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에 따른 전공 선택? 불평등으로 이어진다고?
여러분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이하 마블)의 영화를 좋아하시나요? 저는 정말 좋아하는데요? 극 중에서 정말 똑똑하고,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수 많은 캐릭터가 나오죠! 여러분은 어떤 캐릭터가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아마 많은 분들은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최고 경영자, ‘토니 스타크’를 먼저 떠올리실 거라고 생각해요. MIT를 졸업한 뒤, 아버지의 군수회사를 인수 받고, 이후 로봇 슈트를 만들어서 세상을 구하는 멋진 캐릭터이지요. 저는 여기에 덧붙여서 헐크의 본 인격, ‘브루스 배너’가 떠오르네요. 여러 개의 박사 학위를 따고, 감마선에 능통한 똑똑한 공학 박사님으로 등장하는 캐릭터이지요. 또한 스파이더맨인, ‘피터 파커’도 떠오르지 않으시나요? 우리의 친절한 이웃은 영화에서 화학, 물리 등 다양한 과학 분야 및 수학에 능통한 캐릭터로 나옵니다. 이들의 공통점이 있을까요?   물론 세상을 구하는 멋진 히어로라는 공통점도 있지만, 저는 이들이 모두 ‘남성’임에 주목해보았습니다. 왜 기계를 다루고, 물리를 공부하며, 화학과 엔지니어링에 능숙한 캐릭터는 대부분 남성으로 그려지는 것일까요? 이는 단순히, 구조화 되어있는 사회의 젠더 스테레오타입이 작용하는 것일까요?   마블 팬의 작은 궁금증에서 시작한 이번 인터뷰는, 교육 사회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원생 ‘하영’과 함께 해보았습니다!     효경: 하영 님 안녕하세요!   하영: 안녕하세요, 하영입니다!   효경: 제가 마블 영화를 정말 좋아하는데, 영화를 볼 때마다 ‘왜 공대나 자연대 등 이과 계열을 전공한 캐릭터들이 대부분 남자로 나오지?’ 이런 궁금증이 늘 들었거든요. 사회에 만연한 젠더 스테레오타입이 작용하는 걸까요?   하영: 저는 마블을 잘 안 보지만 대충 몇 캐릭터들이 그려지네요. (웃음) 저는 이런 현상들을 ‘성별 전공 분리’랑 맞물려서 보고 있어요. 사실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교육 현실을 보면, 남녀 격차가 거의 없어요. 그러니까, 진학률이나, 성적이나 이런 면이 사실 과거에 비해서는 성별에 따라 엄청 구분되진 않거든요. 기회가 비슷하게 주어지는 편이라고 볼 수 있죠. 그렇다면 왜 이렇게 전공에 따라서 성별이 나뉘나, 저도 비슷한 고민을 했는데요.   효경: 전문적인 말로 정리해주시니까 훨씬 좋네요. (웃음) 사실 멀리 나가서 생각하지 않아도, 제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에 문과랑 이과를 나누면 이과에 남학생들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하영: 맞아요. 문이과로 나눠지는 과정에서 이과 자체를 여성들이 덜 가는데, 사실 이과 계열 중에서도 성비가 비슷비슷한 학과들이 있긴 해요. 그런데 아까 효경 님이 이야기 해주셨던 것처럼 특히 공학 분야에서 격차가 진짜 심하거든요.   효경: 제 주변에서도 공대에 다니는 여자 친구들을 많이 못 본 것 같긴 해요.   하영: 저도 많이 못 봤어요. 그런데 사실, 공대라고 하면 조금 막연한 생각으로 보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지만 ‘돈을 잘 번다, 취업이 잘 된다’라고 이야기가 나오곤 하잖아요. ‘이렇게 돈도 잘 벌고, 취업도 잘 된다는데 왜 여성들은 공대에 진학하지 않지?’. 이 부분이 계속 의문으로 남는 거죠. 일반적으로, 어떻게 보면 취업이라던지, 경제적인 보상이 공학이 좋다, 라는 게 공식처럼 자리 잡고 있는 현 상황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이 선택하지 않는 것이 포인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효경: 오… 흥미로운 포인트인데요? 그렇다면 하영 님은 왜 여성들이 이과 계열 중에서도 공학 계열 선택이 조금 낮다고 생각하시나요?   하영: 공학이라는 이미지가, 효경 님이 이야기하신 것처럼 미디어에서도 그렇고 우리의 고정관념도 그렇고. 조금은 ‘남성의 분야’라는 이미지가 작용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런 부분을 무시하기 어렵잖아요. 인식의 측면은 이럴 것 같고, 이제 현실적인 측면을 보았을 때 이미 남성들이 지배적인 분야이기 때문에 여성의 진입이 어려울 수도 있고요. 또 여기에 사회문화적인 요인들이 많이 작용도 했을 거고요. 여성으로서 어떤 전공이 취업에 유리한지 등, 복잡하고 다양한 요소들이 있을 것 같아요.   효경: 정말 복잡하고 많은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을 것 같아요… 그럼 이런 성별에 따른 전공 분리가 사회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예를 들어서 임금 격차라던가…   하영: 네 맞아요, 여성과 남성의 임금 격차를 설명할 때에 전공 분리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 또한 꽤 큰 포인트라고 이야기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게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공학 계열을 가야 한다, 이런 이야기는 아니구요. (웃음) 불평등의 요인 중 하나로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걸 이야기 드리고 싶었어요. 이런 격차가 사실 고등학교, 대학교 이럴 때에만 격차가 나는 것이 아니라, 사실 또다른 불평등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중요하거든요. 전공 분야의 성별 분리 같은 경우는 워낙 이후의 삶과 연결이 되어있기 때문에 더욱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큰 생각 없이 보았던, 토니 스타크, 브루스 배너, 피터 파커와 같은 캐릭터들이 현실 속의 ‘성별에 따른 전공 분리’를 담아내고 있었다니! 성별 전공 분리가 생각보다 우리 삶의 깊숙이 들어와있다는 것이 느껴지셨나요? 또한 단순히 성별에 따라서 전공이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이로부터 사회의 불평등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 여러분들은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성별 전공 분리의 사례들은 또 무엇이 있을까요? 이런 현상은 동일노동, 동일임금으로 해결될 수 있는 차별일까요? 여러분들의 생각을 들려주세요!
