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데이터로 만드는 변화, 데이터 캠페인에 초대합니다!
세상엔 수많은 정보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모든 정보를 신뢰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불확실한 정보 속에서 우리는 불안감을 느낍니다. 확실한 근거가 있을 때 비로소 정보를 신뢰할 수 있겠죠. 그렇다면 확인된 근거를 모아서 볼 수 공간이 있다면 어떨까요? 그래서 데이터트러스트는 시민들이 직접 확인된 데이터를 모으고, 모인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구현했습니다. 데이터트러스트에선 누구나 근거 확인이 필요한 정보를 제보하고, 확인된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시민이 검증이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데이터를 확인해 기록한다면 세상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데이터트러스트에선 이런 궁금증을 바탕으로 시민들이 함께 정보를 찾고, 데이터를 기록하는 데이터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첫 번째 데이터 캠페인의 주제는 ‘일본 원전 오염수’였는데요. 3주간에 걸친 시민들의 활동은 어떻게 진행됐을까요? 함께 확인해보시죠. 데이터를 모아 만드는 변화! 첫 번째 데이터 캠페인에선 확인이 필요한 정보를 보다 쉽게 수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물음표’를 활용했습니다. 물음표는 드래그와 클릭 한 번으로 검증이 필요한 정보를 제보할 수 있는 구글 크롬 확장 프로그램인데요. 누구나 데이터트러스트에서 다운로드 받아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모임에선 물음표를 활용해 정보를 수집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보 수집에 앞서 이번 캠페인의 진행 과정과 물음표 설치 방법 등을 공유했습니다. 이후 오염수 방류와 관련된 여론조사, 공직자의 발언, 정부 발표 등을 직접 수집했습니다. 첫 번째 모임에선 언론 보도, 유명인의 발언 등 70개의 정보를 함께 수집했습니다. 정보를 수집한 후에는 수집한 정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정보를 소개하고, 회고를 나눴는데요. “물음표라는 프로그램이 너무 흥미로웠다”, “다음주 팩트체크해볼 시간이 기대된다” 등의 반응이 있었습니다. 두 번째 모임에선 수집했던 정보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찾아 기록하는 활동을 함께 했습니다. 본격적으로 데이터를 찾기 전에 시민팩트체커 그룹 K.F.C.의 멤버들이 오염수 기준 관련 팩트체크 결과물과 작성 과정을 공유했는데요. 정보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데이터를 어떻게 찾았는지, 찾은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등의 노하우를 공유했습니다.  이어서 함께 데이터를 찾아보고, 데이터트러스트 오염수 아카이브에 기록하는 시간을 진행했습니다. 두 번째 모임에선 9개의 데이터를 아카이빙했습니다. 참가자들은 데이터를 찾고 기록하는 과정에서 “자료를 찾는 과정이 어려웠지만 관심있는 주제에 대해서 찾아보니 즐거웠다” 등의 반응이 있었습니다. 세 번째 모임에선 그동안의 과정을 콘텐츠로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함께 정보를 수집하고,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찾아 기록하는 과정을 정리해봤는데요. 각자 정보를 수집하고, 데이터를 찾아 기록하는 과정에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등을 공유했습니다. 세 번째 모임에서 정리한 5개의 결과물은 캠페인즈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일본 원전 오염수 데이터 캠페인 결과물 모아보기! 일본은 원전 오염수 피해자를 어떻게 보호하고 있을까요? 오염수 방류 후 윤석열 대통령은 수산시장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핵 오염수 처리 계획 오염수 관련 정부 브리핑, 어떻게 소화할 수 있을까?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후, 방사능 수치 검사는 잘 이루어지고 있을까요?   데이터 캠페인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논의는 다양한 분야로 확장돼야 합니다. 그래서 두 번째 데이터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두 번째 데이터 캠페인의 주제는 ‘아동/청소년 학대’입니다. 매해 아동 학대 사건이 등장하지만 관심이 쏠린 후 사라집니다. 반면 데이터는 꾸준히 발표되고 있음에도 여러 곳에 분산되어 있어 찾아보기 힘들거나 활용에 제약이 있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 데이터 캠페인에선 아동/청소년 학대와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고, 데이터를 찾아 기록하는 과정을 진행합니다. 또한 정보를 수집하고, 데이터를 기록하는 과정과 데이터가 가지고 있는 맥락을 담아 콘텐츠를 작성합니다. 이를 통해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더 나은, 더 많은 논의가 이뤄지도록 활동합니다. 두 번째 데이터 캠페인은 3회차로 진행되면 첫 번째 모임인 11월 8일(수)을 시작으로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30분부터 9시까지 진행됩니다. 데이터로 만드는 변화에 함께 하고 싶으시다면 지금 바로 아래 신청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아동/청소년 학대 데이터 캠페인 신청하기!
기술 공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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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은 가치중립적인가?
