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자동차, 클라우드(구름) 등 친환경적인 느낌을 주는 AI. 그런데 AI는 정말 친환경일까요? 친환경이 아니라 심각하게 ‘탄소배출을 일으키는 AI’라면?
현재 AI 경쟁은 지난 날 나라 간 핵 보유 경쟁처럼 권력 경쟁의 색채를 띠고 있습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바이두 등 너도나도 앞다투어 AI를 선점하려고 또는 뒤처지지 않으려고 개발 경쟁에 돌입했지요. AI 개발 기업 혹은 국가에서조차 함부로 거론하려 들지 않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AI의 탄소배출로 인한 기후 위기 문제’입니다.
AI 시스템 탄소 배출의 가파른 증가
- <AI지도책>에서 저자 케이트 크로퍼드는 “아마존 웹서비스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같은 연산 인프라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며 이런 플랫폼에서 동작하는 AI시스템의 탄소 발자국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로트피 벨히르와 아메드 엘멜리기 같은 연구자들의 말을 인용해 “2040년이 되면 기술 부문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4퍼센트를 차지할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같은 책에서 스트루벨 연구진은 “자연어 처리(NLP)모형을 하나만 가동했는데도 30만 킬로그램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보고합니다. 이것은 “휘발유 자동차 다섯 대를 수명이 다할 때까지 몰거나 뉴욕에서 베이징까지 비행기로 125차례 왕복하는 것과 맞먹는” 양입니다.
- 중앙일보 강찬수 기자는 2020년 6월 포브스(Forbes)지를 분석하면서, “GPT-3은 6개월 동안 4789개의 서로 다른 버전의 모델을 거쳐 최종 모델을 만들었는데, 이 모델을 구축하는 데 총 35톤이 넘는 CO2가 배출됐다”고 지적합니다. (중앙일보, “AI더러운 비밀” 구글보다 ‘챗GPT’가 지구에 더 나쁜 이유 2023.0214)
- 비지니스 포스트 이근호 기자는 “오픈AI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S)등 빅테크 기업 대다수가 인공지능 알고리즘 훈련에 딥러닝 방식을 사용”하며, “이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전력이 들어간다.”고 지적합니다. 블룸버그는 2021년 발표된 논문을 인용해 “챗GPT 학습에는 1.287GWh(기가와트시)의 전기가 소모됐으며 이는 미국 가정 120곳이 1년 동안 쓰는 전기량과 비슷하다”고 말했습니다.(비지니스 포스트, ”챗GPT는 전기 먹는 하마, 초거대 인공지능 이산화탄소 배출량 공개 필요” 2023.03.10)
우리는 왜 방관만 하고 있을까요?
AI 데이터 센터가 세계 곳곳에 세워지고, 데이터 딥러닝이 진행될 수록 이산화탄소 배출은 계속되고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데이터 센터의 열을 식히는 쿨링(cooling) 시스템 역시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와 탄소 배출이 큰 이슈인 지금, 왜 유독 AI가 발생시키는 기후 위기의 문제점은 베일에 싸이거나 구석에 방치되어 있을까요?
그것은 AI 발전이 곧 국가 발전과 방위 및 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산업 혁명과 IT혁명을 거치면서, 시대의 흐름을 읽고 흐름에 따라가는 것이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장기적으로 전지구에 피해가 가더라도 개발에 뛰어들지 않으면 세계 권력구조에서 도태될 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핵개발이 단적인 예입니다. 핵 위험성을 인지한 과학자들도, 다른 나라가 먼저 개발할까 두려워 개발을 서둘렀습니다. 핵보유국들은 먼저 핵을 개발한 후, 그제야 위험성을 인지했다며 지구 안전을 이유로 전 세계가 더이상 핵보유를 하지 않는 방향으로 방향을 돌린 전례가 있습니다. 핵보유는 그 나라의 국방에 직결되고 한편으론 국제 사회의 권력 관계와도 연관되는 문제였던 거지요. 이제 새로운 AI전쟁이 시작된 셈입니다.
