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행복한 명절을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시민36’입니다. 다들 추석 잘 보내고 계시나요? ☺️ 빠띠 캠페인즈에 올라온 글들을 읽다가 저도 이야기해 보고 싶은 주제가 생겨서 글을 써봤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이맘때면 꼭 한 번쯤 듣게 되는 덕담이 있습니다.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풍족한 음식,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 푸른 가을하늘 등 추석 특유의 설레는 분위기를 강조하고자 하는 이야기겠지요. 그런데 저에게 명절이란 ‘기름 냄새’와 ‘지옥의 설거지 굴레’입니다. 각종 전 부치기와 무수히 쌓여있는 설거지거리를 보면서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과연 누굴 위한 덕담인가 싶을 때가 있어요.  사실 제사나 차례는 집집마다 문화가 다르니 제쳐두더라도, 명절에 오랜만에 친척 모두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밥을 먹는 이벤트에서 음식 준비와 설거지 등의 노동은 수고롭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일 년에 몇 없는 명절, 평소보다 조금 더 많은 음식 준비와 설거지를 수행하면 되는 것이니까요. 문제는 특정 성별이 수행하는 역할이 과도하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특정 성별이란 여성이며, 역할은 설거지와 음식 준비 입니다. 저는 N0년간 명절에 설거지 담당을 해왔는데, 주방에서 ‘아버지’들을 본 적이 없습니다. 식탁에 올라가는 그 많은 음식들은 모두 ‘어머니’와 ‘딸’의 합작품이었지요. 아버지의 기여도를 꼽아본다면, 이동 시 운전 정도일까요. (물론, 저희집 이야기입니다. 여러분 집은 어떤가요?) 모두가 불합리하다고 이야기하는데 절대 바뀌지 않는 문화 중 하나가 명절문화인 거 같습니다. 수년 전부터 명절 시즌에 이혼율이 올라간다는 뉴스 기사를 보신 적 있나요? 명절 전후로 이혼율이 높아지던 추세를 변화시킨 것이 역사상 딱 한 번 있었습니다. 바로 코로나19가 만든 강제 ‘거리두기’ 입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한 거리 두기가 가족 간의 물리적 거리를 만들면서 오히려 가정의 평화를 지킨 셈입니다. (노컷뉴스, 2022.01.24)  2019년 전까지는 명절 이후로 이혼율이 꾸준히 증가했다고 하는데, 왜 우리는 이런 역사를 반복할 수밖에 없었을까요? 얼마 전 전북 남원시 동남원 새마을금고에서 여성 직원에게만 밥 짓기, 수건 빨래 등의 업무를 지시하여 논란이 있었습니다. (경향신문, 2022.08.23) 2022년에 일어나는 일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데요. 이런 ‘문화’가 지속될 수 있었던 이유는 ‘오래전부터 그래왔으니까’, ‘다들 그렇게 하니 너도 따라라’ 하는 분위기가 만연했기 때문입니다. 직장에서의 여성 직원에게 부당한 업무지시가 사회에 알려지고 논란이 되기까지도 수년이 걸렸지요. 직장 내 부당한 성 역할이 시정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하물며 명절문화의 불합리함은 얼마나 걸릴까요. 애초에 누구에게 불합리함을 호소해야 할까요? 조상님?  최근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에서 ‘차례상 표준화 방안’을 내놓았습니다.(한국일보, 2022.09.05) 차례상에는 9가지 정도의 음식만 올리면 된다,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은 올리지 않아도 된다는 등의 내용입니다. 각종 전과 나물, 갈비찜 등 ‘명절 음식 = 기름진 음식’이라는 공식을 깨는 의외의(?) 내용이었는데요, 성균관이 이런 ‘차례상 표준화 방안’을 내놓은 이유는 “가정의례와 관련하여 경제적 부담은 물론 남녀갈등, 세대갈등을 해결하고 실질적인 차례를 지내는 출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라는 취지라고 밝혔습니다.  저는 이런 변화가 서서히 문화로 정착되길 기다리기에는 성격이 급합니다. ‘차라리 안 보고 말지’ 하는 인식이 저를 지배하게 될 거 같아요. 그렇지만 이런 생각이 들 때면 가슴 한쪽이 뭉클해집니다. 저는 아직 친척들, 가족들을 사랑하거든요. 그리고 다음 해 똑같은 일이 반복되지요.  여러분은 명절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각자 지내는 명절문화를 소개해 주세요.  혹시 즐겁고 행복한 명절 경험이 있다면 어떻게 행복을 누릴 수 있었는지 팁을 던져주세요.  함께 행복해지자구요.
성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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