흔히 과학기술을 가치중립적이라고 합니다. 기술 자체로는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는 거죠. 또 다르게 말하면 누가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당연히 맞는 말입니다만 여기에는 조금 더 고민해야할 부분이 있습니다.  우선 무슨 기술을 개발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의 문제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 선택이 과학자나 공학자 개인에게 맡겨진 측면이 많았습니다. 물론 그들도 아무렇게나 선택하는 건 아니었지요. 나름의 필요성이 있을 때 개발이 이루어집니다. 이 때 필요성이란 개인의 희망에 의해서도 좌우되겠지만 더 중요하게는 사회적 경제적 필요성입니다. 산업혁명 시기 자동으로 움직이는 방직기나 방적기를 개발한 것도, 증기기관을 개량한 것도, 전구를 개량한 것도 모두 당시 사회적 경제적 필요에 따른 일이었습니다.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이제 무엇을 개발할 것인가에서 과학자나 공학자 개인의 선택이 가장 중요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과학자나 공학자는 연구소나 대학, 기업에 몸담고 있고, 개인이 아니라 여럿이 팀을 이뤄 연구를 합니다. 그리고 이 연구에는 상당한 비용이 들어갑니다. 최소 너덧 명에서 수백 명이 공동연구를 하고, 필요한 장치 또한 상당히 비쌉니다. 따라서 연구비용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런데 그 비용은 대부분 정부나 기업에서 나옵니다. 연구팀이 자기들이 어떤 연구를 하겠다는 제안서를 제출하더라도 결국 정부나 기업이 이를 채택해야 연구가 가능해집니다. 이제 무엇을 연구할 지는 정부와 기업이 대부분 선택하게 됩니다.  그런데 기업의 경우 자기네 회사에 도움이 되는 내용을 선택할 것이 당연합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나 휴대폰 그리고 디스플레이 관련 기술에 집중적으로 지원을 할 것이고, 현대자동차는 전기 자동차 배터리, 자율주행 관련 기술에 집중하겠지요.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경우에는 인공지능에 관심을 가질 것입니다. 그리고 정부의 경우도 정부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체적인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개발하려고 하겠지요. 가령 우리나라 정부의 경우 인공지능 기술, 반도체 기술, 모빌리티 기술, 유전공학 기술 등 현재 다른 나라와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부문의 연구에 더 많은 예산을 배정합니다. 여기서 고민할 부분이 있습니다. 어떤 부문의 어떤 연구를 지원할 지를 누가 결정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과연 이 결정에 시민사회의 참여가 거의 배제되는 것이 합당한 것인가라는 거죠.  또 하나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대부분의 과학기술 연구는 선진국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당연히 자기네 나라에 필요한 기술을 중심으로 개발이 이루어지겠지요. 그래서 아프리카나 중남미, 남아시아 등 저개발국에 사는 이들이 필요한 기술은 크게 주목받지 못합니다. 이렇게 되면 경제성은 없지만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필요한 기술은 자연스레 외면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과학기술은 중립적이란 말은 어떤 기술을 개발할 것인가를 선택하는 순간에서부터 틀린 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또 하나의 지점이 있습니다. 내가 개발한 과학기술을 사회가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를 이미 예상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어떤 기술이든 연구를 시작할 시점에서 이미 주요한 수용지점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기초과학의 경우 수용 지점이 불분명하기도 하지만 공학에 가까울수록 수용지점은 분명해집니다. 가령 자율주행 기술이라면 자동차나 선박, 비행기 등 모빌리티에 적용하는 것이 당연한 목표입니다. 그런데 이 기술을 수용해서 적용할 수 있는 건 자동차회사나 비행기제조사, 선박제조사 등입니다. 이들의 기업 이익이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됩니다. 그런데 자율주행이 본격화되면 다양한 사회적 파급이 생겨납니다. 그 중 가장 피해를 볼 사람들은 운전을 하는 사람들이 되겠죠. 자율주행이 가장 먼저 도입될 영역은 아무래도 사람보다는 화물을 싣는 트럭입니다. 그 중에서도 컨테이너 트럭처럼 항구에서 물류기지를 왕복하는 일정한 노선을 가진 경우가 가장 쉽습니다. 화물운전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을 확률이 가장 높지요. 물론 긍정적인 영향도 있습니다. 인건비 등 운영비 문제로 운행횟수가 적은 농촌 지역 버스의 경우 자율주행이 도입되면 더 자주 운행할 수 있겠죠. 이렇듯 대부분의 기술은 도입되면 정확히는 아니어도 그 영향이 어떠할지 대충 가늠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예를 들어보죠. 스텔스 기술의 경우 전투기나 전함이 상대방의 레이더에 발견되지 않게 끔 하는 것이 연구의 기본적인 목표입니다. 이런 경우 스텔스 기술이 군사용이라는 사실이 아주 명확하지요. 물론 나중에 스텔스 기술의 다른 응용처가 나타날 수 있지만 그걸 기대하고 개발하는 것은 아니지요. 그런데 세계 평화를 위해서 주요 나라들의 군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스텔스 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까요? 또 하나 스텔스 기술은 기존에 전투기를 생산할 수 있는 일부 국가에게는 아주 중요한 기술이겠지만 스스로 전투기를 만들 수 없어 타국으로부터 수입해야하거나, 수입하더라도 돈이 없어 몇 대 살 수 없는 나라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입니다. 결국 스텔스 기술과 같은 군사기술은 강대국과 약소국의 국방력 격차를 더욱 크게 만듭니다. 