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이번 기회에 우리는 학교 안팎에 존재하는 편견과 부당에 좀더 주의를 기울이고, 교사도 교사로서 존중받으며 교육의 앞날을 같이 설정해 가길 희망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죽음의 입시경쟁 교육 현장에서 한 배를 탄 청소년과 교육노동자
(부제: 청소년과 교육노동자의 인권의 상호취약성과 상호의존성) '고양 시민 학생인권 인식도 조사 결과 발표 및 학생 인권 보장을 위한 시민 토론회' (고양학생자치연구소 가론)(2023.11.18.토요일) 에 기고한 토론문 입니다.  1. 왜 ‘교권 강화’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걸까? 지난 7월 서이초 교사가 학교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이후, 고인의 사망 원인을 둘러싸고 일부 학부모의 악성 민원과 괴롭힘에 대한 논란이 거세졌다. 대중은 학생과 학부모가 교사에게 문제 제기하는 일 자체에 대해 분노를 표출했고, 이에 언론도 함께 일부 학생과 학부모의 비도덕적 또는 저항적이거나 반사회적일 수 있는 행동까지도 악마화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여당과 대통령실은 고인의 사망 원인을 공교육 범위를 벗어난 킬러 문항으로 형성된 사교육 이권 카르텔 탓으로 돌리는 동시에, 좌파 교육감들이 학생인권조례를 내세워 학생의 인권만 강조하다가 수많은 교사의 인권을 사지로 내몰고 교권을 위축시킨 것 1)이라는 색깔론과 이념 갈등을 부추기기 시작했다. 8월 1일,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인권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규칙과 질서를 위한 법 집행을 못 하게 막으면 오히려 국민의 인권이 침해된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누구나 보편적으로 보장되어야 할 인권을 마치 이해 당사자 간의 충돌 문제처럼 보는 왜곡된 관점을 보여준다. 이어서 그는 사법적 행정 권력으로서의 교권을 강조했다. “교권은 학교의 규칙을 제대로 지키게 하는 것이고, 교권이 확립되지 않으면 다른 학생의 인권도 학습권도 절대 보장될 수 없다”, “인권을 이유로 규칙을 위반하는 학생을 방치하는 것은 인권을 이유로 사회질서를 해치는 범법행위를 방치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라고 국가 권력의 남용을 정당화하면서 “2학기부터 당장 (교권 확립을 위한) 고시를 제정하라” 2)는 직접적인 지시를 내렸다. 8월 17일, 교육부가 발표한 “교원 학생생활지도 고시안”은 불명확하고 자의적인 기준으로 학생과 학부모의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너무나 많다. 이는 학생에게 방어할 기회조차 없이 교사의 자의적 판단으로 바로 교실에서 분리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비민주적이며 폭력적인 교실 문화를 양산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게다가 학생에 대한 (물리적) 제지, 분리, 물품의 조사와 보관과 같은 기본권 제한 내용과 간접 체벌을 공식화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위법성이 분명하다. 이러한 정부의 인권 침해적인 행정 법규는 어떠한 민주적 지원 체계와 예산을 비롯한 인력과 제도조차 없이 무방비로 학교 현장을 혼란과 갈등 상황으로 내몰고 있었다. 각자도생인 교육 현장에서 인권 감수성을 가진 교사들 또한 무기력하기만 하다. ‘내가 여기서 말해봤자 뭐가 바뀌겠어? 어차피 (관리자의) 답은 정해져 있는데…’라고 그저 문제를 방관하기에는 교사가 너무나도 과도한 독박 업무와 성과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내가 임용 경쟁시험을 통과해 14년 동안 겪었던 교사 사회는 너무나도 공고하게 승진제도를 기반으로 한 노동 착취 관계와 하향식(top-down) 관료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 개인이 이해관계와 보신주의로 뭉쳐진 조직을 상대로 직접 저항하고 양심의 자유를 운운하기에는 한없이 너무나 약하다. 또한 백인, 남성, 비장애인, 이성애, 정규직 중심의 정상가족 이데올로기(Normal Family Ideology)를 적극적으로 내면화하고 있는 교사 사이에서, 심지어 동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며 크게 부딪히지 않고 살아남으려면? 교권이란 미명 하의 ‘특권’을 성찰하는 일이 개인적으로도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특권의 포기는, 곧 정규직 교사(중간관리자) 사회에서의 낙인, 고립에 의한 불안과 고통을 가져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2. 교권 논쟁이 학생 인권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지는 것이 부당한 이유 대체 ‘교권’이란 무엇인가? 보통 교권은 교사를 위하는 것, 존경하는 것으로 당연하게 여겨진다. 그래서 현장 교사 중에서 ‘교사-학생-양육자’의 위계적 관계와 불평등성을 지적하거나 성찰하는 이들이 매우 드물어 보인다. 일상에서 “교사의 말에 학생과 양육자가 순응해야 하며, 교사가 학생에게 무언가를 못하게 하는 일(체벌 및 반성문 강요 금지 등) 또는 학생과 보호자가 교사에게 문제를 제기하는 일 자체가 교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경우” 3)를 매우 흔하게 접할 수 있다. 정작 ‘교권’의 실체는 임의적이고 불명확하고, 현장에서 제대로 토론되지 않는다. 교육 당사자조차도 교권을 학생 및 학부모와의 갈등 상황과 맥락을 지우고 이해관계에 맞춰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교육 3주체인 학생, 교사, 학부모의 관계를 분열시키고 불신하게 만든다. 실제로 ‘교권’은 현장 교사에게 동료와 동료 시민과 돌봄으로 연결될 기회를 빼앗아 버리기도 한다. 고도화된 입시경쟁 교육 안에서 누구나 생명보다 물질과 이윤이 최우선으로 여겨지는 가치관을 내면화하고, 단지 주류 기득권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착취와 희생, 차별을 겪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이를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리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존엄한 시민 주체(사회적이면서 정치적 존재)로서의 평등한 대화와 토론, 돌봄을 체화할 수 있는 시간적, 공간적 여유는 전혀 보장받을 수가 없다. 교실에서 민주적인 제도와 문화가 싹을 틔우고 풍성하게 연결되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획일적이고 비인간적인 경쟁 교육 환경에서 ‘교권’은 국가가 공인하는 체벌과 폭력을 자행할 수 있는 권력으로 작용한다. 이것은 이미 기존의 학교생활 규정에도 여전히 명시되어 있다. 소위 ‘학생답지 못한’, ‘학생 생활 규범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을 때, 교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을 때, 공공연하게 교실과 학교에서 ‘문제 학생’으로 낙인된다. 교실 밖으로 바로 분리되어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받고, 자기 의사를 스스로 표현할 기회조차 없이 진술서와 반성문을 쓰도록 압력을 받는다. ‘정당한 교육활동’이라는 명목으로 간접 체벌과 정서적 학대가 공공연하게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정당화 해왔다. 여당과 대통령실, 교사들이 대대적으로 교권 강화를 표방하는 가운데, 대중도 함께 나서서 교권 강화를 외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중 또한 (청소년·노동자 정체성을 스스로 부정하고) 기득권에게 더욱 감정이입을 하고 공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본주의와 능력주의, 성공 신화를 내면화한 노동자 계급일수록, 무한 시험 경쟁에서 살아남을 확률이 높다는 것을 경험하다 보니, 고소득 상위 계급의 생활양식과 가치관을 상위 가치로 여기며 욕망하게 된 것은 아닐까? 한국의 교육 시스템은 개인이 공정한 선발 시험을 통해 상위 계층으로 갈 수 있는 자격증과 졸업장을 갖추고, 높은 스펙(학점, 점수, 해외 연수 등)을 쌓아서 취업 선발 시험에 통과하도록 하며, 이성애 결혼과 동시에 정상 가족을 꾸리고 자녀를 양육하게 하며 기존 사회체제를 유지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 모든 과정을 한 치의 오차 없이 안정적으로 실행시켜줄, 국가와 사회의 의무와 책임을 대신해서 처리해 줄 중간관리자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체제가 가속화 하는 생태학살과 무한 자본증식을 추구하는 자본가와 그들의 권한을 위임받은 관리자들은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을 지우고 은폐한다. 갈등과 폭력의 구조적 원인인 인종과 성별, 계급 불평등이 애초에 없는 것처럼 여기며, 개인이 범법행위를 저지른 사회적 배경과 맥락을 지우며, 사회규범을 어긴 개인을 사회의 안정을 해치는 악마로 규정하기까지 한다. 동시에 정부와 국가가 적극적 평화 추구와 불평등을 철폐하는 사회적 책임을 방관하고 개인에게 미루고 있다. 이런 시대적 흐름 속에서 교권에 대한 자성과 비판이 더욱 후퇴하고 있다. 3. 교사의 관점에서 바라본 '교권'의 개념, 그리고 교사의 노동권 보장의 필요성 현 윤석열 정부가 말하는 ‘교권’은 교사가 학생에게 학교 규칙을 제대로 지키게 하는 것이다. 이때 교사와 학생에게 기본적으로 강제되고 있는 역할에 대해 분석해보자. 교사는 ‘교권’이라는 권력과 권한을 가진 중간 ‘관리자’의 역할을 수행 요구받는다. 학생에게 학습 의무를 부과하고, 사회체제를 유지하는 규율과 규범을 지키도록 관리 및 통제하고 관리하도록 강제한다. 동시에 교사에게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강하게 부과하여 실질적인 노동권과 정치기본권을 심각하게 탄압하고 있다. 교사를 포함한 교육노동자들은 교육정책의 맹목적인 대상이자 현장 실행자로 전락한다. 반면에, 아동 또는 청소년인 학생은 나이를 이유로 ‘미성숙한 존재’로 대상화된다. 그렇기에 학생은 학교라는 획일적 공간 안에서 교사의 관리와 통제의 대상으로 전락한다. 국민이면 누구나 보장받아야 할 학교 자치에 참여할 권리, 노동권과 (투표권을 포함한) 정치권조차 박탈당한다. 교육할 대상으로서 교사의 가르침을 따라야 하고, 공부할 의무를 갖는 존재 4)로 취급받는다. 이를 통해 기존의 사회체제의 이념과 체제의 규범을 내면화하도록 요구받는다. 수만 명에 달하는 교사들은 거리에 나와 고인을 추모하면서 생존권을 주장했지만, 동시에 노동권과 정치기본권을 위한 투쟁을 위한 목소리를 앞장서서 억압하기도 했다. 특히 9월 4일 ‘공교육 멈춤의 날’ 집회에서는 집회 주체들이 나서서 정치 중립적 성격을 표명하고, 질서를 지킨다는 명목하에 선전물 배부를 가로막기도 하고, 사상과 이념, 노동조합 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하도록 강요했다. 특히 이날, 정규직 교사 중심의 노조들은 검은 점으로 거리에 선 개개인의 교사로 ‘교권 보호를 위한 아동복지법 개정’을 앞다퉈 촉구했다. 5) 비록 이 개정안이 학생과 학부모의 악성 민원으로 겪는 교사의 고통과 고충을 최대한 줄이려는 취지에서 나왔다고는 하지만,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에 관한 행위는 아동 학대로 보지 않는 ‘면책’ 입법을 추진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교사들의 움직임이 교사의 인권과 노동권을 보장하도록 하는 운동의 흐름과 연대하며 사회적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을까? 아동 학대를 부추기는 한국 사회를 바꾸는 데 기여하고 있을까? 부정의하고 불평등한 자본주의 사회체제와 입시경쟁 교육체제, 차별과 혐오 문화에 균열을 만들어 내고 있을까? 나는 교육 현장에서 전혀 그렇지 못하다고 느낀다. 