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연구원정] 젠더기반폭력과 남성성의 요즘 연구는 어떤 말을 하고 있을까?

202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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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시물은 <연구원정 부트캠프>에 참여 중인 대원님의 연구과정을 정리한 글 입니다.

지난 글 살펴보기 : [연구원정] 젠더기반폭력과 긍정적 남성성은 무슨 관계가 있을까?


젠더 기반 폭력은 성별에 따른 불평등한 권력 관계에서 비롯되는 폭력으로, 여성과 소수자에게 특히 큰 영향을 미칩니다. 전 세계적으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여성의 약 30%가 일생 동안 신체적 또는 성적 폭력을 경험한다고 보고하며, 이는 여성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여성가족부의 '2021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2019년 가정폭력 검거 인원은 2011년 대비 8.2배 증가했으며, 2020년 불법촬영 검거 인원 중 94.1%가 남성으로, 이는 젠더 기반 폭력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심각함을 보여줍니다. 최근 학계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긍정적 남성성’의 중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긍정적 남성성은 남성들이 기존의 지배적이고 폭력적인 남성성에서 벗어나, 감정 표현과 상호 존중, 돌봄과 협력의 가치를 내면화하는 개념입니다. 본 연구 동향 에세이는 젠더 기반 폭력의 현황과 원인을 살펴보고, 긍정적 남성성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논의하고자 합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생각과 느낌이 있으신지, 고민이신지 꼭 이야기해주세요.

1. 젠더 기반 폭력과 남성성, 연구 질문은 무엇이었고 내가 파악한 연구 논의들은 무엇인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제가 연구하고자 하는 문제는 긍정적 남성성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입니다. 긍정적 남성성은 남성들이 전통적인 지배적 남성성에서 벗어나 감정 표현, 상호 존중, 그리고 협력과 돌봄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개념입니다. 이러한 남성성은 젠더 기반 폭력을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범죄학과 사회학 분야에서는 남성성의 규범이 폭력적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며, 긍정적 남성성 형성이 폭력적 행동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범죄학자들은 남성성의 재구성을 통해 폭력적 행동이 억제된다는 결과를 보고하며, 이를 위해 남성들에게 감정 표현을 독려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심리학과 건강보건학회에서는 성 역할 고정관념이 남성의 정서적 안정과 대인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전통적 남성성 규범이 남성들에게 감정을 억누르게 하고, 나아가 폭력적으로 표출되게 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긍정적 남성성을 통해 이러한 성향이 완화될 수 있습니다. 특히 심리학계에서는 긍정적 남성성이 남성의 심리적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정서적 안정과 건강한 관계 형성에 도움을 준다고 보고 있습니다.

국제 연구자들 중 Barker와 Ricardo(2005)는 남성들이 감정을 표현하고 상호 존중을 학습할 때, 긍정적 남성성을 형성하고 폭력적 행동을 자제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합니다. 이들은 남성성 재구성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남성들이 폭력적 성향을 줄이고 대인 관계에서 상호 존중과 협력을 실천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Jewkes, Flood, Lang(2015)은 남성들이 성평등과 비폭력적 행동을 학습할 때 긍정적 남성성의 형성이 촉진되며, 이를 통해 젠더 폭력 예방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2. 내가 주요한 논문이라고 생각했던 것들, 논문을 찾았던 것들을 소개해드릴께요

제가 선택한 논문은 Jewkes, Flood, and Lang (2015)의 From work with men and boys to changes of social norms and reduction of inequities in gender relations: a conceptual shift in prevention of violence against women and girls입니다. 이 논문은 남성들이 긍정적 남성성을 학습하고 이를 내면화하는 과정에 집중하며, 성평등 교육이 긍정적 남성성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 논문을 선택한 이유는, 남성성의 재구성과 관련된 다양한 요인을 검토하여, 긍정적 남성성이 폭력 예방을 넘어 남성들의 정서적·사회적 발달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분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 논문은 교육 프로그램의 효과가 긍정적 남성성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어, 긍정적 남성성을 강화하기 위한 효과적인 전략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논문 링크: The Lancet

