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정] 학술동향 에세이
느린 학습자를 정서적으로 취약하게 만드는, 감정표현과 의사소통에서의 어려움은 무엇인가에 대해 탐색하기 위해 여러 선행연구와 도서를 찾아보았습니다. 먼저 부트캠프 대원분께서 추천해주신 책 <케이크를 자르지 못하는 아이들>은 경계선 지능 아동의 특성을 쉽게 풀어놓은 대중서적입니다. 이와 더불어 책 <경계선 지능을 가진 아이들> 또한 경계선 지능 아동에 대한 여러 연구 결과를 모아 특성에 대해 설명하는 이론서입니다. 앞으로 이 책들을 읽으며 경계선 지능 아동에 대한 이해를 넓혀보고자 합니다. 느린 학습자에 대한 학술적 용어가 통일된지 얼마 되지 않아 논문을 찾을 때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경계선지능, 경계선 지적 기능, 느린학습자 등 여러 키워드를 검색하여 논문을 찾았고, 저의 주제와 밀접한 논문을 추려보았습니다. 먼저 국내 학술지에서는 정희정, 이재연(2005) 연구를 통해 느린 학습자 아동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고, 이 논문에 인용된 해외 학술지 논문으로는 Masi, G., Marcheschi, M., & Pfanner, P. (1998) 와 MacMillan, D. L., Gresham, F. M., Bocian, K. M., & Lambros, K. M. (1998) 연구가 있었는데, 느린 학습자의 정신병리적 어려움을 다룬다는 점에서 앞으로 꼭 읽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느린 학습자의 특성 뿐만 아니라 정서, 사회성 향상을 위한 중재 연구 및 개입 프로그램에 대한 연구도 추가적으로 찾아보았습니다. 앞으로 특성에 대한 연구를 공부해나가며, 다른 연구자들은 어떠한 방식으로 개입을 했는지 파악해보고자 합니다. 제가 이번에 읽어본 논문은 동일한 연구진이 작성한 두 개의 논문입니다. 각각 2005년과 2008년에 수행된 연구로, 발행년도가 비교적 과거이긴 하지만 느린 학습자 아동의 특성과 개입 프로그램에 대한 연구에 자주 인용되는 핵심 논문이라 볼 수 있습니다. 두 연구를 함께 읽는다면 자폐증과 같은 타 장애를 동반하지 않은 경계선 지능 아동의 인지, 학습, 행동, 정서적 특성에 대해 분석하여 이 아동들을 위한 효율적인 치료와 교육방법의 개발을 위한 중요한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느린학습자 아동의 상대적으로 낮은 지능(IQ 71-84)은 지능의 문제로 끝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느린학습자 아동은 청각적 기억능력 및 단기 기억능력과 같은 주의력이 낮고, 언어지연의 문제를 보입니다. 그리고 느린학습자 아동은 또래에 비해 유아적이고 미성숙한 정서양상을 보이는데, 이와 같은 정서양상이 정확히 어떠한 양상인지 탐색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느린학습자 아동은 사회적 이해능력이 부족한 측면이 있습니다. 이는 이들의 적절한 상황판단 및 대처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청각적 기억능력 및 단기 기억능력과 같은 주의력의 저하, 언어지연, 미성숙한 정서양상, 사회적 이해능력의 부족은 이들이 또래집단과 어울리는 것을 어렵게 합니다. 사회적 관계를 맺는 것이 어려워지면 심리적 안녕감이 떨어지고 고립, 우울, 불안등을 느끼기 쉽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우울 아동의 경우에도 지능검사 결과에서 시간제한이 있거나 민첩한 정신-운동 속도를 요하는 동작성 영역에서 부진한 수행을 보이는 것으로 보아(정희정, 이재연, 2005), 이 문제를 그대로 방치한다면 느린 학습자 아동은 교우관계와 학습 모두에서 소외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에 리뷰한 두 연구 외에도 리스트업 해놓은 선행연구와 책들을 꾸준히 읽으며 느린 학습자 아동의 특성을 다방면으로 이해하고 아직 연구되지 않은 분야를 발견해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참고문헌 책 <케이크를 자르지 못하는 아이들>책 <경계선 지능을 가진 아이들>  정희정, & 이재연. (2005). 경계선지능 아동의 인지적, 행동적 특성. 아동복지연구, 3(3), 109-124.정희정, & 이재연. (2008). 경계선 지적 기능 아동의 특성. 특수교육학연구, 42(4), 43-66.Masi, G., Marcheschi, M., & Pfanner, P. (1998). Adolescents with borderline intellectual functioning: Psychopathological risk. Adolescence, 33(130), 415.MacMillan, D. L., Gresham, F. M., Bocian, K. M., & Lambros, K. M. (1998). Current plight of borderline students: Where do they belong?. Education and Training in Mental Retardation and Developmental Disabilities, 83-94.박미희. (2024). 학령기 경계선 지능의 아동에 관한 문헌적 고찰. 교육과 문화, 6(1), 87-107.Emerson, E., Einfeld, S., & Stancliffe, R. J. (2010). The mental health of young children with intellectual disabilities or borderline intellectual functioning. Social psychiatry and psychiatric epidemiology, 45, 579-587. 서유진. (2024). 경계선 지능 학생의 정서, 사회성 향상을 위한 중재 연구 분석. 초등교육연구, 34(2), 413-424.박애규, 이세화, 이여름, & 장미경. (2022). 느린학습자 아동에 대한 사회· 정서 개입 프로그램 동향 연구. 아동복지연구, 20(2), 115-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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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정] 느린 학습자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하여
