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집단 행동인데요. 전체 전공의의 절반가량인 6000여명이 사직서를 냈고, 사직서를 낸 전공의 중 25%가 근무지를 이탈했습니다. 사직서를 수리한 병원은 없지만, 수술 연기·취소 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료계의 반발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요? 의사들이 이렇게까지 반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윤석열 정부는 지난 10월 의대 정원 확대를 발표했습니다. 3,058명인 의대 정원을 2025년 입시부터 늘려 1,000명 이상 늘리기로 했는데요.
의사협회(의협)은 이에 강경 반대하며 집단행동을 예고했습니다. 이번 전공의 파업도 그 일환입니다.
*의대 정원 확대를 둘러싼 논의를 더 살펴보고 싶다면 이전 담소를 확인해주세요.
업무개시명령
의사 파업은 국민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일반 업종의 파업과 다르게 다뤄집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진료를 거부하면 정부에서 업무로 복귀하기를 명령할 수 있는데요. 이를 업무개시명령이라고 합니다.
- 업무개시명령은 의료와 화물자동차 운수사업 두 분야에서만 효력을 가집니다.
- 의사의 경우 업무개시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의료법에 따라 정부에서 형사 고발할 수 있고, 의사 면허가 취소될 수도 있습니다.
- 업무개시명령이 위헌이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정부가 의사에게 강제노동을 강요하며 신채와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해석이에요. 특히 전공의는 병원에 고용된 노동자로 보기에, 노동3권을 보장받아 파업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정부는 어떻게 대응한대?
✅강경한 정부 태도
- 정부는 이미 업무개시명령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사직서 제출’만을 두고 실제 처벌이 이뤄지긴 어렵습니다.
- 2020년에도 의대 정원 확대를 이유로 집단 사직서 제출이 있었고, 업무개시명령이 내려졌지만 처벌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당시 정부는 명령을 어긴 전공의 10명을 고발했다가 취하했습니다.
- 다만 정부는 “2020년과 같은 구제는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부의 비상진료대책
전공의는 전문의 자격을 얻기 위해 수련하는 인턴 또는 레지던트로, 이들의 수련병원은 주로 필수의료를 제공하는 대형병원입니다. 전국 5대 대형병원의 의사 중 전공의 비중이 37%에 달합니다. 따라서 전공의가 근무를 중단하면 의료 현장에 큰 공백이 생깁니다.
정부가 제시한 대책은 이렇습니다.
🏥 응급병원 확보
- 전국 35개 지방의료원, 6개 적십자병원, 보건소 등 공공의료기관 진료 시간 연장
- 전국 409개 응급의료기관 응급실 24시간 운영
- 2개 국군병원 응급실 민간에 개방
🧑⚕️ 의료인력 확보
- PA 간호사(진료보조간호사) 활용: PA간호사는 수술장 보조, 응급상황 시 보조 등을 담당합니다. 의사 업무의 일부를 대신하기에 법의 경계를 넘나드는 상황에 처해 있는데요. 대한간호협회는 의료 공백 메꾸기에 참여하는 간호사들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법적 보호 장치를 마련해주길 요구했습니다.
- 공보의·군의관 투입 준비
🖥️ 비대면진료 확대
- 대면 진료를 받은 적 없는 의료기관에서도 비대면 초진 가능
*원래 비대면 진료는 6개월 이내 같은 병력으로 방문한 적 있는 병원에서만 가능합니다.
왜 이렇게까지 반대하는 거지?
의대 증원에 대한 국민 여론은 압도적 찬성입니다. 열 명 중 여덟 명이 찬성인데요, 의료계의 의견은 정 반대입니다. 의사들의 반대 사유는 이렇습니다.
1️⃣ 이미 의사 수가 충분하다
- 한국은 의료 접근성이 매우 높은 편이고 평균 수명도 높다.
- 의사 수가 부족해 보이는 것은 열악한 근무여건과 보상에 따른 배분 문제다. 의료수가 인상이 근본적 해결책이다.
- 수도권 대형병원에 환자가 몰려 의사 수가 부족하게 보이기도 한다.
➡️반박: 대학병원 전공의들이 주 80시간을 일하고 PA간호사 인력을 2만 명을 쓴다.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증거다. 절대적인 숫자 부족과 배분 문제가 공존한다.