3. 이 논문은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나요

Jewkes, Flood, and Lang (2015)의 연구에서는 남성성과 젠더 기반 폭력의 관계를 다각적으로 분석하며, 특히 긍정적 남성성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여러 요인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자들은 남성들이 전통적인 성 역할을 벗어나 폭력적 행동을 자제하며, 감정 표현과 상호 존중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요소들이 긍정적 남성성 형성에 주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합니다. 이 연구는 크게 가족 환경, 사회적 규범과 문화적 환경, 성평등 교육, 개인적 경험의 네 가지 주요 요인에 주목하여 남성성 형성에 미치는 영향력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1. 가족 환경
    • 가족 내에서 남성이 받는 초기 교육과 부모의 성 역할 인식은 남성성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아버지와 같은 남성 롤모델이 긍정적인 남성성을 실천할 때, 자녀에게 상호 존중과 감정 표현을 장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가족 내에서의 초기 경험은 남성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대인 관계와 갈등 해결 방식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감정적으로 건강한 환경에서 성장한 남성일수록 폭력적 성향이 낮고 긍정적 남성성을 내면화하는 경향이 높습니다.
  2. 사회적 규범과 문화적 환경
    • 사회적 규범과 문화적 환경은 남성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주요 요인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전통적인 남성성이 지배적인 사회에서는 남성들이 폭력적이고 지배적인 성향을 내면화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젠더 기반 폭력을 정당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성평등을 장려하는 문화에서는 남성들이 긍정적 남성성을 형성하고, 젠더 기반 폭력에 반대하는 입장을 가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 이와 관련해, 연구는 사회적 캠페인과 대중 매체가 남성성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폭력적 행동을 남성적 특성으로 여기는 사회적 규범을 해체하기 위한 미디어 캠페인과 교육이 긍정적 남성성 형성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3. 성평등 교육
    • 성평등 교육은 남성들이 자신의 감정을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도록 돕는 중요한 훈련 요소로 분석되었습니다. 연구는 성평등 교육이 남성들에게 상호 존중과 비폭력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평가하였습니다. 이 교육을 받은 남성들은 전통적인 남성성의 틀에서 벗어나며, 성평등과 감정 표현의 중요성을 내면화하게 됩니다.
    • 특히 교육 프로그램 내에서는 남성들이 폭력적 성향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학습하도록 돕고, 상호 존중을 실천하는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훈련이 포함됩니다. 이는 단순히 폭력적인 행동을 억제하는 것에서 나아가, 남성들이 스스로 긍정적인 남성성을 내면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4. 개인적 경험
    • 개인적 경험 또한 남성성 형성에 있어 중요한 요인으로 지적됩니다. 연구는 어린 시절 폭력적 상황을 경험한 남성들이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성장했느냐에 따라 긍정적 남성성을 형성할 가능성이 달라진다고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폭력 대체 기술을 학습한 남성들은 이후에 젠더 기반 폭력에 반대하는 입장을 가지게 되는 경향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 또한 남성들이 폭력적 상황을 비폭력적 방식으로 해결한 경험을 가진 경우, 상호 존중을 실천하고 폭력적 성향을 억제하는 성향이 더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 연구의 결과에 따르면, 가족 환경, 사회적 규범, 성평등 교육, 개인적 경험이 긍정적 남성성 형성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남성들이 어린 시절부터 성평등에 대한 가치를 내면화하고 감정 표현을 배울 때, 폭력적 성향을 억제하고 긍정적 남성성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도출했습니다.

이 연구는 또한 성평등 교육이 남성들에게 긍정적 남성성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점에서 정책적, 교육적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성평등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남성들이 비폭력적 갈등 해결 기술을 학습하고, 대인 관계에서 상호 존중을 실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와 같은 프로그램은 남성들에게 폭력적 성향을 억제하는 동시에 정서적 안정과 건설적인 관계 형성의 중요성을 가르치며, 긍정적 남성성 형성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4. 이 연구를 읽고 난 고민과 경험

긍정적 남성성 형성에 있어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특히 가족 환경에서의 초기 교육과 성평등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논문들을 통해 남성들이 정서적 대처 방법과 비폭력적 갈등 해결 기술을 학습할 때, 긍정적 남성성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사회적 규범과 문화적 환경이 남성성 형성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었으며, 남성성을 긍정적으로 재구성하려면 성평등을 지지하는 사회적 캠페인과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이 공감되었습니다. 이 연구를 통해 긍정적 남성성 형성에 기여할 수 있는 구체적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이러한 프로그램이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추가적으로 연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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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글똥글님의 발제와 글을 통해 젠더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간호학에서도 젠더에 대한 고민은 있었지만, 남성성에 대해 집중한 주제가 드물어 똥글님의 주제에 더욱 관심을 갖고 배우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연구 여정을 기대하며 힘찬 응원의 마음을 보냅니다. 화이팅!!

