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실 근본적으로, 교사가 학생의 이야기를 기사로 쓰는 데는 훨씬 더 예민하고 조심스러운 태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글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기사라면 말이죠.
의사가 환자의 병에 대한 이야기를 유튜브에서 떠들거나, 변호사가 의뢰인의 내밀한 속사정에 대해 방송에서 말하는 것을 조심해야 하는 것과 비슷한 취지입니다.
실제로 그들이 우익인지 좌익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한 사람을 좌-우로 손쉽게 구분하는 태도는 그 자체로 아주 폭력적이기도 합니다). 대상은 아동이고, 학생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교사는 그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교사의 글에 어떻게 묘사되는지에 따라 한 아동 집단("어떤 성별" 또는 "어느 지역", "어느 연령대" 하는 식)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이 강화될 수 있습니다. 또는 이미 그런 편견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그릇된 생각을 '확신'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근거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그냥 '내가 우리 학교 교실에서 본 학생들은 그랬다'라는 수준의 극히 주관적인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특정 성별, 특정 연령대의 아동에 대한 편견을 강화할 수 있는 큰 위험성이 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다름 아닌 현직 교사가 기사로 쓰고, 언론사 편집국은 그걸 온 국민이 볼 수 있게 발행한 것 자체가 저는 바람직해 보이지 않습니다.
조호님, 지하철님 말씀에 모두 공감이 되네요.
우리 사회가 '바람직한 상', 지향점을 제시하지 못해서 학생들이 배우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 아이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사회와 시스템인 '학교' 교육시스템부터 시작해 우리 사회 전반이 수십년 동안 무한경쟁을 가르쳐 온 탓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드네요. 뒤떨어지면 낙오하고 경쟁에서 이긴 소수만 받아들여지는 게 이 세상이라고 믿어온 시간이 너무 깁니다. 바꾸려는 교육자들의 노력이 있었지만 단단히 뒤틀려버린 느낌이네요.
또한 본문에서 "그들은 이제 양지로 나와 당당히 토론을 요구한다. 예전 같으면 찬반 토론의 주제로 거론될 수조차 없었던 사안조차 서슴지 않고 따져보자고 말한다. 예컨대, 핵무장의 당위성을 주장하는가 하면, 항구적인 평화를 위해 전쟁이 불가피하다고 잘라 말하는 아이마저 있다."라는 내용을 부정적으로 다루는 본문의 논조에 대해서 저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서 찬반을 다루지 못할 주제들이 있을까요? 기본적인 도덕과 관련된 부분도 아니고, 안보와 사회에 대한 사안인데 무조건적인 성역으로 생각하는 필자의 의견에는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 극우든, 극좌든 토론과 대화를 요구하는 태도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 내용이 부적절하다면 설득과 타협으로 해결을 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첫 번째와 세 번째의 경우, 필자가 교육 현장에서 마주친 사안들이라면 분명히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도한 능력주의와 외국인 차별은 사회에서 없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의 경우, 역사적 평가를 함에 있어 100% 객관적인 평가는 불가능하겠지만 인물과 사건들에 대해 공과 과를 모두 생각해보는 태도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본문에서 든 사례처럼 공이 다른 과오들을 모두 정당화해서는 안되겠죠. 필자가 비판한 "그들이 저지른 과오는 인정하되, 그로 인해 가려진 공적도 함께 평가하는 게 공평하다고 목청 돋운다"라는 표현(저는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은 뒤에 나온 박정희의 공적만 칭송하는 구체적인 사례(이 경우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와는 분명 다른데, 필자는 두 경우를 같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의문입니다.
네 번째와 다섯 번째는 학생들이 극단과 과잉의 사례에 자주, 그리고 많이 노출되기에 나타나는 현상인 것 같습니다. PC와 페미니즘의 극단적인 부분들을 보면서 적대감이 생겨버리는 것이겠죠. 학교 교육의 방향성이 다양성에 대해 알려주며 적대감을 갖는 집단의 극단적이지 않은 대다수의 경우를 경험하고 알아가게 하는 쪽으로 가야 할 것 같습니다. 분명 존재하는 극단과 과잉의 사례를 줄여나가는 노력도 필요하겠고요.
"부디 기우이길 바라지만, 스스로 강자와 동일시한 채 약자 혐오와 무한경쟁 의식으로 무장된 극우 청소년들이 학교를 장악해 가는 모습이 확연하다. 교육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지 못하고, 사회의 극단적인 양극화가 극우적 사고의 온상이라는 점엔 이견이 없다. 다만 지금은 세상을 '해석'할 때가 아니라 서둘러 '변혁'할 때다. 시간이 많지 않다."
거울 삼을만한 어른다운 어른이 별로 없다는 방증 같기도 합니다. 현장에서 고통받고 있을 학생과 교사들이 너무 걱정됩니다..
코멘트
6저는 사실 근본적으로, 교사가 학생의 이야기를 기사로 쓰는 데는 훨씬 더 예민하고 조심스러운 태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글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기사라면 말이죠.
