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순환원정대⑤] 7월, '순환경제사회 전환을 위한 패션 재고 폐기금지 방안' 국회 토론회
멀쩡한 새 옷을 폐기하는 행위를 법으로 금지하자!(패션 기업) 재고 폐기 금지법
지난 7월 12일(수) 다시입다연구소는 국회의원회관 5간담회실에서 '순환경제사회 전환을 위한 패션재고 폐기 금지 방안' 토론회를 진행했다. 오전 10시 이른 시간부터 진행된 토론회 장에는 대학생부터 패션산업 관계자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모두의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는 장이 되었다.
🎥 토론회 LIVE 영상 👉 보러 가기
📁 토론회 자료집 👉 내려받기
토론은 1,2부로 구성되었다. 1부에는 총 3명의 발제자가 ▲패션산업의 환경오염 실태 ▲국내 의류폐기물 현황 ▲국내외 법률 현황 및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2부에서는 정부, 시민사회, 패션업계 관계자가 ▲각자의 시각에서 의류재고 문제 ▲입법 방향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였다. 토론자 발표 이후에는 현장에 참여한 이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교류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1부. 발표, 재고폐기 금지방안, 어디까지 왔을까
다시입다연구소 정주연 대표
다시입다연구소 정주연 대표는 패션산업의 환경오염 실태, 해외 재고폐기금지법 사례를 발표했다. 패션산업은 석유산업 다음으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2위 산업으로 생산, 유통, 폐기 등 전 과정에서 환경을 파괴한다. 패스트패션 유행 이후, 2000년에서 2015년 사이 의류 판매량은 2배가량 증가했다. 쉽게 구매한 옷은 1벌 당 평균 7회 착용된 뒤, 쉽게 버려진다. 그렇게 매초 2.6t 트럭 한 대 분량의 옷이 소각, 매립되고 있는 꼴이다.
다시입다연구소 정주연 대표 발표자료 일부 발췌
이어 재고폐기금지를 위해 노력하는 해외 3개국 사례를 언급했다. ▲세계 최초로 재고폐기를 전면 금지한 프랑스 '낭비방지 및 순환경제 법률' ▲ 자원순환 기업에게 세금 감면 혜택(인센티브)을 제공하는 벨기에 ▲생산자에게 보고의무를 부여한 독일 사례를 이야기했다. 최근, 유럽연합(EU)이사회에서는 대부분의 국가가 유럽 내 재고폐기금지법 시행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야 한다는 것에 합의(2023년 5월 22일)하였고, 곧 유럽연합 의회 표결에서 법으로 채택되는 절차만 남았다.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홍수열 소장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홍수열 소장은 국내 의류 폐기물 발생 및 처리에 초점을 맞추어 발표하였다. 국내 통계자료에서는 의류 재고 및 폐섬유의 정확한 통계자료가 없어 실질적인 의류 폐기량을 확인할 수 없는 점을 언급했다. 홍수열 박사는 패션산업 구조의 개선방안으로 3가지를 언급했는데, ▲생산, 유통 과정에서 의류 재고감소를 위해 예상 판매치를 정확히 측정해 생산할 것 ▲온라인 판매 시, 디지털 피팅룸 등 반품률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 ▲재고 의류 업사이클링에 기업이 투자할 것을 말했다.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홍수열 소장 발표 자료 일부 발췌
또한, 그는 플라스틱과 합성섬유(합성 고분자)는 동일한 규제가 필요함을 언급했다. 현재 섬유는 플라스틱에 갈 길이 먼 상태로, 현재 국내에서는 합성 섬유에 대한 규제가 모두 누락되어 있어, 앞으로 어떻게 규제를 할 것인지 내용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폐섬유의 재질별 선별 체계, 기술 개발의 필요성과 EPR 제도 적용을 말했다. 패스트패션 업체의 섬유 재활용에 대한 인프라를 개발하기 이전에 기업의 투자와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정책적 변화가 필요함을 지적했다.