그 근거로 ‘교권강화’를 표방한 경기도 교육청의 무리한 학생인권조례 개악 시도와 각 학교의 학칙 개정 압박이 더해지고 있으며, 청소년 활동 예산은 전액 삭감되었다. 게다가 교육 개혁을 외치는 윤석열 정부는 저출생과 학령기 인구 감소를 빌미로 한 교육 예산 축소로 교원정원을 감축할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교원평가체제를 전환하여 승진·인사·임금과 연계한 직무성과급제로의 개편으로 불안정 교육노동과 교원구조조정을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6) "한국 사회는 어린이, 청소년에 대한 돌봄 책임을 가족, 특히 여성(어머니를 비롯한 양육자)에게 독점적으로 지운다. 이는 가족(어머니)에게 커다란 경제적·심리적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그만큼의 독점적 권력을 부여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환경에서 어린이·청소년들은 학대를 당하더라도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기 두려워하며 가족 관계에 매달리게 된다. 이는 공공적이고 사회적인 삶을 누리기 어렵게 하며, 삶의 폭을 제한하여 학대 같은 인권침해에 대처할 수 있는 자원과 역량도 줄어들게 만든다." 7) 이러한 맥락에서 지난 9월 17일, 아동 관련 학회 전문가들은 “교육 현장을 아동복지법의 아동 학대 대상에서 아예 제외시킬 수 없다”라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해당 아동복지법 조항 개정이 아동의 고유한 권리를 침해하고, 교사의 교육활동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우리 사회의 전반적 인권 보호의 체계를 후퇴시킬 수 있다고 강하게 비판 8)했다. 4. 교사의 노동권과 학생인권과의 연관성 이 교권 논의에서도 소외되고 배제된 존재들이 있다. 학교 안팎에 존재하고 있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그림자 취급을 받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며, 시설에 거주하거나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장애인’들이며, ‘교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교육노동자’ 등 무수한 사회적 약자들이다. 실제로 교육활동과 관련된 청소, 급식, 돌봄을 비롯한 필수노동과 행정업무를 비롯해 시간제 계약 강사로 노동하는 교육노동자 중에는 저소득층, 저학력, 여성, 고령의 노동자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들은 ‘교권’과 동시에 생존권, 차별받지 않을 권리, 노조할 권리 등을 포함한 최소한의 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노동시간 착취를 당하며 아픈 몸으로 일하다가 노동 시장에서 소외되고 배제되는 결론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과거부터 교사는 교권이라는 ‘특권’을 가진 노동자였다. 동시에 지식전달자이자 ‘중간관리자’의 역할을 강요받았다. 그런데 자본주의와 능력주의, 무한 경쟁 입시교육 체제 내에서 가속화되는 불평등과 양극화는 교사에게 ‘공정한 평가와 훈육’을 하도록 강제하면서, 죽음의 노동 환경 안에서 각자도생으로 절박하게 버틸 수밖에 없는, 심지어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무기력증을 호소하게 만든다. 지금 당장, 차별받지 않을 권리, 인권, 노동권, 정치기본권의 보장이 시급하고 절박하다. 또한,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돌봄은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 가족을 벗어나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 곧 적절한 주거와 다양한 관계가 보장되어야 학대 문제를 더는 감추지 않고 다른 삶을 모색할 수 있다." 9) 청소년과 교육노동자의 인권은 상호취약성을 가지고 상호의존하고 있다. 죽음의 입시경쟁 교육 현장에서 청소년과 비정규직 여성 교육노동자를 비롯한 교육노동자들은 한 배에 탄 것이다. 10) (끝) 1) <서이초 교사 사망에도 헛소리를 하는 대통령실과 여당>, 굿모닝 충청, (2023.07.23.) 2) <[현장영상] '서이초 교사 사망' 2주 만에...윤 대통령 "교권확립 고시 제정하라" >, JTBC, (2023.07.31.) 3 )공현, <[들을 짓는 사람+들] 정말로 학생이 교육의 주체라고 생각하고 있나>, 인권교육센터 들, (2023.10.10.) (직접인용) 4) 공현, <[들을 짓는 사람+들] 정말로 학생이 교육의 주체라고 생각하고 있나>, 인권교육센터 들, (2023.10.10.) (직접인용) 5) <국회 앞에 모인 교사 10만명…"교권보호 4법은 미봉책">, 뉴시스, (2023.10.28.) 6) 최덕현, <윤석열 정권의 교육개악, 어디로 향할 것인가?>, 교육노동자현장실천, (2023.10.27.) 7)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미안하다는 말로는 아동학대가 해결되지 않는다: 어린이·청소년 삶의 사회화가 필요한 이유”, 책<바로 지금, 청소년 인권을 말하다>(2023), p.63 8) <아동학회들 "아동-교사 권리 충돌 아냐"…아동학대법 개정 우려>, 연합뉴스, (2023.09.17.) 9)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미안하다는 말로는 아동학대가 해결되지 않는다: 어린이·청소년 삶의 사회화가 필요한 이유”, 책<바로 지금, 청소년 인권을 말하다>(2023), p.64 (직접인용) 10)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여성’과 ‘청소년’은 닮은꼴, 한 배에 탔다: 여학생의 ‘우수함’은 차별의 결과일까?”, 책<바로 지금, 청소년 인권을 말하다>(2023), p.4
[상괭이 보호법 발의] 아이들의 목소리가 통했다.
*대체텍스트가 있습니다. 인천에서 23명의 아이들과 함께 배움을 나누고 있는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지난 7월, 수업 중에 학급 아이들과 함께 멸종위기종 '상괭이' 보호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아이들과 개설한 '웃는 고래 상괭이를 지킵시다!' 캠페인  많은 시민단체와 정당, 국가기관에 상괭이를 지켜달라는 아이들의 손편지를 보냈고, 각 기관들이 나름대로 보호의 의지를 드러내는 답장을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자신들의 의견을 소중히 들어준 듯한 답장을 읽고 아이들은 자부심과 긍지를 느꼈습니다.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경험했지요.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한 국회의원실에서 학교로 연락을 주었습니다. 바로 '상괭이 보호법'을 발의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배진교 의원, 국내 토종 돌고래 ‘상괭이 보호법’ 발의 추진 기자회견 우리 아이들이 보낸 손편지가 발의 계기가 되었다며 감사인사를 하러 교실에 방문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은 발의라는 행동으로 연대의 힘을 보여준 국회의원을 환영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우리 아이들이 시민으로서 세상의 일에 관심을 갖고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도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어리다는 이유로 공론장으로부터 차별받지 않고, 각 삶의 주체로서 이슈에 관심을 갖고 사회 변화에 직접 참여하는 경험이 많아지길 바랐습니다.  실제로 많은 기관에서 응답을 해주셔서,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이 의미있는 사회 참여로 이어진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법 발의로까지 이어진 오늘의 경험이 앞으로 어떠한 나비효과를 가져오게 될 지 매우 기대됩니다.  이후 아이들은 수업 외 캠페인 활동에 대한 관심이 커지게 되었고, 관련 활동에 대한 참여도도 훨씬 높아졌습니다. 상괭이에 대한 학습은 동물권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나아가 환경과 기후위기에 대한 관점을 갖게 되었지요. 최근 우리 아이들은 주말에 스스로 마을의 쓰레기를 줍는 활동까지 시작했답니다. 교사의 의도적인 개입 없이도 학생 스스로 활동을 찾아서 참여하는 순간이 많아진 것입니다. 교육자로서 참 기쁘고 고마운 결과입니다. 대부분 어린이 세대는 사회 논의 대상에서 쉽게 배제 당하곤 합니다. 이 프로젝트 과정을 통해서 어린이 시민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실천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발견했고 교사로서 감사했습니다.  어린이들의 의견을 '미래'로 미루지 않고 동료 시민으로서 경청하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누구의 인권도 배제하지 않는 학교: 학생인권 보장이 교육공동체 회복의 출발점입니다
1. 들어가며: 학생인권이 '과도하다'? 지난 6월, 경남의 한 중학생이 교사로부터 정신적 학대 피해를 당했다고 호소하며 삶을 마감했습니다. 7월에는 악성 민원의 표적이 된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사망했습니다. 다양한 유형의 폭력에 시름하고 있는 대한민국 교육공동체의 현실은 작금의 사건을 통해 그 위기가 더욱 부각되고 있는데요. 그러나 대통령의 '학생인권조례가 교권침해를 조장한다'는 선언 이후 정부와 여당은 학생인권 죽이기가 교권침해의 해결책인양 맹폭하고 있는데, 과연 학생인권은 정말로 '과도하게' 보장되고 있을까요?  조례시행지역인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2020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중학생 중 무려 20% 이상이 신체에 대한 폭력 또는 간접체벌을 경험했습니다. 서울특별시는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된지 이미 수 년이 지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이렇게나 많은 학생들이 체벌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건 학생인권조례만으로는 학생인권 보호가 상당히 미흡하고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일각에서 조례가 마치 법령 만큼의 강제성과 통일성을 가진 양 호도하는 것과 달리, 조례는 학생인권 침해를 실질적으로 막을 구속력도, 통일성도 없습니다. 처벌조항이 없기도 하거니와, 학생인권옹호관이 내릴 수 있는 조치가 '권고'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또 전국 17개 시도중 6개 시도에서만 제정되어 있고, 그나마 있는 지역에서도 당장 학생인권침해가 발생했을 때 도움을 요청할 구제기구의 존재여부가 지역에 따라 갈립니다. 지역, 학교마다 각양각색인 학생인권의 기준 속에서 어떤 학생들은 박탈감을 느끼고, 똑같은 피해를 당해도 어디에서는 구제받고 어디에서는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는 웃지 못할 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2. 흔한 오해 파헤치기: 학생인권 제대로 알아보자 최근 정부여당과 일부 교원단체가 학생인권과 교사인권을 대립구도로 설정하며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다양한 오해가 파다하게 퍼져있는 실정인데, 대부분 사실이 아니거나 과장되었습니다.  1. '일진회'를 조직할 권리? 지난 8월 8일, 교육부 주최 “학생생활지도고시안 포럼”에서 한국교총 부회장이 발제한 내용이 상당한 화제가 되었는데, 대표적으로 "소위 ‘일진회’를 조직할 권리가 학생인권조례에 보장되어 있다"는 발제 내용이 있었습니다. 