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2021_제3차 열린소통포럼 ❝아이들의 놀 권리,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까?❞를 소개합니다.

2023.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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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과 대화로 변화를 만드는 <빠띠 시민대화>
내일은 5월 5일 어린이날입니다. 최근 워낙 중요한 이슈가 많아서 공론장에서 다루지 못했지만, 예전에 어린이날을 맞아 빠띠가 개최한 포럼 이야기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아이들의 놀 권리,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진행된 포럼은 놀 권리를 확산하기 위한 방안으로 놀이와 관련한 지역의 우수사례를 찾아보고 전국적으로 확산하자는 정책 제안이 있었고요. 
놀이혁신 선도지역 7곳(서울 은평, 경기 안산, 광주 남구, 부산 동구, 전북 전주, 충남 홍성 등)을 통해서 놀 권리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있고,
또 2021년 12월, 12개의 지자체가 함께 '놀 권리 지방정부협의체'를 구성해 지역에서 놀 권리 정책이 잘 실행될 수 있는 지원체계를 마련했다고 합니다. 
빠띠는 이렇게 제안을 발굴하고 구체화하는, 나아가 정책 제안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요.
그럼 이날의 후기글을 통해 다시 한번 포럼의 주요 내용을 살펴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범정부 대표 공론장 열린소통포럼은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아이들의 놀 권리,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까?”를 주제로 소통의 장을 열었습니다. 5월 26일 개최한 제3차 열린소통포럼에서는 현장 활동가, 정책 전문가와 여러 국민이 참여자로 모여 어린이에게 더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댔습니다.

이날 행사는 행정안전부 한창섭 정부혁신조직실장의 인사말로 시작되었습니다. 한창섭 실장은 지나친 경쟁과 교육열로 한국 아동 삶의 만족도가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는 안타까운 현실을 언급했는데요. 정부는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 아동을 양육의 대상이 아니라 행복할 권리가 있는 주체로 보고자, 2019년 포용국가아동정책을 발표하고, 놀이혁신위원회를 설치하며, 전국 10개 기초단체를 놀이혁신 선도지역으로 선정하는 등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정책이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놀 권리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더 필요하겠지요.

 

 1부 - 발제 및 질의응답 

발제 1. 놀이가 있는 행복한 일상


첫 번째 발제는 사단법인 놀이하는사람들 이수정 대표의 생생한 현장 활동 경험에서 출발한 문제의식과 대안들을 듣는 시간이었습니다. 놀이하는사람들은 2008년 놀이할 기회가 없는 아이들의 일상에 놀 틈을 만들고자 출발한 단체로 전국 기반으로 활동하며 놀이마당을 열고 놀이활동가들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놀 권리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시간입니다. 이수정 대표는 아이들이 아침에 일어나 ‘씻어야지, 밥 먹어야지’부터 시작해 학교에서의 ‘책 펴야지, 받아써야지’ 방과 후 ‘숙제해야지, 학원 가야지, 일기 써야지’까지 ‘해야지’의 감옥에 온종일 갇혀있다며, 성인에게 주 52시간 노동시간 상한선이 있듯이 아이들에게도 학습시간 제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놀이 공간의 측면에서는 더 다양한 형태의 공간이 등장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는데요. 양육자와 함께하는 유아 중심의 놀이터뿐 아니라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해 연령과 욕구에 맞는 다양한 놀이 공간과 공터, 바깥 놀이터와 실내 놀이터가 연결되는 놀이터 등을 예시로 들었어요. 이와 더불어 이미 어르신, 청소년 등 다양한 구성원들이 오가는 놀이터를 마을 공유지로써 자리매김해 놀이활동가를 양성하고 놀이터에 배치하는 아이디어도 함께 제안했습니다.

