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필리핀 가사관리사, 그들은 누구일까
100명의 필리핀 가사관리사들 입국 지난 8월 6일, 필리핀 가사관리사가 100명이 한국에 입국했다. 이들은 오는 9월부터 6개월간 한국 가정에서 가사관리사로 일하게 된다. 모두 최저임금과 4대 보험을 적용받는다. 전일제 고용 시 월 238만 원을 받게 된다. 서울시는 총 157가정을 선정했다. 선정된 가정은 동남권(서초, 강남, 송파)이 59가정, 도심권(종로, 중구, 용산, 성동, 광진, 서대문, 동대문)이 50가정, 서북권(은평, 마포, 양천, 강서)이 21가정, 서남권(구로, 영등포, 동작, 관악)이 19가정, 동북권(중랑, 성북, 노원, 강북)이 8가정이었다. 선정된 가정을 보면 동남권이 약 40%로 가장 많다. 소득 수준이 높은 동네다. 강남 8학군이라는 말처럼, 이 지역은 필리핀 가사관리사가 자녀 교육에 도움이 될지에도 큰 관심을 두고 있다. 강남권 부모들이 주로 활동하는 한 맘 카페에서는 “필리핀 가사 도우미가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될까요?” 라는 문의가 올라오고, 그 답변으로 “필리핀 사람들은 영어를 잘해서 도우미로 쓰면 영어 유치원 보내는 것과 같다.”는 답변이 올라온다고 한다. 이러한 내용을 보면 필리핀 가사관리사가 가사를 도우러 온 건지, 자녀 교육을 위해 온 건지 혼란스럽다. 자녀 교육도 가사의 일환인가 싶다. 가정 내 언어로 영어를 쓰는 걸 뭐라고 할 사람은 없지만, 글쎄. 어디까지가 업무 범위인지 구분 짓기 어려운 상황에서,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이 일하는 가정 자녀의 영어까지 신경 써줘야 하는 상황이 눈에 그려진다. 행여 우리 가사관리사는 영어를 잘한다, 우리 가사관리사는 생각보다 못한다며 비교 대상이 되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된다. 실효성에만 집중되어 있다 언론에서 나오는 이야기도, 시민들의 관심사도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이 실효성에 초점을 맞춘다. 그들이 어떤 비자를 통해 국내에 입국했고, 급여를 얼마를 받는지, 가사관리사 제도가 실효성이 있을지에만 집중하고 있다. 일부 논쟁에서는 최저임금을 줘야하는가 말아야 하는가에 집중되기도 한다. 이러한 실효성 논쟁이 불필요한 건 아니나, 여기에만 집중하는 건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번 필리핀 가사관리사 도입은 6개월 시행을 거쳐 정식 도입할지 말지를 결정하게 된다. 만약, 실효성이 좋아서 도입이 확대된다면 향후 우리나라에는 해외 가사관리사가 더욱 확대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제도를 안착시켜야 한다면, 우리나라에 오는 사람들이 어떤 문화와 배경 속에서 온 사람들인지 아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알아봤다. 필리핀 가사 관리사, 그들은 도대체 누구이며, 어떤 배경을 갖고, 고학력의 전문가 일자리를 버리고 우리나라의 가사관리사로 왔는지 말이다. 필리핀 가사관리사, 그들은 누구인가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이 한국에 온 표면적인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 일 것이다. 1인당 GDP를 봐도 필리핀과 우리나라의 소득 격차는 현저하다.  2022년 기준, 필리핀의 1인당 GDP는 약 3,500달러다. 같은 해 우리나라 1인당 GDP인 32,000달러에 약 10배 못 미친다. 국내에서 최저임금이, 필리핀 현지에서는 몇 달 치 월급이 된다. 돈, 해외로 나가서 일하기 충분하고 유일한 이유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면도 분명히 있다. 과거 70년대 우리나라 사람들이 독일에 광부와 간호사로 파견을 나가 외화를 벌어오고, 자신들의 가정을 먹여 살렸듯이, 국내 영화나 소설들이 그 당시 우리나라 상황과 각 가정의 상황을 보여주듯이,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에게도 그 이면의 이유가 있을 거라고. 그래서 조금 알아봤다. 필리핀 가사 도우미 그들은 누구이며, 왜 고학력의 그들이 해외로 나가는지 말이다. 조금만 살펴본 그들의 이면은 씁쓸했다. 필리핀 가사관리사, 세계화의 하인들 책, <세계화의 하인들>은 미국과 이탈리아에서 이주가사노동자로 일하는 필리핀 사람들을 다룬 책이다. 책은 제목처럼 세계의 하인으로 일하는 이유가 세계화와 연관된다고 말한다. 세계화는 저임금 고강도 노동을 개발도상국에 이전시키고, 고부가가치 사업을 선진국이 차지하면서 국가 간의 경제적 불평등을 만들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개발도상국의 경제 성장이 일어난 건 사실이다. 우리나라도 이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폐해가 있던 것도 사실이다. 개발도상국이 선진국 산업에 의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선진국이 원하는 고용 시 일만 하다 보니, 그 나라의 발전이 더디게 된다. 인구는 많은데, 산업 발전이 더뎌 일자리가 없고, 경제발전이 더뎌져 임금이 낮은 것의 반복이다. 그 결과 해외로 나가는 것이다. 필리핀 여성들은 주로 이주가사노동자로 해외에 나간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1,150만 명의 이주가사노동자가 있고, 필리핀 정부 추산에 따르면 이주가사노동자 3분의 1이 필리핀 사람들로 전해진다. 이번에 국내에 들어온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은 중 대다수가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한 사람들로 전해진다. 한 가사관리사는 대학에서 마케팅을 전공했고, 다른 가사관리사는 교사를 하다가 그만두고 한국에 왔다. 이렇게 고학력자 임에도 해외 가사관리사로 일하는 것도, 앞서 필리핀의 산업 상황과 연관된다. 모순적 상황에 대한 억울함을 느낀다 사용자인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검증된 사람들이 오고, 고학력에 선망받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오는 건 두 팔 벌려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그 당사자인 필리핀 가사관리사는 억울함을 느낀다. 원해서가 아닌, 환경적인 상황에 의해 자신의 고학력을 포기한 것이기 때문이다.  책, <세계화의 하인들>에서는 필리핀에서 교사였던 사람들이, 해외에서 가사관리사로 일하는 것에 억울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스스로 원해서가 아닌 환경적인 상황에 어쩔 수 없이, 교사에서 가사관리사가 된 것에 억울함을 느끼는 것이다. 이혼이 불법인 가부장적인 제도 필리핀 여성들이 박탈감을 느낌에도 해외로 나가서 일하는 건, 필리핀 특유의 강한 가부장제 문화 때문이다. 