그렇다면 이 기술이 가치중립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최소한 이 기술을 개발하려는 당사자에게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애써 기술이 만들 미래의 영향에 대해 무관심할 수는 있지만, 그 무관심 자체가 하나의 입장이라 볼 수밖에 없는 것이죠.  이외에도 과학기술이 가치중립적이지 않은 이유가 더 있겠습니다만, 이정도에서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작성자: 박재용 (전업 작가, ESC 지구환경에너지위원회 부위원장)과학과 사회가 만나는 곳, 과학과 인간이 만나는 곳에 대한 글을 주로 썼습니다. 지금은 과학과 함께 사회문제에 대한 통계를 바탕으로 한 글을 자주 쓰고 있습니다. 출간된 책으로는 '불평등한 선진국',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한 통계 이야기', '1.5도 생존을 위한 멈춤', '웰컴 투 사이언스 월드', '과학 VS 과학' 등 20여 종이 있습니다.출처본 글은 사단법인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에서 제작한 콘텐츠로,  ESC에서 운영 중인 과학기술인 커뮤니티 '숲사이(원문링크) '에 등록된 정보입니다.ESC: https://www.esckorea.org/숲사이: https://soopsc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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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RightsCon] 데이터 거버넌스 - 집단적이고, 민주적이고, 정의롭게
RightsCon(이하 ‘라이츠콘')은 디지털 시대의 인권에 대한 국제 컨퍼런스로, 지난 2011년부터 Access Now의 주관으로 5개 대륙을 돌며 매년 개최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코스타리카에서 6월 5일부터 8일까지 4일 간 진행되었고, 600개가 넘는 세션에서 174개국의 8100명 이상의 참가자들이 모여 성황리에 열렸다고 하는데요. 디지털 기술로 민주주의의 미래를 만드는 비영리 플랫폼 협동조합인 사회적협동조합 빠띠의 크루들도 일부 세션에 참여하여 각 세부 주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실제 활동으로 이어갈 수 있는 지점을 모색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라이츠콘에 다녀온 빠띠의 크루 제이, 미키, 리디아의 여정과 함께, 디지털 시대에서 더 나은 민주주의를 만들어 가는 빠띠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데이터 거버넌스 - 집단적이고, 민주적이고, 정의롭게 라이츠콘이 활짝 문을 연 6월 6일, ‘Collective, democratic, and just: towards a new global agenda on data governance policy and practice (집단적이고, 민주적이고, 정의롭게: 데이터 거버넌스 정책과 실천에 관한 새로운 글로벌 아젠다를 향하여)’ 라는 주제의 라운드테이블 세션이 진행되었습니다. 본 세션에는 주제에 관심있는 다양한 국적의 참가자들이 각자가 머무르고 있는 지역에서 온라인으로 입장했으며, 주요 패널들과 함께 데이터 거버넌스에 관한 이야기를 약 1시간 나누었습니다. 세션의 요지는 지금까지 데이터 거버넌스의 법, 정책, 프레임워크는 개별적인 데이터 피해에 초점을 맞춰왔다면, 앞으로는 데이터의 관계적인 특성과 공공의 가치, 그리고 집단적인 피해를 더욱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나아가 G20을 활용하거나 국제적인 차원에서 데이터 거버넌스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제가 놓여있는지도 함께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빠띠는 시민의 참여와 기여로 공익데이터를 만들고, 다시 개방하여 더 많은 시민에게 공유하는 여러 실험을 해왔는데요. 2021년에는 대구 공익데이터 실험실을 통해 대구 시민 활동가가 데이터로 도시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그리고 올해에는 그린워싱, 청년 주거 등의 이슈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시민 공익데이터 실험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시민이 주도하는 열린 데이터 생태계를 만들어 더 나은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한 데이터X도 새롭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데이터 거버넌스에 대해 국제사회의 다른 활동가와 전문가들은 최근 어떤 의견을 제시하고 있고, 함께 나아갈 방향은 어떠한지 조금 더 심도있게 살펴보고자 이번 세션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본 세션은 Connected by Data의 Jeni Tennison이 이끌고, 인도의 Aapti Institute 공동 창립자 Astha Kapoor, Research ICT Africa의 디렉터 Alison Gillwald, Datasphere Initiative 의 공동 창립자 Carolina Rossini가 주요 패널로 참여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세계 각지에서 데이터 거버넌스를 연구하고, 데이터의 더 나은 가치 실현을 위해 고민하고 행동하는 전문가였습니다.  모두를 위한 데이터 거버넌스를 향하여 데이터 거버넌스란 데이터의 수집, 사용, 폐기의 전 과정에서 어떠한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도록 적용되는 결정 권한과 책임의 프로세스를 의미합니다. 