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자립을 마주해야 하는 청년들
1. 연구의 배경
‘보호종료’ 이후의 막막함
25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께 광산구 한 아파트에서 A(19)양이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경찰은 A양이 당일 오전 2시께 자신이 거주하던 아파트 고층으로 올라가 스스로 뛰어내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양은 "평소 가깝게 지내던 이성친구가 사망했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메모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A양은 만 18세까지 지역 보육시설에서 생활해왔다. 이후 지난해부터 장애가 있는 부친의 임대 아파트에서 함께 거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21일 오전 10시5분께 광산구 신창동 모 대학교에서 새내기 대학생 B(20)씨가 투신해 숨졌다. B씨는 해당 대학에 합격하면서 올해 초 보육원을 나와 기숙사 생활을 했으며, 방학 중이던 투신 당일에도 홀로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시설을 나올때 받은 지원금 700만원 가운데 500만여원을 등록금과 기숙사비 등으로 사용해 금전적 고민을 안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종합] "너무 힘들다" 절규 ···광주서 보육원 출신 잇단 비극. 무등일보. (2022년 8월 25일).
어느 날 문득, 이런 기사를 보았습니다. 광주에서 두 명의 자립준비청년이 자살했다는 내용을요. 저는 이 기사를 보고, 마음이 한동안 좋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어려움에도 공감했지만, 그들이 ‘사각지대’에 있다고 느껴졌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저 또한 학교 밖 청소년으로, 한때 교육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적이 있었기에 줄곧 사각지대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들의 어려움에 공감하며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그래서 이 기사를 시작으로 ‘자립준비청년’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보육원에서 살다 보호가 종료되어 자립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어려움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2020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보호종료아동 자립 실태 및 욕구조사’에 따르면, 보호종료아동 3104명 중 50%가 ‘죽고 싶다고 생각해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보호종료아동이 죽고 싶다고 생각한 이유로는 ‘경제적 문제’를 꼽은 응답자가 33.4%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뒤이어 가정생활문제(19.5%), 정신과적 문제(11.2%)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이들은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있기에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자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을까요?
때이른 자립을 마주해야 하는 청년들
‘자립’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정말 어려운 발달과업입니다. 사람마다 자립의 시기는 다르겠지만,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정도까지는 부모의 경제적, 정서적 지원을 받으면서 서서히 자립을 맞이하게 되죠. 그런데 학대나 빈곤, 방임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가정에서 분리되어, 보육원과 같은 아동양육시설에서 살아가는 청소년들은 때 이른 자립을 마주하게 됩니다. 만 18세가 되면 시설에서의 보호가 종료되기 때문인데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혼자 생활할 수 있는 역량도 충분히 기르지 못한 채 자립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시설 청소년들은 퇴소 이후에 경제적, 정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확대된 지원 제도, 그러나 여전히 자립준비청년의 어려움은 해소되지 않았다.
시설에서 보호가 종료된 아동들의 자립 이후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 2022년에 아동복지법이 개정되었고, 현재 만 24세까지 보호기간을 연장하여 학업을 이어가거나 취업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자립수당 확대, 공공주거 지원 강화, 자립지원 전담기관 및 전담인력 확충 등 많은 영역에서의 지원이 확대되었는데요. 그럼에도 보호 종료를 앞두고 자립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어려움은 해소되지 않고 계속해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여러 제도가 수정, 보완되고 지원이 대폭 늘어났음에도 어려움이 해소되지 않는 이유는, 제도와 자립준비청년을 연결하는 다리가 아직 완성되지 못하였거나 자립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근본적인 이유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어요. 저의 연구에서는 이 근본적인 이유가 ‘자립준비청년의 자립생활에 필요한 역량의 부족’이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교육’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원의 격차가 발생하는 상황이라면, 교육이 그것을 완화해줄 수 있지 않을까?
