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혐오와 차별로 차려진 이슬람 사원 앞의 밥상

2023.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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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많은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이슬람 사원을 둘러싼 갈등은 2020년 9월, 경북대학교 서문에 연면적 245.14㎡, 지상 2층 규모의 이슬람 사원을 건축하게 되며 시작되었습니다. 대구 북구는 공사 중지 행정 명령을 내렸지만 대법원은 “공사가 적법하다”며 건축주의 손을 들어주며 원심이 확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슬람 사원 건축을 반대하는 주민들과의 갈등은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습니다. 대구 북구 이슬람사원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17일 성명서에서 "일부 주민의 반대로 북구청이 이슬람사원 공사중지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반대 주민과 무슬림 유학생들의 갈등을 증폭시켰다"며 "최근 중앙정부가 현황 파악에 나서자 구청이 마지 못해 갈등 해결에 행정력을 동원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뉴스1, 풀리지 않는 대구 이슬람사원 갈등).


일부 주민들의 불법적인 방해와 반인권적 폭력, 그리고 무슬림 유학생을 조롱하고 무슬림 혐오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바비큐 파티’와 ‘돼지고기 수육 파티’ 즉, ‘마을 잔치’를 빙자한 돼지고기 수육과 소고기국밥 100인분을 준비해 참가자들과 나눠 먹는 돼지 수육 퍼포먼스를 벌였습니다. 또한 돼지의 머리나 다리, 꼬리 등을 공사장 주변에 걸어 두고, 부패할 때까지 방치한 뒤, “돼지고기는 우리(한국)의 문화이니 존중해야 한다”, “한국의 문화가 맞지 않는다면 (이슬람 사원을) 이전해야 한다.” 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은 갈등 상황이 지속되자, 대구 북구는 이슬람 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을 위해, 사원 근처 터를 매입해 경로당 등 공공시설을 짓겠다는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이들은 이 또한 거부했습니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북구청이 납득할 만한 금액을 제시하면 매각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슬람 사원 자체를 반대해온 주민들에게는 큰 매력이 없는 제안이었기 때문입니다.  반대하는 주민들은 수육 파티에 앞서 북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배광식 북구청장이 2년 만에 내놓은 해결책은 사원 건립에 걸림돌이 되는 주민들을 내쫓겠다는 통보와 다름없다. 사원 근처 터에 공공시설을 짓겠다고 하는데 결국 무슬림들이 이용하게 될 것” 이라고 밝혔습니다(한겨레, 기도하는 무슬림 옆에서 '돼지 수육' 잔치…).


다민족, 다문화, 다인종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한국의 맥락에 있어서 이는 명백한 종교적, 인종적 차별 행위입니다. 또한 한국의 문화에 무조건적으로 적응하고 동화되어야 한다는 ‘동화주의’적 입장은 다문화 사회의 임계치에 다가서고 있는 지금으로서 다소 시점이 모호한 발언으로 느껴집니다. 대법원의 판결이 현실 속에서의 종교의 자유와 차별금지에 대한 헌법적 원칙을 확인시켜주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단순히 선주민과 이주민 간의 갈등으로 보아야 할까요? 인종 차별적인 편견, 근거 없는 이슬람에 대한 혐오적 공포감이 만든 오해는 아닐까요? 우리는, 그리고 한국 사회는 혐오와 차별의 감정은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요(뉴스민, 대구 이슬람 사원 갈등 꼬박 만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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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오랜 기간 단일 민족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지녀온 한국 사회에서 이와 같은 갈등은 앞으로 더욱 확대되겠지요. 물론 오늘날 단일 민족이라는 정체성 자체가 그저 신화에 불과했음이 계속해서 지적되고 있지만요. 그 어느 때보다도 사람들과의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행정적인 조치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보입니다. 수많은 역사가 증명하듯 유일한 해결책은 서로를 이해하고 대화하는 것이겠죠.

이런 간극을 보면 정말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것 같아요. 그나마 이렇게 글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아봅니다.

내전과 자연 재해, 민주화운동 등으로 거의 매일 고난에 시달리고 있는 서아시아나 북아프리카, 동남아시아에서, 청소년과 청년 세대들은 지하에서 케이팝 파티를 하며 전쟁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잊는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한류의 종말은 이수만이 얼마를 해먹었냐가 알려지는 시점이 아니라, 이슬람 사원 앞에서 돼지고기를 차려놓고 잔치를 벌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세계에 알려지는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