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페인즈팀 영상을 통해 직접 캠페이너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요!
캠페인즈에서는 매 달 우리 사회에서 집중하여 다루고, 토론할 필요가 있는 이슈를 선정합니다. 지난 8월 이슈인 ‘동물권’에 대해 많은 캠페이너들이 다양한 이야기를 남겨 주셨습니다.
동물권 이슈에는 ‘동물원'이 빠지지 않고 나오는데요, 캠페인즈팀은 현장의 목소리도 듣고 싶었습니다. 이에 청주시립동물원에 재직 중인 김정호 수의사에게 인터뷰와 함께 시민들에 대한 당부의 말을 요청했습니다. ‘수의사계의 이국종'으로 불리는 청주시립동물원 김정호 수의사의 이야기입니다.
1. 현재 청주동물원에서 동물사육팀장으로 일하고 계신데요. 청주동물원에서 일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수의대 시절 <아웃오브아프리카>라는 영화 보고 야생동물 수의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고요. 야생동물 수의사로 일하고 싶었지만 당시 야생동물과 관련된 직업은 동물원 수의사가 유일했습니다. 야생동물의학 대학원 재학중 학생실습을 갔던 청주동물원으로 부터 상근 수의사를 제안 받고 입사했습니다.
2. 캠페인즈에서 시민들이 ‘동물권’으로 토론을 벌이고 있는데요. 수의사로서 경험한 동물권 관련 문제나 사례 중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이 있다면 공유해 주실 수 있나요?
동물원 야생동물은 야생의 습성으로 아픈 곳을 잘 드러내지 않습니다. 인내심이 많은 친구들은 아픈 곳이 발견되면 심각한 경우가 많죠. 야생동물은 종이 많기도 하고 관련 의학 자료도 부족해 치료시 힘든 상황이 많습니다. 이럴 때 살려보려는 노력과 편하게 안락사 시켜주자는 상반된 의견이 있게 됩니다. 안락사는 방법 상 수의사로서 오히려 쉬운 결정일 수 있어요. 마취하고 안락사 약물을 넣으면 되거든요. 그러나 살려보려는 노력은 비용과 시간이 더 들어가더라도 결과가 안 좋을 때도 많아요. 치료 과정 중 동물의 고통이 수반 되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경험과 자료가 축적되면 언젠가 좀 더 많은 동물을 살릴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3. 최근 일어난 동물원/동물농원 탈출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동물원은 야생동물에게는 결국 갇힌 좁은 곳이지요. 그러나 동물원 동물을 야생으로 돌려보낸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계속 데리고 있어야 한다면 최소한의 복지를 마련해 주어야겠지요. 요즘 밥과 물을 안 주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사자 사순이는 무리동물입니다. 혼자 있으면 고립감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을 수 있고요. 얼마 전 김해 부경동물원에서 사자 바람이를 데려와 청주동물원의 기존 사자들과 합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 입니다. 바람이는 운이 좋은 편이지만 어떤 개인과 기관이 할 수 있는 한계는 분명하고요. 결국 동물원 동물의 복지를 보장해 주는 것은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동물원이 생긴지 백 년이 넘어 2017년 동물원법이 제정되고 2023년 12월 전면 개정안이 발효될 예정입니다. 앞으로 동물원법이 동물원 동물들의 복지를 보장해 주기를 기대합니다.
지난 8월 경북 고령군의 한 목장에서 탈출한 암사자 ‘사순이'가 1시간 만에 사살되었습니다. 사순이의 경우 목장주가 환경청, 동물원에 인계하고자 연락을 시도했지만 거절 당했다고 하는데요. 대안으로 ‘생츄어리’의 필요성을 묻는 지은 캠페이너의 투표에 참여해 보세요!
4. ‘동물원 허가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허가제는 적정 면적, 채광, 은신처 등 서식환경에서부터 전문인력, 보유동물의 질병관리, 안전관리, 교육 및 체험 계획, 복지증진을 위한 풍부화 프로그램과 치료를 위한 긍정강화훈련(메디컬 트레이닝)등의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아무나 동물원을 할 수 있었던 등록제는 많은 동물의 희생이 따랐습니다. 이제라도 허가제가 되어 동물들의 최소한의 삶을 위한 요건을 갖출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환영합니다.