당연하게도 이는 사실이 아니며, 학생인권조례에 학생 자치활동권과 자유로운 인간관계를 맺을 권리는 보장되어 있지만 일진회를 조직할 권리 따위는 어디에도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차별금지 조항을 성관계, 동성애, 임신을 조장한다고 해석하는 것과 이미 있는 책무조항을 없다며 책임 없는 권리라고 주장하는 것만 보아도, 학생인권을 그저 악마화하는 것에 급급해 학생인권조례를 한번이라도 읽어봤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이해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2. 학생인권이 정당한 교육활동을 침해한다? 🤔 학생인권이 마치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막는 장애물인 양 호도하는 주장 역시 파다한데, 이 역시 교육부가 매년 꾸준히 발표하고 있는 교육활동 침해건수 통계와 배치되는 근거없는 주장입니다. <교원 100명당 교육활동 침해 현황> (단위 : 건) 2017년 2018년 2019년 2020년 2021년 5년 조례 유 0.59  0.53  0.61  0.27  0.51  0.50  조례 무 0.61  0.60  0.62  0.29  0.54  0.54  전체 0.60  0.57  0.62  0.28  0.52  0.52  (자료: 정의당 정책위원회)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의 교육부 연간 교육활동 침해건수 수치를 학생인권조례 제정 여부 별로 지역별 통계를 정리한 자료를 보면, 조례 유 지역에서의 교육활동 침해현황이 오히려 조례 무 지역에서의 교육활동 침해현황보다 적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에 더해 2014년에 진행된 '학생의 인권보장 정도와 교권 존중과의 관련성'(구정화) 연구 또한 초·중·고등학생 15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질문지 조사를 통해 인권보장 수준이 높고 인권교육을 많이 받은 학생일수록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교사의 인권과 교육활동 존중에 적극적이라는 결과를 도출하기도 했습니다. 여러 이론적, 실증적 연구 및 통계는 이미 학생인권 보장이 절대 교사의 인권을 침해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거나 그렇게 오인되지 않는다는 결과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현장의 학생들에게 지금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인권 교육임에도,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청소년 성 인권 교육 예산을 전액 삭감한다고 합니다. (관련 기사: 정부가 없앤 예산, 청소년 1명당 고작 468원... 너무한 것 아닌가") 3. 학생인권조례와 학생인권법의 차이 🧐 학생인권조례는 법이 아닙니다. 법령의 구속력도, 전국적 통일성도 없습니다. 전국 17개 시도 중 6개 시도에서만 제정된 자치조례에 불과합니다. 학생인권조례가 상위법(초중등교육법, 헌법)에 배치된다는 주장 역시 학생인권조례의 반대논리로 꾸준히 사용되고 있고 교육부 주최 포럼 등에서도 여러 번 언급되었는데, 역시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에서는 이미 수 차례에 걸쳐 사실이 아니라고 판시했습니다(92헌마264, 2013추97, 2017헌마1356, 2020구합64446).  학생인권법 자체는 꽤 오랜 기간 논의되어왔던 법령입니다. 지난 2021년 박주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학생인권법(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의 요지로는 학생인권조례가 우리 헌법과 유엔 아동권리협약이 보장하는 인권의 영역을 더 상세히 재확인하는 것, 즉 학생의 인권사항 명시, 학교운영에 학생 참여 보장이 있고, 법령 제정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지방자치사무였던 학생의 인권과 그 구제와 관련된 업무를 기존 지방자치사무에서 벗어나 국가사무로 돌리는 효과가 예상됩니다. 이미 교원의 지위는 교원지위법을 통해 국가사무로 관할하게 되어 있고 일관성 있는 기준이 적용되고 있는 것과 달리, 학생인권은 지역별로 조례의 내용이 다를 뿐 아니라 그 여부 마저도 갈리게 되며 상당히 큰 편차를 보이고 있습니다(국가인권위원회, 2016). 따라서 학생인권법(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의 제정을 통해 전국적으로 다른 기준이 난무했던 학생인권에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생기는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4. 학생인권 제도화, 상생 교육공동체의 출발점이다 최근의 상황들이 마치 학생인권 탓인 양 프레임을 씌우고 공격하는 세력은 이론도, 실제 통계도 부정한, 가히 괴담정치를 주도하고 있다고 할 만 합니다. 교사 대 학생이라는 대립구도를 앞세운 채 애꿎은 학생인권 탓을 탓하고 학생인권조례를 이념논쟁으로 몰아넣으면서도 학교 현장에서의 고질적 병폐들에 대한 해결책은 내놓지 않는 정부여당은 그저 책임을 면피하고 가장 취약한 학생 계층에 책임전가를 하기에 급급해보이기도 합니다. 현재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의 정책방향은 학생의 의무를 규정하고 인권을 제한하며 교사의 권한을 더 보장해 마치 균형을 맞춘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존중받지 못한 학생은 당연하게도 다른 학생과 교사를 존중할 수 없기에, 교육의 기준은 인권이여야만 합니다. 지금의 상황 역시 각양각색인 학생인권의 기준으로 인해 개별 교사들에 대한 공격이 증가한 점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시범적으로 가치중심 교육을 실험한 호주의 사례에서도 인권수준의 향상을 통해 징계에 해당하는 행위의 감소, 출석률 증가, 관계의 긍정적 변화가 이미 보고되었습니다(ESA, 2020). 우리가 지향해나가야 할 교육 역시 이러한 인권중심 상생교육이어야 할 것이고,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도 이에 맞추어 정책방향을 전환해야 합니다. 그 출발 역시 교사와 학생이 각자의 신분에 가려저 부당하게 빼앗긴 노동자와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되찾아오는 것이기도 합니다. 미시적인 일부 법령 개정 논의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결국 모든 교육구성원들을 보호하고 인권친화적인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보다 큰 사회적, 법적, 학교 내 다양한 단위의 층위들을 모두 고려한 논의로 전환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교육부와 정치권은 비극을 정쟁과 학생인권 퇴보에 이용하는 반인권적 역행 시도를 멈추고, 학교 내 교육환경 개선과 학생인권법 제정을 비롯한 학생인권의 온전한 보장을 위한 법령 개정 및 학교시스템의 대대적 변혁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학생인권법과 청소년인권을 위한 청소년-시민 전국행동
놀이는 사회의 모습을 반영한다 : 세대별 놀이
여러분은 어릴 때 어떤 놀이를 하며 자라왔나요? 부모님께서 어릴 때 어떤 놀이를 하며 놀았는지 물어본적이 있나요? 어떤 시대, 어떤 지역에서 자라왔는지에 따라 아이의 놀이 세계는 완전히 달라지곤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2015년 세대별로 어릴 때 어떤 놀이를 하며 자라왔는지에 대해 조사한 재미있는 연구(김성원, 권미량, 2015)의 내용을 정리하여 소개합니다.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변화한 놀이 문화를 통해 세대별 차이점을 이해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찰 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연구자들은 만 20대(1984-1993년 출생), 만 30∼40대(1964∼1983년 출생), 만 50∼60대(1944∼1963년 출생), 만 70∼80대(1924∼1943년 출생)의 세대별로 유아기에 즐겼던 놀이의 다양한 내용과 방법들을 조사하여 한국 사회의 놀이 특성을 알아보고자 했습니다. 또한 세대별 놀이의 변화 특성을 탐색하고 이를 통해 유아기 놀이의 시사점에 대한 방향을 모색하고자 했습니다. 8년 전 연구이기 때문에, 현재로 치면 각각의 그룹이 10대 정도씩 올라간 시점인 것을 고려하여 세대는 원문과 수정하여 제목을 붙여 두었습니다. 1. 만 80-90대 후반 (1924~1943년 출생) 1922년 처음으로 어린이 날이 제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일본의 탄압으로 1938년 어린이 날이 폐지되었고, 어린이의 전쟁 동원을 독려하는 의미에서의 운동회 등이 생겨났습니다(뉴스핌. 2022.05.05).  연구자들은 이 시기가 “가정의 경우 경제적으로는 자급자족을 위한 농업 경제체제가 주를 이루고 있었고, 사회문화적으로는 일본식 사회를 살아가다 1945년 8·15 광복을 계기로 사회적으로 일본식민지 36년간의 정책이 와해 되면서 새로운 혼란과 과제가 주어진 시대”였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김성원, 권미량, 2015).  1) 땅과 자연으로 하는 놀이 본 세대의 참여자들은 “놀이라는 단어를 언급 하기 조차 힘든 농경사회로 어른들과 함께 농사를 지으며 겨우 입에 풀칠할 정도 였다”며 “어른들이 일하기 바빠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는 것은 찾아 보기 어려웠고, 집에 있으면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 집밖으로 나가 산으로 들로 바다로 냇가로 강가로 가는 것이 전부였고 자연스럽게 땅과 자연이 이 세대의 놀이터가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2) 먹을거리와 함께 발전한 놀이 “산에 올라가서 열매를 먹으며 배를 채우고 감나무에서 감을 따 먹어야 했던 시대특성상 먹을거리가 풍부하지 않았지만 자연에서 먹을거리를 찾으러 다니는 것 자체가 놀이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3) 자연과 일상으로 놀잇감 만들기 “농사를 짓는 부모님 밑에서 놀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고 놀이가 어떤 것이라는 들은 바도 가르침을 받은 바도 전혀 없었던 유아기에 유아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은 오로지 땅과 산과 바다와 같은 자연이 대부분이었다.”고 이야기하며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부엌이나 마굿간도 노는 장소가 되기도 했고 부엌에서 찬장 선반 위에도 올라가고 마굿간에서 뒹굴며 놀기도 하고, 따로 놀잇감이 없었기 때문에 일상에서 사용하는 문종이와 엽전을 이용해서 제기를 만들기도 했다.”고 회상합니다. 2. 만 60-70대 (1944~1963년 출생) 전쟁 중이나 직후 유아기를 겪은 세대에 해당합니다. 1950-1953년까지 6.25 전쟁으로 국토가 황폐화되었고, 경제상황도 초토화되어 국가를 처음부터 완전히 재건해야하는 과제에 직면했던 시기였습니다. 베이비붐(연간 출생아 수 90만명 이상의 세대)이 시작되어 전쟁의 혼란이 어느 정도 수습된 1955년부터 출생아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90만명대, 1959년에는 100만 명 대를 기록하게 되었습니다(이투데이. 2021. 05. 25). 1) 전쟁을 소재로 한 놀이 한국 전쟁 6·25를 기점으로 유아기를 겪으면서 무기를 처리하며 남은 잔재들을 놀이 도구로 이용하기도 하였습니다. 탄피나 지뢰꼭지로 총을 만들어 놀았던 시기로 장소와 상관없이 산이고 들이고 바다에서 전쟁에 관련 된 총싸움과 칼싸움의 전쟁놀이들이 활성화 되었습니다. 사회 환경의 영향이 유아 시기의 놀이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전형적인 사례에 해당합니다(김성원, 권미량, 2015). 