우리는 같은 문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전세계를 위험에 몰아 넣는 기후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AI를 선점하지 않는다면 국가 경쟁력에서 밀려날 것이라는 두려움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력 다툼도 촉매제가 되고 있습니다. 강대국이 되고자 하는 열망은, 전 지구를 위험에 빠뜨려서라도 달성하고픈 일이 되었습니다. 자칫 물러서면 국가적인 위험에 처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이 생겼습니다.
탄소 배출 기후위기와 “공유지의 비극”
‘공유지의 비극(Tragedy of the Common)’이 여기서도 일어납니다. 누구나 쓸 수 있는 ‘공유 자원’이라고 생각해서 함부로 공동 소유의 목초지에 양을 풀어 놓습니다. 다들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양들을 더 많이 공유지에 풀어 놓게 되지요. 그러면 결국 많은 양들 때문에 목초지는 사막화가 되어 버리고, 더이상 양을 먹일 풀조차 없어지는 비극인 셈이죠.
탄소 배출 역시 공유지 혹은 공유자원의 비극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AI 개발을 하고 기후 위기를 발생시키면, 당장 나 하나, 내 나라는 이득을 볼지 모르지만, 모두 같은 생각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지 않아 전체 사회가 위기가 올 수 있습니다. 그게 설사 AI라는 새롭고 획기적인 기술이더라도 말이죠.
그렇다고 AI를 포기하라고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이미 AI는 진행되고 있고,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AI발전을 위해 다들 기후 위기를 모른체 하고 있는 지경이니까요.
AI로 인한 기후 위기 해결할 수 있을까요?
탄소 배출의 문제는 오히려 AI업계에서 더 잘 인지하고 있습니다.
- 비지니스 포스트의 이근호 기자는 블룸버그를 인용해 오픈AI 관계자는 “기후변화 문제를 막는 책임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컴퓨터 성능을 최대한으로 활용해 전기 사용량을 줄이는 챗GPT-4 또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비지니스 포스트, 챗GPT는 전기 먹는 하마, 초거대 인공지능 이산화탄소 배출량 공개 필요 2023.03.10)
-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 제로‘ 목표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를 구매하는 등 대비하고 있다”며 “인공지능 모델의 전력 사용량과 이산화탄소 배출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등을 측정하는 연구에 투자하고 있다”고 자체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비지니스 포스트, 챗GPT는 전기 먹는 하마, 초거대 인공지능 이산화탄소 배출량 공개 필요 2023.03.10)
이들 기관들은 탄소 배출량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최소화하거나 상쇄하는 데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 중앙일보 강찬수 기자는 2022년 7월 네이처를 인용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작은 데이터센터를 먼저 사용하고, 가장 큰 규모의 실험을 수행하는 업체일수록 배출량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배출량을 최소화하거나 상쇄하는 데 가장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중앙일보, “AI더러운 비밀” 구글보다 ‘챗GPT’가 지구에 더 나쁜 이유 2023.0214)
- 한국경제신문에서 김우현 KT경제경영연구소 전임연구원은 “지멘스(SIEMENS) AI빌딩 관리 솔루션을 통해 빌딩의 에너지 소비 및 탄소배출 감소에 앞장서고 있다.(중략)지멘스의 AI 빌딩 관리 솔루션을 적용한 영국 런던의 복합상업시설 The Crystal은 비슷한 규모의 건물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70% 절감했다.”고 지적하면서 AI빌링 관리 솔루션 등 AI를 통해 오히려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내 놓고 있습니다. (한국경제, 기후변화 위기의 해결책을 찾는 AI)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이것입니다. AI가 배출하는 탄소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즉, 기후 위기를 일으키는 AI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 것인가 입니다. 핵개발 제한과 같이 AI개발 제한이라는 국제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일단 AI를 개발한 뒤, 그 다음에 발생하는 문제를 그때 가서 생각하면 될까요? 혹은 AI가 배출하는 탄소 배출량을 AI를 통해 절감하고 줄일 수 있을까요?
AI는 과연 제 머리를 깎을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I 개발에서 비롯되는 탄소배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어떤 방안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나요? 여러분의 의견을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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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2국제적 협력을 통해 더디게 발전하더라도 탄소 배출량이 줄어드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국가들이 이에 협력할지.. 걱정이 됩니다ㅠㅠ