교육 공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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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오염이 지나간 자리의 사람들, 기후 난민
기후 난민,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단어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영화 ‘인터스텔라’를 먼저 떠올려보겠습니다. 영화 ‘인터스텔라’는 지구의 기후 변화로 인해, 기아 문제, 전염병 등 더 이상 지구에서 살 수없다고 판단한 인류가 대체할 행성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입니다. 영화를 보신 분이라면 기후 난민에 대한 이해가 조금 더 쉬우시겠죠? 영화를 아직 시청하지 않으신 분들도 이해할 수 있게 기후 난민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기후란, 수십 년 동안 한 지역의 날씨를 평균화한 것입니다. 기후는 위도, 바다로부터의 거리, 식물, 산의 존재 또는 다른 지리적 요소에 의존하기 때문에 장소에 따라 다양하며, 또한 시간에 따라서도 다양합니다. 즉, 계절과 계절, 1년 주기, 10년 주기 그리고 빙하 시기 같은 시간의 규모에 따라서도 다르게 됩니다(기후변화 홍보 포털).   이어서, ‘난민’이라는 단어도 낯설진 않으실 겁니다. 난민이란, 인종, 종교, 국적, 특정 사회 집단의 구성원이 신분 또는 정치적 견해 등의 이유로 박해를 받을 수 있다는 근거가 있을 때에 본인의 나라에서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되어서 살던 곳을 떠나오는 사람들을 이야기합니다(국가법령정보센터). 따라서 유엔난민기구는 ‘기후 난민’의 양상이 기존의 ‘난민’의 정의와는 다른 부분이 있어,‘기후 난민’ 이라는 용어 사용을 지양하며, 대신 ‘자연 재해 또는 ‘기후변화로 인한 강제 실향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본 글에서는 용어의 혼동을 방지하고자 기후 난민이라는 용어를 채택하였음을 명시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첨부된 링크를 통해 확인이 가능합니다! [기후 변화와 강제 실향①] 기후 변화가 가져온 비극…강제 실향과 난민).   그렇다면 ‘기후’와 ‘난민’이 합쳐진 ‘기후 난민’이라는 단어는 기후와 관련이 있는 난민일까요?   맞습니다! 기후 난민이란, 자연재해로 삶의 터전이 망가지면서 이주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자연재해가 지구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후변화와 기후위기로 인해 발생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에 따라, 스티브 킬레리아 IEP(비영리 독립 싱크탱크인 경제평화연구소) 회장은 “생태위협과 기후변화는 세계평화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며 “대규모 인구이동은 난민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전 세계가 위기에 빠진다는 것을 인식하고 국제적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세계일보). 대표적인 난민기구라고 할 수 있는 유엔난민기구 또한 기후 변화에 대한 적절한 대처 방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2050년까지 약 2억 명 이상이 기후 변화로 인한 강제 실향민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기후 변화와 강제 실향①] 기후 변화가 가져온 비극…강제 실향과 난민). 전문가들의 의견에 힘을 실어주듯, 아래의 표에서도 자연재해로 인한 난민의 수가 결코 적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기후변화와 기후위기가 지속되면 ‘인터스텔라’에서처럼 기후 변화로 인해, 기아 문제, 전염병 등 더 이상 지구에서 살 수 없어질 지도 모릅니다. 기후위기로 인한 기후변화는 극단적인 기상 이변을 일으키기 때문에 식량 생산의 어려움을 초래하고 기아에 대한 우려가 생겨나고 있으며, 이미 전세계 인구의 10% 이상이 영양부족 상태에 있다고 합니다. 또한 산림들이 크게 훼손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되고 있는데요. 지금도 전 세계 5억 명의 사람들이 사막화 된 지역에 살고 있고, 토지가 유실되어 사람들이 살고 있는 터전을 점차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분쟁으로 인한 이주보다, 기후와 관련된 재해로 본래 살던 곳을 떠나는 사람들이 더욱 많음을 아래의 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살 곳을 잃은 사람들은 음식을 구하고 더 안전한 곳에서 살기 위해 이주를 선택하게 되었고, 당연하게도 전세계적인 이주민 증가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위험에 처한 국가들은 대부분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아메리카에 위치한 개발도상국과 최빈국들입니다. 이 국가들은 기후변화의 원인인 온실가스 배출량이 매우 적습니다. 아래의 통계 자료는 기후변화 유발에 책임이 거의 없는 국가들이 더욱 취약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세계 인구의 20%이하인 선진국들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0%를 배출하지만, 기후변화의 피해는 전 세계 온실가스의 약 3%만을 배출하는 저위도 개발도상국이 겪고 있는 ‘불평등’한 모습을 보여줍니다(국가인권위원회). 