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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탕’ 논란의 다섯번째 국민연금 개혁안, 어떤 내용일까? 📝💸
국민연금이란?
노후에 필요한 소득 보장을 위해 소득이 있을 때 꾸준히 납입하고 국가에서 관리하는 사회보장형 보험입니다.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과 더불어 사회안전망 역할과 목적을 가집니다. 나이가 들어 일을 계속하기 어렵거나 예상치 못한 사고, 질병, 장애를 마주했을 때 매월 연금을 지급하여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입니다.
국민연금의 특징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사회보험제도와 같이 모든 국민이 가입 대상자이며 강제성이 있습니다.
강제 적용을 하지 않는다면 선택적으로 연금에 가입하거나 개인의 판단에 따라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을 수도 있어, 소득 활동을 하는 모든 국민의 연대와 공동 부담을 전제합니다.
소득 재분배로 사회 통합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동일한 세대의 고소득 계층에서 저소득 계층으로, 미래 세대가 현재의 노인 세대를 지원하는 두 가지 방식을 모두 포함합니다.
지금까지의 개혁안과 변천사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연금제도는 1889년 독일에서 최초로 시작되었고 현재 170여개 국가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8년 1월 1일, 근로자가 10인 이상 근무하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시작되었으며 이후 단계적으로 대상을 확대하여 1999년 4월 1일에는 전 국민이 국민연금에 가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22년 12월 말 기준, 국민연금 수급자는 643만 명을 넘어섰고 가입자도 2,250만 명”입니다.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 제도가 올해로 36년 차를 향하는 동안 정부는 다섯 차례의 크고 작은 개혁안을 발표해왔습니다. 저출생과 고령화 사회를 맞이하며 국민연금의 소진 예상 시기가 앞당겨지고, 이를 대비하기 위한 개혁의 필요성과 우려가 커진 것입니다. 현재 보험료율은 25년째 9%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대로라면 2041년부터 적자가 시작되어 2055년에는 국민연금 기금이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재정추계전문위원회는 예측했습니다. (정책브리핑, 2023-01-27)
지난 10월 27일, 국민연금정책과에서 발표한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의 주요 핵심은 아래와 같습니다.
세대별 보험료율 차등 인상
자동안정화 장치 도입
확정기여방식(DC) 전환
각각 순서대로 들여다보면, 연금 지급 시기가 가까워진 중장년층의 보험료율은 더 빠르게, 상대적으로 기간이 길게 남은 청년층은 더 느리게 인상한다는 계획입니다. 자동안정화 장치는 사회 경제적 상황에 맞게 보험료율, 연금 수령액, 수급을 시작하는 연령 등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방안입니다. 점점 더 예측이 어려워지는 미래 시대와 외부 요인에 의한 불확실성에 탄력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마지막으로 확정기여방식(DC)은 기존에 내는 돈과 받는 돈을 미리 정해두는 확정급여방식(DB)과 비교하여 나중에 자신이 낸 보험료에 이자를 더하는 방식으로 변경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경우 재정이 악화되어도 최소한 직접 낸 보험료에 대해서는 이자를 포함해 연금으로 보장 받을 수 있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번 개혁안, 적절할까?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보험료율과 자금 계획, 지급 방식 등 숫자 하나하나가 매우 중요한 사안임에도 이번 개혁안에서 방향성 외 구체적인 수치를 찾아보기 어려워 알맹이 없는 개혁안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국민연금 개혁은 여야, 국민 개개인 모두에게 민감한 문제이기에 지난 네 번의 개혁안에서도 명확한 합의점이 도출된 적이 별로 없습니다.
이번 개혁안의 방향성대로면 중장년층의 부담이 지나치게 커져 세대 갈등이 심화될 것을 예상하기도 합니다. 또한 DC형이 도입되면 재정이 어려워져도 내가 낸 돈만큼 받을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연금액이 줄어 노후 소득을 보장한다는 취지가 훼손될 수 있습니다. (YTN, 2023-10-29)
이렇듯 지난하고 복잡한 맥락 속에 연금 개혁은 결국 내년 4월 총선 이후로 미뤄질 전망입니다. 시기가 시기다보니 여야 모두 여론과 표심을 의식해 개혁에 소극적인 상황입니다.
국민연금 제도와 이번 개혁안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은 어떤가요?
아쉬운 점, 동의하는 부분, 기대하는 새로운 방향성 등 댓글을 통해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국민연금과 기타 사회보장 제도가 꼭 필요한 개혁의 시기를 놓치지 않고, 국민 모두의 안전망이 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논의와 합의가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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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입양했습니다” 성인 입양, 들어보셨나요?
본 글의 제목은 은서란 작가의 도서,<친구를 입양했습니다 – 피보다 진한 법적 가족 탄생기> 일부를 빌려왔습니다.