세션에서는 데이터 거버넌스에서 개인데이터와 비개인데이터를 구분하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비개인데이터’란 개인데이터가 아닌 데이터로, 어떤 사람과 관련되지 않은 데이터 및 나중에 익명화된 데이터를 의미합니다.) Alison Gillwald는 기존의 데이터 규제 정책이 프라이버시 침해와 같이 개인의 개별 피해에 중점을 두고 있고, 데이터 거버넌스 상에서 발생하는 불평등 문제는 잘 다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개인 정보가 무조건적으로 보호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를 대응하던 시기처럼 공동체 전체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개인 데이터도 제공해야 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규제의 개념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데이터에 접근하는 단계부터 배제되어 있는 사람들은 실제 의사결정에 활용되는 데이터셋에서도 제외되기 때문에, 잘못된 데이터 거버넌스로 인해 이들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데이터를 컨트롤하는 주체의 권력을 조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뒤이어 Astha Kapoor는 지금껏 개인데이터는 보호되어야 하고 비개인데이터는 공유되어야 한다는 이분법적인 생각이 계속 대두되어 왔는데, 데이터 거버넌스에 접근할 때는 데이터의 사용처나 유형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기준으로 접근해야한다고 답했습니다. Carolina Rossini 또한 어떤 데이터가 사회에 해악을 일으킬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파악하고 구분하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의견을 더했습니다.  자연스레 ‘데이터 거버넌스를 어떤 식으로 구현해보면 좋을 것인가’에 대한 논의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사람들이 함께 자본을 공유하고 집단적 의사결정을 내리는 협동조합의 방식을 데이터에도 적용해보자는 ‘데이터 협동조합’에 대한 의견이 제시되었습니다. 다만 유형자산의 경우 소유나 피해가 명확하게 보이는 반면, 무형자산에 가까운 데이터의 경우 사람들이 정확하게 어디에서 어떤 피해를 입고 있는지, 심지어는 피해를 입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 수 없는 경우가 워낙 많다보니, 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한 원활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에 관해 규제하는 방식보다는 데이터 협동조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인센티브와 가치를 중심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나아가 데이터를 컨트롤하고 관리할 주체가 적절한 인원으로 구성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므로, 데이터 거버넌스가 하향식(Top-down)이 아닌 상향식(Bottom-up)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공감대가 형성되었습니다. 상향식을 채택하더라도 다양한 계층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구성되어야 한다는 점도 함께 강조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G20 등 국제 무대에서 시도해볼 수 있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각국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데이터 관련 법안을 만들고 있는데, 기후 변화나 이주민 문제, 팬데믹 등 국제적으로 함께 해결해나가야 할 의제들도 있기 때문에 데이터 거버넌스에 대한 논의가 국제적으로 더욱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었습니다. 자원이 부족한 국가일수록 디지털과 데이터 정보 개방이 주는 이점이 많기 때문에 데이터 거버넌스가 공공재로 실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동시에, 글로벌 협력과 디지털 데이터 주권 분쟁이 더 큰 논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말도 함께 언급되었습니다. 따라서 다자 간 포럼보다는 오히려 양자 간 협정 등의 소규모로 이루어질 수 있는 데이터 협력이 더 많을 수 있다고 하는데요. 무엇보다 이러한 논의들이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음을 G20의 외교관이나 정책 입안자들이 인지할 수 있도록 해서 협력으로 이어지게 해야한다는 점에 대해 세션의 모든 참여자에게 당부하며 라운드테이블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시민의 주도로 데이터를 모으고, 만들고, 활용하기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던 2020년 초, 사회적협동조합 빠띠의 데이터팀은 코로나맵 서비스를 제공하던 팀들에게 연락한 후 함께 힘을 모아 코로나19 공공데이터 공공대응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정부에 직접적으로 코로나19 관련 데이터를 공공 데이터로 공개해달라고 요청하고 받아들여져, 공적 마스크 재고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앱이 만들어졌습니다. 기술을 가진 시민과 자원을 제공하는 정부의 데이터 관련 민관협력이 판데믹 상황에서 시민들의 혼란을 줄이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키가 된 것이죠. 세션에서 이야기 한 데이터 거버넌스가 협력적으로 잘 작동한 사례로도 생각이 되었습니다. (자세한 과정은 코드포코리아 위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후 코로나19 공공데이터 공공대응은 ‘코드포코리아'가 되어 한국 사회를 위해 기술을 활용하려는 시민 개발자(시빅해커) 네트워크로 나아가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빠띠는 더 넓은 범위의 시민들이 주도적으로 문제를 설정하고 데이터를 활용해 해결하는 ‘공익데이터 실험실’을 운영해 오고 있는데요. 