@똥글똥글님 오늘도 발제 잘 들었습니다. @똥글똥글님에게만 중요해보인다고 하셨지만, 너무 유니크하고 중요한 연구라고 생각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문제의식을 보니, 양적연구보다 질적연구로 풀어가시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선행연구를 살펴보시면서 '올바른 남성성 구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확인할 수 없었다면, 그 요인을 밝혀내는 것에서부터 선행되어야 할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미 알고계시겠지만, 양적연구에 앞서 선행 인터뷰를 하는 방법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해외에서 젠더를 health와 연관을 가진다는 측면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윤리? 와 관련하여 바라보는 관점과 차이가 있음을 느낍니다.
그러기에 해외에서는 젠더를 건강 척도에서 차별의 영역이 아닌 웰빙의 영역으로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함을 보는 거 같습니다.
고등학생때 페미니즘 연극에 참여 했을 때, 첫 수업에 여성성은 어떻게 정의되는가?에 대해 물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질문을 생각하며 내가 지금까지 관념에 갖혀 생각했구나 싶더라고요. (신체적 정의: 가슴이 크다 자궁이 있다/ 문화적: 남아선호사상에 따른 주방에서 일한다. 서비스직을 주로 한다 등등)
똥글똥글님의 글을 통해 젠더에 대한 깊은 이해도가 많은 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이 미치길 응원합니다.!!

정제되지 않은 언어라고 해도, 동희님이 가진 문제의식은 반짝반짝 빛이 나요. 반짝거리는 문제의식은 늘 연구를 좋은 곳에 데려다주더라고요. 차곡차곡 선행연구에 대한 배경이 늘어갈수록 동희님의 연구주제가 더 날카로워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파이팅!

덧. 한국여성학회 춘계, 추계 학술대회에서 남성성과 성폭력 예방, 성교육 논의가 종종 되는 것을 들은 적 있어요. 아마 나중에 동희님을 학회 현장에서 뵐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해봅니다ㅎㅎ

'한국 사회 내 남성성은 어떻게 생성되며 어떤 의미를 가질까' 라는 폭넓고 쉽지 않은 주제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똥글님의 연구가 너무너무 재미있고 흥미롭습니다. 

한국 남성의 페미니즘 관련 발언이라 한다면... 저는 15-17년도에 '내가 페미니즘을 잘 모르는데 무슨 책부터 읽어야 할까?' 라고 먼저 물어본 30대 분과, 숙명여대 트랜스젠더 입학을 반대하던 TERF 이슈를 보고 '대체 그 사람들은 왜 그러니?' 라고 말씀하시던 5-60대 남성 팀장님이 기억이 남네요.

작게나마 진심을 담아 응원을 남겨요, 앞으로의 연구도 화이팅입니다!

'베끼자' 보다는 '인용하자' 로 가시면 어떨까요ㅋㅋㅋㅋ 선행연구의 준거틀로 한국적 맥락을 해석하는 것도 중요한 연구일것 같습니다.

그리고 캠페인즈에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 페이지도 있던데 공유드립니다. (이미 보셨으려나요?ㅎㅎ)
https://campaigns.do/users/femiwithhim

나의 고민에 대한 연구가 이미 많이 이루어져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 그리고 더욱 고민들이 깊어진다는 것 자체가 이번 미션을 성실히 수행해주셨다는 가장 큰 증거라고 할 수 있을 거에요!

특히 프로그램 과정과 별개로, 각 연구들이 동희님께도 어떤 연대의 증거가 될 수 있기를 바래보아요. 같은 고민, 그리고 연구적인 측면에서의 접근이 이전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치열하게 진행되어 왔음을 보고, 또 외국 논문들에서 글로벌 스탠다드가 우리의 든든한 지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마음껏 느끼시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연구의 시작은 선행연구학습과 모방이니, 그렇게 실습하는 것도 너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