국내의 입양은 현재 1) 민법에 의한 일반 양자 입양, 2) 친양자 입양, 그리고 3) 입양특례법에 의한 입양과 같이 세 가지 형태로 구분됩니다. 입양특례법에 따른 입양은 보호가 필요한 아동, 특히 아동학대로부터 구제해야 하는 경우를 대상으로 합니다. 친양자 입양은 친부모와의 법적 관계를 끊고 양자의 성과 본이 자동으로 양부모의 것으로 변경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마지막으로 일반 입양은 친부모와의 관계를 유지한 채 입양이 이루어지며, 성과 본이 자동으로 변경되지는 않지만 가정법원에 신청을 통해 변경할 수 있습니다. 어떤 입양이든 미성년 자녀를 입양하는 경우 아이가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양육 환경을 보호자가 갖추고 있는지 엄격하게 심사하며 입양 요건과 절차가 까다롭습니다.
그에 비해 성인입양의 경우 일반 양자 입양만 가능하며 조건과 절차 역시 매우 간단합니다. 양자가 될 사람이 성인으로서 가지는 의사 결정권을 존중하기에 당사자 간의 합의와 양자 친부모의 동의가 가장 중요합니다. 입양 조건을 성립하기 위해 양자가 될 사람이 양부모의 친족이나 양부모보다 연장자만 아니면 됩니다. 기존에 대부분의 성인입양은 재혼 가정에서 새로운 양자를 호적에 들이는 절차로 존재해왔습니다. 최근에는 보호종료아동의 성인기 자립과 지원을 위해, 혹은 생활동반자법이 제정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이성 간 결혼, 출산, 입양 외에는 법적 권리를 보장 받을 수 없기에 동성 친구를 입양하여 생활공동체를 꾸리는 사례가 소개되었습니다.
7,510명. 지난 10년 간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국내외 입양아동 숫자입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와 가정법원을 거치는 미성년자 입양과 달리 성인입양 통계는 보건복지부 · 법무부 · 대법원(법원행정처) 등 관련 부처 어디에서도 관리하고 있지 않아 현재 그 수를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법적으로 친자 관계를 맺는 일반입양은 단지 정서적 소속감이나 서류 상 표기만을 위한 절차는 아닙니다. 서로의 법정 대리인이 된다는 의미는 병원에서 수술 시 요구하는 ‘보호자 동의서’에 서명하거나, 직계비속으로서 1순위 상속인이 되는 상속권리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법적 권리를 근거로, 건강이 악화되거나 판단 능력이 흐려진 노년층의 재산을 갈취하기 위해 성인입양 제도를 악용하는 사건도 있습니다. 같은 제도라도 누가 어떻게 이용하는지에 따라 범죄가 되거나 사회적 안전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은서란 작가의 도서 <친구를 입양했습니다> 추천사에서 장혜영 국회의원은 말합니다. “서란과 어리 가족의 생생한 이야기는 혼인, 출산, 입양이라는 틀 밖에서 서로를 돌보며 살아가는 수많은 가족들의 존재를 드러낸다. 결국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인간다운 삶이다. 인간답게 살기 위해 우리에겐 스스로 원하는 가족을 구성할 권리가 있다.”
여러분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인가요?
새로운 가족을 꾸리기 위해 누군가를 입양하거나, 내가 입양되는 상상 혹은 경험을 해보셨나요? 생활동반자법이 제정된다면 입양이나 결혼이 아닌 다른 선택지가 확장될 수 있을까요? 삶을 살아가는데 가족, 주거공동체, 생활공동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 이번 글을 쓰고 며칠이 지난 8월 8일 수요일 저녁,무아레서점에서 열린 은서란 저자의 북토크에서 서란 님은 이런 이야기도 나눠주셨습니다.
"가족 관계에서 기대와 서운함이 없는 관계가 가장 아름다운 거리라고 생각해요. 정말 어렵지만...""(가족 중심 사회를 넘어) 가족이 없어도 잘 살 수 있는 세상이 좋은 세상 아닐까요."
앞으로 가족과 공동체에 관한 다채로운 질문과 이야기가 늘어나기를 기대합니다!
함께 읽어볼 글거리
[도서] 친구를 입양했습니다 - 피보다 진한 법적 가족 탄생기, 2023.07.05, 은서란 저자
[도서] 외롭지 않을 권리 - 혼자도 결혼도 아닌 생활동반자, 2020.03.12, 황두영 저자
[도서]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2023.03.31, 김희경 저자
[기사] 친한 친구를 입양해 법적 가족이 됐다, 2022.10.12, 한겨레 서혜미 기자
[기사] 입양 업무 37년 했지만… "성인 입양은 처음 들어요", 2019.11.23, 조선일보 조유진 기자
[논문] 성인입양인의 정체성 형성과정에 대한 맥락-패턴 분석, 2021.10.24, 충남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권지성&최슬기 연구자
[논문] 비혼인 생활공동체의 인권 신장을 위한 시민결합제도 도입방안 연구 - 한국 사회의 변화와 해외 사례 연구를 중심으로, 2017, 국가인권위원회 인권논문 수상집 백시우&진재훈 연구자
[YouTube] 친구를 입양했습니다, 은서란 님 인터뷰 by Creal(씨리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