이에 따라, 2003년 9월 24일, 투발루 수상인 Saufatu Sopoanga는 UN 총회에서 전세계를 향해 호소하기도 하였습니다. “우리는 기후변화가 초래한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과 싸우고 있습니다. 해수면 상승과 혹독한 기상이변은 산호섬에 살고 있는 모든 국민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 위협은 우리에게 직면한 심각한 현실이자, 숨죽이며 다가오는 테러와도 같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기후 난민’과 거리가 멀게 느껴지시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초등학생 때엔 ‘대한민국은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이다’라고 배웠던 것이 벌써 옛말이 되었을 정도로, 한국은 기후위기를 매년 실감하고 있습니다. 봄가을은 매년 짧아지고 있고, 여름은 비이상적으로 더워서 사람들이 온열질환으로 쓰러지거나 사망에 이르기도 하며, 비이상적으로 눈이 많이 오거나 눈이 오지 않아야 하는 계절에 눈이 오기도 합니다. 환경부와 기상청에서 발표한 대한민국의 폭염일수 변화를 보면 기후위기가 더욱 실감이 됩니다. 이와 같은 전망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 또한 기후위기, 그리고 기후 난민이라는 주제에서 결코 동떨어져있지 않음을 상기해야 합니다. 땅이 너무 뜨거워지고, 이에 따라 전염병이 다시 전 세계를 강타하며, 가뭄과 홍수가 빈번히 발생한다면, 우리는 언젠가 ‘인터스텔라(행성 간의) 난민’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기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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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기만 한 기후정의, 동네 도서관에서부터! : 느티나무도서관 사서 인터뷰
  탄소중립과 기후정의 등, 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로 세상이 시끌시끌한 요즈음. 용어들은 어렵고, 정책들도 무슨 이야기인지 잘 모르겠고, 전문가들만이 할 수 있는 일처럼 느껴지기도 하지요. 탄소중립과 기후정의… 이런 어려운 용어들의 실천은 정말 정부나 기업, 기후운동단체만 할 수 있는 것일까요?   위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니다!!’ 입니다! 최근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에너지시민연대에서는 화석연료에 의존한 기존 문명을 넘어서는 도전과 책임이 필요하며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우리의 일상생활과 어떻게 연계시키고 행동할 것인지 논의하며 시민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에너지데일리, 2021). 게다가 탄소중립기본법 시행되면서 지역의 역할이 이전보다 더욱 중요해지기도 했지요(이로운넷, 2022).   이렇게 시민과 지역사회의 역할이 중요해진 지금, 시민과 지역사회가 중심이 되어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곳이 있습니다. 정부도, 기업도, 기후운동단체도 아닌, 바로 느티나무도서관입니다! 도서관과 기후운동? 두 단어의 나열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신다고요? 그래서 준비해보았습니다. 느티나무도서관 사서님과의 인터뷰! 효경: 김경현 사서님(이하 경현) 안녕하세요!   경현: 안녕하세요, 느티나무도서관 사서 김경현이라고 합니다!   효경: 귀한 시간을 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본격적으로 기후위기에 대한 다양한 행동을 이야기 해주시기 전에, 느티나무도서관에 대한 소개 먼저 부탁드려도 될까요?   경현: 물론이죠. 느티나무도서관은 ‘누구나 꿈꿀 권리를 누리는 세상’이라는 슬로건 아래에서 운영이 되고 있는 사립공공 도서관이예요. 용인시 수지구에 위치해있고요. 2000년도에 느티나무어린이 도서관으로 개관을 했는데, 2007년에는 지금의 자리로 위치를 옮기면서 느티나무도서관이라는 이름으로 재개관을 하게 되었답니다. 느티나무도서관은 ‘도서관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여러 활동들을 진행하고 있어요.   효경: 정말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계신다고 들었어요. 홈페이지와 SNS 등, 느티나무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들을 접해본 적이 있는데요, 도서관으로서 멋진 시도를 하게 되신 느티나무도서관의 계기를 알 수 있을까요?   경현: 도서관이니까 기본적으로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이구요. (웃음) 여기에 도서관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여러 활동들을 함께하고 있는데요, 느티나무재단 설립 목적 중 ‘사회의 변화에 대응하는 미래의 도서관의 상을 모색하고 실천하며 시민들 스스로 마을과 도시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서 더 나은 삶을 만들어나가는 것에 기여함’이라는 부분이 있거든요. 