필리핀은 바티칸을 제외하고, 이혼이 불법인 유일한 나라다. 전국민의 80%가 가톨릭을 믿는데, 이혼이 종교 가르침에 어긋난다는 이유다. 내부적으로 법안을 바꾸려는 시도가 있으나 하원을 넘어도 상원을 넘지 못하고 있다. 보수적인 분위기와 종교의 압력 때문이라는 분석이 주류다. 책, <세계화의 하인들>은 이러한 가부장적인 문화에서 벗어나기 위해 타국의 이주 가사관리사로 일한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번 돈을 다시 본국에 송금해 가족을 부양하고 있다고 말한다. 가부장제와 보수적인 분위기를 피해 해외로 왔지만, 가족을 부양하는 일은 차마 놓지 못하는 것이다. 전체 GDP의 8.8%를 담당하는 영웅들 세계은행에 따르면, 필리핀 이주가사노동자들은 매해 260억 파운드(한화 약 45조)를 필리핀 본국으로 보내고 있다. 이는 필리핀 GDP의 8.8%를 차지한다. 또한 필리핀 전체 가구의 12%가 이렇게 송금한 금액으로 생활한다고 전해진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필리핀의 전임 대통령인 두테르테는 그들을 “산업 영웅"으로 불렀다. 과거 우리나라가 독일 광부와 간호사로 파견 나간 사람들의 노고를 치하했듯, 필리핀에서도 동일한 말들이 이루어졌다. 두테르테는 전 필리핀 대통령은 2019년 한 행사에서 “필리핀의 발전을 위해 그 어느때보다도 해외에서 일하는 여러분들과 여러분 가족들의 참여가 필요합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계속 필리핀을 자랑스럽게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녀는 그들를 알지 못한다 보수적인 종교와 가부장제를 피해 해외에서 일을 하고, 그 돈으로 가족들을 부양하고, 산업 영웅으로 불려도, 다시 본국으로 돌아간 가정에서 그들의 자녀는 그들을 알아보지 못한다. CNN은 해외 가사관리사로 일하는 필리핀 여성 4명을 인터뷰 했다. 그 중 돌로레스(Dolores)라는 여성은 “내 자식이 6개월 됐을 때 일을 하러 해외에 왔고, 다시 돌아왔을 땐 그가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지만, 자신이 해외에 나가 돈을 벌면 자녀를 교육할 수 있다는 생각이, 그들을 이주노동자로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여전히 교육이 이 가난과 빈곤을 탈출할 대안이라고 믿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교육시킨 자녀의 학업 성취도가 더 떨어지는 결과가 나왔다. 어머니의 부재로, 자녀가 더욱 형제자매를 돌보는 책임감을 갖게 되어 학업에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9월부터 시작되는 그들의 삶은 어떻게 될까 나는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을 정확하게 모른다. 얇게 알아본 내용 마저도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의 삶을 다 반영하는 건 절대로 아닐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양가감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감정적으로 보면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이 처한 상황은 분명 안타깝다. 억울함을 느끼고, 가족과 떨어져 지내고, 자녀를 자주 만나지도, 자녀가 알아보지도 못하는 상황 말이다.  하지만, 반대로 당장 필리핀이 처한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게 아니고, 자라나는 자식이 있고, 필리핀 현지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 비해 몇 배나 되는 큰돈을 벌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게 한편으론 다행이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단순 급여만 비교하고, 실제 실생활에 필요한 비용은 생각하지 않았을 때 이야기지만 말이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필리핀 가사관리사는 말 그대로 우리나라 가정을 도우러 온 사람들이지만, 결코 하인처럼 부려 먹으려고 온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가사관리사 제도를 보면 업무의 경계가 모호하고, 그들을 보호하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안 보이는 게 사실이다. 이러한 장치가 보이지 않을 때 우리는 개개인에게 맡길 수밖에 없다. 필리핀 가사관리사와 국내 가정 모두 서로 존중하며 원하는 바를 얻으면 좋겠다.
🔍한신대의 유학생 강제출국, 한번에 정리해 드립니다!
👀무슨 일이야? 지난 11월 27일 한신대학교가 한신대 부설 어학당(경기도 오산시 소재)의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22명을 강제출국 시켰습니다. 사건의 경위는 이렇습니다.  11월 27일, 한신대 부설 어학당에서 공부하던 우즈베키스탄 출신 유학생 23명은 모두 한 버스에 올라탑니다. 학교측이 “외국인 등록증 수령을 위해 출입국 관리소에 가야 한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버스는 평택 출입국 관리소가 아니라 인천공항으로 향합니다. 도중에 버스는 경기도 화성시의 병점역에서 사설 경비업체 직원들을 태웠고요. 버스에서 교직원들은 “지금 출입국 관리소에 가면 여러분은 감옥에 가야한다”고 말했고, 경비업체 직원들은 학생들의 휴대폰을 압수합니다. 공항에 도착한 후, 교직원과 경비업체 직원, 통역사는 탑승보안구역까지 대동하여 학생들의 비행기 탑승을 확인합니다. 23명 중 건강문제를 호소한 1인을 제외한 22인의 우즈베키스탄 유학생들은 모두 강제로 귀국조치에 처해진 것입니다. 그리고 한신대는 귀국한 학생들에게 본인 동의로 출국했음을 인정하는 서약서에 서명해야 남은 등록금을 환불하겠다고 통보합니다.  한신대는 이날 비행기에 오른 우즈베키스탄 유학생들 모두를 제적 처리했습니니다. 출입국 서류 미제출, 기숙사 무단이탈 사고, 학습 태도 불량, 품위 위반 등을 이유로 삼았고요. 한신대는 이것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해명합니다. 어학당 관계자는 “법무부 출입국 관리소가 11월 6일 학생들의 잔고증명서를 요구했는데, 대다수의 학생이 체류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런 사실을 통보하면 학생들이 도망쳐 불법체류가가 될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죠. 대학측은 유학생이 불법체류자가 되면, 이후 유학생 모집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었다고 했죠. (한겨레, 2023.12.12) ❓문제가 뭔데? 1. 한신대는 임의적으로 유학생들을 예비 불법체류자로 간주했습니다. 설령, 한신대 교직원의 말대로 유학생들이 출입국 관리소에 갔다고 하더라도, 학생들은 감옥에 가지 않습니다. 