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실 근본적으로, 교사가 학생의 이야기를 기사로 쓰는 데는 훨씬 더 예민하고 조심스러운 태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글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기사라면 말이죠.
의사가 환자의 병에 대한 이야기를 유튜브에서 떠들거나, 변호사가 의뢰인의 내밀한 속사정에 대해 방송에서 말하는 것을 조심해야 하는 것과 비슷한 취지입니다.
실제로 그들이 우익인지 좌익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한 사람을 좌-우로 손쉽게 구분하는 태도는 그 자체로 아주 폭력적이기도 합니다). 대상은 아동이고, 학생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교사는 그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교사의 글에 어떻게 묘사되는지에 따라 한 아동 집단("어떤 성별" 또는 "어느 지역", "어느 연령대" 하는 식)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이 강화될 수 있습니다. 또는 이미 그런 편견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그릇된 생각을 '확신'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근거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그냥 '내가 우리 학교 교실에서 본 학생들은 그랬다'라는 수준의 극히 주관적인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특정 성별, 특정 연령대의 아동에 대한 편견을 강화할 수 있는 큰 위험성이 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다름 아닌 현직 교사가 기사로 쓰고, 언론사 편집국은 그걸 온 국민이 볼 수 있게 발행한 것 자체가 저는 바람직해 보이지 않습니다.

국회에서 이른바 '반지하 3법'이 준비 중이라 해서 토론회를 가봤더니 가관이더군요. 반지하가 있는 주택을 더 손쉽게 재개발 할 수 있도록 온갖 규제를 다 완화해주자는 게 입법 요지였습니다.
반지하라는 비정상적인 주거 형태를 만든 것은, 사람이 살 수 없는 방이라도 마구 세입자를 들여서 임대수익을 높이겠다는 욕망 때문이었죠. 그런데 반지하를 없애자는 토론회에도 이참에 또 한몫 잡겠다는 욕망만이 가득했습니다.
반지하 정책이 개발이익만을 노린 또 다른 난개발로 이어지지 않도록 잘 감시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