따라서 시민들의 삶의 터전인 마을과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장소로서 도서관이 작동할 수 있게 하고 있고, 그 중에서 기후위기와 환경과 관련된 활동들을 진행하고 있답니다.   효경: 와, 정말 흥미로워요! 더욱 자세한 이야기들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경현: 그럼요. 굵직한 활동들부터 우선 이야기를 드리자면 저도 지금 열심히 참여하고 있고 가장 대표적인 활동이라고 볼 수 있는 ‘자원순환 정거장’을 이야기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이름에 ‘정거장’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죠? 여러 쓰레기들과 자원이 모일 수 있는 거점으로서의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어요. 주로 플라스틱, 캔, 페트병 등이 모여지고 있어요. 우리가 흔히 일주일에 한 번씩 하는 분리배출 쓰레기가 모인다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우실 것 같아요. 조금 특이하게 병뚜껑을 또 모으고 있어요. 병뚜껑들을 모아서 치약짜개를 만든다거나, 독서대를 만든다거나 등등, 병뚜껑을 업사이클링 하는 곳으로 모아서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색 페트병 또한 모으고 있어요. 용인시에는 마을 곳곳에 ‘페트분쇄기’가 있거든요. 자판기 크기 정도 되는 분쇄기인데, 그 안에 페트병을 넣으면 실시간으로 페트병이 갈리는 것을 볼 수가 있고, 갈려진 페트병은 티셔츠와 제로웨이스트 수납 파우치로 업사이클링이 된답니다! 아 참, 우유팩도 모으고 있어요. 우유팩도 종종 종이로 분리수거가 되곤 하는데, 안쪽에 특수 코팅이 되어있거든요. 그래서 우유팩도 따로 모으게 되면 재활용 퍼센트가 올라가기 때문에 따로 모으고, 일정 양 이상이 모이면 주민센터에 가져가요. 주민센터에서 우유팩을 모아가면 종량제 쓰레기 봉투와 재생휴지로 교환해주시거든요. 그럼 그렇게 모아진 자원은 다시 마을 주민들과 나누면서 진행되는 활동이라고 설명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효경: 저도 일주일에 한 번씩 분리수거를 하는데, 새롭게 알게 되는 사실도 많네요! 아파트나 단지에서 진행되는 분리수거와는 느낌이 조금 다를 것 같아요. 쓰레기를 들고 도서관에 가는 건 상상해본 적이 없는데. (웃음) 지역사회의 주민 분들의 반응도 궁금해요.   경현: 맞아요, 많은 분들이 도서관에 이렇게 자원순환, 쓰레기와 관련된 장소가 있다는 걸 보면 대부분 ‘신기하다! 도서관에서 이런 것도 해요?’ 하는 반응을 보여주세요. 그런데 여기서 멈추는 게 아니라 이런 정보를 알게 된 뒤, 우유팩을 가져오신다거나 실천의 움직임이 있으세요. 그렇게 계속해서 재활용이 가능한 것들을 가져다주시고, 또 주변에 홍보도 많이 되고 있어요. 저도 집에서 쓰레기가 나오면 그냥 버렸었는데 이제는 ‘아 도서관 가져갈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저한테도 변화가 있었던 거죠.   효경: 저도 정말 참여해보고 싶네요! 도서관에서는 따로 업사이클링을 진행하지는 않으시나요? 경현: 도서관 3층에 메이커스페이스가 있어요. 여기에는 작품을 만드는 활동을 하시는 느티나무 메이커스 분들이 입주해 계시거든요! 밀랍초, 비누 등등을 판매하고 있어요. 또 느티나무 메이커스 분들이 따로 마켓을 여실 때도 있는데 그때의 중심 주제가 제로웨이스트예요. 작년 겨울에는 ‘쓰레기 없는 크리스마스 장터’를 운영했답니다. 효경: 도서관 전 층을 활용한 기후활동이라니, 듣기만 해도 너무 흥미로워요! 또다른 프로그램들도 있다고 들었어요. 더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경현: 기후위기와 관련된 ‘우리는 일회용이 아니니까’와 같은 책을 다같이 모여서 소리 내어 읽는 ‘기후위기 낭독회’가 있었어요.    효경: 과거형이네요? 경현: 맞아요. (웃음) 이전에는 낭독회였지만, 지금은 ‘얼쑤수호대’라는 환경동아리로 변신했거든요. 얼쑤수호대는 기후와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꾸준히 낭독회를 진행하고 있구요, 또한 도서관에서 나오는 쓰레기 재질 조사를 한 적도 있어요. 저도 그때 참여했는데, 생각보다 분리배출이 안 되는 쓰레기가 많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우리가 자주 먹는 두부 있잖아요. 두부가 담긴 두부 곽 또한 일부 처리장에서는 크기가 너무 작아서 분리배출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부분들이 충격적이었고 신기했어요.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많은 쓰레기들을 만들어내는데 체감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잖아요.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니까 확실히 많이 알게 되어서 좋았어요. 또 최근 핫한 활동인데요, ‘플로깅’이라고 해서 쓰레기를 주우며 조깅을 하는 활동도 진행하고 있어요. 또 마을에서 진행된 기후위기 행진에도 참여했어요. 어쩌면 플로깅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행사였던 것 같네요. 이렇게 지역사회 내의 여러 환경 단체 및 다른 단체들과도 연계를 맺으면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답니다!   효경: 도서관이 할 수 있는 일들이 이렇게나 많았다니… 정말 신기해요. 