당시 출국된 유학생 중 다수가 체류를 위한 잔고증명서 기준을 미충족 한것은 사실이지만, 보호대상이 되거나 체류자격을 상실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체류자격을 상실한 경우에도 원칙상 법무부 출입국관리소가 자진 출국을 권해야 합니다. 게다가 강제출국 당시 학생들의 비자는 만료된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이들의 비자만료 기간은 학기가 끝나는 12월 20일 전후까지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학측의 임의적 판단으로 학생들은 예비 불법체류자 취급을 받으며 자신들의 짐마저 챙기지 못한채 본국으로 돌아가야만 했습니다. (한겨레, 2023.12.12) 2. 한신대는 체류자격을 위한 통장잔고 유지에 대해 학생들에게 잘못된 공지를 했습니다.  한신대는 현지에서 유학연수생을 모집할 때 한국 체류에 필요한 잔고 유지기간을 1일로 안내했습니다. 이에 한국에 입국한 연수생들의 대부분이 중도에 체류 예치금을 사용합니다. 그러나 이후 법무부로부터 3개월의 잔고유지기간을 통보받은 한신대는 기준에 미달하는 유학연수생들이 불법체류자가 될 것을 우려해 이들을 출국시킬것을 결정합니다. 한신대와 법무부는 이 지점에 맞서고 있습니다. 법무부가 애초에 유학경비 잔고증명 필요 기간을 1일로 잘못 안내해놓고, 학생들의 입국이 임박한 9월 11일에 갑자기 3개월로 말을 바꿨다는 것입니다. 반면 법무부는 수차례 재정능력 심사 기준과 관련한 규정을 설명했다고 반박했습니다. (한겨레, 2023.12.12) 한편, 법무부는 2023년 7월 3일부터 해외 우수인재 유치와 유학생 국내 정착 유도를 위해 ‘외국인 유학생 사증발급 및 체류관리 지침’을 일부 개정하고 이를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유학비자 발급 시  재정능력 입증 기준이 ‘달러’에서 ‘원화’로 변경되고, 지방대학 유학생의 경우, 학위과정은 1천 6백만 원, 어학연수생은 8백만 원 상당의 재정능력을 입증하도록 기준이 완화되었고요. (법무부 보도자료, 2023.06.23) 🔍현재 상황은 어때? 한신대의 이러한 결정에 대해 한신대 유학생 강제출국 사태 대응 학생모임은 12월 14일 성명서와 연서명을 통해 학교 당국을 규탄하며, 유학생에 대한 차별에 함께 맞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해당 성명서에 따르면, 학생들은 ‘유학생이 이탈해 불법체류자가 될 경우 이후 유학생 모집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여 이러한 결정을 했다는 학교 당국의 설명은, 학교가 외국인 유학생들을 학교 공동체의 구성원이 아닌 수입원 유치를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하며, 현 사태에 대해 ‘유학생은 기본적인 인권조차 고려되지 않는 처우가 불가피하다는 식의 태도는 학교 당국의 이주민 차별적인 시선을 보여준다’고 꼬집었습니다. 한신대는 12월 15일 총장명의의 담화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담화문에서 강성영 총장은  “학생들은 관할 출입국 사무소에 의해 이미 비자 연장을 거절 당했고, 이로 인해 출국할 수 밖에 없게 됐다”며, “등록금도 환불해주고, 다음에 재입국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는 명분으로 취해진 조치였다”고 해명했습니다. 동시에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 방법이나 과정이 옳지 못했다면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조사와 제도 보완을 진행하겠다”고 약속했죠. (한신대학교 어학당 학생 출국 관련 총장 담화문 전문) 현재 주한 우즈베키스탄 대사관, 오산경찰서, 국가인권위원회가 이 사건을 조사중에 있습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법무부의 체류자격 판단 정책 기준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주민을 늘리면서 막상 이들을 관리할 책임을 과연 법무부가 잘 지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잔고증명서의 유지가 과연 실효성이 있느냐는 비판도 있습니다.
어느 국회의원의 행적을 보며
제목 : 어느 국회의원의 행적을 보며 시대전환의 조정훈 의원이 최근 국민의 힘과의 합당을 결정했다. 국회의원 의석 1명을 가진 소수정당이 거대 정당 중 하나로 들어간 것이다. 소수 정당이 거대 정당으로 편입되는 것, 혹은 소수 정당에서 이탈해서 거대 정당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실 새로운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소수정당으로써 국회를 바꿀 수 없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의석 1석을 가지고서는 도저히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거대정당에 들어가서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이다. 조정훈 의원은 586 운동권을 몰아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궁금했다. 이 목표가 첫 국회 입성 당시부터 이어진 목표였을까? 그가 국회의원으로써 하고 싶었던 건 뭘까.  국회의원의 가장 기본적인 업무는 법을 만드는 것이다. 조정훈 의원은 국회의원 당선 후 스스로를 ‘입법 노동자'라고 명명했다. 그렇다면, 그가 대표적으로 발의한 법안이 무엇인지,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돌아보고자 한다. 세계은행, 개발협력 전문가 조정훈 조정훈 의원은 국회의원이 되기 전 세계은행에서 근무를 했다. 세계은행은 개발도상국에 도로, 항만, 건설 등 인프라 구축을 위해 활동한다. 저금리로 돈을 빌려주고, 장기간에 걸쳐서 적은 이자로 값을 수 있게 해준다. 대규모 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있어서, 세계은행과 함께 하지 않는 곳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조정훈 의원 스스로도 세계은행에서 근무를 하면서, 다양한 개발도상국을 경험했다고 스스로 말했다. 그리고 그는 말했다. “15년 간 세계은행에서 근무하면서 오랫동안 여러 나라를 옮겨 다니는 이주민 생활을 했다. 낯선 타국에서 이방인의 삶과 희귀피부암을 앓으며 누구보다 낮은 자세로 타인의 고통에 깊게 공감하게 됐다. 이에 자신이 받아온 것들을 이웃과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합리적임녀서 미래지향적인 이주민 정책을 수립하고자 한다.” 그리고 한 번더 나아가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 대한민국은 외국인과 함께 살아가지 않고서는 존재할 수 없게 됐다.” 