*본 게시물은 <연구원정 부트캠프>에 참여 중인 대원님의 연구과정을 정리한 글 입니다. ( https://naioth.net/bootcamp ) 사람은 자신의 행복을 꿈꾸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란 매우 힘든 일 인 것 같습니다. 특히 비교적 배움의 속도가 느린 편에 속하는 느린 학습자는 자신의 삶을 영위하고 심리적 안녕감을 느끼며 사는 것이 더욱 힘들어 보입니다.   느린 학습자를 아시나요? 경계선 지능인으로도 불리는 이들은 표준화된 지능검사 결과가 지능 지수(IQ) 전체 평균인 100점을 기준으로 IQ 71점 이상 84점 이하에 해당하는 사람입니다. 대부분 주의 집중이 어렵고, 적절한 상황 판단이나 대처능력이 부족하고, 감정 표현이나 의사소통에 서투르기 때문에 초등학교 입학 후부터 눈에 띄게 학습이나 또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느린 학습자는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요? 느린 학습자 아동 청소년의 경우 학교를 가도 수업 진도를 따라가기 힘들고, 친구들과 관계를 맺는 것에 있어서도 어려움을 느끼며, 이로 인해 고립감과 외로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들이 최소한의 문해 능력과 문제해결능력, 그리고 사회적 의사소통 기술을 갖추기 위해 이루어져야 할 교육과 상담이 아직 많이 부족한 현실입니다. 만약 이 문제를 방치한다면 현실에서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느린 학습자는 현실에서 충족하지 못한 관계에 대한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SNS 세상에 몰입하게 됩니다. 특히 남들을 쉽게 믿는 특성을 가진 느린 학습자가 SNS에만 몰두하게 되면 이들이 디지털 성범죄, 보이스 피싱 등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아이들이 성장하여 성인이 되었을 때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구하거나 면접을 보는 과정에서 적절한 능력을 충분히 갖추지 못하여 낙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소통 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또래집단과 섞이지 못해 은둔에 빠지기 쉽습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저는 느린 학습자의 심리적 안녕감 증진을 목표로 한 걸음 내딛어보려 합니다. 느린 학습자 아동 청소년의 심리적 안녕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감정표현과 의사소통 측면에 집중해보고 싶습니다. 느린 학습자를 정서적으로 취약하게 만드는 근본적인 원인인 감정표현과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깊이 이해하고, 소통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개입 방법을 연구해보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찾아본 연구에 의하면, 느린 학습자는 경직된 인지적 기능으로 인해 적절한 상황판단 및 대처능력이 부족하고 이는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저항하지 못하는 형태로 나타나거나, 분노조절이 되지 않는 형태로 나타나는 등 극단적인 반응이 초래됩니다. 이외에도 파국화 사고, 인지적 공감 능력 부족이 이들의 감정표현과 의사소통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밝혀졌습니다. 사실 저는 위의 문제를 탐구하며 또 다른 문제에도 관심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아동학대, 유기 등으로 인해 시설 내에서 보호를 받으며 살아가는 아이들 중에는 성장과 발달에 필요한 자극을 덜 받아 경계선 지능을 갖게 된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이 자립능력이 충분히 키워지지 않았음에도 성인이라는 이유로 시설을 나가야만 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느린 학습자와 시설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에서는 아이들에게 다른 어떠한 능력 보다도 사회적 관계 기술을 키워주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이에 저는 가정 외 보호를 받는 느린 학습자 아동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소통하는 데 있어 어떠한 어려움을 겪는지 알아보고 싶어졌습니다. 망망대해와 같은 이 세계를 약 한달간 헤엄치며 정확한 목적지를 정하지 못하고 똑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보다 이 길을 먼저 가신 훌륭한 연구자분들의 고뇌와 통찰을 읽고 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조정하고 또 조정해 나가며, 이 답답함을 기꺼이 견뎌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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