공익데이터란 정부에서 공개하는 공공데이터를 넘어서서 공공의 자금이 들여 만들어진 후 공개된 데이터, 그리고 민간에서 만들었더라도 공공을 위해 제공되는 데이터를 모두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또한 지금 우리 사회는 데이터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고,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정부 정책, 기업 행동, 의사결정이 대부분 우리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여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데이터 주체로서 권리를 행사해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빠띠는 공익데이터 실험실을 통해 우리 시민 스스로 데이터를 해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 리터러시(Literacy)를 갖출 수 있도록 하고, 정부 및 기업과도 협력하여 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을 이루고자 해왔던 것입니다.  ?2020년 공익데이터 실험실 가을 스프린트 자세히 보기 ?2023년 공익데이터 실험실 1기 결과 공론장 후기 : 그린워싱을 넘어, 함께 그린 공론장 빠띠는 앞으로도 더 많은 공익데이터 활동을 해 나가려 합니다. 모두를 위한 데이터가 될 수 있도록,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양질의 데이터가 더 많아질 수 있도록, 공익데이터 실험실의 지속적인 운영과 함께 데이터의 사회적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데이터 거버넌스도 구축해나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세션에 참석한 모두가 입을 모아 말했던 것처럼, 더 민주적인 데이터 거버넌스를 만들기 위한 국제적인 논의에도 적극적으로 함께하고, 더 많은 사람들과의 연대를 통해 협력을 이루며 모두를 위한 데이터를 향한 여정을 지속하고자 합니다.  이렇게 데이터의 주체인 우리가 시민으로서 마땅히 주어진 데이터 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더 많이 모이고 끊임없이 이야기한다면, ‘모두를 위한 데이터’가 머지 않아 보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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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RightsCon] 2024 글로벌 민주주의의 해 -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RightsCon(이하 ‘라이츠콘')은 디지털 시대의 인권에 대한 국제 컨퍼런스로, 지난 2011년부터 Access Now의 주관으로 5개 대륙을 돌며 매년 개최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코스타리카에서 6월 5일부터 8일까지 4일 간 진행되었고, 600개가 넘는 세션에서 174개국의 8100명 이상의 참가자들이 모여 성황리에 열렸다고 하는데요. 디지털 기술로 민주주의의 미래를 만드는 비영리 플랫폼 협동조합인 사회적협동조합 빠띠의 크루들도 일부 세션에 참여하여 각 세부 주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실제 활동으로 이어갈 수 있는 지점을 모색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라이츠콘에 다녀온 빠띠의 크루 제이, 미키, 리디아의 여정과 함께, 디지털 시대에서 더 나은 민주주의를 만들어 가는 빠띠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2024 글로벌 민주주의의 해  -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2024 - global year of democracy(글로벌 민주주의의 해)’ 세션은 ‘stopping Big Tech from breaking elections worldwide(세계 각국의 선거를 해치는 빅테크를 중단시켜야 한다)’는 부제를 지니고, 지난 6월 7일에 진행되었습니다. 세션을 주관하는 Digital Action에서 2024년을 글로벌 민주주의의 해로 지정한 이유가 무엇인지 자세히 들여다보고, ‘더 많고, 더 나은, 일상의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는 빠띠도 함께할 수 있는 활동이 있을지 탐색해보고자 이 세션에 참여했습니다.  본 세션은 총 6명의 패널이 발제하고 논의를 이어가는 대화 형식으로 약 1시간 진행되었습니다. 패널로는 Digital Action의 캠페인 디렉터 Alexandra Pardal과 이사 Anne Ikiara, 브라질의 디지털 정책 담당 비서관 João Brant, TIMEP의 이사 Mai El-Sadany,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위치한 LRC의 지역 책임자인 Sherylle Dass, 그리고 Search for Common Ground의 디지털 평화구축 정책 담당자 Christian Cirhigiri가 자리했습니다. 이들은 선거, 소셜미디어, 인권 분야의 전문가로서 이번 세션을 계기로 한 자리에 모여 2024년에 70개 이상의 국가에서 실시될 선거에서 빅테크가 관련 안전 정책을 마련하고 자원을 투입할 수 있도록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선거 기간 동안 플랫폼이  민주주의에 대한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빅테크란 일반적으로 혁신 기술과 플랫폼에 기반을 두고 온라인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 ICT 회사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들이 주도하는 소셜미디어는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며, 전 세계 인구의 42%인 32억명이 사용할 정도로 거대한 규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Sherylle Dass는 이와 관련하여, 빅테크가 소셜미디어 공간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셜미디어 상의 알고리즘은 사용자에게 적합하고 관심있는 주제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수익을 내기 위한 광고(애드테크/ad tech)에 있어서는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몇 년 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발생한 사례를 언급하며, 사회정치적 불안이 늘어나고 폭력적인 선동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소셜미디어가 도구로 활용되었고, 애드테크는 마이크로 타겟팅이라 불리는 기술을 활용하여 정치적 담론을 조작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다가오는 2024년에는 2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선거에 참여하게 되는데, 애드테크 기업이 과연 민주주의와 인권을 증진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시험대에 오를 것이며, 다수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공정한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강력하고 통합된 시민 사회 대응을 창출해야 한다는 점을 덧붙였습니다.  