대표발의안, <가사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안> 조정훈 의원은 지난 3월 21일 <가사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 했다. 본인을 포함해 총 11인이 함께 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명, 국민의 힘 의원이 8명이었다. 법안의 핵심 내용은 외국인 가사 노동자를 월 100만 원에 고용하자는 내용이었다. 월 100만 원에서 알 수 있듯이 가사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 적용을 하지 말자는 것이다. 법안 발의 이유는 육아와 가사 부담으로 인해서 여성들이 출산을 하지 않으니,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싼 외국인 가사 노동자를 데려와서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출산율을 높이자는 취지다. 그는 싱가포르 사례를 설명하며, 이미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내에 약 200만 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중소기업, 제조업, 농어촌, 임엄에는 외국인 노동자가 없다면 산업이 돌아가지 않는 수준이다. 그만큼 외국인 노동자들은 우리나라에 깊숙이 들어왔고, 그 역할면에서 적지않은 영향력과 중요성을 갖고 있다. 이런 영향력과 중요성에 비해 그가 발의한 법안은 최저임금 보장이 되지 않는 차별적인 법안으로 인식됐고, 거센 비판을 받았다. 정의당, 기본소득당, 한국노총, 이주민단체 등에서 차별을 법제화하는 법안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해당 법이 위헌 소지가 있다는 비판도 많았다. 실제 출산율을 높이자는 취지와 다르게 예로 들었던 싱가포르의 출산율이 오히라 낮아졌다는 통계가 있었고, 월 100만 원으로 대한민국에서 이주 노동자가 살 수 있는지, 국내 부부들이 외국인 가사 도우미를 신뢰할 수 있을지, 기존 가사노동자조차도 근로기준법적용을 못받고 있는데 이런 부분을 고칠 생각은 않고, 차별적인 법안으로 채우려고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해당 법안을 환영한 건 오세훈 서울시장이었다. 비판이 강하게 일자 조정훈 의원과 함께 발의한 국회의원 중 이탈자가 발생했다. 이에 법안 발의가 철회되어, 다시 인원을 모아 발의한 바 있다. 해당 법안은 여의도를 넘어 용산으로 넘어갔다. 국내 외국인 노동자들은 어떻게 될까? 조정훈 의원은 외국인 가사 도우미가 없었다면, 자신의 아내 역시 경력 단절 여성이었다 라고 말한 바 있다. 그 만큼 여성의 경력 단절을 위해서도, 가사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해당 법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해당 기사를 보면서 앞서 조정훈 의원이 말한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이 어디에 있었나 라는 궁금증이 들었다. 가족에 대한 공감은 당연한 것이지만, 그 가족을 위해 일하는 누군가에 대한 공감은 보이지 않았다. 조정훈 의원이 국민의 힘과 함께 한다면, 국내 외국인 노동자들은 어떻게 될까? 현재 국내 외국인 노동자들의 처우는 너무나도 열악하다. 더구나 윤석열 정부는 아니었다고는 하나 주 69시간 근무를 말했던 정부다. 이러한 취지의 정당에 들어가서 과연 본인이 스스로 말한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을 정말로 할 수 있을지 우려 스럽다. 외국인과 함께할 수 밖에 없다는 조정훈 의원 본인의 말처럼, 부디 외국인 노동자일지언정 최소한의 권리는 지킬 수 있으면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4년의 16만 5천 외국인 노동자를 우리는 어떻게 대해야 할까?
제목 : 2024년의 16만 5천 외국인 노동자를 우리는 어떻게 대해야 할까? “우리나라 농어촌과 지방 공장에 외국인이 없으면 돌아가지 않는다.”  이 말이 나온 지 벌써 수년이다. 코로나19 당시, 국경을 막아서 외국인이 들어오지 못하자 일손이 없다고 아우성치던 기사를 허구한 날 본 기억이 있다.  이러한 현실은 외국인 노동자들을 더욱 많이 국내에 들여오게 만든다. 2024년에는 최대 16만 5천 명의 외국인들이 대한민국에서 일 하기 위해 들어올 예정이다. 16만 5천 명의 사람들은 고용허가제를 통해 국내 산업현장에서 일할 수 있게 된다. 이는 2021년 5만 2천 명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한편, 고용허가제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비전문 취업 비자(E-9)’를 받게 된다.  비전문에서 알 수 있듯, 이들은 법률, 의료 등 전문직이 아니라 제조업, 농축산업 등 특별한 기술없이 할 수 있는 업무들을 하게 된다. 해당 분야들은 대부분 구인난을 겪고 있는 곳들이다.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과 제조업, 농어촌 분야는 사람이 구해지지 않으니, 외국인을 고용하려고 한다. 이들에게는 고용허가제가 구인난을 해결할 기회가 된다. 또한, 국내에 오는 외국인 노동자 역시 자국에서 받는 급여보다 몇 배는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일거 양득, 모두에게 좋아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모든 건 양면을 갖는다. 코리안 드림 고용허가제를 통해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노동자들은 대부분 개발도상국 사람들이다.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등 동남아시아 사람들이 주류다. 이들 나라와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GDP 기준)은 몇 배씩 차이가 난다. 1인당 GDP로 따지면 더욱 크다.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2022년 기준 약 3만 2,400달러다. 베트남의 1인당 GDP는 약 4,160달러, 캄보디아 약 1,800달러, 라오스 약 2,100달러다. 많게는 16배에서 적게는 8배 정도 차이가 난다. 이들에게는 몇 배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한국행이 꿈이다. 우리나라가 아메리칸 드림을 꿈꿨듯, 이들 역시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온다. 고용허가제는 그 꿈을 이루는 길이다. 고용허가제를 통해 대한민국에 들어오기 위해 그들은 한국어능력시험을 거친다. 최소 한국 생활을 할 수 있는지 검증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통과가 되고, 국내 취업처가 확정이 되면 국내에 들어올 수 있다. 또 이렇게 일할 경우, 최저임금, 산재보험, 노동 3권 등을 보장받는다. 최저임금을 받는다고 해도 자국에서 받는 것에 몇 배는 벌 수 있기에 한국에서의 일은 그들에겐 코리안 드림이다. 하지만, 그 꿈이 길몽이라는 법은 없다. 