2) 논과 밭에서의 놀이 이 세대의 연구참여자들은 “전쟁 이후 배고픈 시절이라 생계위주로 살다보니 유아들은 부모님과 동네 사람들의 눈을 피해 봄이면 오디를 먹고 여름이면 수박서리를 하고 겨울이면 무, 감자, 고구마 서리를 하며 계절마다 나오는 먹거리들을 서리하며 배고픔을 달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몰래 먹는 서리는 놀이로 변화되고 확장되고 자연스럽게 논과 밭은 놀이의 장소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가을 추수가 끝나면 논과 밭에 벼 똥이나 짚 똥을 세워두고 유아들은 그 짚 똥 사이에 숨고 나무 뒤에 숨으며 술래잡기를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3) 실내 놀이와 운동 형식이 있는 놀이 “가정에서도 술래잡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고 동네 친구들의 집에서도 일본식 집으로 넓은 공간이 생기면서 여러 방들이 있어 숨바꼭질 등의 놀이를 실내에서도 하기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뿐만 아니라 놀이에서 운동의 형식이 보이기도 했는데, “현재 야구와 비슷한 규칙으로 1루, 2루, 3루, 홈런이 있는 야구놀이를 하기도 했으며 이 시기에는 하루놀이라고 불렀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김성원, 권미량, 2015). 3. 만 40-50대(1964∼1983년 출생) 놀이의 특성 이 시기의 경우 “한국 6·25 전쟁의 영향으로 전쟁놀이가 간첩놀이로 발전되고 지역적인 영향이 있어 놀이의 명칭이 다르게 파생되어 표기 되기도 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역적인 특색과 함께 “놀이들이 자연스럽게 가족과 동네에서 전수된 시기"라고 덧붙였습니다. 1) 이름이 있는 놀이 이 세대에서는 놀이에 이름이 다양하게 표현되고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한 명이 술래고 전봇대에 애들이 잡히면 손을 잡고 붙어 있다가 손을 탁 쳐줘야 살려주고 도망가는 놀이인 일반적인 술래잡기에서 술래가 2명으로 1명은 잡으러 다니고 1명은 잡힌 애들을 지켜야 하는 다망구 또는 따망구라고 불리는 얼음땡과 비슷한 놀이까지 여러 유형의 놀이가 파생되었다."고 말했습니다. 2) 몸으로 하는 놀이 “술래잡기, 다망구, 얼음땡, 오징어 달구지, 말 타기 등과 같이 주로 몸으로 하는 놀이를 많이 하였다.”며, “주위에 많은 빈 공터를 이용해서 흙바닥에서 돌을 가지고 출발점을 그어 두고 내 땅을 하나 둘 셋만에 넓혀가는 땅따먹기 등을 하며 넓은 빈 공터에서 놀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3) 가족과 동네에서 전수받은 놀이 이 세대의 유아기에는 “대부분이 조부모와 함께 3대가 한 집에서 살고 생활하였기 때문에 동네 또래와 언니, 오빠, 동생들뿐만 아니라 집에서는 조부모가 놀이의 대상”이라고 합니다. 또한 연구 참여자들은 “할머니와 엄마가 실뜨기를 가르쳐 주시며 노래를 불러주시기도 하고 두 세 사람의 다리를 교차로 앉아 ‘이거리 저거리 닥거리...’라는 노래를 부르시며 다리를 하나씩 세는 놀이를 하기도 하였다.”고 회상합니다. 4. 만 30대(1984∼1993년 출생) 놀이의 특성 “하나 둘 상품화된 놀잇감과 기계화된 놀잇감이 유아들에게 도입되는 시기”라고 설명하며 “이런 현상으로 만 20대에서는 한국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입체적이고 보다 구조화 된 놀잇감을 가지고 놀이를 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1) 가족에게서 전수받은 놀이 “이미 만 40대-80대에서 이루어진 ‘아침 바람 찬바람에 울고 가는 저 기러기’를 할머니를 통해, ‘푸른 하늘 은하수’는 엄마를 통해 손유희를 전수받아 하기도 하였다.”고 말합니다. 2) 상품화 및 기계화된 놀이 “TV매체를 통해 만화 주인공과 같은 캐릭터가 인쇄가 된 스티커와 종이로 만들어진 종이인형뿐 아니라 텔레토비, 양배추 인형과 같은 천으로 만들어진 푹신한 봉제인형을 가지고 놀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입체적인 바비 인형과 마론 인형을 갖고 천으로 만들어진 옷도 입혀 주고 사람처럼 예쁘게 꾸며 주는 상품화된 인형들을 가지고 놀았다.”며 “포켓몬스터와 같은 장난감과 만화 주인공과 같은 캐릭터 등으로 만들어진 상품화 된 놀이들이 다양해진 시기"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계화로 된 오락게임뿐 아니라 문방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게임기로 손바닥 보다 작은 크기로 동물을 키우는 장난감인 다마고치와 기계에서 음악이 나와 음악에 맞추어 발판에 불이 들어오는 칸칸을 밟으며 박자도 익혔던 DDR놀이”를 즐겨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3) 유아교육기관과 실내에서의 놀이 “자동차가 많아지고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동네보다는 집 앞에서 아파트 단지나 주차장에서 그리고 놀이터라는 정형화된 장소와 유치원과 선교원 같은 교육기관 주위에서 놀이를 하는 환경이 되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놀이터에서 아동의 놀이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연구를 했을 때, 지금 저 아이가 노는 모습을 잘 관찰하면 어떤 성인이 될지 결정적인 힌트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100년 가량의 시간 동안 사회가 변화한 만큼 놀이 환경 역시 엄청나게 변화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놀이 경험들은 한 사람을 구성하는 중요한 바탕이 되었을 겁니다. 곧, 각 세대별 코호트(cohort)의 특성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나의 아동기에 사회는 어떤 모습이었나요? 나 혹은 나의 가까운 사람의 아동기에 사회는 어떤 모습이었고 어떤 놀이를 즐겨 했었나요? 기억에 남는 놀이가 있는지, 또 그 놀이가 나의 삶의 어떤 흔적으로 남아있는지 여러분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누어 주세요.
어린이, 위험해야 안전하다
위험이 만성화되고 일상화된 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위험에 대처하는 자세는 필수적인 자질이 되었습니다. 놀이터는 어린이들이 사회에 나가기 전 스스로가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수준의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해줍니다. 따라서 부모의 과잉보호 속에 자란 아이는 가족의 울타리 밖에서 위험과 마주쳤을 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즉, 적절한 수준의 위험은 성장 과정의 건강한 일부를 이루며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많은 이들에게 도전은 긍정적인 특성으로 여겨지는 반면 위험은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온 경향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위험감수놀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여전하며 부모의 위험에 대한 태도에 따라 충분한 위험감수놀이 경험을 얻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많습니다. ▲ 출처 : unsplash 위험감수놀이는 넓은 의미에서 ‘신체적 부상의 위험을 수반하는 흥미진진하고 스릴 넘치는 놀이’로 어린이의 신체 운동을 촉진하고 자율성과 자신감을 높이며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데 도움이 되는 중요한 놀이입니다(Mcfarland & Laird, 2017; Tovey, 2007).  어린이는 놀이를 통해 도전적인 상황에서 자신의 능력을 시험하고 성장하며, 호기심을 유발하는 놀이 환경을 선호합니다. 적절한 위험성은 어린이가 자발적으로 추리하고 선택하면서 성공 또는 실패를 경험하게 하고,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에 성장에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위험감수놀이는 어린이들이 가장 즐거워하고 좋아하는 놀이이기도 합니다(Greenfield, 2004). 굳이 위험한 놀이를 해야 하나.. 머리로는 알겠지만 실제로 어린이들에게 꼭 필요한 건지는 잘 모르겠다면? 이미 많은 연구들에서 위험감수놀이의 이점과 필요성을 보고하고 있습니다. 도전적인 위험감수놀이는 어린이의 신체 운동 촉진 뿐만 아니라 자율성과 자신감을 높이며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데 도움이 되는 중요한 놀이입니다(McFarland & Laird, 2017; Tovey, 2007).  무엇보다 위험감수놀이에 활발하게 참여하면서 어린이들은 스스로 위험을 평가 하고 그 수준을 적절히 조절하여 대처하는 능력을 학습하게 됩니다(곽정인, 나귀옥, 2013). 뿐만 아니라 위험감수놀이를 하며 자신의 능력을 고려 하여 위험 감수 여부에 대해 결정을 내리고, 그 결과와 책임을 경험하게 됩니다.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보는 행동들을 경험 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인식하고 새로운 기술을 익히기도 하죠(Stephenson 2003). 위험감수놀이는 어린이들이 현실적으로 쉽게 도전할 수 없거나 직접 경험하기 어려운 자신의 공포에 맞서볼 수 있는 안전한 맥락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요즘 같이 현실에서 수많은 변수들을 마주하게 되는 시대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집니다(Sandseter & Kennair, 2011). 좋은 건 알지만 쉽지는 않아 Henle(2003)과 같은 학자들은 미끄럼틀을 거꾸로 오르는 행동, 그네가 높이 올라가는 것을 즐기는 행동, 시설물에서 뛰고 점프하는 행동, 거친 신체놀이 등 위험감수형 놀이행동들을 부상 가능성이 높은 위험한 놀이로만 인식하고 있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요즘처럼 폐업한 소아과가 늘어나고 전공의 이탈 현상이 심화되어 아이가 다치거나 아플 때 소아과에 오픈런을 해도 진료를 보기 쉽지 않은 시기에는 더 큰 위험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문 열기 1시간 전 대기 20명"…새벽부터 '오픈런'하는 소아과).  하지만 Eager와 Little (2011)은 위험감수놀이를 할 기회를 잃은 아동은 오히려 이와 같은 행동을 보상받고자 더욱 위험한 행동을 추구하여 훨씬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 매번 성인의 감독하에서 놀이 했던 어린이들은 성인의 감독이 없는 경우, 놀이기구를 정해진 방식과 다르게 이용하면서 위험을 보상하려고 하는 시도를 하였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Gill, 2007; Sandseter, 2011; Walsh, 1993).  특히 코로나 19 이후 태어난 어린이들의 경우 마스크 착용과 실외놀이의 부족으로 이런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고, 이로 인한 사회적 결핍, 학습 결손 등의 문제들이 이미 학교에서 일찌감치 부터 보고되고 있습니다(“코로나19 학습결손, 정말 심각하게 보고 있다”). 사회는 더 빠르게 변화하는데 아동기에 이에 대처할 기회를 충분히 얻지 못한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어떤 사회적 문제가 벌어지게 될까요? 사회에서 살아갈 아이들이 충분히 도전하며 놀지 못하게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들과 이를 완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지 여러분의 의견을 나누어 주세요. 놀이 이슈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다면? 변화의월담 놀이연구소
👶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아이들,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요?
