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문화란 여러 나라의 생활양식을 뜻하며, 다양한 문화와 인종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하나의 사회 안에서 서로 다양성과 차이를 존중하며 공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에서는 다문화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정책에 적용함에 있어서 결혼이주자 또는 재한외국인에 국한되는 등 좁은 의미로써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최근 보다 넓은 의미의 용어인 ‘문화다양성’으로 대체되고 있지만 정책과 실태조사 등에서는 여전히 ‘다문화’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본 글에서는 용어의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 문화다양성이라는 용어 대신 다문화라는 용어를 선택해 표기하고자 한다.
** 다문화청년의 정의와 구분은 다양하지만, 본 글에서는 다문화청년들의 부모의 국적과 다문화청년들의 출생지에 따라 다음과 같이 유형을 구분했다.
한국은 상당한 수의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 국제결혼의 증가 등으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것을 다문화사회라고 부르고 있다. 코로나19의 전파를 막기 위해 각국이 국경에 높은 장벽을 세우고 전체적인 이동을 통제하게 되면서 이주민의 증가추세가 잠시 주춤하는 현상을 보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내에서의 이주민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전의 한국과 비교했을 때 크게 변화했다. 통계청(2020)에 따르면 다문화간 혼인은 2019년 기준 24,721건으로 전년대비 4.0% 증가했으며, 다문화 출생은 17,939명으로 전년대비 0.8% 감소했지만, 전체 출생에 있어서 다문화 출생의 비중은 6.0%로 전년 대비 0.4%p 증가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통계에서 보이듯 한국 사회에서의 다문화가정은 증가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다문화 출생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교육통계서비스(KESS)에서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초등학생의 4%, 중학생의 2%, 고등학생의 1%가 학교에 다니는 다문화가정 학생이라고 밝혔다. 2014년 기준 초등학생 1.8%, 중학생 0.7%, 고등학생 0.4%에 다르던 비율에 비해 6년만에 급격하게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동시에 한국사회의 전체 학생수가 2019년 기준 1,411,027명이었던 것에 반해, 2020년 기준 1,337,312명, 2021년 기준 1,299,965명으로 점차 감소하고 있지만 전체 다문화배경 학생은 2017년 기준 109,387명이었던 것에서 2019년 기준 137,225명으로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에는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다문화 학생이 가장 많지만, 이 세대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시기인 2024년부터는 다문화 2세대 청년층이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문화 배경을 가진 아동과 청소년이 이제는 20대 초기에 진입하게 되면서 한국사회에 내에서 노동자로 자연스럽게 자리잡게 되는 시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한국의 국가 정책과 연구들은 대부분 결혼이주민과 다문화가족의 구성원에 주목하고 있었다. 반면 다문화 학생 담론에서도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온 다문화청년들에 대한 주목은 부족했고(김진희 외; 2021), 다문화가정에 대한 유일한 실태조사라고 할 수 있는 다문화가정실태조사에서도 다문화청년들은 배제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다문화청년 당사자들은 ‘뚝 끊기는 느낌’이 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경향신문; 2021). 다문화청년들은 정책 바깥에 서있는 존재들이 된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이들에 대한 공약을 찾아보긴 어렵고, 그나마 있는 다문화 공약들도 결혼이주여성, 즉 한국인을 낳아주고 길러주는 대상들에게 치중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사회에서 자란 다문화배경 청년임과 동시에 다문화 시민 2세대로 불리는 이들에 대한 실태는 더욱 확인하기 어려우며, 이들이 한국사회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문화가정실태조사로부터 짐작하는 수준에 그친다. 다문화와 관련된 실태에서 큰 블랙박스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노동하고 있는지에 대해 파악할 수 없는 현 상황을 일각에서는 ‘다문화 20대 청년들의 실종’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실종된 다문화배경 청년들을 어떻게 찾고 파악할 수 있는가?
한국 사회에서 자리 잡게 되는 다문화청년들은 국내 출생이든, 중도 입국이든 다양한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순수 한국인’ 청년들과 다를 바 없이 자본주의 체제 아래에서 노동시장에 뛰어들어 생계를 이어가게 된다. 그렇기에 다문화청년들의 삶에 있어서 상당부분을 차지하게 되는 노동에 대해 파악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한국 사회의 점차 다수로 자리 잡아갈 다문화청년들의 삶의 상당부분을 이해하지 못할 수밖에 없다. 다문화청년들이 노동을 통해 한 명의 시민으로서 자리잡고, 시민으로서 참여의 기능을 할 수 있게 하는 노동시장으로의 진입에 있어서 어떤 과정을 밟고 있으며 노동시장 내에서 어떻게 자리하고 있는지, 이를 통해 한국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으며 더 나아가 한국사회에서 어떻게 영향을 미치게 되는 지에 대한 실태 파악과 지원체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참고문헌
김진희, 김자영, 권진희. (2021). 다문화배경 청년의 학습생활과 교육 요구에 대한 질적 분석. 평생학습사회, 17(2), 61-88.
코멘트
3정책 바깥에 있다는 것은 시민 취급을 받지 못하는 비시민이라는 말인 것 같습니다. 다문화청년들의 노동은 필요로 하면서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것은 모순적인 것 같습니다. 다문화청년들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들이 마련되면 좋겠네요.
요즘 방송을 보면 다문화 청년들이 많이 나오는걸 알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학생이었는데 이제 청년이 됐네?' 싶은 사람들이 있지요. 이들오 우리와 같이 자랐다는 것을 이 글을 보면서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청년'이 온 국가의 화두가 되어 곳곳에 청년정책이 만들어지고 제도와 사회적 공감까지 만들어진적이 있는데요. 그 논의에서도 다문화청년은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제 한국도 '한국스러운' 이라는 전통적인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때가 되지 않을까요? 우리 사회에 있는 다양성을 더 살펴봐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 문장에 매우 공감합니다.
"다문화청년들이 노동을 통해 한 명의 시민으로서 자리잡고, 시민으로서 참여의 기능을 할 수 있게 하는 노동시장으로의 진입에 있어서 어떤 과정을 밟고 있으며 노동시장 내에서 어떻게 자리하고 있는지, 이를 통해 한국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으며 더 나아가 한국사회에서 어떻게 영향을 미치게 되는 지에 대한 실태 파악과 지원체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