어쩌면 현실에선 악몽에 더 가까울지 모른다. 깻잎 투쟁기 책, <깻잎 투쟁기>는 밥상머리에 깻잎이 어떻게 올라오는지, 누가 깻잎을 재배하는지, 왜 그들이 재배하는지, 그들의 작업은 어떤 모습인지, 왜 그런 모습인지 다루는 책이다. 저자는 약 1천일 간 깻잎농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를 조사하며 책을 썼다. 저자는 책을 통해 국내 농어촌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우리나라 제도의 문제는 무엇인지를 밝힌다. 앞서 말한 최저임금, 산재보험, 노동3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것이 우니나라의 현실 중 하나다. 국내 깻잎은 대부분 이주노동자에 의해 재배된다. 이들은 모두 고용허가제를 통해 국내에 들어온다. 이들이 없다면, 밥상에 깻잎이 올라올 수 없다.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농촌에서 이들의 노동력은 절대적이다. 반면, 그 위치와 입장과 다르게 그들의 환경은 너무나도 열악하다. 구체적 예는 이렇다. 밥시간이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화장실 갈 시간이 부족해 남들이 보지 않는 곳으로 숨어서 몰래 볼일을 보기도 한다. 숙소도 넉넉지 않다. 추울 때 춥고, 더울 때 더운 양찰로 만든 비닐하우스 내 숙소가 전부다. 이러한 숙소마저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월세를 내고 살아야 한다. 이러한 상황을 그들이 모를리가 없다. “저개발국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컨테이너 집, 비닐하우스 집, 샌드위치 패널로 만든 집에서 사는 것이 괜찮을 거라는 생각은 편견이자 일종의 차별적 착각이다. 그들도 자신들이 사는 집이 더럽고, 열악하고, 좋지 않다는 것을 당연히 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그들은 일어나면 일하고, 해지면 일을 끝낸다. 물론 할당량은 채워야 한다. 하루에 수십 상자의 깻잎을 떼어내야 한다.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야근을 해야 하고, 이 야근 일당은 당연히 수당으로 치지 않는다. 애초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점심도 거르고, 화장실도 대충 때우는 것이다. 그들이 어떤 코리안 드림을 갖고 한국에 왔는지는 모른다. 그들이 자국에서 어떤 환경에서 살았는지 모른다. 저자는 책을 통해 우리나라의 모순적인 모습을 드러내며, 외국인 노동자를 대하는 우리의 모습이 어떤지를 드러낸다. “내가 만난 일부 사업주들은 이주노동자에게 공짜 노동을 시키며 사실상 최저임금을 주지 않으면서 그마저도 주는 것에 불만을 토로했다. "쟤네(이주노동자) 못 사는 나라에서 왔어. 캄보디아에서는 한 달 최저 월급이 20만~25만 원인데 여기에서는 일고여덟 배 더 벌어가잖아. 그러니까 한국인과 똑같이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안 되지. 쟤네 월급 조금만 줘도 여기서 일할 거잖아. 쟤네 퇴직금도 받잖아. 한국만 손해 본다니까."”* 한국이 손해보고 있는 걸까? 고용허가제를 통해 외국인을 고용한 사람들은, 2주 정도 국내 사람들을 채용한다는 공고를 올려야 한다. 그리고 그 기간동안 지원자가 없을 경우, 외국인을 고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고용허가제를 통해 외국인 인력이 들어온다는 건, 그만큼 해당 분야에서 일하고자 하는 국내 사람들이 없다는 의미다. 일할 사람이 없다는 건, 그만큼 사업주가 손해를 본다는 의미다. 사업주에게 고용허가제는 최저임금으로 인력을 고용할 수 있는 기회다. 어찌보면 그들이 혜택을 받고 있다고 봐야 한다. “고용허가제는 외국인 고용을 신청하는 사업주에게 내국인 구인 노력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 취지 자체가 내국인(선주민)이 일하지 않는 곳에 외국인(이주민)을 고용한다는 것이다. 선주민이라면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지 않을 곳에 이주노동자가 그 자리를 촘촘히 메우고 있다. 여동수 센터장의 말대로, 한국과 사업주 입장에서는 최저임금으로 구하지 못할 노동력을 이주노동자가 제공하니 더 혜택을 보는 셈이다.”* 한편, 이런 내막을 모르는 사람들은 외국인들이 국내 일자리를 모두 차지한다고 말한다. 이는 진실과 다르다. “기본적으로 고용허가제는 인력이 부족한 한국의 사업장에 이주노동자가 단기로 와서 빈자리를 채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래서 이 제도는 내국인 구인 노력을 의무화한다. 제조업, 건설업, 서비스업은 13일 동안, 농축산업과 어업은 7일 동안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공고를 낸 뒤에도 일손을 구하지 못할면 이주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다. 내국인(선주민)이 일하러 오지 않는 곳에 외국인(이주민)이 일을 하도록 돕는 제도인 것이다.”*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을 하기 위해 한국에서 그것도 최저임금만 받으면서 일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어떻게 대해야 할까? 외국인이라고 해서, 저개발 국가에서 왔다고 해서 그들을 함부로 대해야 할까? 책, <깻잎 투쟁기>는 우리나라가 외국인 노동자를 어떻게 대하는지 고발하며 부끄럽게 만든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외국인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지난 3월, 모 국회의원이 외국인 노동자에게 월 100만 원 만 주고 일종의 베이비 시터를 고용하자는 말을 했고, 법안 발의를 했었다.  법안의 취지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낮은 가격에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쓰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맞벌이 가정의 부담을 줄이자는 취지다. 월 100만 원의 돈이 코리안 드림을 갖고 오는 사람에게는 큰 돈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최소한의 생활안정과 노동의 질적 향상을 꾀한다는 최저임금의 취지와 맞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이 부분이 맴돌았다. "쟤네(이주노동자) 못 사는 나라에서 왔어. 캄보디아에서는 한 달 최저 월급이 20만~25만 원인데 여기에서는 일고여덟 배 더 벌어가잖아. 그러니까 한국인과 똑같이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안 되지. 쟤네 월급 조금만 줘도 여기서 일할 거잖아. 쟤네 퇴직금도 받잖아. 한국만 손해 본다니까."