살해된 채 냉장고에서 발견 된 두 명의 아기 수원시의 한 아파트 냉장고에서 두명의 아기의 시신이 발견되었습니다. 일명 ‘수원 영아살해’ 사건 입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여기, 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가 있습니다. 그는  2018년에 넷째 아이를, 2019년에 다섯째 아이를 출산합니다. 그러나 이미 세 명의 아이가 있어 경제적으로 아이의 양육이 어렵다 판단한 생모는 병원에서 데리고 나온 두 아이를 모두 살해합니다. 그리고 지난 5년간 그 시신을 자신의 집 냉동고에 은닉합니다. 현재 친모는 살인죄와 사체은닉죄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었으며, 살인방조 혐의로 입건되었던 친부에 대해서는 불송치결성이 난 상태입니다.  이 사건이 세상에 드러나게 된 것은 감사원의 보건복지부 정기감사 과정에서였습니다. 감사원은 정기감사를 통해 2015년부터 2022년 8월까지 출산기록이 있으나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미출생신고 영유아가 2236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감사원은 그 중 약 1%인 20여명을 무작위로 산출해 경찰과 지자체를 동반해 표본조사를 하게 했는데요. 이에 수원시 당국이 현장조사를 벌였고, 영아 살해사건의 범인인 생모가 조사협조를 거부하자, 당국이 경찰에 신고해 냉장고에 숨겨져있던 두 아이의 시신이 발견된 것입니다. (연합뉴스, 2023.06.22) 이 사건이 보도된 이후, 보건복지부는 출생신고가 되지 않아 임시 신생아 번호만 남아있는 아동 2000여명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할 것을 발표했습니다. 1%의 표본조사를 했을 뿐인데 미등록 아동이 살해된 채 발견되었으므로 사안의 심각성이 중대하다고 본 것입니다. 아동학대 피해에 쉽게 노출되는 출생 미등록 아동 출생 미등록 아동이란 출생 후 출생신고가 이뤄지지 않아 세상에 존재하지만 서류상 존재하지 않는 아동들을 가리킵니다. 서류상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이는 의무교육이나 의료서비스 등을 받을 수 없음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일명 ‘미신고 아동’, ‘미등록 아동’이라고 불리는 문제가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출생 미등록 아동의 존재가 학대피해아동으로서 드러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2021년 인천에서 8세 아동이 친모에 의해 살해된 후 발견된 사건, 2020년 생후 2개월 아기가 숨진 상태로 냉장고에서 발견된 사건의 피해 아동 모두 미등록 아동이었습니다. 또한 최근 부모가 10년넘게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12년 동안 유령아동으로 살았던 인천시의 한 소년의 이야기가 알려지며 미등록 아동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미등록 아동의 학대피해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332명의 출생 미등록 아동이 학대받았는데 이 중 대부분이 방임학대(277명, 83.4%)에 해당하고요. 학대 피해자들 대부분은 영유아였고, 전체 332명 중 251명(75.6%)에 해당하는 피해자는 0세에서 4세 사이의 아이들이었습니다. (대한뉴스, 2022.10.24)  제도 바깥에 존재하는 ‘미등록 이주아동’ 더욱 심각한 것은 보건복지부 감사 결과 발견된 2000여명의 출생미등록 아동은 한국 국적의 아동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애초에 국내 출생신고가 불가능한 외국 국적 아동, 즉 ‘미등록 이주아동’에 대해서는 통계를 산출할 수 있는 근거조차 없기 때문이죠. 경기도 가족여성연구원의 ‘미등록 이주아동의 건강권과 향후과제’에 따르면, 2017년 12월 기준, 19세 이하 미등록 이주아동(불법체류)은 5,279명으로 집계됩니다. 그러나 무국적·미등록된 이주아동 수는 통계에 반영되지 않는 불법체류자의 자녀 등을 포함하면 2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죠.(최영미, 미등록 이주아동의 건강권과 향후과제. (재)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2018.) 우리나라가 1991년 비준하고, 전 세계 196개국이 비준해 가장 많은 협약비준국가를 가진 유엔아동권리협약 제 7조(출생등록·성명·국적 및 부모에 대해 아는 것)에 1항에 따르면. ‘아동은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되어야 하며, 출생시부터 이름을 갖고, 국적을 취득하며, 가능한 한 부모를 알고, 부모에게 양육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협약에 비준한 것이 무색하리만큼 현재 국내의 미등록 (이주)아동의 문제는 매우 심각한 실정입니다. 보건복지부의 대책 1. 사회보장 급여법 시행령 개정 보건복지부는 수원영아살해사건을 기점으로 사회보장급여법 시행령 개정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출생 후 12시간 내 실시해야하는 B형 간염 예방접종을 위해 출생신고 전, 신생아의 성별과 생년월일 등의 정보를 기입한 임시 신생아 번호에 산모의 정보도 함께 포함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위기아동 발굴 시 임시신생아 번호가 부여된 아동 역시 보호 대상으로 편입할 수 있다는 것이죠. (KBS 뉴스, 2023.06.22) 복지부는 또한 출생통보제와 보호출산제(익명출산제)의 도입에 박차를 가할할 것이라고도 발표했는데요. 2. 출생통보제 출생통보제란 산모가 출산을 한 의료기관이 출생사실을 의무적으로 통보하는 제도입니다. 수원 영아살해의 경우 두 아이 다 병원에서 출산했으니 애초에 병원에서 바로 출생신고로 이어졌다면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는 기대죠. 현행 출생신고제의 허점을 이 제도를 통해 보완하겠다는 것입니다. 출생통보제는 현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2024년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2-1. 출생신고의 허점 그동안 출생신고는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이하 가족관계등록법)의 44조와 46조에 따라 원칙적으로 출생 후 1개월 이내에 부 또는 모가 해야 했습니다. 다만 혼인중 출생자에 대해 1순위 신고의무자가 부 또는 모(혼인 외 출생자의 경우 모)인 것이지, 그들이 출생신고를 하지 않거나 못할것을 대비해 법적으로 2순위 3순위 신고의무자를 두고 있기는 합니다. 부 또는 모가 출생신고를 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동거하는 친족(2순위 신고의무자)이나 분만에 관여한 의사, 조산사 또는 그밖의 사람(3순위 신고의무자)이 출생신고 의무자가 됩니다.  그런데 실무상 ‘부 또는 모가 출생신고를 할 수 없는 경우’는 부 또는 모가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된 경우와 같이 신고를 할 수 없는 객관적인 사유가 있는 때에만 인정되고 있습니다. 또한, 부 또는 모가 출생신고를 할 수 없는 경우, 동거하는 친족조차 없는 경우에도 3순위 신고의무자인 분만에 관여한 의사 등에 의해 출생신고가 되는 사례는 실제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송진성.(2018).현행 출생신고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사회보장법연구,7(1),224-225.) 하지만 출생보호제에 대해서 의료기관의 행정부담이 과중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더구나 임신과 출산 자체를 숨기고 싶은 이들이 병원을 찾지 못하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고요. 자칫하면 출산을 숨기고 싶은 임신부가 의료기관의 도움없이 위험하게 출산을 하거나 임신중절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것이죠.    3. 보호출산제(익명출산제) 이러한 우려에 대해 정부는 보호출산제(익명출산제)를 통해 출생통보제를 보완하겠다고 했어요. 임신부가 원한다면 익명으로 출산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인데요. 출생통보제로 인해 병원에서의 출산을 꺼릴 임신부들을 보호하자는 것이죠. 하지만 익명으로 아이를 낳는 것을 허용하도록 하는 이 제도 역시 비판의 목소리로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익명출산은 본질적으로 아동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선, 태어난 아동의 자신의 부모가 누구인지 알 권리가 보장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익명출산이 비혼모에 대한 인식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익명출산의 주 대상이 비혼모이기 때문에 비혼모는 몰래 아이를 낳아야 한다거나, 몰래 아이를 낳는다는 인식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경향신문, 2022.01.06) 정말, 아동과 임신부를 위한다면? 하지만, 이런 대책에도 불구하고 현행 출생신고제도 자체의 허점을 해결해야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지울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원치 않는 임신을 했거나, 안전한 환경에서 출산하기 어려운 임신부를 지원하거나, 비혼모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고, 무엇보다 탄생한 아기를 최대한 보호하고 가정을 지원하는 제반 환경을 먼저 조성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점에서 현재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강의 상류가 아닌 하류에서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듯이 보입니다.   수원영아살해 사건이 다시 불붙인 미등록 아동 문제, 그리고 이에 대한 정부의 대안까지. 여러분은 이런 정부의 대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과연 미등록 아동에 대한 본질적이고 유효한 대책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댓글로 여러분의 의견을 마음껏 나눠주세요!?
[결과보고서] 있지만 없는, 학교 내 인권 이야기
지난 4월, <들썩들썩떠들썩> 네 번째 이야기. ‘있지만 없는, 학교 내 인권 이야기’가 진행되었습니다. 학생인권 조례 제정 이후 10여 년의 흐름, 학생인권과 관련하여 오해가 있는 지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학교 내 구성원들의 인권을 향상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논의하는 장을 마련하였습니다. 이번 공론장에서 학생의 인권에 대해 어떤 이야기가 오갔을까요? 자세한 이야기는 결과보고서를 통해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왜 이번 공론장을 기획하게 되었는지, 공론장 운영 전반의 과정, 공론장에 참가한 시민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관련 주제로 공론장을 운영할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번 공론장을 운영하며 경험한 것을 토대로 개선점과 참고하실 수 있는 내용도 보실 수 있습니다. 빠띠의 ‘들썩들썩떠들썩’은 또 새로운 주제와 형식으로 여러분을 찾아뵐 예정입니다. 더 많은 시민들이 모여서 디지털 민주주의를 경험하고, 다양한 의견과 생각을 나누는 ‘좋은 사회적 대화의 모델’을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결과보고서 자세히 보기 ?  [결과영상] 학생인권 조례 폐지, 정말 교권을 지키는 방법일까?
2021_제3차 열린소통포럼 ❝아이들의 놀 권리,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까?❞를 소개합니다.
내일은 5월 5일 어린이날입니다. 최근 워낙 중요한 이슈가 많아서 공론장에서 다루지 못했지만, 예전에 어린이날을 맞아 빠띠가 개최한 포럼 이야기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아이들의 놀 권리,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진행된 포럼은 놀 권리를 확산하기 위한 방안으로 놀이와 관련한 지역의 우수사례를 찾아보고 전국적으로 확산하자는 정책 제안이 있었고요. 놀이혁신 선도지역 7곳(서울 은평, 경기 안산, 광주 남구, 부산 동구, 전북 전주, 충남 홍성 등)을 통해서 놀 권리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있고,또 2021년 12월, 12개의 지자체가 함께 '놀 권리 지방정부협의체'를 구성해 지역에서 놀 권리 정책이 잘 실행될 수 있는 지원체계를 마련했다고 합니다.  빠띠는 이렇게 제안을 발굴하고 구체화하는, 나아가 정책 제안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요. 그럼 이날의 후기글을 통해 다시 한번 포럼의 주요 내용을 살펴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범정부 대표 공론장 열린소통포럼은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아이들의 놀 권리,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까?”를 주제로 소통의 장을 열었습니다. 5월 26일 개최한 제3차 열린소통포럼에서는 현장 활동가, 정책 전문가와 여러 국민이 참여자로 모여 어린이에게 더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댔습니다. 이날 행사는 행정안전부 한창섭 정부혁신조직실장의 인사말로 시작되었습니다. 한창섭 실장은 지나친 경쟁과 교육열로 한국 아동 삶의 만족도가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는 안타까운 현실을 언급했는데요. 정부는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 아동을 양육의 대상이 아니라 행복할 권리가 있는 주체로 보고자, 2019년 포용국가아동정책을 발표하고, 놀이혁신위원회를 설치하며, 전국 10개 기초단체를 놀이혁신 선도지역으로 선정하는 등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정책이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놀 권리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더 필요하겠지요.    