특히 빅테크가 다가올 2024년 선거 주기에서 플랫폼의 공정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남반구의 국가와 지역에도 북반구만큼이나 충분한 자원을 투자해야한다는 점은 다른 패널들도 공감하며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MENA(Middle East and North Africa) 지역의 인권 증진을 위한 일을 담당하고 있는 또 다른 패널 Mai El-Sadany는 지난 2010년 일어난 중동 아랍의 봄을 겪으며, 플랫폼을 통해 서로 중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긴급 상황에서 필요한 것을 주고 받는 등 기술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한 편으로는 정부가 자국민을 통제하고 허위정보를 판별하기 어렵게 만드는 등의 방식으로 플랫폼을 무기화하는 것도 목격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MENA 지역의 선거는 정보를 충분히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불공정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소외집단에 대한 차별과 혐오 등 사이버 범죄가 급증하며 허위 정보 역시 확산되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있는 빅테크 기업들이 2024년 선거 주기에 앞서 콘텐츠 정책에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곧이어 브라질에서 온 João Brant도 브라질의 지난 선거 사례를 언급하며, 선거 기간 동안 정보가 넘쳐나기 때문에 유해한 정보, 허위 정보를 누가 어떻게 신속하게 파악하고 방지할 것인지 과제를 풀어나가며 사람들의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권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를 위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장벽을 만들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는데, 정부 차원에서 독립적인 규제 기관을 만들게 될 경우 정부에 대한 비판할 수 있는 권리가 침해될 여지가 있으므로, 플랫폼 자체의 책임이 중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Christian Cirhigiri는 또 다른 사례로 콩고민주공화국의 민족 간 갈등과 분열이 플랫폼 상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정확한 정보에 기반한 논쟁이 아니기 때문에 허위정보를 가려낼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하고 분열이 아닌 참여를 촉진하는 알고리즘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더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세션을 주관한 Digital Action의 이사인 Anne Ikiara의 메시지와 함께 세션에 참여한 모든 패널, 참여자들은 지금까지 나눈 이야기들을 토대로, 다가올 2024년의 세계적인 선거 주기를 제대로 대비하지 않으면, 폭력과 안전 문제를 넘어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점에 다시 한 번 공감했습니다. 특히 플랫폼에서 사용되는 AI가 언어적, 문화적 역량을 잘 갖추도록 하는 것이 필요한데, 현재는 모든 언어권, 문화권에 골고루 역량 강화에 대해 투자되지 않다는 점을 함께 인식하였고, 이러한 불평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플랫폼이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전 세계 다수가 함께하는 국제적인 운동, 그리고 새로운 연구와 협업이 필요하다는 점도 나누었습니다.  시민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 디지털 시민 광장, 캠페인즈 사회적협동조합 빠띠에서는 시민들이 사회이슈에 목소리를 내고, 관련 정보를 축적하고, 동료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변화를 만들어 가기 위한 디지털 시민 광장 ‘캠페인즈’ (https://campaigns.do/) 플랫폼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2024년에 총선을 앞두고 있는만큼, 글로벌 민주주의의 해 캠페인에 동참하며 민주주의와 인권을 증진시킬 수 있는 플랫폼의 책임에 대해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이와 관련해 ‘캠페인즈’는 어떤 플랫폼으로 나아가고자 하는지, 빠띠의 캠페인즈팀 람시(김연수) 활동가와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플랫폼의 책임에 대한 질문에는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안전한 공론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것, 그리고 소수가 소유하여 이윤을 창출한다는 목적만을 따라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운영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캠페인즈는 이러한 책임을 다하기 위하여, 