2️⃣ 인구 감소로 의사 수요도 감소한다
➡️반박: 고령화로 인한 의료 수요 증가가 인구 감소로 인한 수요 감소를 넘어설 것이다.
3️⃣ 의료 비용 증가가 우려된다
- 의사 수가 늘면 총 의료비가 증가해 국민의 건강보험료 부담이 늘어난다.
➡️반박: 의사 수가 는다고 반드시 의료비가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의사들 간 경쟁으로 의료비가 감소할 수도 있고, 제도를 통해 관리할 수 있다.
이외에도 의료 서비스 질 저하와 과다한 경쟁이 우려된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정원 확대에 찬성하는 의사들은 1️⃣필수의료 분야 공백 해소, 2️⃣지역 간 의료 격차 해소, 3️⃣의사 부족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정부가 주장하는 확충 규모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정부는 최소한 2,000명을 증원해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현재 의대 인프라가 2,000명 증원을 단기간에 감당할 수 없다는 겁니다.
한편 민주당은 급진적인 증원에는 반대하나, 의사들의 파업에 대해서는 부정적입니다. 의대 증원만으로는 응급실 뺑뺑이, 지역의사·부족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보완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했다가 의료계 반대에 부딪혔던 내용들입니다.
- 공공의대 설립: 국립 의대가 없는 지역에 공공의대를 신설해 졸업 후 해당 지역에서 10년간 의무 복무하게 하는 안
- 지역의사제: 기존 의대에 ‘지역의사 선발전형’을 따로 주고 장학금을 지원하는 안, 역시 지역에서 10년간 의무복무
코멘트
7관심은 있는데 너무나 많은 언론 기사와 정보들 속에 어떻게 이를 정리하고 판단할 수 있을지 막막했는데, 이렇게 정리해주시니 지금 이 사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해요.
대체로 노동쟁의는 임금인상과 처우개선을 주장합니다. 의사들이 노동자라면 함께 일하는 간호사를 포함한 의료인들의 처우개선과 임금인상을 주장하는지 궁금합니다. 의사 면허수를 제한하자는 논리는 타다를 반대하던 택시기사를 떠올립니다. 수가 문제를 제기하지만 의사 소득과 세금을 말하지 않습니다. 시민 의견을 수렴하고 입법활동을 위해 국회의원 증원을 반대하는 것과 묘하게 겹쳐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 제생각인데. 병원 내부안에 진상손님이 많이 있어서 직무스트레스요인같습니다.
그리고 또 한국은 노동자의 대한 배려가 없습니다. 8282병때문에!
또 휴가문제도 크고 그리고 쉴수있는 공간이 따로 없어요.
복지,인권,노동권 문제가 큽니다.
또 불필요한 야근!이 존재합니다.
워라벨 준수하십시오!
개개인의 선택 자유존중하되.
더 일할사람을 내부에서 구하고 그사람만 성과금이니뭐니 주면됩니다!
사회전체주의적인 , 권위주의 , 물질주의 ! 성향 버립시오! 기업가님들!
의사와 정부의 대립으로 다뤄지는 측면이 강하다는 느낌이 드네요. 본질은 의료 공공성 확보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가 이미 겪어본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도 그렇고 일상에서도 공공의료가 부족하다는 지적과 수도권에 쏠려있는 의료 서비스로 인한 불편이 존재하는데요. 지금의 증원으로 이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지, 의사들의 반대논리로 의료 공공성이 확보되는지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요? 의사들의 집단이기주의 혹은 정부의 일방통행으로만 바라보면 놓치게 되는 지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 문제들이 얽혀 있어서 하나씩 따로 떼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주 80시간 일하는 문제는 지금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고, 부족한 분야의 정원은 현재 의사분들이 본인의 분야에서 탈출하고 있는 상황을 해결해야 하는 등 문제가 비슷해보이지만 해결 방법에서 조금씩 다른 접근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네요.
의사들도 과노동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반대하는 이유가 명확하게 납득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번에 2000명씩 급작스럽게 증원하는 것도 엄청 상식적이진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역불균형, 공공성에 대한 고려가 없이는 땜방처방이 될 확률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상생'이란 단어는 이제 사전 속에서만 찾을 수 있는 세상이 된 것 같아 많이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