성공적인 자립을 하기 위해서는 주변에서 정서적, 경제적 지지를 받으면서 그것을 잘 활용하고, 점차 혼자서도 생활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가정이 있는 청소년의 경우, 부모의 정서적, 경제적 지지를 받기도 하고 생활에 필요한 기술들을 자연스레 배워나가지요. 하지만 아동양육시설에서 살아가는 청소년들은 가정으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없거나 그 지원의 정도가 부족해서, 아동양육시설 내에서 상호작용하는 시설 종사자(생활복지사, 자립전담요원 등)와의 관계가 부모의 역할을 대신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아동양육시설에서는 다수의 인원과 함께 생활하므로 시설 종사자가 부모와 같이 밀착하여 청소년들을 한 명 한 명 세세히 지도하기 어렵습니다. 여기에서 격차가 발생하게 되는데요. 시설 종사자의 말을 잘 듣고 적극적인 청소년의 경우 시설 생활복지사나 자립전담요원과 관계가 좋아 퇴소 전후로 자립에 필요한 정보나 지원을 제공받으며 좀 더 수월하게 자립의 과정을 거치기도 합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이러한 정보와 지원이 ‘모두에게 제공되지 않아’ 공평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례가 종종 보고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는 제공되고, 누구에게는 제공되지 않는 지원 속에서 격차가 발생하게 되고 이러한 지원의 격차는 자립 과정의 어려움으로 작용하여 자립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이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제때 도움을 받지 못하는 일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아동양육시설에서 자립준비청년의 지원 격차를 줄이고, 모든 자립준비청년이 자립에 필요한 역량을 함양시키기 위해서는 자립지원교육(이하 자립지원 프로그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시설 내의 아동에게 자립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그 정보를 활용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도록 도와주고,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곧 '교육'의 역할이기도 하니까요. 교육이 정말로 그러한 역할을 잘 해내려면 자립 지원 프로그램의 내용과 방법이 자립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실효성이 없는 자립지원 프로그램
아동양육시설에서 자립지원 프로그램은 이미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보았던 통계자료를 보면, 그동안의 자립지원 프로그램이 효과가 없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 수 있습니다. 몇몇의 선행연구에서도, 자립지원 프로그램이 청소년의 자립생활기술을 높이는 것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보고하거나, 자립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중요성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청소년의 인터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지금의 자립지원 프로그램이 실효성이 없다는 인식이 왜 존재하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자립지원 프로그램의 내용과 방법이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하여 본 연구에서는 자립준비청년들의 목소리를 담아내어, 자립지원 프로그램을 새롭게 개발하기 위한 기초연구를 해보려고 합니다.
2. 기존의 연구들
1) 개념 및 이론
아동보호체계에서 보호되는 아동청소년의 경우, 만 18세가 되면 보호가 종료됩니다. 그런데 최근, 아동복지법이 개정되어 현재는 24세까지 보호종료를 연장하여 시설에서 보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때, 원가정이 아니라 아동복지시설 (아동양육시설, 공동생활가정) 또는 위탁가정에서 보호되는 아동을 ‘보호대상아동’이라고 일컬으며 아동복지시설에서 성장하다가 보호가 종료되고, 사회에 진출하기를 준비하는 청년을 ‘보호종료아동‘ 혹은, ’자립준비청년’이라고 합니다.
‘자립’이란, 가정과 지역사회의 성인 구성원으로서 자기 충족적, 상호협력적으로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경제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상태를 일컫습니다. ‘자립생활기술’이란 자립을 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핵심적인 기술을 말하는데요. 현재 아동복지시설에서 운영되고 있는 ‘자립지원 표준화프로그램’에서는 자립생활기술을 8개의 영역으로 나누어 ‘일상생활기술’, ‘지역사회자원활용기술’, ‘자기관리기술’, ‘사회적기술’, ‘자산관리기술’, ‘진로탐색기술’, ‘직업생활기술’, ‘사회진출기술’로 제시하고 있어요. 자립지원 표준화 프로그램(Ready? Action!)은 아동양육시설과 위탁가정에서 생활하고 있는 보호대상아동에게 진행되는 자립교육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시기에 따라 Ready?와 Action!의 2가지로 분류되는데요. Ready?는 ‘보호종료 전’까지 제공하고, 연령에 따라 4단계(미취학~초등 2년, 초등3~6년, 중학생, 고1~보호종료 전)으로 구분하여 진행되어요. Action!은 ‘보호종료 후‘ 자립지원전담기관 등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하지만 자립지원 표준화 프로그램은 문제가 있어요. 자립지원 표준화 프로그램(Ready? Action!)의 효과성에 대해 몇몇의 선행연구에서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하고 있으나, 8개 영역 중 특정 영역에 대해서만 프로그램이 운영되거나 지자체에서 지원비용이 나오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지역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시설 청소년들은 시설에서 제공되는 자립지원 프로그램에 대해 실효성이 없으며, 강제적이고 형식적이기 때문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자립지원 표준화 프로그램이 영역을 나누어 체계적으로 설계되어 운영되고 있고, 이들에 대한 경제적, 정서적 지원이 확대되었음에도 자립준비청년의 어려움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것은 교육의 내용과 방법이 분명히 바뀌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2) 선행연구 및 선행연구의 한계