다양한 기후행동과 관련된 움직임을 보여주고 계시는데 다른 시민단체나 기후활동단체와는 달리 ‘느티나무도서관만의 특색은 이거다!’, 라고 해주실 게 있을까요? 경현: 아무래도 도서관 내의 공간이다보니까 도서관 내의 자료와 책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특색이죠. 일반적으로 도서관에서 책을 분류할 때에 종교, 역사, 문학 등등 이렇게 십진분류를 하거든요. 느티나무도서관에서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궁금증과 문제들의 실마리가 될 자료들을 주제별로 엮어두기도 해요. 돌봄, 페미니즘, 비거니즘 등, 우리가 정말 일상 생활 속에서 볼 수 있는 주제들이죠? 그중에서 기후위기와 자원순환에 대한 칼럼, 기사, 책 등을 모아둔 컬렉션이 있어요. 그리고 이제 이 공간과 자원순환정거장을 공간의 연속성을 이용해 바로 옆에 위치시켜두었구요. 그렇다보니 이용자 분들이 책을 읽다가도 자원순환정거장을 보실 수 있고, 자원순환정거장을 들렀다가 책이나 기사들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거점의 역할을 하고 있고, 또 특색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효경: 도서관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그리고 보여줄 수 있는 특색이네요! 조용하고 엄숙해야 하는 공간으로서의 도서관이 아닌, 모두가 나누고 즐기며 앞으로의 공존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도서관이라니. 정말 특별하고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들이 기대되는 공간이네요!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자유롭게 해주세요.   경현: 느티나무도서관의 다양한 활동을 진행함에 있어서 예산이 정말 중요해요. 모든 활동들이 다 그렇듯요. 느티나무도서관은 사립도서관으로서 전국에 도서관 운동의 새바람을 일으키며 더 큰 세상을 향해 주민들과 함께 길을 열어왔어요. 그러나 올해 느티나무도서관은 존폐 위기를 맞는 상황에 직면해있어요. 그동안 후원자 분들의 자발적인 성금과 경기도 용인시의 지원금으로 운영되어왔는데요, 지난해 12월 경기도의회가 사립공공도서관 운영지원금 1,500만원을 전액 삭감했어요. 따라서 시민 공공성의 보루인 느티나무도서관이 계속 문을 열고 시민들과 함께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사립공공도서관 운영지원금을 재확보하기 위한 서명을 진행하고 있어요.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던 기후정의! 도서관과 함께하니, 조금은 덜 어렵게 느껴지지 않으시나요?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중요해진 지금의 시점에서 도서관 등 우리 마을의 ‘기후정의 거점’이 생긴다면, 우리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기후정의를 위한 노력들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우리 주변에 또 어떤 곳들이 기후정의를 위한 한 걸음을 내딛고 있을까요? 지역사회와 우리 주변을 둘러보며 많은 관심을 가지고, 함께 기후정의 행동에 참여해주세요! *느티나무도서관에 대한 사립공공도서관 지원 예산 복원을 위한 서명 링크는 아래와 같습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https://t.co/ceAEMSyNzs   **본 인터뷰의 내용 및 사진의 저작권은 전부 김경현 사서님께 있습니다. 무단 복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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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와 차별로 차려진 이슬람 사원 앞의 밥상
한국 사회에서 이슬람 사원을 둘러싼 갈등은 2020년 9월, 경북대학교 서문에 연면적 245.14㎡, 지상 2층 규모의 이슬람 사원을 건축하게 되며 시작되었습니다. 대구 북구는 공사 중지 행정 명령을 내렸지만 대법원은 “공사가 적법하다”며 건축주의 손을 들어주며 원심이 확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슬람 사원 건축을 반대하는 주민들과의 갈등은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습니다. 대구 북구 이슬람사원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17일 성명서에서 "일부 주민의 반대로 북구청이 이슬람사원 공사중지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반대 주민과 무슬림 유학생들의 갈등을 증폭시켰다"며 "최근 중앙정부가 현황 파악에 나서자 구청이 마지 못해 갈등 해결에 행정력을 동원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뉴스1, 풀리지 않는 대구 이슬람사원 갈등). 일부 주민들의 불법적인 방해와 반인권적 폭력, 그리고 무슬림 유학생을 조롱하고 무슬림 혐오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바비큐 파티’와 ‘돼지고기 수육 파티’ 즉, ‘마을 잔치’를 빙자한 돼지고기 수육과 소고기국밥 100인분을 준비해 참가자들과 나눠 먹는 돼지 수육 퍼포먼스를 벌였습니다. 또한 돼지의 머리나 다리, 꼬리 등을 공사장 주변에 걸어 두고, 부패할 때까지 방치한 뒤, “돼지고기는 우리(한국)의 문화이니 존중해야 한다”, “한국의 문화가 맞지 않는다면 (이슬람 사원을) 이전해야 한다.” 