1부 - 발제 및 질의응답  발제 1. 놀이가 있는 행복한 일상 첫 번째 발제는 사단법인 놀이하는사람들 이수정 대표의 생생한 현장 활동 경험에서 출발한 문제의식과 대안들을 듣는 시간이었습니다. 놀이하는사람들은 2008년 놀이할 기회가 없는 아이들의 일상에 놀 틈을 만들고자 출발한 단체로 전국 기반으로 활동하며 놀이마당을 열고 놀이활동가들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놀 권리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시간입니다. 이수정 대표는 아이들이 아침에 일어나 ‘씻어야지, 밥 먹어야지’부터 시작해 학교에서의 ‘책 펴야지, 받아써야지’ 방과 후 ‘숙제해야지, 학원 가야지, 일기 써야지’까지 ‘해야지’의 감옥에 온종일 갇혀있다며, 성인에게 주 52시간 노동시간 상한선이 있듯이 아이들에게도 학습시간 제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놀이 공간의 측면에서는 더 다양한 형태의 공간이 등장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는데요. 양육자와 함께하는 유아 중심의 놀이터뿐 아니라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해 연령과 욕구에 맞는 다양한 놀이 공간과 공터, 바깥 놀이터와 실내 놀이터가 연결되는 놀이터 등을 예시로 들었어요. 이와 더불어 이미 어르신, 청소년 등 다양한 구성원들이 오가는 놀이터를 마을 공유지로써 자리매김해 놀이활동가를 양성하고 놀이터에 배치하는 아이디어도 함께 제안했습니다.  이수정 대표는 공부나 학습, 일과 달리 “놀이는 본질적으로 자기 호기심에서 시작해서 스스로 상상하고 용기를 내서 실행하며 친구들과 협동해 자율적으로 목표를 실행하는 과정”으로 성인이든 어린이 청소년이든 놀이가 없는 삶은 있기 힘들다는 것을 당부했습니다.    발제 2. 놀 권리 2021, 아동의 놀 권리에 관한 고찰 “얼마 전 막 아동에서 성인이 되었다”고 자신을 소개한 김경욱 아동인권운동가는 청소년기에 아동 당사자로서 다른 22명의 구성원들과 함께 제5차, 6차 유엔아동권리협약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놀 권리를 발견하고 함께 이야기하며 기쁨과 좌절감을 함께 느꼈다고 합니다. 권리와 욕구를 함께 발견하는 동시에 현실의 열악함을 확인해야 했기 때문이지요.  김경욱 님은 놀이의 개념이 야외 활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혼자만의 시간, 휴식 시간도 포괄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성인이 일을 마치고 숨 돌리는 시간을 갖듯 어린이도 일과를 끝내고 휴식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또한 PC방 출입, 스마트폰 활용을 부정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디지털 세대의 새로운 놀이 문화로 이해하고, 청소년에게 더 나은 놀이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를 고민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던졌습니다. 무한경쟁 사회에서 입시 경쟁에 시달리는 아동들이 학원과 과외 틈에 놀고자 할 때 선택지가 PC방, 코인노래방, 번화가 구경 등에 그칠 수밖에 없는 건 환경의 문제라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김경욱 님은 아동에게 놀 권리가 있다고만 말할 것이 아니라 공교육과 사교육 문제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하고 새로운 사회 환경에서 아동들이 새로운 놀이 문화를 만들어 내고 인정받을 사회적 공간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질의응답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가 담긴 발제에 이어 실시간 질의응답 시간에는 아동권리보장원 노하나 아동권리기획부장과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민정 활동기획부장이 함께 자리했습니다. 먼저 코로나 상황 속 아동 놀 권리 실태를 묻는 말에 이민정 부장은 “아이들의 90%가 디지털 기반의 놀이 여가를 보내고 있다”는 최근 조사 결과를 공유했습니다. 디지털 환경 속에서도 건강하게 노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동 놀 권리 문제에서 우선 바뀌어야 할 것에 대한 질문에는 이수정 대표가 인식개선을 꼽았는데요. 오랜 활동을 해보니 “무엇이 우선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놀이도 공부만큼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놀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없이는 놀이 공간도 시간도 계속 줄어들기 때문이죠. 이러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먼저 놀이의 결핍으로 일어나는 문제들을 관찰하고 언어화하는 연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전했습니다.  아동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통로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언급되었습니다. 아동의 입장에서 발표한 김경욱 님은 “1시간, 2시간도 넘게 이야기할 수 있다”며 포럼과 같은 자리가 부족한 데 대한 아쉬움을 표했고, 노하나 부장은 아동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실천의 하나로 아동권리보장원에서 진행하는 “대한민국 아동총회”를 소개했지요.  더해서 이날 모인 전문가들은 코로나 상황에서 아동 놀이 시설이 먼저 폐쇄되는 사태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놀이가 필수적인 삶의 요소로 인정받고, 아동이 놀이를 주도하며, 문제의 대상이 아니라 문제해결의 주체로 서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2부 - 소그룹 토론  1부 발제에 이어 2부 소그룹 토론이 줌 화상회의에서 이어졌습니다. 6개 조에 전국 각지 다양한 참여자들이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활동가들과 함께 놀이 시간, 놀이 공간, 놀 권리에 대한 인식 개선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양육자, 놀이 활동가, 교사 등 다양한 입장의 생각이 어우러져 더욱 알찬 토론 시간이었습니다.    놀 시간: 학습 시간 제한, 입시 위주 인식 개선 놀 시간이 없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역시 경쟁 위주의 사회가 많이 언급되었습니다. 한 참가자는 학벌에 따라 노동시장에서 차별받는 사회에서 아동들이 공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입시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지적했어요. 학습 중심으로 생각하는 부모들의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한 교육의 필요성도 이야기되었어요. 또한 의무교육, 공교육 과정에 놀이를 필수적으로 반영하거나, 학습 시간에 제한을 두어 아이들의 놀 시간과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는데요. 단, 놀이가 학습 도구로 활용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조건도 함께 이야기되었습니다. 더불어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돌봄 및 교육 노동자들의 보호 아래 아이들에게 자율성을 주고 노는 환경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제안이 있었습니다.  놀이 공간: 아동 접근성을 우선하는 사회 놀이 공간 보장과 관련해서는 기존 공간을 활용하는 아이디어가 주로 등장했습니다. 학교의 녹지 공간을 활용하거나, 성인 중심으로 운영되는 지역사회 체육시설이 아동 놀 권리를 우선순위에 두고 운영하도록 바뀌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또한 경로당 등을 활용해 세대 모임과 놀이 공간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환경을 만들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도 나왔어요. 이보다 더 큰 문제 의식으로는 과거 골목길과 도시 자체가 놀이 공간이었듯 지금의 도시도 아이들이 안전하게 보행할 수 있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습니다. 더불어 시설이나 공간적 측면뿐만 아니라 놀이 공간에 아이들의 안전과 놀이를 지지해줄 수 있는 인력이 배치되는 것도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어요.  인식개선: 양육자가 놀이의 중요성을 알아야 아동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이들은 결국 양육자입니다. 또한 각 아동에 따라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같은 놀이 활동을 적용해서도 안 되고요. 이에 놀이권 인식개선을 위해서는 우선 부모 대상의 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었어요. 성인이 생각하는 놀이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건강하고 정서적인 놀이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며, 아이를 동등한 인격체로 바라보는 관점을 포함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이어서 나왔죠. 또한 아이들이 일단 자유롭게 놀도록 기회를 마련하고 부모가 그 모습을 보는 것 자체가 인식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경험도 공유되었어요. 지역사회나 공동체에 아이들에게 놀아도 된다고 독려해주는 어른이 있는지도 인식개선과 놀 권리 보장에 중요한 지점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는데요. 제도적으로 이런 부분을 만들어 나감으로써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실천도 필요하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나가며  열린소통포럼의 소그룹 토론은 서로 다른 경험과 관점을 확인하고 공감대를 형성해가는 과정입니다. 이날 대화 속에서도 ‘놀이를 통해 배우는 경험’의 공유와 ‘배움이 아닌 놀이 그 자체의 중요성’에 대한 관점의 차이로 토론이 벌어지는 한편, 모든 조에서 놀이 시간을 빼앗는 경쟁 사회의 문제와 양육자 인식 개선, 지자체의 공간 정책 변화의 필요성이 공통으로 이야기되었어요. 다름과 공감이 녹아든 이 날의 대화는 향후 정책에 직접 반영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에 전달될 예정입니다. 
[후기] 강산은 변했는데, 학교는 어떤가요?
* 이번 들썩들썩떠들썩에 참여하신 분께서 소중한 소감을 보내주셨습니다. 강산은 변했는데, 학교는 어떤가요? 중고등학생 때입니다. 정문에 어떤 선생님이 있는지부터 확인했습니다. 선생님이 누군지에 따라 귀 덮은 머리를 넘기느냐 덮느냐를 정했습니다. 잘못 걸리면 이름이 적혔고, 그 이름은 종례 시간에 담임 선생님에게 불렸습니다. “잘라라”. 선생님은 다음날 검사를 했고 저는 몇 번 걸렸고, 몇 번 잘랐습니다.  제가 다닌 학교는 남학생들에게 옆머리가 귀를 덮으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1mm도 덮은 거고, 1cm도 덮은 건데, 선생님마다 잡는 기준이 다른지 어떤 선생님은 봐줬고, 어떤 선생님은 봐주지 않았습니다. 정문에서 선생님을 확인한 이유입니다. 전날 걸렸음에도 자르지 않은 학생은 운동장을 토끼걸음으로 걸었습니다. 쪼그려 앉아, 귀를 잡고 운동장을 돌았습니다. 저는 멋 부리고 싶었고, 1mm도 자랑하고 싶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학생이 그랬습니다. 교실 창문에서 보면 남녀 할 거 없이 운동장을 돌고 있었고, 친구가 돌면 웃으며 놀렸습니다. 학교에 다닌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경험입니다. 누군가는 추억이라 말합니다. 저도 그중 하나입니다. 이 ‘추억적인' 이야기도 강산이 변할 만큼 오래됐습니다. 강산이 변할 동안, 학교는 어떤가요? 변했나요? 지금 학생들에게 저 모습은 추억이 될까요? 학교는 여전할까요? 4월 22일(토) 학교 내 인권 현황을 들으러 삼각지에 갔습니다. 보고, 들은 걸 나눠봅니다. 발제1 : 학교에서 인권 찾기 - 학교에서 인권을 지키기는 왜 어려울까? 첫 발제자는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의 백호영 채움 활동가였습니다. 현재 경남의 모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고, 학교에서 일어나는 인권 침해 사례, 학생인권조례가 있음에도 권리를 말하지 못하는 이유를 말했습니다. “학교 내, 인권 침해는 여전합니다. 학생인권조례가 있어도 말이죠.” 학생인권조례는 2010년 경기도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6개 지역에 제정됐습니다. 경기, 광주, 서울, 전북, 충남, 제주가 그 지역입니다. 조례는 학생들에게 ‘휴식권, 개성권, 참여할 권리, 사생활의 자유, 차별받지 않을 권리, 의사 표현의 자유, 권리를 지킬 권리,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등을 말합니다. 학교에서 학생에게 어떤 권리가 있는지 말해주는 근거입니다. 현재 학생인권조례는 비판받고 있습니다. 조례로 인한 교권의 하락, 조례의 동성애 조장이 그 이유라고 합니다. 이런 비판들로 조례는 폐지의 벼랑에 있습니다. 한편, 폐지 찬성과 반대 의견이 상반됩니다. 어느 투표에서는 찬성률이 높고, 어느 투표에서는 반대률이 높다고 합니다. 이 결과에 대해 백호영 활동가는 말합니다. “학생인권조례가 있다고 해서 학생 인권 침해가 안 일어나는 게 아닙니다. 일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학생 인권이 높아져서 교권이 낮아진다는 논리는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교권을 떨어트리는 학생이 있다면, 그건 그 학생 잘못이지 학생인권조례 잘못이 아닙니다.” 백호영 활동가가 말하는 학생 인권 침해는 이랬습니다. 화장하고 온 여학생을 복도에 세워 강제로 화장을 지우게 하고, 마스크 색을 규제하고, 장신구 착용을 금했습니다. 