의사가 환자의 병에 대한 이야기를 유튜브에서 떠들거나, 변호사가 의뢰인의 내밀한 속사정에 대해 방송에서 말하는 것을 조심해야 하는 것과 비슷한 취지입니다.
실제로 그들이 우익인지 좌익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한 사람을 좌-우로 손쉽게 구분하는 태도는 그 자체로 아주 폭력적이기도 합니다). 대상은 아동이고, 학생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교사는 그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교사의 글에 어떻게 묘사되는지에 따라 한 아동 집단("어떤 성별" 또는 "어느 지역", "어느 연령대" 하는 식)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이 강화될 수 있습니다. 또는 이미 그런 편견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그릇된 생각을 '확신'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근거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그냥 '내가 우리 학교 교실에서 본 학생들은 그랬다'라는 수준의 극히 주관적인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특정 성별, 특정 연령대의 아동에 대한 편견을 강화할 수 있는 큰 위험성이 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다름 아닌 현직 교사가 기사로 쓰고, 언론사 편집국은 그걸 온 국민이 볼 수 있게 발행한 것 자체가 저는 바람직해 보이지 않습니다.
교육의 여러 한계점이 있는 것 같은데 하루 빨리 개선되길 바랍니다.
조호님, 지하철님 말씀에 모두 공감이 되네요.
우리 사회가 '바람직한 상', 지향점을 제시하지 못해서 학생들이 배우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 아이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사회와 시스템인 '학교' 교육시스템부터 시작해 우리 사회 전반이 수십년 동안 무한경쟁을 가르쳐 온 탓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드네요. 뒤떨어지면 낙오하고 경쟁에서 이긴 소수만 받아들여지는 게 이 세상이라고 믿어온 시간이 너무 깁니다. 바꾸려는 교육자들의 노력이 있었지만 단단히 뒤틀려버린 느낌이네요.
또한 본문에서 "그들은 이제 양지로 나와 당당히 토론을 요구한다. 예전 같으면 찬반 토론의 주제로 거론될 수조차 없었던 사안조차 서슴지 않고 따져보자고 말한다. 예컨대, 핵무장의 당위성을 주장하는가 하면, 항구적인 평화를 위해 전쟁이 불가피하다고 잘라 말하는 아이마저 있다."라는 내용을 부정적으로 다루는 본문의 논조에 대해서 저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서 찬반을 다루지 못할 주제들이 있을까요? 기본적인 도덕과 관련된 부분도 아니고, 안보와 사회에 대한 사안인데 무조건적인 성역으로 생각하는 필자의 의견에는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 극우든, 극좌든 토론과 대화를 요구하는 태도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 내용이 부적절하다면 설득과 타협으로 해결을 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요즘 남학생들의 극우화에 대해서 다섯 가지 사례를 필자가 정리해주셨네요.
첫 번째와 세 번째의 경우, 필자가 교육 현장에서 마주친 사안들이라면 분명히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도한 능력주의와 외국인 차별은 사회에서 없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의 경우, 역사적 평가를 함에 있어 100% 객관적인 평가는 불가능하겠지만 인물과 사건들에 대해 공과 과를 모두 생각해보는 태도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본문에서 든 사례처럼 공이 다른 과오들을 모두 정당화해서는 안되겠죠. 필자가 비판한 "그들이 저지른 과오는 인정하되, 그로 인해 가려진 공적도 함께 평가하는 게 공평하다고 목청 돋운다"라는 표현(저는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은 뒤에 나온 박정희의 공적만 칭송하는 구체적인 사례(이 경우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와는 분명 다른데, 필자는 두 경우를 같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의문입니다.
네 번째와 다섯 번째는 학생들이 극단과 과잉의 사례에 자주, 그리고 많이 노출되기에 나타나는 현상인 것 같습니다. PC와 페미니즘의 극단적인 부분들을 보면서 적대감이 생겨버리는 것이겠죠. 학교 교육의 방향성이 다양성에 대해 알려주며 적대감을 갖는 집단의 극단적이지 않은 대다수의 경우를 경험하고 알아가게 하는 쪽으로 가야 할 것 같습니다. 분명 존재하는 극단과 과잉의 사례를 줄여나가는 노력도 필요하겠고요.
"부디 기우이길 바라지만, 스스로 강자와 동일시한 채 약자 혐오와 무한경쟁 의식으로 무장된 극우 청소년들이 학교를 장악해 가는 모습이 확연하다. 교육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지 못하고, 사회의 극단적인 양극화가 극우적 사고의 온상이라는 점엔 이견이 없다. 다만 지금은 세상을 '해석'할 때가 아니라 서둘러 '변혁'할 때다. 시간이 많지 않다."
거울 삼을만한 어른다운 어른이 별로 없다는 방증 같기도 합니다. 현장에서 고통받고 있을 학생과 교사들이 너무 걱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