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은 갈등 상황이 지속되자, 대구 북구는 이슬람 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을 위해, 사원 근처 터를 매입해 경로당 등 공공시설을 짓겠다는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이들은 이 또한 거부했습니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북구청이 납득할 만한 금액을 제시하면 매각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슬람 사원 자체를 반대해온 주민들에게는 큰 매력이 없는 제안이었기 때문입니다.  반대하는 주민들은 수육 파티에 앞서 북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배광식 북구청장이 2년 만에 내놓은 해결책은 사원 건립에 걸림돌이 되는 주민들을 내쫓겠다는 통보와 다름없다. 사원 근처 터에 공공시설을 짓겠다고 하는데 결국 무슬림들이 이용하게 될 것” 이라고 밝혔습니다(한겨레, 기도하는 무슬림 옆에서 '돼지 수육' 잔치…). 다민족, 다문화, 다인종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한국의 맥락에 있어서 이는 명백한 종교적, 인종적 차별 행위입니다. 또한 한국의 문화에 무조건적으로 적응하고 동화되어야 한다는 ‘동화주의’적 입장은 다문화 사회의 임계치에 다가서고 있는 지금으로서 다소 시점이 모호한 발언으로 느껴집니다. 대법원의 판결이 현실 속에서의 종교의 자유와 차별금지에 대한 헌법적 원칙을 확인시켜주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단순히 선주민과 이주민 간의 갈등으로 보아야 할까요? 인종 차별적인 편견, 근거 없는 이슬람에 대한 혐오적 공포감이 만든 오해는 아닐까요? 우리는, 그리고 한국 사회는 혐오와 차별의 감정은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요(뉴스민, 대구 이슬람 사원 갈등 꼬박 만 2년...)?
“모두”를 위한 걸음, 세계 각 국의 이야기: 장애인 이동권 해외 사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휠체어’ 시위는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사회적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 시점에서 해당 시위의 주요 쟁점은, 장애인 이동권이 여전히 취약함을 보여준다는 것과 함께, 시민들의 출근·등교를 볼모로 삼았다는 입장의 대립으로 볼 수 있겠다. 시위에 대한 정당성이 점차 정치적 쟁점으로 번지면서, 정작 장애인 이동권과 제도 개선에 대한 고민은 뒷전으로 밀린 것으로 보이기도 하는 지금의 시점에서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한국에서의 장애인 이동권과 관련된 시위는 2001년, 오이도역 휠체어 리프트에서 노부부가 추락해 사망한 뒤로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해야 한다’라는 문제의식 하에 촉발되었다. 이후 약 20년동안 이동권에 대해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주장해왔지만, 여전히 서울 시내의 역사 중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지 않은 곳이 존재한다. 이는 지하철 및 대중교통에 대한 접근성을 낮추며, 환승 또한 불가하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비단 서울만의 문제는 아니다. 비서울권, 비수도권에서의 장애인 이동권 사각지대는 여전하며, 장애인 콜택시의 경우 지자체에 의해 운영되기 때문에 이용 대상, 요금, 운영 시간 등이 모두 통일되어 있지 않고 있다는 것이 장애인 이동권의 현실이라고 할 수 있겠다("우리 모두를 위한 것"…장애인 이동권 해외 사례는?).  이와 같이 전반적으로 ‘배리어 프리(barrier-free: 고령자나 장애인과 같이 사회적 약자들이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 제도적 장벽을 허물자는 운동)’가 보편적으로 구축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되는 한국의 상황과 달리, 해외의 선례들은 어떻게 ‘배리어 프리’를 실생활에 적용하고 있을까? 미국의 경우, 장애인법 법률 제정을 통해 장애인 등 이동약자가 탑승 가능한 저상버스 도입 의무화를 명시한 대표적인 국가로 볼 수 있다. 1990년대 미국 장애인위원회(National Council on Handicapped)에서 제출한 입법 건에 대해 ‘미국장애인법(ADA; American Disability Act)’이 제정되었다. 미국장애인법의 제2장과 3장에는 공공서비스와 민간사업체를 통해 운영되는 공공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 되어있을 뿐만 아니라 보완적 수단으로서 특별교통수단을 운영해야 한다고 명시 되어있다(특별교통수단의 경우, 장애인의 주거환경 및 장애의 경중 여부에 따라 고정된 노선을 이용하기 어려운 경우 요구됨, 특별교통수단의 경우 휠체어리프트 또는 상응하는 승하차 보조기기가 설치되어 있어야 하며 door-to-door 즉 집 앞에서 목적지 앞까지 운행되어야 함). 이어서 영국의 ‘장애인차별금지법(Disability Discrimination Act; DDA)’은 Community Transport Association(이하 CTA)에서 Community Transport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영국 전역의 수천 개의 지역 자선단체 및 커뮤니티 그룹이 지역사회 발전 및 사회적 가치 실현 등을 위해 교통수단을 원활히 제공하기 위해 구성된 협의체라 볼 수 있겠다. 