화장, 마스크 색, 장신구 모두 학생인권조례의 개성권에 해당합니다. 있어도 지켜지지 않는 조례의 현실을 담담히 말하며, 비판을 의식한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이런 사례를 보고) 예전보다 나아진 거 아니냐고 말한다면, 그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시대가 변했고, 처벌이 없어졌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형태의 침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두렵습니다. 제가 한 말을 생활기록부에 어떻게 기재하실지” 조례가 효력이 없는 이유는 강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법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은 권고 사항을 강제할 순 없습니다. 권고의 효력 없음을 학생들도 알고 있고, 그 때문에 공감대 형성이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학생이 말하기 어려운 이유가 있습니다. ‘두려움’입니다. “학교 안에서 이야기 안 하고 왜 밖에서 이야기하냐? 라고 묻는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 두렵습니다. 내가 말했을 때 생활기록부에 선생님이 어떻게 적을지 두렵고, 교장실에 불려 가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두려움 때문에 안에서 못 하는 걸, 밖에서라도 이야기하는 이유는 활동가 자신이 하는 말이 작은 촛불을 드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바람이 있다면, 학생들이 교육감이라도 직접 뽑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되면 조금이라도 학생 권 침해가 줄어들 것 같다는 바람을 힘을 줘 말했습니다. 백호영 활동가의 마무리 발언입니다. “모두의 인권이 존중되려면 학생도 선생님을 존중하고, 선생님도 학생을 존중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서로 존중하면 학생 인권 침해도 교권 침해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발제2 : 학생 인권 vs 교권이라는 담론을 넘어 두 번째 발제자는 ‘학생인권법과 청소년 인권을 위한 청소년 전국 시민행동'의 조영선 활동가였습니다. 현재 학교에서 교사로 근무 중이고, 학생 인권과 교권 대립 프레임의 문제점, 본질적 문제, 학생 인권이 지켜져야 하는 이유를 발표했습니다. “권력의 총량이 있고, 그걸 학생과 교사가 나눠 먹는 걸까요?” 그는 질문과 함께 학생과 교사의 역할이 다르며, 애초 인권이란 양분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별개인 학생 인권과 교권을 마치 둘이 나눠 갖는 것처럼 말하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습니다. 교권이란 교사로서 지는 권위와 권력입니다. 권위는 강제할 수 없고, 스스로 말하는 순간 떨어집니다. 사실상 교권은 교사의 권력으로 이루어진다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문제는 권력으로서의 교권이 선생님의 자의적 기준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학칙에 따라 교사가 체벌하면 된다는 말에, 그는 학칙을 보여주며 말했습니다. “(학칙의) 현재 기준을 보면 ‘예의가 바르지 못한 학생’, ‘용의가 바르지 못한 학생'처럼 기준이 모호합니다. 이 모호함을 선생님 개인의 판단에 맡기고, 체벌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경우는 어떨까요? 학생마다 피부톤이 다릅니다. 같은 화장이라도 다르게 보입니다. 이럴 때 어떻게 처벌해야 할까요? 분명 똑같은 화장이고, 다르게 보일 뿐인데? 이 모든 게 선생님의 자의적 판단에 맡깁니다.” 일관된 기준 없는 선생님의 자의적 판단은 학생들에게 혼란만 일으키고, 교권과 학생 인권을 보호하지 못한다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학교에 들어서면서부터 규제받는데, 학생들이 내 말을 듣는 상대방이 어떨지 생각할 수 있을까요? 조영선 활동가는 학생인권조례로 인해 학생들의 혐오 발언이 늘었다는 비판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교문에 들어서부터 규제받는데, 학생들이 다른 사람이 어떻게 들을지 생각하는 건 어불성설 아니냐고. 그는 선생님들의 자의적 판단으로는 교권도, 학생들의 인권도 지킬 수 없다고 말합니다. 학생들을 폭력적으로 통제하는 방식을 그대로 두고, 다른 방식으로 학교 내 인권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합니다. 대안은 뭘까요? 그는 학생 인권 보장이라고 말합니다. 학생인권법이 법으로 제정되고, 법안에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고요. 그럴 때야 성평등 교육, 차별금지 수업을 해도 선생님들이 외부로부터 비판받지 않을 수 있고, 현재 이 부분에 대해 비판하는 외부로부터 학생과 교사 모두 보호할 수 있다고요.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다는 전제의 강화를 강하게 말했습니다. 그는 학생인권조례 제정 후 가장 큰 변화가 무엇인지 말하며 발제를 마무리했습니다. “학생인권조례 제정 후 가장 큰 변화는, 학교에서 맞아본 경험이 없는 사람이 생겨서 누군가를 때릴 때 ‘이게 맞나?’라는 관념이 생긴 겁니다. 폭력을 경험하지 않는 게, 인권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큰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소그룹 토론 : 학생 인권을 너머 어떤 어른이 될 지 논의합니다. 발제가 끝나고 세 질문으로 토론했습니다. ‘학교에서 존중받지 못 하거나, 존중받았던 긍정적 경험이 있는지?, 학교 내 인권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학교 내 인권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였습니다. 세 질문에 대한 생각과 경험을 나누며 토론했고, 인상 깊은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질문1 : 학교에서 존중받지 못하거나, 존중받았던 긍정적 경험(혹은 목격한 사례)이 있는지?  선생님이 항의에 대한 의견을 수용한 적이 있어서 앞으로 참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긍정적인 경험도 있었다. 질문2 : 학교 내 인권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과거보다 정도는 나아졌으나 여전히 보장된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 같다. (처벌방식이) 과거에는 체벌을 가했다면, 현재는 상벌제도로 바뀌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질문3 : 학교 내 인권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학교라는 공간에서만큼은 아무리 비판해도 동등하고 자유로울 수 있다는 걸 확실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 학교를 만들기 위해 여러 주체가 각자 자리에서 대화나 협의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사의 개인적 판단/역량으로 이뤄지는 게 아닌, 보편적인 학생 인권 관점이 필요합니다. 후기 : 오늘 촛불 하나를 켰습니다. 몇 년 전 한 동영상을 봤습니다. 6분으로 짧지만 강렬한 동영상입니다. 한 남자가 재판장에 물고기가 든 어항을 들고 판사에게 말합니다. “저는 오늘 현대 교육을 고소합니다.” 영상 속 남자는 지난 150년간 세상은 변했으나, 교육은 바뀌지 않았다고 비판합니다. 다양한 가능성과 개성 있는 학생들을, 하나의 기준으로만 재단하고, 학교에 학생을 맞추고, 과거를 교육한다고 말이죠. 학생의 개성과 꿈을 꺾고, 자신을 나타내지 못하게 하는 현대교육을 고소한다는 내용입니다. 비판이 남 일 같지 않습니다. 발제와 토론을 통해, 강산이 변한 제 중고등학생 때와 지금의 학교 모습이 다르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바뀐 게 있겠죠. 하지만 본질도 바뀌었을까요? 여전히 개성과 학생 대신 규제와 학교, 입시가 있었습니다. 변해야 하지 않을까요? 전 그 변화의 시작을 오늘의 발제자들과 공론장에 모인 사람들이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조영선 활동가가 말했습니다. “학생인권조례 제정 후 가장 큰 변화는, 학교에서 맞아본 경험이 없는 사람이 생겨서 누군가를 때릴 때 ‘이게 맞나?’라는 관념이 생긴 겁니다.” 아이들이 미래라고 합니다. 맞습니다. 아이들, 학생들이 미래입니다. 그들이 커서 사회의 팔과 다리, 허리, 머리가 됩니다. 현재는 그 수가 20%일지 모르나, 미래엔 100%입니다. 그런데 학생들 미래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건 지금의 ‘어른' 아닐까요? 그 어른들은 학생들의 미래와 그들이 만들 사회를 얼마나 생각하고 듣고 있을까요? 어른들의 기준이 아니라, 학생 개별의 개성과 이야기하고 가꾸어 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진짜 교육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처벌에 대한 두려움과 생활기록부에 기재될지 모르는 두려움을 들으며 사회와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회사와 상사를 비판했을 때 인사고과에 어떻게 반영될지 모르는 사회인의 두려움과 닮았으니까요. 사회의 미래인 학생들에게는, 과거의 교육을 답습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권리가 무엇인지 알고 말해야 한다고, 말해도 된다고, 개성을 말해도 된다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학생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선생님들이 더욱 학생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제도가 마련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제는 체벌받았던 게 추억거리가 아니라, 내 권리와 개성을 뽐내고, 선생님이 그걸 알아봐 준 걸 추억이라 말하는 학교 현장이 되길 바라봅니다. 백호영 활동가가 말했습니다. “저는 오늘 이 이야기를 하는 게, 촛불 하나를 켜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촛불이 커지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작은 불씨가 산을 태웁니다. 공론장에 모인 사람들만큼 불씨가 번지길 상상해 봅니다. 그리고 들썩들썩 공론장을 통해 사회에 필요한 이야기가 떠들썩하게 들리길 바라봅니다. ✏️ 글 : 윤성민 / 들썩들썩떠들썩 참여자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반대한다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반대한다 - 폐지를 반대하는 이유와 학생인권운동이 성취해야 할 과제 -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려는 움직임들이 일고 있다. 2010년대 진보 교육감들이 교육자치를 주도하는 시대가 열리면서 전국 6개 광역지자체, 즉 경기도, 광주광역시, 서울특별시, 전라북도, 충청남도, 제주특별자치도(추가로 인천광역시는 2021년 9월 1일 학교구성원 인권증진 조례를 시행했다)에서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되었었다. 현재 그 중 4군데에서 축소ㆍ폐지 운동이 나타나고 있다. 역시나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문제라는 게 학생인권조례 반대자들이 꼽는 주된 폐지 이유다(참고: https://www.hani.co.kr/arti/so...).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숱한 운동이 내거는 사유와 별반 다르지 않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글은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반대한다.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학생인권조례 폐지 주장자들의 선동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학생인권조례의 의의와 한계를 함께 짚으며 그를 통해 폐지 운동이 일어나는 까닭도 살펴보고자 한다. 청소년 인권 운동 단체인 아수나로가 학생인권조례의 의의를 주장하는 것은 쉽게 예상이 갈 일이다. 하지만 한계라니? 의아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학생인권조례가 해주지 못하는 것도 함께 봐야 한다. 예를 들어 학생인권조례가 참정권을 보장하는가? 학생인권조례는 집회의 자유는 주장하지만 투표권 연령은 인하하지 못한다. 이것은 애초에 ‘학교 내’에서의 자유권을 신장하는 데에 국한된 학생인권조례의 한계다.   학생인권조례의 한계   집회의 자유조차 “다만, 학교 내의 집회에 대해서는 학습권과 안전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학교규정으로 시간, 장소, 방법을 제한할 수 있다.”(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제17조 제3항), “학교의 장 및 교직원은 학생이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는 경우 이를 지도·감독할 수 있다. 다만, 부당하고 자의적인 간섭이나 제한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앞의 조례, 제17조 제4항)라고 하면서 애매한 제한들을 두고 있다. 또한 학생인권조례는 사회권도 보장해주지 못한다. 교육비, 생활비 등과 학생인권조례는 무관하다. 독일의 초ㆍ중등학생은 무상교육과 별도로 한 달에 약 59만 원의 생활비를 받는다(참고: https://edpolicy.kedi.re.kr/fr...). 이렇게 보면 학생인권조례의 의의와 한계는, 조례의 내용에 대한 규명을 통해 명확해진다. 학생인권조례는 ‘학생들의 학교 내 자유권’을 보장하는 것이다. 여기서 학생에 해당하는 아동ㆍ청소년(물론 아동ㆍ청소년 중에는 학생이 아닌 사람들도 있다)은 다른 어떤 곳에서도 인권을 비청소년(소위 ‘성인’)만큼 보장받지 못하는데 학교 내에서만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학교 내에서만이라도 인권을 제대로 보장받을 수 있을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학교에 따라 두발 규제는 조금 완화되었다지만 여전히 교복 착용이 교칙으로 정해져 있는 학교들이 많다. 