* "저개발국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컨테이너 집, 비닐하우스 집, 샌드위치 패널로 만든 집에서 사는 것이 괜찮을 거라는 생각은 편견이자 일종의 차별적 착각이다. 그들도 자신들이 사는 집이 더럽고, 열악하고, 좋지 않다는 것을 당연히 안다."* 그들이 본국이 아닌 대한민국에 와서 일을 하는 건 더 높은 임금을 받고, 자신의 노동력을 제공해 그에 합당한 돈을 벌기 위해서다. 결코 차별을 받기 위해 온 게 아니다. 최소 같은 사람이면, 같은 조건에 같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인데, 이걸 인식해야 한다는 게 이상하게 느껴진다. 과거 우리나라는 독일에 광부와 간호사를 파견하고, 중동에서 모래바람을 맞으며 돈을 벌어왔다. 그 돈을 통해 우리나라가 성장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그들의 가족들은 밥을 배불리 먹고, 교육을 받고, 삶의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 만약, 우리가 지난 과거를 생각하고 돌아본다면 최소한 우리나라에 오는 외국인들에게 더이상 차별적인 대우와 차별적인 법률을 만들어서도 생각해서도 안 될 것이다. 개인적으론 외국인 노동자들이 하는 일을 통해서 우리나라가 혜택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들이 없다면 우리나라의 산업계는 더이상 돌아가지 않을 지도 모른다. 선진국으로 진입한 만큼, 우리나라가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생각해 보아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 싶다. 2024년에 새롭게 들어오는 16만 5천 명의 외국인 노동자들은 대한민국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코리안 드림을 이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들이 한국에 갖고 있는 꿈과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지 않았으면 좋겠다. *<깻잎 투쟁기>(우춘희/ 교양인/ 2022) p. 42, 92, 93, 125
캠페이너분들께 도움을 요청하는 글. -외국인 가사노동자와 관련하여-
안녕하십니까. 항상 캠페이너분들의 여러 글을 보며 감탄하지만 덧붙여드리거나 공유해드릴 지식이 부족해 늘 댓글은 별로 달지 않는 캠페인즈 유저 개똥_민들레입니다.   오늘 저는 다음의 뉴스를 보고 속이 차올라 후다닥 글을 썼습니다. 우리 사회가 노동-돌봄-저출산의 관계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그간 이슈된 정책 논란들을 조합해 비판하고 돌봄이라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자는 내용의 글을 쓰던 도중 어떤 고민에 부딪혔고 그 고민에 대해 반박을 해내지 못해 대신 이같은 도움을 구인하는 글을 써봅니다. (혼자 자료를 찾는 게 맞겠지만 한 번 패배하니까 도무지 그럴 의지가 안 서는군요). 외국인 가사노동자의 고용을 한국의 저출산 대책으로 쓰겠다는 조정훈 의원의 주장을 저출산에 효과 없음으로 반박하거나, 국제적 상황서 말도 안 되는 결례를 범하는(특히 최저임금을 안 준다는 것이) 발상이라거나, 여성의 노동권을 위하는 척하며 여성의 가족화 권리를 외면하기에 문제라던가- 그런 식의 반박은 만들 수 있겠는데. “그럼 최저임금 잘 주고, 4대 보험 등 노동 조건 잘 챙겨주고, 한국인 여성도 그걸 원하고 외국인 여성도 가사도우미로서의 자신을 세계시장에서 자신의 사용 가능한 노동력으로 쓰고자 하며 노동기간이 끝나면 무사히 귀국할 수 있도록 하고, 거기에 학대가 없도록 국가적·사회적 차원의 감시와 예방책에 최선을 다한다면 문제없겠네?”라는 재반박을 깨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러한 재반박의 실현 가능성 없음을 문제 삼을 수는 있지만, 어떤 대안에 대해 실현 가능성을 문제 삼는다는 건 그것이 실현될 수만 있다면 괜찮다는 뜻이므로 정의나 윤리적 차원의 비판으로 이어갈 수가 없습니다.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그리고 제3세계 담론 등 이른바 '값싼 노동력'을 끌어들여 국제적 차원의 정의를 얘기할 수는 있겠지만 이러한 정의 담론은 현실세계를 살아가는 개개인의 생활세계와는 동떨어진 것일 수도 있음이 우려됩니다. ‘가졌고, 여유가 있는 자’가 정의나 도덕을 논하며 ‘가지지 못하고 여유가 없는 자’의 노동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진정한 정의인가- 이런 뉘앙스의 우려인데, 이 우려를 스스로 반박하지 못하는 게 방금 오후부터 너무 답답하네요. 답답하다는 건 그것을 반박해내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건데, 이 반박의 필요를 확신하는 제 근거가 무엇일지, 만약 이게 자동적인 PC(정치적 올바름) 반응이 아니라면 제가 지금 뭔가를 놓치고 있다는 건데, 그게 뭔지 다다를 수가 없어 답답합니다. 이 고민을 여성에 대한 억압 정치의 세계화 차원으로 넓혀서 얘기할 수는 있겠지만, “그럼 외국인 남성 가사도우미는 괜찮은 것이냐-”라는 반박에 또 넘어졌습니다. 어떤 제도의 금지를 ‘~하기 때문에(제재, 처벌)’와 ‘~하기 위해서는(우회, 다른 길, 더 나은 사회)’로 구분했을 때, 지금 제 고민은 전자의 차원에 머물러 있기는 합니다. 다시 말해, 이 고민의 답을 문장으로 뱉었을 때, “외국인 가사노동자의 도입은 ~하기 때문에 안 된다!”인데, 대체 뭐하기 때문에 안 된다는 건지 스스로 답을 내릴 수가 없네요. +여기서 '가족화'란 다음의 인용문 참고(김윤태 엮음, 송다영, 2016) “여성의 노동자화를 보장하는 것과 동시에 요구되는 것이 가족화다. 여성과 남성이 모두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누리는 것은 사회권의 필요조건이기는 하지만 충분조건은 될 수 없다. 노동시장에서 노동을 하지 않고도 적정한 수준의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사회권이라면 임신·출산·양육의 시기에 절대적으로 아동을 돌봐야 할 때 ‘유급 노동을 하지 않을 권리(또는 자유)’가 바로 사회권의 핵심이다. 따라서 가족 구성원을 돌볼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가족권이 노동권과 함께 동반되어야 하겠다. 육아휴직의 제도화, 실질적 소득대체율 보장, 기타 돌봄을 위한 가족휴직 제도화 등이 그것이다. 성 평등 복지국가에서 성 통합적 정책의 핵심은 일을 할 수 있는 자유, 가족을 돌볼 수 있는(또는 가족과 개인의 안녕과 안위를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이 허용되는) 자유가 성별에 관계없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다.”p319~p320 물론 내일이면 다시 기력을 찾아 여러 논문이나 자료를 찾아보겠지만, 지금 당장은 하도 패배감이 심해서....   다른 캠페이너분들의 지혜를 듣고 싶습니다. 제가 어떤 부분을 놓치고 있는 걸까요?