 이수정 대표는 공부나 학습, 일과 달리 “놀이는 본질적으로 자기 호기심에서 시작해서 스스로 상상하고 용기를 내서 실행하며 친구들과 협동해 자율적으로 목표를 실행하는 과정”으로 성인이든 어린이 청소년이든 놀이가 없는 삶은 있기 힘들다는 것을 당부했습니다.

  

발제 2. 놀 권리 2021, 아동의 놀 권리에 관한 고찰


“얼마 전 막 아동에서 성인이 되었다”고 자신을 소개한 김경욱 아동인권운동가는 청소년기에 아동 당사자로서 다른 22명의 구성원들과 함께 제5차, 6차 유엔아동권리협약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놀 권리를 발견하고 함께 이야기하며 기쁨과 좌절감을 함께 느꼈다고 합니다. 권리와 욕구를 함께 발견하는 동시에 현실의 열악함을 확인해야 했기 때문이지요.

 김경욱 님은 놀이의 개념이 야외 활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혼자만의 시간, 휴식 시간도 포괄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성인이 일을 마치고 숨 돌리는 시간을 갖듯 어린이도 일과를 끝내고 휴식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또한 PC방 출입, 스마트폰 활용을 부정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디지털 세대의 새로운 놀이 문화로 이해하고, 청소년에게 더 나은 놀이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를 고민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던졌습니다. 무한경쟁 사회에서 입시 경쟁에 시달리는 아동들이 학원과 과외 틈에 놀고자 할 때 선택지가 PC방, 코인노래방, 번화가 구경 등에 그칠 수밖에 없는 건 환경의 문제라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김경욱 님은 아동에게 놀 권리가 있다고만 말할 것이 아니라 공교육과 사교육 문제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하고 새로운 사회 환경에서 아동들이 새로운 놀이 문화를 만들어 내고 인정받을 사회적 공간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질의응답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가 담긴 발제에 이어 실시간 질의응답 시간에는 아동권리보장원 노하나 아동권리기획부장과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민정 활동기획부장이 함께 자리했습니다. 먼저 코로나 상황 속 아동 놀 권리 실태를 묻는 말에 이민정 부장은 “아이들의 90%가 디지털 기반의 놀이 여가를 보내고 있다”는 최근 조사 결과를 공유했습니다. 디지털 환경 속에서도 건강하게 노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동 놀 권리 문제에서 우선 바뀌어야 할 것에 대한 질문에는 이수정 대표가 인식개선을 꼽았는데요. 오랜 활동을 해보니 “무엇이 우선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놀이도 공부만큼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놀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없이는 놀이 공간도 시간도 계속 줄어들기 때문이죠. 이러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먼저 놀이의 결핍으로 일어나는 문제들을 관찰하고 언어화하는 연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전했습니다.

 아동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통로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언급되었습니다. 아동의 입장에서 발표한 김경욱 님은 “1시간, 2시간도 넘게 이야기할 수 있다”며 포럼과 같은 자리가 부족한 데 대한 아쉬움을 표했고, 노하나 부장은 아동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실천의 하나로 아동권리보장원에서 진행하는 “대한민국 아동총회”를 소개했지요.

 더해서 이날 모인 전문가들은 코로나 상황에서 아동 놀이 시설이 먼저 폐쇄되는 사태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놀이가 필수적인 삶의 요소로 인정받고, 아동이 놀이를 주도하며, 문제의 대상이 아니라 문제해결의 주체로 서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2부 - 소그룹 토론 


1부 발제에 이어 2부 소그룹 토론이 줌 화상회의에서 이어졌습니다. 6개 조에 전국 각지 다양한 참여자들이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활동가들과 함께 놀이 시간, 놀이 공간, 놀 권리에 대한 인식 개선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양육자, 놀이 활동가, 교사 등 다양한 입장의 생각이 어우러져 더욱 알찬 토론 시간이었습니다.

  

놀 시간: 학습 시간 제한, 입시 위주 인식 개선

놀 시간이 없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역시 경쟁 위주의 사회가 많이 언급되었습니다.