학교 운송 차량, 병원 운송 차량 등 다양하게 포함되어 있으며 시 차원의 재정지원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재정 및 자선단체의 재정 등 다양하게 혼합되어 지원되고 있다. 또한 2020년부터는 모든 좌석버스에 휠체어 탑승 설비와 고정 설비 등 교통약자 지원 기준을 충족하도록 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저상버스의 경우 장애인 접근성이 98%로 나타났으며, 열차와 지하철의 경우 좌석이 접이식으로 되어있어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배리어 프리 구조로 되어있다([ON 세계] '장애인 이동권' 외국은 이렇다). 세 번째로 독일의 경우이다. 독일의 경우 장애인평등법(Behindertengleich-stellungsgesetz)에서의 장애인보호 기본원칙은 사회법전 제1권(Sozialgesetzbuch Ⅰ)에 선언 되어있다. 독일은 버스와 지하철의 입구가 넓어,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편하게 대중교통을 오르내릴 수 있게 설계되었다. 또한 차량 자체에 자동 경사판 시스템이 장착돼 교통 약자의 접근성을 확보했으며, 정차 스위치가 별도로 있어 안전한 승하차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배리어 프리가 일상화 되어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핀란드 복지가 궁금하면, 버스를 타라"). 마지막으로 핀란드의 사례이다. 핀란드 내륙의 대표적 산업도시 땀뻬레에서는 널찍한 버스를 운영하며, 장애인뿐만 아니라 유아차를 가지고 탑승하는 승객, 그리고 나이가 많은 승객들에게도 편리한 대중교통을 제공하고 있었다. 2021년부터 새로 운행하게 된 트램 또한 유아차 동반 시민, 그리고 이동보조장치를 이용하는 노인들에게 친화적일 뿐만 아니라 신체 장애인들의 이동권 또한 보장하고 있었다. 트램의 정류장은 모두 지면의 높이에 맞게 설계되었고, 인도와 트램 사이의 간격은 4cm에 불과하다. 문 옆의 램프로 문의 개폐와 승하차를 더욱 안전히 도울 수 있으며 운전사 또한 이용자들을 쉽게 도울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다. 헬싱키시의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현재 헬싱키시의 모든 버스는 저상버스로 운영되고 있으며 수동과 전동 휠체어 모두 버스에 쉽게 승하차를 할 수 있다. 트램과 지하철에도 적용되며, 택시 승하차장에서도 접근성 택시(앞선 특별교통수단)를 쉽게 이용할 수 있다('이동권 선진국' 핀란드도 '장애인들의 목숨 건 시위'가 시작점이었다). 세계 각국에서 관심을 기울이고 다양한 제도적 노력을 하고 있는 장애인들의 이동권 보장은 장애인들에게 생존권에 가까운 필수적 권리이다. 뿐만 아니라 교육, 주거, 복지, 문화생활, 사회적 교류 등 장애인들이 한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서 자유롭게 공동체 생활에 참여하면서 자아를 실현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과도 직결된다고 볼 수 있겠다('이동권 선진국' 핀란드도 '장애인들의 목숨 건 시위'가 시작점이었다)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관심과 제도적 노력은 단순히 이들뿐만 아니라 많은 비장애인들, 전술한 유아차 이용 시민이나 보행 보조기구가 필요한 사람들 등 교통약자의 이동권과 서비스 접근권과도 유의미한 관련이 있다. 이동권 문제 해결을 위해 ‘장애인만’을 위한 특별교통수단 관련 추가적인 대책에서 더 나아가, 장애인 이동권이 여전히 취약함에 집중해, 모든 시민이 이용하는 일반 대중교통에 있어서의 제도적 정비가 필요한 시점은 아닐까.   참고 자료 이경준, 최윤영(2013), 장애인복지론, 양서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변재원 정책국장, 장애인 이동권 증진 방안에 관한 연구: 버스 및 특별교통수단(장애인 이동권 증진 방안에 관한 연구 -버스및특별교통수단)
장애인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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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바깥의’ 다문화청년들
* 다문화란 여러 나라의 생활양식을 뜻하며, 다양한 문화와 인종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하나의 사회 안에서 서로 다양성과 차이를 존중하며 공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에서는 다문화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정책에 적용함에 있어서 결혼이주자 또는 재한외국인에 국한되는 등 좁은 의미로써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최근 보다 넓은 의미의 용어인 ‘문화다양성’으로 대체되고 있지만 정책과 실태조사 등에서는 여전히 ‘다문화’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본 글에서는 용어의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 문화다양성이라는 용어 대신 다문화라는 용어를 선택해 표기하고자 한다. ** 다문화청년의 정의와 구분은 다양하지만, 본 글에서는 다문화청년들의 부모의 국적과 다문화청년들의 출생지에 따라 다음과 같이 유형을 구분했다.   