플랫폼에서 이야기하는 모두가 존댓말을 사용하는 등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혐오와 차별 없는 자유로운 소통이 이루어지도록 다른 플랫폼보다 조금 더 적극적인 행동강령을 두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윤만을 추구하는 소수나 기업이 아닌 시민들의 민주적 통제가 가능하도록 플랫폼 협동조합의 형태를 지님으로써, ‘캠페인즈’가 시민 누구나 활동할 수 있는 민주주의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다가올 2024년, 캠페인즈가 어떤 역할을 하게 되길 바라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캠페인즈’가 디지털 시민 광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길 바란다고 답했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는 총의를 모으는 과정이고, 이를 위해 시민 사회 활동가, 연구자, 정치인 등 여러 이해관계자가 한국 사회에 필요한 의제를 발굴하고 논의를 이어갈텐데, 이러한 과정들이 캠페인즈에서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그리고 의견을 내는 개인이나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만들어주며 시민 사회 생태계가 되도록 다양한 기능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도 함께 이야기했습니다. 나아가 캠페인즈 플랫폼 뿐만 아니라, 진정한 숙의 토론이 이루어지는 공론장을 거대 플랫폼(빅테크)과도 함께 만들고, 그 공론이 선거에 반영되어 제도화가 되면 좋겠다는 상상을 하며 이야기를 마무리했습니다.  이것이 상상으로 그치지 않고, 기술과 플랫폼의 발전이 민주주의를 저해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우리 사회와 국제 사회의 발전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내년 각국에서 열리는 선거 기간 동안, 플랫폼 상에서 소수가 아닌 다수의 권익을 보호하며 혐오와 차별을 넘어 민주주의와 인권을 증진시킬 수 있는 많은 긍정적인 사례가 나오길 바랍니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 사회의 계속된 관심과 연대가 필요합니다. 여러분도 이러한 취지에 공감하며 2024년 글로벌 민주주의의 해 캠페인에 함께하고자 한다면, Digital Action의 플랫폼, 그리고 캠페인즈를 살펴보고 목소리를 보태주시는 것은 어떨까요?
기술 공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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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어떤 미래를 꿈꾸는가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기술을 활용한 사회 혁신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던 사례가 있습니다. 공적 마스크 배포 과정에서 정부, 기업, 시민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만든 앱이 바로 그것입니다. 정부는 약사들이 입력한 마스크 판매 이력을 모아 마스크 재고 현황을 공공 데이터로 공개했습니다. 네이버, 카카오, KT 등 기업은 현황 데이터를 원활하게 공개할 수 있도록 서버를 제공했고요. 시빅해커(시민개발자)들과 관련 기업들은 마스크 재고 API를 활용해 약국의 마스크 수량을 확인하는 앱을 개발했습니다. 약사들이 손으로 입력한 데이터가 시민의 손에 닿는 과정을 정부와 기업, 시빅해커가 일주일이 채 되지 않는 시간 안에 함께 만들어낸 것이죠. 이런 일이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이루어졌을까요?  중요한 데이터를 공개하는 것이 이롭다는 정부의 방침과 재난 극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빅해커들의 열정이 상호작용했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기술은 민주주의 혁신의 수단으로 기대받고 있습니다. 동시에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이라는 민주주의의 상징적인 슬로건은 기술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공공재나 공유재로서 다수가 기술을 함께 소유합니다. 누구나 쉽게 사용 가능한 기술을 만듭니다. 기술에 영향을 받는 이들이 기술의 작동 방식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합니다. 기술을 활용해 더 안전하고 풍요로우며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갑니다. 하지만 이런 낙관적인 전망에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기술을 함께 소유하고,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며, 기술 활용으로 창출되는 부가 가치가 모두를 위해 쓰이도록 민주적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술의 민주적 구성이 중요한 이유는 기술 활용의 낙관적인 전망의 이면에 있는 부정적인 가능성 때문입니다. 로봇으로 대표되는 생산 수단을 일부가 독점하여 극단적인 빈부격차가 생기는 사회나, 과도한 환경 파괴와 자원 남획으로 인류 및 생태계가 멸종 위기에 처하고 기후 변화가 일어나는 사회도 우리는 예상합니다. 현대문명 기술로 서로 연결될 가능성이 커지고 이 때문에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순식간에 세계로 퍼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우리는 미래를 전망할 때 과학 기술을 원인이자 해결책으로 지목하곤 합니다. 대전염병이 인류를 멸망시키거나, 지금보다 퇴보한 사회를 만들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은 기술 발달로 인해 초-연결된 사회 때문이라고 분석하죠. 