한 참가자는 학벌에 따라 노동시장에서 차별받는 사회에서 아동들이 공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입시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지적했어요. 학습 중심으로 생각하는 부모들의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한 교육의 필요성도 이야기되었어요. 또한 의무교육, 공교육 과정에 놀이를 필수적으로 반영하거나, 학습 시간에 제한을 두어 아이들의 놀 시간과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는데요. 단, 놀이가 학습 도구로 활용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조건도 함께 이야기되었습니다. 더불어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돌봄 및 교육 노동자들의 보호 아래 아이들에게 자율성을 주고 노는 환경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제안이 있었습니다.

 놀이 공간: 아동 접근성을 우선하는 사회

놀이 공간 보장과 관련해서는 기존 공간을 활용하는 아이디어가 주로 등장했습니다.

학교의 녹지 공간을 활용하거나, 성인 중심으로 운영되는 지역사회 체육시설이 아동 놀 권리를 우선순위에 두고 운영하도록 바뀌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또한 경로당 등을 활용해 세대 모임과 놀이 공간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환경을 만들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도 나왔어요. 이보다 더 큰 문제 의식으로는 과거 골목길과 도시 자체가 놀이 공간이었듯 지금의 도시도 아이들이 안전하게 보행할 수 있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습니다. 더불어 시설이나 공간적 측면뿐만 아니라 놀이 공간에 아이들의 안전과 놀이를 지지해줄 수 있는 인력이 배치되는 것도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어요.

 인식개선: 양육자가 놀이의 중요성을 알아야

아동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이들은 결국 양육자입니다.

또한 각 아동에 따라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같은 놀이 활동을 적용해서도 안 되고요. 이에 놀이권 인식개선을 위해서는 우선 부모 대상의 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었어요. 성인이 생각하는 놀이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건강하고 정서적인 놀이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며, 아이를 동등한 인격체로 바라보는 관점을 포함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이어서 나왔죠. 또한 아이들이 일단 자유롭게 놀도록 기회를 마련하고 부모가 그 모습을 보는 것 자체가 인식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경험도 공유되었어요. 지역사회나 공동체에 아이들에게 놀아도 된다고 독려해주는 어른이 있는지도 인식개선과 놀 권리 보장에 중요한 지점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는데요. 제도적으로 이런 부분을 만들어 나감으로써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실천도 필요하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나가며 

열린소통포럼의 소그룹 토론은 서로 다른 경험과 관점을 확인하고 공감대를 형성해가는 과정입니다. 이날 대화 속에서도 ‘놀이를 통해 배우는 경험’의 공유와 ‘배움이 아닌 놀이 그 자체의 중요성’에 대한 관점의 차이로 토론이 벌어지는 한편, 모든 조에서 놀이 시간을 빼앗는 경쟁 사회의 문제와 양육자 인식 개선, 지자체의 공간 정책 변화의 필요성이 공통으로 이야기되었어요. 다름과 공감이 녹아든 이 날의 대화는 향후 정책에 직접 반영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에 전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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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아동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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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훈 비회원

놀이라는 것도 배우고 함께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전공이아니더라도 교양이나 동아리로 놀이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은평은 놀권리조례가 통과되었습니다
놀이에 대한 인식과 접근이 확장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은평도 이런포럼을 했으면 좋겠네요

아이들의 '놀 권리'는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놀 수 있도록 여러 조치들이 취해지면 좋겠습니다. 

'놀 권리'라는 단어가 더 많이 쓰였으면 좋겠습니다. 요즘은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과도한 교육이 이뤄지고, 이로인해 아이들의 놀 시간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사회가 '놀지 않는 아이'를 문제로 여기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한국 사회는 아이들이 '너무 많이 놀면'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너무 많이 공부하면' 좋은 일이라고 여기는 이상한 문화가 존재합니다. 이런 문화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공론장이 앞으로도 꾸준히 마련돼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