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정] 무너진 학교와 수능
(작성 중) 우리 국민 모두가 교육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꼭 수능의 형태가 아니어도, 누군가는 본고사, 또 누군가는 학력고사 등등으로 그 치열했던 경쟁을 경험해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긴 시간 동안 시험 형식과 이름이 바뀌어도, 여전히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다양한 연구자와 정치가, 시민단체들이 이 문제에 여러 답을 내놓았지만 아직 이 문제는 현재 진행형인 것 같습니다.   1. 왜 문제인가 수능은 기존 암기 위주의 학력고사를 개선하여, 대학에서 수학할 능력이 있는 학생들을 선별하기 위해 논리, 통합적 사고력을 확인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시험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시험이 그 목적을 잘 달성하고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단적인 예시가 바로, 학교 수업으로는 수능을 대비하기 어렵다는 것일 것입니다. 교육부의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결과 분석에 따르면, 사교육 참여율은 78.5%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였습니다. 사교육이 수능 준비에 필수 요건이 되는 이상, 공교육은 단순히 졸업을 위한 수단이 될 뿐이고, 사교육을 받을 수 없는 학생들은 피해를 보는 교육 격차 문제가 심화될 것입니다.   2. 학교의 현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저의 경험을 통해 바라본 학교의 현실은 이렇습니다. 입학한 후, 몇 번의 내신 시험과 모의고사를 거치면 어느 입시 전형이 나을지 대략적인 판단이 서게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결정을 내리고 난 후, 학교 수업과 수능 대비 사이에 충돌이 발생합니다. 특히 입시를 목전에 둔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자습을 요구합니다. 선생님들은 막을 힘이 없습니다. 이 악순환은 계속 됩니다. 더 이상 내신을 신경쓰지 않는 정시 대비자들과 내신 대비자들로 학교가 나뉩니다. 내신 대비자들을 변별하기 위해서 학교 시험 문제는 정시 대비자들이 거들떠 보지도 않습니다. 결국 이들이 정착하는 곳은 사교육입니다.   그렇다면 학교에서 수능 대비를 잘 할 수 있도록 수업을 운영하면 되지 않느냐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를 염두에 두고 시험에 ‘수능형 문제’를 출제하겠다라는 고등학교의 이야기도 종종 들립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부분이 많다고 느껴집니다. 한가지 사례로 학교 수업이 문제 풀이 형식에만 집중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수능-EBS 연계로 인해서 EBS 연계 교재가 학교에서 사용되고 있는데, 이 교재는 문제풀이/강의식 수업에 적합하여 다양한 수업을 제공하는데 한계를 보이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이처럼 학교 현장과 실제 수능 대비에서 차이가 발생하게 되면, 수험생들은 필연적으로 학교와 수능을 분리하게 되고, 그에 따라 사교육은 성행하고 학교는 무력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실제 학교 현장의 상황에 집중해서, 내신과 수능이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깊게 파악하고, 차이를 메꾸기 위한 방안이 무엇이 있을지 더 알아가볼 예정입니다. 참고자료 이상원, 기울어진 저울 위 춤추는 사교육, <시사인>, 2023.8.8 (링크) 우옥경. (2023). 문학 영역의 EBS 수능 연계 교재에 대한 교사 인식 연구. 교육과정평가연구, 26(2), 279-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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