사단법인 선 김보미 변호사
사단법인 선 김보미 변호사는 현행 법률인 자원순환기본법과 폐기물 관리법에 이어 2023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순환자원경제 사회 전환 촉진법과 관련하여 발표하였다. 현행 자원순환 기본법에서는 폐기물 만을 순환자원으로 보고 있는데, 의류 재고 폐기물이 자원순환기본법 적용 대상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자원순환 중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가공을 거치지 않고, 생산 목적 그대로 재사용 하는 것임을 언급했다.
사단법인 선 김보미 변호사 발표자료 일부 발췌
이어 순환자원경제 사회 전환 촉진법의 맹점을 꼬집었다. ▲사업자 책무가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점 ▲자원순환 성과 관리 대상자(100톤 이상만 대상자로 작성되어있음)에 누락 가능성이 높은 점 ▲벌칙규정이 약한 점 등을 언급하며 자원순환성과관리 대상자 범위 확대, 투명한 재고 폐기 실태 공개, 벌칙규정 강화 등 행정적, 형사적 제재가 필요함을 이야기했다.
2부. 지정토론, 정부, 기업, 시민단체의 입장은?
토론회 현장
환경부 자원순환과 조현수 과장은 이번 토론에서 자원순환과 관련된 환경부의 입장과 현황을 공유하였다. 의류 폐기 문제와 관련하여, 기업 차원에서는 '기업 활동의 자유 침해'를 주장할 수 있겠지만, 폐기하는 것은 윤리적인 환경문제가 있어 규제가 필요하다고 보이며, 해외 사례를 면밀하게 살필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했다.
이어 의류 재고의 순환자원 인정 부여와 관련하여, "폐의류 중 미판매 재고와 관련하여 판매가 가능한 상태는 폐기물이 아닌 재고(상품)이기 때문에 순환자원 인정이 어렵지만, 요건이 된다면 순환자원으로 인정할 수 있다. 순환자원 인정 요건을 대폭 완화하였기 때문에 신청하면 인정될 수 있으나, 현재까지 신청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순환경제법으로 변경되며 ▲제품의 생산/유통/소비/처분 등 전 과정 순환에 대한 순환 유용성 평가 예정 ▲의류 순환 이용성 강화를 위해 기술 강화 예정 ▲폐기법 시행 규칙을 통해 피혁, 폐의류 잔재물 순환 추진 중 ▲2023년 9월까지 EPR 연구 중 등 환경부에서 진행하고 있거나 시행 예정인 사안을 전달하였다.
서울환경연합 자원순환팀 박정음 팀장
서울환경연합 자원순환팀 박정음 팀장은 '지속가능한 의류폐기물 관리 시스템 마련'을 주제로 발표했다. 미세플라스틱 발생원 1위가 섬유임에 반해, 국내에서는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은 점을 이야기하며 제 5차 유엔환경총회(UNEA-5)에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 협약'을 언급했다. 해당 협약의 목적 및 핵심의무엔 미세플라스틱 감소가 포함되어 있는데, 국제사회 흐름에 따라 국내에서도 미세플라스틱과 의류 폐기물에 대한 담론을 빨리 시작해야됨을 말했다.
이외에도 의류 재사용/재활용과 관련하여, 시민사회 차원에서 중고 의류 문화(빈티지 문화), 옷을 오래 입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하며 재사용 플랫폼 또한 확대돼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기업 차원에서는 파타고니아와 같이 1년 보증기간을 둔 의류 수선 서비스를 기업에서 시행,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화학적 재활용보다 물질적 재활용을 우선시할 수 있도록 EPR 제도 등 재활용 의무 압박을 가해야 함을 언급했다.
3부. 자유토론, 시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우리는 왜 '옷'을 이야기할까?