시설 청소년들은 곧 맞닥뜨리게 될 ‘시설퇴소’라는 위기에 직면하면서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자기 나름대로 인식하고 생각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진로와 관련된 의사결정을 내리게 되면서 진로발달이 이루어지고, 자립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자립지원 프로그램은 대부분 ‘반복적’, ‘강제적’, ‘집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는데요. 프로그램의 내용은 개인차를 고려하지 않고 진행되어 시설 청소년에게 잘 와닿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한편, 여러 연구에서 많은 연구참여자들이 공통적으로 자신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였다고 언급된 교육도 있었는데요. 다른 연구이지만 연구참여자의 인식을 모아보았을 때 연결되는 지점이 있는 것을 보아, 시설 청소년들이 비슷하게 자립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 고 느끼는 내용과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 자립지원 관련 정책이 변화하는 만큼 자립지원전담요원이 그러한 정보를 빠르게 따라가야 하는데, 그것이 의무가 아니라 권장사항인 경우가 많다 보니 자립지원제도를 직접 이용하는 자립준비청년이 훨씬 더 잘 아는 경우가 많다는 사례도 있었는데요. 지원 정책이 이미 어렴풋이 알고 있는 정보이기는 하지만 지원하기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자립지원전담요원의 전문성 문제가 존재도 존재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선행연구에서는 다소 피상적으로 자립교육 프로그램의 문제에 접근하고 있었으며, 자립지원 프로그램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내용과 방식을 갖추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다루고 있지는 않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제 연구에서는 '자립교육 프로그램의 내용과 방법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깊이있게 도출해보기 위해 자립준비청년의 자립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3) ‘자립’에 대한 인식의 차이, 자립지원 프로그램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가
선행연구에서는 시설 청소년은 자립지원프로그램에 대해서 ‘퇴소 직전에 이루어지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인식하는 반면에, 자립지원전담요원은 ‘하루아침에 자립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어렸을 때부터 차근히 생활능력을 길러나가야 한다’고 인식하였습니다.
이러한 인식의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는, 서로 자립 '능력’에 대해서 다르게 파악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시설 청소년은 실질적으로 자립과 맞닿아있는 주거관련, 경제관련 능력 등을 이야기하고, 자립지원전담요원은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위한 습관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둘 다 너무나 중요한 역량이기에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맞지만, ‘연령의 구분’이 있어야 더욱 효과적일 것입니다. 퇴소 하기에는 한참 남았다고 생각이 드는 어린 나이에, 주거 관련 정보를 익히고 자립정착금에 대해서 설명을 듣는다면 나와 관련된 이야기가 아닌 것 같아 와닿지 않겠죠. 반대로 퇴소 직전인데 어렸을 때부터 계속 받았던 안전교육이나 예절교육만 반복해서 듣는다면 퇴소 이후의 삶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할 것입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자립하는 과정의 어려움을 파악하여 공통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무엇인지 알아낸 후에, 연령 별로 이루어나가야 할 발달 과업에 맞추어 내용을 구성해보려고 합니다.
3. 연구의 구성
1) 연구질문
1. 그동안의 자립지원프로그램에 대해 시설 청소년이 실효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이유) 2. 시설 청소년의 자립준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교육의 내용과 방법이 무엇인가?
이 연구질문을 토대로 하여, 설문조사와 FGI(초점집단면접)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설문조사는 기존 자립 지원 표준화 프로그램에 대한 문제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문제점에 얼마나 많은 청소년이 공감하고 있는 지를 알아보기 위함이에요.
설문조사에서는 연구참여자의 나이와 성별, 자립지원 표준화 프로그램(Ready? Action!)의 8개 영역 별로 도움이 되었던 정도, 교육의 내용/방법, 동기부여를 받았는지 여부, 자립지원 프로그램에 어떤 내용이 포함되었으면 좋겠는지, 어떤 방법이 좋은지 등을 조사할 예정입니다. FGI 초점집단면접에서는 [시설에 거주하고 있는 자립준비청년(퇴소 2년 전~직전)과 시설에 거주하고 있지 않으나 자립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청년(보호종료 직후~2년)] / [바람개비 서포터즈에서 멘토로 활동하고 있는 청년]의 두 집단으로 나누어 각각 면접하려고 해요.