왜 그럴까? 다음은 서울학생인권조례의 한 대목이다.   제12조(개성을 실현할 권리) ① 학생은 복장, 두발 등 용모에 있어서 자신의 개성을 실현할 권리를 갖는다. ② 학교의 장 및 교직원은 학생의 의사에 반하여 복장, 두발 등 용모에 대해 규제하여서는 아니 된다.   여기서 2항은 대표적인 독소조항이라 할 수 있다. 조례가 갖는 한계를 극복하자고자 박주민 의원이 2021년 11월 3일 대표 발의한 초ㆍ중등교육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에도 다음과 같은 부분이 있다.   학교의 장은 학칙을 제정 또는 개정하려고 하는 때에는 사전에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야 하며, 학칙이 제정 또는 개정된 때에는 이를 지도·감독기관에게 신고하도록 함(안 제8조).   그런데 한국에서 학교를 다녀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교장ㆍ교사들이 교칙을 제정하려고 하는데 반대할 수 있는 학생은 많지 않다. 휴대폰을 수거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물론 수업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소지도 있지만, 예를 들어 영화관에서 휴대폰이 방해가 될 수 있다 하여 수거하지는 않는다. 영화관에서 혹시 휴대폰을 수거해도 되냐고 물어보지도 않는다. 상식을 벗어난 질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비상식이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적용된다. 여전히. 애초에 사회의 모든 곳에서 학생들 및 아동ㆍ청소년을 다른 사회 구성원들과 동등한 인격체로 대우하지 않는데, 학교 내에서 자유권을 보장하는 조례를 제정한다고 하여 그대로 통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무리수다. 물론, 학생인권조례를 통과해서 명확히 좋아진 게 딱 하나 있다. 체벌이다. 아이들을 때리지는 말아라. 신체적 자유, 그 중에서도 극히 제한적이고 소극적인 부분에 국한된 소극적 자유권이다. 누가 봐도 당연한 이 명제만큼은,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통해서 개선된 부분이다. 물론 이것조차도 지금 흔들리고 있지만 말이다.   ‘왜’ 통제가 필요한가?   혹자는 체벌이 없기 때문에 아이들을 잘 가르칠 수 없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통제되지 않는다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사회 곳곳에서 기본적인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고 억압받는 학생들이 불만에 쌓이고 통제받기 싫어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왜 ‘체벌이 필요한 상황’으로 학생들이 몰아넣어졌는지를 먼저 생각할 필요가 있다. 학교는 우리 사회의 재생산과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것 이외에도 주류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는 역할을 한다. 장시간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노느라 한 눈 팔면 안 된다. 좋은 대학 들어가야 한다. 노는 건 대학가서 해라. 이런 말들을 반대로 하면, 그러지 못한 학생들은 천대받아도 된다는 뜻이다. 대학을 못 들어갔으면 놀지 못해도 당연하다. 고졸이면 임금이 낮아도 된다. 등등. 결국 우리 사회의 불평등을 유지하고 재생산한다. 미리부터 장시간 학습시간을 통해 장시간 노동시간에 익숙해지도록 단련된다. 불평불만을 늘어놓지 않고 순응하는 직장인으로 기른다. 학생 때는 술, 담배, 연애, 도박, PC방ㆍ찜질방, 노동 등도 금지하며 인내시킨다.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참는 사람들로 만든다. 물론 참지 못하고 ‘일탈’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에겐 부당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합리화시킨다. 일부 학생들은 갑갑해하며 ‘일탈’을 하고 노동을 하면서 돈벌이도 한다. 그러면서 우월감을 맛볼 수 있다. 다 그렇진 않겠지만 이런 일탈들 중에는 ‘금지된 것이기 때문에’ 한다는 이유도 있다. 그리고 이후 삶이 더 나아지지 않아도 자신의 선택이라며 체념하게 된다. 물론 금지된 것들 중에는 비청소년이 해도 좋지 않은 것들도 있다. 하지만 부당한 것들도 적잖다. 예를 들어 노동이 그렇다. 학습과 병행하는 노동이 전인교육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게 산업연수생이며 그 제도의 표면적 취지기도 하다. 하지만 산업연수생은 또한 싼 값에 노동력을 착취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노동을 멀리하는 게 학생들에게 좋은 걸까? 그렇지 않다. 아동ㆍ청소년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거나 값싼 임금으로 고강도의 착취를 당하는 게 문제인 거지 학생과 노동을 분리하는 게 대안이 아니다. 애초에 산업연수생들을 싼 값에 부려먹을 수 있는 게 바로 그런 분리 때문이다. 학생들을 노동과 분리하는 것은 경제력이라는 측면에서도 좋지 않다. 돈을 못 버는 학생들은 비청소년들에게 의존하게 되거나, 의사결정권을 갖기 더 어렵다. 다른 예를 들어 이 상황을 설명해보자. 여성들이 임금 차별을 받는다고 해서 여성을 노동으로부터 분리시키면, 여성의 권리가 신장될까? 임금 차별이라는 상황이 나아질까? 그럴 리가 없을 것이다. 학생을 ‘보호’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막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게 하는 것’을 통해 가능하다. 학생인권은 전면적인 해방을 통해서 가능하다. 학생인권조례는 그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통로로, 우리 사회가 당장 가능했던 수준에서 수행된 것이다. 이를 통해 학생인권조례는 우리 사회의 담론에서 전면적인 도마 위에 오를 수 있었다. 폐지 운동이 활발하지만, 제정하고자 하는 지역들도 만만치 않게 있다. 충청북도·경상남도·세종특별자치시·울산광역시·부산광역시·전라남도·강원도에서는 학생인권조례가 주민발의된 바 있다.   따라서 4개 지역에서 폐지안 발의 및 폐지 운동이 일어나는 것은 부정적인 일이지만, 우리 사회가 크게 후퇴한 것이라고 비관할 것만은 아니다. 사실 어느 정도는 예상할 수 있던 일이기도 하며, 역사를 살펴보면 인권이 신장되는 가운데서 진통이 없었던 적은 없다. 오히려 학생인권을 선전하고 토론하는 담론의 장을 넓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인권조례 옹호라는 소극적인 대응을 통한 성취뿐만 아니라, 더 큰 성취를 위한 적극적인 대응 또한 필요하다. ‘공격은 최선의 방어’기도 하다. 우리 사회의 학생인권을 학생인권조례가 보장하는 것보다 더 넓히는 일 말이다.
[사전토론] '있지만 없는, 학교 내 인권 이야기'
학생이 스스로 자신의 인권을 지킬 수 있는 조례가 있다는 것 아시나요? 바로 ‘학생인권 조례’인데요. 2010년 10월 5일, 경기도에서 지역 최초로 학생인권 조례가 제정되었습니다. 이후 서울, 광주, 전북, 충남, 제주까지 총 6개 지역에서 조례가 제정되었는데요. 최근 이 조례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합니다. 학생인권 조례가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기에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일까요? 학생인권 조례가 제정된지 10여 년이 지난 지금, 학교 내 구성원들의 인권은 잘 지켜지고 있을까요? 현장에서는 "조례는 학생들의 인권을 무조건적으로 강조하고 있어 문제 발생 시 교사들이 아무런 제지나 훈육을 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교권 침해, 다른 학생의 학습권 침해, 학생의 조례 악용 등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며 폐지를 주장하는 입장이 있습니다(충청신문). 또 정서적 아동학대의 기준이 모호하여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생활 지도를 할 수가 없다는 시선도 있습니다(MBC뉴스). 한 편,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권리인 학생의 인권 보장을 목적으로 제정된 학생인권 조례가 위기에 처했다며, 조례를 폐지하자는 움직임에 대해 '시대착오적'이라는 입장도 있는데요(연합뉴스TV). '학교 내 인권'과 '인권을 보장하는 교육'에 대해 각기 다른 관점으로 첨예한 대립이 일어나고 있습니다(캠페인즈). ? 학생인권 조례 13년차, 학생 인권의 현 주소 현재 한국의 특광역시도 17곳 중 학생인권 조례가 제정된 지역은 6곳입니다. 일각에서는 매우 적은 숫자라는 목소리가 있기도 합니다. 이에 학생인권 조례는 폐지가 아니라, 학생인권을 향상시키기 위해 ‘학생인권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의 채움활동가이자 고등학생인 백호영님은 “조례가 제정된 지역에서도 학생인권 침해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고, 학생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충청남도에서는 학생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학생인권 조례 폐지를 진행하려고 하는 상황에 문제 제기를 하고 있기도 합니다(충남청소년인권더하기). ? 학생인권 VS 교권? 학생인권을 보장하는 것은 교사인권과 상충하는 것일까요? 학생인권법과 청소년인권을 위한 청소년전국시민행동 활동가이자 서울지역 고교 교사인 우돌님은 “학생인권과 교권이 상충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교권’에 대한 잘못된 해석 때문이다. ‘권한’은 개인에게 부여된 것이라기 보다는 ‘공적인 기관’에 위임된 것이라는 의미에 가깝다. 따라서, 교사 개인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영역이라기 보다는 교육 공간에서 ‘공공적으로 주어지는 영역’이 교사에 의해 구현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본다면 학교가 학생의 인권을 존중하고 그것이 교사에 의해 표현될 때 학생들은 자신의 인권을 존중하는 교사에게 권위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교사의 교육활동이 권위를 갖기 위해서라도 학생인권이 존중받는 학교 문화 조성이 전제되어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학생인권조례 제정 이후 교내 인권이 잘 지켜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교내의 다양한 인권 보장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요? 이 논의 과정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없을까요? ? 있지만 없는, 학교 내 인권 이야기에 대해 댓글로 함께 이야기 나눠주세요! ? 공론장에서 더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은 분은 아래 링크로 신청해주세요! ✅ 신청 : bit.ly/parti_sc✅ 일시 : 2023년 04월 22일(토요일) 14:30~16:30✅ 장소 : 서울시공익활동공간 삼각지 지하1층 모이다, 다목적홀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로1가 백범로99길 40)✅ 대상 :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관심이 있거나 더 알고 싶은 시민 누구나(선착순 30명)
[초대] 있지만 없는, 학교 내 인권 이야기
들썩들썩떠들썩 ④ '있지만 없는, 학교 내 인권 이야기' ‘학생인권조례’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교내 학생인권 문제는 지역사회에서 오랫동안 주요하게 다루어져왔습니다. 학생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학생인권 조례는 2010년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를 시작으로 현재 경기, 광주, 서울, 전북, 충남, 제주 6개 지역에서 시행되고 있는데요. 학생인권조례 제정 이후 10여 년이 지난 지금, 학생의 인권은 잘 지켜지고 있을까요? 학생인권을 보장하는 것은 교사인권과 상충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지금, 학생인권조례를 넘어 학교라는 공동체 안 구성원들의 인권을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학교 내 인권에 대해 어떤 목소리가 필요한지 함께 논의하는 공론의 장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아래 링크로 참가신청 해주세요!bit.ly/parti_sc ? 이렇게 진행됩니다. ✅ 일시 : 2023년 04월 22일(토요일) 14:30~16:30✅ 장소 : 서울시공익활동공간 삼각지 지하1층 모이다, 다목적홀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로1가 백범로99길 40)✅ 대상 :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관심이 있거나 더 알고 싶은 시민 누구나(선착순 30명) 1부 : 발제 | 14:30 ~ 15:10발제1. “왜 여전히 학교에서 인권을 지키는 것이 힘들까”-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채움활동가 백호영발제2. “학생인권VS교권이라는 담론을 넘어”- 서울지역 고교 교사/학생인권법과 청소년인권을 위한 청소년전국시민행동 활동가 조영선 2부 : 토론 | 15:10 ~ 16:30소그룹 토론전체나눔과 회고 ? 이런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관심이 있거나 더 알고 싶은 시민 누구나- 학교 내 인권에 대한 고민, 대안을 함께 나누고 하고 싶은 분-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하며 협력해 만들어가는 세상에 관심 있는 분 ? 미리 보고 오시면 당일 토론에 도움이 되실 거에요! ? 짧은 영상으로 주제 이해하기 (링크)? 캠페인즈 사전토론 (링크) ✅ 별도 온라인 송출은 진행하지 않습니다.✅ 문의 : contact@parti.coop | 주최: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 후원: Open Society Found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