외국인 노동자와 내셔널리즘
일본의 저명한 젠더학자 우에노 치즈코(上野千鶴子, 1948~)가 2017년 2월 11일, 「평등하게 가난해지자(平等に貧しくなろう)」라는 글을 발표했다. 인구를 유지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자연 증가이고, 또 하나는 사회 증가. 자연 증가는 더 이상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되지 않습니다. 울고 불고 해봐야 애들은 늘 수 없습니다. 인구를 유지하려면 사회 증가 밖에 없다, 즉 이민의 수용입니다. 일본은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 이민을 받아 활력 있는 사회를 만드는 대신 사회적 불공정과 억압과 치안악화로 괴로워하는 나라를 만들 것인가, 난민을 포함한 외국인에 대해 문호를 닫고 이대로 천천히 쇠퇴해 갈 것인가. 어느 쪽인가를 고를 분기점에 서게 된 것입니다. 이민정책에 대해 말하자면 저는 객관적으로는 무리, 주관적으로는 관두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중략) 그러면 일본은 인구감소와 쇠퇴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평화롭게 쇠퇴해가는 사회의 모델이 되면 됩니다. 1억 명 유지라던가, GDP 600조 엔 같은 망상은 버리고 현실을 마주봅니다. 다만 오르막길보다 내리막길은 어렵습니다. 어떻게 희생자를 내지 않고 연착륙할까? 일본의 경우, 모두 평등하게, 천천히 가난해지면 됩니다. 글의 내용은 이렇다. 일본은 다문화 사회 같은 것을 쉽게 받아들일 사회도 아니거니와, 외국인을 받아들이는 것은 사회의 활력을 불러오는 대신 부작용이 많으므로, 사회를 사민주의적으로 바꾸고 천천히 쇠퇴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본의 시민단체, 사회단체들은 이걸 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꼭 노동자가 아니어도 외국인이 늘어나면 일자리를 빼앗기는 사람이 생기고 치안이 악화된다는 주장은 전세계 어디에나 있다. 우에노의 말은 이런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가난해지더라도 쓸데없이 분란을 일으키지 말자는 말로 이해될 여지가 너무 크다. 특히 평생을 차별받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해온 그 이기에,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우에노의 이 주장을 비난했다.  부유한 국가를 향한 노동자들의 움직임 문제는 사실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다. 그런 복잡함을 납작하게 눌러버리는 것은 ‘국가중심주의’적인 시선들이다. 개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일을 하기 위해 다른 나라로 떠나는 ‘선택’을 오롯이 ‘선택’의 문제라고 단언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런 선택을 하는 사람 중에는 반짝 열심히 벌어서 돌아가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내 자식, 그리고 그 자식들에게까지 내가 겪은 괴로움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서 자국을 떠나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어떤 기술을 가지고 다른 나라로 가는 사람도 있지만 아무 기술이나 자본 없이 몸만 가지고 다른 나라로 가는 사람도 있다. 이주 노동에는 너무나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다. 이런 다양한 이야기들을 두고, “넌 차별과 불이익이 있다는 걸 알고, 각오하고 더 잘 사는 나라에 온 것 아니니?”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물론 그런 각오를 하고 오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부유한 국가의 개개인이 차별과 불이익을 줄 권리는 없다. 세계적인 부의 불평등, 분배의 불평등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밀려왔다고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배제하고 차별할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는 것이다. 이런 태도는 사회적인 책임감의 부재 때문이기도 하지만, 애초에 타인에 대한 배려나 예의가 없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정치가 어쩌구 사회가 어쩌구 설명을 하는 것은 참으로 맥빠지는 일이다. 나라 안에서의 부의 재분배를 말하기에 앞서, 국적에 따른 부의 재분배가 이렇다 저렇다 할 방법도 없이 자의적으로 결정되어 버리는 세계화시대. ‘K-POP’과 ‘한드’에 열광하는 지금이 어쩌면 한국인이 가장 세계적인 시야를 가진 시점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국경 밖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부의 재분배와 윤리적인 책임감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지역이 중심이냐 민족이 중심이냐 같은 이야기까지 갈 것도 없다. 우리는 부유한 나라에서 태어났다는 출생의 특권을 직시해야 한다. 땅콩회항 같은 재벌들의 갑질에는 분노하면서 왜 이런 문제는 부끄러워하지 않을까? 현재 대부분의 국가는 국민국가 시스템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로 인해 인권을 보장하는 유효한 범위도 국가가 중심이다. 내 국민이 아니면 인권도 없는 것이다. 이주 노동자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다. 세계적인 부의 재분배 같은 문제에 대한 논의는 지금도 꽤 많이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필요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그리고 세계가 그렇게 발전하도록 우리는 노력해야 하고, 그리 될 것을 믿는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개인의 차원에서, 많은 이들이 먼저 인간이 되길 바란다. 인간이 인간에게 지켜야 할 예의라는 게 있다는 것을 제발 좀 깨닫기 바란다.
혐오와 차별로 차려진 이슬람 사원 앞의 밥상
한국 사회에서 이슬람 사원을 둘러싼 갈등은 2020년 9월, 경북대학교 서문에 연면적 245.14㎡, 지상 2층 규모의 이슬람 사원을 건축하게 되며 시작되었습니다. 대구 북구는 공사 중지 행정 명령을 내렸지만 대법원은 “공사가 적법하다”며 건축주의 손을 들어주며 원심이 확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슬람 사원 건축을 반대하는 주민들과의 갈등은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습니다. 대구 북구 이슬람사원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17일 성명서에서 "일부 주민의 반대로 북구청이 이슬람사원 공사중지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반대 주민과 무슬림 유학생들의 갈등을 증폭시켰다"며 "최근 중앙정부가 현황 파악에 나서자 구청이 마지 못해 갈등 해결에 행정력을 동원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뉴스1, 풀리지 않는 대구 이슬람사원 갈등). 일부 주민들의 불법적인 방해와 반인권적 폭력, 그리고 무슬림 유학생을 조롱하고 무슬림 혐오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바비큐 파티’와 ‘돼지고기 수육 파티’ 즉, ‘마을 잔치’를 빙자한 돼지고기 수육과 소고기국밥 100인분을 준비해 참가자들과 나눠 먹는 돼지 수육 퍼포먼스를 벌였습니다. 또한 돼지의 머리나 다리, 꼬리 등을 공사장 주변에 걸어 두고, 부패할 때까지 방치한 뒤, “돼지고기는 우리(한국)의 문화이니 존중해야 한다”, “한국의 문화가 맞지 않는다면 (이슬람 사원을) 이전해야 한다.” 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은 갈등 상황이 지속되자, 대구 북구는 이슬람 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을 위해, 사원 근처 터를 매입해 경로당 등 공공시설을 짓겠다는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이들은 이 또한 거부했습니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북구청이 납득할 만한 금액을 제시하면 매각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슬람 사원 자체를 반대해온 주민들에게는 큰 매력이 없는 제안이었기 때문입니다.  반대하는 주민들은 수육 파티에 앞서 북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배광식 북구청장이 2년 만에 내놓은 해결책은 사원 건립에 걸림돌이 되는 주민들을 내쫓겠다는 통보와 다름없다. 사원 근처 터에 공공시설을 짓겠다고 하는데 결국 무슬림들이 이용하게 될 것” 이라고 밝혔습니다(한겨레, 기도하는 무슬림 옆에서 '돼지 수육' 잔치…). 다민족, 다문화, 다인종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한국의 맥락에 있어서 이는 명백한 종교적, 인종적 차별 행위입니다. 또한 한국의 문화에 무조건적으로 적응하고 동화되어야 한다는 ‘동화주의’적 입장은 다문화 사회의 임계치에 다가서고 있는 지금으로서 다소 시점이 모호한 발언으로 느껴집니다. 대법원의 판결이 현실 속에서의 종교의 자유와 차별금지에 대한 헌법적 원칙을 확인시켜주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단순히 선주민과 이주민 간의 갈등으로 보아야 할까요? 인종 차별적인 편견, 근거 없는 이슬람에 대한 혐오적 공포감이 만든 오해는 아닐까요? 우리는, 그리고 한국 사회는 혐오와 차별의 감정은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요(뉴스민, 대구 이슬람 사원 갈등 꼬박 만 2년...)?