한편 물리적 거리두기에도 사회적 연대를 유지하는 데 화상회의, 온라인 강의 등 초-연결 기술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기술이 원인이자 해결책으로 지목되고, 그 기술의 판단이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친다면, 우리는 다수가 기술에 접근하고 기술을 만들고 소비하는 데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기술에 접근하는 순서를 바꾸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최첨단 기술이 펼쳐질 미래를 상상할 때, 기술의 활용 가능성을 먼저 생각하곤 했습니다. 이제는 기술이 다수를 위해 활용되도록, 기술을 함께 소유하고 기술에 보편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드는 방법을 생각해야 합니다. 기술의 발전이 민주주의와 함께 지속해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음 원칙들에 대한 지속적인 합의와 실천이 필요합니다. 민주주의와 함께 기술이 발전하기 위한 6가지 원칙  1.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 2. 정부 및 기업 데이터를 모두가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공유 3. 특별한 소수가 아닌 평범한 다수를 위한 플랫폼 서비스 제작 4. 플랫폼에 가치를 더하는 사람들을 플랫폼 운영 및 소유에 참여 유도 5.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기술의 작동 원리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요 정책을 시민과 함께 결정 6. 코딩 등의 교육을 넘어 시민 누구나 기술을 이해하고 비판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교육 모두를 위한 기술을 기대한다면 이 6가지 원칙에 따른, 모두에 의한, 모두의(가 함께 소유하는) 기술이 더 많이 필요합니다. 이때 가능한 선택지는 다양하게 열려있는데요. 선택지를 살펴보려면 상상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다음은 유명한 SF 소설가 아이작 아시모프가 '솔라리아'라는 행성을 묘사한 내용입니다. "대화할 필요가 생기면 화상으로만 이야기를 나눕니다. 고도로 발달한 로봇이 필요한 모든 물품을 생산하고, 시설을 관리하기에 더 이상 인간의 노동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집단을 이루면 갈등이 생겨 내 의지를 꺾거나 상대의 의지를 꺾어야 하는 일이 생기니, 자원과 권한을 둘러싼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서로 거리를 두고 행성 전체의 인구도 섬세하게 관리합니다." 코로나19로 물리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서로에게 혐오와 두려움을 느끼는 동시에 원격 근무를 실험하며 안락함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가는 지금, 우리 사회는 '솔라리아'를 닮아가게 될까요? 그러나 아이작 아시모프의 SF 세계에서 '솔라리아'는 인류가 우주로 나가면서 개척한 행성 중 마지막 50번째였고, 나머지 행성들은 각각의 상황에 따라 다른 삶의 방식을 만들어갔습니다. 우리의 미래에도 가능한 선택지가 다양하게 열려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잠깐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 보죠.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당신과 후손들이 살아가게 될 미래를 선택하는 과학과 기술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나요? 영향력을 끼치기 위한 장치와 제도, 토론과 논쟁이 충분히 가능한 환경인가요? 앞서 얘기했던 시빅해커들의 모습을 떠올려봅시다. 마스크 재고 앱 개발에 참여한 시민은 중학생부터 대학생, 스타트업 개발자 등 다양했습니다. 다양한 오픈소스와 간편한 기술 인프라에 더해 공공 데이터가 적극적으로 제공되어 누구나 마스크 재고 앱 개발에 참여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빅해커들은 자신들의 기술로 사회가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어 보람을 느꼈고, 정부의 적극적인 데이터 공개와 누구나 참여 가능한 기반 제공으로 정부에 대한 신뢰를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시민의 디지털 역량이 커지고, 공공의 디지털 자원이 보편적으로 접근 가능할 때 사회가 문제를 다루는 방식도 달라지고 서로에 대한 신뢰도 커진 것이죠. <노동 없는 미래>를 쓴 팀 던럽은 기술 발전으로 노동이 필요하지 않은 사회를 제시하면서도 마지막에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만일 소수가 원하는 것들보다는 다수가 필요로 하는 것들에 응하는 정부를 재창조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모든 걸 포기한 채 새로운 로봇 지배자들을 환영하고, 남부럽지 않은 중산층의 삶을 살 기회가 싹 사라져 버린 세상, 그리고 그들과 우리로 갈라져 대립해야 하는 세상에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 불행한 미래가 다가오기 전에 기술을 둘러싼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공공과 사회가 공유하는 기술을 늘려나가야 합니다. 다수를 위한 디지털 기술 기반의 사회 혁신이 작동하도록 다수의, 다수에 의한, 다수를 위한 기술을 만들고 그에 필요한 환경 구축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캠페이너100에 참여하며 2020년 5월 7일에 썼던 글을 다시 끄집어 내봅니다. 인구 소멸과 노동 소멸이 맞물리면서 아시모프가 그린 솔라리아를 닮아가는 세상으로 우린 점점 더 다가서는 것 같습니다. 결국 누구의 손에 기술이 놓이느냐에 따라 그 기술이 누굴 위해 활용될지를 결정할 텐데요. 기술 공공성에 대한 고민과 논의가 더 많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기술 비판을 넘어 공동체의 공공재로 만드는 운동으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기술 공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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