토론회 현장
이날 현장에서는 방청석에서 열띤 질문의 행렬이 이어졌다. ▲제로 웨이스트 숍을 운영하는 A씨는 플라스틱은 PVC 등이 있지만, 의류는 범위가 크기 때문에 빠르게 EPR 제도가 도입되어야 함을 언급하며, 폐기물 부담금이나 과태료 부과 등 적극적인 행정적, 제도적 개입이 필요함을 이야기했다. ▲이에 환경부 조현수 과장은 EPR 제도는 9월까지 연구 중이며 전기/전자 부분이 우선 검토되기 때문에 의류/식품은 추가로 검토가 필요함을 밝혔다. 또한 규제 강화에 있어 민간의 자율적인 인식 변화가 필요하며, 규제 강화를 위해선 위법사례 등 사회적 문제가 되어야 목소리를 낼 수 있음을 이야기했다.
▲국내 패션 기업에 근무하는 B 씨는 내부에서 의류 순환 신사업을 검토 중이며, 국내 의류 폐기물의 경우 합성 섬유가 혼합된 경우가 많아 재사용이 어려움을 호소하였다. 또한 개인 차원에서는 규제를 환영하지만, 기업 차원에서는 이윤추구 행위와 상충되는 부분이 많아 징벌 정책보다는 인센티브 제도가 필요함을 언급했다. ▲이에 환경부 조현수 과장은 "재고를 공개하는 것이 기업 비밀 침해와 관련 없는 것인지 문의하였다. 해당 관계자는 재고가 공개될 경우, 경쟁사에서는 영업기밀 침해 우려가 있지만 재고 수량 혹은 재고 폐기량 전체를 공개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문제가 없어 보인다"라고 답했다.
이외 여러 질의가 이어지고, 마지막으로 ▲왜 '패션' 재고 폐기물 금지법을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장혜영 국회의원실 정윤호 비서관은 3가지 사안으로 정리할 수 있다고 답했다. ① 패션산업은 최종재를 다루기 때문에 순환의 속도를 리듬감 있게 가져갈 수 있는 점 ② '옷'은 대중적 재화이기 때문에 성과를 다른 산업으로 쉽게 확대할 수 있는 점 ③ 순환경제사회 전환을 위해 산업(및 사회) 전반에 걸친 다운사이징(downsizing)이 필요한데, 의류산업의 경우 패스트패션의 등장으로 최근 20년간 의류 재고가 급증한 점이다.
다시입다연구소와 의류 순환 원정대의 토론회는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마무리되었다. 우리가 외치는 '패션기업 의류재고 폐기금지'는 누군가에겐 달걀로 바위치기와 같이 미미한 외침 같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작은 목소리를 시작으로 다양한 산업군에서 재고폐기 문제를 함께 이야기하길 바란다. 또한 당장의 이윤만을 위해 무분별한 생산과 폐기를 반복하는 비윤리적 행위를 멈추고, 한 번 세상에 나온 것이 순환되어 재사용, 재활용되는 순환경제 사회로 전환할 수 있길 바란다.
폭우와 무더위로 사건 사고가 많았던 7월. 장마가 우기로 바뀌고, 작년보다, 재작년보다 더 빠르게 시작되는 더위에 기후위기를 날로 체감하는 이번 7월. 다시입다연구소는 <옷, 재앙이 되다> 전시와 토론회로 또 한 걸음을 내디뎠다. 그 속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의 응원과 노력으로 내디딜 다음 발걸음은 바로, 8월에 진행될 법안 발의. 굴러가는 눈덩이이자, 흐르는 강물과 같이 계속 진행될 우리 원정대의 여정, 함께하겠니?
다시입다연구소는...
7월 국회 토론 이후, 내부에서 열심히 준비한 결과!
9월 [법안 발의]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번 923 기후정의행진에서
청년참여연대와 함께 부스를 운영하고, 행진에 참여합니다.
여러분의 많은 응원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 서명하러 가기 🧚🧚
https://campaigns.do/campaigns/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