FGI에서 첫 번째 집단에게는 자립을 준비하면서(혹은, 자립의 과정을 거치면서) 경험하고 있는 어려움이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할 예정입니다. 자립지원 프로그램의 8개 영역을 통해 질문을 도출하고, 사용자 경험 디자인에서 많이 사용되는 ’페르소나 리서치‘ 인터뷰에서 활용되는 질문을 참고하여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자산관리기술‘의 영역이라면, “퇴소 이후 경제적 어려움을 경험하거나 걱정한 적이 있는지”, “경제적 어려움을 경험하거나 걱정할 때,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는지“, ”그때의 기분은 어떠했는지“ 설명해달라고 요청하고, ”왜 그런 기분을 느꼈는지“, ”왜 그렇게 대처하였는지“ 물어보고, 계속해서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구체적으로 대답을 들을 수 있도록 구성하려고 합니다. 선행연구에서 ’자립지원 프로그램‘에 대해 피상적으로 접근했다는 한계를 조금이라도 보완하고자 깊이있는 질문을 하기 위해 질문의 내용을 촘촘하고 구체적으로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또, 두 번째 집단에게는 어떤 내용으로 주로 멘토링을 진행하는지, 멘티들은 보통 어떤 부분을 어려워하거나 힘들어하는지, 멘토의 자립경험 등에 대해서 질문해보려고 합니다. (바람개비 서포터즈의 멘토들은 한때 자립준비청년이었고, 현재는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자립과 관련한 정보를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지지체계 중 일부인데요. 멘토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자립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가 무엇인지에 대해 잘 알고 있으리라 짐작되며, 자립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잘 극복해내어 멘토로 활동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 선정하였습니다.)
2) 연구계획
먼저 연구를 진행하기에 앞서 방법론에 대한 공부를 하려고 합니다. 설문조사와 FGI의 방법을 활용할 예정이므로 이와 관련한 공부를 하고, 혼합연구방법에 대한 공부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 이 연구는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니, 같은 목적을 하고 있는 여러 연구들의 방법론적인 틀도 살펴보고자 해요. 방법론의 공부와 함께, 본 연구가 ’발달심리학‘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어 이 부분에 대한 공부도 해보려고 합니다.
연구의 진행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게 된다면 우선 설문조사를 하기 위해 문항을 개발하고, 아동양육시설에 퇴소 전(2년~직전) 아동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요청하려고 합니다. 전수조사를 하고 싶지만 상황이 되지 않는다면 가능한 지역만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게 될 것 같아요. 메일이나 유선으로 연락하여 연구에 대한 설명과 설문조사를 요청드리려고 합니다. FGI 설문조사는 앞서 설명드렸던 자립준비청년의 두 그룹을 모집하여 진행할 예정이며, 아동양육시설이나 자립지원전담기관에 문의하여 연구참여자를 모집할 예정입니다.
4. 연구 프로토타입,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
앞서 설명드린 이야기들은 프로토타입을 거치며 많이 수정한 부분들인데요. 프로토타입을 진행하기 이전에는 시설 청소년의 인식만 살펴보았었는데, 프로토타입을 진행하며 어떤 인터뷰이 덕분에 프로토타입에서는 종사자의 인식도 들여다보며 앞으로 진행될 연구를 위한 토대가 되어줄 부분에 대해서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초반에는 자립준비청년을 인터뷰하려다, 상황이 되지 않아 아동양육시설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시설 종사자와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 선생님께서는 “교육은 별 소용이 없어요. 경제적 지원이라던지 정서적 지원을 더 늘리는 게 맞아요”라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왜 그렇게 말씀하셨을까요? 저는 이 답을 듣고 한동안 좌절감에 빠져있기도 했었습니다. 저는 이때까지 교육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굳게 믿었었거든요. 그런데 저는 제 생각을 밀고 나가기로 했습니다. 그 이유는, 아직 교육이 제 본래 역할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에 청소년과 종사자 모두 교육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에요.
인터뷰를 진행한 후에, 저는 자립전담요원의 목소리를 담은 연구를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선행 연구에서는 자립지원 관련 업무를 그저 ‘업무’라고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자립은 정말 어렵고 무거운 주제이기에 차별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냥 해야될 업무라고 인식되니 그것이 시설 청소년에게도 차별성이 없게 다가와 그들이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또, 앞서 설명했듯이 자립지원 프로그램이 연령 구분 없이 진행되는데, 청소년과 종사자 간에 ‘자립’에 대한 인식의 차이도 존재하여 더욱 혼란스럽고, 실효성이 없었을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었어요.
이후에는 새로 설립된 자립지원전담기관이라는 체계에 대해서 살펴보았고, 아동양육시설에서는 어떤 역할을 해주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하면서 프로토타입 과정을 마무리하였습니다. 프로토타입 과정을 통해 다각도에서 저의 연구질문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5. 결론
1) 연구의 의미와 후속연구 질문
저는 이번 연구의 의미가 실질적인 자립지원 프로그램의 내용과 방법을 고민해봄으로써 자립지원 교육을 질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본 연구를 통해 프로그램이 개선된다면 자립준비청년이 자립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의 연구에서는 교육 프로그램의 내용과 방법적인 측면을 살펴보았는데, 추후에는 자립지원 표준화 프로그램에서 연령을 이미 나누고 있음에도 현장에서는 왜 그렇게 진행되지 않았는 지에 대해서 살펴보고, 자립지원 전담요원의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관심을 가지고 하나하나 차근히 살펴본다면 언젠가는 분명히 이 문제가 해소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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