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세바 ep.1] ☝🏼모든 것이 시작된 질문, 정책 안에 무엇이 있는데요?

2024년 시민 데이터 액티비즘 프로젝트 <데이터로 세상을 바꾸자>의 참여 프로젝트를 순차적으로 소개합니다.
공익데이터를 통해 사회문제를 드러내고 해결을 시도한 7개의 프로젝트 소식을 확인해 보세요✨
*이 프로젝트는 아름다운재단 2024 변화의시나리오 지원사업으로 진행했습니다.

☝🏼모든 것이 시작된 질문, 정책 안에 무엇이 있는데요?

 (《나니아 연대기》, 시공주니어 서평 인용)

      | 연대기 年代記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을 연대순으로 적은 기록 (표준국어대사전)

서울시의 여러 공공 정책이 매년 조용히 사라집니다. 운영 종료하는 정책은 얼마나 되는지, 어떤 사유로 종료되는지, 관련 공지는 어디서 확인할 수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서울시가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운영 종료한 정책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했습니다.

길고 가는 인연을 이어가는 '길가모임' 팀이 2024년 7월 7일부터 12월 8일까지 진행한, 빠띠 ‘시민 데이터 액티비즘 프로젝트 <데이터로 세상을 바꾸자> 참여 프로젝트입니다.

<정책연대기:서울>의 시작

서울시 은평구의 서울혁신파크는 2015년 개방 이후 시민사회단체와 예술단체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실험 공간이자, 시민들의 휴식처이며 계절별 문화행사가 열리는 공원이었습니다.

현 서울시장 취임 후 서울시는 서울혁신파크를 철거하고 대형복합쇼핑몰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현재 혁신파크 부지의 민간 매각을 진행 중입니다. 서울시는 2022년 12월 21일 서울시 홈페이지 공공건축물 관련 소식에 서울혁신파크 재개발 계획을 발표하는 글의 일부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 그러나 당초 목적과 달리 지난 10년 간 일부 단체에 의해 저밀도로 이용되면서 부지의 잠재력에 걸맞은 거점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

서울시는 운영 종료를 결정한 후 입주기업과 시민들에게 공간 폐쇄를 통보했습니다. 서울혁신파크 홈페이지는 예정된 서울혁신파크 운영 종료일(2023년 12월 31일)보다 앞선 2023년 12월 4일에 폐쇄되었습니다.

이처럼 사라지는 공공 정책이 또 있을까요? 길가모임은 사라지는 정책들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그 기록을 남기고자 했습니다.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데이터 수집을 위해 서울시와 서울 내 구청, 해당 정책 운영 기관의 홈페이지에서 ‘운영 종료’, ‘폐관’ 등 키워드를 활용해 검색을 시작했습니다. 생각보다 운영 종료 관련 공지는 찾아보기 힘들었고, 운영 시작 정책에 대한 공지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서울혁신파크에 대한 소식을 대부분 기사에서 접했기 때문에 구글과 네이버, 빅카인즈 등에서 동일한 키워드를 활용해 검색을 하고 조금씩 데이터를 쌓기 시작했습니다.

데이터 수집 항목
- 서울시, 구청, 정책 운영 기관의 홈페이지에서 '운영 종료', '폐관' 등의 키워드를 활용해 검색
- 구글, 네이버, 빅카인즈 등 구글링
- 정보공개청구
- 서울시 예산내역 검토 - 이전년도와 비교해 예산 삭감된 정책 확인

이후에는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체계적으로 정돈된 데이터를 확보해보려고 했습니다. 처음 해보는 시도라 어디에서 꼬였는지 예상과는 전혀 다른 데이터를 받았지만, 대신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많은 정책이 위탁 운영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구글링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보니 주로 운영 종료 사유가 ‘예산 삭감’이라는 점을 확인하고, 서울시 예산 내역을 검토하며 이전 연도와 비교해 예산이 삭감된 정책을 찾기도 했습니다. (👉 원본 데이터베이스 바로가기)

11월에는 ‘데세바 오픈 데이터톤’을 통해 사라지는 공공 정책에 관심 있는 시민 다섯 분을 만나 수집한 데이터를 검수하며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데이터를 들여다보니…🧐

👉 프로젝트 결과 자세히 보기

조금씩 수집한 정책 데이터는 총 40개로, 이 중에 운영 종료한 정책은 32개로 확인했습니다.

절반이 넘는 정책의 운영 상태는 인터넷 기사에서 수집했고, 주로 복지, 문화 분야의 정책이 2021년부터 2024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종료되었음을 확인했습니다.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운영종료 관련 공지가 된 정책은 단 2개입니다. 정책 개설 공지는 대부분 서울시 홈페이지에 공지되며 예산계획 등 상세 내용이 포함된다는 점과 대조를 이룹니다.

운영 종료한 총 32개 정책(종료철회 2개 포함) 중 17개는 운영종료 안내가 없었습니다. 총 15개의 운영 종료 정책의 공지에는 대부분은 종료 날짜만 포함되었고, 종료 사유를 포함한 공지는 4개에 불과합니다.

이제 우리는!

시민들은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정책을 서울시나 해당 정책을 운영하는 기관의 홈페이지 공고보다 온라인 기사를 통해 대부분의 정책 운영 관련 소식을 확인하게 됩니다.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정책은 운영 여부를 확인하는 것조차 쉽지 않고, 서울시는 여러 정책을 위탁 운영하다보니 정책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도 통일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인상 깊은 데이터가 있는데, 운영 종료 결정을 철회하고 운영을 지속하기로 결정한 ‘대치도서관’과 ‘백남준 기념관’입니다. 어떻게 운영 종료가 철회되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두 곳 모두 폐관 결정에 대한 시민들의 강력한 반발과 결정 철회 요구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길가모임이 올해 7월부터 9월까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느낀 여러 감정을 2시간 남짓의 데이터톤에서 만난 시민들과 나누며 공감했습니다. 혼자서는 힘들고 외로운 일이었는데, 함께하니 사그러들던 빛이 다시 타오르는 기분도 들었습니다. 

시민들이 함께 모여 목소리를 내야만 하는 이유를 발견했습니다. 투명한 공공정책 운영을 위해 어디에서부터 무엇을 시작해야할지는 여전히 막막하지만 앞으로도 여러 오픈 데이터톤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만나고 이 힘을 이어 나가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 프로젝트 기여자
- 시작한 사람들 : 길가모임 - 이슬, 성진, yeslee, 민지
- 함께한 사람들 : 김다영, 김주영, 박보경, 이진영, clou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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