한국은 상당한 수의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 국제결혼의 증가 등으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것을 다문화사회라고 부르고 있다. 코로나19의 전파를 막기 위해 각국이 국경에 높은 장벽을 세우고 전체적인 이동을 통제하게 되면서 이주민의 증가추세가 잠시 주춤하는 현상을 보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내에서의 이주민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전의 한국과 비교했을 때 크게 변화했다. 통계청(2020)에 따르면 다문화간 혼인은 2019년 기준 24,721건으로 전년대비 4.0% 증가했으며, 다문화 출생은 17,939명으로 전년대비 0.8% 감소했지만, 전체 출생에 있어서 다문화 출생의 비중은 6.0%로 전년 대비 0.4%p 증가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통계에서 보이듯 한국 사회에서의 다문화가정은 증가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다문화 출생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교육통계서비스(KESS)에서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초등학생의 4%, 중학생의 2%, 고등학생의 1%가 학교에 다니는 다문화가정 학생이라고 밝혔다. 2014년 기준 초등학생 1.8%, 중학생 0.7%, 고등학생 0.4%에 다르던 비율에 비해 6년만에 급격하게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동시에 한국사회의 전체 학생수가 2019년 기준 1,411,027명이었던 것에 반해, 2020년 기준 1,337,312명, 2021년 기준 1,299,965명으로 점차 감소하고 있지만 전체 다문화배경 학생은 2017년 기준 109,387명이었던 것에서 2019년 기준 137,225명으로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에는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다문화 학생이 가장 많지만, 이 세대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시기인 2024년부터는 다문화 2세대 청년층이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문화 배경을 가진 아동과 청소년이 이제는 20대 초기에 진입하게 되면서 한국사회에 내에서 노동자로 자연스럽게 자리잡게 되는 시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한국의 국가 정책과 연구들은 대부분 결혼이주민과 다문화가족의 구성원에 주목하고 있었다. 반면 다문화 학생 담론에서도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온 다문화청년들에 대한 주목은 부족했고(김진희 외; 2021), 다문화가정에 대한 유일한 실태조사라고 할 수 있는 다문화가정실태조사에서도 다문화청년들은 배제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다문화청년 당사자들은 ‘뚝 끊기는 느낌’이 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경향신문; 2021). 다문화청년들은 정책 바깥에 서있는 존재들이 된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이들에 대한 공약을 찾아보긴 어렵고, 그나마 있는 다문화 공약들도 결혼이주여성, 즉 한국인을 낳아주고 길러주는 대상들에게 치중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사회에서 자란 다문화배경 청년임과 동시에 다문화 시민 2세대로 불리는 이들에 대한 실태는 더욱 확인하기 어려우며, 이들이 한국사회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문화가정실태조사로부터 짐작하는 수준에 그친다. 다문화와 관련된 실태에서 큰 블랙박스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노동하고 있는지에 대해 파악할 수 없는 현 상황을 일각에서는 ‘다문화 20대 청년들의 실종’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실종된 다문화배경 청년들을 어떻게 찾고 파악할 수 있는가?   한국 사회에서 자리 잡게 되는 다문화청년들은 국내 출생이든, 중도 입국이든 다양한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순수 한국인’ 청년들과 다를 바 없이 자본주의 체제 아래에서 노동시장에 뛰어들어 생계를 이어가게 된다. 그렇기에 다문화청년들의 삶에 있어서 상당부분을 차지하게 되는 노동에 대해 파악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한국 사회의 점차 다수로 자리 잡아갈 다문화청년들의 삶의 상당부분을 이해하지 못할 수밖에 없다. 다문화청년들이 노동을 통해 한 명의 시민으로서 자리잡고, 시민으로서 참여의 기능을 할 수 있게 하는 노동시장으로의 진입에 있어서 어떤 과정을 밟고 있으며 노동시장 내에서 어떻게 자리하고 있는지, 이를 통해 한국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으며 더 나아가 한국사회에서 어떻게 영향을 미치게 되는 지에 대한 실태 파악과 지원체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참고문헌 김진희, 김자영, 권진희. (2021). 다문화배경 청년의 학습생활과 교육 요구에 대한 질적 분석. 평생학습사회, 17(2), 6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