‘정책 바깥의’ 다문화청년들
* 다문화란 여러 나라의 생활양식을 뜻하며, 다양한 문화와 인종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하나의 사회 안에서 서로 다양성과 차이를 존중하며 공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에서는 다문화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정책에 적용함에 있어서 결혼이주자 또는 재한외국인에 국한되는 등 좁은 의미로써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최근 보다 넓은 의미의 용어인 ‘문화다양성’으로 대체되고 있지만 정책과 실태조사 등에서는 여전히 ‘다문화’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본 글에서는 용어의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 문화다양성이라는 용어 대신 다문화라는 용어를 선택해 표기하고자 한다. ** 다문화청년의 정의와 구분은 다양하지만, 본 글에서는 다문화청년들의 부모의 국적과 다문화청년들의 출생지에 따라 다음과 같이 유형을 구분했다.   한국은 상당한 수의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 국제결혼의 증가 등으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것을 다문화사회라고 부르고 있다. 코로나19의 전파를 막기 위해 각국이 국경에 높은 장벽을 세우고 전체적인 이동을 통제하게 되면서 이주민의 증가추세가 잠시 주춤하는 현상을 보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내에서의 이주민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전의 한국과 비교했을 때 크게 변화했다. 통계청(2020)에 따르면 다문화간 혼인은 2019년 기준 24,721건으로 전년대비 4.0% 증가했으며, 다문화 출생은 17,939명으로 전년대비 0.8% 감소했지만, 전체 출생에 있어서 다문화 출생의 비중은 6.0%로 전년 대비 0.4%p 증가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통계에서 보이듯 한국 사회에서의 다문화가정은 증가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다문화 출생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교육통계서비스(KESS)에서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초등학생의 4%, 중학생의 2%, 고등학생의 1%가 학교에 다니는 다문화가정 학생이라고 밝혔다. 2014년 기준 초등학생 1.8%, 중학생 0.7%, 고등학생 0.4%에 다르던 비율에 비해 6년만에 급격하게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동시에 한국사회의 전체 학생수가 2019년 기준 1,411,027명이었던 것에 반해, 2020년 기준 1,337,312명, 2021년 기준 1,299,965명으로 점차 감소하고 있지만 전체 다문화배경 학생은 2017년 기준 109,387명이었던 것에서 2019년 기준 137,225명으로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에는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다문화 학생이 가장 많지만, 이 세대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시기인 2024년부터는 다문화 2세대 청년층이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문화 배경을 가진 아동과 청소년이 이제는 20대 초기에 진입하게 되면서 한국사회에 내에서 노동자로 자연스럽게 자리잡게 되는 시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한국의 국가 정책과 연구들은 대부분 결혼이주민과 다문화가족의 구성원에 주목하고 있었다. 반면 다문화 학생 담론에서도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온 다문화청년들에 대한 주목은 부족했고(김진희 외; 2021), 다문화가정에 대한 유일한 실태조사라고 할 수 있는 다문화가정실태조사에서도 다문화청년들은 배제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다문화청년 당사자들은 ‘뚝 끊기는 느낌’이 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경향신문; 2021). 다문화청년들은 정책 바깥에 서있는 존재들이 된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이들에 대한 공약을 찾아보긴 어렵고, 그나마 있는 다문화 공약들도 결혼이주여성, 즉 한국인을 낳아주고 길러주는 대상들에게 치중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사회에서 자란 다문화배경 청년임과 동시에 다문화 시민 2세대로 불리는 이들에 대한 실태는 더욱 확인하기 어려우며, 이들이 한국사회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문화가정실태조사로부터 짐작하는 수준에 그친다. 다문화와 관련된 실태에서 큰 블랙박스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노동하고 있는지에 대해 파악할 수 없는 현 상황을 일각에서는 ‘다문화 20대 청년들의 실종’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실종된 다문화배경 청년들을 어떻게 찾고 파악할 수 있는가?   한국 사회에서 자리 잡게 되는 다문화청년들은 국내 출생이든, 중도 입국이든 다양한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순수 한국인’ 청년들과 다를 바 없이 자본주의 체제 아래에서 노동시장에 뛰어들어 생계를 이어가게 된다. 그렇기에 다문화청년들의 삶에 있어서 상당부분을 차지하게 되는 노동에 대해 파악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한국 사회의 점차 다수로 자리 잡아갈 다문화청년들의 삶의 상당부분을 이해하지 못할 수밖에 없다. 다문화청년들이 노동을 통해 한 명의 시민으로서 자리잡고, 시민으로서 참여의 기능을 할 수 있게 하는 노동시장으로의 진입에 있어서 어떤 과정을 밟고 있으며 노동시장 내에서 어떻게 자리하고 있는지, 이를 통해 한국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으며 더 나아가 한국사회에서 어떻게 영향을 미치게 되는 지에 대한 실태 파악과 지원체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참고문헌 김진희, 김자영, 권진희. (2021). 다문화배경 청년의 학습생활과 교육 요구에 대한 질적 분석. 평생학습사회, 17(2), 6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