동물원을 어떻게 설명하고 소비해야 할까요? ‘동물을 위한 동물원, 허가제로 시작할 수 있을까?’ 롱롱 캠페이너의 투표에 참여해 보세요.
5. 동물원에서 동물권 향상을 위해 어떤 것을 할 수 있을까요?
전면개정되는 동물원법은 5년간의 유예기간을 갖습니다. 예를 들어 여전히 동물먹이 주기 체험 등이 이루지고 있습니다. 체험을 위해서는 동물들이 배고픔을 감내해야 합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주변에 이런 사실을 알려 사업주가 동물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 체험이 이익 창출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알게 해야 합니다.
또한 동물원이 잘하는 일은 게시판, 관련 영상 및 기사에 댓글로 응원해 주시고 못하는 것은 조치 요청을 하시면 변화의 계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공영 동물원은 시민의 의견에 영향을 받습니다.
시민사회 차원에서는 건전한 동물관련 시민단체 등에 기부를 통해 동물권 향상을 위해 결집된 행동을 하게 하는것도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6. 동물이 '행복'을 느낀다면, 그것은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동물원 동물은 반려와 야생 어느 중간쯤 있습니다. 오래 전 사람이 인공포육을 한 호랑이는 큰 고양이 같습니다. 반가운 사람을 보면 창살을 부비며 좋아합니다. 웅담채취용으로 농장에서 길러지다 구조된 반달가슴곰들은 먹는 것을 정말 좋아합니다. 야생성 있는 동물들은 사람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 주어야 비로소 안심하게 됩니다.
동물들이 행복해 하는 지점은 다양합니다. 앞으로도 종의 특성을 학습하고 한 개체를 세심히 관찰하고 이해하면 무엇에 더 행복을 느끼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 동물에 대해 많이 공부해야 더 잘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7. 동물의 슬픔이나 고통을 인지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신체적/행동적 신호는 무엇일까요?
육체적 고통은 어느 정도 수의학적 판단과 컨트롤이 가능한데 가장 어려운 것은 정신적인 것입니다. 열악한 곳에 갇힌 동물은 강박행동을 하다가 그 이상의 스트레스의 역치를 넘으면 되려 무기력해집니다. 곰농장의 곰들은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높거나 아주 낮다고 합니다. 반면 잘 관리되는 동물원의 곰들은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는 그 중간쯤이구요. 생의 의지가 전혀 없는 무기력한 동물들을 볼 때 가장 마음이 안 좋습니다.
8. ‘동물원의 존폐’에 대해 토론하는 사람들에게 김정호 수의사님은 어떤 말을 던지고 싶으신가요? 혹은 어떤 질문이 필요할까요?
현실적으로 동물들이 살고 있는 동물원을 지금 당장 없앨 수는 없습니다. 없앨 수 없다면 어떤 곳으로 쓰여져야 하는가를 고민했으면 합니다. 청주동물원이 답은 아니지만 한 사례는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청주동물원의 목표는 “보호받아야 할 야생동물을 데려오는 보호소와 나갈 수 있는 야생동물은 치료 및 재활 훈련을 거쳐 자연으로 돌려 보내는 치료소"입니다.
실천 과제로 4R(Rescue, Responsibility, Release, Reduction), E(education)을 들 수 있습니다. 토종야생동물을 구조(rescue)하고 데려와서 정신과 육체의 건강을 책임지고(responsibility) 나갈 수 있는 야생동물은 치료 및 훈련을 통해 자연으로 복귀(release)시킵니다. 또한 난방이 필요한 외래동물은 자연감소 되고 우리나라 기후에 맞는 토종 야생동물의 보호로 난방비 등의 에너지 감소(reduction)를 시키는 것입니다. 이런 모든 과정을 시민교육(education)으로 녹여내려고 합니다. 즉 RE로 “다시 동물원”입니다.
동물원에서는 동물들의 탈출과 사망이 발생하지만 보호 역할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동물원 폐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투표에 참여해 보세요!
김정호 수의사는 전시 형태의 동물원에 대한 우려를 하면서도, 당장 지낼 곳이 마련되지 않은 동물원 속 동물들을 가장 걱정했습니다. 동시에 시민들에게 동물원을 향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달라 부탁했습니다.
여러분은 김정호 수의사 그리고 동물원에게 어떤 질문을 남기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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